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목록
재생목록이 비어 있습니다.
-
-
0:00 0:00
화면 너비 (여백)
좁게
보통
넓게
최대
배경 테마
글꼴
바탕/명조
돋움/고딕
글자 크기
작게
100%
크게
줄 간격
좁게
보통
넓게

NEW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빌 코트링어 지음 | 시아
NEW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빌 코트링어 지음

시아 / 2021년 8월 / 245쪽 / 14,800원



이야기 ? 배경



이 책에 등장하는 두 마리의 고양이 카오스(Khaos, 혼란ㆍ혼돈을 뜻하는 chaos에서 유래된 이름)와 컨퓨전(Kunfu-zion, 혼란ㆍ혼돈을 뜻하는 confusion에서 유래된 이름), 그리고 두 마리의 쥐 클래리티(Klarity, 명쾌함ㆍ명석함을 뜻하는 clarity에서 유래된 이름)와 심플리시티(Simplicity, 간단ㆍ단순을 뜻함)는 고양이와 쥐라는 적대적 관계로서는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제휴관계’를 맺는다. 그들은 흥미롭고 적극적인 삶을 만들겠다는 공통된 목표 아래 자신들의 계획을 성공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각기 다른 역할을 책임지기로 약속한 것이다. 두 마리의 고양이는 혼란과 혼돈을 창조하는 역할을 맡았고, 두 마리의 쥐는 고양이들이 만들어 놓은 혼란과 혼돈을 정리하여 질서를 회복하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혼란을 극복하고 질서를 회복하게 되면 잠시 일시적 안정이 찾아오지만, 안정된 생활 속에서 구성원들은 뭔가 또 다른 자극을 찾아다니게 되고, 급기야 고양이들이 창조하는 혼란과 혼돈을 그리워하게 되면서 삶은 다시 복잡해지고 불확실한 혼란 상태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제휴관계를 맺은 고양이와 쥐들의 계획대로 삶은 ‘혼돈’과 ‘질서’라는 과정을 거듭하면서 특별한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며, 이로써 모든 고양이와 쥐들은 흥미진진한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모든 계획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들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뻔히 알게 된 고양이와 쥐들의 삶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로 카오스와 컨퓨전, 클래리티와 심플리시티는 비우호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

자, 그럼 본격적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당신은 아마 일명 ‘쥐 박사’로 불리는 스펜서 존슨의 베스트셀러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기억할 것이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발 빠르게 대처해 나가는 쥐들의 모습을 그린 이 책은 비록 쥐들에게는 자기 계발을 위한 훌륭한 지침서였을지는 몰라도 고양이들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쥐들을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 두고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고양이들에게, 쥐들이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는 것은 심각한 도전 상황을 맞이한 거나 다름없었다. 따라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확실하고 효과적인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만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양이 사회에서 뛰어난 책략가로 명성이 자자한 카오스와 컨퓨전이 나서게 되었다. 장난기 많은 카오스와 컨퓨전은 쥐 사회에 일주일 동안 ‘정신적 쥐덫’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야기 - 혼란과 극복



양자택일 - ‘흑’ 아니면 ‘백’


월요일 아침, 쥐 사회를 혼란 속으로 빠뜨릴 역할을 맡은 두 마리의 고양이가 드디어 행동에 돌입했다. 영리한 암코양이 카오스가 수고양이인 컨퓨전에게 말했다. “컨퓨전! 아무래도 쥐의 신체적 한계를 이용하는 게 좋겠어. 쥐는 고양이와 달리 앞과 뒤를 동시에 볼 수 없잖아. 한 번에 기껏해야 180도밖에 볼 수 없지. 다시 말해 세상을 넓게 볼 수 없다는 얘기야. 그러니까 자기들이 보는 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도록 속이는 것도 어렵지 않을 거야. 나머지 절반의 세상은 아예 없다고 생각하도록 말이야.” “그래, 네 말대로 쥐들의 시야를 좁게 만드는 것이 혼란을 불러오는 데 효과적일 거야. 계획대로라면 많은 쥐들이 틀린 것도 옳다고 믿게 되겠지.” “맞아.” 카오스가 맞장구쳤다.

