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확실하게 행복하기로 했다
이시카와 요시키, 요시다 히사노리 지음 | 느낌이있는책
이왕이면 확실하게 행복하기로 했다
이시카와 요시키, 요시다 히사노리 지음
느낌이있는책 / 2018년 11월 / 240쪽 / 13,800원
프롤로그_ 인생을 ‘그냥저냥’ 살지 않기 위하여
과학과 종교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해 생각하던 대학생 시절, 칼 포퍼라는 철학자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칼 포퍼의 주장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세계는 신이 창조했다. 이 사실 자체를 설명할 필요는 없다.”라는 게 종교이며, 이에 반해 “신이 창조했을지는 모르지만 조사해보니 빅뱅이라는 것이 옛날에 있었고요. 보세요, 여기 증거 가…….”라고 말하는 것이 과학이란 이야기다. 즉, 과학이란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을 때 지금까지의 가설이 잘못되었다고 교리를 수정할 수 있는 유일한 종교’다. 멋지게 표현하자면 과학에는 ‘반증 가능성’이 있다.
‘나’의 본업은 아나운서로 과학에 관한 해박한 지식은 없다. 하지만 예전부터 내 안에는 과학을 인생에 응용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엄청난 양의 지식이 업데이트되는 과학을 빌어 인생을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을 취급 가능한 형태로 알려줄 과학자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이시카와 요시키’ 씨를 만나게 되었다.
이시카와 씨는 예방의학 연구자로 도쿄대학교 의학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에서도 공부한 엄청난 엘리트다. 경력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그 이상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한 것은 이시카와 씨의 이야기가 나를 두근거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시카와 씨는 ‘친구의 수’와 ‘수명’의 연결 고리를 최신 예방의학으로 발견하는 등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삶의 부분을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하여 그와 함께라면 세상의 다양한 문제를 과학적 시선, 객관적 시선으로 바라보고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감정 바라보기 - 두근거리며 눈뜨고 흡족하게 잠들기 위하여
누구에게나 통하는 행복 스킬이 있을까?
요시다(닛폰방송 아나운서) - ‘인생을 행복하게 만드는 스킬’이라는 것은 어쩐지 믿음이 가지 않아요. 뭔가 딱 하나로 정리되지 않잖아요? 하지만 그런 스킬이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생각하지 않아요. 개인이 행복해지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고 믿어요. 다만 각자의 상황에 맞는 방식이 있을 뿐이죠. 저는 보편적인, 그러니까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어요. 그런 방법을 가장 잘 알고 있을 것 같은 사람은 이시카와 씨 같은 ‘과학자’란 생각이 들었어요.이시카와(예방의학ㆍ행동과학 전문가) - 정말 영광이네요. 왜 그렇게 생각하셨죠?
요시다 - 저는 대학교에서 인간과학을 공부했는데, 그때 필수 도서로 읽은 데즈먼드 모리스의 『털 없는 원숭이』가 정말 재미있었어요. 예를 들어 외계인이 지구에 온다면, ‘이건 고래라는 생물이다’라는 식으로 관찰하겠죠? 이때 인간만 특별 취급을 하지는 않을 거예요. ‘인간은 털 없는 유인원이다’라고 기술할 겁니다. 이런 게 과학적 시각 아닐까요? 엄청나게 재미있고, 객관적인 관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인간은 평소 이런 과학적인 시각을 염두에 두지 않아요. 각자 처한 상황과 성격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죠. 그래서 각각 느끼는 행복도 다르고요. 하지만 넓게 보면 인간은 ‘털 없는 원숭이’이고 사는 데 필요한 것도 모두 같아요. 이게 과학적이고 객관적 시각이죠. 그렇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행복’에 다가갈 수 있다면 모두가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나 지혜가 될 거라 생각했어요.
두근거리며 눈을 뜨고 흡족한 기분으로 잠들기
이시카와 - 저는 ‘예방의학’, 그러니까 인간이 보다 잘 살기 위해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아내는 학문을 연구해요. 제 연구의 최종 목표는 ‘아침에 두근거리며 눈을 뜨고 밤에 흡족한 기분으로 잠드는 것’입니다. 빈곤과 질병을 웬만큼 극복한 지금, 질병 예방을 넘어서 삶의 질과 행복을 연구하게 된 거죠. 구체적으로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연구합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환경을 조절할 수 없다면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일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두근거림을 만들어가는 거죠. 예를 들어 여름은 매우 더운데 그 상황을 어떻게 하면 즐길 수 있을지 같은 겁니다. 요시다 - 와, 그런데 더위를 즐길 수도 있나요?
