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닥치기의 힘
댄 라이언스 지음 | 한빛비즈
입 닥치기의 힘
댄 라이언스 지음
한빛비즈 / 2023년 9월 / 388쪽 / 19,500원
들어가며 - 우리는 너무 말이 많다나는 직장 생활 대부분을 기자로 일했는데, 말 많은 사람은 언론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또 스티브 잡스인 척하고 블로그에 글을 쓰기도 했는데, 블로그에 올린 글 덕분에 책 출판 계약을 했고, TV 프로그램 제작 계약으로 이어져 HBO 코미디 드라마 〈실리콘 밸리〉 작가가 되었다. 게다가 그 모든 일 덕분에 각종 강연의 연사로 초청받았다. 거침없이 입담을 자랑할수록 일이 더 잘 풀렸다. 물론 그동안 저지른 업보 때문에 마침내 대가를 치르고 말았다. 떼돈을 벌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기업공개를 목표로 하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의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을 때였다. 그 스타트업은 연봉이 매우 높았고 복지혜택도 놀랄 만큼 좋았으며 매력적인 조건의 스톡옵션을 제시했다. 한 가지 까다로운 문제가 있다면 스톡옵션을 모두 행사하려면 그 회사에서 4년간 근무해야 했다. 아마 언론사가 아닌 일반 회사는 내 날카로운 발언을 못 들은 척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기자 친구가 경고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도 꾹 참아야 할 거야. 그것도 아주 많이.” “알아. 그래도 난 할 수 있어.”
잘만 버틴다면 한몫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얌전히 지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난 충동적으로 CEO에 대해 투덜대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결국 입사 20개월 만에 회사에서 쫓겨났다. 그런데 이는 내가 유일하게 자초한 불행은 아니었으며 최악의 불행은 더더욱 아니었다. 한때 나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함부로 입을 나불대는 바람에 아내와 별거를 했고 하마터면 이혼까지 할 뻔했다. 아내와 아이들과 떨어져 혼자 살면서 알코올 중독자 모임 회원들이 ‘철저하고 용감하며 도덕적 인물이 되기 위한 점검’이라 부르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표현 방식에 상관없이 일단 말이 너무 많아서 인생이 고달프다는 사실을 드디어 인정했다. 이를 통해 다음 두 가지 질문의 답을 찾는 작업에 돌입했다. 어떤 사람들은 왜 강박적으로 쓸데없는 말을 쏟아낼까?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을까?
이 작업을 하면서 나는 또 다른 사실을 알아냈다. 지나치게 말이 많은 사람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말을 적게 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많이 듣고,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사람들과 소통하면 이득을 얻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행복에 이르는 길이자 당신의 삶을 훨씬 더 좋게 만드는 방법이다. 그래서 먼저 나부터 큰 불행을 피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는 희망을 품고 시작했다. 나는 모든 사람의 삶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았고 이를 실천하는 습관을 개발했다. 문제는 내게만 있지 않다. 당신에게만 있지도 않다. 이 세상 전체가 입 닥쳐야 한다. 내가 만든 입 닥치는 5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가능하면 아무 말도 하지 마라. 우리가 하는 말을 돈이라 생각하고 현명하게 쓰자. 입이 가벼운 사람이 아닌 입이 무거운 사람이 되자. 둘째, 말을 잠시 멈추고 기다리는 힘을 터득하라. 긴즈버그 대법관의 사무관들이 만들어낸 비법을 따라 해보자. 그들은 2초 동안 기다린 후 다음 말을 하도록 훈련했다. 방금 한 말을 상대방이 잘 이해하도록 기다리자. 셋째, 소셜 미디어를 끊어라. 말을 지나치게 많이 하는 것이나 트윗을 너무 많이 남기는 것이나 둘 다 상당히 비슷하다. 단칼에 끊을 수 없다면 사용 시간만이라도 크게 줄이자. 넷째, 침묵을 추구하라. 소음과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고 전자 기기의 플러그를 뽑자. 휴대전화 없이 시간을 보내자. 침묵하면 뇌세포가 발달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섯째, 귀 기울여 듣는 법을 배워라. 적극적으로 듣는다는 말은 누군가의 말을 들리는 대로 듣는 게 아니다. 다른 모든 것을 차단하고 상대방이 하는 말에 온 힘을 다해 주의를 기울인다는 뜻인데, 자신이 하는 말을 상대방이 경청하고 인정한다는 느낌만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없다.
