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지혜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 타커스
사람을 얻는 지혜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타커스 / 2016년 3월 / 240쪽 / 13,800원
1장 고마운 사람보다 필요한 사람이 되어라
고마운 사람보다 필요한 사람이 되어라 신을 신성한 존재로 만드는 사람은 신상을 장식하는 사람이 아니라, 신상을 숭배하는 사람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고마운 존재가 되기보다 필요한 존재가 되고자 한다.
상대방이 당신에게 고마워하기보다 기대하고 의지하게 만들어라. 기대는 오랫동안 기억되지만 감사의 마음은 이내 사라지기 때문이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물로 목을 축이고 나면 자신의 갈 길로 가고, 아무리 맛있는 오렌지도 알맹이를 먹고 나면 껍질을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듯, 의지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나면 더 이상 예의도, 존경도 사라지게 된다.
지나친 호의는 오히려 짐이 된다 상대가 갚을 수 있는 만큼만 호의를 베풀고, 지나치게 많이 주지 마라. 지나치게 많이 베푸는 것은 주는 것이 아니라 파는 것이다. 상대에게 은혜를 갚으라고 채근하지도 마라. 도저히 은혜를 갚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상대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당신과 아예 연락을 끊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상대와 관계를 끊고 싶다면, 지나친 호의를 베풀어서 그의 마음에 과도한 짐을 지워주어라.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은 불평등한 관계가 계속되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당신을 피하게 될 것이다.
신은 자신의 조각상을 만든 조각가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은혜를 입은 사람은 은혜를 베푼 사람이 가까이 있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따라서 한 번에 지나친 호의를 베푸는 것보다 조금씩, 그리고 자주 주는 것이 좋은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현명한 태도이다.
공감의 영향력은 마법만큼 강력하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아보고 동조하는 것, 즉 공감하는 것은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공감에는 마음과 마음을 일치시키는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다. 공감의 영향력은 이러한 경험을 하지 못한 무지한 사람들이 마법이라고 부를 만큼 강력하다. 그 결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사람은 말을 하지 않고도 상대방을 설득하고, 노력하지 않고도 원하는 것을 가지게 된다.
드러내놓고 표현하는 공감이 있는가 하면, 먼발치에서 마음으로 지지하는 공감이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 둘을 적절히 이용해서 다른 사람들의 존경과 호의를 얻어낸다.
기질을 알면 속셈을 간파할 수 있다 상대의 의도를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기질부터 파악해야 한다. 원인을 알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이해되고, 그 사람의 속셈까지도 간파하게 된다.
우울한 사람은 불운을, 모든 것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은 실패를 예견하게 마련이다. 이들은 항상 최악의 상황만을 생각하고 눈앞에 보이는 좋은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나쁜 일을 초래한다. 또한 쉽게 격정에 휩쓸리는 사람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 격정이 이성의 눈을 가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느낌대로 또는 기분 내키는 대로 말하는데, 그것들은 하나같이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상대의 기질을 파악해 그의 말 속에 담긴 의도를 읽어내고 적절히 대처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한계를 보여주지 마라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지식과 용기를 절대 전부 드러내지 않는다. 그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알리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자기를 속속들이 알게 만들지는 않는다.
따라서 어느 누구도 그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하고, 그러한 이유로 아무도 그에 대해서 실망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상대의 한계를 정확하게 알 때보다는 그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추측하고, 정말 능력이 있는지 궁금해할 때 그를 더욱 존경하기 때문이다.
좋은 말은 빨리 끝낸 말이다 사람들을 지루하게 만들지 마라. 한 가지 화제에만 매달리거나 한 가지 일에만 매달리지 마라. 어떤 말이든 짧게 끝내면 듣기에도 좋고 효과도 좋다.
짧고 명쾌한 대화로 지루한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드는 것은 매우 지혜로운 태도이다. 그것은 예의를 갖춰 말함으로써 무례한 행동으로 잃어버린 호의를 회복하는 것만큼 효과적이다.
짧은 말 속에 좋은 메시지가 들어 있으면 금상첨화이다. 설령 내용이 좋지 않다 하더라도 짧게 말하면 큰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2장 함부로 나서지 마라
혼자 있을 때에도 몸가짐을 조심하라 항상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라.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모든 일을 신중하게 처리하게 된다. 지혜로운 사람은 벽에도 귀가 있고, 잘못된 처신은 즉시 사람들에게 알려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들은 혼자 있을 때에도 온 세상 사람들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듯이 몸가짐을 조심하고, 언제나 자신을 주시하는 미래의 증인을 의식하며 행동한다.
