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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내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 좋다

크리스텔 프티콜랭 지음 | 나무생각



나도 내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 좋다

크리스텔 프티콜랭 지음

나무생각 / 2016년 2월 / 224쪽 / 13,800원





경청은 잠자는 왕자를 깨운다 ― 경청의 기본적인 원칙



우리는 모두 자기중심적이다

나는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론 나 자신이 때로는 이런 사실을 부인하고 때로는 인정하지만, 어떤 경우라 할지라도 실제로 바뀌는 것은 없다. 모든 일상적인 행동에서 자기중심적인 나를 재확인할 뿐이다.

휴가 중 친구들과 찍은 사진들을 우연히 발견했을 때 그 사진들에게 가장 먼저 누구를 찾겠는가? 여럿이 찍힌 사진에서도 당신의 모습부터 가장 먼저 찾으려고 하지 않는가? 이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이다. 인간은 천성적으로 자기중심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너그럽고 사심이 없는 사람도 이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타주의는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남들에게 전해주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결국 개인의 심리적 욕구가 세상을 구원하려는 욕망보다 앞서는 것이다. 예컨대 소방관이 위험에 빠진 생명을 구하는 임무를 효과적으로 해내려면, 무엇보다 잠을 잘 자고 잘 먹고 건강하고, 또 생리적 현상을 편하게 해결해야 할 것이다. 달리 말하면, 다른 생명을 구하러 나서기 전에 자신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다.

자신을 돌보지 않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불평과 원망 등 부정적인 기운을 안겨주기 십상이다. 이런 모습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썩 달갑지 않다. 따라서 자신의 욕구를 충족한 까닭에 편안하고 여유로우며 자상한 ‘자아’의 존재를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게 훨씬 현명하다. 오히려 이런 안정된 모습이야말로 ‘이웃 사랑’이라는 이타주의의 본뜻일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물려받은 이타주의는 이런 모습이 아니다. 따라서 피곤하고 사랑과 관심에 굶주린 우리 자아는 인간관계를 간섭하는 거추장스럽고 성가신 존재가 되고, 의사소통에 귀찮게 끼어들며 방해하는 존재가 된다.

인간은 천성적으로 자기중심적이다. 이런 사실을 소통의 제1원칙으로 삼을 때, 우리는 상대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인간관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된다. 또한 이 원칙을 인정할 때 우리는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보살피고, 자아의 욕구를 귀담아듣고 존중하게 된다. 자아가 보살핌과 배려를 받으면 일상적인 의사소통에서도 평온하고 온유하며 사려 깊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우리는 경청의 방해 요소 대부분이 중요한 존재로 인정받고 싶은 자아의 욕구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모든 두꺼비 안에 왕자가 잠자고 있다

캐나다의 정신과 의사인 에릭 번은 “모두 두꺼비 안에 왕자가 잠자고 있다. 두꺼비를 죽이는 건 쓸데없는 짓이다. 왕자를 잠에서 깨우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달리 해석하면, 상대의 결함을 찾아내서 지적하는 대신에 긍정적인 잠재력을 찾아내는 데 집중하는 편이 훨씬 낫다는 뜻이다. 그리고 상대의 잠재력을 찾아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경청이다. 우리는 때때로 두꺼비처럼 행동하지만 우리 모두는 사실 왕자이고 공주다. 이 책을 읽어가는 과정에서 경청하는 능력을 향상시킨다면,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왕자를 잠에서 깨울 것이고 두꺼비를 만나는 횟수도 점점 줄어들 것이다. 심리 치료사 에르베 마냉은 “믿기지 않겠지만, 사람들의 말을 진정으로 귀담아듣게 되면 그들을 정말로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라고 말하며, 이 원칙을 명쾌하게 정리해 주었다.



경청의 신, 침묵 ― 적극적 경청



‘적극적 경청’의 목표는 상호 신뢰와 상호 존중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상대를 이해하며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적극적 경청은 상대의 말을 주의 깊게 듣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의 말을 도중에 끊지도 않고, 해석하거나 판단하지도 않는다. 상대에게 마음껏 말하도록 내버려두거나, 상대의 말을 도중에 끊지 않고 조용히 들어주기만 해도 상대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자신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말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다. 적극적 경청은 이런 단순한 사실에 기초한다.

