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불통이다
손정 지음 | 한국표준협회미디어
당신도 불통이다
손정 지음
한국표준협회미디어 / 2019년 9월 / 256쪽 / 15,000원
Part 1. 의사소통의 원리부터 알자
내 말은 어떤 과정으로 상대에게 전달될까? 화자가 하는 말을 청자가 듣고 이해하는 과정을 의사소통이라고 쉽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그렇게 간단한 과정이 아니다. 메시지가 만들어지고 청자에게 도달하는 과정이 몇 초도 안 되겠지만 그 과정에는 몇 가지 단계가 있고 그 단계들 속에서 저마다 소통을 잘할 수 있게 돕거나 또는 소통을 방해하는 이유들이 숨어 있다. 소통의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재료: 소통에 있어 재료란 화자가 청자에게 전하고 싶은 날것의 메시지다. 다른 말로 하면 할 말 또는 말할 거리다. 가끔 지각하는 직원에게 충고를 한 마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재료가 생긴 것이다. 그런데 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의사소통의 결과로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망치는 경우, 관계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재료만 잘 전하는 경우, 혹은 소통이라는 매개를 통해 관계를 개선하는 경우도 있다. 도대체 재료를 어떻게 다루었기에 이렇게 다른 결과가 생기는 걸까?
재료는 그것 자체가 청자에게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소리로 된 언어, 문자, 숫자, 그림 등의 부호로 변환되어 메시지로 만들어진 다음에 전달된다. 전하고자 하는 재료가 너무 많아 한꺼번에 많은 재료를 메시지화하다보면 청자의 지각 능력의 한계를 넘어서게 된다. 반대로 메시지화하는 과정에서 애초의 재료가 누락되면 메시지가 불완전하게 만들어진 채로 전달된다. 소통의 최종 목적은 청자의 행동을 유도하는 것인데 누락된 정보로 의도된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낼 수는 없다.
재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청자가 원치 않는 재료로 소통을 하고자 할 때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또 지각이냐”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숙제 먼저 하고 놀아라”라는 말을 기분 좋게 받아들이는 아이도 없을 것이다. 이처럼 자신에게 강제로 행동의 변화를 요구하는 말은 거의 모든 사람이 듣기 싫어한다. 또, 했던 얘기를 끝없이 반복하는 것도 청자가 원치 않는 재료다. 그렇다면 반드시 전해야 함에도 청자가 원치 않는 재료는 어떤 방법으로 메시지를 만드는 것이 좋을까?
그것은 바로 소통의 결과로서 행동의 변화에 대한 의사결정권을 청자가 갖도록 말하는 것이다. 노자 강의로 유명한 최진석 서강대학교 교수의 중학교 시절 선생님들처럼 “신발 끈 묶어라”가 아니라 “신발 끈 풀렸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묶어라’는 지시다. 내가 시키는 대로 하라는 명령이다. 행위의 결정권이 청자에게 없어보이므로 지배받는 느낌이 들고 그 행위가 당연한 것이라 하더라도 괜히 하기 싫은 마음이 생긴다. 하지만 “신발 끈 풀렸다”는 현상만을 알려 주는 말이다. 지금 현상이 이러하므로 행동할지 말지는 청자인 당신이 결정하라는 사실에 대한 기술이다. “앞으로 지각 하지 마라”가 아니라 지각한 상황을 인지할 수 있도록 “조금 늦었네” 정도면 충분하다. 남이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닌 스스로 하는 일은 행위의 결과가 온전히 자신의 몫이므로 하고 나서도 기분을 좋게 만든다.
부호화: 부호화는 머릿속에 있는 말할 재료를 소리로 된 언어, 문자, 숫자, 그림 등의 부호로 조합하는 과정이다. 할 말은 소리나 문자 또는 그림으로 형상화해야만 메시지가 된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부호의 선택이다. 먼저 부호의 외형적인 모습이다. 회사에서 문서를 작성하거나 신문 기사를 쓸 때 숫자를 동원해야 할 때가 있다. 매출액 실적이나 통계 등이 그것인데 이때는 문자보다 숫자가 낫다. 그런데 그냥 숫자로 나열하는 것보다 잘 짜인 틀에 숫자를 넣어 표로 나타내 주면 내용을 전달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 표를 그래프로 부호화할 수 있다면 더 좋다. 이처럼 재료를 부호화하는 일은 재료 자체가 가진 의미를 더 효과적으로 나타내 주는 역할을 한다.
