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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의 神

대도서관(나동현) 지음 | 비즈니스북스
유튜브의 神



대도서관 지음

비즈니스북스 / 2018년 5월 / 272쪽 / 14,000원





디지털 노마드 시대, 1인 브랜드가 답이다 - 스스로 만든 일자리에서 신나게 일하는 사람들

디지털이 만든 유통의 혁명, 1인 브랜드 시대를 열다



“에라, 모르겠다. ‘대도서관’으로 하자, 대도서관!” 2010년 가을, 다음TV팟 첫 방송을 준비하던 나는 재판관이 법봉을 내리치듯 손바닥으로 책상을 쾅쾅 쳤다. 방송 준비는 진즉 끝났는데, 마음에 드는 닉네임이 떠오르질 않아 고민하던 참이었다. ‘대도서관’은 게임 〈문명 V〉에 등장하는 불가사의 건축물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애칭이다. 게임에서 대도서관을 지으면 과학 기술을 공짜로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라면 누구나 지으려고 하는 건축물이다. 마침 내가 첫 방송에서 선보일 게임이 〈문명 V〉이기도 했다.

골치를 썩이던 닉네임이 해결되었으니 드디어 방송 준비 완료다! 처음부터 인터넷 생방송에는 게임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게임 화면을 내보내면 얼굴을 공개하지 않아도 되고, 게임 타이틀만 바꿔가며 지속적으로 방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문명 V〉를 재미있게 풀어내기 위해 어떻게 하느냐에 있었다. 게임을 좋아해도 실력은 프로게이머 수준은 아니어서 게임 실력을 뽐내거나 게임 공략법을 소개하는 방송은 승산이 없어 보였다. 대신 스토리텔링과 입담으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 입담과 스토리텔링으로 재미를 노리되, 어디까지나 ‘유쾌한 재미’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동현 사원, 1인 브랜드 대도서관이 되다: 컴퓨터를 켜고 드디어 첫 방송 시작! 대본 한 줄 없었지만, 신기하리만치 떨리지도 긴장되지도 않았다. 단지 빌라가 낡아서 층간소음이 걱정이었다. “누님, 제가 왔습니다. 옥수수 하나만 주세요.” 부자 나라에 가면 굽실거리고 가난한 나라에 가면 거드름 피우는 연기를 하며 정신없이 떠들다 보니 어느새 4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방송을 마친 뒤 컴퓨터를 끄고 뒤로 벌렁 누웠다. 방송이 끝났다는 게 실감나지 않았다. 아직도 몸에 열기가 가득했다. 다음 날 출근 걱정만 없다면 밤을 새워 방송할 수 있을 만큼 신나고 재미있었다. 느낌이 왔다. ‘이거다! 내가 남보다 잘할 수 있는 일, 죽을 때까지 싫증내지 않고 신나게 할 수 있는 일을 드디어 찾았다!’

이후 며칠 동안 방송을 하면서 예감은 확신이 되었다. 저녁 8시부터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간까지 쉴 새 없이 떠들어댔지만 지치기는커녕 힘이 솟았다. 시청자 반응도 점점 뜨거워졌다. 스토리텔링을 접목해서인지 여자 시청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덕분에 채팅창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욕설과 비방과는 거리가 먼, 청정 채팅창이었다. 그리고 방송 시작 일주일 만에 드디어 일이 터졌다. 처음에는 60~70명 수준이었던 시청자 수가 점차 느는가 싶더니 마침내 최대 수용 인원 1,000명을 꽉 채웠다. 잘될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빨리 반응이 올지는 몰랐다.

