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목록
재생목록이 비어 있습니다.
-
-
0:00 0:00
화면 너비 (여백)
좁게
보통
넓게
최대
배경 테마
글꼴
바탕/명조
돋움/고딕
글자 크기
작게
100%
크게
줄 간격
좁게
보통
넓게

요즘 마흔

나용주 지음 | 레인북


요즘 마흔

나용주 지음

레인북 / 2023년 8월 / 252쪽 / 16,000원





마흔, 나이듦을 받아들일 용기



이 정도면 괜찮은 삶이다. 기죽지 말자


‘이만하면 괜찮은 리더 아닌가’ 밑도 끝도 없이 떠오른 생각. ‘이만하면’이란 말이 뜻하는 것은 무엇인지, 괜찮은 리더란 또 어떤 사람인지 명쾌하게 정의 내리지도 않았건만 알 수 없는 자신감이 들었다. 이런 걸 근자감이라고 부른다지(근거 없는 자신감). 왜 그랬는지 찬찬히 생각하다가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있는 중이었단 것을 깨달았다. 가끔 이렇게 자기만족에 취해보기도 해야 이 험난한 세상에서 버틸 수 있다.

이 정도면 괜찮게 살아가는 삶이지 않나 하는 근자감은 회사가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묻어난다. 아니지. 근거가 있어서 자신 있다. 직업도 있고, 가족도 있고, 집도 있고, 차도 있고, 또… 그래, 남들은 내지 못한 책도 한 권 낸 이력이 있고. 또 뭐더라. 곰곰이 다시 보니 삶을 정의하는 많은 내용 중에 정신적인 부분이 거의 없다. 돈, 차, 집, 이런 것들이 잣대가 된다. 자본주의 사회의 노예처럼 판단하는 기준들이 좀 거시기하다.

“장밋빛 벽돌로 지은 예쁜 집을 봤어요. 창가에는 꽃이 있고, 지붕에는 비둘기가 있어요.” 어른들에게 이렇게 말하면, 그 집이 어떤 집인지 상상하지도 못한다. “10만 프랑짜리 집을 봤어요.” 이렇게 말하면 어른들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 멋진 집이겠구나!”


『어린 왕자』에 나오는 어른들의 모습이다. 나라별 중산층의 정의가 다르다는 재미난 기사를 본 적 있다. 미국이나 영국은 자신의 주장에 대한 떳떳함,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과 정의 실현, 약자에 대한 도움 등이 중산층의 기준이라고 대답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부채 없는 아파트 30평 이상, 월 급여 500만 원 이상, 자동차 2,000CC급 이상, 해외여행 연간 1회 이상… 참 민망하기 그지없다.

사람들은 남들만큼 사는 것에 만족하기보다 더 잘 살아야 한다며 상승의 욕구를 좇는다. 한국 사회에서 잘 산다는 말은 정신적 풍요가 아니라 물질적 풍요에 방점이 찍힌다. 더 나아가 직업에 매달려 돈 버는 삶이 아니라 부동산이나 투자 대박으로 편하게 사는 그런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 2021년 초만 해도 코인을 하지 않아 ‘벼락 거지’가 되었다는 웃픈 표현은 우리 사회의 가치를 그대로 드러내었다. 건전한 투자보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것, 이른 나이에 은퇴를 하겠다는 FIRE족의 등장. 지금의 상황에 만족하며 사는 나로서는 큰일 나는 것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그러니 이만하면 잘산다고 믿어온 내가 얼마나 어리석은지 모르겠다. 남들은 어디선가 하나씩 월세 받으며 산다더라, 이런 얘기를 들으면 대체 그런 ‘남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다. 주변에서 그런 얘길 들을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조급해진다. 서글퍼진다. 자존감이 내려간다. 제발 그런 분들은 자꾸 어디 카페에 자기 자랑 좀 안 써주면 좋겠다. 그래야 상대적 박탈감이라도 덜 느끼고 ‘이 정도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게 될 것 같다.

요즘 다시 독서를 시작했다. 예전과 달리 소설이나 다른 사람의 삶을 다룬 이야기,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더 간다. 나이가 들면서 물질적 고픔보다 정서적 고픔이 더 커진 까닭일까. 그런데 한가롭게 여유 부리고 있을 때가 아닌가 싶다. 그 시간에 투자서를 섭렵하고 주식 유튜브를 봐야 하는데 말이다. 한창 수입이 있을 때가 투자의 적기인데, 이 사람아 정신 차리게 하는 소리를 들을 법하다. 정신적 성숙함이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부차적인 일이 되어버린 현실이 서럽다.

