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마법사
지순호, 홍지희 지음 | 북포스
설득의 마법사
지순호, 홍지희 지음
북포스 / 2015년 11월 / 256쪽 / 14,000원
1장 오즈의 나라로
도로시와 친구들, 설득하러 가다
동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주인공 도로시는 갑자기 불어닥친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오즈의 나라로 가게 된다. 순식간에 가족과 떨어지게 된 도로시는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는다. 그런 도로시에게 오즈의 사람들은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면 가능할 거라고 알려준다. 이 말을 듣고 도로시는 마법사가 살고 있는 에메랄드 시로 여행을 떠난다. 에메랄드 시로 가는 도중 도로시는 세 명의 친구를 만난다. 바로 허수아비와 양철 나무꾼 그리고 사자다. 세 친구도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면 자신들이 각기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도로시와 함께 에메랄드 시로 향한다. 허수아비는 지혜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머리, 즉 뇌를 원했다. 양철 나무꾼은 이루지 못한 사랑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심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사자는 숲 속의 모든 동물이 자신을 용감한 존재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겁쟁이라고 고백하며, 마법사를 만나면 용기를 가질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설득을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말씀 설(設)’, ‘얻을 득(得)’이다. 즉, 말로 얻는다는 뜻이다. 설득을 다시 풀이하자면 ‘말하는 사람이 설명(說明)해서, 말을 듣는 상대방을 납득하게 하는 것’이다. 결국 설득은 ‘언어를 통해 상대방의 마음과 행동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정’,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러면 설득을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에서 설득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능력이 아니라 학습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기술이며, 설득에는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 세 가지 요소란 에토스(Ethos), 파토스(Pathos), 로고스(Logos)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세 가지 개념이 모두 적절히 배합되어야 효과적으로 상대를 설득할 수 있다고 했다. 에토스란 명성ㆍ신뢰감ㆍ호감 등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의 인격적인 측면으로, 말하는 사람의 고유한 성품, 즉 성실, 신뢰, 카리스마 등을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기본적으로 말하는 사람을 신뢰해야 설득할 수 있다고 했다.
상대방이 어떤 주장을 하면 “누가 그러는데?”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응, TV OO 프로그램에서 OOO 교수가 말했어”라고 해야 믿는다. ‘동네 아는 애’가 말하는 것보다 ‘OOO 교수’, 그것도 TV에 나오는 교수가 말하면 더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 이 에토스 때문에 광고에서는 모델이 굉장히 중요하다. 모델의 에토스가 제품에 대한 이미지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광고 계약기간 중 이혼을 하거나 음주나 폭행으로 경찰서 신세를 진 연예인들이 광고주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광고 모델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설득에 중요한 요소인 에토스를 깎아내렸기 때문이다.
파토스는 공감, 경청 등으로 친밀감을 형성하거나 유머, 공포, 연민 등 감정을 자극해 마음을 움직이는 감정적 측면이다. 에토스가 말하는 사람에 관한 부분이라면 파토스는 듣는 사람의 마음 상태를 말한다. 말하는 사람이 상대의 마음을 읽어 듣는 사람과 서로 통해야 설득이 일어난다. 예컨대 온수매트를 판다고 해보자.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장점을 설명하는 방법이다. “온수매트의 장점은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실용성, 내구성, 편리성입니다. 먼저 실용성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두 번째는 감성에 호소하는 방법이다. “저희 부모님이 시골에 사시는데, 집이 외풍이 세서 겨울만 되면 너무 추워요. 항상 마음이 아팠는데 조금씩 돈을 모아 큰 맘 먹고 온수매트를 사드렸습니다. 얼마 전 부모님의 전화를 받았어요. 이번 겨울은 정말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겠다며 아픈 데도 다 나은 것 같다고 하시는데, 저도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두 번째 방법이 감정을 움직이는 파토스를 이용한 설득이다.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드려야겠어요”라는 광고 카피가 아직도 기억나는 이유는 이 파토스를 적절히 사용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로고스는 주장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 타당한 근거나 실증적인 자료 등을 제시하는 논리적 측면을 말한다. 온수매트를 판매하는 첫 번째 방법이 로고스를 사용한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로고스를 통해 인간의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면을 자극해 상대를 설득할 수 있다고 했다.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 이 세 가지 중 설득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일까?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에토스가 60퍼센트의 영향을 미치는 데 비해 파토스는 30퍼센트, 로고스는 10퍼센트 정도에 불과하다. 같은 말을 해도 신뢰가 가는 사람, 마음이 가는 사람이 하는 말은 받아들일 가능성이 많지만, 믿을 수 없고 싫어하는 사람의 말은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마음을 열기 전에는 어떤 논리적인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으니, 에토스와 파토스로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한다.
