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랑몰랑
이장우 지음 | 올림
몰랑몰랑
이장우 지음
올림 / 2018년 2월 / 200쪽 / 13,000원
그들은 어떻게 세상을 뒤집어놓았을까 - 몰랑몰랑한 사람상품ㆍ조직의 10가지 특성
공룡을 쓰러뜨리다 - 해답
우리는 그동안 정답을 찾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었다. 학교 교육은 정답 맞추기의 과정이었고, 직장이나 사회에서도 모범답안에 따라 생활하는 것이 무언의 룰이었다. 정답에서 벗어나는 것은 낙오자가 되기를 자처하는 위험한 일이었다. 물론 변화와 혁신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참신한 아이디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정답만을 강요하는 과거의 경직된 문화가 누그러들긴 했다. 하지만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우리가 아직도 결과 중심의 문화에서 탈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과만 중시하다 보면 과정에 소홀하게 되고, 정답에만 집착하게 된다. 문제를 다각도로 파헤쳐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창의력이 생기고 아이디어가 나오는 법인데, 결과 위주의 교육과 경영에 치중하다 보니 오로지 쉽고 빠른 정답만을 요구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창의력과 혁신마저도 과정이 아닌 결과로 간주하여 어느 정도 교육하고 훈련하면 뭔가 나와야 되지 않겠느냐며 다그치고, 하루빨리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놓으라고 압박한다. 이 모두가 투자 대비 결과만 따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는 정답도, 창조적 아이디어도 얻을 수 없다.
정답이냐 해답이냐: 우리 인생은 수많은 변수로 가득하다. 기업 경영도 다를 바 없다. 수학에서처럼 정해진 공식이나 하나의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수학은 공식을 외우고 문제를 많이 풀어보면 원하는 점수를 얻을 수 있지만, 인생과 경영은 그렇지 않다. 똑같은 목표를 정하고 똑같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는 목표를 성취하고 누구는 실패한다. 삶과 일에는 정답이 없고 사람이라는 변수가 늘 작용하기 때문이다.
브랜드 마케팅에서도 사람이라는 변수가 늘 애를 먹인다.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도 사람이고, 브랜드를 구입하는 소비자들도 사람이라 무엇 하나 확실한 것이 없다. 분명 시장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이라고 생각하고 출시했는데 시장에서 외면당하기도 하고, 국민적 인기를 끄는 광고 모델을 내세웠다가 모델의 예기치 못한 문제로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기도 한다. 한마디로 정답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정답이 아닌 해답을 찾아야 한다.
몰랑몰랑한 사람은 정답을 찾기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문제를 관찰하고 거기서 무언가를 발견하려고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복수의 해답이 나온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문제에 대한 해답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양한 시각에서 다양한 해법이 나오는 것이다. 널리 알려진 유머가 있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에 대한 각기 다른 해법이다. 심리학 전공자는 코끼리에서 “너는 냉장고에 들어갈 수 있다.”고 최면을 걸어 냉장고에 넣고, 식품공학 전공자는 코끼리를 도축해서 통조림으로 만든 다음 냉장고에 넣고, 기계공학 전공자는 코끼리보다 큰 냉장고를 개발하여 냉장고에 넣는다는 식이다. 이처럼 문제를 보는 시각에 따라 문제의 해답이 각기 달라질 수 있다.
성공 비법 역시 사람마다 다르다. 같은 방법으로 같은 성공을 거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성공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고유한 방법을 가지고 있었다. 세상에 공개된 성공 법칙은 그러한 특수성을 일반화한 결과일 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모두의 정답이 아닌, 자신만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방식과 습관을 무조건 신뢰하고 추종해서는 안 된다.
특히 오늘날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대에는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문제에 대한 다양한 해법을 찾는 동시에 각종 변수에 대비하는 플랜 B를 마련해두어야 리스크를 예방할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대처 능력도 사고가 굳어져 있을 때는 절대 갖출 수 없다. 따라서 사고의 틀이 딱딱한 돌덩이가 아니라 몰랑몰랑한 젤리 상태가 되어 있어야 한다. 필요에 따라 모양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젤리가 되어야 유효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다. 딱딱한 돌덩이로는 불가능하다.