물질적 부를 이루는 것은 살아가는 데 필요하지만 절대 선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을 경계한다. 온전히 홀로 괜찮은 사람이 아름답다. 지금의 삶이 힘들고 서글픈 이유는 자꾸 순위를 매기고 남들과 비교하며 내 삶의 가치를 낮게 보는 까닭이다.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얻는 만족감은 결국 더 높은 곳에 있는 또 다른 누군가를 동경하게 만들 뿐이다. 난 아직 어린 왕자의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자기 성장을 위한 자원을 마련하자


파트 멤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가지려 하고 있다. 새로운 파트나 과제를 맡으면 재빠르게 업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략의 큰 방향성과 그림을 정하고 나면 그 일을 수행하는 자원(즉 사람, 말 그대로 Human Resource)을 알고 싶어진다. 결국 일이란 동료들의 손을 빌려 현실화되기 때문이다.

척 보면 다 알지, 하는 선배가 있었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기에 진득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상대를 알고 판단하고 싶었다. 일을 썩 잘하는 분과 얘기를 나누던 중 깜짝 놀랐다. 관심이 높고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그걸 위한 자원, 즉 시간과 노력을 마련해야지 하면서도 실제로는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야 할 일이 수시로 생기는 업무이다 보니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우선순위의 앞에 두고 싶지 않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또한 자기욕심으로 원하는 일을 함으로써 동료들이 일을 나눠서 해야 하는 것에 미안함을 느끼는 것도 있다 했다. 그러다 보니 관심 있는 기술 분야에 대해 원하는 만큼의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는 것은 당연한 현실이다. 리더 입장에서는 고마우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한편으로 앞으로 어떻게 일을 배분해주어야 하나 고민이 늘었다.

오랜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고 보니 후배들에게 일과 포지션에 대해 무작정 욕심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누군가는 야심차게 몇 년 후를 그려놓고 일을 하지만, 다른 이는 현재의 역할과 위치에서 그저 충실하게 지내고 싶어 한다. 각양각색, 모두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있다. 일을 하는 의미, 회사에 다니는 태도 모두 다르고 각자의 이유가 있다. 내가 그들에게 가치관을 바꾸라고 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 그럼에도 꼭 당부하고 싶은 것은 하나다. 스스로 성장하는 기회를 찾고 그 결과물을 느껴보라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인력은 회사의 자원이긴 하지만 소유자는 자신이다. 노동력을 제공하고 보상을 받는 계약관계가 ‘종속’된 그것은 아니란 말이다.

나는 어땠을까? ‘올해는 이렇게, 내년에는 저렇게 성장해야지’ 하는 의도를 가지고 움직인 적은 없었다. 일이 주어지면 열심히 문제를 풀었고 직접 제안해서 과제로 운영하기도 했다. 그렇게 매년 또는 몇 년에 걸쳐 어떤 성장을 이뤄냈다고 느끼면서 회사에 다녔다. 성장의 결과물을 현물화하면 연봉 상승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것보다는 스스로 느끼는 만족감과 주변의 인정이 제일 크게 다가왔었다. 무형의 보상이 주는 감동은 돈 이상의 다른 의미가 있다.

1:1 대화를 모두 마치고 나니 에너지가 바닥났다. 자리에 돌아와 후배와 동료들에게 성장을 위한 기회를 고민하라고 하는 이유가 무엇일지 가만히 돌아본다. 그냥 꼰대력이 발동해 선배놀이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 답으로 놀랍게도 최근의 내가 정체되어 있는 느낌을 받기 때문임을 깨닫는다. 이 회사에서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지, 여전히 생산성 있는 동료이자 리더인지… 쌓은 경력과 시간이 무색하지 않게, 나를 위한 성장 자원을 다시 찾아보기로 다짐해본다.



마흔, 잠시 길을 잃어도 목적지는 잃지 마라



삶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의 합


MBTI는 자기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16가지 분류이다. 나를 어떤 양식으로 정의한다는 것의 의미는 때론 자기 행동이나 판단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싶은 의도의 기재이다. ‘난 ENFP니까 충동적으로 의사결정을 해도 이해받을 거야, 저 친구는 ISTJ라 계획이 흐트러지면 안 되니까 조심해야겠네’ 이런 생각과 태도가 논리적으로 들리기도 한다. 흥미로운 성격 분석의 관점이지만 이런 인식이 강해지면 프랑스 작가 폴 부르제의 말마따나, “생각하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MBTI를 빌어 자기 정체성을 정의하는 것은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가를 나름의 합리성으로 설명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우리는 남의 눈치를 많이 살피기 마련이다. 현대인의 불안을 다룬 『불안』(알랭 드 보통)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다른 사람들의 관심이 중요한 것은 … 우리가 날 때부터 자신의 가치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괴로워할 운명을 타고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결과 다른 사람이 우리를 바라보는 방식이 우리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을 결정하게 된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느낌은 함께 사는 사람들의 판단에 좌우된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남들의 시선과 사랑을 얻지 못하면 불안해진다는 말에 동의한다. 그만큼 타인의 사랑을 갈망하게 되기도 하고, 또 실망과 좌절을 겪기도 한다.

