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하는 힘
마르코 폰 뮌히하우젠 지음 | 미래의창
집중하는 힘
마르코 폰 뮌히하우젠 지음
미래의창 / 2017년 3월 / 231쪽 / 13,000원
우리 뇌는 단 한 가지 일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왜 집중해야 하는가?
신경과학자 리처드 데이비드슨은 주의력과 집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더 큰 성과와 성공을 거둘 수 있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 지적한 바 있다. 집중력은 무언가에 자신의 주의를 완전히 기울이는 것인데, 이때 중요한 것은 그 무언가가 여러 가지 일이 아니라 ‘단 한 가지’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 충격적인 사실은 우리 대부분의 사람들이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집중 상태가 아닌 분산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한 가지 일에 몰두하면 그야말로 다양한 이득이 주어지는데, 그 이익들은 다음과 같다.
① 업무 효율이 향상되므로 더 큰 성과를 올릴 수 있다. 보다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② ‘집중 모드’를 켠 상태에서 작업을 하면 오히려 더 가벼운 마음으로 스트레스 없이 업무에 매진할 수 있다. ③ 신경심리학계의 연구들에 따르면, 집중 상태일 때는 외부로부터 오는 방해 요인들이 자동으로 차단된다고 한다. ④ 집중 상태에서는 잡생각들, 특히 자신도 모르게 늘 떠안고 사는 걱정이나 고민들이 차단된다. ⑤ 한 가지 일에 온 정신을 집중하면 시간 감각이 무뎌져서 결국에는 ‘어라!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쏜살같이 흘러가버렸네?’ 하고 생각하게 된다. ⑥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도파민과 엔도르핀이 뒤섞인 칵테일이 행복감을 주게 된다. ⑦ 집중 상태에서는 ‘신체 배터리’가 충전된다. 턱없이 들릴 수도 있겠지만, 생각해보면 무언가에 완전히 주의를 기울이고 집중할 때만큼 우리에게 큰 에너지와 충족감을 안겨주는 상황이 또 있을까 싶다.
집중력 파괴의 주범들
일단 우리 뇌는 기본적으로 집중보다는 산만에 더 가까운 구조로 되어 있다. 뇌 구조 자체가 여러 가지 생각들 사이를 오가면서 주의력이 분산되게끔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어떤 한 가지 과제에 몰두해 있지 않을 때면 우리 내면의 ‘검색 엔진’이 주변 세상을 스캔하면서 위험 요인이나 구미가 당기는 자극 요소들을 찾아다닌다. 우리 뇌의 이러한 기본적 경향은 갑자기 급변한 시대적 현상과 충돌했다. 거기에는 에어백도 범퍼도 없었다. 그러면서 우리의 내면은 디지털 미디어들의 놀이터가 되고 말았다. 그 강력한 원심력에 모두들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하루 종일 끊임없이 밀려오는 정보의 홍수에 노출되어 있다. 그 정보들은 다양한 미디어 채널들을 통해 우리에게 도달한다. 문자메시지와 이메일, 푸시(push) 알림, 팝업창 등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노트북 화면을 서로 경쟁하듯 차지하며 우리 의식의 문을 두드린다. 소셜미디어, 실시간 중계, 디지털 게임, 가상현실 게임 역시 우리의 주의력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고 집어삼킨다.
우리는 심지어 앞서 소개한 모든 주의력 방해 요인들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기까지 한다. 뉴스나 영화 하나를 지긋이 청취하거나 감상하는 대신, 하나의 정보와 또 다른 정보 사이를 지속적으로 넘나드는 것이다. 그 와중에도 ‘혹시 내가 진짜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혹은 다른 그룹 채팅방에서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으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우리는 그렇게 무의식중에 수많은 미디어 자극에 끊임없이 노출된다. 즉, 우리의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주된 요인은 끊임없는 외부의 방해와 ‘멀티태스킹’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주의력을 산만하게 만드는 요인이 비단 외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내부에서도 방해 공작이 시작된다. 참고로 노동연구가들은 ‘외부적’ 방해 요인과 ‘내부적’ 방해 요인을 구분하고 있다. 해당 전문가들은 또 사무실 책상 앞에서 일을 하는 직장인들의 경우, 스스로 내부 방해 요인을 불러일으키고, 그 횟수도 외부 방해 요인보다 결코 적지 않다고 말한다. 자각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자체 태업 상태’, 다시 말해 ‘의지가 동반된’ 자체 업무 중단 상태에 돌입하는 것이다.