완전한 경청

처음에는 ‘완전한 경청’, 즉 입을 꼭 다물고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 직접 시도해 보면 알겠지만, 완전한 경청도 그렇게 쉽지는 않다. 끼어들고 싶은 욕구, 나름대로 결론을 짓고 싶은 욕망, 질문하고 싶은 욕구, 상대의 말을 평가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상대의 말을 주의 깊게 듣겠다는 의지가 흔들린다. 경청을 훈련하는 초기에는 이처럼 우리의 ‘자아’가 방해꾼으로 자주 끼어든다. 그러나 이 혼란스러운 단계를 이겨내야 한다. 그러면 경청의 즐거움이 조금씩 자리 잡기 시작한다. 완전한 경청은 침묵하며 말하는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간혹 ‘그렇습니다’, ‘알겠습니다’, ‘음……’이라고 맞장구하며 말없이 듣기만 하는 것이다. 쌍방이 상대의 말을 방해하는 일반적인 대화와는 완전히 다른 태도가 완전한 경청에서는 요구된다.

특히 상대의 말을 주의 깊게 들으려는 노력 이외에 어떤 행동도 하지 마라. 상대에게 주의 깊게 듣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상대를 열심히 관찰해야 한다고만 생각하라. 상대의 말을 들으면서 다른 행동을 한다면, 예컨대 기록을 하거나 메모를 읽으면, 또 다른 곳에 눈길을 준다면, 상대는 무척 불안감을 느낄 것이다. 상대가 말을 하고 있는데도 상대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다면 상대는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게 마련이다. 실제로 우리 모두가 이런 태도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며 “내 말을 듣지 않는구나! 내가 뭐라고 말했는지 그대로 말해 봐!”라고 불쾌감을 표시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가 내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 것처럼 보였는데도 내가 한 말을 그대로 한다면 무척 당혹스럽다. 상대의 기분을 불편하고 거북하게 만들어 이득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이런 방법을 흔히 사용한다.

물리적으로나 시각적으로 상대에게 주의를 집중하라. 당신이 완전히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상대는 당신이 제공하는 공간에 편하게 안주할 것이다. 이 경우 상대는 당신을 인정과 배려의 대상이라고 인식하며 판단의 대상은 아니라고 느낀다. 상대의 말을 끊지 말고, 상대가 적절한 단어를 찾도록 시간적인 여유를 허락하라. 말없이 기다리는 당신의 차분한 모습은 “당신의 말을 기꺼이 들어주고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 당신이 누구인지 알고, 당신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말을 중간에 끊으며 당신을 혼란스럽게 할 의도가 전혀 없습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당신의 뜻을 전달하기에 적합한 단어를 선택하십시오.”라는 메시지를 상대에게 행동으로 전달한다. 솔직히 말하면, 당신도 어떤 말을 할 때 상대에게 이런 메시지를 받고 싶지 않은가? 그렇다면 당신이 먼저 상대에게 그런 메시지를 던져라.

상대와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더라도 당신의 생각을 입 밖에 내지 마라. 주의 깊게 들으려고 애쓰는 충실한 청취자가 되라. 당신이 이해한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을 명확히 알려줘야 한다. 그렇다면 “당신이 방금 뭐라고 말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라고 직설적으로 말하지 마라. 어조를 완화해서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죄송하지만 다시 한 번 말해주시겠습니까?”라거나 “좀 더 자세히 말해줄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하라.

완전한 경청의 상황에서 당신은 두 가지 이유에서만 말을 할 수 있다. 하나는 당신이 주의 깊게 듣고 있으며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경우고, 다른 하나는 당신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의 설명을 요구하는 경우다. 하지만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상대는 자기 혼자만 열심히 말하고 있을 뿐 호응이나 동의를 받지 못한다고 느낄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당신이 진정으로 경청한다고 확신하지 않거나, 당신이 자신의 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특히 당신이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음……”만 반복한다면, 상대는 ‘심리 치료사’에게 말하고 있다는 기분에 사로잡힐 수 있다. 따라서 당신이 경청하고 있다는 더 확실한 반응을 찾으며, 당신이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시험해 보려고 시도할 수도 있다. “내가 말하려는 의도를 이해하겠어요?”, “내 말에 동의하나요?” 등과 같은 질문을 하며, 상대는 당신이 진정으로 경청하고 있는지 확인하려 할 것이다. 이쯤 되면 당신은 완전한 경청의 단계에서 벗어나, 상대가 말한 내용을 재정리하기 시작해야 한다.

