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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블로그로 출근한다

한혜진 지음 | 경이로움


나는 매일 블로그로 출근한다



한혜진 지음

경이로움 / 2022년 1월 / 312쪽 / 16,000원





1장. 블로그를 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



블로그 글쓰기가 우리에게 좋은 이유

블로그는 나에게 목소리를 준다:
“난 글을 안 쓰면 아무것도 아니다. 글을 안 쓰면 흘러가는 대로 시간을 보내다 건달이 될 것 같다.” 작가이자 방송인인 허지웅이 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나는 이렇게 응용하고 싶다. “나는 글을 안 쓰면 인어공주처럼 목소리가 사라질 것 같다.” 나에게 블로그는 ‘70억 지구인 중에 저도 살고 있는데요?!’라고 손을 드는 것과 같다. 발표하려고 손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여기서 살아 숨 쉰다고 생존을 알리는 손들기다.

몸도 마음도 고장 난 무직자. 아무도 나에게 “넌 쓸모없는 무직 아줌마야”라고 말한 적은 없지만, 스스로 그렇게 느끼며 우울해하고 있었다. 그때 내가 만약 블로그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미래는 단언할 수 없기에 함부로 말할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살고 있진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 자신이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 나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내 입으로 말하지 않는 이상 누구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 어렵다. 외형만 보고 내가 방송작가 출신이며 꿈에 대한 열정이 있는지 누가 알겠는가? 블로그는 개인에게 목소리를 준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도 모를 나에게 목소리 파워를 준다. 덕분에 내 이름이 사라지지 않는다. 남들이 나를 불명확하게 인지하려고 할 때 명확하게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게 블로그다. 블로그를 하면서 이 메커니즘을 이해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나를 선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더 섬세하게 글을 쓰게 되었다. 그렇게 블로그에 나의 목소리가 쌓였다.

경험과 기억의 질이 높아진다:
블로그를 하기 전에는 사진 몇 장과 소소한 기억에 의지해 지난 경험을 추억했지만,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부터는 사고 과정이 달라졌다. 여행 준비부터 귀가까지, 내 경험 하나하나가 의미 있는 순간으로 변했다. 이 경험을 어떻게 글로 담을지를 미리 떠올리면서 이야기를 만들려는 두뇌 회로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제주도 여름휴가 가방 싸는 법, 제주도 항공권 저렴하게 예매하는 법, 제주도 비행기 맨 앞줄 지정 좌석 예매하기, 제주도 3대 고기국수 맛집 추천, 스노클링 하기 좋은 제주도 명소, 제주도 돌고래 투어 체험기 등 내 눈과 발이 닿는 모든 곳이 이야깃거리다.

그렇게 여행을 다녀와서 글을 쓴다고 치자. 그리고 1년, 또 2년이 지난다고 쳐보자. 예전에 적은 글을 내가 독자의 입장으로 볼 수 있다.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나의 살아 있는 글과 함께. 더할 나위 없이 생생한 기억이 되살아난다. 의미를 부여해 썼기 때문에 촘촘한 이야기로 기억이 복기된다.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들려주는 다정한 속삭임이다. 동영상으로 여행기를 통째로 촬영해도 당시의 감정, 느낌, 생각, 촉감까지는 담을 수 없다. 글쓰기는 이 모든 것을 담아 미래로 실어나를 수 있는 인생 타임캡슐이다.

나를 발견하고 만들어 갈 수 있다: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글을 쓰며 알았다. 내 삶을 스스로 빚을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 이것은 나에게 엄청난 변화다. 예전에는 사는 대로 생각하던 사람이었다면 이제는 생각하는 대로 사는 사람에 가까워졌다. 여전히 진행형이므로 결론인 것처럼 말할 수는 없다. 앞으로의 인생이 길기 때문이다. 블로그를 하면서 능동적이며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꿈이다.

