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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읽는 통찰의 순간들

김경준 지음 | 원앤원북스
세상을 읽는 통찰의 순간들

김경준 지음

원앤원북스 / 2019년 7월 / 276쪽 / 15,000원





PART 1 평범한 순간을 기회로 만드는 통찰의 힘



프랑스 레스토랑과 순댓국밥집

요리가 발달하기 위한 2가지 조건: 국가 간의 교류가 많아지면 음식도 다양해집니다. 한류 분위기를 타고 우리나라 음식이 다른 나라에서도 인기라고 합니다. 반대로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요리가 발달한 나라로 프랑스ㆍ터키ㆍ인도ㆍ중국을 꼽습니다. 이런 나라들처럼 음식문화가 발달하려면 다음의 2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첫째는 귀족층의 형성입니다. 부모를 잘 만나서 평생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걱정 없이 오로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재미있게 살다가 인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존재해야 합니다. 미각이 극도로 발달한 이런 풍요로운 사람들이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내게 하는 수요자가 됩니다. 둘째로 지리적 조건입니다. 바다ㆍ강ㆍ평야ㆍ산간 등 다양한 지형에서 갖가지 재료와 양념이 조달되어야 합니다. 앞서 말한 세계 요리대국인 프랑스ㆍ터키ㆍ인도ㆍ중국은 역사적ㆍ지리적으로 모두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킵니다.

유럽의 지도를 보면 프랑스는 북해에서 지중해, 알프스에서 론강 유역 평야까지 다양한 지형과 기후에서 풍성한 식재료가 공급되어왔습니다. 로마시대에 ‘갈리아’로 불렸던 이 지역은 2천 년 전부터 스페인과 함께 풍요의 땅이자 유럽의 중심이었습니다. 역사적ㆍ지리적 조건을 충족한 프랑스는 일찍이 서양식 요리의 원형을 형성했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프랑스를 위시한 서유럽이 세계질서를 주도하고 근대 문명의 근간을 형성하면서 프랑스 요리는 고급 요리의 대명사가 됩니다. 터키ㆍ인도ㆍ중국은 근대 세계사의 주류에서 탈락하면서 요리도 고급 이미지가 강하지 않습니다.

서민음식은 양평해장국과 백암순댓국: 조선시대 백정이 소, 돼지를 잡으면 보상으로 내장, 피 등 부산물을 받았습니다. 고기는 양반들이 가져가고 백정들은 보상으로 받은 부산물을 평민들이 즐겨먹는 해장국이나 순댓국의 재료로 팔아서 생활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해장국이나 순댓국으로 유명한 지역은 조선시대 백정들이 모여 살던 곳과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양주 지역은 해장국이 유명한데, 조선 명종 시절의 대도적 임꺽정이 양주 사람으로 백정 출신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전형적인 서민음식인 해장국과 순댓국은 20~30년 전만 해도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고기 국물과 건더기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그야말로 저렴한 장터 음식이었습니다. 오늘날 체인점이 생기고 깨끗한 맛집들이 생겨나기는 했지만 지금도 순댓국은 기본적으로 서민음식입니다.

프랑스 레스토랑 셰프와 순댓국밥집 주방장: 우리나라에서도 격조 있는 프랑스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것은 셰프들의 우아한 꿈입니다. 반면 순댓국밥집은 아무래도 생계형 식당의 느낌입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A와 B라는 두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A는 프랑스의 유명한 요리학원인 르 꼬르동 블루에서 공부하고 귀국해서 프랑스 레스토랑을 차렸습니다. 격조 있는 분위기, 전통 프랑스 요리를 기반으로 나름대로 명성을 얻고 인정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요리 관련 잡지나 TV 프로그램에 자주 나오는 셰프의 화려한 외양과는 달리 실제로 돈을 벌기는 어렵습니다. 워낙 재료비도 많이 들고 회전율도 낮은데다 다른 원가구조도 높기 때문입니다.

B는 순댓국밥집을 차렸습니다. 하루 종일 냄새나는 돼지 내장을 손질하고, 반찬으로 내놓을 김치도 자주 담가야 합니다. 순댓국밥집의 특성상 아무래도 약간 소란스럽기 마련이고 격조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외양은 소박하지만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손님이 늘어나 돈을 법니다.