문자나 숫자, 그림이 부호의 외형적인 모습이라면 질적인 모습은 한층 더 중요하다. 질적인 모습의 두 가지 중요한 요소로는 주장에 대한 근거와 청자의 언어를 들 수 있다. 먼저 주장에 대한 근거다. 대체로 말할 재료라 하면 화자의 주장을 뜻한다. 사람이란 모두 저마다의 생각이 있기 때문에 상대에게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게 하기 위해서는 근거가 필요하다. 근거도 그
저 자신의 생각이 아닌 논리적이고 실증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영화 <열두 명의 성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보자.
영화에는 두 명의 증인이 등장한다. 한 명은 살인 사건이 일어난 같은 아파트의 아래층에 사는 노인이고 한 명은 아파트의 길 건너 맞은편 건물에 사는 여인이다. 아들이 아버지를 칼로 찌른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이 살인 사건은 경찰의 검시 결과 밤 12시 10분에 일어났다. 노인의 증언에 따르면 같은 시각 자신은 아래층 집에 누워 있었고 위층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심하게 싸우는 소리가 들리더니 아들이 “죽여 버릴 거야”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고 한다. 그리고 곧바로 ‘쿵!’ 하고 무언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리더라는 것이다. 아래층 노인은 그 소리가 칼에 찔린 아버지가 쓰러지는 소리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 소리를 들은 노인은 혹시나 하여 침대에서 일어나 현관문까지 걸어가서 문을 열어 보니 공용 계단으로 위층 소년이 급히 뛰어 내려갔다고 말했다. 물론 그 모습도 뒷모습만 봤으니 위층 소년이라는 말은 추정에 불과하지만 노인은 사실이라 믿고 강하게 주장했다.
영화에서 소년이 유죄라고 믿는 3번 배심원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이유는 주장의 근거는 실증적인 것이 아닌 증인의 일방적인 증언이나 정황 증거를 자신의 근거로 삼았기 때문이다. 노인의 증언은 직접 증거가 아닌 추정에 불과했다. 그러나 3번 배심원은 그 증언을 자기주장의 근거로 대면서 다른 사람에게 받아들여지길 바랐다.
하지만 8번 배심원은 달랐다. 우선 그는 모든 상황을 의심했다. 재판에서 증인이 아무리 선서를 하고 증언을 한다지만 그들도 사람이므로 증인의 말조차 있는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한, 위층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소년의 것으로 확신할 수 있는 근거가 무엇인지 의심하고, 사건 당시 아파트 옆으로 전철이 지나갔으니 그 소음 속에 소년의 목소리가 묻혔을 가능성도 고려했다. 또한 공용 계단으로 뛰어 내려가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놓지 않는 한, 노인의 주장은 말 그대로 주장일 뿐이다. 게다가 다리를 절뚝거리는 노인이 그 짧은 시간에 현관으로 가서 제 시간에 문을 열었을 가능성도 그리 높지 않았음을 실험을 통해 검증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다른 배심원들은 점점 8번 배심원의 주장 쪽으로 동의해 갔다.
주장에 대한 근거와 더불어 부호화의 질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또 다른 하나는 청자의 언어다. 곽재구 시인의 산문 『포구기행』은 단순한 기행문을 넘어 삶의 의미까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의 한 부분에 청자의 언어를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있어 가져와 본다.
나는 조금 더 나이가 든 어부를 찾았다.
“한 배의 어획량이 얼마쯤 되죠?”
“오백만 원.”
그는 아주 알기 쉽게 대답했다. 어림하기 힘든 몇 톤이라는 대답보다는 오백만 원이 훨씬 알아듣기 쉽잖은가. 연륜은 사물의 핵심에 가장 빠르게 도달하는 길의 이름이다.
여기서 어부가 사용한 오백만 원이 바로 청자의 언어이다. 어부는 늘 물고기를 잡고 위판장에 내놓으면서 톤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을 것이다. 그것이 자신에게는 더 익숙하다. 따라서 톤은 화자의 언어다. 하지만 고기잡이 일을 하지 않는 여행객에게 몇 톤이라는 말은 익숙하지 않다. 말해줘도 그것이 얼마만큼의 물고기 양을 뜻하는지 전달되지 않는다. 잘못된 부호의 선택이 소통을 방해하는 사례다. 아마 이 어부도 처음에는 몇 톤이라고 말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여행객이 “몇 톤을 돈으로 따지면 얼마나 되나요?”라고 다시 물었을 것이다. 이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어부는 청자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선택했을 것이다. 바로 작가가 말한 연륜의 힘이 언어 선택을 도운 것이다. 이렇듯 말할 재료를 부호화한다는 것은 청자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구성한다는 의미다. 그들에게 익숙한 용어로, 재료 자체가 신뢰성 있고, 재료의 핵심을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부호화의 관건이다.