당신이 지나치게 말이 많은 이유나는 수다 중독 진단 결과, 50점 만점을 받았다. 아내인 사샤도 나를 50점으로 평가했다. 결과가 그렇게 나오리라 예상하긴 했다. 이 진단법을 개발한 연구원들에 따르면 이런 점수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한다. 연구원들은 수다 중독은 알코올 중독과 비슷하며 수다 중독자의 언어 재능은 성공하는 데 도움이 되긴 하지만,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는 버릇을 억제하지 못하면 가정과 직장에서 온갖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하지 않도록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수다 중독자는 말을 줄이겠다고 마음먹어도 어느 날부터 말을 급격히 줄일 수 없다. 말이 저절로 끊이지 않고 나오므로 다른 사람들보다 말을 조금 더 하는 게 아니라 훨씬 많이 한다. 어떤 상황이나 장소에 있든 늘 말이 많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말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는 걸 알더라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충격적인 사실도 있다. 수다 중독자는 말하려는 내용이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걸 알아도 끊임없이 말한다. 수다 중독자는 말을 도저히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튼 진단 결과를 마주하자 창피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했다. 어디서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할지 몰랐지만 먼저 수다 중독 진단법을 개발한 연구원 두 명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들은 버지니아 리치먼드, 제임스 C. 맥크로스키라는 부부 연구원이었는데, 웨스트버지니아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나는 수다 중독 진단에서 50점 만점을 받았으며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두서없이 말을 늘어놓는 이유를 알아내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을지 알고 싶어 찾아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은 수다 중독의 원인을 전혀 알아내지 못했다고 말했고, 수다 중독자들을 도와줄 방법은 없다고 믿었다.
그러면서도 이 분야를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은 한때 그들 부부와 함께 일했고 지금은 마이애미대학교 교수인 마이클 비티라고 리치먼드가 내게 귀띔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비티는 내가 지금까지 아는 사람 중 가장 심한 수다 중독자예요. 내가 그렇게 말했다고 얘기해도 돼요. 기분 나빠하지 않을 거예요.” 비티는 괴짜 같은 사람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집에 컴퓨터도 없다. 그에게 연락하려면 대학 이메일 계정으로 메일을 보낸 뒤, 그가 연구실에 들어가 메일을 확인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답변을 받기까지 꽤 시간이 걸린다. 나는 리치먼드를 만난 뒤 약간 실망했지만 비티가 도와주거나 조언을 해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래서 그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연락이 오길 기다렸다.
지나친 수다쟁이들의 여섯 가지 유형리치먼드와 이야기를 나눈 뒤 나는 강박적 수다에 관한 연구에 몰두했고, 지나친 수다에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먼저 ‘말이 너무 많은 유형’이 있는데, 그들은 사람들의 대화에 자꾸 끼어들어 방해한다. 다음으로는 ‘횡설수설하는 유형’이 있는데, 그들은 서로 관련 없는 주제의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수다 떠는 유형’이 있는데, 거의 모두 한 번쯤은 이런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나친 수다쟁이에게도 서로 다른 유형이 있는데, 나는 이를 다음과 같이 6가지 유형으로 분류해봤다. 첫째, 자만심이 가득한 수다쟁이들은 목소리가 크고 뭐든지 다 아는 체하는 남자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다른 모든 사람의 아이디어보다 낫다고 믿기 때문에 사람들의 말을 끊어버리고 대화를 주도한다. 그런데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른다. 둘째, 불안해하는 수다쟁이들은 사회생활에 불안해하고,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아무 말이나 지껄인다. 셋째, 생각 많은 수다쟁이들은 머릿속 생각을 큰 목소리로 말하는데, 사실상 혼잣말이고, 주위 사람을 짜증나게 한다. 넷째, 불쑥 내뱉는 수다쟁이들은 말이 정말 많고 빨리 생각한다. 하지만 머릿속으로 거르지 않고 거침없이 내뱉는다. 다섯째, 횡설수설하는 수다쟁이들은 헛소리를 쏟아내고 했던 이야기를 몇 번이고 거듭한다. 여섯째, 수다 중독자들은 가장 심한 유형인데,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자기 파괴적이다. 이후에도 나는 논문들을 쌓아놓고 수다를 떠는 원인을 끈질기게 찾아봐도 만족할 만한 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메일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마이클 비티가 나와 이야기하고 싶다고 답장을 보낸 것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수많은 실험 끝에 수다 중독이 발생하는 원인을 알아냈다고도 했다.