이시카와 - 먼저 덥다고 짜증을 내기 전에 그 기분을 높은 위치에서 내려다보는 거예요. ‘내가 지금 덥다고 느끼고 있구나’ 하고요. 뇌가 덥다는 느낌에 사로잡히기 전에 조금 여유를 주는 것입니다. 감정에 떨어져서 바라보면 내 상태가 보이고 주변이 보여요. 그리고 여유를 가지고 주위를 둘러보면 여름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도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아이들이죠.요시다 - 아, 아이들!
이시카와 - 아이들은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이 있으면 계단을 선택해요. 엄마와 손을 잡고 있다가도 뿌리치고 뛰어서 계단을 올라가지요. 저도 그걸 보고 따라서 계단으로 올라가 봤어요. 지치더라고요. 그래도 즐거웠습니다.요시다 - 이해가 돼요.
이시카와 - 더운 여름이라도 마음먹고 몸을 움직이다 보면 뇌에서 엔도르핀이 나와서 즐거워집니다. ‘아, 이렇게 즐기면 되는구나’ 하는 것을 아이들이 가르쳐줬죠. 이걸로 두근거리는 마음이 하나 생긴 거죠. 이런 식으로 두근거림을 하나씩 쌓아가는 겁니다. 되도록 자주요. 그러다 보면 흡족한 마음으로 잠드는 나날도 늘게 돼요.
나를 움직이게 하는 진짜 ‘감정’은 무엇일까
요시다 - 많은 사람이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생각처럼 안 된다는 게 문제예요. 이시카와 씨는 과학자니까 냉정하고 침착한 성향을 갖고 있고, 그래서 감정까지도 조절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이시카와 - 저도 많은 감정을 느낍니다. 위대한 과학자들을 살펴보면 전혀 냉정하지도 침착하지도 않습니다. 과학자는 간단하게 말하면 문제를 찾아내고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거나 해결하는 일을 하잖아요. 문제를 해결할 때는 이성, 즉 부정적인 감정이 필요해요. 하지만 문제를 찾아내고 생각할 때는 오히려 이성이 방해가 됩니다. 세세한 부분까지 너무 신경을 쓰면 큰 목적을 잊어버리기 쉽기 때문이죠. 그래서 문제가 무엇인지 생각할 대는 편견이나 이성 없이 즐거운 상태, 즉 긍정적인 상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시다 - 바로 그걸 묻고 싶습니다. 그렇게 문제를 발견하기 위해서 감정을 긍정적으로 만들고, 또 해결하기 위해서 부정적으로 만드는 기술이요. 이시카와 씨는 어떻게 감정 조절 능력을 길렀나요? 이시카와 - 간단하게 말하면 훈련입니다. 일상생활에서 문제를 만들어보면서 내 감정을 살피고 다뤄보는 거죠. 문제를 만드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질문을 만들기 위해서도 먼저 마음이 움직여야 하거든요.
학교 교육은 주로 이미 있는 문제에 대답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죠.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은 문제를 설정하는 기술을 배우지 못한 채 성인이 됩니다. 하지만 제가 하버드에서 처음 배운 것은 희로애락의 감정을 조절하는 트레이닝이었습니다. 먼
저 자신의 감정을 움직이는 기술을 익히게 하는 거죠.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공부가 지겹게 느껴집니다. 연구나 공부는 기본적으로 이성을 사용하는 작업이지만 이성만 사용하면 금방 피곤하고 질리거든요. 그런데 게임을 하는 감각으로 하면 감정이나 감각이 움직이기 때문에 계속할 수 있어요. 그래서 일상생활 속에서 문제를 설정하는 훈련을 쌓아서 평상시에도 감정을 쉽게 조절할 수 있도록 해두는 거죠. 수식도 이론적으로 식 전개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훈련을 하는 거예요.요시다 - 천문학 공부를 한다고 하면 ‘와! 태양은 어떻게 저렇게 밝은 거지?’ 하면서 두근거리는 마음부터 가진다는 거죠? 일종의 그건 ‘호기심’ 아닐까요?이시카와 - ‘호기심’이라 볼 수도 있어요. 비슷하죠. 다른 것은 이런 호기심을 ‘유지’하고 ‘적용’하는 것입니다. 제 경우에는 부정이 끼어들면 공부가 싫어지고 지쳐버립니다. 그래서 시작 전에 의도하지 않아도 ‘호기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겁니다. 저는 책을 펴기 전 단계에서 이미 공부의 90%가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훈련을 하다 보면 나라는 인간이 무엇에 흥미를 느끼고 있는지 알 수밖에 없어요. ‘나에게 재미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이해하지 못하면 여러 가지 공부를 해도 결국 질리고 말죠. 진짜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감정을 알아두면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 행복의 한 축인 만족 면에서도 도움이 될 거고요.
