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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

차이통 지음 | 시그마북스



정진

차이통지음

시그마북스 / 2017년 4월 / 344쪽 / 15,000원





시간의 자 - 시간을 대하는 올바른 방법



빠름과 느림을 조율하다

“왜 나는 항상 시간이 부족할까?” 현대인들은 대개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 할 일은 너무 많고 해도 해도 끝이 없다. 어떤 때는 변명이지만 정말로 시간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역사학자 시릴 파킨슨의 ‘파킨슨 법칙’, 즉 일은 주어진 시간이 다 소진될 때까지 늘어진다고 주장한다. 현대사회는 고속으로 작동되는 기계처럼 빠르게 돌아가고 사람들은 그 안에서 각자 맡은 바 역할을 다한다. 기계가 빨리 돌아갈수록 사람들은 앞으로 떠밀려 온몸이 파김치가 될 때까지 쉴 새 없이 일한다. 이와 동시에 사람의 소비욕망은 곳곳에 포진한 광고와 눈이 돌아갈 정도로 다양한 마케팅 수단에 이끌려 점차 몸집을 불린다. 사람들은 갈수록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원한다. 이처럼 한편에서는 떠밀리고 이끌리는 사이, 우리는 점차 욕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게 되고 한참이 흐른 뒤 되돌아보면 인생은 이미 막바지에 이른 뒤다.

탄력적인 시간 관리로 여유를 되찾다: 시간은 매우 엄격하고 까다로운 규칙처럼 우리의 일과 생활을 정해진 틀에 끼워 맞춘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잠기운의 엄습 여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시곗바늘이 가리키는 위치에 따라 정해지기도 한다. 밥을 먹는 시간도 배고픔 여부와는 상관없이 밥때로 정해진다. 이는 인류문명 초기에는 없었던 상황이다.

미국의 사회철학자 루이스 멈포드의 『기술과 문명』이라는 책을 보면, 기계식 시계에 관한 내용이 있다. 최초의 기계식 시계는 13세기 유럽의 수도원에서 출현했다. 당시에는 신도들이 예배시간을 잘 지키게 할 목적으로 쓰였다. 그러다가 1345년 즈음이 되어서야 유럽인은 1시간을 60분으로 나누고 1분을 60초로 나누는 방식을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또 이때부터 시간이 사회활동을 하는 데 참고하는 틀이 되었고, 사람의 생활도 대자연의 규칙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후 수세기가 흐르면서 시계는 점차 종교의 영역에서 벗어나 인류가 경제활동을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었다. 멈포드는 산업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기계는 증기기관이 아니라 시계였다고까지 말한다. 현대에 들어서면서 시간의 가치는 이미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시간관리’라는 개념이 생겨나 현대인이라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수강해야 할 과목처럼 대접받게 되었다.

시간 관리는 맡은 일의 목표를 설정하는 방법, 맡은 일을 잘게 쪼개는 방법, 중요하고 시급한 일을 추리는 방법, 해야 할 일에 시간을 분배하는 방법, 업무 효율을 극대화시키는 방법 등에 적절한 답을 주지만 이런 것들은 그저 기술적인 측면의 해결에 불과하다. ‘기술적인 측면의 해결’이란 문제의 근원이 아닌 겉으로 드러난 부분에 대해서만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때문에 겉으로 드러난 문제는 일시적으로 사라지는 듯하다가 얼마 안 가 다시 생겨나고 회를 거듭할수록 더 심각해진다. 시간 관리에서 제안하는 방법은 셀 수없이 많지만 지금의 상황이 만들어낸 굴레를 벗어나라고 종용하는 방법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시간 관리에 기술적 요소를 더해 더 꼼꼼하고 엄격하고 까다롭게 시간을 쪼개어 쓰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이미 너무 빨리 돌아가는 상황 때문에 눈앞에 어찔어찔한데 더 빨리 움직이는 방법을 가르치는 셈이다.