전달 통로: 메시지가 전달되는 통로를 채널이라고 한다. 만나서 직접 대면하여 전달하거나 전화 또는 글로 전할 수도 있다. 적절치 못한 채널을 선택할 경우, 메시지를 온전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가장 좋은 채널은 대면이다. 만나서 이야기하면 서로 얼굴을 마주보기 때문에 친근감을 높일 수 있고 신뢰 역시 높아진다. 그리고 즉각적인 피드백이 가능하며 다른 자료들도 현장에서 보여줄 수 있으므로 주장의 근거를 많이 제시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즉각적으로 오해를 풀어야 할 상황에서는 대면보다 전화를 먼저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로 하는 소통은 보존이 오래되고 증거가 남기 때문에 계약서와 같이 약속된 문서에 유용하다. 우리는 일상에서 잘못된 채널을 선택하여 갈등을 부르는 경우를 많이 본다. 오해가 생겼을 때 빨리 전화로 해소하지 않고 시간을 끌다가 화를 키우기도 한다. 반면 화가 난 사람에게는 즉각적인 대면보다는 시간을 주어 화를 누그러뜨리고 진실한 마음을 담아 편지를 쓰는 것이 효과적일 때도 있다. 이처럼 채널 선택은 상황에 따라, 상대의 성향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소통 환경: 소통 환경이란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물리적인 공간, 청자가 메시지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 화자와 청자의 타이밍을 말한다. 우선 물리적인 공간이란 장소가 조용한 곳인지 시끄러운 곳인지 여부다. 시끄러운 곳에서는 화자의 말이 잘 들리지 않아 소통을 방해한다. 또한 메시지 수신 여건이란 전화가 잘 터지지 않는 곳에 있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면 소통할 수가 없는 것과 같이 청자가 화자의 메시지를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이 되는가를 말한다. 이러한 물리적인 환경 외에도 화자와 청자의 심리 상태에 의한 타이밍도 중요한 소통 환경이다. 아직 대화할 기분이 아닐 때에는 억지로 말을 걸기 보다는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 용돈을 받을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은 부모님의 기분이 좋을 때이다. 이 때 메시지를 전달하면 수용성이 높아진다.
지각: 화자의 머릿속에 있던 말할 거리가 부호화되어 메시지로 형성되고 알맞은 소통 환경에서 가장 효과적인 채널로 청자에게 전달되었다고 하자. 그럼 화자와 청자 사이에 소통이 이루어진 것일까? 아직 가장 어려운 한 고비가 남았다. 바로 지각이다. 아무리 맛있는 사과도 사탕을 먹고 난 사람의 입에는 달지 않다. 화자가 온 힘을 다해 전한 메시지도 청자의 왜곡된 지각 방식 앞에서 무용지물이다. 따라서 화자는 청자의 지각 오류를 자극하는 전달 방식을 취해서는 안 되며 청자는 자신에게 온 메시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제는 자신이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왜곡된 지각 방식을 수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진보와 보수, 지역 갈등, 학력에 대한 편견, 남녀 차별, 피부색에 따른 고정관념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이유도 사람에 따른 편향된 지각 방식 때문이다. 왜곡된 지각 방식은 메시지가 아무리 좋아도 애초부터 귀를 닫게 한다. 설령 귀를 열고 들었다 하더라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메시지를 재조합해서 해석하기도 한다. 어쩌면 인간 삶의 과정은 필요에 따라 사물을 객관적으로 보면서 공정성을 확보하고 때로는 주관적으로 보면서 창의성을 확보하는 모순된 상황의 줄타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의사소통에서만은 객관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열두 명의 성난 사람들>에서 가장 소통을 잘했던 8번 배심원의 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떻게 편견을 배제할 것인가?”
반응: 청자가 화자의 메시지를 들었다는 확인 또는 자신이 이해한 내용이 맞는지 확인하는 반응을 보여주어야만 화자가 대화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다. 대화 자체를 이어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지적 일관성이다. 인간은 자신이 지각한 대로 태도를 결정하고 행동하려 한다. 만약 소통 과정에서 청자가 적절하게 반응을 보여 자신이 이해한 메시지와 화자의 의도가 맞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자신이 지각한 사실만을 일방적으로 믿고 행동한다면 오해가 생길 확률이 높다. 의외로 회사에서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다. 팀장이 업무를 지시했을 때 팀원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모호하다면 되물어서 확인해야 한다. 정확한 업무 목표가 무엇인지, 마감 기한은 언제인지, 나의 재량권은 어디까지인지 알고서 일을 시작해야 한다. 이런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엉뚱한 일을 하거나 잘못된 결과물이 나오기도 하며, 일을 두 번 하는 경우도 종종 일어난다.
