9급 공무원을 위한 나라는 없다
임이삭 지음 | 미다스북스
9급 공무원을 위한 나라는 없다
임이삭 지음
미다스북스 / 2023년 10월 / 272쪽 / 20,000원
1장. (진로) 뻔할 뻔 자 공무원 인생
99% 정해져 있는 공무원 인생 30년 - 시나브로 시들어간다.대한민국 역사와 공무원 인기 상관관계: 1970~80년대를 지나며 전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기 힘든 폭풍 성장을 거듭, 한강의 기적을 이룬 대한민국은 1990년대 후반 IMF 경제 위기라는 초유의 국가부도 사태를 맞았다. 공무원이라는 직종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주목받은 시기가 바로 이때부터다. 국가가 잘 되든 망하든 일정한 경제·사회적 위치를 보장받는 공무원 직종의 매력이 부각되었다. 속된 말로 공무원은 굶어 죽을 일은 없다는 장점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한 것이다. 일제시대부터 6.25 전쟁과 경제 성장, 군부독재, 민주화운동, IMF까지 굴곡의 근현대사를 몸으로 겪어낸 우리나라 사람들은 항상 생계에 위협을 받으며 살아왔다. 그래서 밥에 김치만이라도 평생 안정적으로 먹고살 수 있다면 괜찮다는 국민적 인식이 공무원 직종의 인기를 부추겼다.
어느덧 IMF 경제위기 이후 25년이 지났다. 우려와 달리 우리나라는 위기를 이겨내고 발전을 거듭했다.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복지행정의 발전이다. 우리나라 복지행정 수준은 세계 최고다.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등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는 물론이고 국가가 직접 복지대상자를 찾아다니면서 지원 정책을 펼치는 명실상부한 적극 복지국가가 되었다. 일자리가 없는 이에게 실업급여를 주고 무료로 취업교육을 시켜주며 청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무 조건 없이 수당을 지급한다. 이제 대한민국 국민 그 누구도 굶어 죽을 걱정은 하지 않는다. 내 꿈이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 내 욕망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문제일 뿐 내 생계와 생명을 위협하는 의식주의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었다.
시대의 변화, 성공도 실패도 없는 노잼 직업이 된 공무원: 현시대에 공무원이 인기가 없어진 이유는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 먹고 자는 기본적인 삶의 욕구가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미 해결된 상황에서 국민 누구나 자신의 꿈과 미래를 위해 살기 시작했다. 나이가 젊고 열정으로 충만한 MZ 세대는 더욱 그렇다. 남들보다 더 멋지게, 개성을 마음껏 펼쳐 보이며 살고 싶어 한다. 더 이상 이밥에 고깃국 먹으면서 하루하루 사는 게 인생의 목표인 시대는 아니다.
공무원은 이러한 시대 욕망과 완전히 정반대의 직업이 되었다. 특히 9급 공무원은 더 그렇다. 행정고시 출신의 고위공무원은 미래의 장·차관, 정계 진출 등 사회 고위직으로서 자신만의 비전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말단공무원은 아무런 희망도 비전도 없다. 그저 조직 내 중간관리자인 팀장, 과장으로 성장하는 정도의 성공을 인생의 꿈과 비전이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사실 9급 공무원의 미래는 99% 정해져 있다. 관운이 따르고 열심히 근무한 경우라면 4급 서기관까지 진급해서 작은 공공기관의 기관장 정도까지 역임하고 퇴직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9급공무원은 5급이나 6급까지 진급하여 팀장, 과장 업무를 수행하다 퇴직한다.
