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할 것인가
다니엘 핑크 지음 | 알키
WHEN 언제 할 것인가
다니엘 핑크 지음
알키 / 2018년 4월 / 268쪽 / 15,000원
하루 속 숨어 있는 시간 패턴
생체시계의 비밀 - 최적의 시간을 찾아서
사회학자 마이클 메이시와 스코트 골더는 240만 명의 유저들이 올린 5억만 개가 넘는 트윗을 연구해, 트위터를 하는 사람들의 정서를 분석했다. 특히, 시간에 따라 열정ㆍ자신감ㆍ경계심 같은 ‘긍정적 감정’과 분노ㆍ무기력ㆍ죄책감 같은 ‘부정적 감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연구했고, 사람들이 깨어있는 시간에 하는 행동에서 두드러지게 일관된 패턴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긍정적 감정은 대체로 오전에 올라갔다가 오후에 내려가고 초저녁에 다시 서서히 올라가며, 이런 패턴은 문화적ㆍ지리적 다양성과 관계없이 비슷하게 형성된다는 것이었다.
어느 대륙이든 어느 표준시간대이든 하루의 진폭, 즉 ‘최고점-최저점-반등’의 주기는 늘 같아서 바다의 조수처럼 예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 일상의 수면 아래에는 보이지 않는 패턴이 있고, 그것은 예외적이며 보이지 않던 것을 드러낸다. 그 패턴이 어디에서 비롯되었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18세기 프랑스의 어느 사무실에 놓인 화분에 담겼던 ‘미모사 푸디카’라는 식물을 만나보아야 한다. 1729년 어느 날 초저녁에 천문학자였던 드 메랑은 창문 밖을 내다보았다. 땅거미가 지고 있었다. 그때 창문틀에 놓았던 식물의 잎이 드 메랑의 눈에 들어왔다. 잎이 닫혀 있었다. 이른 아침 창을 통해 햇살이 환하게 들어왔을 때 활짝 열려있었던 잎이었다. 해가 떠있는 오전에 열렸다가 어둠이 깔리면 닫히는 잎은 그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식물이 어떻게 주변의 변화를 감지했을까?
생각이 거기에 미친 그는 미모사를 캐비닛 속에 넣고 빛을 차단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캐비닛 문을 열었을 때 칠흑 같은 더움 속에서도 잎은 활짝 열려있었다. 그는 이후 몇 주 동안 조사를 계속했다. 잎이 열고 닫히는 패턴은 여전했다. 미모사는 아침에 잎을 열고 저녁에 닫았다. 미모사는 외부의 빛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미모사 자체의 내부 시계의 역할이었다. 드 메랑이 약 3세기 전에 이 같은 사실을 알아낸 뒤로 과학자들은 거의 모든 생물에게 생체 시계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런 내부의 시계는 생물이 적절한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분과 성취도의 상관관계: 린다는 31세이고 독신이고 직설적이며 머리가 아주 좋다. 그녀는 학생 때 차별과 사회 정의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고 반핵 시위에 참여했다. 먼저 한 가지를 물어보겠다. 그녀는 다음 중 어느 쪽일까? ‘ⓐ 린다는 은행 직원이다. ⓑ 린다는 은행 직원이고 페미니스트 운동에 적극적이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 ⓑ라고 답한다. 직관이 그렇게 시킨다. 그러나 ⓐ가 맞는 대답이다. 아니, ⓐ가 맞아야 한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사실을 따지는 것이 아니다. 린다는 실재 인물도 아니다. 또 이것은 의견을 묻는 문제도 아니다. 이것은 순전히 논리의 문제다. 페미니스트인 은행직원은 모든 은행직원의 부분집합이고 부분집합은 전체집합보다 클 수 없다. 노벨상 수상과 DRM으로 유명한 대니얼 카너먼과 그의 동료 아모스 트버스키는 1983년에 린다의 문제를 ‘결합 오류’라는 이론으로 설명했다. 결합 오류는 많이 범하는 논리적 오류 중 하나다.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는 무의미하게 나열된 단어를 외우고 기억하게 하는 실험을 통해 사람들의 기억력이 밤보다 아침에 더 좋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로도 여러 사람들이 여러 분야에서 두뇌 활동을 탐구해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결론을 이끌어냈다. 첫째, 우리의 인식 능력은 하루라는 시간 단위 속에서 계속 변하는데, 그 기복은 규칙적이어서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우리는 이 시간보다 저 시간에 더 똑똑해지고 더 두뇌회전이 빠르고 더 창의적이 된다. 둘째, 이런 하루의 기복은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더 심하다. 셋째, 일하는 방식은 하는 일의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이와 관련하여 심리학자 사이먼 포카드는 “이런 연구들이 제시하는 결론은 특정 과제를 수행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 그 과제의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참고로 덴마크의 학생들은 학습 정도를 측정하는 표준화검사라는 연례 절차를 컴퓨터로 치른다. 그러나 어느 학교든 학생 수에 비해 컴퓨터가 적기 때문에 전교생이 동시에 시험을 치를 수는 없다. 따라서 어떤 학생은 시험을 오전에 보고 또 어떤 학생은 오후에 봐야 한다. 하버드대학교 비즈니스 스쿨 교수인 프란체스카 지노는 덴마크 전문가 두 명과 함께 덴마크 학생 200만 명을 대상으로 4년 동안 그들의 시험 결과와 시험 시간을 대조해보았다. 그들은 조금 산만하기는 해도 흥미로운 상관관계를 찾아냈다. 오전에 시험을 본 아이들의 성적이 오후에 본 아이들 성적보다 더 높았던 것이다.