수다 욕망의 신호는 뇌에서 나온다전화 통화 중에 비티가 말했다. “(수다 중독은) 생물학적 문제 때문입니다. 후천적으로 생기는 문제가 아닙니다. 태어나기 전부터 발달하기 시작합니다.” 참고로 20년 전 비티는 의사소통을 생물학적 현상으로서 연구하는 ‘의사소통 생물학’이라는 분야를 개척했다. 커뮤니케이션 학부에서 오랫동안 가르쳤던 저널리즘과 대중 연설 과목을 강의하는 대신, 그는 신경과학자들과 협업했다. 비티의 연구가 벽에 부딪히리라 생각한 커뮤니케이션 연구원들이 많았다. 하지만 비티는 자기가 옳다고 확신했다. “우리가 의사소통하는 방식이 뇌와 관련이 없다면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린 방법을 몰랐을 뿐입니다.”
2011년 비티와 마이애미대학교 동료들은 지나치게 수다를 떠는 성향이 뇌파 불균형으로 결정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뇌의 전전두피질 앞부분에 있는 좌엽과 우엽의 뉴런 활동 균형에 관한 문제다. 이상적으로 보면, 어떤 사람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면 좌엽과 우엽의 뉴런 활동의 양은 같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비대칭이 발생한다면, 즉 한쪽 엽이 다른 쪽 엽보다 더 밝게 나타난다면, 평균 이상 또는 평균 이하로 말을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좌엽이 우엽보다 더 활발하다면 수줍음을 탄다는 뜻이다. 우엽이 더 활발하다면 말이 많다는 뜻이다. 불균형이 클수록 말이 많은 정도는 더욱 커질 것이다. 수다 중독자의 좌엽은 간신히 깜박이지만 우엽은 미친 듯이 환하게 타오를 것이다.
“문제는 결국 충동 조절입니다.” 비티가 말했다. 전측 피질의 불균형은 공격성, 그리고 “계획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고 결과가 어떻게 될지 가늠하는 능력과 관련 있습니다.” 그는 우엽이 과하게 활성화되는 현상은 배우자를 죽인 사람들에게서 많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우엽 활동이 지배적이어서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현상은 직장에서 자주 발생한다. “만약 내가 우엽 활동이 활발한 사람이고 회사 CEO라고 해봅시다. 회의 중에 어떤 직원이 바보 같은 의견을 냅니다. 난 예의 같은 건 차리지 않을 겁니다. 잔뜩 화가 나서 그 사람에게 입 닥치라고 할 겁니다.” 비티가 말했다. 불행하게도 수다 중독은 고칠 수 없다고 한다. 뇌 구조를 다시 짜거나 뉴런 균형을 재빨리 맞출 수도 없다. “완전히 불가능하다는 건 아니지만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바꿀 여지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가능하면 입을 다물어야 한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40년간 말실수를 너무 많이 해 선거 유세장마다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바람에 신문사들은 그에게 ‘실수 대왕’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하지만 그는 2020년 대선에선 입 닥치기 전략을 실천했다. 말을 하기 전에 잠시 멈췄다가 목소리를 낮게 깔고 짧게 대답했다. 기자들이 나타나면 질문을 몇 가지만 받고 틀에 박힌 대답을 한 뒤 자리를 떴다. 바이든의 전략은 내게 희망을 주었다. 내가 입 닥치고 살아야 할 이유는 충분했다. 더 좋은 배우자이자 아빠, 친구가 되고 싶었다. 이후 각종 이론과 조언, 연습으로 무장한 나는 ‘입 닥치는 5가지 방법’을 개발했고 실천하기 시작했다. 소셜 미디어는 거의 다 끊었다.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아 불편하더라도 그런 상황에 익숙해지도록 나 자신을 훈련했다. 전화를 받기 전에 심호흡을 여러 번 하면서 마음을 진정시켰고 손목에 찬 애플 워치의 심장박동수 모니터 기능을 이용해 이 방법이 효과가 있는지도 확인했다. 통화를 할 때는 목소리를 낮추고 천천히 말했다. 아이들에게 답이 정해지지 않은 질문을 하고, 편하게 앉아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공식적으로 말하면 우린 ‘대화’를 하고 있었지만 사실 나는 듣고 있었다.