카오스와 컨퓨전은 어떻게 하면 자신들의 아이디어(이분법적 사고를 유발해서 혼란을 가져오겠다는 계획)를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까를 궁리하던 끝에,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법제화한다면 클래리티와 심플리시티도 별 수 없을 거라 생각하고, 동네에 있는 고양이 서점에 들러 법안 통과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 지침서 한 권을 샀다. 그리고 지침서에 나와 있는 대로 첫 번째 법안을 만들었는데, 그 법안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헌법 제1조 ? 이것 아니면 저것’

두 고양이는 법안을 고양이 의회에 상정했고, 쥐 때문에 늘 골머리를 앓아 온 고양이들로서는 조금이라도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법안에 반대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이유로 새 법안은 고양이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만장일치로 의회에서 통과되었고 즉각 효력을 발휘했다.

한편 자신들을 계속 지배하고자 하는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쥐 사회에「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헌법」제1조가 효력을 발생하자 쥐들은 모든 것을 ‘이것’ 아니면 ‘저것’으로 나누기 시작했고, 그렇게 반쪽짜리 시야, 반쪽짜리 사고방식, 반쪽짜리 대화만이 가능해진 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쥐덫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다. 그리고 또한 치즈를 찾는 한 가지 방법을 발견하면, 그 방법 이외의 다른 방법에 대해서는 관심도 두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며, 보이지 않는 나머지 절반의 가능성을 자연스럽게 배제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헌법」제1조가 적용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쥐 세계에는 고양이들의 예상대로 혼란이 찾아왔고, 고양이들은 지배력을 되찾았다. 그리고 모든 것을 둘로 나누라는 법안으로 인해 쥐 세계에서 ‘중간’이라는 개념이 없어졌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쥐들의 숫자가 점점 늘어갔다. 신문 사회면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폭력사건이나 강도사건이 등장했다. 마음이 여리고 힘이 약한 쥐는 힘센 쥐에게 자신의 치즈를 내주어야만 했고, 그것의 부당함에 대해 아무런 불평도 하지 못했다. 쥐들은 소극적 아니면 공격적이었고, 옳거나 아니면 그 반대였으며, 이것 아니면 저것 가운데 하나였다. 조화와 균형은 눈 씻고 찾아보려 해도 찾아볼 수 없었다. 되찾은 지배력에 흡족해진 카오스와 컨퓨전은 긴 낮잠을 청하기로 했다. 편하게 누워 입이 찢어져라 하품까지 하면서.

그런데 월요일 오후에 접어들면서 쥐 세계의 다른 한 쪽에서는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카오스와 컨퓨전이 혼돈과 혼란을 퍼뜨리고 있는 동안, 클래리티와 심플리시티가 혼란의 원천인 이분법적 사고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여기저기에 퍼뜨리고 있었던 것이다. 클래리티와 심플리시티의 영향을 받은 쥐들 중 특히 동쪽 지역에 사는 쥐들은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좌뇌와 우뇌를 동시에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일과 휴식에서 조화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한편 서쪽 지역의 쥐들은 발달한 통계학을 활용하여 자신들의 눈에 비치는 것 이외에 뭔가 새로운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세운 후 구체적인 관찰과 분석을 통해 가설을 검증해 나갔다. 그들이 수많은 자료를 토대로 만든 차트와 그래프는 아무리 회의적이고 근시안적인 쥐라 해도 탄복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그동안 자신들이 보아 온 세상이 반쪽짜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자 쥐들의 사회에는 엄청난 파장이 일기 시작했다. 쥐들은 이제까지 인식하지 못했던 나머지 절반의 세상을 알게 됨으로써 성공과 행복의 기회도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며 흥분했다. 그러면서 반쪽짜리 세상을 마치 전부인 양 생각하고 다른 쥐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던 지난 시간들을 반성했다.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쥐 사회에 뭔가 심상치 않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음을 눈치 챈 카오스와 컨퓨전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런 식으로 혼돈의 안개가 걷힌다면 쥐들이 더 이상 고양이의 지배를 받지 않겠다며 독립의 의지를 세울 날도 머지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동안 당황해서 허둥대던 카오스와 컨퓨전은 곧 침착을 되찾을 수 있었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쥐들이 지금까지 알고 있던 절반의 세상을 나머지 절반과 통합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두 고양이는 쥐들을 혼란에 빠뜨릴 새로운 방법을 궁리하기 전에 잠부터 자 두기로 했다.