에토스와 파토스가 낮은 상태에서는 로고스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고양이는 뒷덜미를, 토끼는 귀를, 사람은 마음을 잡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로고스만으로는 마음을 잡을 수가 없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도 10퍼센트 정도의 영향력밖에 갖지 못한다고 했을 것이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사자에게 필요한 ‘용기’는 설득의 3요소 중 ‘에토스’라고 할 수 있고. 양철 나무꾼이 원하는 ‘심장’은 ‘파토스’에 해당하며, 허수아비가 원하는 ‘뇌’는 ‘로고스’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에메랄드 시로 여행을 떠난 도로시와 친구들이 각자 원하는 것을 얻는 비법에 대해 살펴보자.
2장 사자에게 용기를!
빛깔도 좋고 맛도 좋아
쇼펜하우어는 행복에 세 가지 경로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첫째는 돈이나 재산, 옷 등을 가짐으로써 행복해지는 ‘소유하기’다. 둘째는 지위나 명예, 명성 등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으로 행복을 느끼는 ‘타인의 눈에 들기’다. 셋째는 ‘존재 방식’이다. 이는 건강, 성격, 사고방식, 품성, 도덕성, 교양 등 인간의 내면을 말한다. 이 세 가지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쇼펜하우어는 ‘존재 방식’의 중요성을 주장한다. ‘소유하기’와 ‘타인의 눈에 들기’는 사람들과의 관계라는 외적 요소로 행복을 느끼기에 상대적이고 일시적이며 간접적이다. 인간의 욕망은 만족을 모르고 계속 갈증을 느끼게 한다. 소형차로도 행복했던 사람은 중형차를 원하게 되고, 중형차를 가지게 되면 더 큰 것을 원하게 된다. 절대적인 재산은 똑같아도 어느 동네에 사느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갈린다. 같은 재산을 가지고도 내 주변에 나보다 100배나 많은 재산과 더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불행을 느끼게 되고, 우리 동네에서 내가 제일 잘산다면 행복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반면에 내면이 풍부한 사람은 타인의 평가와 상관없이 스스로 행복을 느낀다. 존재 방식은 행복과 불행에 가장 본질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생기지만, 인격은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다. 쇼펜하우어는 “행복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강조한다. 내 스스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똑같은 상황에서 어떤 이는 행복하다고 느끼지만, 어떤 사람은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그것은 사람마다 가지는 존재 방식의 차이, 즉 내면의 힘이 다르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는 내면이 풍부하지 못할 때 사람은 소유와 타인의 인정을 찾는다고 했다. 내면을 먼저 가꾸어야 근본적인 행복을 느낄 수 있고,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 타인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자신의 내면을 가꾸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내면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가장 먼
저 자신이 하는 일 또는 하기를 원하는 일에 온몸을 던지는 충실함이 필요하다. 완벽하게 몰입하는 것이다. 자기 일에 몰입하는 사람은 타인의 평가에 그다지 좌우되지 않는다. 내면의 기준으로 자신과의 싸움을 한다. 자기 일에 몰입하지 못하면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게 된다. 내면의 기초 공사가 바로 이것에서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자신에게 성실한 사람은 당연히 자신감이 생기고,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
“오즈는 무엇이든 할 수 있으니까 너를 위해 캔자스가 어디 있는지도 찾아줄 거야.”
“그분은 강력하고 무서운 사람이야. 아무나 만날 수 없어.”
오즈를 만나러 에메랄드 시로 가는 도로시와 친구들은 오즈에 관해 이런 소문을 듣게 된다. 마침내 오즈의 성에 도착한 그들은 오즈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그들이 만난 오즈는 한 가지 모습이 아니었다. 도로시가 만난 오즈는 커다란 머리였다. 허수아비가 만난 오즈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이었고, 양철 나무꾼 앞의 오즈는 아주 무서운 짐승의 모습이었다. 사자는 강한 불덩이로 변신한 오즈를 만났다. 오즈는 이들에게 사악한 서쪽 마녀를 죽이고 오면 원하는 것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실망했지만 오즈의 겉모습을 보고 진짜 마법사라고 믿으며 서쪽 마녀를 찾으러 다시 여행을 떠난다. 그동안 오즈가 쌓아온 에토스가 힘을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도로시와 친구들은 오즈가 당연히 그들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다고 믿었기에 서쪽 마녀를 찾아 죽이고 돌아온다.
그러나 마법사가 보여준 다양한 겉모습의 힘은 거기까지였다. 임무를 완수한 그들은 오즈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다가 오즈의 정체를 알게 된다. 오즈는 위대한 마법사가 아니라 머리가 벗겨지고 주름진 얼굴의 작고 늙은 사기꾼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오랫동안 사람들을 속여 왔기 때문에 절대 발각되지 않을 줄 알았어. 왕실에 너희를 모두 들어오게 한 것은 정말 큰 실수야. 내가 무섭다는 걸 믿게 하려고 난 시종조차 만나지 않았거든.”