인터넷 방송 일주일 만에 간디 영상이 크게 히트를 치자 중대한 갈림길에 놓였다. 직장을 다니며 하루 4시간 생방송을 하는 것은 여러모로 무리였다. 인터넷 생방송이냐 직장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당시 나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다음TV팟은 수익 구조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면 빈털터리가 되는 건 시간 문제였다. 모아둔 돈도, 기댈 가족도 없었다. 그래서 오히려 결단이 더 쉬웠는지 모른다. 내 한 몸만 건사하면 된다는 생각이 모험심에 불을 지폈다. “그래, 사표를 쓰자. 그리고 ‘대도서관’으로 살자!” 평범한 대기업 사원 나동현이 1인 브랜드 대도서관으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나의 가치를 담은 퍼스널 브랜딩, 대도서관의 시작: 고등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가정형편이 더 기울어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군대 제대 후 우연히 인터넷 강의 관련 IT 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었다. 얼마 뒤에는 그 경력을 기반으로 SK커뮤니케이션즈에도 입사했다. 스펙도 학벌도 없이 대기업 사원이 된 것이다. 몇 년간 신나게 일했다. 직장에서 능력도 인정받고, IT업계의 최신 흐름을 읽는 안목도 익혔다. 하지만 대기업에서는 나의 미래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맘때 국내에 창업 붐이 거세게 불었고, 나도 본격적으로 창업 공부를 시작했다. 내가 주목한 것은 인터넷 플랫폼의 변화였다. 당시 외국에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열풍이 한창이었다. 반면 국내에서는 이 새로운 플랫폼에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이런 새로운 형태의 SNS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가능성이 있을 거라 판단했다. 당시 인기였던 싸이월드의 경우 내가 누군가의 집을 방문해 소통하는 플랫폼이었다면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남의 집을 일일이 돌아다니지 않고 내 집 안방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타인과의 소통이 가능하다. 내가 누군가를 팔로우하면 그 사람의 게시물이 내 계정으로 날아오기 때문이다. 발품을 팔며 일일이 찾지 않아도 내 취향과 관심사에 맞는 정보가 저절로 굴러들어오는 셈이다.

이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변화다. 그리고 이 변화의 파도를 제대로만 타면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확신했다. 문제는 자금이 없다는 데 있었다. 학벌도 스펙도 변변치 않은 일개 사원을 누가 어떻게 믿고 돈을 투자하겠는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퍼스널 브랜딩’이었다. 집안, 배경, 스펙, 학력, 소속 등에 얽매이거나 집착할 게 아니라 내 이름 석 자를 브랜드로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당시는 퍼스널 브랜딩의 수단으로 블로그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았다. IT 동향에 밝았던 나는 이미 해외에서 유튜브를 이용한 퍼스널 브랜딩 사례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개인이 직접 기획하고, 촬영과 편집을 한 동영상으로 유튜브에서 엄청난 광고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통신 속도와 환경의 변화로 인해 텍스트나 이미지를 소비하는 시대에서 동영상을 소비하는 시대로 바뀔 걸 예감했다.

마침 이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인터넷 강의와 관련해 기획, 촬영, 편집 등을 해본 경험이 있어 동영상 제작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유튜브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린다 해도 수익을 거두기는커녕 봐줄 사람조차 거의 없는 실정이었다.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 국내에도 유튜브 개인 수익화 모델이 도입되겠지만, 멍하니 앉아 기다리고 있기에는 마음이 바빴다. 그때 인터넷 생방송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이 눈에 띄었다. 1인 브랜드로서 나 자신의 가능성을 타진하기에 안성맞춤인 분야였다. 예전에 세이클럽 라디오 방송에서 DJ를 한 경험이 있어 방송 진행에도 자신이 있었다. 마침내 다음TV팟에서 1인 브랜드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나동현의 1인 브랜드, 대도서관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디지털 플랫폼이 일으킨 유통 혁명, 주인공은 1인 브랜드: 요즘은 연예인이 아니어도 누구나 1인 브랜드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누구라도 쉽게 정보를 생산ㆍ가공하고 의견을 피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TV가 개인에게 영향력과 권위를 부여했지만, 요즘은 개개인이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해 직접 대중을 상대하면서 자기 영향력을 만들어간다.

디지털 플랫폼은 이제 거대한 시장이다. 예전에는 작가가 되려면 출판사나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도 자기 글을 독자에게 선보일 수 있는 시대다. 디지털 플랫폼이 작가와 독자를 직접 연결하기 때문이다. 내가 만드는 게임 예능 방송도 마찬가지다. 예전이라면 내 방송은 절대 시청자와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나는 현재 유튜브라는 플랫폼에서 생방송을 통해 매일 밤 1~2만 명에 달하는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그리고 유튜브에 올리는 편집 영상은 매일 100만 조회 수를 기록한다. 삼성동에 있는 내방에서 생산한 콘텐츠를 전 세계가 함께 소비한다. 따라 마케터를 두지 않아도 전 세계 광고가 내 콘텐츠에 붙는다. 이는 가히 유통의 혁명이라 할 만하다.

