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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연의 힘

이재운 지음 | 책이있는마을



1% 인연의 힘



이재운 지음

책이있는마을 / 2015년 11월 / 335쪽 / 14,800원





지금 인연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 - 잡을 것인가, 놓을 것인가



인연은 문을 열어 달라 청하는데 주인은 듣지 못하네



살아가다 보면 인간은 누구나 예기치 못한 행운 혹은 불운을 만날 수 있다. 복권이 당첨되거나 혹은 갑작스런 사고 등 때문에 인생이 엉망이 되는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걸 가리켜 정해진 운명이니, 팔자니 하고 말할 수는 없다. 이성과 의지가 있는 인간의 핑계로서는 너무 나약하지 않은가. 사실 모든 ‘우연한 사건’조차 워낙 많은 사람들 간의 사회적 관계와 인간 외의 다양한 물리 작용이 복잡하게 작용한 카오스의 결과일 뿐, 정말 ‘순수하게 우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갑작스런 변화를 상징하는 기상 분야의 경우에도 이런 연구는 계속 있어 왔다.

나비 효과, 인연은 카오스다: 1979년, 미국 워싱턴에서 에드워드 로렌츠(0525) - 이름 뒤에 적은 숫자 4자리는 성격을 144 타입으로 나눈 바이오 코드로서 해당 인물의 고유 코드를 표기한 것이다. 바이오코드는 생체 시계 원리에 따라 Galaxy와 SCN(Supra-Chiasmatic Nucleus)이 영향을 받는 천문 및 기후 정보를 바탕으로, 약 10만 명의 성격 유형을 통계 처리해 얻은 값으로, 고유 성격과 변화된 성격 등 마음의 무늬를 이중 진단하는 도구다. - 교수가 발표한 기상학 논문이 발표되면서 ‘나비 효과(butterfly effect)’란 말이 널리 퍼지고, 이것이 곧 ‘카오스 이론’의 실마리가 되었다.

비 내리는 것, 논이 오는 것, 구름이 끼는 것 등이 인간의 의지와 상관없이 우연히 형성되는 기상 변화가 아니라, 실제로 분석이 가능한, 어떤 원인이 있다는 뜻이다. 미래의 기상 변화를 예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각국의 기상학자들이 부단히 노력한 결과, 오늘날에는 상당한 예측 능력을 갖게 되었다. 원인이 없는 것은 예측이 불가능하지만, 원인이 있는 것은 예측이 가능한 것이다.

이 말을 뒤집으면 이 세상에는 원인이 없는 일이란 있을 수 없고, 따라서 모든 현상 역시 예측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또한 지금 좋은 인연으로 보이는 것이 나중에 독이 되고, 지금 나쁜 인연으로 보이는 것이 나중에 약이 되는 일은 매우 흔하다.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되었다는 청와대 전화를 받을 때만 해도 뛸 듯이 기뻐했을 사람들 있지 않은가. 그처럼 처참하게 유린당할 줄 모르고 어깨 으스대며 카메라 앞에 나서다니, 정녕 한 치 앞을 모른다는 그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인연을 만나지 못해서 일이 잘 안 풀린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결단코 그런 인연이란 없다.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귀인이 홀연히 나타나 금화를 한 자루 쥐여 주지는 않는다. 있다면 그것은 기적이고, 우주가 하도 넓다 보니 벼락 맞을 확률로 그 비슷한 일이 ‘남에게’ 일어나기는 한다. 결국 인연이란,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그것을 어떻게 보고 이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다. 생쥐, 와플, 천막, 거울 …. 이런 것들도 인연으로 알고 유심히 들여다보고 가꾸다 보면 정말 운명을 바꿀, 좋은 인연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생쥐를 본 사람은 수없이 많지만, 그 징그러운 쥐를 보고 미키마우스 캐릭터를 떠올린 사람은 월트 디즈니(0155)뿐이다. 생쥐는 그에게 디즈니랜드 왕국을 선물했다. 와플을 보거나 먹은 사람은 수없이 많지만, 그걸 보고 운동화 뒷굽을 떠올린 사람은 빌 바우어만밖에 없다. 와플은 그에게 스포츠용품 전문 회사 나이키를 선물했다. 흔해 빠진 천막에 앉아 쉬거나 일한 사람은 부지기수다. 하지만 그 질긴 천을 보고 잘 안 찢어지는 옷을 상상한 사람은 리바이스(0110)밖에 없다. 그는 천막으로 청바지를 만들어 냈고, 이 천막은 리바이스라는 거대 의류 회사를 그에게 선물했다. 엘리샤 오티스(0735)가 신개발품인 엘리베이터를 백화점에 처음 설치하자, 느리고 좁고 답답하다는 승객들의 불만이 쏟아져 들어왔다. 기술자들이 해결책을 찾느라 허둥지둥할 때, 건물 청소를 하던 한 여성 관리인이 화장실 거울에서 그 답을 찾아다 주었다. 화장실에 들어온 여성들이 거울을 보느라 시간을 지체하는 걸 보고 엘리베이터에 거울을 달아 보라고 권한 것이다. 과연 엘리베이터에 거울을 달자 승객들은 아무 불평 없이 잘 타고 다녔다.