외부 환경의 변화보다 더 빨리 움직여 시대의 흐름을 앞서가라는 말은 얼핏 들으면 그럴싸하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터무니없는 헛소리에 불과하다. 무슨 일이든 대개 그것을 이루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은 미래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고, 예상치 못한 사건은 시시때때로 발생해 애써 세워놓은 계획을 뒤죽박죽으로 만든다.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액체처럼 유동적이라고 했다. 이러한 사회는 불확실성이 지배하며 고정불변의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시간대별로 계획을 세우는 시간관리법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사람들은 대개 실제로 걸리는 시간보다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임무를 완수하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서두르게 된다. 애초에 실현할 수 없는 계획을 세웠으면서 계획대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면 자신의 무능을 자책한다. 하지만 자책하는데 쓸 시간을 처음부터 임무를 실행하는 데 안배했더라면 괜한 감정소모도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시간관리는 업무 효율과 실적을 높이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사실 시간관리의 효용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 시간은 여전히 부족하고 일은 끝이 없어 영혼까지 너덜너덜해지는 기분이다.

일은 알레그로, 생활은 안단테: 하버드대학교의 리어우판 교수는 빠른 것만 추구하는 심리적 관성에서 빠져나와 더 리드미컬하게 생활하는 것, 다시 말해 빠르기도 하고 느리기도 한 생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리어우판은 『인문육강』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대인은 평소에 빠르기도 하고 느리기도 한 생활을 해야지 덮어놓고 시간과 달라기 시합을 해서는 안 된다. 빠르기도 하고 느리기도 한 생활이 어떤 것인지 궁금한가? 음악 용어를 빌리자면 리듬감 있게 사는 것이다. 어떤 교향곡이 처음부터 끝까지 빠르기만 하다면 어떨까? 아마 다 듣고 나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음악의 여운을 느낄 새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교향곡에는 박자가 느린 악장이 있고 같은 악장 안에도 빠르기가 다른 부분이 있다. 일상생활의 리듬과 운율도 이와 같아야 한다.”

리어우판은 평소 알레그로에서 안단테로 리듬을 바꾸는 방법으로 면벽을 선택했다. 날마다 조금씩 짬을 내 혼자만의 공간에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 것이다.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여러 ‘자아’가 대화와 변론에 참여한 덕분에 리어우판은 주류 의견에 쉽게 부화뇌동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서신을 읽거나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할 때는 프레스토로 매우 빠르게 움직였다. 리어우판의 말에 따르면 그는 ‘극히 제한적인 시간’ 안에 모든 잡무를 처리했다고 한다.

리어우판의 태도는 평행적 시간관에 딱 들어맞는다. 평행적 시간관은 일을 할 때와 일상생활을 할 때 서로 다른 시간관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대인은 종종 일과 생활의 경계를 나누지 못해 주체적으로 삶을 이끌지 못하고 시간에 휘둘려 끌려간다. 미학자 주광첸은 이런 말을 남겼다. “학문을 하든 사업을 하든, 인생에서 일은 둘째가는 일일 뿐이다. 인생에서 첫째가는 일은 생활이다. 내가 말하는 생활은 누리고, 음미하고, 생명력을 기르는 것이다. 학문이나 사업을 한답시고 생활을 뒷전으로 내팽개친다면 그러한 학문이나 사업은 진정한 의미나 가치를 잃게 된다.” 우리 모두 이 말의 의미를 깊이 고민하고 되새길 필요가 있다.

역설적이고 상대적인 시간의 길이: 시간의 ‘빠름’ 과 ‘느림’은 종종 시간의 ‘깊음’, ‘얕음’과 짝을 이룬다. 사회학자들은 시간과 관련해 한 가지 역설을 발견했다. 바로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은 전반적으로 늘어났지만 사람들은 자유시간이 점차 줄어든다고 느낀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실제로 더 많은 자유시간이 생길수록 사람들이 느끼는 자유시간은 오히려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이 문제에 답하려면 시간 사용의 깊이에 대해 알아야 한다.