TV가 아닌 모바일로 세상을 보는 지금 우리는 문화적으로 중심부와 주변부가 구별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사와 취미는 무한대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TV를 틀면 채널 수백 개가 나오지만, 다양한 욕구를 지닌 사람들의 취미와 관심사의 종류는 그 숫자를 훨씬 웃돈다. 그렇다면 누가 이토록 다양한 취향을 감당하고 담아낼 수 있을까. 바로 1인 브랜드다. 1인 브랜드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자기 가치를 증명하고 생산한다. 그리고 디지털 플랫폼이 일으킨 유통 혁명을 적극 활용해 직접 소비자를 만난다. 이제 ‘브랜드 파워’라는 단어는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1인 브랜드 ‘대도서관’은 다음TV팟에서 시작해 아프리카TV를 거쳐 지금은 유튜브에서 활동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170만 명을 넘어섰고, 생방송에는 최대 2만 명에 이르는 시청자가 모여든다. 광고 수익도 연간 억대에 이른다. 강연, 팬 미팅, 공연, 행사 진행, 각종 매체 인터뷰 등 외부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 다양한 채널을 오픈하여 세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1인 브랜드 대도서관은 유통의 혁명이라는 파도를 타고, 대기업 사원 나동현이라면 불가능했을 다양한 일을 이루어가며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나만의 콘텐츠로 써나가는 새로운 성공 공식



내가 다니는 회사가 아니라 나 자신이 브랜드다: TV에서는 조만간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한다고 경고한다. 이제 인공지능과도 일자리 경쟁을 해야 하는 시대다. 이로 인해 세상의 규칙, 성공의 공식이 달라졌다. 직장이 내 평생을 보장할 안전망이 되지 못한다면 더는 단 하나의 직장에 목맬 이유도, 싫은 일을 억지로 할 이유도 없다. 이제는 스스로 일거리를 만들고, 스스로 나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월급에 매여 싫은 일을 억지로 할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신나게 일해야 한다.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바로 1인 브랜드다. 1인 브랜드는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성공 공식이다. 스펙도, 학벌도 성공의 사다리가 되지 못하는 시대, 이제 낡은 사다리를 걷어차고 가장 나다운 것으로 나의 가치를 증명할 때다.

자기 가치를 스스로 만들고 증명하는 사람들: 요즘 의사가 환자를 만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진료실과 ‘네이버 지식iN’이다. 하지만 의사로서 1인 브랜드를 만들기에는 두 방법 다 아쉬움이 있다. 진료실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건 모든 의사가 다 하는 일이고, ‘네이버 지식iN’은 텍스트 기반이라 30대 이하에게는 덜 매력적이다. 이왕 환자 곁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기로 했다면 효과적인 방법을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특히 20~30대를 위한 다이어트나 성형, 치과 진료 등의 정보를 전달하려면 유튜브가 최적의 매체다.

요즘 20대 이하 모바일 사용자는 정보 검색을 포털이 아니라 유튜브에서 한다. 요리법, 화장법, 최신 IT 기기 사용법, 게임 공략법 등을 검색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부동산도 유튜브로 검색한다. 이미 일부 의사가 네이버 지식iN을 떠나 유튜브를 통해 환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이웃처럼 푸근한 의사. 맛깔스런 입담을 자랑하는 재미있는 의사 등 자기만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만들 수 있다. 의료 정보의 정확한 전달은 기본이다. 결국엔 자기만의 개성이 드러나야 1인 브랜드로서 존재감이 생긴다.

