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의 심리학 수업
황양밍 지음 | 미디어숲
한밤중의 심리학 수업
황양밍 지음
미디어숲 / 2023년 4월 / 256쪽 / 17,300원
Section 1. 나와 다른 타인의 삶과 어우르기 _ 자유롭게 살며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삶
좋은 게 좋은 거지 식의 태도가 옳은 걸까?오래전, 친구와 미국에 있는 차이나타운에서 식사할 때였다. 우리가 찾은 식당은 음식도 늦게 나오고 주문한 것도 빠뜨렸을 정도로 서비스가 엉망이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건 맛조차도 형편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팁도 주지 않고 식당을 나가려 했다. 그러자 식당 사장은 다짜고짜 우리 앞을 가로막고 훈계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종업원들이 임금을 너무 적게 받고 있어 우리가 팁을 주지 않으면 그들이 생계를 이어 나갈 수 없다는 것이다.
팁이란 건 원래 고객이 자주적으로 결정하는 권리로 음식이 맛있으면 많이 내고, 맛이 그저 그렇다면 적게 주거나 아예 안 줘도 되는데 왜 팁을 강요하는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대놓고 팁을 내놓으라고 말하는 걸 보아 식당 사장은 원래 안하무인 같았다. 팁을 주지 않으면 아마도 우리는 영영 식당 밖으로 나가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는 가지고 있던 잔돈을 모두 꺼내 식탁에 툭 올려놓고 서둘러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런데 위 사례의 식당 사장 같은 사람에게 ‘좋은 게 좋은 거지’ 식으로 평화적으로 대하면 서비스 질의 향상은 절대로 기대할 수가 없을 것이다. 한번 생각해 보자. 평화적으로 보이는 게 정말 중요할까? 사람들은 왜 사실에 근거해 시시비비를 논하지 못할까? 일을 잘못 처리했다고 진심으로 알려 주는 건데, 더군다나 잘못한 사람에게 바로잡을 기회까지 주는 건데, 잘못한 걸 잘못했다고 말해 주는 게 더 좋지 않을까? 다시 말해, 좋은 게 좋은 거지 식으로 나가더라도 응당 필요한 조치는 취해야 하는 것 아닐까. 또한 싸우지 말고 평화적으로 해결하라는 말만 할 게 아니라 분위기가 험악해졌을 때 개선할 방법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또한 요즘엔 평가란 것도 형식적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다. 다들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적잖은 가게가 구매 후기와 평점을 좋게 주는 조건으로 고객 혜택을 내거는데, 그게 탐나 실제로는 별로라고 생각하면서도 거짓으로 좋게 평가해 준 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누구든 부정적으로 평가받는 건 싫어한다. 하지만 나는 진심이 하나도 들어 있지 않은 가짜 평가보다는 진정성이 담긴 부정적 평가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받는 부정적 평가는 모두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강의 만족도 설문 조사를 진행할 때 더 솔직한 의견을 모으기 위해 학생들에게 익명으로 참여하게 한다. 학생들로부터 진실한 소리를 더 많이 듣기 위해서다.
사실 남의 잘못이나 모자란 점을 어떻게 질책할 것인가는 그야말로 어렵고도 심오한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남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할 때는 상대방이 진심으로 탄복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제대로 된 불평하기로 문제 해결하기: 학교 졸업 후 승무원이 된 제자가 있다. 그녀는 귀국 후 후배들과 만난 자리에서 승객들로부터 받은 불합리한 요구 사항을 자신이 어떻게 처리했는지 이야기해 주었다. 그녀는 자신이 항공사를 대표하는 일원이기 때문에 불법적인 게 아니면 승객들의 요구 사항을 웬만하면 들어주려 노력하는 편이라고 했다. 그리고 도저히 들어줄 수 없는 요구라면 왜 그런지 친절하게 설명하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라면을 달라는 승객들이 워낙 많아 금세 라면이 동이 나는 바람에 한 승객에게 라면을 제공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자 그 승객은 그녀에게 버럭 화를 내며 따져 물었다. “왜 다른 사람에게는 라면을 끓여 주면서 나한테는 끓여 주지 않는 거죠?”그녀는 그 승객을 이해시키려 열심히 설명했지만 그는 계속 화만 낼 뿐이었다. 결국 그녀는 공손한 태도로 고객 불편 사항 신고서를 꺼내 승객에게 건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선생님, 번거로우시겠지만 여기에 불만 사항을 기입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선생님께서 제기한 문제의 심각성을 제가 기꺼이 상부에 알리겠습니다. 저희 승무원들도 기내에 비치하는 라면을 더 늘려야 한다고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번번이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고객이시니 회사 측에서도 고객님의 의견은 진지하게 받아들일 겁니다. 그러니 번거로우시더라도 꼭 부탁드립니다.”