미국 Northeastern 대학의 홈페이지 자료 중에서 ‘8 differences between working in industry vs. academia’에 대한 주제를 다룬 것이 있다. 졸업 이후에 직업으로서 연구자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내용이다. 인상적인 문구가 맨 마지막에 있다. ‘Be true to yourself.’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나보다 스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솔직하라는 충고가 감사하다. 자기가 어떤 성격의 소유자인지에 따라 같은 연구직이라도 학교보다 회사가 더 나을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 있다. 그걸 잘 찾아가야 하는 이유는 단순하지만 명확하다. 어떻게 일하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을 위한 것이냐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모건 하우젤이 쓴 『돈의 심리학』에 공감 가는 내용이 있어 소개해본다. 저자는 투자자가 스스로 장기 투자자인지, 단기 투자자인지, 데이 트레이더로 정의하는지에 따라 시장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말한다. 자신을 장기 투자자라고 생각한다면 일주일 사이에 등락을 거듭하는 시장의 변화에도 의연할 것이다. 어차피 시장은 계속 요동치는 법이다. 시간을 내 편으로 해서 우상향의 믿음이 있다면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살아가다 보니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솔직하게 들여다보는 것, 그리고 자기 자신을 정의 내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본질적이면서 필수적인 질문인지 깨닫게 된다. 남들 보기에 좋아 보이는 것을 따라 해보기도 하고 명품을 사면서 나의 격이 올라간 것 같은 착각을 한 적도 있지만, 남에게 드러나는 소비와 외형의 치장이 나의 본질을 바꾸는 것은 아니었다. 알랭 드 보통의 주장처럼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무작위 집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자신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남들은 열광해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 놀려도 좋지만 이거 하나만은 건드리면 큰일 나는 일종의 역린 같은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고 정리해보게 된다. 질문과 답을 통해 내 안의 가치를 찾고 있다. 그렇게 인생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들의 총합으로 가득 차게 된다.

나는 아마, 갱년기


“넌 형 생일에 연락도 안 하고, 앞으로는 연락 좀 해라.” 몇 년 전, 뜬금없는 공격에 당황스러움이 앞서 복잡한 마음에 일단 알겠다는 말로 전화를 끊었다. 그날의 당혹감은 아직도 생생한데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요구였기 때문이리라. ‘그러는 자기는 내 생일이라고 축하한다 말한 적 있나?’ 전화를 끊고 대뜸 올라온 생각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형이나 나나 생일이라고 살갑게 축하한 적이 별로 없었던 까닭이다. 형과는 6살 차이. 만나도 할 얘기 많지 않은 데면데면한 사이. 생일이라면 중간에서 형수님이 도련님이라며 챙겨주신 것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어쩌면 형의 입장에선 형수가 해주는 축하가 자기의 것이나 다름없다고 봤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형이 생각나는 요즘이다.

앞서 말한 사건이 정확히 언제였는지 기억은 없지만 대략 지금의 내 나이와 당시 형의 나이가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다. 괜히 별것 아닌 일에도 상처받고 피해 의식이 생기곤 한다. 원래 뒤끝이 있는 성격이지만, 평소 같으면 넘어갈 다른 사람의 언행이 쉬이 용서가 되지 않는다. 특히 가족의 언사에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 어떤 유명 경제 기자 말마따나 ‘나이가 드니 가슴 근육이 습자지처럼 얇아졌다.’

처음엔 코로나 블루가 아닐까 싶었다. 그 영향도 없진 않겠지만 전반적으로 무력감이 많이 쌓였다. 매일 의식적으로 운동하고, 재밌는 영상을 찾아보고, 책도 읽고, 글도 쓰지만 어딘가 모를 감정의 골이 깊다. 그 안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들다. 혹시 갱년기는 아닐까 하는 건 합리적 의심이다. 예전엔 여성 갱년기를 겪는다고 했지만 남자도 그 시기가 있다고 한다. 마흔 중반이면 호르몬 변화가 충분히 일어날 때다. 거기에 코로나로 인한 활동 제약, 회사 일에 대한 불만족 등등 모든 요소가 겹쳐 버렸다.

