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
오시마 노부요리 지음 | 윌북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
오시마 노부요리 지음
윌북 / 2018년 11월 / 176쪽 / 10,800원
1. 언제나 나보다 남부터 생각해요
그 사람의 말과 행동에 일희일비하는 나! 너무 지쳤어요
‘어? 지금 저 말 무슨 뜻이지?’: 남에게 중심을 빼앗기는 일이 잦은 사람들은 상대의 한마디 한마디에 ‘저 사람이 왜 그런 말을 했을까’ 하고 곱씹으며 자신의 해석을 덧붙이기 시작합니다. 별것 아닌 말로 상대의 생각을 넘겨짚고는 ‘저 사람은 날 우습게 보고 있어!’ 하고 결론을 내리고 화를 내거나 만만하게 보이도록 행동한 자신을 꾸짖죠. 상대의 사소한 행동을 멋대로 자신과 연결하는 것은 어쩌면 단순한 ‘자의식 과잉’일지 모릅니다.
상담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일입니다. 알코올의존증 환자가 술에 취한 채로 상담실을 찾아왔습니다. 술 취한 환자는 상담실에 들이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나 방금 전에 정말 죽어버리려고 했어!”라고 말하는 환자를 그냥 둘 수가 없었습니다. 초조한 마음에 원장님을 찾아가 이번 한 번만 이야기를 듣게 해달라고 직접 부탁했습니다. 그러자 원장님이 의미심장하게 웃으시며 그렇게 하라고 승낙해주셨습니다.
‘내가 뭘 잘못했나?’라는 생각을 과하게 한다: 술 냄새가 진동하는 환자는 상담실로 들어오자마자 계속해서 같은 이야기를 반복했습니다. “내가 돈이 너무 없어서 말이지, 아까는 공원에서 맨손으로 비둘기를 잡아가지고 구워 먹으려고 했다니까!”라면서 맨손으로 비둘기를 잡았다는 자랑을 늘어놓았습니다. 솔직히 ‘돈이 하나도 없는데 무슨 수로 취할 때까지 술을 마셨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지만, 환자가 죽는다는 말을 했기 때문에 묵묵히 그의 이야기를 듣기로 했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이제 그는 눈물을 머금고 “선생님은 참 좋은 사람이야”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사람이라는 칭찬을 듣는 순간, 의자에 기대어 있던 몸을 바로 세우며 귀를 쫑긋하게 되더군요. “나 같은 사람이 하는 얘기도 항상 친절하게 들어주고. 선생님은 진짜 좋은 사람이라니까.” 울먹이며 말하는 목소리에 덩달아 눈물이 나면서 손을 잡아주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 환자는 졸린 눈으로 이런 말을 툭 내뱉었습니다. “근데, 선생님도 좀 차가운 데가 있어…….”
‘네? 지금 그 말 무슨 뜻이죠?’ 나는 되묻고 싶어졌습니다. 개인적인 사정도 다 제쳐두고 환자의 이야기부터 들어주겠다는 내 태도가 왜 차갑다는 것인지 꼬치꼬치 캐묻고 싶은 충동을 억눌렀습니다. 동시에 ‘혹시 이 환자, 내 차가운 태도에 상처받아서 술 먹고 죽으려고 한 건 아니겠지?’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차서 몹시 불안해졌습니다. 그렇다고 환자에게 사실을 확인했다가는 ‘그래, 너 때문이야!’라는 답을 들을 것이 뻔해서 차마 물어보지도 못했습니다. 그 대신 내가 이 환자에게 어떤 차가운 태도를 보였는지, 지금까지의 만남을 머릿속에서 하나씩 재생하며 검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원장님께 싫은 소리를 듣는 바람에 마음에 여유가 없던 날이 있었지. 그날을 말하는 건가?’ 이렇게 하나를 떠올렸더니, 짚이는 구석이 점점 많아지더군요. ‘나도 바쁜 사람이야. 여유가 없는 걸 어떡하라고!’라며 화를 내기도 했지만, ‘혹시 내 태도가 상처를 준 거면 큰일인데’ 하는 생각 또한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만약 술을 마시고 죽으려고 했던 이유가 나라면? 나, 이 일을 계속할 자격이 없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에서 좀처럼 빠져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남의 말을 지나치게 곧이듣고 말려든다: 그러다 결국 ‘이 일을 계속할 수 없다면 살아가는 의미 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집에 돌아와 쉬는 동안에도 환자에게 미안하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끊임없이 맴돌았죠. 이렇게 괴로울 바에야 차라리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한 죄책감과 열등감에 시달렸습니다. 더 이상 이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고개를 떨군 채 생활한 지 일주일쯤 지났을까 문득 원장님의 의미심장한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잠깐! 혹시 지금 나 말려든 건가? 그래서 이렇게 괴로웠던 거였어?’ 정신이 번뜩 들었습니다.
