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원
곽소현 지음 | 북오션
사랑의 기원
곽소현 지음
북오션 / 2016년 4월 / 360쪽 / 15,000원
상담사례로 본 관계의 유형
제게 꼭 맞는 남자가 있을까요?: 사람들은 좋아하는 상대가 생기면 고백한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색깔이 다른데,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색깔과 비슷하다는 뜻이다. 영화 <클로저(Closer)>에서 엘리스는 댄을 보는 순간 끌린다. 앨리스는 그를 보자마자 “Hi, Stranger”라고 인사를 한다. 한순간에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동거를 시작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의 눈엔 그저 평범한 사람도 독특하게 보인다. 또, 그것을 이성적으로 설명하려 든다. 합리적인 근거와 이유를 대라고 하면 할수록 머리는 하얘지고 답은 궁색해진다.
프로이트는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빙산에 비유했다. 의식은 빙산의 일부분일 뿐 무의식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우리 눈으로 보고 확인할 수 있는 실체는 아주 작은 부분이며, 그것이 의식이다. 반면 보이지 않는 훨씬 많은 부분이 무의식이다. 그런 점에서 사랑에 빠진 자기의 모습이 왜 그런지 합리적인 근거를 찾다 보면 혼란을 경험하게 된다. 사랑을 합리적으로 설명하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데, 자신이 원래 좋아하는 사랑의 색깔은 무의식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남자가 보고 싶고, 끌리는 것은 자기가 위험에 빠지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것을 부인하려고 이유와 증거를 찾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의식은 억압하고 부정할수록 더 커져 버린다. <걸리버 여행기 소인국 편>에서처럼 커져 버린 자신의 몸을 보는 황당함을 만나게 되는 순간이다. 사랑은 미지의 세계이므로 두려운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돋보기보다 먼저 거울을 꺼낼 것: 그가 나한테 적합한 짝인지 알아보려면, 먼저 나에 대해 알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 이를 위해 각자의 사랑방식의 색깔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전형적인 사랑의 유형은 에로스, 루드스, 스토르게가 있었다. 존 리는 빨강, 노랑, 파랑의 삼원색이 합쳐지면 다양한 색이 나오듯 사랑도 이 세 유형이 합쳐져서 다양한 사랑이 파생된다고 보았다. 여자들은 자기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남자를 찾는다. 솔직하고 충동적인 에로스 형의 여자들은 열정적인 사랑을 나눌 남자를 찾는 동시에 그녀의 충동을 조절해줄 수 있는 시크한 남자를 좋아한다. 소심한 남자들이 솔직하고 거침없는 여자에게 반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자신이 어떤 색깔의 사람인지 알아야 ‘그 남자’이어야만 하는 이유를 찾아낼 수 있다.
에로스 유형은 정열적이고 로맨틱하다. <새벽의 삼종에서 저녁의 삼종까지>에서 프랜시스 잠의 시 ‘플라타너스 낙엽이 하나…’의 시구를 보면, 표현이 매우 육감적이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강한 성적 끌림은 최고의 찬사를 속삭이게 하고, 둘은 강렬한 키스로 이어진다. 이것이 에로스 사랑의 특징이다. 에로스 사랑 유형들은 자신의 육체적 매력을 알며, 성적 호감이 있는 남자를 한눈에 알아본다. ‘내 눈 앞에 떠오르는, 제비처럼 검던 네 머리, 너처럼 아름답던 네 눈, 도톰하던 네 입, 어깨 쪽으로 넓고 의지적으로 보이던 새하얀 네 목덜미’
루드스 유형은 다양한 사람을 동시에 사랑하고, 질투심을 견디기 힘들어하며, 소유하려 하면 도망간다. 이 사람들이야말로 어장관리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다. 루드스 유형은 사랑에 빠질 때마다 그 사람에게 집중하고 사랑을 고백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도 또 다른 형태의 사랑을 하기 때문에 그것을 인정해주지 않는 사람과는 관계를 이어가기가 어렵다. 그래서 특별히 좋아하는 유형이 따로 있지 않다.
스토르게 유형은 형제애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이성적 감정이 강조되지 않기 때문에 중간색인 초록이라 할 수 있다. 남매나 친구 같아 좋아하지만, 사랑한다는 말은 어색하다. 이 유형은 딱히 좋아하는 스타일이 없으며, 애인이 없어도 언젠가 생길 것이라는 생각으로 조급해하지 않는다. 육체적 관계로 들어가는 것보다 정신적인 교감이 중요하며, 직접 만나지 않고 전화나 메시지만으로도 만족해한다. 사랑의 강렬한 표현보다는 마음이 통하는 것 때문에 좋아하며 편안한 가정을 꾸리는 것에 관심이 많다. 이 외에 부차적인 사랑으로 마니아, 프래그마, 아가페를 들 수 있다.