이처럼 사소해 보이는 물건들이 어마어마한 인연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대개의 발명, 발견이란 이처럼 주변에서 실마리가 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연은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는 대상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들꽃 한 송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며 대화를 나누는 것, 나뭇가지에 앉아 지저귀는 새를 바라보며 인사를 건네는 것, 이런 사소한 일조차 인연을 부르는 의식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대부분의 사례는 ‘누구든지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다. 따라서 인연을 부르고 싶다면 내게 찾아온, 나를 스쳐 가는 그 ‘흔한 것들’을 눈여겨 바라보고, 그 결과를 예측하면서 키워 나갈 힘을 길러야 한다. 기회는 언제나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온다. 그걸 인연으로 만드는 사람이 있고, 그저 흘려보내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당신과의 만남은 우주적인 사건이다: 세상에 정해진 운명이란 없다. 여름 다음에 가을이 온다는 것은 운명이 아니고 원리다. 원리 말고도 진리, 섭리, 법칙 등 여러 가지 표현이 있을 수 있다. 터럭만 한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냉엄하며 철저하며 분명한 수리의 세계다. 인연의 법칙에서는 사랑이나 슬픔, 기쁨, 원한조차도 수치화되어 변수로 작용할 뿐이다. 그래서 인연의 기본 법칙은 간단하고 분명하다. 씨앗, 즉 원인이 되는 ‘인(因)’이 있고, 그 열매인 ‘과(果)’가 나온다. 여기서 씨앗이란 곧 생각의 씨앗을 말한다. 같은 씨앗(因)을 봐도 진단, 판단, 이해가 잘 안 되면 의미가 없어진다. 그래서 학습, 훈련, 노력이 필요하다. 청계천 복원 사업 아이디어는 고건 시장(0105)에게는 씨앗이 되지 못했지만, 이명박 시장(0560)에게는 씨앗이 되었다. 진단 능력에 따라 좋은 인연도 쓰레기처럼 버려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연이 없다는 말은 인연을 버렸다는 뜻이다.

인연을 찾아 떠나는 여행: 이 책은 수시로 다가오는 인연을 세 가지 단계로 이해하는 훈련을 도와줄 것이다. 즉 새로 만나는 사람, 새로 맞닥뜨리는 어떤 상황, 처음 보는 물건 등을 인연의 씨앗인 인으로 보자. 인은 곧 진단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잘 진단이 돼야 씨앗으로 보이고, 그렇지 않으면 기억조차 못한 채 일상의 흐름에 연기처럼 사라지고 말 것이다. 오늘 만난 사람들, 귀에 들려온 소리, 눈에 보인 사물들, 그냥 지나치면 이 생애에서 다시 보고 들을 일이 없다. 하지만 그 무엇인가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면 분명 내게 뭔가 도움이 될 만한 요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누구를 만나든 진지하게 대하면서 상대를 진단하고, 내게 유익한 인연이 될 수 있을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 진단 단계에서 흥미가 느껴지면 바로 인연의 씨를 얻는 것이다.

그런 다음, 오늘 만난 인연을 어떻게 가꿔 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것은 두 사람 사이가 됐든, 그 사람이 됐든 앞날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해야 하는 것이다. 진단이 잘못되면 기껏 찾아낸 씨앗이라도 나쁘게 자랄 수 있는데, 예측을 정확하게 하면 이런 실수는 확률적으로 줄어든다. 직원을 뽑거나 맞선을 보는 것은 그 사람들의 미래를 예측해 보는 것이다. 즉 그 사람이 맺어 줄 열매(果)가 무엇일지 예측 내지 상상해 보고 확신이 들면 직원으로 뽑고, 맞선 상대를 배우자로 맞고, 그가 내미는 계약서에 서명을 하는 것이다. 미래를 잘못 보면, 즉 그 과(果)가 어떨지 오판하면 절친한 친구 사이인 정몽주ㆍ정도전처럼 목숨을 다툴 수도 있다.