서비스 직종에서 일하다 보면 진상 고객은 언제든 만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고객을 직접 대하는 일을 하면서 자기의 권익만 지나치게 내세우면 결국에 상처받는 건 자신이다. 그러므로 고객이 과하게 나온다고 해서 경솔하게 처리하면 절대 안 된다. 행동에 나서기 전에 어떻게 하면 품위를 지키며 처리할 수 있는지, 또는 상사에게 자문을 구할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타인의 부주의로 인한 실수는 어디까지 포용해야 할까?: 며칠 전에 하교하는 아이를 데리러 갔다가 같은 반 학부모를 만났다. 그녀는 최근에 땅콩 알레르기로 아이가 고생한 이야기를 하소연했다. 아이가 땅콩 알레르기가 있어서 땅콩만 먹으면 온몸에 두드러기가 올라오기 때문에 아이에게 땅콩을 먹지 않도록 신신당부를 한 것은 물론, 담임선생님에게도 신경을 써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주 급식 메뉴에 하필이면 땅콩이 조금 섞여 있었던 모양이다. 너무 소량이라 아이도 선생님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지 급식을 먹었고 그 후 아이는 두드러기로 병원 치료를 받고 무척 고생했다고 한다. 그녀는 속상했지만 그 정도의 일로 선생님을 곤란하게 해서는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때로는 어른들의 부주의로 아이에게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아동이 유치원 버스를 타고 등원했다가 차에서 잠들어 사망한 사건도 그런 경우다. 나중에 교사가 알아차렸을 때는 아이가 이미 밀폐된 차 안에서 사망한 후였다.
이런 경우 고소, 고발이란 게 무조건 나쁘기만 한 게 아니다. 오히려 상대방이 저지른 잘못을 사소한 실수로 여겨 용서하고 넘어간다면, 그것이 설령 상대방을 생각해서 내린 결정일지라도 실제로는 나중에 또 똑같은 실수를 하게 만들어 누군가를 중대한 해를 끼치게 될 수도 있다.
Section 2. 일터에서 마모되지 않기 _ 마음 편히 여유롭게 지내며 들들 볶이지 않는 삶
내 맘 같지 않은 상사, 어떻게 대해야 할까?주변 사람들을 관찰해 보면, 자신이 하는 일이나 생활에 만족하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다.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학교에 묶여 산다며 교사에게 볼멘소리를 하고,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업무에 치여 산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심지어 나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걸 좋아하지만, 그래도 불만을 토로하라면 잔뜩 늘어놓을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생활 속에서 단순히 불만이 쌓이는 것과, 업무 시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아 불만이 쌓이는 경우는 결이 다르다. 경제적인 문제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업무를 뜻대로 진행할 수 없다고 해서 과감히 사직서를 던지고 나올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래서 이번에는 직장 내에서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를 유형별로 살펴보고자 한다.
1. 상사가 실컷 혼내 놓고 나중에 위로해 주는 경우: 직장에서 업무 처리가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건 상사 때문인 경우가 많다. 상사 중 상당수가 자신이 지시해 놓고 철회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을 복잡하게 만들어 놓기도 한다. 그리고 부하직원에게 정해 준 규칙에 따라 일하라며 잔소리를 해 댄다. 실제로는 상사 자신이 그 규칙을 제일 안 지키면서 말이다. 또한 직원이 업무를 처리해 놨는데 문제가 생기면 상사는 그 모든 걸 다 부하직원 탓으로 돌린다. 그런데 다음 날 상사는 자신이 전날 한 말은 진심이 아니니 마음에 담아두지 말라며 부하직원을 위로한다.