20대 후반~30대 초반에 9급 공무원으로 처음 임용되었다고 가정하면 10~15년의 기간 동안 9~7급 실무공무원으로서 역할을 하고 나머지 기간은 6, 5급 공무원으로 관리자 역할을 하다가 60세에 퇴직. 이것이 9급 공무원의 공직 인생이다. 절대 이 경로를 이탈하지 않는다. 일을 잘해도 못해도 이 길을 따라간다. 근무하면서 일의 보람을 찾기도 힘들다. 기관장의 지시에 따라 절대복종하는 직업이 공무원이기 때문이다. 그저 시키는 대로 일하는데 보람이 있을 리 없다. 보람이라는 감정은 온전히 내 자율의지대로 행동하여 성과를 냈을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공무원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9급 공무원으로 들어와 1~2년만 근무해 봐도 60세 퇴직 때까지 내 미래가 그려진다. 그 시기와 방법, 절차마저 명확하다. 내일 일도 모르는 게 인생이라는데 수십 년 내 인생길이 그대로 확정되어 버린다. 뻔한 일상, 뻔한 미래, 뻔한 업무 시키는 대로 일하다 나이가 들어 퇴직하는 그 순간까지. 그 정해진 길을 하루하루 걸어간다. 인생의 변동성은 없다. 대박도 쪽박도 없다. 사회에 격변이 많이 일어나는 시기에는 이 터무니없는 안전성이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겠지만 현재의 대한민국은 아니다. 점점 개인주의화 되어 개성대로 사는 세상이다. 개성과 다양성을 억압하고 표준화시키는 공무원 사회가 MZ 세대에게 인기가 없어진 이유다.
공무원에게도 성공의 기회가 열려 있지 않느냐 반문할 독자가 있으실지 모르겠다. 로또 당첨 급의 아주 작은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9급 공무원의 신화로 불리는 이들이다.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기초지방자치단체장 자리까지 오른 사람, 2~3급에 해당하는 고위공무원으로까지 진급에 성공한 사람들이 그 예다. 하지만, 단언컨대 이런 케이스는 극히 일부이며 기적에 가깝다. 그리고 그래봤자 2~3급 공무원까지 올라간 후 퇴직이다. 큰돈을 버는 것도 엄청난 명예를 얻는 것도 아니다.
꿈을 갖고 살려면 공무원은 하지 마라: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자서전에는 이런 일화가 나온다. 정주영 회장을 열성으로 돕던 부하 직원이 어느 날 정주영 회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놀란 정주영 회장이 왜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느냐고 묻자 그 직원은 “회장님을 모시고 같이 일을 하면서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는지 알게 되었고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 그 방법으로 저도 돈을 벌고 싶다.”라고 말했고, 정주영 회장은 흔쾌히 그 부하 직원의 미래를 응원하며 사표를 수리했다고 한다. 이처럼 일반 회사원도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변곡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
공무원은 이런 자기계발 가능성이 없으며, 사실상 이직도 불가하다. 더 높은 연봉과 좋은 근무여건의 회사 문을 계속 두드리며 자기발전을 꾀할 수 있는 경로가 단절되어 있다. 공무원 커리어는 공무원 조직을 벗어나는 순간 그 어디에서도 인정받지 못한다. 공무원 신분을 오래 유지할수록 내 인생의 족쇄가 될 뿐이다. 1년 1년 나이는 먹어가고 커리어는 없고 무엇엔가 도전할 열정도 힘도 없는 초라한 사람으로 시들어간다. 최근 공무원이 된 지 5년 이내 신규 공무원들의 퇴사율이 올라가는 것은 바로 이런 선배들의 모습을 두 눈으로 보고 자신의 미래가 그런 식으로 흘러가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공무원으로 살게 되는 순간, 내 인생은 아무런 재미도 꿈도 비전도 없어진다. 노력해도 발전 가능성이 없으니 자기계발도 없고 그저 공무원 조직에서 하루하루 시들어가며 나이만 먹는다. 장점은 단지 하나, 실패할 가능성도 없다는 것뿐이다. 꿈이 있으면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청년이다. 아무리 하찮은 일을 해도 그 일을 통해 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열정이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아무 꿈도 비전도 없이 오로지 실패가 두려워 내 자율성이라고는 하나도 발휘할 수 없는 조직에서 남이 시키는 일만 꾸역꾸역 하면서 평생을 보내는 공무원이라는 직업, 안정성보다는 승부와 경쟁, 내 성과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라면 이 직업을 선택하지 말기를 강력히 권유한다.