‘말려듦’이란 알코올의존증과 관련해서 사용하는 용어 중 하나로 ‘의존증 환자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다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상대의 감정에 휘말려 괴로워지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그대로 달려가 “원장님! 저 환자한테 말려들어서 힘들었던 거, 맞죠?” 하고 물었더니 원장님은 이제야 알았냐며 살 짝 웃어 보였습니다. 원장님과 다른 선생님들은 내가 환자에게 말려들었다는 사실을 모두 눈치 채고 있었고, 이 상태가 얼마나 계속될지 내기까지 했던 모양입니다. 심지어 원장님은 자신의 예상이 적중했다며 몹시 기뻐하더군요. 그 후 원장님은 상대의 말을 곧이곧대로 다 받아들이면 상대의 감정에 휘말려 자신을 잃게 된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2. 늘 예민하고 긴장된 상태로 생활해요
진심을 표현하면 입장이 바뀐다
어설프게 덤비면 관계가 무너질 뿐이다: 늘 남의 기분을 신경 쓰다 보면 자신의 진심을 말하지 못하게 됩니다. 사양하는 마음으로 진심을 감춘 것인데, 주변인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사람이라고 낙인찍고 은근슬쩍 허드렛일을 떠넘기기 시작하죠. 정신을 차려 보면 본인조차 자신의 진심을 모르는 상태가 될 때도 있습니다.
직장 상사와의 관계 때문에 고민하는 한 남성이 있었습니다. 상사가 업무 처리가 느리다며 주의를 주는데, 사실 일이 늦어지는 원인이 상사가 시킨 잡무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전 직장에서도 똑같은 일을 겪었는데, 자꾸 허드렛일을 떠넘기는 상사에게 화를 내는 바람에 관계가 악화되어 직장을 옮겼다고 합니다. 이번에도 상사의 눈치만 보면서 참고 있다가는 지난번처럼 분노가 폭발해 관계를 망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상사의 지시를 거절하자니 미움받을 것 같아 두려웠죠.
바로 그 시기에 ‘진심 모드’와 만났습니다. 안절부절못하고 주뼛주뼛할 때 마음속으로 ‘진심 모드!’를 외치면 진심이 튀어나와 한순간에 상황이 바뀌는 기술입니다.
허드렛일을 떠넘기는 상사에게 뭐라고 말할까?: 상사가 “이 자료 좀 정리해줄 수 있어?”라고 말을 건넸을 때 마음속으로 ‘진심 모드!’를 외쳤더니 “더 급한 업무가 있는데, 다른 사람에게 맡기시면 안 될까요?” 하고 생각지도 못한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그랬더니 물고 늘어질 줄 알았던 상사가 “아, 그래?” 하고 깔끔하게 물러나서는 스스로 그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진심을 말하면 이렇게 좋구나!’ 하고 살짝 감동했습니다.
그 후 상사가 짜증을 내면서 “언제까지 그 일만 붙잡고 있을 거야?” 하고 다그쳤을 때도 머릿속이 하얘지기에 얼른 ‘진심 모드!’를 외쳤습니다. 그랬더니 “일정보다 빨리 진행하고 있는 건데요.” 하고 침착하게 답할 수가 있었습니다. 머릿속에서는 빙빙 맴돌지만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말들이 자연스럽게 나오면서 상사와의 마찰 없이 진심을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한 지 꽤 됐는데 아직도 한 사람 몫을 못한다니까”라는 말을 듣던 그는 ‘진심 모드!’를 쓰면서부터 “요즘 실력이 부쩍 좋아졌네”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은 똑같이 했는데, 진심을 표현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평가가 완전히 달라진 것입니다.
‘진심 모드!’를 켜면 생각대로 움직일 수 있다: 개미도, 인간도 무리를 이루면 자동으로 2:6:2 계층이 형성됩니다. 20퍼센트가 열심히 일을 하고 60퍼센트는 일하는 척을 합니다. 하위 20퍼센트는 모두의 스트레스를 떠안은 채 일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상위 20퍼센트가 가벼운 마음으로 바쁘게 일할 수 있는 것은 다른 모든 사람의 스트레스를 하위 20퍼센트가 떠안은 덕분이지만 아무도 그 구조적 특징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감사하는 일도 없습니다. 감사는커녕 스트레스를 쏟아붓는 대상으로 삼아 멸시하고 괴롭히기까지 하죠.