골칫거리 ‘공중전화 박스’의 변신: 다양한 해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도출해낸 사례로 영국의 공중전화 박스를 들 수 있다. 건축가 길버트 스콧이 디자인한 빨간색 공중전화 박스는 1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며 영국을 상징하는 아이콘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휴대폰이 등장하면서 무용지물로 전락하자 영국은 빨간 공중전화 박스를 그대로 두어야 할지 철거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이때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안한 두 학생이 있었다.
런던정경대 학생인 헤럴드 크라스턴과 커스티케니는 길가에 방치되어 있는 공중전화 박스가 런던 시내에 8,000여 개나 된다는 사실을 접하고 그것을 활용할 방법을 궁리하게 되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공중전화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면 다르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공중전화의 본래 기능은 통신수단이다. 그런데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대체되었다. 그렇다면 공중전화 박스에서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이 거기까지 미친 그들은 마침내 공준전화 박스를 솔라박스로 만드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다. 태양광패널을 설치하여 스마트폰은 물론 태블릿 PC와 카메라 등을 충전할 수 있는 곳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태양광을 이용하므로 다른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아도 되고, 사람들은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 공짜로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다.
두 학생은 이 아이디어로 2014년 ‘런던정경대 올해의 신진 기업가상’을 수상했고, ‘런던시 올해의 저탄소기업가상’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빨간색 공중전화박스는 2014년 10월 1일부터 런던의 토트넘 로드역을 시작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기 시작했다. 빨간색은 초록색으로 바뀌었는데, 기능이 달라진 점과 태양광이라는 친환경 자원을 활용한다는 의미를 반영한 것이다. 정답이 아닌 해법을 모색하는 몰랑몰랑한 사고의 모범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혁신 기업 1위’를 만든 해답: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보는 것도 해답을 찾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안경산업에서 새로운 도전을 통해 혁신적 성공을 거둔 회사가 있다. 미국 뉴욕에서 창업한 와비파커라는 안경판매업체다.
와이파커가 등장할 당시 안경업계에는 거대 공룡이 버티고 있었다. 이탈리아 명품 안경업체인 룩소티카가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었다. 이처럼 한 기업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설령 남은 20% 시장을 차지한다 해도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20%를 차지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었다. 그런데도 도전한 청년들이 있었다. 함께 창업을 준비하던 네 명의 젊은이들은 안경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문제점에 주목했다. 가격을 낮추어 시장에 진입하는 방안을 고민하던 그들은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경로를 바꾸어 온라인으로 안경을 판매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주변에서는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다. 시력을 측정하고 직접 써봐야 하는 안경을 온라인으로 파는 게 과연 통하겠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과감히 실행에 옮겼다. 가격을 낮추고 고객에게 선택권을 부여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와비파커는 다른 업체에서 500달러에 팔 만한 안경을 95달러에 팔았다. 방식은 온라인으로 고객이 원하는 안경을 5개까지 신청하면 택배로 보내 체험 기간을 준 다음 고객이 마음에 드는 하나를 고르게 한 다음 다른 샘플 안경과 함께 되돌려 받고 고객이 알려준 정보에 맞추어 제작된 안경을 다시 보내주는 것이었다. 이때 택배비는 모두 회사가 부담한다. 이처럼 파격적인 온라인 판매로 안경업계에 바람을 일으킨 와비파커는 연간 100만 개의 안경을 파는 회사로 급성장하게 되었고, 2016년 미국 경영전문지 《패스트컴퍼니》가 선정한 혁신 기업에서 구글, 애플 등을 제치고 1위에 오르며 “수백 년간 변화가 없던 안경 판매 시장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경은 온라인으로 판매하기 어렵다는 생각은 기존의 것을 당연시하는 정답적 사고다. 하지만 와비파커의 사례에서 보듯이 시장에 정답이란 없다. 실행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다양한 해법이 존재한다. 와비파커는 그러한 해법을 찾아 실행에 옮겨 성공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몰랑몰랑한 청년들에게 내려진 선물이다.