2장. (수입) 9급 공무원의 소득
영끌해서 월급 200만 원 - 이 돈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
공무원의 진짜 월급, 도대체 얼마야?: 사람이 직업을 가지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다. 얼마나 많은 경제적 이득을 보장하느냐가 그 직업의 사회적 위치를 결정한다. 9급 공무원을 직업으로 고려하고 있다면 당연히 9급 공무원의 경제적 위치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먼저 9급 공무원의 월급을 살펴보자. 9급 공무원 월급은 말 그대로 처참한 수준이다. 9급 1호봉 177만 800원. 더 심각한 건 진급을 거듭해 위로 올라가도 한숨만 나오는 금액이라는 것이다. 공무원의 황혼기에 접어들어 받는 돈도 3~4백만 원 수준이다. 이 월급으로는 도저히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다.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없는 돈: 예를 들어보자. 이제 막 서울시 9급 공무원이 된 26살 A씨는 9급 1호봉으로서 177만 원의 월급을 매달 수령한다(여기에서 각종 세금과 공무원 연금을 제하면 실질적으로는 20~30만 원가량 더 적은 금액이 통장에 들어온다).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A씨는 원룸 월세 비용으로 50만 원, 식품비 대충 월 20만 원, 그리고 출퇴근 교통비로 한 달에 최소 7만 원은 나간다. 말 그대로 생존하는 조건으로 77만 원이 날아가고, 나머지 100만 원으로 가끔 외식도 하고, 생필품이나 옷도 사야 한다. 때 되면 1년에 한 번 정도 해외 여행도 가고 싶다. 데이트도 하고, 결혼자금도 마련해야 하고, 부모님 생신, 어버이날에는 뭐라도 하나 사드려야 된다. 한 마디로 이 월급으로는 2023년 현재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다.
공무원은 수당이 많다고 하던데? 수당은 수당일 뿐이다: 누군가는 공무원은 여러 가지 수당이 있지 않느냐고 말하는데, 이 또한 공무원에게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주요 수당인 직급보조비와 명절수당, 연가보상비, 정근수당을 9급 2호봉 기준으로 1년분을 합산해보면 약 476만 원이다. 476만 원을 12개월로 나누면 39만 6천 원. 한 달에 약 40만 원이다. 9급 2호봉 본봉이 189만 원이므로 40만 원을 더하면 229만 원이다. 그런데 본봉 189만 원은 세전 기준으로 여기서 공무원연금 기여금과 각종 세금 약 20~30만 원을 제해야 한다. 결국 실제로 9급 공무원 2호봉이 받는 월급은 약 200만 원이다. 2023년 노동 최저임금은 월 2,010,580원이다. 결국 9급 공무원 월급은 최저시급으로 따진 월급과 딱 같은 수준이다.
진급해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반론할 수도 있다. 평생 9급 공무원이냐고 말이다.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면 7급도 되고 호봉도 당연히 올라가지 않냐고 말이다. 하지만 7급 5호봉 월급이 250만 원이 채 안 된다. 7급이 되려면 최소한 4~5년은 지나야 한다. 이것도 아주 고속승진의 경우다. 대부분은 7~8년이 소요된다. 30살에 입사한 직원이 37~38살이 되었는데 250만 원에 수당 몇십만 원 합쳐서 세전 300만 원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이 된다. 이 돈으로 결혼하고 자녀를 낳고 가정을 이루고, 부모님을 봉양할 수 있을까? 딱 내 앞가림만 할 수 있는 돈이다.
아무 일도 안 하고 110만 원을 받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와 9급 공무원의 차이가 고작 100만 원이다. 호봉이 오르고 진급한다 해도 월급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실제로 9급 공무원으로 입사하여 12년 넘게 근무하고 있는 7급 공무원인 필자의 월급 실수령액이 250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 공무원 임직 12년 차, 가장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하는 30대 중후반~40대 초반의 나이에 이 월급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현실. 이것이 바로 9급 공무원의 발가벗겨진 모습이다.
저축할 수 없고, 연애도 할 수 없고, 결혼과 출산은 꿈도 꿀 수 없으며, 딱 나 혼자만의 삶을 근근이 누려 나갈 수밖에 없는 정도의 월급. 이것이 9급 공무원의 처참한 현실이다. 이 돈으로는 정상적인 시민으로서의 삶을 도저히 영위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 이 정도 돈은 어떤 일을 해서라도 벌 수 있다. 미래가 있는 것도 아니다. 9급 공무원에 도전하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다시 한번 심각하게 생각하길 바란다. 과연 내가 이 월급 수준으로 평생 살아갈 자신이 있는지 확실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
3장. (조직문화) 꽉 막힌 피라미드
오로지 윗분 뜻대로 - 9급 공무원에게 자유는 없다
출근하면서 간은 집에 빼놓고 와야 한다: 공무원의 단점은 경제적인 이유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주체적인 의사결정권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직업이다. 오로지 상사의 뜻대로 그들의 입맛에만 맞게 모든 일이 진행된다. 내 의견도 주민의 의견도 그 누구의 의견도 중요하지 않다. 단지 윗분의 뜻. 그것뿐이다. 과정이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정해진 결과에 과정을 끼워 맞춘다. 그 결과는 당연히 기관장이, 관리자가 결정한다.