하지만 이는 뇌 네트워크를 통해 일어나는 일입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모두가 나를 괴롭혀”, “차별당하고 있어”라고 남에게 이야기해봤자 “피해망상이야”라는 말을 듣기 십상입니다. 다른 사람을 신경 쓰느라 진심을 말하지 못하는 것은 하위 20퍼센트 계층에 속한다는 증거로 뇌를 통해 모든 사람의 스트레스가 흡수되기 때문에 자동으로 신경을 써서 혼자 스트레스를 축적하는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심 모드!’를 활용하면 하위 20퍼센트에서 쉽게 빠져나와 상위 계층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남의 기분이 신경 쓰인다 싶으면 ‘진심 모드!’를 외쳐보세요. 조바심이나 초조함을 느낄 때도 ‘진심 모드!’를 외치면 밀려오는 스트레스들을 물리치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남들이 자신을 신경 쓰게 되어 마음먹은 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3. 열등감이 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어요
‘정말로 내 탓일까?’ 하고 마음에게 물어본다
늘 사고가 방해를 한다: 머릿속을 들여다보면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했다는 불안함과 ‘그 사람 짜증나’, ‘저 사람한테 내가 실수한 거 아닐까?’ 등의 분노, 초조함의 감정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타인과 나 사이의 벽이 낮아서 흘러들어온 타인의 불쾌한 감정일 수 있습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뇌 네트워크에 연결되기 때문에 타인으로부터 흘러들어오는 감각과 자신이 진짜로 느끼는 감각을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진정한 나를 되찾기가 쉽지 않죠. 일찍이 현자들이 타인과의 접촉을 피해 산이나 사막에서 수행하며 본연의 자신을 찾으려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간단하게 본래의 자신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마음아!’라는 마법의 말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지금 배고프지 않아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순간적으로 “네, 배고파요!” 혹은 “아니요, 배 안 고파요!” 등의 답이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이것이 바로 ‘생각의 흐름’입니다.과연 이 생각의 흐름이 온전한 자신의 것일까요? 어쩌면 뇌 네트워크를 통해 흘러들어온 옆 사람의 것일지도 모릅니다.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질문 앞에 ‘마음아!’라고 태그를 붙여보면 구별이 가능해집니다(태그는 행선지의 표지 같은 것이랍니다).
‘마음아! 나 좀 도와줄 수 있어?’ 하고 진짜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그러면 ‘당연히 도와줘야지’ 하는 대답이나 ‘난 항상 널 돕고 있는 걸!’이라는 다정한 목소리가 들릴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마음이며, 뇌 네트워크에게 간섭받지 않는 진짜 자신의 대답입니다.
마음은 진실을 알고 있다: 만약 ‘마음아! 나 좀 도와줄 수 있어?’라고 질문했을 때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는다면 뇌 네트워크의 간섭을 받는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마음아! 나와 마음 사이를 가로막는 것이 있니?’ 하고 질문해보세요.
그러면 ‘있다’는 답이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만약 아무런 대답도 없다면 ‘뭐가 방해하고 있지?’ 하고 물어봅시다. 그 순간에 떠오른 사람이 뇌 네트워크를 통해 마음과의 대화를 방해하고 있는 인물일 테니까요. 그다음에는 ‘마음아! OO의 방해를 없애 줘! 그리고 방해물이 다 사라지면 가르쳐 줘!’ 하고 부탁을 해보세요.
‘다 됐어! OK!’라는 답변이 들려오면 한 번 더 ‘마음아! 아직도 나와 마음 사이를 방해하는 것이 있어?’ 하고 확인합니다. ‘이제 없어!’라는 답변이 돌아올 때까지 이렇게 방해를 없애는 프로세스를 반복합니다. 방해가 없어지면 본래의 자신(마음)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마음에게는 무엇이든 질문할 수 있죠. ‘마음아! 난 지금 어떤 상태야?’라는 막연한 질문에도 ‘꽤 괜찮은 상태야!’라고 대답해주곤 합니다. ‘아니. 하나도 안 괜찮은데?’ 하고 머리가 간섭을 할 때는 ‘마음아! 정말이야?’ 하고 확인을 했습니다. 그러자 마음이 ‘넌 늘 잘하고 있는 걸!’ 하고 별일 아니라는 듯 대답해주더군요. 그 대답을 들은 순간 살짝 눈물이 맺힐 뻔했습니다.