함부로 나서지 마라 다른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싶다면, 먼
저 자신부터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재능을 아끼고 잘 관리하라 아무 데서나 나서지 말고, 사람들이 간청하는 일만 하라.
상대방이 요청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가 실패하면 모든 비난을 스스로 감수해야 한다. 운이 좋아 일이 성공하더라도 요청한 사람이 없으니 아무도 고마움을 표시하지 않는다.
꼭 필요한 자리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함부로 나서지 말고, 재능을 아껴두어야 한다.
명예로운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더 경계한다 더 이상 타인을 신뢰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명예로운 행동은 사라지고, 신뢰는 배신 당하고, 은혜는 쉽게 잊혀진다. 더 많이 배려하고 베푸는 사람일수록 더 적게 얻는 것이 당연시된다.
어떤 사람에게는 배신을, 어떤 사람에는 변덕스러운 행위를, 또 다른 사람에게는 속임수를 경계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누군가를 본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주목한다. 오랫동안 쌓아온 내 명성이 누군가의 파괴적인 행동 때문에 단번에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으로 명예로운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을 항상 더 경계한다.
내면의 깊이를 길러라 자금이 모자라 외부만 화려하게 꾸며놓고 내부를 완성하지 못한 건물처럼, 내실 없이 외모에만 치중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의 겉모습은 궁전처럼 화려하지만 내면은 오막살이처럼 초라할 뿐이다.
이들은 지혜로운 사람들과 깊이 있는 교류를 할 수 없다. 이들은 첫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는 시원시원하게 말하지만 곧바로 수도승처럼 침묵을 지킨다. 계속해서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화제가 없기 때문이다.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더라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이들과의 대화는 공허해진다.
이들은 피상적인 것들만 보는 어리석은 사람들과는 잘 어울리지만, 자신의 내면 세계가 빈껍데기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지성이 날카로운 사람과는 지내지 못한다.
자신을 안다는 것의 의미 세상의 기준이나 상식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마라. 명예로운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피상적인 생각에 자신을 맞추지 않고 어떤 일이든 신중하게 처리한다.
신중한 자세란 자기 자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즉, 자신의 기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예견하는 것을 말한다. 더 나아가 자신의 천성적인 능력과 후천적인 노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겉으로 드러난 기질과 전혀 다른 숨어 있는 극단의 기질까지도 살펴보는 것을 말한다.
자신을 아는 것에서 자신을 개선하는 것이 시작된다.
과장하는 것은 어리석은 자들의 특징이다 최상급의 표현을 남발하는 주장은 결코 신뢰받지 못한다. 이런 주장은 진리를 왜곡시키고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과장과 허풍은 자신의 품위를 해칠 뿐만 아니라 지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그리고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았다는 것을 드러낸다.
칭찬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호기심은 욕망을 자극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흔히 일어나는 경우처럼, 물건이 기대한 것에 미치지 못하면 고객은 속았다고 생각하면서 물건을 칭찬한 사람과 물건을 싸잡아 비난한다. 따라서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들은 과장해서 선전하다가 신뢰를 잃기보다는 그것을 알아봐줄 안목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과장은 일종의 거짓말이다. 과장과 허풍으로 사람들을 실망시킨 사람은 판단력 없는 사람이라는 평가뿐만 아니라 거짓말쟁이라는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
무관심의 지혜 때로는 무관심한 척함으로써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다.
당장 원하는 것이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해서 속을 끓일 필요가 없다.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신기하게도 태연하게 기다리면 저절로 우리에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일은 잡으려고 다가가면 그만큼 멀어지고, 멀어지면 그만큼 다가오는 그림자와 같다. 이러한 이치는 인간관계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3장 헛된 공명심을 경계하라
헛된 공명심의 결과 우쭐한 마음에 혹은 돋보이고 싶은 마음에 특이하고 변덕스러운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 사람들은 이런 사람을 보고 개성이 강하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허영심과 헛된 공명심에 사로잡혀 있다고 생각한다.
얼굴이 유난히 못생겨서 널리 알려진 사람처럼, 그는 혐오스러운 행동으로 널리 알려진다. 그리고 자신의 바람과 달리 좋은 평판을 얻기는커녕 결국 조롱거리로 남게 된다.
유연한 태도를 길러라 세상 사람들은 자주 반으로 나뉘어 서로를 비웃는다. 하지만 이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다. 모든 것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옳기도 하고 그르기도 한데, 자신의 생각만 고집하는 것은 사물의 반만 볼 줄 아는 것과 같다.