A라는 상사가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은 기관장일 수도 있고 기관장 바로 아래의 임원급 관리자일 수도 있다. A가 (B)라는 사업을 추진해 보자고 지시하면 그 절차는 아주 기형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일단, 그 사업을 왜 추진해야 하는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 ‘무조건 긍정적’인 통계자료와 이유를 긁어모으기 시작한다. 이 사업의 부작용이나 안 좋은 점 등은 애써 무시한다. 언급한다 해도 비중을 줄여 잘 눈에 띄지 않게 한다. 보고자료를 직접 작성하는 직원도 알고 그 자료를 검토하는 윗사람도 안다. 이렇게 보고서를 만들면 안 된다는 것을. 이 사업을 시행함으로써 따라오는 부작용이 상당할 수 있다는 리스크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A 상사는 내 근무평가점수를 결정하는 사람이고, 좁디좁은 공무원 사회에서 내 평판을 결정짓는 사람이다.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의사결정과 정책추진 과정이 항상 이런 식으로 돌아가니 합리성이 보장될 리 없다. 모든 업무가 이런 식이다. 합리성과 객관성, 투명성은 뒷전이다. 오직 상사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그가 원하는 대로 해줘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국가도 없고 국민도 없다.
하급 공무원들도 문제다: 언뜻 보면 공무원들이 생각 없이 복종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하는 것이다. 일반기업처럼 성과관리 제도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공무원 세계에서는 경쟁의 장이 ‘진급’에만 한정되어 있다. 내 근무평가점수를 주관하고 결정하는 사람이 관리자, 기관장이기 때문에 그의 뜻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고 자칫 그의 심기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 또한 책임지기 싫어하는 공무원 문화도 한몫한다. 이 사업이 잘못되면 내 잘못이 아니라 지시한 관리자의 잘못으로 몰고 가면 된다. 굳이 이 사업을 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 소신 있게 의견을 냈다가 내 말이 틀리면 어떡할 것인가? 그냥 관리자나 기관장에게 모든 책임을 넘기는 게 편한 길이다.
공공기관의 한심한 의사결정 알고리즘: 공직사회에 만연한 이 잘못된 업무문화의 근본 원인은 합리적인 의사결정과정을 배우지 못했고 배웠다 해도 자신의 권한을 극한으로 행사하고 싶어 하는 기관장과 관리자들에게 있다. 한 마디로 관리자의 지성과 교양 수준이 매우 낮다. 내 뜻에 반대의견을 제시하는 직원은 일 못하는 직원, 싸가지 없는 직원으로 생각한다. 공무원 사회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50대 시니어 관리자들의 인식이 딱 이 정도다. 어찌 보면 이들도 불쌍하다. 평생 동안 공무원 생활을 해 온 이 사람들도 다 이런 과정을 겪었다. 그들도 보고 배운 대로 그대로 할 뿐이다.
실제로 어이없는 행정사례는 너무나도 많다. 2020년 서울에서는 시청 맞은편에 뜬금없이 서울과 아무 관련도 없는 대형 첨성대 조형물을 세웠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4개월 만에 철거했다. 그 전에는 폐기 신발로 만든 조형물을 설치했다가 냄새가 나고 흉물이라는 논란이 있어 철거했었다. 이런 어이없는 행정의 근본 원인은 관리자의 뜻만 이루어주고자 하는 절대복종 문화에 있다. 관리자가 이런 사업을 시행하면 괜찮지 않겠느냐 지시가 내려오는 순간 모든 공무원들은 그 지시가 터무니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무조건 사업을 추진한다. 그리고 사고가 터지고 여론이 악화되면 그제야 누가 그랬냐는 듯 철회하고 중단하고 변명하기에 바빠진다. 이 얼마나 한심한 작태인가. 무조건 복종 상사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게. 사고가 터져도 그의 책임이니까. 우리는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니까. 괜히 반대의견 냈다가 찍힐 수 있으니까. 이것이 공직사회의 의사결정 알고리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