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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템포 늦게 말하기

조관일 지음 | 강단
한 템포 늦게 말하기



조관일 지음

강단 / 2018년 2월 / 272쪽 / 14,000원





모든 처세는 말로 이뤄진다



왜 말을 잘해야 하는가? 말 자체에 목표가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말을 잘해야 하는 것의 궁극적인 목표는 ‘처세’에 있다. 우리는 웬일인지 ‘처세’라면 수준 낮은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처세(處世)’는 좋은 용어도 나쁜 용어도 아니다. 사전적 의미 그대로 ‘사람들과 어울려 세상을 살아가는 일’일 뿐이다. 다른 말로 바꾸면 ‘관계’라 할 수도 있다. 처세와 관계는 말로 이뤄진다. 동물들 가운데 인간이 가장 언어가 발달된 것은 바로 관계의 복잡성 때문일 것이다. 그 복잡한 관계를 잘 헤쳐나가려면 말을 잘해야 한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많은 말을 쏟아내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유창하고 고급 용어를 동원하는 것일 수도 있다. 유머를 잘 구사하는 것일 수도 있고 물 흐르듯 막힘없이 논리적으로 말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한다. 아무리 멋진 말을 구사해도 실수 한 방에 모든 게 허사가 되고 만다. 그럼 실수만 하지 않으면 말 잘하는 필요조건이 충족되는가? 그렇지 않다.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요, 상대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지 않으면서 당신이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을 달성할 수 있는 말을 해야 말을 잘하는 것이다. 즉, ‘말’을 통하여 당신이 돋보이고 ‘관계’가 좋아지며 ‘성과’를 내는 말을 해야 진정으로 말을 잘하는 게 된다.

어떻게 말실수를 예방할까?



나는 강사라는 직업을 가진 탓에 비교적 말을 많이 하게 되는데, 강의를 하면 할수록 말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두렵기까지 하다. 교통사고 등으로 신체적 장애를 겪는 사람이 많다 보니 장애인과 관련된 사례를 함부로 꺼낼 수 없고, 청중 중에도 이혼한 사람이 있을 것이기에 그에 관한 이야기를 입에 올리는 것도 조심스럽다. 본의 아니게 상처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세상 형편이 다양하고 이해관계가 복잡해졌으며 사람들이 예민해졌다는 말이 된다.

명연설, 화기애애한 대화를 하더라도 단 한 번 삐끗하면 그것으로 끝장나는 세상이다. 잘한 부분은 그냥 넘어가지만 실수는 그냥 덮어지지 않는 세태다. 우리 조상들은 일찍이 “세 치의 혀가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라고 했는데 요즘은 남을 죽이는 것은 고사하고 자살행위가 될 우려가 매우 높아졌다.

그래서 강조한다. 말을 잘하려고 하기보다 우선 말실수부터 줄이라고. 가슴 치는 후회를 남기지 말라고. 단 한마디의 말이 패가망신으로 귀결될 수 있으니 절대 실수를 하지 말라고. 결국 실수하지 않는 것이 말 잘하는 것이라고. 그러면 어떻게 말실수를 예방할 수 있을까? 기막힌 비법이 있을 수 없다. 나름의 기준과 원칙을 갖고 조심조심 또 조심하는 수밖에. 그 기준과 원칙으로 당신에게 권하는 것이 바로 ‘한 템포 늦게’의 지혜다.우리는 말이 너무 빠르다



‘말이 빠르다’는 것은 3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 성급하게 말한다는 의미다. 즉, 타이밍을 뜻한다. 상대의 말을 듣기보다는 자기 말을 하기에 바쁘다. 남이 말을 할 때에 그것을 듣지 않고 딴생각을 하고 있다. 딴생각이란 자기가 할 말을 구상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고는 틈만 나면 상대의 말을 자르며 끼어들려고 한다. 그렇게 조급하다 보니 판단을 잘못하게 되고 앞질러 말하면 대화상대로부터 호감을 얻지 못할뿐더러 실수할 확률이 높아진다.

둘째, 속도의 의미로 ‘빠르다’는 것이다. 말의 속도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말이 스피드하면 역시 실언, 실수의 빈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셋째, 말이 빠르다는 것은 입방정을 의미한다. 수다스럽게 지껄이면서 경망스럽게 말만 앞세우거나 비밀을 쉽게 노출할 때 말이 빠르다고 한다. 위의 세 가지 의미 중 어느 쪽에 해당하든 간에 말이 빠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것은 말의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화술의 적이라 할 수 있다.