이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중요한 일을 점심시간 이전으로 모두 몰아넣기 전에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사람들의 두뇌작용 방식이 전부 같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돌발 퀴즈로 이를 설명해보자. ‘어네스토는 옛날 주화를 사고파는 사람이다. 어느 날 어떤 사람이 멋진 동전을 하나 들고 왔다. 앞면에는 어떤 황제의 두상이 새겨져있고, 다른 쪽에는 44 BC라는 글씨가 찍혀있는 동전이었다. 동전을 살펴보던 어네스토는 그 동전을 사지 않고 경찰에 신고했다. 왜 그랬을까?’
이것은 함정을 찾아내는 ‘통찰력 문제’다. 통찰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를 풀 때 사람들은 보통 체계적으로 단계를 밟아 해결하려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해봐야 벽에 부딪힐 뿐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머릿속에서 뭔가 번쩍하며 ‘아하!’ 하고 무릎을 치게 된다. 그러면 사실을 전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들은 문제를 아예 다른 각도에서 들여다보고 빠르게 해답을 찾아낸다. (아직도 동전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감이 안 잡히는가? 동전에 적힌 연도는 44 BC, 즉 그리스도가 태어나기 전 44년이다. 그런데 그때는 BC라는 표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물론 40여 년 뒤에 그리스도가 태어나리라는 사실을 주화를 만든 사람이 알 리도 없었다. 그 동전은 볼 것도 없는 가짜다.)
미국의 심리학자 머레이크 위스와 로즈 잭스는 스스로 아침형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집단에게 이 동전 문제를 포함하여 몇 가지 통찰력 문제를 냈다. 그 중 몇몇 사람들에게는 아침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풀게 했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오후 4시 30분부터 5시 30분 사이에 풀게 했다. 이들 아침형 인간들은 동전 문제를 아침보다 오후에 더 잘 풀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시간에 통찰력이 필요한 문제를 푼 사람들은 컨디션이 좋은 시간에 푼 사람들보다 답을 잘 맞혔다.
혁신과 창의력은 컨디션이 최적의 상태가 아닐 때 가장 커지고 24시간 주기 생체리듬과 관련될 때 가장 작아지기 때문에 일부 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영감의 역설’이라 부른다. 간단히 말해 기분과 성취도는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기분은 ‘최고점-최저점-반등’이라는 공통된 패턴을 따른다. 그리고 이것은 이원적 실적 패턴을 형성한다. 상승 구간인 오전에 사람들은 예리함, 기민성,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분석적 작업을 능숙하게 처리한다. 반등 구간인 저녁 시간에는 억제력이나 분석력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 통찰력 문제를 잘 푼다. 그러나 내 결론에서 약간의 빠져나갈 구멍을 찾아낸 독자도 있을 것이다. 특히, 성취력과 관련된 패턴에는 예외가 있다. 그리고 이는 매우 중요한 예외다.
종달새 형 인간 VS 올빼미 형 인간: 하루는 24시간이지만 모두가 그 시간을 같은 방식으로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크로노타입(chronotype)’을 갖고 있다. 그것은 생리적ㆍ심리적 영향을 주는 24시간 주기 생체리듬의 패턴이다. 에디슨은 늦은 크로노타입이었다. 이런 부류들은 해가 중천에 뜬 뒤에야 잠자리에서 일어나고 늦은 오후나 초저녁이 되어서야 두뇌가 제 기량을 발휘한다. 이른 크로노타입도 있다. 이들은 잠자리에서 벌떡 쉽게 일어나고 낮 시간에 에너지가 넘치지만 저녁이면 빨리 피곤을 느낀다. 세상에는 올빼미 형도 있고 종달새 형도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완벽한 종달새나 완전한 올빼미가 아닌 그 중간 어딘가에 속한다. 이들을 ‘제3의 새’라고 하자.