불안이 덮쳐오면 ‘마음아!’를 외친다: 언젠가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느닷없는 불안감에 휩싸였던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일을 할 수 있을까?’, ‘나중에는 아무도 날 상대해주지 않을지 몰라’ 등의 생각이 갑자기 밀려와 견딜 수 없이 불안해졌습니다. 나는 곧바로 마음에게 물었습니다.
‘마음아! 지금 날 덮쳐오는 이 불안은 뭐야?’ 그러자 마음은 ‘그건 네 진짜 감각이 아니라 주입된 감각이야!’ 하고 가르쳐주었습니다. 누가 나한테 이런 감각을 주입하고 있냐고 물었더니 ‘엄마가 주입하고 있어’라고 답하더군요.
사실 엄마와는 오랫동안 연락을 끊고 지내는 상태였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어떻게 엄마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엄마에게 “넌 칠칠치 못해”, “뭘 해도 끈기가 없어”라는 말을 수없이 듣던, 뭐 하나 잘하는 것이 없던 비참한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혹시 나와 멀리 떨어져 지내는 엄마의 괜한 걱정들이 뇌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다시 질문을 던졌습니다.
‘마음아! 엄마가 어떤 감각을 주입하고 있지?’ 그러자 마음은 답했습니다. ‘나이를 먹어도 내가 돌봐주지 않으면 안 되는 아이라고 주입하고 있어!’ ‘난 못난 인간’이라는 감각이 뇌 네트워크를 통해 멀리 떨어진 엄마로부터 주입된 것이라는 사실을 이때 알게 되었습니다. ‘마음아! 이런 엄마의 감각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해?’ 하고 묻자 마음은 ‘내 감각이 아니라 엄마의 감각이 전해진 것뿐이라고 생각하고 무시하면 돼!’라고 답했습니다. ‘마음아! 무시하면 엄마를 외면하는 것 같아서 죄책감이 생기는데?’라고 다시 묻자 ‘그 죄책감이야말로 엄마로부터 흘러들어온 감각일 뿐이니 무시해도 괜찮아’라는 대답 이 돌아왔습니다.
마음의 말대로 나를 비참하게 만드는 불안감을 엄마의 감각이라고 여기고 무시해봤더니 ‘어? 이 감각들은 정말로 필요 없었던 거잖아!’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가벼워지고, 중심이 잡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갈피를 못 잡던 감정들이 제자리를 찾았고, 불필요한 것들을 치워버렸을 때의 상쾌함을 느꼈습니다. 마음의 가르침은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그것은 네 진짜 감각이 아니야’라고 가르쳐준다: 어느 날 친구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봤습니다. 그 순간 문득 ‘나 정말 못생기고 볼품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가 나온 모습이 너무 추하게 느껴졌고, 죽고 싶다는 충동과 함께 패닉 상태에 빠졌습니다. 살을 한 번에 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죽는 수밖에 없어’라는 생각이 마구 밀려왔죠. 나는 다급히 마음에게 물었습니다.
‘마음아! 추하다는 이 감각은 정말 내 감각이니?’ 두려움에 떨며 조심스레 묻자 마음은 ‘아니야!’ 하고 딱 잘라 말해주었습니다. 그럼 내가 멋대로 이런 감각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뜻인가? 확인하고 싶어진 나는 다시 물었습니다. ‘마음아! 그럼 이건 누구의 감각이지?’
그러자 마음은 ‘옆에 있는 친구의 감각이야’라고 답했습니다. ‘마음아! 그럼 옆 친구의 감각이 전해진 것뿐이야?’ 하고 또다시 묻자 마음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옆 친구에게 “너 혹시 요즘 체형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 하고 넌지시 물어봤습니다. 친구는 당황스럽다는 표정으로 “아닌데? 갑자기 무슨 소리 하는 거야!”라고 말했지만 답하는 순간 시선이 오른쪽 위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거짓말을 할 때 오른쪽 위를 보는 습성이 있다는 말이 떠올라 조금 더 질문해봤더니 사실은 요즘 체중이 늘어 근력 운동을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나는 마음의 대단함에 깜짝 놀랐습니다. 불쾌한 감각은 실제로 내 감각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4. 불편한 사람이 주변에 많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