주어진 시간의 양은 같더라도 그 시간에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이 느끼는 만족감은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어 텔레비전 앞에 앉아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수동적 여가활동으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했을 때 느끼는 만족감보다 훨씬 작다. 사람들은 텔레비전을 시청하면서 주전부리도 하고 휴대폰도 들여다보고 다른 사람과 수다도 떤다. 이 말은 곧 텔레비전 시청에만 전념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와 달리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창의적인 활동을 할 때는 그 일에만 푹 빠지는 ‘몰입 상태’에 들어간다. 따라서 여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심신의 평안과 만족 정도는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질’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가 새롭게 제시한 ‘몰입’이라는 개념은 무언가에 흠뻑 빠져 있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한다. 몰입을 하면 황홀경, 무아지경, 물아일체의 경지를 경험하게 된다. 심지어 시간의 흐름이나 자신의 존재까지도 잊는 이 몰입의 과정에서 사람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만족감을 얻는다. 물론 계속 몰입한 상태로 있을 수도 없고 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널브러져 있고 싶을 때도 있다. 다만 시간의 깊음과 얕음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이룰 필요가 있다. 자유 시간으로 큰 만족감을 얻는 방법은 사실 매우 간단하다. 그저 오랜 시간 할 수 있는 취미활동을 찾아 꾸준히 하는 것이다. 한 가지 취미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자연스럽게 흐르는 시간의 깊이와 길이 속에서 이 취미가 스스로 커가도록 하면 뜻밖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스페인 사람인 조셉 델 호요는 원래 의사였다. 의대를 졸업하고 동네병원에서 일하던 그는 조류를 관찰하는 데 푹 빠져 있었다. 환자가 없을 때면 병원 문에 ‘외출 중’이라는 메모를 걸어놓고 숲으로 강가로 뛰어다니며 조류를 관찰했다. 그에게 조류를 관찰하는 일은 단순한 취미가 아닌 삶의 즐거움이었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흐른 뒤, 그는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 전 세계 모든 조류에 대한 정보가 망라된 『세계조류수첩』을 편찬하기 시작했다. 1992년 제1권이 첫 선을 보였고, 2013년까지 총 17권이 출판되었는데 그간 출판된 책에 실린 조류의 종류만 해도 7,400종이 넘는다. 그는 자유시간을 깊이 있는 방식으로 사용한 것이다. 그는 시간을 정중하게 대했다. 가까운 미래와 먼 미래를 연결하면서 시간에 의미와 기쁨을 부여했다. 그러므로 일과 생활 모두에서 성공하는 비결은 시간의 빠름과 느림, 깊음과 얕음의 관계를 얼마나 잘 처리하는가에 달려 있다.



미지의 세계 - 사고력이라는 유용한 무기



끊고, 처리하고, 버리다

간소화는 사고를 분명하게 하는 전제조건이다. 사방천지가 숙덕숙덕, 웅성웅성하는 소리로 가득하다. 날마다 무가치하고 무의미한 정보가 범람한다. 허튼소리, 되도 않는 억지가 아니면 곰팡내 풀풀 나는 케케묵은 헛소리로 가득하다. 이런 쓰레기가 날이면 날마다 쏟아지는 까닭에 정말 가치 있는 정보를 판별하고 선별하는 능력은 쇠퇴해간다. 우리는 우리 자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 사건, 사물에 너무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머릿속이 자신과 상관없는 것들로 가득 차 정작 자신과 관련된 것을 사고하고 기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제대로 사고하기 위해서는 일단 간소화를 해야 한다. 이미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는 복잡다단한 내용을 분석하고 취합하고 간략히 줄여야만 다른 정보를 처리하고 더 복잡하고 정교한 사고를 할 만한 공간이 생긴다. 사고의 간소화는 외부에서 입력된 정보의 간소화를 뜻하기도 하지만 우리 자신이 표현하고 계속 생각하고 있는 정보의 간소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가치 없는 정보 걸러내기: 미디어학자 클레이 셔키는 정보가 과적된 이유는 정보가 너무 많아서가 아니라 우리들의 ‘필터’가 고장 난 탓이라고 했다. 따라서 외부에서 입력된 정보를 간소화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고장 난 필터를 고치는 것이다. 정보를 간소화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들을 살펴보자.

▲ 신뢰할 수 있는 정보원을 선별하라 - 좋은 정보를 걸러내려면 먼저 좋은 정보원을 찾아야 한다. 좋은 정보원은 대개 ‘정보의 질’을 보장한다. 예를 들어 특정한 주제와 범위가 있어서 그 특정 분야에만 몰두한다. 또 계속해서 수준 높고 심충적인 내용을 제공하며, 정보의 양보다는 질을 우선시한다. 이 밖에도 절대로 부화뇌동하지 않고 자신만의 투철한 관점을 견지한다. 그리고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지지를 받는다. 그리고 학술지에 실린 논문, 상장회사의 연차보고서, 통계연감 등 제3자의 감사를 받거나 법적 책임을 지는 내용도 신뢰할 수 있는 편이다. 이런 것들은 모두 신뢰할 수 있는 정보원을 선별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 유행하거나 주목받는 정보를 좇지 마라 - 유행하거나 한참 주목받는 정보에서 멀어지면 시끄러운 소리도 잦아든다. 인터넷상의 핫이슈는 대개 일부러 지어낸 마케팅성 화제들로서 사람들의 말초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로 관심을 끈다. 이런 내용에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 또 자신이 좋아하는 거라면 모르겠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얼핏 보아서는 큰일처럼 보이는 것, 예를 들어 기념일이나 의식, 경기, 이벤트 등도 당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런 일들은 성대하고 화려한 불꽃처럼 순식간에 대중을 흥분시키지만 불꽃이 사라지면 흥분도 이내 가라앉는다.