당신은 살면서 내 마음대로 원 없이 무언가를 해본 적이 있는가? 나는 없었다. 블로그를 하기 전에는, 블로그를 하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원하는 것을 내 마음대로 마음껏 해볼 수 있게 되었다. 블로그 글쓰기를 통해 자기이해지능이 생겼고, 비로소 내 삶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게 되었다. 어느 책에 내가 좋아하는 구절이 있다. 내가 가장 존중해야 할 사람은 언제나 나 자신이며, 약간의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과 어느 정도의 ‘개썅마이웨이(누가 뭐라고 해도 내 갈길 간다는 마인드)’ 정신이 필요하다는 것. 자아존중감, 자신감, 자기신념을 바탕으로 하루하루 기록한 글쓰기로 자연스럽게 나만의 콘텐츠가 만들어졌다. 인생의 25%는 나를 발견하는 데 쓰고 나머지 75%는 나를 만들어가는 데 쓰라는 말이 있다. 블로그는 나를 발견하고 나를 만들어가는 가장 손쉽고 확실한 방법이다.

평생 써먹을 생업관이 생긴다:
블로그를 통해 달라진 점은 또 있다. 직업관이 바뀌었다. 나는 40년 가까이 ‘꿈은 직업’이라 여기며 살았다. 그래서 꿈을 이룬 상태에서 실직했더니 2가지 상실이 동시에 찾아왔다. 직업과 꿈을 동시에 잃은 것이다. 꿈을 이루면 뭐하겠는가. 회사에 나가지 않으면 일을 할 수가 없는데, 내 직업은 회사를 통해서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실직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하지만 블로그를 통해 직업관이 달라졌다. 사람은 다양한 직업을 가질 수 있으며, 직장에 나가지 않는다고 해서 직업이 없는 것은 아니다. 또한 꿈은 직업이 아니다. 꿈은 내가 품은 인생의 가치를 어떻게 실현하는가에 달려 있다. 인간에게 직업관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일은 시간의 관점에서 봤을 때, 내 시간의 3분의 1을 파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우리는 깨어 있는 모든 시간을 ‘직업이라 불리는 일’에 팔고 있다. 결국 어떤 직업을 선택하고 어떻게 직업 활동을 하는가가 내 삶을 크게 좌우한다.

앞으로 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수명은 100세를 넘어 200세까지 다다르는 시대가 온다고 한다. 직업을 넘어 자급자족이 가능한 생활력, 즉 생업(生業)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베스트셀러 작가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의 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신이 낮에 들은 것, 경험한 것, 생각한 것, 계획한 것, 뭔가 실행에 옮긴 것들 가운데 새벽 1시가 됐는데도 여전히 이야기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는 것이 있는가? 그것이 곧 당신에게 엄청난 성공을 안겨줄 것이다.” 만약 이런 것이 있다면 블로그에서 시작해보길 바란다. 나도 이야기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는 것을 블로그에 담으면서 커리어가 생기고 인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블로그는 클라우드 라이브러리다:
클라우드(구름)에 자료를 저장해놓고 사용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도 클라우드를 애용한다. 클라우드가 내 자료를 폴더에 담아 정리한 자료 보관소라면, 블로그는 자료에 스토리텔링을 곁들인 나만의 정보 보관소다. 이런 의미로 내가 블로그에 지어준 별명이 있다. 바로 나만의 이동식 도서관, ‘클라우드 라이브러리(cloud library)’다. 나는 일기만 적은 것이 아니라 도서관으로도 사용했다. 내 고민에 힌트가 될 만한 정보나 두고두고 보고 싶은 정보가 있으면 블로그에 스크랩했다. 블로그는 언제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필요할 때마다 정보를 확인하는 데 요긴했다. 내가 어딜 가든 해와 달이 따라다니는 것처럼, 블로그는 나를 계속 따라다니면서 도와주는 지식 매니저다. 특히 책을 쓰거나 방송 대본을 쓸 때 고맙다. 나는 수십 권의 책과 자료를 책상 위에 펼쳐놓고 글을 쓸 때가 많다. 집에서 집중이 안 되면 카페나 도서관을 이용하는데 그럴 때마다 이 많은 자료를 들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는 도서 트렁크라는 커다란 가방에 책 수십 권과 타자기까지 담아 들고 다니며 글을 썼다고 한다. 루이비통이 맞춤 제작했다는 이 가방은 멋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어떻게 들고 다녔을지 상상이 안 갈 만큼 크고 육중하다. 고맙게도 나는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명품 가방에 돈을 쓰지 않아도, 무거운 가방을 끌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블로그가 있으니까. 헤밍웨이가 이 광경을 본다면 뭐라고 말했을까? “내가 이 시대에 태어났다면 『노인과 바다』 같은 작품을 100권도 더 썼을 텐데!”