한편 크로노타입이 저마다 다른 이유 중 절반은 유전적인 요인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종달새와 올빼미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태어나는 ‘때’가 큰 역할을 한다. 가을과 겨울에 태어난 사람들은 종달새가 될 가능성이 많다. 그리고 봄이나 여름에 태어난 사람들은 올빼미가 되기 쉽다.
또 중요한 요소는 나이이다. 어린 아이들은 대체로 종달새다. 그런데 사춘기가 되면 이런 종달새들은 올빼미로 탈바꿈하기 시작해 20세 정도가 되었을 때 그 성향이 극도에 달하고, 그 뒤로는 평생에 걸쳐 서서히 종달새로 돌아간다. 남성과 여성은 크로노타입도 역시 다른데, 평생 중 특히 전반기가 크게 다르다. 남성들은 저녁형을 지향하고 여성은 아침형을 지향하는 성향이 있다. 그러나 50세쯤이 되면 남녀의 차이는 사라지기 시작한다.
싱크로니와 하루의 3단계: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후 8시보다는 아침 8시에 린다 문제를 더 쉽게 푼다. 그러나 그 반대의 성향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이 별종들은 누구인가? 당연히 올빼미다. 그리고 통찰력 문제를 푸는 능력에도 예외가 있다. 종달새와 제3의 새는 하루 중 늦은 시간에 머릿속의 번갯불이 번쩍였다. 그때는 최적의 회복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억제력이 떨어지는 시간이다. 그리고 에디슨 같은 올빼미들도 역시 최적의 시간이 아닌 이른 아침에 이런 함정을 쉽게 찾아냈다. 그렇다면 결국 중요한 것은 유형과 과제와 시간 조절이다. 사회학자들은 이것을 ‘싱크로니 효과’라고 한다. 예를 들어 보통 사람들은 밤에 운전하는 것이 더 위험하지만 올빼미들은 이른 시간에 하는 운전이 더 서툴다. 아침에는 그들의 조심성 주기와 각성도의 주기가 일치되지 않기 때문이다.
싱크로니는 윤리적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2014년에 두 명의 학자가 이를 확인하고 이런 현상에 ‘아침의 도덕성 효과’라는 명칭을 붙였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사람들은 늦은 시간에 비해 아침에 업무와 관련하여 거짓말이나 속임수를 잘 쓰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침형이거나 중간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빼미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그렇다.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은 아침의 도덕성 효과를 보여주지만 올빼미는 아침보다 밤에 더 도덕적이다.
간단히 말해 우리는 모두 하루를 ‘최고점-최저점-반등’의 세 단계로 경험한다. 그리고 우리 중 약 4분의 3(종달새와 제3의 새)은 하루를 이런 순서로 경험한다. 그러나 4명 중 1명, 즉 유전적인 요인이나 나이 탓에 올빼미 형이 된 사람들은 하루를 거의 역순으로 경험하여 ‘반등-최저점-최고점’ 순으로 겪는다. 이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나는 내 동료인 캐머런 프렌치에게 예술가와 작가와 발명가들의 하루 리듬을 분석해달라고 부탁했다. 창작자들의 약 62퍼센트는 ‘최고점-최저점-반등’ 패턴을 따랐다. 그들은 오전에 작업에 몰두했고 그 다음에는 적당히 빈둥거리다 다시 큰 부담이 없는 작업에 잠깐 열중했다. 하지만 창작자들 중 약 20퍼센트는 패턴이 정반대여서 아침에 반등하고 훨씬 늦은 시간에 본격적으로 일을 했다. 특이한 성향을 띠거나 자료가 많지 않아 어떤 패턴도 보여주지 않은 사람은 18퍼센트였다.
이들 세 번째 집단을 떼어놓으면 크로노타입의 비율은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최고점-최저점-반등’ 패턴이 세 번 나타날 때 ‘반등-최저점-최고점’ 패턴이 한 번 나왔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 핵심은 간단하다. 각자 자신의 유형을 알아내고, 해야 할 과제를 파악한 다음, 적절한 시간을 고르면 된다. 여러분의 보이지 않는 일상의 패턴은 ‘최고점-최저점-반등’인가 아니면 ‘반등-최저점-최고점’인가? 그런 다음 싱크로니를 찾아라. 일정을 조절할 수 있다면 맑은 정신으로 집중력이 필요한 중요한 일을 최고점에 배당하고 두 번째로 중요한 일, 즉 탈억제로 혜택을 받는 일은 반등 시간에 넣어라. 어찌 됐든 대수롭지 않은 일을 최고점 시간에 넣는 일은 없어야 한다.