상식을 깨면 세상이 주목한다 - 뒤집기
공급보다 수요가 넘쳐났던 과거에는 생산이 중요했고 생산성 극대화가 경영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수요보다 공급이 넘쳐나고 IT를 기반으로 한 정보사회가 도래하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시장에서 경쟁 상대를 이기기 위해 기업들은 치열한 마케팅 전쟁을 벌였다. 우위를 점한 것은 ‘룰 메이커’들이었다. 그들이 정해놓은 룰이 시장을 움직였다. 다른 기업들도 각자의 영역에서 룰 메이커가 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룰 메이커가 되면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시장을 선점하면 여러 가지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소비자들을 충성도 높은 팬으로 만들 수 있고, 그들의 구매 행동을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도 있다. 또한 규모의 경제도 실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룰 메이커가 될 수 있을까? 새로운 룰을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룰을 만드는 데 집착하지 말고 우선 기존의 룰을 깨뜨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몰랑몰랑이다.
히트 상품은 누가 만들까: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려는 시도를 했을 때 가능하다. 맥도날드의 효자 상품인 빅맥 메뉴도 기존의 대열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에 의해 탄생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인근에서 맥도날드 지점을 운영하던 마이클 짐 델리캐티는 손님들이 더 큰 햄버거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 판매하면 손님들에게 더 큰 만족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이를 본사에 건의했다. 하지만 본사는 그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의 햄버거, 치즈버거, 감자튀김, 셰이크 등만으로도 충분히 판매가 잘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잘나갈 때는 변화를 위한 다른 시도가 불필요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델리개티는 자신의 생각을 믿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했다. 참깨빵에 쇠고기 패티 2장을 넣고, 양상추, 치츠, 오이피클, 양파와 특제 소스를 올린 대형 햄버거(빅맥)를 만들어낸 것이다. 본사는 처음에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를 승낙했지만 빅맥은 출시되자마자 선풍적 인기를 끌게 되자 곧 모든 매장의 공식 메뉴로 지정했다. 그러나 델리개티에게 성공의 대가는 없었다. 상품 개발에 대한 대가나 로열티를 받지 못한 것이다. 아무런 대가도 받지 못했지만 델리개티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빅맥 이후에도 델리개티는 철야 근무를 마치고 나오는 철강 노동자들이 매장에서 아침을 즐길 수 있게 하려고 제품 개발을 계속했고, 그렇게 해서 핫케이크와 소시지가 새롭게 메뉴에 추가될 수 있었다. 델리개티처럼 몰랑몰랑한 사람은 그대로 있어도 괜찮은 틀을 과감히 깨고 나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되는 질문: 나는 강의 마지막 무렵에 언제나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질문을 받아보면 대개 세 부류로 나뉜다. 3명 중 1명은 강의와 상관없는 웃기고 엉뚱한 질문을 하고, 다른 1명은 강의 내용에 관한 전문적 질문을 내놓는다. 나머지 한 사람은 그냥 질문만 한다. 나를 가장 당황스럽게 만드는 사람은 마지막 사람이다. 질문의 의도나 내용의 핵심을 파악할 수 없어 답변하기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그의 질문을 내 방식대로 바꾸어 다시 질문하고 확인해서 대답한다. 그러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질문은 좋은 습관이다. 질문을 통해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얻고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질문에도 준비가 필요하다. 왜 질문하는지 명확한 의도가 있어야 하고, 질문 분야나 답변자에 대한 사전 지식도 갖출 필요가 있다. 그래야 답변자로부터 원하는 바를 얻어낼 수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가는 질문도 그렇다. 스스로 정한 기준 위에 가설을 세우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질문이 나온다. 그러한 질문을 통해 설정한 가설이 옳은지 그른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고 하자. 이를 위해 처음에는 자동차가 날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질문하고, 자동차 엔진이 비행기 엔진처럼 강한 추진력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게 된다. 질문자가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다면 원하는 답을 얻기 어렵다. 먼저 기준을 세워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뒤집어라, 창의성을 발휘하고 싶다면: 룰을 깨어 창의성을 발휘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뒤집어보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깊게 파는 훈련을 해왔다. 정보의 바다에서 자신이 원하는 부분을 찾아내려면 한 가지를 깊게 파고들어야 한다. 하지만 한 가지만 깊게 파다 보면 시각과 사고가 좁아지고 굳어져 다른 면을 보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눈앞의 정보와 현상에 매몰되지 말고 이렇게 저렇게 뒤집어볼 줄 알아야 한다. 다르게 보는 습관을 키우고,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할 줄 아는 능력을 길러야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찾아낼 수 있다.
