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무기다
우메다 사토시 지음 | 비즈니스북스
말이 무기다
우메다 사토시 지음
비즈니스북스 / 2017년 7월 / 248쪽 / 13,000원
제1장 내면의 말에 귀 기울이기
말로 평가 받는 시대, ‘말 잘하는 것’도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인간성의 평가로 이어진다: 누군가와 이야기하거나, 누군가가 쓴 글을 읽었을 때 오해부터 공감ㆍ공명까지 그 단계에 해당하는 감정을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잠시 기억을 떠올려 보라. 누군가의 말을 듣고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웠을 때나,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을 때가 있지 않았던가? 의사소통을 해도 공감이 안 가고 납득할 수조차 없어서 오해나 이해 상태에 그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 당신은 상대방을 어떻게 평가했는가? 아마도 ‘말을 더 잘하면 좋을 텐데’ 하고 말솜씨 자체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긴 하는 건가?’,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냥 되는 대로 말하는 스타일이군’ 하고 상대방의 인격을 평가한 적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전달력 있는 말, 마음에 울림을 주는 말을 이끌어 내는 것은 ‘말하기 기술’이 아니다. 그렇다면 단순한 이해를 넘어 상대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과연 그 벽을 뛰어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있을까. 그 열쇠는 이 책의 주된 내용이기도 한 ‘내면의 말’이다. 머릿속에 생겨나는 내면의 말에 깊이를 더하여 말에 무게를 싣는 것이다. 타인을 설득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말을 만들어 내는 데 필요한 것은 이 ‘내면의 말’을 단련하는 것이지 실제로 쓰고 말하고 입력하는 ‘밖으로 향하는 말’을 단련하는 일이 아니다.
내면의 말과 마주하기
흐릿한 생각에서 벗어나자: 무의식중에 생기는 내면의 말을 의식하여 자신의 사고와 관점에 주의를 기울이면,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또 어떤 사람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그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생각과 감정을 확장시키고 깊이를 더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생각이나 감정을 머릿속에서 꺼내 ‘눈에 보이는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
생각한 내용을 글로 쓰거나 말하려고 하면 갑자기 말문이 막히거나 적절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머리로는 충분히 이해했으니 바로 말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상황이 닥치면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내면의 말을 의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해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과 바깥으로 내보내는 말에는 차이가 있다. 내면의 말은 대부분 단어나 어절같이 짤막한 파편들인데, 머릿속에서 제멋대로 뜻이나 문맥이 보태지면서 완성된 생각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말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생각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아무리 오랫동안 생각했어도 말로 하지 못하면 상대방에게 아무것도 전해지지 않는다.
언어 능력을 기르고 싶다면 밖으로 향하는 말이 아니라 의견을 구성하는 내면의 말부터 키워야 한다. 이 경로는 언뜻 보기에 멀리 돌아가는 길 같지만 얻는 효과를 생각하면 오히려 지름길이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내면의 말을 한번 의식하게 되면 그 존재를 깨닫기 전에 비해 다루는 말의 양이 비약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의사 전달 능력을 높이려면 말을 많이 접하고 많이 말해 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실제로 말하거나 쓰거나 입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에 무언가를 생각하는 작업은 어떤 환경에서든 제한받지 않고 할 수 있다. ‘생각이란 내면의 말을 구사하는 행위’라고 관점을 바꾸기만 하면, 별다른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사용하는 말의 양을 늘릴 수 있다.
둘째, 내면의 말에 의식을 집중하면 막연하게 생각하며 흐지부지 넘기는 습관을 고칠 수 있다. ‘나는 지금 내면의 말을 통해 사고하는 중이다’라고 확실하게 인식하면 머릿속에 있는 막연한 생각이 명확해져서 깊이 생각하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이 효과는 지속적으로 강화되어 시간이 지날수록 의견과 생각이 성장한다. 생각이 커지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이 생각을 전하고 싶다’, ‘전해야 한다’는 감정이 솟아난다. 생각이 자라남에 따라 생겨나는 전하고자 하는 마음 역시 말을 갈고닦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인간의 행동 뒤에는 반드시 동기가 있다. 말의 경우에는 전하고 싶은 생각이 있거나, 자기 생각을 전적으로 이해해 주었으면 할 때 그런 마음이 말을 강화하는 원동력이 되어 말에 무게와 깊이를 더한다. 중요하지 않은 잡담에까지 그런 생각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사람의 밑바탕에 깔린 가치관과 사고는 그가 내뱉는 모든 말에 영향을 미친다. 그 차이가 바로 쓸데없는 이야기도 재미있게 만드는 원천이다.