이와 같은 상사의 행동은 직장에서 이루어지는 가스라이팅의 전형이다. 부하직원 입장에서 이러한 유형의 상사를 만났다면, 상사가 허용할 만한 업무 처리 방식을 미리 제시해 보자. 물론 이 방식이 대단히 유용하다고는 할 수 없다. 이런 유형의 상사는 자신이 내린 지시를 수시로 번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할 때, 부하는 상사가 허락한 대로 한 것이라며 최소한의 방어 정도는 할 수 있다. 만약 이때 상사가 업무 처리 방식을 수정하겠다고 하면 부하직원은 원하는 대로 할 테니 대신 상사가 보기에 가장 이상적인 업무 처리 방식을 정확히 정해 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또 하나 유의해야 할 사실은, 이런 상사 앞에서는 절대 약한 마음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잔뜩 혼났음에도 나중에 미안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해서 그에게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마음이 바뀌면 안 된다. 그리고 상사로부터 터무니없는 비난을 들었다면, 기록해 두는 게 좋다. 당장 반격에 나선다든가 또는 같은 일이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일어났다고 해서 그를 꼭 고소해야 하는 건 아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기록을 남겨 상사의 태도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려고 노력할 필요는 있다. 그러면 어제는 비록 욕을 들었지만, 오늘은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위로를 들었으니 그것으로 된 거라며, 나 스스로 상사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해 내가 기분이 나쁜 건 다 나 때문이란 식으로 자책하지 않게 된다.
2. ‘내가 잘나갈 땐 말이지~’ 경력을 자랑하는 경우: 직장에서 또 자주 볼 수 있는 상사 유형으로는 경륜을 뽐내는 부류가 있다. 이런 상사는 자신이 일러둔 방식으로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화를 낸다. 그리고 자신이 제안한 방법으로 일했는데도 문제가 생기면 부하직원이 노력을 덜 해서, 또는 어디 사소한 데서 착오가 생겨서 그렇다고 지적한다. 그게 아니면, 자신은 몇십 년 동안 똑같은 방식으로 일했는데도 단 한 번도 실수를 안 했는데, 어떻게 문제가 터질 수 있냐며 질책한다.
이런 유형의 상사는 사실 나쁜 사람은 아닐 수 있다. 그렇지만 그런 상사와 소통하려면 우선 먹힐 것 같은 방법으로 예행연습을 해 봐야 한다. 그렇게 해야 잘못된 방법을 써서 실패하는 걸 예방할 수 있다. 그런데 어찌 되었든, 이런 유형의 상사는 부하가 실패한 이유를 자신의 예전 방식을 따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제대로 일하지 않은 부하의 잘못이라고만 생각한다.
3. 상사가 제안한 방식이 옳지 않은 경우: 사람들은 모두 선입견 같은 게 있다. 상사는 젊은 직원들은 뭘 모른다고 생각하고, 젊은 직원들은 상사의 생각이 시대에 뒤떨어져 고루하다고 여긴다. 같은 일을 두고도 각기 다른 관점에서 해석되는 게 일반적이니 옳고 그름에 대한 해석도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원만한 소통을 하려면 상대방의 제안이라고 해서 무조건 부정하고 보면 안 된다. 다시 말해, 상사가 나의 제안을 받아들이길 바란다면, 어떤 방식으로 업무 처리를 할 것인지, 기존에 쓰던 방식과 어떤 점이 유사한지 상사에게 설명할 방법을 찾아보자. 그리고 당연히 몇몇 부분은 미세 조정을 거치게 될 테니, 그때도 상사의 의견을 물어보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자신의 행동은 상사가 쌓아 온 경험에 대한 부정이 아니라 그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구하는 자문이 된다. 그러면 상사도 부하직원이 시도하려는 새로운 방식을 제법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건 개선한 방식으로 업무를 완수한 후 상사와 함께 이번에 사용한 방식의 장단점을 따져 보는 것이다. 만약에 자신이 제안한 방식이 좋았다면, 여세를 몰아 다음에 일할 때도 이 새로운 방식을 써도 되는지 상사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 반면에 예상치 못한 문제점이 나타났다면, 어느 부분이 잘못되었는지, 다음에도 이번에 쓴 새로운 방식을 계속 쓸지 아니면 상사가 하던 원래 방식으로 돌아가야 하는지를 두고 가급적이면 상사와 논의해 봐야 한다.