사업 관점에서 본다면 전자의 프랑스 레스토랑은 전형적인 외화내빈이고, 실속은 순댓국밥집입니다. 사업이란 본질적으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돈을 버는 일입니다. 화려한 외양과 수익성의 확보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물론 누구든 돈을 잘 버는 프랑스 레스토랑을 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돈을 못 버는 프랑스 레스토랑은 아무리 격조가 있어도 사업으로서는 실격입니다. 돈을 버는 순댓국밥집이 사업으로서 가치가 있습니다.

사업의 핵심은 외양이 아니라 실질적 수익성: 업종을 막론하고 사업이란 고객이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돈을 버는 것입니다. 아무리 외양이 훌륭해도 생존할 수 있는 수준의 돈을 벌지 못하는 사업은 무의미합니다. 사업이란 ‘생존’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시장’이라는 도로 위를 ‘이익’이라는 연료를 태우면서 달리는 자동차와 같습니다. 도로 위의 자동차들은 많고, 뒤처지면 연료가 바닥나 자동차는 멈춥니다. 이런 점에서 서울대학교 윤석철 명예교수의 ‘생존부등식’이 사업의 본질을 간단명료하게 나타냅니다. 사업의 생존부등식은 바로 ‘가치가 가격보다, 가격은 비용보다 높아야 한다(가치>가격>비용)’입니다. 즉 소비자는 가치가 가격보다 높아야 구매하고, 생산자는 비용보다 가격이 높아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가치, 가격, 비용의 연결구조는 역동적으로 변한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소비자가 인식하는 가치,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 생산자의 비용구조는 환경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변동합니다. 이러한 역동성을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적응하는 과정이 바로 사업의 본질입니다. 사업의 외양에 현혹되지 않고 본질을 통찰할 수 있는 실질적 관점이 사업 성공의 알파이고 오메가입니다.



PART 2 모든 통찰은 사람에서 시작된다



박재동 화백과 스톡데일 장군의 합리적 낙관주의

가난한 동네 만화방집 아들인 박재동 화백: 1990년대 후반 어느 날, 동네 헌책방에서 우연히 박재동 화백의 『만화! 내사랑』이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부산 전포동에서 만화방집 아들로 성장기를 보냈다고 써있더군요. 박 화백이 1950년대 초반생이니 1960년대 초중반에 초등학교를 다녔을 것입니다. 『만화! 내사랑』에는 울산에서 교사이셨던 아버지의 병환으로 먹고살 길이 없어 부산의 가난한 동네 전포동으로 이사해 만화방을 열어 2남 1녀를 키워낸 가정사가 오롯이 담겨 있었습니다. 물론 박 화백의 어린 시절 꿈과 상상력은 만화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어려운 시대를 노력하며 열심히 살아온 가정에서 갖추어온 자부심과 의연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언젠가 《조선일보》 주말판 ‘Why’에서 2013년 5월 『아버지의 일기장』을 출간한 박 화백의 인터뷰를 접했습니다. 『아버지의 일기장』은 1989년 별세하신 박 화백의 부친께서 남긴 수십 권의 일기장을 뒤늦게 읽고, 아버지의 일기 옆에 아들이 대답하는 식으로 엮어낸 책이라고 합니다. 존경받는 교사에서 한순간에 무일푼으로 전락해 만화방 주인이 되어 가족들을 거두어야 했던 부친의 애환과 함께 가장으로서의 강인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견 신파적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저는 “만화가게 책꽂이 옆에 아버지가 써 붙여둔 글귀, ‘금전을 잃으면 손해다. 신용을 잃으면 큰 손해다. 용기를 잃으면 마지막이다’를 아버지의 신조라고 생각해왔습니다”라는 대목이 와 닿았습니다.어려움을 이겨내는 힘, 스톡데일 패러독스: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부침을 겪게 마련입니다. 기업도 사람도 마찬가지로 위기를 겪습니다. 부침을 겪으면서 인생이 깊어지듯이, 위기를 극복하면서 조직이 강해지는 것은 고금의 진리이죠. 따라서 부침과 위기 자체보다도 부침과 위기를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겸허한 자세로 현실을 직시하고 용기를 가지고 지혜를 모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점에서 ‘희망의 역설’, 스톡데일 패러독스를 생각해보겠습니다.

미국 해군의 제임스 스톡데일(1923~2005) 중령은 베트남 전쟁에서 전투기 조종사로 임무 수행 중 적의 대공포에 피격되어 8년 동안 하노이 포로수용소에 수용되었습니다. 그는 20회 이상의 고문에도 동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으며 살아남았고, 1973년 포로 교환으로 석방되어 해군 중장으로 퇴역했습니다. 그는 포로수용소에서 막연한 낙관주의자가 가장 위험했다고 회고했습니다.