‘이성’이 자리 잡으면 호기심은 문을 닫고 떠나지
요시다 - 저는 ‘배움’의 동기부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식에서 벗어나는 것’과 ‘호기심을 가지는 것’이요. 그런데 어른이 되면서 두 가지 모두 대부분 사라지고 맙니다. 이시카와 - ‘호기심이 어디서 나오는가’는 저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주제 중 하나인데요. 호기심이 있는 한 ‘배움’의 동기부여는 유지됩니다. 한편 호기심에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이 이성이죠. 이성이 앞서버리면 일반적인 것만 보고 난 다음 깊게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호기심이 생기지 않죠. 요시다 - 가령 앞에 있는 펜을 보고도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펜은 어떻게 만들어지지?’, ‘잉크의 역사는?’ 등과 같은 의문이 생기지 않고 그냥 당연히 펜은 펜이라고 여기면서요. 이시카와 - 펜이라는 당연한 존재를 ‘신기’하다고 생각하게 되면 ‘관심’이 생기게 됩니다. 위대한 발견은 언제나 ‘일반적인 것’에 대한 질문에서 나옵니다. 그러니까 호기심이 생기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왜’가 아니라 ‘의아하게 생각하는’ 거예요. 요시다 - 그런데 학교에서는 ‘호기심을 가지는 방법’은 가르쳐 주지 않잖아요?
이시카와 - 저는 개그맨들에게서 힌트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개그맨들은 개그로 인기를 얻지 못했더라도 엄청나게 성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공했다는 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중요한 능력을 길렀다는 뜻이에요. 개그라는 것은 일단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다음 자기 자신에게 몰입하게 만들죠. 한 인기 TV 프로그램 PD에게 “개그맨은 어떻게 관객의 관심을 끄나요?” 하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일단 일반적인 이야기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관객들이 ‘이 사람은 재미있는 사람’이라는 선입관을 가지고 보면 마음을 사로잡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일반적인 상황을 만든 다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니 그 갭을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일단 이 세상에서 일반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해요. 그런 다음 의심하기를 반복하면 호기심을 가지는 능력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5W1H’를 배우지만, 사실 호기심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한 것을 보고 이상하다고 느끼는 감각입니다.
인생을 해석하는 데 과학이란 무엇일까
요시다 - 잠시 과학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지금 인생을 과학으로 풀어보고 있으니까요. ‘과학’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무엇일까요?이시카와 - 물건이나 현상을 요소로 분해해서 관찰하고 다시 조합해나가는 작업입니다. 19세기에 이 작업을 한 것은 의학이었습니다. 그전까지의 의학은 신뢰받지 못했습니다. 요시다 - 예전에는 의사도 믿지 못했군요. 지금은 의사나 과학자가 말하는 건 대체로 믿는데 말이지요. 그렇다면 혹시 좋은 과학자와 그렇지 않은 과학자를 구별하는 포인트가 있을까요? 이시카와 - 과학자는 기본적으로 자신이 연구하는 주제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연구에 빠져듭니다. 그런데 ‘좋지 않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배제한다면 바람직하지 못한 자세라 할 수 있습니다. 명상 연구자를 만났는데 “명상의 부작용은 무엇인가요?” 하고 물었을 때 대답을 해주는 사람이 좋은 과학자라고 생각합니다.요시다 - 거의 모든 과학자에게 통용되는 하나의 구별법이라 할 수 있겠어요. “그것의 부작용은 무엇인가요?” 하고 물으면 되겠군요.이시카와 - 맞아요. 의견을 부정당했을 때 화를 내는 것은 과학자의 자세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OO한 사람들은 XX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을 하는 통계학 교수가 있었는데, 한 패널이 “저는 아니에요.” 하고 말하니까 그 교수가 “당신은 그럴지 몰라도 통계는 그렇다고 하지 않네요.”라고 화를 냈어요. 저는 그 장면을 보고 그 패널의 주장이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신이 말한 통계가 더 포괄적인 패턴을 제시하지 않았으니 예외를 지적당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지적에 대해서 화를 내는 건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죠. 과학자는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하는 편이 좋습니다. 요시다 - 그렇다면 인생을 이야기하는 데 과학이란 무엇일까요?