마니아 유형은 가장 강렬하며 질투심과 소유욕이 많다. 그래서 끊임없이 상대가 자신을 사랑하는지 확인하며, 연인에서 친구로 지내자고 하면 가장 힘들어하는 유형이다. 이들은 극도로 사랑을 표현하며,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거절감과 위축감도 크다. 상대에 대한 소유욕이 강렬한 만큼 상대방도 자신만 바라보고 더 깊은 헌신과 사랑을 부어주기를 원한다.
프래그마 유형은 처음부터 나이, 연봉, 학벌, 집안, 종교 가치관 같은 사회적 배경이 비슷한 사람과 데이트를 하고 결혼을 한다. 자신이 느끼는 행복감보다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이성과 합리적인 면이 강조된다. 미술, 음악, 독서, 춤, 운동과 같은 취미나 활동영역이 비슷하고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하면서 사랑을 쌓아간다. 이들은 현실적인 조건을 확인하고서야 사랑을 시작하고 발전시켜나간다. “집은 어느 선이면 좋을까요? 아파트 전세 정도는 돼야겠지요?” “연봉은 얼마나 되나요? 우리 둘이 합치면 생활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겠네요.” 등의 얘기를 연애 초기에도 자연스럽게 한다. 프래그마 유형끼리 만나면 설렘이나 로맨틱한 감정이 동반되지 않아도 개의치 않는다. 그러나 여자는 성적 끌림이 있는 에로스 사랑을 하면서 로맨틱한 연애도 달달하게 하고 싶은데, 프래그마 사랑을 원하는 남자가 사랑이 무르익기도 전에 데이트할 때마다 주로 수입이나 경제력, 집안 얘기를 하면, 그에게 거리를 두게 된다. 이것은 서로 사랑의 유형이 달라 생기는 오해이다. 에로스 유형의 관점에서는 프래그마 유형의 현실적인 태도가 차갑게 보이고, 프래그마 유형이 볼 때는 에로스 유형의 열정이 위험해 보일 수도 있다.
아가페 유형은 사랑의 감정보다는 책임과 헌신을 중요시한다. 자신보다는 상대방을 배려하고 희생한다는 점에서 흰색에 가까울 것이다. 연인끼리 사랑을 나누는 것만큼이나,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나눠주는 것, 사회기여도를 중요시한다. 영화 <가족의 탄생>에서 경석은 여자친구 채현이 남자친구인 경석 외 모든 사람에게도 친절해서 갈등한다. 둘이 데이트를 하다가도 도움을 요청하면 바로 달려가는 채현 때문에 싸우는 장면이 많다. 채현은 모든 사람을 끌어안는다는 점에서 아가페 유형이다. 채현은 아가페의 사랑을 많은 사람과 나누려 하지만, 경석은 루드스의 사랑으로 자신만을 봐주기를 원한다. 이런 커플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관계는 어려워질 수 있다.
사랑의 주요 유형에는 에로스, 루드스, 스토르게가 있고, 부차적인 유형으로 마니아, 프래그마, 아가페의 사랑이 있다. 프랜시스 잠의 시 ‘플라타너스 낙엽이 하나…’에서처럼 여자는 연인과 속닥이기도 하고 강렬한 키스도 나누는 에로스 사랑을 하고 싶은데, 남자는 아가페 사랑의 책임과 헌신으로 돌보기만 한다면 아버지처럼 보이고 남자처럼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이처럼 사랑하면서도 서로의 욕구가 다를 수 있다. 여자는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좋아하고, 자신의 사생활을 인정해주기를 원하는 루드스 유형인데, 남자가 소유욕이 강한 마니아 유형이라면, 여자는 남자를 답답하게 느낄 것이고, 남자는 여자를 다른 사람에게 빼앗겼다는 생각에 질투심이 생길 수 있다. 사랑은 처음 만날 때의 형태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친구 같은 스토르게 사랑으로 시작해서 이성의 감정이 느껴지는 에로스의 사랑으로 변할 수 있고, 혹은 다른 형태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랑의 변화과정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색깔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 또 다른 색깔로 진화하고 성장해가는 것이다.
사랑도 변한다
늘 사랑받고 싶은 여자가 되고 싶다면: 요즈음은 자기감정이나 욕구에 솔직한 여자가 많아졌다. 전경린의 소설 <난 유리로 만든 배를 타고 낯선 바다를 떠도네>의 주인공 은령이 생각난다. “자아와 세계 사이의 침묵의 경계가 너무나 뚜렷해서, 절대로 섞이지 않는 외로운 사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여자” 말이다.