그래서 뜻하지 않게 이제는 형의 섭섭함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그런 고백. 왜 서운했을지 공감이 된다. 별것 아닌 일에 화내는 내가 싫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제어되지 않는 감정의 소용돌이와 사람을 만나기 싫은 기분. 이 시기가 빨리 잘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다행히 오늘 아침, 산책길에 들은 이소라의 ‘Track 3’이 지친 마음을 달래주었다. 미움이 그댈 화나게 해도 짜증 내지 말라는 그녀의 말…. 왠지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울컥했다.

사랑이 그대 마음에 차지 않을 땐 속상해하지 말아요. / 미움이 그댈 화나게 해도 짜증 내지 마세요. / 사랑은 언제나 그곳에 / 우리가 가야 하는 곳. / 사랑은 언제나 그곳에 / love is always part of me. / 너무 아픈 날 혼자일 때면 눈물 없이 그냥 넘기기 힘들죠. / 모르는 그 누구라도 꼭 손잡아준다면 외로움은 분홍 색깔 물들겠죠. / 사랑은 언제나 그곳에 / 우리가 가야 하는 곳. / 사랑은 언제나 그곳에 / love is always part of me.


여기까지 쓰고 나니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 내친김에 용기를 내어 아내에게 현재 당신의 남편이 이런 상태요! 하고 말을 했다. 그랬더니 아내는 심드렁한 반응이다. “그런 거야? 늘 이 시기엔 자기 좀 우울해했잖아.” 그랬던가? 갑자기 뒤통수를 두들겨 맞은 기분. 나만 볼 수 없는 사각지대의 내 모습이었던 것인가. 늘 그랬었다는 말에 우선 놀랐고, 전에는 그걸 자각하지 못했단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마지막으로 ‘나 우울해’라고 말하는데 쿨한 반응을 보이는 아내에게 놀랐다.

평소 좋아하는 브런치 작가 추세경 님이 쓴 『파란 하늘, 파란 하늘꿈이』를 읽었다. 그의 글 속에서 현재 내 감정의 이유를 찾아보았다. 과연 그의 말처럼 행복 속에는 비극의 씨앗이 숨어 있고, 절망 끝에서도 희망은 있기 마련이다. 그러고 보니 요즘의 가라앉는 기분은 그동안 즐겁게 지나왔던 시간이 많았기에 잠시 쉬어 가라는 신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 있다. 우울감의 절정에서 들었던 위로의 노래, 지나친 걱정보다는 아무렇지 않게 스스로 자각할 기회를 준 아내의 말, 남들 모르게 마음을 털어놓을 기회를 만들어주는 글쓰기. 이 삼박자가 바닥을 치고 올라올 기회를 마련해주어 고마운 마음이다.



마흔, 가족 그리고 일상



의외로 모르는 가족과 나의 취향


작년에 큰마음 먹고 아이에게 산타의 존재를 공개한 뒤 아내의 제안이 있었다. 산타로부터 자유로워졌기 때문에 이제는 뽑기를 통해 선물해줄 사람을 정하고, 쇼핑몰에 가서 일정한 금액 안에서 구매해서 전달하자는 것이었다. 인터넷 구매는 금지. 무조건 현장에 함께 가서 물건을 고르기로 했다. 아들이 제법 커서 엄마 아빠가 함께 다니며 고르지 않아도 될 나이가 되었기에 이런 이벤트가 가능해졌다. 뽑기로 선물할 상대를 정하는 것이므로 마니또 같은 기분도 들고 누가 내 선물을 해줄까, 나는 누구에게 선물을 사야 하나 고민하는 즐거움을 가질 터였다. 이 연말 행사를 해보니 재미있고 반응도 좋아서 올해도 하기로 했다. 작년에 나는 아들을 뽑았고, 아내는 나를, 아들은 아내를 상대로 선물을 주었다. 이번에는 서로 다른 사람을 뽑고 뽑히기를 바랐는데 공교롭게도 작년과 같은 매치가 되었다. 3명밖에 안 되는 가족 구성이다 보니 경우의 수가 제한적이긴 하다. 새로 뽑을까를 얘기하기도 했지만 그냥 뽑은 대로 하기로 했다.

전문 열람 제한

미가입 상태이므로 요약본의 일부만 제공됩니다.
더 깊이 있는 내일의 통찰력과 지식 에너지를
프리미엄 무제한 이용권으로 충전해 보세요!

멤버십 가입 / 결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