내면의 말은 그 사람의 관점 자체다: 똑같은 정보를 접해도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며, 그래서 제각각 다른 내면의 말을 만들어 낸다. 이런 차이는 의식 수준이나 관심사, 감수성, 정보에 대한 감각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본질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길러진 관점의 차이이며, 그 사람의 성격이나 개성 그 자체다. 어떤 대상을 느끼는 방식은 ‘세상을 바라보는 그 사람만의 관점’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다.
내면의 말과 마주하는 것은 자기 관점과 마주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자기 관점을 아는 것은 밖으로 향하는 말을 발전시켜 자기만의 언어를 가지는 출발점이 된다. 자기 마음에 관심을 가지고 작은 변화를 감지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어떤 일을 접했을 때 어떤 감정이 생겨나는가, 어떤 내면의 말이 솟아나는가, 즉 어떤 요소가 개입되었을 때 어떤 감정이 생겨나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렇게 자기 본심과 진지하게 마주하는 것만이 밖으로 향하는 말에 변화를 가져오고, 더 나아가 앞으로의 인생도 바꿀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자신의 진심에 의해서가 아니라 ‘남들이 요구하는 나’에게 맞추어 듣기 좋은 말을 꾸며 내는 행동을 하게 된다. 이런 허울을 깨뜨리지 못하면 당신의 말은 어디서 빌려온 듯하거나 힘도 없고 설득력도 없는 말이 될 수밖에 없다.
말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
이해하지 못하면 말을 잘할 수 없다: 말로써 이야기한다는 행위는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친구에게 영화나 책의 줄거리를 이야기하거나, 자기가 겪은 일을 들려줄 때도 마찬가지다. 어디서부터 말해야 될지 몰라 헤매거나, 간단하게 이야기할 생각이었는데 말하다 보니 장황한 연설을 해버린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말하려고 하는 전체상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다. 내용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으면 ‘어떻게 된 일인가’를 제대로 요약할 수 있다.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것도 간단하지만 핵심이 들어간 내용이다. 추상적인 전체상도 아니고 지나치게 구체적인 세부 내용도 아니다. 역설적이게도,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깊이 이해하고 전체상을 파악했을 때야말로 간단명료하게 말하는 게 가능해진다.
자기 의견을 말로 잘 표현하고 싶다면 먼
저 자기 생각과 의견 즉, 내면의 말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자기 의견을 말할 때 떠오르는 대로 그 자리에서 그럴듯하게 둘러맞추기만 해서는 상대를 이해시키기 어렵다. 막연하게 생각하다가 흐지부지 넘어가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머리에 단편적으로 짧게 떠오르는 생각을 정확한 언어로 바꾸고 조합하여 부족한 문맥을 보완해 가는 과정을 실행해 봐야 한다. 그 과정을 반복하면 비로소 내면의 말이 선명해지고 점차 사고가 축적되어 두터워진다.
이 훈련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이 어떤 식으로 생각하는지 ‘생각의 경향’을 알 수 있다. 그다음에 내면의 말의 어휘력을 늘리는 단계로 나아가면 된다. 티끌 모아 태산까지는 아니지만 티끌만 한 효과와 변화를 쌓아 올리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내면의 말이 풍성해지면서 밖으로 향하는 말도 빛을 발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언제 어디서든 지속되는 의사소통 능력이다. 오늘 이 책을 손에 들고 내면의 말의 존재를 의식하기 시작한 당신은 이미 원하는 바에 확실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말할 수 있다.
제2장 생각을 발전시키는 ‘사고 사이클’
내면의 말을 키울 수 있는 ‘사고 사이클’
1. 사고를 막연한 존재가 아닌 내면의 말로서 인식한다.
2. 내면의 말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듯이 관찰한다.