적대감 - 미움은 미움을 낳는다


화요일 아침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한숨 푹 자고 난 후 카오스와 컨퓨전은 클래리티와 심플리시티의 도움을 받아 혼란이 수습되고 있던 쥐 사회에 다시 혼란을 야기하기 위해 지혜를 모았고, 적대적 감정을 이용하여 쥐들을 혼란에 빠뜨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헌법 제2조 - 모든 호의적이고 친절하고 배려 깊은 행동을 금지한다. 쥐들은 서로 적대적으로 대해야 한다.’라는 2번째 법안도 쉽게 의회에서 통과되었고 곧 실행되었다. 그러자 쥐 세계에 혼란을 부추기는 두 번째 치명타가 날아들었다. 이제 쥐 사회에는 부정적이고 적대적이며 이기적인 행동들이 일상적으로 자행되기 시작했다. 인내와 관용의 미덕은 사라지고, 교만과 냉소주의가 그 자리를 대체했다.

그러나 이런 혼란도 클래리티와 심플리시티의 활동에 지장을 주지는 못했다. 자신들의 적대적 감정이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지, 타당한 이유는 있는 것인지에 관해 반성해 보고 상황을 개선하려는 쥐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내심 서로에 대한 무조건적인 적대감이 정상적인 것이 아니라고 느끼는 쥐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이상스런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는 요구는 더욱 절실해졌다. 결국 두 번째 조항은 두 고양이가 기대했던 만큼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해할 수 없는 언어 - 의미가 불분명한 말의 바벨탑


수요일에 두 고양이는 ‘이해할 수 없는 언어’라는 쥐덫을 사용하기로 하고 다음과 같은 3번째 법안을 통과시켰다. ‘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헌법 제3조 - 의미가 분명치 않은 말로만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건성으로 들어라. 경청은 금지한다.’ 그러자 즉각적인 효력을 나타났다. 쥐 사회에서는 제대로 된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졌고, 그릇된 의사소통이 그릇된 이해를 낳다 보니 혼란은 더욱 가중되었다.

숨바꼭질 - 가면 뒤에 숨기


하지만 목요일, 이른 아침부터 혼란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쥐들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며칠 전 ‘적대감의 쥐덫’이 그들을 괴롭힐 때 그랬던 것처럼, 쥐들은 현재의 상황을 극복할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고, 개혁적인 성향을 지닌 몇몇 쥐들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었다.

변화의 조짐은 곳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상대방에게 신뢰와 호감을 받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가르치는 쥐들이 생겨났는가 하면, 비언어적 의사소통 방법 때문에 파탄 지경에 이른 부부들이 가정을 원만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카운슬링을 전문으로 하는 쥐도 등장했다. 이처럼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노력이 여기저기에서 시도되자 평범한 쥐들도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두 고양이는 서둘러 대책을 마련했고, ‘숨바꼭질’이라는 쥐덫을 놓기로 했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음과 같은 네 번째 법안이 쥐 사회에 반포되었다. ‘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헌법 제4조 - 누구든 숨바꼭질 놀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놀이가 어떠한 의미를 갖는 것인지 알려고 해서는 안 된다.’ 그러자 쥐들은 부모와 아이, 교사와 학생, 상사와 부하직원, 가톨릭교도와 기독교도, 민주당원과 공화당원이라는 표면적인 모습 뒤에 숨고는 원래 자신의 모습을 잊어버린 채 맡은 역할만을 충실히 연기하기 시작했다. 숨바꼭질 놀이가 가져온 가장 큰 효과는 쥐들의 의지를 갉아먹은 데 있었다. 쥐들은 자신의 운명을 책임질 주체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뿐만 아니라, 이 놀이를 선택하고 즐기는 주체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마저 망각해 버렸다.

우기기 - 의식은 고정된 거야


금요일 아침이 밝아오면서 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한 무리의 쥐들이 혼란한 세상을 바로잡기 위한 해결책 마련에 착수했다. 그 중에서도 클래리티의 직계 자손인 베이식스(Basix, 근본적ㆍ기본이라는 뜻의 basic에서 유래된 이름)가 긍정적인 사고를 유도하는 새롭고 독창적인 방법을 개발했다. 그렇게 부정적 사고방식을 긍정적으로 바꾸자, 포용의 미덕이 확산되면서 이제 쥐들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팀을 구성한 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쥐 사회가 안정을 찾아갔다.