블로그는 책이 된다:
블로그를 시작한 지 1년 반이 되던 시점부터 낯선 쪽지와 이메일이 오기 시작했다. 한 달 만에 대여섯 군데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그들은 내 콘텐츠가 흥미롭다고 했다. 나는 그들의 연락이 흥미로웠다. 출간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이 궁금증을 풀고 싶어서 출판사 편집자와 만났다. 놀랍게도 1명을 제외한 3명은 내 글의 독자였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내 글에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책으로 만들면 더 많은 사람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며 적극적으로 출간 제안을 했다. 사실 내 이름을 건 책을 내는 것은 평생의 꿈이었다. 하지만 ‘내 꿈은 달나라 여행’처럼 실제로 이뤄질 거라고 생각한 적은 별로 없다. 드라마에서나 가능할 것 같던 꿈이 이런 방식으로, 이렇게 빨리 이루어질 줄이야.

그해 가을, 첫 책 『극한육아 상담소』가 출간되었다. 서점에 진열된 내 책을 보고 모공 하나하나까지 소름 돋았던 기억이 난다. 영화를 보면 꿈인지 생시인지 볼을 꼬집는 장면이 나온다. 내가 실제로 영화에서처럼 그 행동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볼을 꼬집고 책을 보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블로그가 아니었다면 혼자 기획하고 혼자 집필한 내 글을 불특정 다수에게 선보일 기회가 있었을까? 그 글을 편집자가 보고 출간 제안을 하는 일이 있었을까? 블로그는 꿈으로 가는 시간을 단축해주었다. 인생은 기회와 확률 게임이다. 블로그는 2가지를 모두 높여준다.



2장. 블로그는 나를 글로 기록하는 것이다



나를 알아야 나다운 블로그가 탄생한다



블로그를 하는데, 왜 나를 알아야 돼요?:
앞서 글쓰기의 4가지 속성에 대해 알아보았다. 글쓰기는 표현하고, 감동하고, 생각을 쓰고, 마음씨를 담는 것이다. 누구의 표현과 감동과 생각과 마음씨를 담는 것인가? 바로 나다. 결국 글쓰기는 나라는 사람을 알고 이해해야 쓸 수 있다. 글을 쓰려면 지금의 나를 만든 세계부터 탐색하는 것이 좋다. 블로그 글쓰기가 어렵고 힘들다는 수많은 사람을 탐구해보면 본질에는 ‘내가 나를 모른다’는 한 가지 명제가 자리하고 있다. 내가 내 생각과 마음을 모르면 사실상 글쓰기는 산으로 가게 된다. 글을 쓰긴 썼는데 어딘가 모르게 마음에 들지 않고, 묘하게 이상하지만 딱히 어디가 이상한지 몰라서 선뜻 고치지도 못한다.

블로그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나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블로그를 개설하기는 했지만 주제는 무엇으로 잡을지, 프로필은 어떻게 꾸밀지, 어떤 소재를 꾸준히 쓸지 정하기 어려운 핵심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대부분 사람은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기본적인 기호조차도 모른다. 실제로 실험 결과도 있다. 아메리카노를 좋아하는지, 카페라테를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것이 사람이다.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다른 걸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자기 탐구를 통해 깨닫는 사람도 있다. 나를 알아야 글쓰기가 쉬워지고 나다운 블로그가 될 수 있다.

생각보다 우리는 자신에 대해 잘 모른다:
글쓰기가 어렵다는 두 사람이 있었다. 한 사람은 영어 선생님으로, 유아 영어 학습을 다룬 블로그를 운영해보고 싶다고 했다. 영어는 대표적인 레드오션이다. 우리나라에서 영어에 관심 없는 사람이 있을까? 이분은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친 경력도 있고, 놀이식 영어라는 교육 방법도 구체적이었다. 내가 볼 때는 굳이 따로 배우지 않아도 이미 교육 현장에서 얻은 경험과 교훈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도무지 글쓰기가 어렵다고 했다. 기나긴 인터뷰 끝에 나는 단서를 찾아냈다. 이분은 살아오면서 영어 학습을 어려워한 적이 없었다. 별다른 고비나 특별한 노력 없이 영어 성적이 대체로 상위권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학생들이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어려워하는 부분을 어떻게 이끌어줄지에 대해서 자기 확신이 부족한 상태였다.