전통사회에서는 조신하고 자기감정을 숨기는 여자가 사랑을 받았다. 남편에게 할 말이 있으면 아이들을 빌어서, 시어머니에게 할 말이 있어도 남편을 빌어서 말이다. <사랑손님과 어머니>에서도 여주인공은 연모하는 남자에게 직접 말하지 못하고, 딸인 옥희의 입을 빌려 말한다. 그러나 요즈음은 자기 생각이나 욕구를 솔직하게 잘 표현하는 여자들이 환영을 받는다. 그것이 지나쳐서 남자친구의 헤어스타일, 흡연, 술 마시는 것 등 하나하나를 간섭하는 여자들이 있다. 남자들도 자기만의 방식이 있고 자기 정체성을 확보하고 싶어 한다.
과연 과거에 사랑스러운 여자는 어떤 여자였을까? 남자가 밖의 일을 하면 여자들은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살림을 하고 시부모 부양하면서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중요한 업무였다. 그래서 남자들에게는 자기 부모에게 잘하고 자기 혈통인 아이를 잘 키워주는 여자가 사랑스러운 여자였다. 지금도 전통적인 남성상을 가진 남자들은 조신하고 자기 말에 잘 따라주는 여자를 사랑스럽게 생각한다. 남자들은 갈등하는 상황이나 싸우는 것을 못 견뎌 하는 경우가 많다. 여자가 미인이 아니어도 좋고, 몸매가 좋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따지고 싸우려 드는 여자는 피하고 싶어 한다.
남자도 사랑받고 싶다: 겉은 수수하고, 남자들에게 맞추는 여자들이라도, 속은 화려한 삶을 꿈꾸고 자기주장도 하고 싶어 한다. 남자와 단둘의 로망을 꿈꾸며 도시풍의 세련된 분위기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여자들이라면 다 있다. 어떤 여자들이 사랑받을까?
우리는 가족주의가 쇠퇴하고 있고, 개인의 행복이 우선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가족의 행복’보다 ‘나의 행복’이 중요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남자가 자기에게 마음을 열지 않을 때, 미래의 시부모에게 잘 보여서 남자를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여자들도 있었다. 그러나 시부모와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면 남자와 잘 맞는지, 만나면 편안한지, 추구하는 방향이 같은지에 비중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 또, 과거에는 여자들이 남자가 자기보다 100만 원이라도 월급을 더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면, 이제는 여자가 남자보다 더 높은 경제력이라, 자원이 있으면 남자를 지원해주면서 사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여자들이 늘고 있다. 사회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져서일까? 남자들도 여자의 외모보다도, 돈 잘 벌고 생활력 있는 여자를 좋아한다고 드러내놓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여자들이 돈을 많이 벌어 가계를 부양하면 남자들이 고마워하면서도 자기권위가 떨어진다 생각하거나, 자존심 때문에 자기를 무시하냐며 큰소리를 내기도 했다. 여자들이 남자와 대등하거나 더 높은 수준, 대화, 경제력이 생겨서이기도 하지만 포스트 모던사회에서 사고나 가치관의 다양성이 연애나 결혼에서도 적용되는 것 같다.
사회학자 버나드가 말한 ‘여자는 자기보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조금이라도 높은 남자와 데이트를 하고 결혼을 한다.’는 ‘사랑의 경사 이론’이 다 적용되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에는 최하위층의 남자들과 최상위층의 여자들은 결혼하기 힘들었는데, 요즘 현대판 평강공주가 증가하고 있다. 남자가 차가 있어야 연애한다는 말들을 했지만, 요즈음은 차 없는 남자친구를 자기 차로 바래다주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여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스스럼없이 남자들이 ‘자신은 바보온달, 여자친구는 평강공주’라고 하며 능력 있는 여자들을 만나는 것에 대해 드러내놓고 자랑하기도 한다.
남자는 내세울 것 없는 스펙에 훈남이 아니어도 이에 상관없이 자기를 가장 멋있게 바라봐주는 여자가 사랑스럽다. 냉소적으로 사회를 비판하고, 아는 것도 많은 여자가 멋있어 보이지만, 겁도 난다. 자신의 말이나 행동에서 무언가 하나쯤 비난거리를 찾아낼 것만 같아 두렵다. 가끔 칭찬해줄 때도 있지만, 그것조차도 한 수 위에서 조롱하며 냉소적인 느낌이 들어 싫다. 성격이 약하고 민감한 남자일수록 센 여자를 힘들어한다. 남자들의 열등감이라고 합리화시키면 그만이겠지만, 자신을 돌아볼 필요도 있다. 말투나 행동에서 남자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가 없는지, 어쩌면 그것이 자기 속의 열등감 때문은 아닌지.