▲ 사실정보에 주목하고 관점과 평론은 무시하라 - 사실정보는 사고에 쓰이는 기초적인 자료지만 각종 관점과 평론은 어쩌다가 영감을 주는 것을 빼면 시종일관 혼란만 줄 뿐이다. 인터넷에는 그럴싸한 말로 포장한 개똥철학들이 넘쳐나는데 속을 들여다보면 그저 천박하거나 잘못된 관점을 떠들어대는 것뿐인데도 이 점을 판별하기까지 꽤 많은 시간과 정력을 허비해야 한다. 하지만 사실정보는 자발적으로 열심히 모을 필요가 있다.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독립적으로 사고해 자기 나름의 관점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정보는 대규모 샘플조사를 바탕으로 얻은 데이터를 비롯해 심층적이며 매우 세부적이고 상세한 정보를 가리킨다. 심충적이고 광범위한 사실 정보를 얻을수록 더 완벽하고 정확한 관점을 형성할 수 있다.

▲ 번잡한 외부와 정기적으로 단절시켜라 - 빌 게이츠는 아마 세상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한 명일 것이다. 그는 오랜 세월 초거대기업 마이크로소프트를 이끌어왔고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자선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지켜온 습관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해마다 2주일씩 폐관정수하는 것’이었다. 이때가 되면 빌 게이츠는 어떤 장소에 혼자 틀어박혀 어느 누구의, 어떠한 일에도 간섭을 받지 않은 채 오로지 책과 생각에 빠져 지낸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정보를 합리적으로 선별해 머릿속에 넣은 다음, 가공과 처리 단계를 거친 정보를 다시 끄집어내 세상에 되돌려준다.

▲ 간결한 표현능력 기르기 - 미국 최고의 호러소설 작가인 스티븐 킹은 고등학생 시절 학교신문 편집장 존 굴드가 자신의 첫 번째 원고를 고쳐준 일을 평생 잊지 못했다. 이는 그의 인생을 통틀어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가르침이었고, 뛰어난 소설가로 거듭나는 데 발판이 되었다.

▲ 간결한 문장이 더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 ‘간결함’을 ‘단순함’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 미국 건축계의 대가 프랭크로이드 라이트는 이렇게 말했다. “무미건조가 간결함을 뜻하지는 않는다. 간결함은 무조건 없애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적당히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과 타인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적당한 정도를 찾아 더 많은 함의를 비춰 보이는 것, 그것이 바로 간결함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과 타인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것’이다. 이는 간소화를 위한 첫걸음이다. 이 말을 기준으로 세 가지 부분에서 사고를 간소화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①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줄이기: 불필요한 것은 모두 제거하라

언어학자 지시엔린은 젊은 시절 적당히 줄이지 못한 탓에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1930년대 중반, 독일 조지아우구스트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공부하며 ‘위구르 산스크리트어의 한정 동사’라는 심오한 주제로 박사논문을 썼다. 그런데 그의 지도교수인 언스트 발트슈미트는 그의 논문 초고를 읽더니 첫 번째 줄, 첫 번째 글자 앞에 괄호를 치고 마지막 줄, 마지막 글자 뒤에 괄호를 쳤다. 이는 곧 전부 삭제하라는 뜻이었다. 발트슈미트의 생각은 이러했다. “자네가 이 서론을 쓰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은 알겠지만 이것은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인용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했을 뿐 자네만의 생각은 하나도 없어. 이런 글이라면 아예 쓸 필요가 없지.” 이 말을 듣고 난 지시엔린은 갑자기 가슴속에서 폭풍우가 몰아쳤다. 지시엔린은 기꺼이 스승의 비판을 수용했다. 세월이 흐른 뒤 지시엔린은 그때 일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학술논문을 쓸 때는 쓸데없는 말을 주저리주저리 떠들 필요가 없다. 그저 모든 문장에 근거가 있으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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