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책을 읽기로 했다
김범준 지음 | 비즈니스북스
나는 매일 책을 읽기로 했다
김범준 지음
비즈니스북스 / 2018년 6월 / 240쪽 / 13,000원
제1장 책이 나를 살렸다
네 번째 실패, 세상으로부터 거부당하다
그것은 내가 살아온 방식, 아니 삶 자체가 틀렸다고 부정당하는 경험이었다. 때는 행정고등고시에서 네 번째 불합격 통보를 받고 난 후였다.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5년 동안 준비했던 행정고등고시를 그만두기로 했을 때 다시는 제대로 일어설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호기롭게 시작한 고시 공부에서 나는 처참하게 실패했다. 이미 직장생활을 시작한 친구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자리를 잡은 나이 서른 살, 나는 그 나이에 뒤늦게 구직 활동을 시작했다. 그런 내가 지금의 회사에 합격한 건 천운이었다. 그래서 회사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원하는 곳에 입사했다는 기쁨보다는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아, 드디어 출발점에 서긴 했구나.’
사람이 겪는 인생 그래프로 보자면 나는 초반에 거칠 것 없이 잘나갔다. 그러나 계속 상향선을 그리던 인생 그래프는 사회 진입을 코앞에 둔 시점에 고꾸라졌다. 그렇게 남들보다 한 템포 늦게 출발했다. 하지만 나름대로 좋은 직장에, 곧 사랑스러운 아내와 결혼해 안정적인 삶을 꾸려 나갔다. 그래도 내 마음속 인생 곡선은 좀처럼 고시 실패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결정적으로 스스로 갖고 있던 ‘나에 대한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에 그 이후로도 꽤 오랫동안 괴로웠다.
존재감 없는 10년차 직장인
돌아보면 나는 직장생활에도 아무런 의욕이 없었다. 내가 계획했던, 원했던 일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고시에 실패한 낙오자가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차선. 그래서일까 회사에 적응하기 위해 상사와 선배로부터 예쁨을 받으려고 고군분투하는 동기들의 행동이 모두 부질없게 느껴졌다.
회의적인 내 태도를 부채질한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내가 입사한 부서가 바로 영업부였다. 비교적 내성적인 성격에 낯도 가리고 말수도 적었던 내가 영업직으로 입사했을 때 학교 선후배, 친구, 심지어 부모님까지 모두 의아해했다. ‘네가 영업이라니 의외네’, ‘영업이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라 어렵게 느껴져도 일단 잘해내면 다른 일들은 식은 죽 먹기야’ 입사 당시에 나는 축하보다 당부나 위로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었다. 업무가 내 성격과 적성에 맞지 않으니 회사를 오래 다니지 못할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마음은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티가 났다. 신입 시절에는 선배들로부터 매사 의욕이 없고 성의가 없다고 자주 지적을 받았다.
나만의 무기가 필요했다: 그날도 애꿎은 친구 하나를 불러 신세 한탄을 했다. ‘박 팀장은 뭐 하나 잘하는 것도 없는데 어떻게 나보다 먼저 승진하는 거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회사가 이상해!’ 만날 같은 래퍼토리의 내 신세 한탄에 질려버렸던 것일까. 그날따라 친구가 날을 세우며 말했다. “박 팀장? 그 친구는 신입 때부터 스피치 학원, 대학원 다니며 공부했다는 동기 아니야? 잘하려고 그렇게 노력했는데, 업무용 프로그램 자격까지 취득하면서 실력이 업그레이드했는데 잘되는 게 당연하지. 너는 그동안 뭘 했어? 회식에나 쫓아가는 게 다지?”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정말 그랬다. 이상한 우월감에 동기들의 모든 노력을 무시해왔다. 내 업무에서 나만의 전문성을 찾기는커녕, 업무 자체를 부정하는 말을 시도 때도 없이 했었다. 내게 의욕이 없다. 성의가 없다고 했던 상사들의 평가가 갑자기 이해가 됐다. 아마 그때부터였을 거다. 다른 사람에게는 없고 지금의 내가 유일하게 갖고 있는 건 뭘까? 그런 고민을 시작한 건.
그렇게 애썼는데, 아이들에게는 ‘잠만 자는’ 아빠!?
아이가 생기고 난 후 주말은 꼭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아이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 역시 아이들에게 존경받는 아빠가 되고 싶었다. 친구 같으면서도 언제나 힘이 되는 든든한 아빠, 그런 존재가 되고 싶었다. 주말에 꼭 한 번은 아이와 같이 어울리는 시간을 갖자는 것이 내가 생각한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었다.