뛰어난 재능을 모두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없다.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 재능도 제각각이다. 나아가 결점이 없는 사람도 없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주지 못했다고 해서 굳이 자신의 능력을 탓하지 마라. 어딘가에는 반드시 당신을 인정해줄 사람이 있다. 그렇다고 박수갈채에 지나치게 좋아할 필요도 없다. 어딘가에는 당신을 비난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의 의견, 하나의 관례, 특정 시기의 가치관 등에 지나치게 얽매여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자신을 낮출 필요가 없다.
침묵을 방패막이로 이용하라 비밀이 없는 사람의 마음은 공개된 편지와 같다. 침묵은 훌륭한 자제력에서 나오는데, 필요한 순간 침묵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승리이다.
당신을 소외시키려고 작정한 사람과의 대화, 당신을 마음대로 조종할 목적으로 당신의 말꼬투리만 잡고 늘어지는 사람과의 대화, 자신의 속셈을 숨기고 교묘한 말만 늘어놓은 사람과의 대화에서, 과묵함을 유지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가 할 일은 행동으로 보여주고, 이미 한 일은 반복해서 설명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침묵은 자신의 재능을 보호해주는 훌륭한 방패막이다.
빨리 말하는 사람은 실패도 빨리 한다 항상 신중한 태도로 말하고, 경쟁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 조심해서 말하라. 인생을 살다 보면 한 마디 더 말할 시간은 있어도, 그 한마디를 취소할 시간은 쉽게 오지 않는다.
평소 유언장을 쓴다는 각오로 말하라. 말이 짧을수록 분쟁도 적어진다. 아무리 사소한 말도 가장 중요한 말을 하는 것처럼 하라.
진실을 말하는 기술 진실을 말하는 것은 위험하다. 하지만 명예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진실을 말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진실을 말할 때에는 적절한 기술이 필요하다.
지혜로운 사람은 진실의 날카로움은 유지하되 부드럽게 전달함으로써 상대방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똑같은 말을 아첨으로 듣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비난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진실을 말할 때에는 현재의 문제라도 이미 오래전에 지나간 일처럼 말하라. 핵심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몇 마디로도 충분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낫다. 특히 윗사람에게 진실을 말할 때에는 최대한 정중하게 말하는 것이 현명하다.
다른 사람을 함부로 꾸짖지 마라 역류를 거슬러 배를 몰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오히려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오직 소크라테스와 같은 위대한 철학자만이 대세를 거스를 수 있다. 평범한 사람들은 섣불리 이렇게 행동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은 상대가 자신과 다른 의견을 내세우면, 자신에 대한 모욕으로 여긴다.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고 비난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것이 옳든 그르든 상관없이 상대가 자신과 다른 의견을 말했다는 사실만을 공격한다. 반면 지혜로운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의견의 옳고 그름을 다투지 않고, 그들이 자신의 의견을 공격할 기회를 주지도 않는다. 그는 상대의 생각이 틀리다는 사실을 알아도 절대로 그것을 드러내지 않는다.
누구든 자유롭게 생각할 권리가 있다. 따라서 누구도 다른 사람의 생각에 대해서 함부로 꾸짖을 수 없고, 꾸짖어서도 안 된다. 지혜로운 사람은 상대가 반대의견을 내면 자신의 자리로 물러가서 침묵을 지킨다. 그리고 자신의 말을 이해하는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에게만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4장 아첨은 배척하고 비난은 끌어안아라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은 말은 허상에 불과하다 말만 앞세우는 사람과 언행이 일치된 사람을 구별하라. 당신을 값지게 여기는 친구와 당신의 자리를 값지게 여기는 친구를 구별하라.
말은 손에 잡히지 않는 바람과 같아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없지만 허영심에 사로잡혀 있으면 바람에 불과한 헛소리를 진실로 믿게 된다. 말이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반드시 행동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잎만 무성하고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는 속이 텅 비어 있다. 어떤 나무에 과일이 달리고, 어떤 나무에 잎만 무성한지 구별하라.
자신에게 불리한 말을 귀담아들어라 가장 중요한 진실은 항상 절반만 드러난다. 따라서 주의 깊게 살펴서 그 속에 숨겨진 온전한 진실을 알아내야 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말을 들었을 때에는 절대 그대로 믿지 마라. 하지만 불리한 말을 들었을 때에는 의심하지 말고 모두 믿어라.
겉모습에 속지 마라 거짓말은 천박한 바보들의 입을 통해서 가장 빨리 퍼지고, 진실은 항상 오랜 시간이 걸려 가장 늦게 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