이제 보다 확실한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카오스와 컨퓨전은 ‘우기기’라는 쥐덫을 놓기로 하고 ‘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헌법 제5조 - 논리적으로 생각하거나, 말하거나, 이해하려는 모든 시도를 금지한다.’라는 다섯 번째 법안을 통과시키고 곧바로 집행에 들어갔다. 그러자 논리적인 사고가 불가능해진 쥐들은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상식이 사라졌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각들이 지나친 일반화와 단순화, 운명론적 사고 등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마저 깨닫지 못했다. 그렇게 분명한 사고와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진 쥐들의 사회는 또다시 혼란의 악순환 속으로 빠져들었고, 두 고양이는 자신들이 그토록 바라던 목적을 달성했다는 충족감에 휩싸였다. 하지만 두 고양이의 판단과는 달리 쥐들은 금요일 밤부터 비논리적 사고로 인한 혼란을 극복하고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토요일 아침이 밝아 올 무렵에는 적지 않은 수의 쥐들이 논리적인 사고를 어느 정도 회복해냈다.

마비 - 눈 뜬 장님


토요일, 카오스와 컨퓨전으로서는 쥐들이 다시는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없도록 어떤 식으로든 손을 써야 했다. 그래서 ‘마비’라는 쥐덫을 놓기로 했고, ‘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헌법 제6조 - 해는 뜨기도 하고 뜨지 않기도 한다. 이해하려 하지 말라.’라는 여섯 번째 법안을 통과 시켰다. 실행된 법안은 곧 효력을 발휘한다. 새로운 법의 시행으로 쥐들의 예민한 감각은 마비되었고, 의미 있는 경험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얻고 그렇게 얻어진 지식을 주위의 쥐들과 공유하는 과정은 모두 중단되었다. 자신들의 계획대로 쥐들이 바로 눈앞에 있는, 안정과 질서를 찾고 치즈를 손에 넣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카오스의 얼굴에 비로소 만족스런 미소가 피어올랐다.

시간 - 시간은 항상 부족하다. 빨리, 빨리!


하지만 일요일이 되자 다시 온전한 사고가 가능한 쥐들은 그렇지 못한 쥐들이 쥐덫에 걸리지 않도록 도와주었고,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거나 균형을 상실한 쥐들이 제 모습을 회복할 수 있도록 애썼다. 이런 노력이 확산되면서 쥐 사회는 점차 본래의 균형을 찾아갔다. 이에 카오스와 컨퓨전은 다시 대책을 세워야 했다. 두 고양이들은 ‘주말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했고, 몇 시간에 걸친 열띤 토론 끝에 ‘시간의 흐름을 빨리 하여 클래리티와 심플리시티를 향한 쥐들의 관심을 아예 다른 곳으로 바꿔 버리자.’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이렇게 해서 쥐 사회에 선포할 다음과 같은 마지막 법이 만들어졌다. ‘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헌법 제7조 - 시계와 달력을 보지 말라. 더 이상 시간적 여유가 없으니 서둘러라. 빨리빨리, 더욱 빨리빨리.’ 이번 계획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과거에 설치했던 좀 더 어려운 구조의 쥐덫 속에 평범하고 단순한 쥐덫을 함께 둠으로써, 복잡한 구조의 쥐덫을 피하느라 정신이 팔린 쥐들이 단순한 구조의 쥐덫은 미처 눈치 채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아무튼 새로운 쥐덫에 빠진 쥐들은 다급하게 버둥거렸다. 한 시간이 마치 10억 분의 1초인 양 느끼게 된 쥐들은 모든 일에서 즉각적인 만족을 찾으려고 했으며, 조금이라도 기다리게 하는 일들은 그것이 아무리 가치 있는 일이라 해도 과감하게 버려지고 무시당했다. 이제 쥐 사회에서 기다림이란 찾아볼 수 없었다. 그토록 좋아하던 스위스산(産) 숙성 치즈도 촌스런 것으로 전락해 버렸고, 대신 쥐들은 자동판매기에서 사자마자 바로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치즈를 구입했다. 극심한 혼란 속에서 어느 누구도 클래리티와 심플리시티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못했으며, 절망에 빠진 클래리티와 심플리시티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마침내 고양이들의 목적은 달성된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전문 열람 제한

미가입 상태이므로 요약본의 일부만 제공됩니다.
더 깊이 있는 내일의 통찰력과 지식 에너지를
프리미엄 무제한 이용권으로 충전해 보세요!

멤버십 가입 / 결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