이로써 의사소통 프로세스에서 화자가 재료를 부호로 바꾸어 메시지를 만들고, 채널을 통해서 전달한 후 청자에게 지각되고 반응에 이르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이 모든 과정에서 불통의 원인이 존재하지만 재료, 부호화, 채널, 반응의 문제는 사람이 마음먹고 의식하면 어느 정도 쉽게 고칠 수 있다. 하지만 지각 오류는 다르다.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는 지각은 그 짧은 순간에도 지각 선택, 지각 조건, 지각 해석의 3단계를 거치게 되며 매 단계마다 오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각은 개인의 역사적 관념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 자신이 형성한 고유의 가치관으로 사물, 현상, 상대의 말을 대하므로 객관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회사와 같은 조직의 경우 부서에 따라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자기 부서에 유리한 쪽으로 지각을 하는 경향이 소통을 가로막기도 한다. 또한, 리더가 구성원을 대할 때 편향된 시각으로 사람을 지각하여 성장을 가로막고 협력을 방해하기도 한다.
Part 2. 메시지를 객관적으로 만들어라
다른 증거는 버리라면서요?: 행위자 - 관찰자 편향 소통이 방해하는, 일상에서 흔히 범하는 실수 중 하나로 행위자-관찰자 편향이 있는 데 이것은 메시지 형성의 객관성과 타당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행위자-관찰자 편향이란 사람이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볼 때와 자신의 행동을 볼 때의 차이를 말한다. 즉 다른 사람의 행동은 내 눈에 전체화면으로 들어오지만 나의 행동은 내가 행위의 당사자이므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예를 들어 횡단보도에서 빨간불일 때 건너가는 사람은 내 눈에 전체화면으로 들어온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보자마자 속으로 비판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내가 빨간불에 건넌다면 스스로 어떻게 생각할까? 그 장면은 내 눈에 들어오지 않으므로 규칙을 위반하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다가오지 않아 비판을 가하지 않는다. 운전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고 내 차 앞을 끼어드는 차는 내 눈에 온전하게 들어와서 나의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내가 급하게 끼어들 때는 그 장면이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아 비판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행위자-관찰자 편향에 따른 메시지 형성의 오류다.
나도 비슷한 잘못을 많이 하면서 남의 잘못에 대해서는 더 비판적인 메시지를 형성한 후에 사람을 대하니 그 메시지가 상대에게 온전하게 전달될 리가 없다. 상대의 입장에서는 ‘너는 얼마나 잘 하기에’라는 말을 하고 싶을 만도 하다. 그러므로 상대의 행위에 대해 메시지를 만들 때는 ‘나는 이런 행동을 한 적이 없는가?’, ‘나도 이런 경우가 많은데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봐야 한다. 그것이 행위자-관찰자 편향의 오류를 피하는 길이다.
나는 처음부터 내 주장을 바꿀 생각이 없다: 확증편향 자신의 주장을 정립함에 있어 원래 믿던 가치에 부합하는 증거만 수집하고 그에 반하는 증거는 애써 무시하는 것을 확증편향의 오류라고 한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연예인을 아주 좋아하는 이유는 언행이 반듯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연예인이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되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내가 그를 좋아하는 이유는 반듯한 행동 때문이었으므로 이제는 그를 다시 평가해야 한다. 한 시간이 멀다하고 인터넷에 그 사건과 관련해 새로운 기사가 올라온다. 내가 만약 확증편향의 오류에 빠진 사람이 아니라면 그 기사를 클릭해 보고 사건의 진상을 명확히 파악한 후 그 연예인을 새롭게 평가해야 한다. 그런데 나는 클릭하지 않는다. 나는 그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가 그를 좋아해야 하는 이유, 좋은 소식만 접하려 하고 나쁜 소식은 아예 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내 주장에 반하는 증거는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다. 이것이 확증편향이다. 확증편향이 나쁜 이유는 잘못된 메시지를 형성하게 하기 때문이다. 확증편향에 빠진 사람과는 애초부터 대화가 되지 않는다. 토론을 통해 결론에 도달할 수 없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