의사뿐 아니라 변호사, 회계사, 펀드매너저, 헤어디자이너, 건축가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팟캐스트나 유튜브 등 1인 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하여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제 자기 능력을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다. 자기 자신을 브랜드로 만들지 않으면 연예인이든 전문직 종사자든 생존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1인 미디어는 전문직 종사자가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확실하게 정립하고, 자기 능력을 증명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1인 브랜드 만들기, 1인 미디어로 완성하라: 사실 내가 1인 미디어에 도전하라고 가장 부추기고 싶은 사람은 바로 주부다. 살림 노하우부터 육아, 부동산, 요리, 패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정보를 누구보다 쉽고 친근하게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주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요리 블로그를 꾸준히 운영하다가 구독자 수가 늘면서 인터넷 반찬 가게를 오픈한 주부도 있고, 제품 리뷰를 쓰다가 전문 마케터로 변신한 주부도 있었다. 평범한 주부가 자기만의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창업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주부들이 블로그와 카페에서만 활동하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아쉽다. 정보의 생산ㆍ유통ㆍ소비가 PC에서 모바일로, 텍스트에서 동영상으로 이동하는 추세인 만큼 주부들의 활동 공간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실제로 주부들이 지닌 노하우는 대개 텍스트나 사진보다는 동영상으로 풀어낼 때 더 효과적이다. 전복을 다듬고, 와이셔츠의 찌든 때를 제거하고, 아이 옷을 리폼하는 과정을 동영상만큼 생생하게 전달할 수단이 또 있을까. 주부들이 블로그나 카페에서만 주로 활동하는 것은 영상 편집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영상 편집은 조금만 연습하면 누구나 금세 할 수 있다.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은 전문가 수준으로 찍고 고퀄로 편집할 필요가 없다. 콘텐츠만 확실하다면 기술적인 면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무엇보다 유튜브는 블로그와 달리 제2의 통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블로그 배너 광고는 단가가 낮아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유튜브 동영상은 꾸준히만 올리면 구독자 수가 늘면서 안정적인 광고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노하우도 공유하고, 자신만의 브랜드도 키우고, 쏠쏠한 부업도 되니 1석 3조다. 내가 주부들의 유튜브 활용을 독려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요즘 초등학생들 장래희망 1위가 1인 크리에이터라고 한다.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에도 ‘1인 크리에이터 되기’ 과정이 등장했다. 아이들은 새로운 플랫폼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는데, 부모들은 여전히 ‘1인 미디어는 막장 생방송’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급변하는 세상의 흐름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만이 성공이라는 구시대 기준은 시효성이 떨어진 고정관념이다. 콘텐츠 제작이야말로 아이들의 기획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 과정을 부모가 함께하면 아이들과 소통할 기회도 만들 수 있어 더욱 좋다.



취미가 콘텐츠가 되는 시대 - 외톨이 덕후가 넘사벽 1인 브랜드가 되다



세상에 쓸데없는 일이란 없다



나를 키운 8할은 ‘쓸데없는 짓’: 나는 배우는 데도 욕심이 많은 편이다. 일 욕심뿐 아니라 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으니 누군가는 여기 기웃 저기 기웃, 호기심을 감추지 못하는 내 모습에 혀를 끌끌 차면서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하는 일이나 잘 해!”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지금의 대도서관을 만든 8할은 이런 ‘쓸데없는 짓’인지도 모른다.

쓸데없는 짓의 연대기 1 - 게임 대신해주는 소년: “지금의 대도서관을 만든 인생 경험을 꼽는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한 기자로 부터 이런 질문을 받고 볼아 보니 세 가지 정도가 떠올랐다.

하나는 학창 시절 경험이다. 중학생 시절 나는 게임을 하고 싶어 패미컴(닌텐도에서 만든 게임 전용 8비트 컴퓨터)을 갖는 게 소원이었지만, 당시 우리 집 형편에는 상상조차 못 할 사치품이었다. 게임을 할 수 없으니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상상이었다. 게임 전문 잡지에 실린 게임 관련 기사를 읽고 또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열심히 게임 플레이를 했다. 그러다 고등학교 때, 용돈을 모아 드디어 패미컴을 손에 넣었다. 막상 플레이해보니 〈파이널 판타지 2〉는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게임이었다. 몇 날 며칠을 붙잡고 씨름한 끝에 간신히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었다. 그때 내가 느낀 성취감이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게임을 클리어했다는 성취감과 기쁨은 ‘박애정신’으로 이어졌다. 나는 〈파이널 판타지 2〉공략집을 만든 뒤 복사해서 친구들에게 무료로 나누어주었다. 친구들은 내 공략집이 풀리자마자 내게 몰려들었다. “야, 동현아, 이거 죽어도 못 깨겠는데, 대신 좀 깨주면 안 되냐?” 값비싼 게임기를 들고 나를 찾아오는 친구들 덕분에 나는 한창 유행하던 게임이란 게임은 다 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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