재정리

‘재정리’는 상대가 조금 전에 표명한 의견을 더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 다시 말하는 것이다. 재정리의 목적은 상대에게 우리가 상대의 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므로 계속 말해도 좋다는 의도를 전달하는 데 있다. 따라서 재정리는 상대에게 자신감과 편안함을 안겨주는 무척 강력하고 매력적인 언어적 수단이다. 재정리의 목적은 결국 대화를 더욱 심도 있게 계속 진행하는 데 있다.

그렇다면 재정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상대가 방금 말한 것을 한두 문장으로 간단하게 요약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상대가 다섯 문장이나 열 문장을 말할 때마다, 덧붙이거나 생략하며 해석하지 말고 상대의 말을 그대로 되받아 맞장구치면 된다. 때로는 ‘그러니까’, ‘내가 제대로 이해했다면’, ‘달리 말하면’, ‘그러니까 당신 생각은’ 등의 말을 앞에 덧붙여도 괜찮다. 이렇게 하면 상대가 당신의 재정리를 인정하고 계속 말하게 된다. 만약 상대가 당신의 재정리를 수정해 주면, 당신은 다시 재정리하는 게 좋다. 당신이 제대로 재정리하면 상대는 무척 반색하며 반길 것이다. 그는 얼굴빛이 밝아질 것이고, “당연하지!”, “바로 그거야!”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자신의 의견을 열정적으로 토해낼 것이다. 자신이 말한 것에 맞장구치며 열심히 듣는 사람에게 말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따라서 당신이 상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당신의 재정리가 정확하지 않더라도 걱정할 것이 없다. 상대에게 중요한 것은 그의 말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당신의 진지한 자세다.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어요!”라고 짜증 내지 마라. 당신이 이해한 조각들을 언급하며, 보충해서 설명해 달라고 부탁하는 편이 훨씬 낫다. 예컨대 “당신에게 그 변화가 중요하다는 건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 변화가 당신의 일상을 어떻게 바꿔놓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라고 말하라.

그래서 상대가 다시 설명해 주면, 그의 발언 내용을 하나씩 정확히 되풀이하며 당신이 이번에는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당신이 재정리를 시도했는데 상대가 “아닙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반응하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반가운 소식이다. 당신이 지금까지 엉뚱하게 이해해서 그 뒤로도 잘못 이해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상대가 부정하는 반응을 보여 당신의 잘못된 재정리를 곧바로 수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의문의 형식을 띠는 재정리

의문의 형식을 띠는 재정리는 한 문장 전체, 문장의 뒷부분, 혹은 마지막 단어를 의문문 형태로 되풀이하는 방법이다. 물음 형태의 재정리는 상대의 화제에 대한 당신의 관심을 드러내며, 경청하는 방법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기법이다.

“이번 주말에 나는 파리에 있었습니다!”

“파리에요?”

“예, 왜냐하면…….”



하지만 이 기법은 절제해서 사용하는 편이 좋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의문의 형식을 띠는 재정리 기법을 자주 사용하면 말이 끝날 때마다 일부러 놀라는 듯한 부자연스런 분위기를 형성하기 쉽다.- 어렵다는 이유로 진정한 재정리를 배우지 않으려고 의문의 형식을 띠는 재정리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 엄격히 말하면, 이런 재정리는 상대의 말을 실제로 완전히 이해했다는 증거가 될 수 없다.- 의문의 형식을 띠는 재정리를 시도할 때 어떤 어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상대는 당신이 의심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혹은 당신이 빈정대는 것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완전히 경청하는 자세를 보여주다가 규칙적으로 재정리를 하고, 간혹 의문의 형식을 띤 재정리까지 제시함으로써 우리는 상대에게 진정으로 경청하고 있다는 확신을 안겨주며 상대와 진정한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경청과 재정리를 통해 상대의 다채롭고 풍요로운 내면세계를 발견하고, 상대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갈 수도 있다. 이렇게 상대의 영역을 방문하는 데서 얻는 즐거움은 우리 자신에 대해 말하고 싶은 욕구까지 포기하게 만든다. 언젠가 심리 치료사 에르베 마냉은 “정말 놀라워! 네가 가르쳐준 방법대로 사람들의 말을 진정으로 귀담아들으면 그들을 정말로 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라고 말하며 나를 기쁘게 해주었다. 그렇다. 상대의 말을 진정으로 경청하면 두꺼비 안에 감추어진 왕자의 존재를 자연스럽게 발견한다. 이해와 배려, 집중과 기억, 애정, 이 모든 것을 우리는 경청을 통해 얻을 수 있다.