목소리 크고 욕 잘하는 이유



우리는 성급하게 말하고 앞질러 말하는 데 더하여 성질 사납게 말하는 경향이 있다. 즉, 말이 빠르고 격하게 말하는 기질적 특성이 있다. 그 기질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다혈질’이다. 다혈질인 사람은 일반적으로 화를 잘 내다 보니 성급히 말하고 말의 속도가 빠르며 화끈하게 입방정을 떨 확률이 높다. 우리는 의학이나 생리학적으로 다혈질이냐 아니냐를 떠나 문화적으로도 다혈질적 성향이 매우 높다. 그것은 ‘불안함’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네덜란드 출신의 사회심리학자로서 문화차원이론을 만든 홉스테드에 의하면 우리는 불확실성 회피 지수가 매우 높은 국민이다. 불확실성 회피 지수란 한 문화의 구성원들이 불확실한 상황이나 미지의 상황에 위협을 느끼는 정도를 말하는데 그 지수가 높다는 것은 불안 수준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들이 이렇게 불안 지수가 높은 것은 아마도 외부세력으로부터 수많은 침략을 당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불안 수준이 높은 사회에 사는 사람들, 즉 우리네 같은 사람들은 자기를 표현할 때 매우 강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문화권에서는 의사표현을 할 때 목청을 돋워 목소리를 키우고, 탁자를 치는 등 과격한 모습을 보인다. 다혈질적 행태를 나타내는 것이다.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바쁜 민족으로 ‘빨리빨리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은 상식이 되어 있다. 이렇듯 심리적으로 바쁘고 안절부절못하는 특성에 감정적이고 공격적인 다혈질적 모습이 바로 불확실성 회피 경향이 강한 사람들이 보여주는 특성이다. 그래서 우리는 여성성이 강한 나라로 분류될 만큼 자기를 잘 드러내지 않고 내성적이며 정에 약하면서도 남과 말다툼을 벌일 때는 ‘욱’ 하고 발작하듯 화를 내고 욕지거리를 잘하는 이중성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이런 기질적, 문화적 특성이 ‘말’에 작용하면서 우리는 화술에 대단히 취약한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즉, 말이 빠른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말을 할 때는 대화든 토론이든 협상이든 스피치든 간에 우리에게 그런 특성이 있음을 깊이 이해하고 스스로를 잘 컨트롤하며 대처해야 한다. 대책 없이 다혈질적 기질을 그대로 드러내며 말을 하다가는 바람직한 처세가 어렵게 될 것이다.



결론은 ‘한 템포 늦게 말하기’



‘한 템포 늦게 말하기’에서 ‘늦게’는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때로는 ‘뒤늦게’의 뜻으로 타이밍을 의미하고, 때로는 ‘느리게’로 속도를 뜻하기도 한다. 또는 ‘느긋하게’ 말하라는 심리적 지침도 되고, 때로는 ‘누그러뜨려’ 말하라는 경고도 된다. 또한 한 템포 쉬어서 말하라는 의미에서 ‘늦게’가 되며 때로는 ‘한 템포 작게 말하고’, ‘한 템포 적게 말하며’, ‘한 템포 약하게’ 말하라는 뜻이 되기도 한다. 어떤 의미로 적용할 것인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들이 말을 할 때에 한 수준, 한 단계 조정하여 말하자는 것이다.

인디언에게서 배우는 지혜



한 템포 늦게 말하기를 본격적으로 다루면서 가장 먼저 권하는 것은 자제력, 즉 자기통제에 관한 것이다. 우리들의 기질이 다혈질적이고 말하는 습관이 ‘목소리 크고 말이 빠른 것’이라면 그것을 고치기 위해 할 수 있는 첫걸음은 의지를 갖고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이다.

찰스 두히그는 『습관의 힘』에서 의지력이야말로 개인의 성공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핵심 습관이라고 했다. 자기를 통제하는 습관을 들여야 연쇄적으로 다른 습관을 고칠 수 있으며 결국은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말을 할 때 한 템포 늦게 말하도록 어떻게 스스로를 통제할 것인가? ‘인디언 토킹 스틱’에서 한 수 배울 수 있다.