이제 잘 진단한 씨앗과 잘 예측한 결실(果), 두 가지를 보았다면 마지막은 그 결실이 실제로 맺히도록 처방하여 실천하는 것이다. 이게 처방(緣)이다. 인과 연이 붙어 인연(因緣)이 되는 것은, 그만큼 인을 가꾸는 연(緣)이 좋아야 과가 잘 맺히기 때문이다. 리바이스(0110)가 청바지(果)를 만들어 낼 때의 씨앗이란, 다 만들어 놓고도 납품을 하지 못한 채 재고로 쌓여 있는 천막 수십만 장이었다. 그리고 리바이스는 광부들이 찢어진 면옷을 바느질하는 광경을 보고 인연을 찾아냈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날카로운 돌 조각에 스쳐도 찢어지지 않는 옷이란 상상이 꿈틀거렸을 것이다. 광부들이 삼삼오오 모여 바느질하는 광경쯤은 미국의 서부에서는 흔한 일이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그냥 지나쳐 버렸기 때문에 아무 진단도 못하고, 그래서 인연의 반쪽인 인(因)을 보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리바이스는 인을 보자마자 날카로운 돌 조각에 아무리 비벼도 안 찢어지는 자신의 천막과, 그것으로 만든 옷을 상상했다. 이것이 결실(果)이다. 진단과 예측이 이뤄졌으면 이제 처방이다. 그는 용기를 얻고 공장으로 돌아가 질긴 천막을 찢어 바지를 만들어 냈다. 너무 뻣뻣하지 않게, 그러면서 입으면 맵시 나게 여러모로 거기에 처방을 가한 것이다. 그것도 같은 면옷 중에서도 미국 기병대가 입던 제복의 엷은 파란색을 적용했다. 이렇게 처방하여 연을 충분히 가한 다음, 그는 청바지를 내놓았다. 당연히 대성공했다. 이 과정처럼 진단(因), 예측(果), 처방은 인연을 만들어 내는 법칙이다. 이 능력을 기르면 인연을 언제든지 부를 수 있고, 마음대로 만들 수 있다.



나아갈 것인가, 물러날 것인가 - 천시(天時)ㆍ지리(地理)ㆍ인화(人和)



월트 디즈니, 토끼를 빼앗기고 생쥐를 얻다



쇠똥, 말똥도 인연이다: 씨앗이 될 수 있는 것은 제한이 없다. 에디슨의 말처럼, 실패가 쌓이다 보면 성공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씨앗은 역시 자기 자신이다. 자기 자신을 어떤 씨앗으로 보고 예측(果)하느냐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처방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력하지 않는 한 기대할 것도 적다는 걸 알아야 한다. 거액의 복권이 당첨되는 당장의 씨앗을 얻었다고 하자. 이미 충분히 대비가 되어 있어서, 복권이라는 인연이 와도 거뜬히 소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통계에서 보듯이, 복권이라는 인연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런 행운은 도리어 독이 된다. 인연이란 갑작스럽게 오는듯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 갑작스러움을 받을 수 있는 준비가 됐을 때 그에 걸맞은 인연이 따라온다.

생쥐도 인연이 될 수 있을까? / 검은 토끼 ‘오스왈드’를 놓치다: 여기 생쥐가 인연으로 찾아오는 월트 디즈니 이야기를 보자. 1923년, 월트와 로이 형제는 ‘디즈니브라더스’라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차렸다. 친구인 아이웍스는 계약직 만화가로 이 사업에 참여했고, 윙클러가 대어 주는 제작비로 월트는 만화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 한편 월트는 1925년 7월 13일, 스튜디오에서 잉크 칠을 하던 릴리언 바운즈(0135)와 결혼했고, 투자자인 윙클러는 이 무렵에 회사 경영권을 남편 찰스에게 남겨주었다. 마침내 1927년, 월트 디즈니는 검은 토끼 오스왈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오스왈드’ 시리즈를 발표했다. 첫 편인 「전차사건」이 개봉되자마자 할리우드의 격찬을 받으면서 후속 편 제작이 이어졌다. 이때의 월트 디즈니는 만화 영화에 대한 재능만 가진 인물이었다. 그에게 사업 감각이란 아직 낯선 개념이었다. 이 허점을 뚫고 나쁜 인연이 손을 뻗쳤다. 투자자이자 배급 업자인 찰스, 즉 윙클러의 남편은 이 검은색 토끼 ‘오스왈드’를 유니버설 사를 통해 배급하면서 큰돈을 벌었다. 하지만 그는 월트에게는 만화 제작권만을 주고, 만화 캐릭터에 대한 판권은 자신의 소유로 해 놓았다. 월트는 제작비만 받을 뿐이고, 캐릭터 판매를 통한 수입은 모두 찰스 차지였다.