이시카와 - 과학이란 삶에서 다른 면을 발견하도록 돕는 것이죠. 그리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원초적 데이터가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도 알려줍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에는 답하지 않고 모른다고 겸허하게 인정하지요. 그것이 과학이 가진 특성이라고 생각해요.요시다 - 그것은 지금 이시카와 씨가 말하는 인생 이야기가 틀릴 수도 있을 거란 이야긴가요?이시카와 - 더 확실한 논거가 있는 연구 결과가 밝혀지면 당연히 제 말이 틀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좋은 연구 결과들이 나오길 기다리기도 해요. 제 개인적으로나 세상을 생각해서도요. 행복에 관해서도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증거와 이론들이 나와서, 많은 사람이 좀 더 자주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좋은 일이 아닐까요?
욕망 바라보기 - 사람들은 자꾸 행복을 미루려고 한다
행복이란 쾌락, 의미, 몰입의 균형
요시다 - 모두가 즐거운 것이 좋다고 당연한 듯이 말하잖아요? 하지만 즐겁다는 것에는 꽤 여러 의미가 담겨 있어요. 그래서 저는 얼마 전부터 ‘즐겁다’는 말을 나눠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몰입하고 있다는 것과 기분 좋다, 이 두 가지로요. 이시카와 - 그건 조금 깊게 생각해야 하는 문제네요. 사실 ‘즐거운 상태가 무엇인가?’라는 문제는 철학으로도 과학으로도 밝혀진 것이 거의 없어요. 요시다 - 그렇군요. 잘 모르기 때문에 복합적이라고 느끼는 부분도 있을 겁니다.
이시카와 - 하지만 행복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어요. 심리학적으로 보면 행복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어요. 쾌락, 의미, 몰입. 이 세 가지죠.요시다 - 즐거움은 잘 모르겠지만 행복에 대해서는 아마도 이 셋의 균형 같습니다.
이시카와 - 쾌락만으로는 행복해질 수 없어요.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행복은 돈과 연동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한 일에 대한 대가는 보통 돈입니다. 하지만 사실 돈이 아니어도 상관없어요. 뇌를 자극해서 쾌감 물질이 나오게 할 수 있다면 그 자극 자체가 대가가 되는 편이 돈보다 훨씬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의미만으로도 행복하기 어려워요. 어떤 의미를 찾는다 하더라도 퇴색되거나 의미 자체를 두는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몰입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시다 - 무언가를 ‘한다’라는 프로세스 자체가 대가가 되기도 하잖아요.
이시카와 - 맞습니다. 몰입해서 할 일이 있다, 또는 몰입해서 이 일을 한다는 행위에는 쾌감이 있죠. 하지만 아무리 열중하던 일도 시간이 지나면 지겨워지게 됩니다. 그 감정을 이겨낼 수만 있다면 계속해서 집중할 수 있겠죠. 그러려면 자신이 도대체 무엇에 싫증난 건지 정확하게 인식해야 해요. 질린다는 느낌이 들어도 정확히 무엇에 싫증난 건지 알아채기 힘들어요. 예를 들어 그냥 화가 난 것을 아는 것과 지금 무엇에 화를 느끼는지 아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후자는 ‘메타 인지’라고 해서 자신을 아주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감각을 가지는 걸 말해요. 축구 선수 혼다 케이스케 씨는 자신과의 대화를 ‘내 안에 있는 리틀 혼다에게 묻는다’고 표현했는데요. 자신을 이름으로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을 객관화해서 보는 것이 가능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쨌든 행복은 단순히 어떠한 하나의 충족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