뒤집는다는 것은 새로운 가능성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일이다. 그것은 마치 가을날 수확을 마친 들판을 다시 갈아엎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농작물은 딱딱하게 굳은 땅에서 싹을 틔우지 못한다. 봄에 씨앗을 뿌리고 씨앗에서 싹이 트게 하려면 ‘잠든’ 땅을 뒤집어 부드럽게 ‘깨어나게’ 만들어야 한다. 생각을 뒤집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경직된 두뇌를 유연하게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평소에 자주 보고 들어 익숙해진 것들을 ‘낯설게’ 바라보거나 거꾸로 생각해보는 것이다.
길을 걷다 보면 간혹 위아래를 바꾸어 걸어놓은 간판을 발견할 수 있다. 어지럽게 걸려 있는 수많은 간판들 속에서 거꾸로 붙어 있는 간판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위치를 바꾼 것만으로 톡톡한 홍보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어떻게 보면 아주 사소한 뒤집기라고 할 수 있지만, 간판의 룰을 깨는 매우 창의적인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실수를 해도 좋다. 다른 사람이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다. 거꾸로 매달린 간판처럼 뒤집기를 시도해보라. 분명 그 과정에서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을 것이다. 몰랑몰랑은 뒤집는 것이다.
‘판’을 바꾸다 - 비주류
세상에는 주류와 비주류가 있다. 사회에서는 상류층이, 정치에서는 여당이, 시장에서는 선도 기업이나 히트 상품이, 기업에서는 경영진을 비롯한 리더 그룹이 주류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은 그들의 의견과 판단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에 비해 비주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되거나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하기 일쑤다. 주류가 중심을, 비주류가 주변을 이루는 것이 우리가 익히 아는 세상의 ‘판’이다. 판은 이미 굳어진 상태나 형세를 의미한다.
사회나 분야를 막론하고 짜여진 판이 있고, 이러한 판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주류의 영향력이 강력할 뿐더러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취의 길은 간단치가 않다. 성취를 이루어내려면 주류의 길에 편승하거나 비주류의 길을 가거나 2가지 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결국 기존의 판을 강화하고 확대하는 길을 가든가, 아니면 그 판을 바꾸어 새로운 판을 만드는 길에 도전할 수 있어야 바라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감성 쓰레기’: 주류가 아닌 비주류로 바람을 일으켜 성공한 브랜드가 있다. 가방으로 유명한 프라이탁이다. 일명 ‘감성 쓰레기’로 불리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 가방 브랜드는 작은 일상의 불편을 해결하려는 소박한 시도에서 출발했다.
스위스 취리히에 살고 있던 프라이탁 형제는 자전거로 출퇴근을 할 때 비가 오면 가방이 젖고, 휴대하기도 곤란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방수도 되고 착용이 편리한 가방이 없을까를 고민하던 형제에게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대형 트럭이 사용하는 방수천을 활용해보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트럭의 방수천은 대략 5~10년 정도 사용하다가 그냥 버려지고 있었다. 프라이탁 형제는 곧바로 방수천들을 수거해서 깨끗하게 세척한 후 자신들이 원하던 가방을 만들기 시작했다. 디자인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 다닐 때 휴대하기 편한 가방이었다. 마침내 1993년 10월, 최초의 프라이탁 제품인 메신저백이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