멀티태스킹에 대한 환상
우리는 오래전부터, 자신의 능력을 한껏 과시하고, 인정받고,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부와 명예를 거머쥐고 싶은 사람들에게 멀티태스킹 능력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이라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여왔다. 문제는 인간에게 그런 능력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1950년대 맨체스터 공대 교수였던 에드워드 콜린 체리는 그러한 세간의 믿음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제는 관련 학계의 대표적 실험 중 하나로 손꼽히는 ‘칵테일파티 실험’이 바로 그것인데, 이 실험에서 체리 교수는 “멀티태스킹은 도저히 불가능하다.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는 늘 몇 가지 일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우리 뇌는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반면 한 가지 일에서 다른 일로, 그런 다음 다시 다른 일로 전환하며 집중하는 것은 가능하다. 단, 단기 기억력에 부담이 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멀티태스킹으로 발생하는 피해는 다음과 같다.
① 멀티태스킹은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한 가지 일에서 자꾸 다른 일로 전환할 경우, 정보의 흐름이 막혀버린다. 그러면서 인지 조절 능력이 점점 저하되고, 그래서 실수가 잦아진다. ② 멀티태스킹은 뇌에 큰 부담을 준다. 심리학 및 신경과학 교수 대니얼 J. 레비틴은 “한 과제에서 다른 과제로 전환할 때 뇌의 앞부분에서 포도당의 연소량이 늘어난다.” 즉, 여러 개의 작업 사이를 자주 오가다 보면 금세 녹초가 되는 현상은 신경화학적 작용에 따른 것이라는 뜻이다.
③ 멀티태스킹은 비효율적이기까지 하다. 업무 수행 능력이 저하된 탓에 해내는 일의 양이 오히려 줄어들고, 업무의 질 역시 떨어진다. ④ 멀티태스킹은 업무 수행 능력을 극단적으로 저하시킨다. 저널리스트 캣 맥고완은 “운전 중 휴대폰을 들고 통화하는 것은 술 두세 잔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는 것만큼이나 주의력을 흐트러뜨린다.”라고 했다. ⑤ 멀티태스킹은 공부에 방해가 되고 기억력을 떨어뜨린다. 신경과학자 러스 폴드락이 꼽은 첫 번째 이유는 우리 뇌가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할 때면 중요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잘 구분해내지 못하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무언가를 공부하면서 다른 일을 동시에 할 경우, 방금 학습한 내용이 엉뚱한 ‘서랍’에 저장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⑥ 멀티태스킹은 창의력을 저하시킨다. 문제를 해결하거나 혁신적 아이디어를 내려면 대개 일정한 시간 동안 한 가지 일에 몰두해야 한다. ⑦ 멀티태스킹은 스트레스와 신경과민을 초래하며, 장기적으로는 건강도 해칠 수 있다. 멀티태스킹을 하게 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의 지수가 높아지는데, 이는 맑은 정신을 갖지 못하게 방해하거나 정신을 아예 흐리멍덩해지게 만든다.
집중 상태 만들기
사실 나는 몇 년 전 집중의 정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계기가 있었다. 그날도 딸아이는 숙제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모르는 것이 나오자 아빠인 내게 도움을 청했고, 한 번 도와주니 다시 또 도와달라고 했고, 급기야는 그냥 아빠가 대신 해주면 안 되냐고 물어보았다. 자상하게 설명하고 답하려고 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내 입에서 “이제 제발 집중 좀 해!”라는 말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순간, 보호자로서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딸아이가 이렇게 물었다. “알았어요. 그런데 그 집중이란 거,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어요?” 그 질문을 듣는 순간 눈앞이 노래졌다. 나도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딸아이 앞에서 차마 내 무지를 고스란히 드러낼 수는 없었다. 그런데 그때 별안간 구조의 손길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는 돋보기와 신문지를 들고 와서 딸아이와 함께 작은 실험 하나를 시작했다. 한곳에 빛을 모아 신문지에 불을 붙이는 실험이었다. 나는 분산된 빛과 집중된 빛의 차이를 보여주며 딸아이에게 산만하게 떠도는 의식 상태와 고도의 집중력과 주의력이 발휘된 상태의 차이를 설명하고, 집중 상태에서 어떤 효과들이 발휘되는지를 알려주었다.