3. 생각을 발전시키는 데 집중하여 내면의 말의 해상도를 높인다.
이것이 바로 내가 사고를 깊게 하기 위해 실천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지금 자신이 고민하고 있는 구체적인 문제를 떠올리면서 읽으면 이해하기 쉽다.
1단계는 머릿속을 빙글빙글 맴도는 내면의 말을 종이에 써서 눈에 보이는 형태로 나타내는 것이다. 그런 다음 비슷한 말끼리 그룹을 지어 사고의 특성이나 생각의 경향을 파악한다. 이렇게 하면 어느 부분에서 생각이 부족한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머릿속이 고민이나 생각으로 가득 차 있으면 다른 가능성을 생각할 틈이 없게 마련이다. 이 단계에서 지금 생각하는 것, 즉 머릿속을 떠다니는 내면의 말을 일단 밖으로 꺼내 생각할 여지를 만든다.
2단계는 1단계에서 만들어진 사고의 조각을 재료로 삼아 생각의 폭을 확장시킨다. 1단계는 내면의 말을 가시화한 것에 불과하므로 자신이라는 틀 내에서 생각이 열거되는 경향이 있다. 이때 생각의 폭이나 깊이가 부족하다는 것을 발견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사고를 발전시킬 수 있게 된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면 객관적인 시각이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없기 때문에 빠지거나 부족한 부분을 인식하기 어려운데 앞의 내면의 말을 가시화하는 단계를 통해 그런 부분을 인식할 수 있다.
3단계는 화학반응을 일으켜 평소의 나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범위에 도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예 반대되는 것을 생각한다거나, 내가 아닌 특정 인물이라면 어떻게 생각할지 상상해보는 등 구체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그전에 자기 생각과 더 냉정하게 마주하기 위해 시간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머릿속에 있는 내면의 말을 써 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생각을 파악할 수 있지만, 잠시 시간을 두고 방법을 실행하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진다.
이 사고 사이클을 반복하면 내면의 말의 어휘력이 늘어나 내면의 말의 해상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면 어떤 대상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으므로 사고의 층이 두터워지면서 밖으로 향하는 말도 자연스럽게 깊이와 무게를 지니게 된다. 내면의 말이 단련되면 일반적으로 말하는 어휘력이 아닌 진정한 언어력이 강화된다. 게다가 지금 내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무엇을 위해 생각하는지, 생각이 어느 수준에 이르렀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으므로 밖으로 향하는 말, 의사 전달을 위한 말로 쉽게 바꿀 수 있다. 내면의 말을 의식하면서 상대가 이해하기 쉽게 차근차근 이야기하거나 쓰면 되기 때문이다.
산출 - 머릿속 생각을 종이에 적는다
글로 적는 것부터 시작하자: 지금 새로운 것을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새로운 내면의 말이 마음속에서 잇따라 떠오를 것이다. 좀 더 시간을 들여 생각하면 과거에 겪은 일이나 거기서 느낀 감정을 떠올리는 단계에 돌입한다. 그렇게 계속 생각을 이어 나가다 보면 ‘충분히 생각했다’고 스스로 납득할 만한 수준에 도달한다. 하지만 막상 생각한 것을 말로 표현하려고 하면 어떤가? 그렇게 생각했는데도 말이 한마디도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종이에 적는 것이다. 머릿속에 있는 모든 생각을 밖으로 꺼내 형태를 부여하면 자기 생각을 파악할 수 있다. 한 번 생각한 것을 굳이 기억해 놓을 필요가 없어지므로 모처럼 생각한 내용을 잊어버리는 일도 없다. 또한 머릿속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내 생각이 얼마나 일관성 없고 단편적인지 깨달을 수 있다.