멀리 외출은 못 하고 동네 놀이터로 아이들과 나간 어느 날이었다. 캐치볼 도구를 챙겨갔지만, 여섯 살 된 아들은 마침 놀이터에 있던 또래 여자애들과 놀고 싶다면서 캐치볼은 나중에 하자고 했다. 잘됐다 싶었다. 그리고 휴대폰으로 프로야구 중계를 보면서 빈둥빈둥 아이를 기다렸다.
“여보, 잔소리 좀 그만해. 나도 힘들어. 팀장이 닦달하지 후배들은 치고 올라오지. 회사가 얼마나 힘든 줄 알아?”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바로 아들의 목소리였다. 다른 애들과 소꿉놀이 중 아빠 역할을 하게 된 아들이 저런 말을 하고 있었다. 아이에게 나는 저런 푸념이나 하는 아빠가 되어버린 걸까. 당장이라도 아이를 잡고 묻고 싶었다. 회사에서는 인정받지 못해도, 집에서는 좋은 아빠로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나는 무의미한 존재였다.
책이 인생을 바꾼다면서!?: 집에 돌아왔지만 나는 아이에게 아무것도 물어볼 수 없었다. 겁이 났다. 아들에게 ‘아빠는 늘 잠만 자고, 우리한테 뭐든 하지 말라고만 하잖아’라고 듣게 되면 정말 모든 게 무너질 것만 같았다. 아이들이 다 잠들고 난 그날 밤, 아내와 식탁에 마주 앉아 놀이터에서의 일을 이야기했다. 아내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내가 정말 그래? 나는 한다고 하는 건데, 당신한테도 서운한 소리만 하고 그래?” 아내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예전의 당신답지 않게 요즘 이상하긴 해. 당신 힘든 거 알지. 요즘 회사가 평생직장, 이런 개념도 아니고 여러모로 불안하잖아. 그러니까 예전과 다르게 짜증 내는 일도 많아지고…. 애들이 보는 아빠가 그런 모습이니까 그렇게 흉내 내지 않았을까. 어쩔 수 없지. 회사가 힘드니까. 이제부터라도 조심하자. 우리 애들, 말도 잘 듣고 착하잖아. 예쁘고.”
아내의 위로에 마음이 더 팍팍해졌다. 내 인생이 실패한 것만 같았다. 아내에게는 먼
저 자라고 안방으로 들여보내고 텅 빈 거실에 앉았다. 혼자 있고 싶었다. 펑펑 울고 싶었다.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이거밖에 안 되는 내 자신이 서러웠다. 벌써 마흔인데, 중견사원인데, 아이들은 이렇게 커 가는데 아무것도 이뤄놓은 게 없는 것만 같았다. 철저하게 내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 같아서, 나의 존재감 없음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 같아서 외롭고 쓸쓸했다.
그때였다. 거실 책장에 있던, 며칠 전에 서점에서 산 책이 눈에 띄었다. 『인디라이터』라는 책이었다. 책을 읽고 책을 쓰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내용의 책이었다. 나처럼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다가 우연한 기회에 나름의 독서법으로 책을 읽고 해석하며 결국에는 책을 출간하게 된 명로진 작가의 책이었다. 외근을 나갔다가 잠깐 들른 강남 교보문고에서 생전 처음 본 단어 ‘인디라이터’에 혹해서 보다가 ‘나도 언젠가 내 이름으로 된 책을 쓰고 싶다’는 마음에 충동구매한 책이었다. 그러고는 집에 와서 읽지도 않고 책장 한구석에 처넣었다. 근데 그 밤에 갑자기 그 책이 눈에 들어왔다.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어떻게 책을 읽으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마음으로 그 책을 무작정 계속 읽어나갔다. 그 밤, 나의 ‘진짜’ 독서 인생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결국 독서만이 힘이다
2008년, ‘불온서적’ 사건이 있었다. 국방부에서 몇몇 책들을 사상이나 태도 따위가 체제에 순응하지 않고 맞서는 내용의 책으로 보고 ‘불온’한 책으로 지정해 군내 반입 및 소지를 금지시켰던 일이다. 그런데 불온서적 책들 중에는 세계적인 경제학자가 쓴 책, 이미 대학교의 교양수업 교재로 사용 중인 책도 있었다. 우스운 건 사람들이 이 소식을 듣고 불온서적을 더 찾아 읽었다는 사실이다. 한 서점에서 불온서적 코너가 아예 따로 마련되었다. 읽지 말라고 한 책을 사람들이 더 찾아 읽게 되었다. 군인들마저 휴가를 나와 그 책을 읽는 상황이 발생했다.