수동적 주의력과 능동적 주의력
우리는 재미있는 책뿐 아니라 긴장감 넘치는 영화, 마음이 끌리는 대화 상대 등에 온정신을 빼앗긴다. 위기 상황이나 치명적 순간이 발생했을 때도 우리의 정신은 오직 거기에만 집중된다. 이런 경우라면 집중을 위해 우리가 따로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상황에 사로잡히기만 하면 집중력이 스스로 발휘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를 두고 학자들은 ‘수동적 주의력’이라 부른다. 그런데 우리가 일상적으로 처리하는 (혹은 처리해야 하는) 일들은 대개 인지심리학적 관점에서 볼 때 덜 매력적인 것들이다. 그래서 자꾸만 다른 데로 눈길을 돌리게 된다. 집중력이 스스로 발휘되지 않을 때, 즉 외부 자극이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을 때엔 어떻게 해야 집중을 할 수 있을까?
집중 상태로 가는 3단계
능동적으로 집중 상태를 만들어낸다는 말은 자신의 주의력을 잘 제어하여 한 가지 일에 초점을 맞춘다는 뜻이다. 한 가지 희소식은 집중 상태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 3가지 전제 조건들에 유의해야 한다.
<1단계 - 자석 만들기>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아는 것, 다시 말해 과제나 목표를 정확히 규명하는 것이 집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첫 번째 단계이자 가장 기본적인 전제 조건이다. 그 이유는 우리의 주의력을 끌고자 하는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사안들이 우리의 주의력을 얻기 위해 늘 치열하게 경쟁한다. 우리는 거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대처 방안은 우리의 모든 사고와 정신적 능력을 끌어당기는 동시에 마음이 다른 곳으로 향하지 못하게 막아줄 ‘자석’과도 같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명백하게 정의된 목표는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힘을 지니고 있다.
<2단계 - 매력 만들기> 집중을 위한 다음 전제 조건은 과제의 ‘품질’이다. 다른 말로는 우리 뇌가 특정 과제에 대해 느끼는 ‘매력 지수’쯤이 되겠다. 이는 마치 연소식 엔진이 특정 RPM에서 최적의 효율을 발휘하는 현상과 같은 이치다. 그 RPM 수치를 넘어서거나 그보다 낮을 경우 초과분이나 미달분 만큼 효율은 떨어지고, 연비는 그만큼 높아진다. 이를 우리 뇌에 대입하면 다음의 두 가지 결론이 나온다. ① 과제가 스트레스를 줄 정도로 지나치게 어려워서는 안 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에서는 더 많은 양의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데, 아드레날린의 대표적 영향은 사고 과정을 둔화시킨다는 것이다. ② 반대로 과제가 너무 쉬워서도 안 된다. 그 경우에도 집중력 저하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3단계 - 방해 요인 차단하기> 집중을 위한 세 번째 전제 조건은 요즘 시대에 특히 더 중대한 조건으로, 각종 방해 요인이나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자극들을 차단하는 것이다. 이때 외부적 방해 요인(대표적 사례는 통신기기나 동료의 갑작스러운 문의)뿐 아니라, 내면의 방해 요인(각종 고민, 불안감, 공상 등)도 함께 차단해야 한다. 물론 종일 그 방해 요인들을 무시하고 살라는 뜻은 아니다. 잠시만, 적어도 급한 일을 처리하는 동안만이라도 차단하라는 뜻이다.
추가 조건
실은 집중 상태를 만들어내기 위한 전제 조건이 한 가지 더 있다. 위 3단계를 틈날 때마다 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다 보면 훈련도 쉬워진다. 집중력을 자주 발휘하는 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쉽게 집중할 수 있고, 집중 상태를 보다 더 편안하게 느낀다고 한다.