“불필요하게 상황을 낙관한 사람들이 있었다. 크리스마스 전에는 나갈 것이라고 믿다가, 크리스마스가 되니 부활절(4월)의 석방을 기대한다. 다시 추수감사절(11월)의 석방을 믿지만, 또다시 크리스마스를 맞고, 결국 반복되는 상실감에 지쳐 목숨을 잃었다. 꼭 살아나가겠다는 믿음을 갖는 것도 좋지만 매일매일 당면한 가혹한 현실을 잊어버려선 안 된다.”

이후 사람들은 극한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합리적 낙관주의를 ‘스톡데일 패러독스(역설)’라고 부릅니다. 자기 확신이나 믿음도 중요하지만, 근거 없는 ‘정신 승리’는 오히려 위험하다는 뜻입니다. 엄혹한 현실이 닥치면 와르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뉴욕 타임스》의 칼럼니스트로 『세계는 평평하다』를 쓴 토머스 프리드먼은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서 소중한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비관론자는 대체로 옳고, 낙관론자는 대체로 그르다. 그러나 대부분의 위대한 변화는 낙관론자가 이룬다.” 낙관주의는 중요합니다. 그러나 합리적 낙관주의만이 현실을 직시하고 위기를 이겨내는 에너지를 만들어낸다는 스톡데일 패러독스를 새길 수 있어야 합니다.



PART 3 세상을 읽는 통찰의 순간들



작은 밥상에 압축된 글로벌 경제와 비즈니스

안동간고등어 신작로와 근대화: 안동간고등어는 염장한 고등어입니다. 바다가 없는 내륙인 경북 안동에서 손질해 염장한 고등어가 특산물이 된 사연은 물류가 어려웠던 시절 산골에서 생선을 맛보기 위해서 생겨난 고육책이었습니다. 생선은 쉽게 상하기 때문에 유통되기 어려운 품목입니다. 냉장시설이 없던 시절에는 말린 생선만 유통되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외부침략을 우려해서 도로를 정비하지 않았습니다. 18세기 실학자인 박지원의 『북학의』에 보면, 도로가 좁고 수레가 없어 물자가 이동하지 못해 백성이 곤궁하다는 대목이 여러 군데 발견됩니다. 바닷가에서 태어난 여자아이는 쌀 한 말을 못 먹고 시집가고, 산골에서 태어난 여자아이는 고등어 열 마리도 못 먹고 시집간다고 했던 시절입니다.