다른 한사람은 체육 선생님으로, 유아 체육 학원을 운영 중이었다. 학원은 잘되었다. 이분은 요즘 아이들에게는 체력이 중요하다면서 이 메시지를 담은 블로그를 운영하고 싶다고 했다. 먼저 언급한 영어 선생님과 마찬가지로, 이분도 블로그를 바로 운영하면 될 것 같았는데 왜 나에게 코칭을 의뢰한 것일까? 긴 토론과 상담을 해보니 이분도 비슷한 이유였다. 지식과 기술은 전문적이지만 자기 확신이 부족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교육 전문가로 현업에서 활동 중이지만 자신의 교육관과 경험담을 공개적인 공간에 써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블로그에 글을 쓰면 뭔가 대단한 교육관을 천명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동네에서 작은 학원을 운영할 뿐인데 블로그에 글을 썼다가 안 좋은 댓글이 달릴까 봐 걱정하기도 했다. ‘이 메시지는 꼭 전해야 돼’와 ‘내가 뭐라고 그런 걸 전해’ 하는 상반된 마음이 공존하는 것이다.

전문가여도 나를 모르면 이상하게 자신이 없다:
영어 선생님에게는 과제를 주었다.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영어를 어떻게 습득했는지 학습 일기를 써보라고 했다. 처음에는 자신 없다며 머뭇거렸지만, 그는 두어 달 가량 최선을 다해 자신에게 집중했다. 일기를 쓰며 자신도 놀란 부분이 있다고 한다. 왜곡된 기억이 바로잡히고, 몰랐던 기억이 떠오른 것이다. 영어 공부에 있어서 특별히 애쓴 기억이 없었던 까닭이 있었다. 바로 가정 환경이었다. 아버지께서는 매일 아침 영어신문을 보셨다고 한다. ‘어른은 당연히 영어로 된 신문을 보나 보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영어를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한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영어 공부가 힘든 적도 있었다. 그때마다 부모님과 선생님의 응원을 받고 다시 일어나게 되었다고 한다. 글로 쓰기 전에는 흐릿했던 기억이 글을 쓰면서 비교적 선명하게 복기된 것이다. 내가 놀란 점은 이분 글의 완성도였다. 글쓰기가 어렵다더니 웬걸, 글이 술술 읽히는 것이 아닌가. 사실 블로그 글은 잘 읽히는 가독성이 가장 중요하다. ‘읽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처럼 느낄 정도로 다정하고 재미난 글이었다. 학습 일기를 쓴 후, 그는 스스로 한 가지 목표를 세웠다. 그에게는 2명의 유아 자녀가 있었는데, 글을 쓰다 보니 다른 집 자녀들을 가르치면서 정작 자기 아이들은 가르치고 있지 않은 자신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래서 한 번도 영어를 배워본 적이 없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이를 기록하는 블로그를 운영해보겠다고 했다. 근사한 아이디어였다.

체육 선생님과는 자주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번 통화하면 기본 1시간일 정도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 나는 주로 질문을 했다. “요즘 아이들에게 왜 체력이 중요할까요?” “체력을 키우는 법 중에 쉽고 효과 좋은 것이 있을까요?” “이렇게 잘 아시는데 왜 글을 쓰려고 들면 망설여질까요?” 수많은 질문 중에 그녀는 유독 한 가지 질문을 아파했다. 자신도 모르는 자기 마음을 알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알고 보니 어린 시절의 아픔이 있었다. 그녀는 살면서 한 번도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직업인으로서는 전문가이고 학부모와 학생의 만족도도 높았지만, 정작 내면에는 자신도 모르는 걸림돌이 있었다. 이 무의식이 글쓰기를 주저하게 했다. 글을 쓰려면 자기주장을 하고, 근거를 대고, 설득을 할 수도 있어야 하는데, 자신이 본 전문가들은 다들 너무 글을 잘 쓴다며 위축되어 있었다.

이럴 때는 ‘탄탄한 자기주장을 하는 것이 전문가’라는 프레임부터 깨는 것이 순서다. 전문가라고 해서 모두 날카로운 자기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부드럽게 설득하는 사람, 진솔한 자기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사람 등 저마다 자신만의 색깔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 경우 위대함에 가까운 저명한 전문가보다는, 내가 따라 할 수 있는 친근한 전문가의 상을 모아보면 도움이 된다. 내가 하고 싶은 글쓰기나 스피치의 스타일을 모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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