남자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아 고통스러울 때, 아플 때, 잠이 안 올 때, 실수할 때도 자기를 잘 받아주는 여자를 찾는다. 그런 여자를 변별할 수 있는 테스트가 있다면 뭐라도 해볼 것이다. 헬스, 요가, 다이어트, 피부 관리까지 완벽한 여자라고 해도 차갑고 이기적인 성격이라면 남자들은 고민을 한다. 자기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여자일 때, 진심이 담겨 있을 때, 남자의 마음은 설렌다. 자기는 이기적이면서 영혼까지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고 싶어 한다면 영원히 만나지 못할 것이다. 남자들은 ‘자기 영혼을 돌보는 여자가 존재할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 남자들도 사랑받고 싶어 한다. 프랜시스 잠의 <순박한 아내를 가지기 위한 기도>를 보면 남자들의 욕망은 어쩌면 아주 단순하다. 남자들은 자신의 꽃을 돌보듯 세심하고 따뜻하게 돌보는 단단한 여자를 찾고 있으니 말이다.
여자의 매력 업(UP) 시키기
팜파탈, 나도 그 마력을 갖고 싶다: 슈퍼모델 출신으로 프랑스 퍼스트레이디가 된 카를라 브루니는 맨 이터라는 별칭처럼 많은 남성에게 남자라면 누구나 그녀의 애인이 될 수 있다는 판타지를 심어줬다. 아마 그녀는 남자들의 갈망과 욕구를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뇌쇄적이고 육체적 매력만으로도 팜파탈에 등극하겠지만, 브루니처럼 감성과 정신이 결합하면 무서운 파괴력과 흥분이 일어난다. 남자를 유혹하는 교태와 매혹적인 여자는 딱 질색이라는 남자들도 이런 여자를 만나면 그녀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알고 보면 남자의 심리를 잘 알고 자신의 매력을 자유자재로 쓰는 여자를 싫어할 남자는 없지 않은가?
그런데 ‘팜파탈 여자는 나쁜 여자, 가까이하면 위험해진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 처음에는 사랑해주다가 이용하고 나중에 버린다는 얘기들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사랑을 얻지 못해 화가 난 남자들이 만들어낸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팜파탈도 알고 보면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다. 단지 그들이 사랑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는 것뿐이다. 이들은 다양한 감정의 눈빛으로 남자 마음속 감정들을 잘 읽어내고 투사해준다. 따뜻하고 섬세하며, 때로는 도도하고 내칠 듯해도 다시 품기 때문에 이들의 덫에 빠지기 쉽다. 팜파탈이 모두 그렇지는 않지만, 거쳐 가는 사람으로 대하는 사람이 많다. 좋아한다거나 사랑한다는 말을 쉽게 하고, 자상하고 친근하게 대한다. 남자들은 이런 사소한 말들을 진지한 사랑으로 착각할 수 있다.
팜파탈의 여자들의 말투는 오히려 교태 있지 않고, 편안해서 남자의 마음을 끌 수 있다. 눈빛이 맑지만 촉촉하며, 때로는 도도하고 청초하면서도 장난기가 넘친다. 키스할 때 달콤하고, 목소리는 나긋나긋하며, 자기에게 맞는 향수를 선택할 줄 안다. ‘팜파탈’ 하면 화려한 화장과 치장을 연상한다. 오히려 화장은 아주 자연스럽고 민낯 느낌인 경우도 많다. 의상도 단아한 블라우스를 입으면 겉옷은 화려하게, 혹은 안이 섹시하면 밖은 신경 쓰지 않은 듯한 외투를 입어서 반전의 매력을 보일 줄 아는 센스가 있다. 또,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매력적인 헤어스타일을 유지한다. 정장으로 분위기를 내면서도, 청바지에 티셔츠 하나만 걸쳐도 멋스럽다. 자신의 여성적 매력을 드러내는 데 천부적 재능이 있다. 거기에 지식과 우아함까지 겸비한 여자에게 남자들은 헤어나기 힘들고, 여자들에게는 질투의 대상이 되기 쉽다. 팜파탈, 되고 싶다고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팜파탈의 심리적 현상은 사랑의 갈망이 남다르다는 것이다. 자신을 세련되게 가꾸는데, 이들은 단골 네일샵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정기적으로 마사지를 받고, 연극무대에서 연기하듯 말하고 행동한다. 이성뿐 아니라 동성에게도 생기 있고 매력적으로 보인다. 과하지 않은 센치한 감성도 거든다. 진정한 팜파탈은 자신의 감정을 확장하고, 타인의 관심 끌기를 잘하는 사람들이다.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자극받고 완성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