100여 년 전인 일제강점기 초기, 신작로로 이름 붙여진 전국의 간선도로망이 정비되면서 안동간고등어가 태동합니다. 경북 영덕항에서 고등어를 수레에 싣고 신작로를 달려와서 안동에 도착해 내장을 손질하고 소금에 절여서 안동 인근의 산간 지역으로 팔려나간 것이 유래입니다. 그나마 신작로 덕분에 산골에서 염장고등어를 맛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신토불이, 선택이 아닌 운명: “당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말해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겠다.” 1825년 프랑스의 장 앙텔므 브리야 사바랭이 『미식예찬』에서 쓴 유명한 문장입니다. 영어로 ‘You are what you eat’으로 번역되고 우리에게는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 정도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당초 사바랭은 신분제 사회에서 먹는 음식을 보면 소속된 신분을 알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당시 쇠고기는 귀족이나 부호들이나 먹을 수 있었고 치즈, 과일, 음료의 종류도 신분에 따라 달랐습니다. 신분제가 해제된 지금은 경제력과 기호에 따라 먹는 음식이 결정됩니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에도 사회경제적ㆍ역사적 배경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9세기까지 태어난 사람의 90%는 태어난 지역의 100km를 벗어나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상인, 군인 등 특수한 직업이 아니면 다른 지역을 방문할 필요도 없었고 또한 여행 자체가 돈이 많이 들고 위험했습니다. 물자의 이동 또한 높은 비용이 들었습니다. 고대 세계부터 지중해 무역로로 동서양을 이어주는 실크로드 등이 있었지만 낮은 가격에 부피가 큰 식재료의 원거리 운송은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밥상에는 살고 있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로 만든 음식이 올라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처럼 일상 음식과 제사상 차림은 역사성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과거 상품경제가 발달하지 않고 물류망이 미비했던 시대에 밥상과 제사상은 직접 기른 식재료를 주종으로 하며 지역 장터에서 구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신토불이는 선택이 아니라 운명이었던 시절입니다. 그러나 도로망이 확충되고 냉장물류망이 발달하면서 내륙에서 활어회도 즐기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식재료 국제무역 확산의 배경: 물자의 이동 거리가 멀수록 이동 비용은 높아지게 됩니다. 경제학의 국제교역이론 관점에서 보면, 교역은 두 지역 간의 가격 차이가 이동 비용과 일치하는 선까지 일어납니다. 더욱이 농수산물은 공산품과는 달리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고 값에 비해 부피가 커서 물류비가 높습니다. 그래서 말린 과일이나 말린 생선 정도를 제외하고는 농수산물 국제무역이 극히 제한되었습니다. 그런데 1980년대부터 냉동ㆍ냉장기술이 발달해 신선유통 비용이 낮아지면서 농수산물 국제유통의 기술적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1970년대에는 소련산 보드카가 우리나라에 수입될 수 없었고, 우리나라의 라면이 소련으로 나갈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냉전이 종식되고 전 세계가 글로벌 경제로 통합되면서 공산품은 물론 농산품도 자유롭게 교역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밥상에 압축된 글로벌 경제: 오늘날 우리 밥상에 오른 음식들의 식재료에 지난 30여 년간 진행된 글로벌 경제가 압축되어 있습니다.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잡은 조기, 도미 등에서 요즘은 아프리카 세네갈의 갈치, 북유럽 노르웨이의 고등어로 확대되었습니다. 호주산 쇠고기, 미국산 밀가루와 중국산 참깨 등도 들어오며, 튀김용 올리브유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그리스에서 온 수입품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후식으로 먹는 칠레산 포도, 브라질산 오렌지, 이란산 석류 등도 있습니다. 집에서 차리는 밥상뿐 아니라 식당에서도 원산지 표시가 의무화되어 있어 식재료의 산지를 표시하는데, 유심히 살펴보면 그야말로 만국박람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는 농수산업도 경쟁의 범위가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 과수업자의 경쟁자는 국내 다른 과수업자뿐 아니라 지구 반대편 칠레의 과수업자로 확대되었고, 남해안 양식업자의 경쟁자는 중국뿐 아니라 북유럽 노르웨이의 연어와 고등어 양식업자로 확대되었습니다.

김치와 K푸드 입맛의 글로벌화: 우리나라가 10대 경제대국으로 올라서고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수준이 되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다른 나라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식재료의 수출이 늘어나고 외국에 있는 한식당에 외국인 손님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와인, 스위스의 치즈, 스페인의 올리브유 등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지듯이 우리나라의 김치와 된장, 간장도 고급 식재료와 음식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20세기 후반에 진행된 우리나라의 성공적 산업화와 글로벌 경제화가 맞물려 나타난 현상입니다.

글로벌 경제란 관념적 차원이 아니라 매일 대하는 밥상에서도 접하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글로벌 디지털 시대에 글로벌 식재료로 만들어진 음식을 먹어서 몸을 유지하고, 글로벌 콘텐츠를 접하면서 지식을 확장시키는 시대입니다. 이 같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우리는 글로벌 시대에 걸맞지 않은 편협하고 퇴행적인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대하는 자가당착을 보입니다. 시대에 걸맞은 시각과 역량을 갖추어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로마의 멸망 원인을 둘러싼 일반화의 오류가 비롯된 배경

정교한 논리의 황당한 오류, 제논의 역설: ‘제논의 패러독스’라는 논리학 명제가 있습니다. 그리스의 철학자 제논은 “마라톤의 영웅인 아킬레우스와 거북이가 달리기를 해도 거북이가 아킬레우스보다 앞서서 출발하면 아킬레우스는 영원히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아킬레우스가 10km를 따라붙으면 거북이는 1m를 전진하고, 전자가 또 1m를 전진하면 후자는 10cm, 전자가 또 10cm를 따라붙으면 후자는 1cm 전진하는 식으로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이것은 시간 변수를 감안하지 않아 생겨난 착각입니다. 아킬레우스와 거북이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달리기를 한다면, 언젠가는 아킬레스가 거북이를 추월합니다. 이 패러독스는 아킬레우스가 거북이를 추월하기 직전까지로 한정한 것이 오류입니다. 이처럼 중요한 요소를 감안하지 않았을 때는 제논의 패러독스처럼 아무리 미시적 논리가 정밀하더라도 비현실적인 결론이 도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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