화가 난 월트는 1928년 2월, 뉴욕에 있던 찰스를 찾아가 ‘오스왈드’의 제작비를 올려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거절당했다. 도리어 ‘오스왈드’ 시리즈의 제작권과 몇몇 제작 스태프까지 빼앗기고 말았다. 그가 만난 첫 번째 악연이었다. 인연이라고 다 좋을 수는 없다. 그는 오스왈드 시리즈를 기획하면서 하도 돈이 급해 선뜻 찾아온 투자자를 좋은 인연으로 받아들였다. 결국 이 인연은 월트 디즈니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그는 궁지에 빠졌다. 인연을 보는 눈이 덜 성숙했기 때문에 잘못 판단한 것이다. 사정이 급해 계약서를 제대로 보지 않은 탓도 있었다.

생쥐를 인연으로 삼다: 월트는 크게 낙담했다. 한창 분노를 삭이고 있던 월트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언제나 월트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던 형 로이 디즈니다. 사건의 전말을 들은 로이는 월트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스왈드를 만든 건 너 아니냐? 찰스는 10초짜리 허섭스레기도 만들지 못하는 만화 영화 문외한이야. 낙담하지 마. 까짓것, 새 캐릭터를 만들면 되잖아? 찰스 그 작자는 엄청난 기회를 놓친 거라고. 밑천은 내가 알아볼게.” 따뜻한 형의 격려가 월트의 능력을 새롭게 일깨워 냈다. 절망 깊이 묻혀 있던 그의 씨앗을 형 로이가 깨워 준 것이다.

오스왈드를 빼앗긴 채 분노하던 월트는 형이 권한 새 캐릭터로 뭐가 좋을까 구상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는 고생스런 캔자스시티 시절 그의 사무실을 떠올렸다. 그때 그 컴컴한 사무실을 자주 들락거리던 생쥐가 퍼뜩 머리에 떠올랐다. 월트는 자신의 처지가 그때 그 생쥐의 처지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월트 디즈니에게 생각지도 않던 생쥐가 뒤늦게 인연으로 다가온 것이다. 캔자스시티 시절이면 10여 년 전의 일이다. 그때 그 기억 속의 생쥐가 이제야 인연이 되어 나타난 것이다. 생쥐가 늦게 나타난 것이 아니라 이제야 그 생쥐를 씨앗으로 보는 눈이 생긴 것이다.

월트는 곧 빼앗긴 토끼 캐릭터 오스왈드 대신에 이 생쥐에 자신의 희망을 불어넣기로 결심했다. 그는 생쥐 이미지를 종이에 그리고, 생쥐를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 스토리를 꾸몄다. 그런 다음에 친구인 어브 아이웍스에게 이 기본 스케치를 보여 주었다. 아이웍스는 “월트, 생쥐가 널 너무 많이 닮았어.” 하면서 월트의 스케치를 고쳐 그렸다. 아이웍스는 토끼 오스왈드의 얼굴에 쥐의 귀를 갖다 붙이더니, 몇 군데 더 손질하여 감쪽같이 생쥐 그림으로 바꿔 놓았다. 월트는 아이웍스가 고쳐 준 이 생쥐 이름을 ‘모티머’라고 지었는데, 아내인 릴리언은 이름이 너무 약하다며 ‘미키’로 바꾸자고 했다. 이렇게 해서 ‘미키마우스’가 탄생했다. 또한 미키의 애인인 미니도 만들어냈다.

‘미키마우스’의 첫 편은 찰스 린드버그(0210)의 대서양 단독 횡단을 풍자한 「정신 나간 비행기」였다. 그러나 시사회 관객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고, 영화사들도 배급에 나서지 않았다. 두 번째 시리즈는 「질주하는 남부 카우보이」였는데, 역시 관객과 메이저 영화사에서 고개를 저었다. 이제 단 한 편밖에 만들 수 없는 돈이 남았다. 월트는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세 번째 작품은 「증기선 윌리」였다. 월트는 「정신 나간 비행기」가 왜 실패했는지 연구했다. 단지 움직이는 만화라는 것만으로는 관객들을 감동시킬 수가 없었다. 이 무렵에는 한때 인기를 구가하던 오스왈드도 시들해져 있었다. 뭔가 관객들이 바라는, 다른 게 있다는 뜻이었다. 월트는 그게 뭘까 생각해 보았다. 씨앗은 좋은데 지금 처방이 나쁜 것이다. 답은 나왔다. 당시 워너브라더스 영화사는 「재즈 가수」라는 영화로 큰 인기를 모았는데, 이 영화는 역사상 처음으로 음성을 도입한 첫 작품이었다. 시사회에서 「재즈 가수」를 본 월트는 즉시 미키마우스를 띄울 처방을 만들어냈다. 만화 캐릭터 ‘미키’에게도 말을 시키기로 한 것이다. 그때까지 만화 영화는 그림만 있었는데, 녹음을 통해 일반 영화처럼 소리를 더빙하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드디어 미키의 목소리가 들어간 「증기선 윌리」가 개봉되었다. 스크린에 ‘미키마우스’가 나타나 휘파람을 불자마자 관객들은 환호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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