옛날에 북아메리카 북서부 해안의 인디언 부족들은 회의나 토론을 할 때 지팡이를 사용했다는 것인데 그 지팡이를 잡고 있는 사람만이 발언권을 갖는다. 그래서 ‘토킹 스틱’이다. 이 스틱을 잡지 못하면 발언을 할 수 없으니 토론 중간에 끼어들 수 없는 것이고 말허리를 자를 수도 없다. 인디언의 지혜로움에 놀라게 된다. 토킹 스틱은 단순히 발언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스틱을 잡고 발언을 하는 A는 상대방인 B가 자기의 의견과 관점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느끼면 스틱을 B에게 넘겨야 한다. 발언권을 넘기는 것이다. A로부터 스틱을 넘겨받아 발언권을 얻은 B 역시 자신의 의견과 관점을 A가 충분히 이해했다고 느끼면 스틱을 다시 A에게 넘긴다.

인디언들도 그런 지혜를 발휘했는데 오늘날의 우리는 과연 어떤 수준의 통제능력을 발휘하는지 돌아보게 된다. 회의나 토론에서 스스로를 통제하며 만족과 공감을 얻기보다는 서로 자기의 의견을 내세우기에 바쁘다. 상대방을 이해하기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기 바쁘고, 공감보다는 어떻게 해서든지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다. 우리나라의 자기계발서에 유별나게 ‘이기는’, ‘이겨야’ 따위의 수식어가 들어간 제목의 책이 많고 그런 것들이 베스트셀러로 이름을 얻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우리의 정서적 특성을 보여주는 것일지 모른다.

강조하건대 우리가 대화를 하는 것은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다. 승패를 가리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며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과정이다. 상대를 공격하여 녹다운시키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Win-Win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마음 한편에 토킹 스틱을 두고 스스로를 통제하며 말해야 한다. 여유로운 시선으로 상대를 보고 넉넉한 마음으로 상대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한 템포 느긋이 말하려면 자기통제가 필수다.



칭찬을 할 때도 한 번 더 생각하라



칭찬하기 전에 점검할 것



칭찬과 아부는 어떻게 다른가. 목적성 여부에 따라 구분될 것 같다. 특별한 목적 없이 사실을 긍정적으로 인정하거나 높여서 말해주면 칭찬이 되지만, 어떤 목적을 갖고 칭찬을 한다면 아부가 된다. 흔히 아부를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하는 목적성 칭찬으로 생각하는데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그렇게 한다면 그 또한 아부다.

아부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마음에 들려고 비위를 맞추면서 알랑거리는 것’이다. 남의 마음에 들려고 하는 목적인 것이다. 당연히 좋은 의미가 아니다. 따라서 입 발린 소리는 칭찬보다는 아부에 가깝다. 입 발린 소리를 할 때는 한 템포 생각을 가다듬고 해야 한다. 왜냐면 상대가 그것을 눈치 챌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로 칭찬할 거리가 있어서 사실대로 언급해주는 것은 많이 해도 상관없다. 칭찬하면 할수록 좋은 것이다. 진가를 바르게 볼 줄 아는 거니까. 그러나 그것이 도를 넘어 아부, 아첨으로 넘어서면 상대가 그것을 알아차린다. 그때부터 상대는 목적성 칭찬을 한 사람을 멀리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반도체 분야의 최고 권위자 중 한 사람이며 전문경영인으로도 이름난 H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내 사무실에는 나를 칭찬하는 사람은 못 들어오게 한다. 그런 사람이 있으면 나가라고 발로 찬다. 내 사무실에는 ‘이러면 안 됩니다, 저러면 안 됩니다’ 하는 사람만 들어오게 한다. 이것이 나의 경영철학이다.”

입 발린 소리를 했다가는 어떤 불이익이 돌아올지 모른다. 따라서 칭찬이든 아부든, 그것을 말할 때는 일단 한 템포 늦춰서 생각 좀 해봐야 한다. 지금 진심 어린 칭찬을 하려는 건지 아니면 사탕발림, 겉치레의 입에 발린 소리, 마음에 없는 아부를 하려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또한 상대가 어떤 기질의 인물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최고로 좋은 방안은 입 발린 소리가 아니라 진심 어린 말을 아낌없이 하라.



위기일수록 한 템포 침착히 말하라



한 템포 늦게 말하고 한 템포 느긋하게 대처하라는 원칙은 특히 위기상황에 처했을 때 머리에 떠올릴 필요가 있다. 어떤 일로 자신이 위기에 몰리면 사람은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그 위기를 벗어나려고 한다. 본능이다. 그렇기에 겁먹고 불안한 상황에서 자신이 옳다고 판단되는 말들을 쏟아내기 쉽다. 일종의 방어기제가 순간적으로 작동하게 된다. 그러나 겁먹고 불안한 상태에서 옳다고 판단했던 것들이 지나고 보면 잘못된 판단인 경우가 많다.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기에 정상적인 판단을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실수하기 딱 좋다.