시작과 결말 그리고 그 사이
스타트 포인트 - 시작하는 타이밍의 중요성
좋지 않은 성적 등의 골치 아픈 문제를 대할 때, 우리는 종종 ‘무엇(what)’의 영역에서 해결책을 찾으려 하는데, 정작 중요한 해답은 ‘언제(when)’에 숨어 있다. 특히, 학교 수업이나 직장 일과를 언제 시작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개인이나 집단의 행운을 좌우하는 기로에서 특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침 8시 30분 이전에 수업을 시작하면 건강에도 좋지 않고 성적도 불안해진다. 또 성적이 나쁘면 선택의 폭도 좁아지고 향후 삶의 궤도에도 좋지 못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마찬가지로 경기가 어려울 때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면 좋은 직장을 얻기도 힘들고 돈을 버는 능력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시작의 영향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시작하는 시간을 늘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는 시작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에는 적극 개입할 수도 있다. 처방은 간단하다. 먼저 어떤 분야를 다루든 시작의 위력을 분명히 이해하고 그 위력이 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시작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그게 잘 안되면 아예 새로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시작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 집단적 차원에서 함께 시작해봐야 한다. 성공적인 시작은 세 가지 원칙으로 요약할 수 있다. 바로 제대로 시작하는 것, 다시 시작하는 것, 함께 시작하는 것이다.
미들 포인트 - 반전의 기회를 노릴 수 있는 지점
우리의 삶은 에피소드의 연속이며, 에피소드 하나하나에는 시작과 중간과 끝이 있다. 처음은 기억에 오래 남는 편이다. 끝도 역시 두드러진다. 그런데 중간은? 중간은 가물가물하다. 중간은 중간에 사라진다. 그러나 타이밍의 과학은 중간지점이야말로 우리가 하는 일과 방법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말한다. 어떤 프로젝트나 학기나 인생의 중간지점에 이르면 관심이 무뎌지며 답보상태에 빠질 때가 있다. 그런가하면 중간에 새로운 자극을 받아 한층 분발할 때도 있다. 나는 이 두 가지 효과를 ‘슬럼프’와 ‘스파크’라고 부른다. 어느 정도 일을 진척시키다보면 타성에 빠진다. 그것이 슬럼프다. 반대로 새삼스레 의욕이 배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것은 스파크다. 어떻게 그 차이를 구분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슬럼프를 스파크로 바꿀 수 있는가?
하프타임 효과, 슬럼프를 스파크로: 1981년 가을, 패트릭 유잉이 조지타운대학교에 들어갔다. 그는 키가 컸고, 단거리선수 뺨치는 순발력까지 갖추고 있었다. 사실 그가 조지타운대학교에 온 것은 이 학교 농구팀을 전국 최강자로 만들려는 좀 톰슨 감독의 야심 때문이었다. 유잉은 첫날부터 코트의 분위기를 바꿔놓았고 순식간에 조지타운 호야스를 최강팀으로 만들어 39년 만에 결승전에 올랐다.
1982년 NCAA 결승전에서 조지타운의 상대는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의 타힐스 팀으로 딘 스미스 감독과 미국을 대표하는 포워드 제임스 워디가 이끌고 있었다. 딘 스미스는 21년째 타힐스를 이끌면서 팀을 여섯 번 결승전에 올려놓았지만, 한 번도 타이틀을 따내지 못했다. 3월 마지막 날 밤 월요일에 스미스의 타힐스와 톰슨의 호야스는 6만1,000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루이지애나 슈퍼돔에서 격돌했다. 하프타임 버저가 울렸을 때 조지타운은 한 점차인 32 대 31로 앞서고 있었다. 좋은 징조였다. 이전까지 43번의 NCAA 결승에서는 전반전을 앞선 팀이 34번 우승했다. 80퍼센트의 승률이었다.
스포츠에서 하프타임은 또 다른 종류의 중간지점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전열을 재정비하는 특별한 순간이다. 스포츠의 하프타임은 인생이나 프로젝트의 하프타임과 달리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을 갖는다. 중간지점에서 뒤진 팀은 매우 가혹한 수학적 현실과 마주해야 한다는 점이다. 상대팀이 점수를 더 많이 얻었다. 그 말은 후반전에 그들과 똑같이 점수를 내봐야 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뒤진 팀은 이제 상대팀보다 점수를 더 많이 얻어야 할 뿐 아니라 뒤처진 점수 이상을 얻어야 한다. 어느 스포츠이든 전반전을 리드당한 상태로 마친 팀은 그 경기의 승좌를 내줄 확률이 더 높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 의욕이 수학을 압도할 가능성이 높은 특수한 환경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