“책은 거대한 힘이다.”라는 레닌의 말처럼 독서는 기존의 모든 질서를 바꿔놓을 만한 파워풀한 도구다. 불온서적이라는 기준 역시 책 그 자체가 갖고 있는 강력한 힘을 두려워해서 생겨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라. 기득권 세력은 대중이 어리석은 편이 체제와 사회를 자기 마음대로 쥐고 흔드는 데 편하다. 그래서 과거에 일부러 음악이나 스포츠 등을 대대적으로 권장하고 대중의 시간을 소비하게 부추긴 일도 있었다. 대중이 그저 재미만 추구하면서 하루하루 살기를 바란 것이다. 한 고위 공무원이 내뱉었다는 ‘민중은 개돼지다’라는 발언 역시 그런 시각에서 비롯된 말일 것이다. 그러니 어리석음 자체를 거부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독서는 일종의 혁명이다.
개인의 입장에서도 독서는 혁명이다. 독서는 스스로를 깨부수는 행위이다. 과거의 자신을 전복하고 주저 없이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영화 <설국열차>를 보았는가. 얼어붙은 세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무의미하게 끝없이 도는 기차에 타고 있다. 이 기차는 나름의 질서를 가지고 운영되는데 맨 뒷 칸에는 오직 생존이 목적인 사람들이, 앞 칸에는 나름의 문명 생활을 누리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영화는 뒷 칸에 있던 사람들이 투쟁을 통해 앞 칸으로 전진하는 과정을 그린다. 독서 역시 이 영화의 전개과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생존만을 바란다면 뒷 칸에 머물러도 상관없다. 그러나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전진하고 싶다면 새로운 세계로 한 발 한 발 전진해야 한다. 그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기 위한 무기가 바로 독서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지름길이다: ‘회사를 다니느라 책 읽을 시간이 안 난다’고 변명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같은 직장인으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독서란 책을 손에 들고 있을 시간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자기계발의 ‘끝판왕’이다. 시간과 공간 제약이 덜하다는 점에서(마땅히 다른 준비물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독서는 아름다운 삶의 개선을 위한 솔루션이다.
독서는 시작만 하면 1년 안에 승부가 난다. 인생을 선한 방향으로 바꾸려면 최소한의 시간을 집중적으로 투자하길 바란다. 내가 그랬다. 끔찍한 실패의 연속으로 삶에 대한 물음표가 감당할 수 없이 커졌을 때, 유일한 희망으로 여기고 시작한 독서가 딱 1년 만에 결실을 거뒀다. ‘길고 긴 인생에서의 오직 1년’이다. 세상 그 누구보다도 소중한 나 자신을 위해 이 정도도 하지 못하면 미래를 위해 무얼 할 수 있을까.
제2장 우리는 그동안 책을 잘못 읽어왔다
책은 그저 도구일 뿐
책은 목적이 될 수 없다. 독서 그 자체가 목표가 되면 안 된다. 책은 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그리고 그 효용이 끝났으면? 그걸로 끝이다. 책은 나를 위해 봉사할 때만 좋은 책이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톨스토이는 『죄와 벌』이 아무리 위대한 책이라고 해도 내가 필요로 하는 무언가에 맞지 않으면 좋은 책이 아니다. 그런 책은 눈앞에 보이는 돌 한 덩어리, 나무 한 그루, 김밥 한 줄, 바퀴벌레 한 마리와 다를 게 없다.
이전의 나는 책에 대해 지나치게 많이 기대하거나 신성시했다. 책이 지식과 정보를 다루는 매체라는 생각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것은 일종의 환상이었다. 우선 책은 좋은 거니까 하나보다는 둘이 낫다고 생각하고 애초보다 많은 수의 책을 구입하고 독서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읽어야 할 책은 서점에 갈 때마다, 온라인 서점에 접속할 때마다 많아지는 데 어떤 책을 먼저 읽어야 할지 갈팡질팡하다가 읽지 못한 책을 그저 쌓아두는 일이 많았다. 그리고 책에서 구체적인 도움을 구하려고 읽기 시작했는데 어쩐 일인지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목적이 없는 독서는 산책이지 배움이 아니라고 했던 옛말이 생각났다. 게다가 책을 산 것만으로 그 책에 담긴 지식이 내 것이 되었다는 착각을 한다. 큰 서재를 가졌으니 자신이 학식이 많다고 생각하거나 많이 읽었다고 스스로를 대단하다고 여기는 건 정신적 허영에 불과하다.