위기상황일수록 냉정해야 한다. 한 템포 쉬면서 생각할 여유를 가져야 한다. 의도적으로 천천히 말하고 느긋하게 대처하는 게 위기 대응의 지혜다. 속으로는 떨리고 불안할수록 더욱 그렇게 해야 한다. 그때는 절체절명의 위기 같아 보이지만 훗날 생각하면 별거 아닌 걸로 왜 그렇게 생각하고 말과 행동을 경솔하게 했는지 우습게 느껴질 것이다. 설령 정말로 위기상황일지라도 시간이 지나보면 당시에 느끼던 위기감과는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 그래서 후회한다.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그때 왜 그렇게 처신했지?’라며 말이다.

사과는 빠를수록 좋다고?



상대로부터 잘못을 추궁 당하는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그래서 사과를 해야 할 경우가 생긴다. 그럴 때 대부분의 책들은 “사과는 일찍 화끈하게 하는 게 좋다”고 가르친다. 일찍 사과를 하면 갈등이 더 쉽게 풀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모든 건 상대와 상황에 따라 다르다. 사과해야 할 일이 발생하더라도 경우에 따라 한 템포 늦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할 때도 많다. 상대와 상황을 파악하며 좀 더 사려 깊게 말하고 행동하자는 것이다.

나의 친구가 본의 아니게 남의 상표권을 침해한 적이 있다. 어떤 그림을 변화에 이용했는데 그것이 특허청에 상표권으로 보호되고 있는 줄을 전혀 상상 못 했다. 내가 보기엔 “미안하다. 모르고 그랬다. 철회하겠다.”라고 하면 될 사안이다. 사실 상대방의 권리를 크게 침해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착하고 마음 여린 나의 친구는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상표권 침해’, ‘손해배상’, ‘법적 조치’라는 말에 덜컥 겁을 먹었다. 그래서 납작 엎드렸다. “참으로 죄송하다. 상표권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 엎드려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에도 그 사실을 올리면서 죽을죄를 지었다고 머리를 조아렸다. 그런데 슬슬 상대방의 요구가 거세졌다. 사태가 점점 귀찮게 전개되었고 자꾸 꼬투리를 잡았다. 상대의 속셈은 다른 데 있음이 점차 드러났다. “그렇다면 뭔가 대가를 지불해야 하지 않냐”는 이야기로 발전했다. 결국 ‘돈’을 요구하는 게 속셈이었던 것이다.

세상이란 그렇다. 요즘 세상이 더욱 그렇게 됐다. 엎드리면 밟아 죽이려고 한다. 따라서 사과를 할 때도 상황을 잘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불리한 상황이 해일처럼 밀려들고 요동이 칠 때일수록 얼른 판단하지 말라. 쉽게 말하지 말라. 자신의 판단을 과신하지 말라. 판단과 말을 뒤로 미루라. 세상은 단순하지 않다. 어떤 일로 상황이 뒤바뀔지 모른다. 그러므로 느긋하게 한 템포 늦게 대응해도 된다. 빨리 말하고 후회하는 경우는 많아도, 늦게 말하고 후회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침묵의 언어’로 말할 줄 알라



“침묵하라. 아니면 침묵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을 말하라.” 피타고라스의 말이다. 씹을수록 맛이 나는 충고다. 그러나 사람들은 말하고 싶어 한다. ‘침묵은 금’이라면서도 참지 못한다. 나이 들어 세상의 이치를 알 만한 어른들이 더 그런 것 같다. 나이 든 사람들은 할 말이 많다. 경험이 많고 에피소드가 많고 염려가 많기 때문이다. 그것을 참아야 한다. 그것을 극복해내야 ‘말’의 고수이자 어른다운 어른이다.

침묵은 여러 면에서 효용이 있다. 침묵은 그냥 입을 닫고 있는 게 아니다. 그 자체가 의사표시이고 언어다. 상대가 나의 의사와 속내를 파악하기 위해 머리를 써야 하는 지혜의 언어다. ‘침묵의 언어’가 특히 필요한 이들은 조직의 권력자들이다. 그들 주위에는 이해득실을 따지며 아첨을 일삼는 사람들이 모일 것이기 때문이다. 아첨하려는 이들에게 권력자가 속내를 쉽게 드러낸다면 결과가 의도와는 다르게 흐를 수 있다. 그러기에 리더는 입을 열기보다는 침묵의 언어에 능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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