Section 3. 일상에서 감정에 맞춰 춤추기 _ 아름답고 원만하게, 하지만 허상에는 속지 않는 삶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내가 좋아하는 사람, 늘 어려운 선택J는 정말 예쁘고 성격도 좋은데 남자친구가 없다. 어느 날 그녀가 나를 찾아와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몇 차례 고백도 해 봤지만, 그때마다 ‘너에게 관심이 없다’라는 대답이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는 친구로부터 최근에 고백한 그 남자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이야기까지 들어 더 우울해했다. 그녀의 고민을 듣고 나는 이렇게 물었다. “그러면 너는 관심이 없는데 너한테 고백한 사람은 있지?”그러자 그녀가 웃으며 대답했다. “교수님, 정말 족집게시네요. 네, 이상하게도 저는 그 남자한테 아무 관심이 안 생겨요.”
내가 홀로 좋아하는 누군가가 있거나, 나를 좋아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 이 상황에서 내가 직면한 문제는 둘 중 누구를 선택하느냐가 아니라, 사랑을 통해 자신이 바라는 게 무엇인지 아는 것이다. 다시 말해, ‘좋아한다’와 ‘좋아하지 않는다’를 기준으로 삼지 말라는 뜻이다. 누군가와 막상 사귀기 시작하면, 좋아한다는 마음은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그 하나의 기준만 붙잡고 늘어진다면, 설령 좋아하는 사람과 사귀게 되더라도 그 관계를 오래 지속하지 못할 수 있다. 나이가 어릴 때는 감정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세상을 더 많이 경험하게 되면, 감정은 사람과 사람이 함께 있도록 해 주는 연결고리 중 하나일 뿐이란 걸 차츰 깨닫게 된다.
천천히, 상대를 알아갈 기회: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감정이 언제나 첫 만남 때부터 강하게 오는 건 아니다. 누군가의 소개로 부부의 연을 맺은 사람들은 결혼한 후부터 서로를 알아간다. 그래서 운이 좋은 경우는 정말로 서로를 사랑하게 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결혼생활을 유지하기도 한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이 줄 수 있는지 자문자답해 보자. 만약 그렇다는 생각이 들고 그 사람이 정말 싫은 게 아니라면, 상대방에게 기회를 주고 만나 보는 것도 괜찮다. 어찌 되었든 탐색 차원에서 사귀어 보는 것이고 사귄다고 해서 꼭 결혼까지 하란 법은 없으니 말이다.
매력적인 한 여성을 짝사랑하던 친구가 있었다. 그 여성은 조건도 좋아 적지 않은 남자들로부터 구애를 받았다. 친구는 그 여성이 자신에게 호감이 있는 거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짝사랑하는 여성의 취미가 등산인 걸 알고 그녀에게 매주 같이 등산 데이트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고백했다. 그녀는 한동안 고민하며 머뭇거리다가 그의 고백을 받아 주었다. 일 년 후 둘은 결혼했으며 지금은 둘 사이에 아이까지 하나 있다. 너무 순식간의 일이라 어리둥절할 정도였다.
두 사람이 결혼한 뒤 나는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매주 산에 가겠다는 것 때문에 결혼한 건 아니죠?”그녀는 당연히 아니라면서 둘 사이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호감이 있기는 했지만 남녀 간의 그런 감정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썸을 타면서 누군가와 함께 등산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몇 번 같이 산에 다녀 보니, 서로 잘 맞는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결혼까지 생각하게 되었죠.”
죽도록 사랑해도, 함께 사는 건 죽을 만큼 힘들다서로 데이트할 때는 정말 사이가 좋았는데, 약혼하거나 결혼하고 나면 애정이 식는 커플을 종종 봤을 것이다. 그리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인데 함께 여행을 다녀오거나 같은 그룹에서 일하고 나면 서로 남남이 되는 경우도 보았을 것이다.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난 제자 P가 있었다. 그녀에게 호주 워킹 홀리데이는 대학을 졸업하면 고등학교 때의 절친과 함께 가기로 마음먹고 있던 인생 계획이었다. 이에 나는 그녀가 출국을 앞두고 있을 때 절친과의 관계가 틀어질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며 주의를 주었다. 그때는 괜한 소릴 한다며 그녀에게 핀잔까지 들었지만, 결국 그 둘은 나의 예상대로 멀어지고 말았다. 함께 면접을 보러 갔는데 영어를 잘하는 P만 채용되어 그때부터 둘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면접에서 떨어진 친구는 기분이 많이 상했고, 서로 생활 방식도 달라서 그 간극이 갈수록 벌어지기만 해 결국 둘 사이의 우정도 차츰 식어 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