그리고 컴퓨터 화면 위쪽 벽에 아주 커다란 글씨로 인쇄한 경고문을 붙였다. ‘조용히! 들어봐! 대답은 짧게! 입 닥쳐!’ 나는 회의가 시작되기 전에 이 회의의 목적, 내가 전달하고 배워야 할 내용이 무엇인지 잠시 생각하고, 그 말들을 메모장에 적고 회의 안건에 집중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점점 더 절제력을 발휘했고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나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기분이 더 좋아졌다. 사람들에게 더 친절하게 대했고, 그들도 그랬다. 그러자 삶이 편해졌다. 그때 나는 입 닥치면 큰 재앙을 피하거나 자동차 가격을 깎는 데 도움이 되는 것 이상의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면의 세계로 관심을 돌려라입을 닥치는 것은 그저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심리와 관련 있는 과정이자 활동적이고 역동적인 연습이기도 하다. 노력과 집중, 연습과 정신 훈련이 필요한 어떤 것이라도 당신을 변화시키고 정의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무술을 연마하면서 그런 효과를 얻는다. 능숙하게 피아노를 치고 체스를 두며 정원을 가꾸고 요리를 하면서 그런 효과를 얻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이 일을 시작한 건 쓸데없는 말을 너무 많이 해서 불행을 겪고 다른 사람들을 짜증나게 하는 일을 그만두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하다 보니 어느새 자아 발견 여정을 떠나게 되었다. 입 닥치기는 개인적 변화와 변혁에 이르는 길이다.
이 세상도 입 닥치게 해야 한다인터넷이 등장하자 우리가 말하는 방식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해졌다. 우리는 그 방식들을 이용해 끊임없이 말한다. 휴대전화에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앱이 몇 개나 설치되어 있는가? 수신함은 몇 개나 확인하는가? 이제 우리는 음성으로 TV와 각종 리모컨을 조작한다. 거실의 조그만 기계 장치, 전등, 온도 조절 장치, 손목시계, 인공지능 봇과 자동차 계기판에도 말로 명령을 내린다. 그중 일부는 우리에게 대답도 한다. 우리는 한때 침묵을 지켜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던 자동차 안, 깊은 숲속에서도 쉴 새 없이 통화한다. 통화할 수 없는 성역은 없다. 우리 중에서 최악의 유형은 공공장소(열차, 음식점, 커피숍 등)에서 주위의 따가운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수다를 떨며 통화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어딜 가나 소음 공해에 시달리고 끊이지 않는 불협화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실내 공간 어디서든 음악 소리가 들린다. 음식점과 스핀 강습 시간에 들리는 소음은 100데시벨 이상으로 측정되었다는데, 이는 콘크리트를 절단할 때 쓰는 착암기 소음만큼 시끄러운 수준이다. 문제는 귀가 먹먹해질 정도의 큰 소음뿐만 아니라 그 소음에서 벗어날 탈출구가 없다는 점이다. 사방이 트인 사무실을 여러모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소음은 우리의 논리적 사고방식과 업무 처리 능력을 파괴한다고 한다. 그리고 영국 작가 나이절 로저스는 “소음에 계속 노출되면 무력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이프다운이라는 단체를 설립했고, 이 단체는 영국 소매업자와 레스토랑이 매장에서 배경음악을 틀지 않게 하는 운동을 벌였고 마침내 성공했다. 한편 메타는 가상현실 고글을 판매하며 메타버스라는 상상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 메타버스라는 세상에서 일하고 쇼핑하며 집도 사고 섹스를 하다 머리가 돌아버리고 말 것이다. 메타가 뜻을 이룬다면 우리는 현실 세계가 아닌 온라인 세상에서 시간을 더 많이 보낼 것이다. 따라서 우리만 입 닥쳐서는 안 된다. 이 세상도 입 닥치게 해야 한다.
귀를 닫고 무시하라넷플릭스는 앞으로 영화를 더 많이 제작할 것이다. 페이스북과 구글, 트위터 역시 사업을 확장하는 걸 늦추지 않을 것이다. 규제 당국이 벌금을 부과하더라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제 우리에게 달렸다. 우리는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이 세상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보호할 수는 있다. 개인적 차원에서 보면 우리가 계속 제정신인 상태를 지키는 일이며, 집단적 차원에서 보면 문명을 구하는 일이다. 지금은 비록 얼마 안 되지만 이 조언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있다는 조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