경청의 방해물을 무력화시키는 방법 ― 경청의 방해 요인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누군가 말을 할 때 듣는 사람의 가장 자연스러운 반응은 즉각적으로 상대의 말에 끼어드는 것이다. 그 말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거나 놀랍게 받아들여질 때, 혹은 거북하게 느껴질 때 이런 간섭은 더욱 빨라진다. 하지만 반대편의 입장, 즉 말하는 사람은 말이 끊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뿐 아니라 상대가 자신의 말을 제대로 경청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질문과 가치 판단, 무의미한 논평과 충고는 말하는 사람의 생각을 방해하는 요인이어서, 대화 자체를 비생산적이고 지리멸렬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런 즉각적인 반응들은 지나치게 성급하게 끼어든다는 이유만으로도 올바른 경청을 방해하는 장해물이 되며, 더 나아가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까지 사라지게 만든다. 그렇다면 경청을 상습적으로 방해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대표적인 요인들은 다음과 같다.

자꾸 끼어들고 싶어 하는 자아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다: “브뤼노, 지난 수요일에 만났을 때 내가 깜빡 잊고 너한테 말하지 않았는데…….”“피에르, 지난번에 우리가 만난 날은 수요일이 아니라 목요일이었어!”

“그랬나? 그래, 목요일, 맞아! 그때 내가 너한테 말하려던 건…… 이런, 까먹어버렸네.”



위의 대화에서 부적절한 부분을 찾아낼 수 있겠는가? 피에르의 말투? 그렇지 않다. 피에르는 결코 치매에 걸린 것이 아니다! 브뤼노의 간섭이 딴죽을 치는 것처럼 피에르의 생각의 흐름을 방해한 것이 문제였다. 위의 대화에서 잘못된 부분은 브뤼노의 반응이다. 위의 대화에서 정확한 요일이 무에 중요한가. 요일의 잘못을 지적받지 않았더라면 피에르는 자신의 생각을 원만하게 풀어냈을 것이다. 요일이 틀렸더라도 메시지의 핵심이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간섭하고 나서지 않았더라면 브뤼노는 피에르가 그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인지 들었을 것이다.

상대의 말에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 행위는 흔히 경청을 방해하는 주된 요인이다. 사소한 실수든 관점의 차이든 간에 논쟁이 그 부분에 집중되면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논의는 멀어진다. 대화가 그런 식으로 진행되면 대화 상대는 하고 싶은 말이 남아 있더라도 기분이 상해서 더는 자신의 생각을 표명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사람의 결함을 지적하고, 그 잘못을 수정해 주는 데에서 쾌감을 느낀다. 이런 행위는 ‘자아’에 큰 만족감을 주며, 그 결과로 ‘자아’는 우월감에 젖는다. 상대의 잘못을 교정하는 간섭을 한 후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작은 기쁨을 만끽한다. 위의 대화를 예로 들면, 브뤼노는 피에르의 말을 경청하는 대신에 “야호! 난 기억력이 좋아!”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흥미롭게도 그 짧은 환희의 순간 동안 우리는 암시에 무척 민감해진다. 다시 말하면 쉽게 최면에 걸린다. 미국의 저명한 치면 치료사, 밀턴 에릭슨은 말을 할 때 일부러 문법적 실수를 저질러서, 환자에게 그 잘못을 지적하게 함으로써 의사보다 더 교양 있는 사람이라는 즐거움을 누리게 해주었다. 그 효과로 그의 환자들은 우월감에 젖어 몇 마디를 듣지 않고 깊은 최면 상태에 빠져들었다. 언젠가 한 강습회에서 내가 이런 예를 언급하자, 한 참가자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일화를 말해주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그의 친구가 진열장에 “오늘, 영개 특가 판매!”라고 쓴 종이를 써 붙였다. 그날 정육점을 찾은 많은 손님이 “영개가 아니고 영계예요!”라며 철자의 오류를 지적했다. 정육점 주인은 “그렇군요. 제가 파는 영계들은 날개가 둘이거든요. 부드럽고 맛도 좋습니다. 몇 마리나 드릴까요?”라고 유쾌하게 응답했다. 물론 그날 그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닭을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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