권장도서가 모두 좋은 게 아니다: 무엇을 읽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은 베스트셀러나 권장도서, 혹은 누군가가 서평에서 언급한 책을 고르기가 쉽다. 대표적인 권장도서 목록으로 ‘서울대학교 학생을 위한 권장도서 100’이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에서 추천한 책이니까 좋은 책이 많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독서가라면 한 번쯤은 기웃거려보는 도서 목록 중 하나다. 이 권장도서를 공개하는 사이트의 취지를 보면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중략) 현대사회에서 지식과 정보가 급속하게 팽창할수록 인간과 사물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은 그만큼 더 중요하다. 학생들이 고전에 대한 독서를 통해 그러한 판단력과 사고력을 함양하는 한편 성숙한 지성인으로서의 기본소양을 기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취지도 좋고 선정된 책 역시 그 취지에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독서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원하는 사람, 이를테면 업무 향상, 또 하나의 기술 습득, 앞으로 다가올 미래 준비, 제2의 일 등을 찾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이 도서 목록은 제발 미루라고 권하고 싶다. 만약 서울대학교의 권장도서 취지에 공감해 독서를 결심하고 시작했으나 완독이나 해독의 문제로 망설이고 있는가. 그렇다면 우선 그 책의 요약본이나 청소년용으로 나온 책들을 먼저 읽어보자. 그렇게 하면 적어도 독서를 중단하지 않고 이어갈 수는 있다.
마음에 드는 책을 사라: 아이를 둔 집에서 세계명작전집 하나쯤 있기 마련이다. 우리 집에도 있고 내 친구들 집에도 최소 한 질씩 모두 있다. 아이가 책을 많이 읽었으면 하는 부모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세상의 모든 부모가 다 그렇지 않은가. 자신이 사고 싶은 것은 그렇게 아끼면서도 아이들의 일, 특히 교육을 위해서라면 쉽게 지갑을 여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하지만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아이를 만들고 싶다면 어른의 욕망이 투영된 ‘OOO 전집’을 사주는 일은 그만두자. 아니 적어도 출판사에서 악착같이 홍보하는 전집을 유형별로 쫙 책장에 꽂아놓고 ‘이제 우리 아들딸이 독서광이 되겠구나!’하며 흐뭇하게 바라보는 실수를 하지 말자. 그래야 ‘아빠가 이렇게 책을 많이 사줬는데 왜 안 읽는 거니?’라고 시작하는 다툼을 방지할 수 있다. 만일 부모와 다툼이 생기면 책은 아이들에게 오히려 ‘짜증나는 그 무엇’으로 각인될 것이다. 그럴 바에야 주말에 서점에 놀러가서 전집 살 돈의 십분의 일, 혹은 백분의 일의 돈을 아이에게 직접 주고 ‘마음에 드는 책을 사라’고 하는 게 백만 번 낫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무엇을 읽지 말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다. 현명한 선택을 위해선 무슨 책을 사야 지금의 현실과 완전히 다르게 변할 수 있을까에 대한 조급한 고민보다는 내가 지금 어떤 위치에 있는지, 내 자녀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진정으로 아는 것이다.” 나는 이 문장을 이렇게 바꾸고 싶다. “읽어야 할 책을 읽고, 읽지 말아야 할 책을 읽지 않는 것이 진정으로 잘 읽는 것이다.”
책은 순간적으로 읽는다
“도대체 언제 시간을 내서 책을 읽는 거야?” 주변 사람들이 내게 자주 하는 질문 중 하나다. 직장에 다니면서 대학원을 다니고 또 글도 쓰며 한 달에 수십 권의 책을 읽으니 주변인들은 신기하다는 듯이 내게 묻는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이렇게 되묻는다. “도대체 ‘시간을 낸다’는 게 무슨 말이야?”
독서를 위해 특별히 시간을 따로 내야 하는 건 아니다. 그냥 어느 한 순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책과 늘 함께하는 것이 독서다. ‘책을 읽기 위해 특별히 시간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스스로에게 ‘독서할 시간이 없음’을 변명하는 셈이다.
제3장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