종이에 적을 때는 단어로 적어도 좋고 항목별로 나열해도 좋고 문장으로 써도 좋다. 다만 무리해서 문장으로 쓰려고 하면 완벽하게 써야 한다거나 논리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익숙해지면 차츰 문장으로 쓰는 편이 좋지만, 처음에는 머리에 떠오른 내면의 말이 사라지기 전에 얼른 적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 내면의 말이 솟아나는 속도에 맞춰서 사고에 뒤처지지 않고, 사고를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A4 용지를 당신의 무기로 만들어라: 아무리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한계가 있다. 특히 생각이라는 섬세한 작업을 할 때는 새로운 생각이 꼬리를 물고 솟아나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을 기억하고 파악하기란 불가능하다. 이때 머릿속을 하나의 책상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정리정돈이 잘되어 있는 책상에서는 한 가지 일에 집중하기 쉽지만 번잡하고 어수선한 책상에서는 집중하기 어렵다. 책상의 크기도 사람마다 다르다. 책상이 넓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좁은 사람도 있다. 하지만 책상이 넓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니며, 좁다고 반드시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다.
문제는 자기 머릿속에 있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책상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책상 위에 흩어져 있는 잡다한 서류들을 같은 유형별로 분류하여 정리한 다음 생각할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여기서 잡다한 서류란 머릿속에 떠오르는 하나하나의 생각이다. 이런 잡다한 서류들이 책상 위에 어질러져 있는 상태가 바로 ‘생각했다고 착각하는 상태’다. 냉정하게 보면 그저 책상이 가득 찬 것에 만족하고 있을 뿐 책상 위에 놓인 서류의 질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이때 ‘생각 = 내면의 말을 이끌어 내는 상태’로 인식하면 책상에 놓인 서류가 말이라는 형태로 체계를 가지게 되므로 다루기 쉬워진다. 이것이 1단계에서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글로 적는 이유다. 내면의 말을 적을 때는 공책처럼 묶인 종이가 아니라 낱장으로 된 A4 용지를 권한다. 낱낱이 복사 용지도 좋고 뜯어낼 수 있는 A4 크기의 메모지도 좋다. 다만 나중에 순서를 바꾸거나 그룹을 만들어야 하므로 종이 방향은 가로로 통일해야 편하다. 쓰는 도구는 연필이나 볼펜같이 가는 것보다 수성 사인펜처럼 선이 적당하게 굵은 것이 좋다.
이렇게 형식을 갖춰 쓰는 이유는 다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종이를 책상에 전부 펼쳐 놓고 자신의 머릿속을 조감하기 위해서다. 공책을 사용하면 무심코 페이지 앞면과 뒷면에 말을 쓰게 되므로 나중에 찢어서 책상에 늘어놓을 수 없다. 게다가 이후 2단계인 ‘연상과 심화’ 부분에서 내면의 말이 적힌 종이를 방향성에 따라 분류하고, 순서를 바꾸고, 부족한 부분을 덧붙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따로 떨어져 있는 A4 용지를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둘째, 리듬감 있게 척척 써 나가기 위해서다. 단어가 떠오르면 단어를 쓰고 다음 종이로 넘어간다. 문장이 떠오르면 문장을 쓰고 다음 종이로 넘어간다. 매번 새로운 기분으로 거침없이 써 내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의 머리는 어떤 일에 대해 연속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비연속적이고 단편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공책에 적으면 무의식중에 순서를 신경 쓰게 돼 자유로운 생각을 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반해 따로 떨어진 종이를 사용하면 순서는 나중에 바꾸면 되고, 잘못 적더라도 새로운 종이를 준비하면 된다. 즉, 머리에 떠오르는 내면의 말에 의식을 집중할 수 있다. 순서가 올바른지, 이치에 맞는지, 일관성이 있는지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셋째, 큼직한 글씨로 쓰기 위해서다. 카피라이터가 되고 나서 가장 먼저 들은 말이 “글자 크기는 자신감의 크기와 비례한다.”는 말이었는데 실제로 그랬다. 확신하는 내용은 큰 글씨로 쓸 수 있었던 반면에, 애매하고 불확실한 내용은 나도 모르게 작은 글씨로 쓰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점 역시 공책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인쇄된 줄에 맞춰 글자를 조그맣게 쓰게 되므로 자기가 쓴 말이 자신 없어 보일 수 있다. 내면의 말과 마주하는 행위는 섬세한 행위이기 때문에 ‘정말일까?’ 하고 의구심을 갖는 순간 실패로 돌아간다. 그러므로 머리에 떠오르는 말을 자신 있게 큰 글씨로 적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