집중 상태 유지하기
집중 상태를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이끌어내기보다는 꾸준히 이어지는 상태로 고정시켜야 한다. 레스토랑 등급 따기나 기존에 딴 등급 유지하기와 비슷하다. 잠깐 집중하기는 쉽지만, 그 상태를 장시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다행히 어떤 일에 집중하는 시간과 횟수가 쌓일수록 우리 뇌는 그 상태에 적응한다. 그러면 그다음부터는 좀 더 긴 시간 동안 한 가지 일에 집중하기가 수월해진다.
몰입과 도파민
고도의 집중 상태를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해야만 일을 할 수 있는 직업군들이 있다. 수술을 전문적으로 하는 외과의들이 거기에 속한다. 수술 가운을 입고, 손을 씻고 소독하며, 수술모와 마스크를 쓰는 과정부터가 이미 평소 생활에서 멀어지기 위한 일종의 의식이라 할 수 있다. 그 의식을 통해 조금씩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주의력이 결코 분산되지 않는 자기만의 고요한 세계로 조금씩 발을 담그는 것이다. 수술실에 들어가서 문을 닫고 나면 의사의 시선은 환한 조명이 비치고 있는 제한된 공간에 집중된다. 나머지는 시야 밖으로 사라진다. 그 순간 가장 중요한 것, 즉 환자와 수술이라는 본질적인 것을 제외한 그 어떤 것도 집도를 방해하지 않는다.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무언가를 먹고 마시지도 못한다. 이메일을 확인할 수도, 간호사들과 수술과 무관한 잡담을 나눌 수도 없다. 메스를 들고 있는 동안에는 생각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해도 아마 돌릴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주어진 막중한 과제에 온 힘과 정신을 쏟아야 하기 때문이다. 동기부여 관련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업무 삼매경 상태를 ‘몰입(flow)’이라 부른다. 어떻게 하면 업무 삼매경 상태 혹은 몰입 상태에 빠질 수 있을까? 미국의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어떤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수술을 앞둔 외과의들처럼 동기가 충분히 부여되고 고도의 집중 상태가 조성될 수 있는지에 관해 심도 있게 연구했고, 결국 두 가지 요인 - 당면한 과제가 제시하는 도전의 수준, 자신의 능력 수준 - 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두 요인의 상호관계인데, 그와 관련해서는 다음 세 가지 경우를 떠올려볼 수 있다.
① 능력을 십분 발휘하기에는 주어진 과제가 너무 쉬운 경우 ? 이 경우에는 금세 흥미를 잃게 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재미없다고 느끼는 순간, 우리 뇌는 그보다 더 흥미진진한 다른 일을 찾아 나선다. 그러면서 외부 방해 요인이나 주의력 분산 요인에는 더 취약한 상태가 되고 만다. ② 능력에 비해 과제가 너무 어려운 경우 ? 이 경우에는 스트레스가 찾아오고, 그 결과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아드레날린 과다 분비는 집중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이럴 때 우리 뇌는 과제를 회피하는 길을 택한다.
③ 과제가 너무 쉽지도, 너무 어렵지도 않은 경우 ? 우리는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과제, 자신이 지닌 능력 모두를 동원해야 해결할 수 있는 과제가 주어졌을 때 더 큰 보람과 즐거움을 느낀다.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괜찮아, 그래도 난 이 정도는 해낼 수 있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 우리는 집중된 도취감, 즉 몰입의 즐거움을 느낀다. 그리고 한번 그 상태에 빠져들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일이 저절로 굴러간다. 이따금씩 자신의 한계에 부딪치고 힘은 들지만, 나라면 분명 해낼 수 있다는 걸 아는 상태이기 때문에 외부 방해 요인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런데 전제 조건을 안다고 해서 원하기만 하면 몰입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능력과 과제의 난이도가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상황은 주로 매일같이 처리하던 일을 할 때, 이른바 ‘표준화된 업무’를 처리할 때 자주 체험할 수 있고, 전체 직장인 중 5분의 1만이 몰입을 경험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 몰입과 집중력이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신기한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몰입을 해야 집중력이 발생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거꾸로도 가능하다. 과제가 명확하게 규명되어 있고 그래서 우리의 모든 주의력을 집중할 수 있다면, 나아가 그 어떤 방해 요인이나 주의력 분산 요인에도 흔들리지 않기만 한다면 엄청난 집중력 덕분에 몰입을 체험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