그러나 진실을 언제까지고 숨길 수는 없었다. 정체가 탄로 난 오즈는 그제야 잘못을 뉘우치고 도로시와 친구들이 원하는 것을 갖게 해주려고 진심으로 노력한다. 그리하여 결국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졌다고 믿게 된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같은 값’이다. 개살구가 아니라 참살구일 때 빛깔이 더 빛나는 것이다. 빛 좋은 개살구가 될 뻔했던 오즈는 마음을 다해 백성을 행복하게 해주고, 어려움에 처한 도로시 일행을 도우면서 사기꾼이 아닌 진짜 마법사로 거듭나게 된다. 맛도 좋으면서 빛깔도 좋은 살구처럼 말이다.
자기다움이 가장 아름답다
사자의 외모는 동물들에게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사자에겐 내면의 두려움이 큰 문제였다. 사자는 용기를 얻고 싶었다. 외면과 내면의 불일치를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사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뚫고 결국 오즈를 찾아갔지만 오즈는 마술로 사람의 눈을 속이는 사기꾼에 불과했다.오즈가 사기꾼이라는 걸 안 사자는 오즈에게 물어본다.
“내 용기는 주실 건가요?” 사자가 걱정스럽게 물어보았다.
“너는 이미 많은 용기를 가지고 있어.” 오즈가 대답했다. “네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이야. 위험에 처했을 때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생물은 아무도 없어. 진정한 용기는 두려울 때 위험에 맞서는 거야. 너는 그런 용기를 이미 많이 가지고 있단다.”“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난 전과 같을까 봐 두려워요.” 사자가 말했다.
“좋아, 내가 내일 그런 종류의 용기를 줄게.” 오즈가 대답했다.
(…)
“마셔.”
“이게 뭔데요?” 사자가 물어보았다.
“네 안에 들어가면 이것은 용기가 될 것이다. 용기란 항상 내면에 있는 것이니까. 그래서 네가 마시기 전까지는 뭐라고 부를 수가 없구나. 그러니 얼른 마시도록 해라.” 오즈가 대답했다.사자는 더는 망설이지 않고 그릇이 빌 때까지 쭉 마셨다.
“이제 기분이 어떠니?” 오즈가 물었다.
“용기가 벅차올라요.” 사자는 즐거운 마음으로 친구들에게 가서 그의 소원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오즈가 사자에게 진짜 용기를 준 것은 아니었다. 다만 용기를 얻었다고 믿게 해주었을 뿐이다. 이를 믿은 사자는 마을로 돌아가 자신만의 용기를 내었고, 진정한 동물의 왕이 되었다. 사실, 사자는 모험의 과정에서 겁쟁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대단한 용기를 여러 차례 보여준다. 결국 사자가 얻게 된 용기는 외부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동물의 왕인 자신이 이미 갖고 있는 것을 스스로가 발현시킨 것이다.
사자는 무서웠지만 용기를 냈다
그들이 외나무다리를 건너기 시작했을 때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들려서 모두 고개를 돌렸다. 몸은 곰 같고 머리는 호랑이 같은 두 마리의 거대한 짐승이 달려오는 것을 보고 모두 공포에 질렸다. 그때 사자도 무서웠지만 거대한 짐승들을 향해 크고 무서운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무서운 짐승들도 놀라서 걸음을 멈추고 사자를 쳐다보았다.
겁쟁이 사자는 거대한 짐승들이 무서웠지만 친구들을 위해 용기를 냈다. 용기를 낸 사자는 더는 겁쟁이가 아니었다. 타인을 위해 두려움을 감수하고 기꺼이 용기를 낼 수 있다면 이것이 진정한 자신감이 아닐까?
설득에서 에토스는 3요소 중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상대는 설득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논리력(로고스)이나 공감능력(파토스)보다 먼저 갖추어야 할 것이 에토스다. 첫 만남에서 호감을 얻지 못하면 다음 만남이 이어질 수 없다. 좋은 인상을 만들면 짧은 시간에 상대의 호감을 얻어낼 수 있다. 그러나 인상의 역할은 거기까지다. 결국 얼굴과 눈빛, 행동과 언어에 사람의 인격이 묻어난다. 아무리 강력한 처세술로도 내면을 숨길 수는 없다.
내면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신을 믿고 사랑하는 자존감이 있어야 한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자존감이 있는 사람은 견뎌낼 수 있다. 또한 상대도 나만큼이나 소중한 사람으로 여길 수 있어야 자만심에 빠지지 않고 건강한 자신감을 채울 수 있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인격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때 설득하고자 하는 상대를 끌어당길 수 있다. 에토스는 평생에 걸쳐 만들고 다듬어나가야 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매우 아름다운 사람이 된다. 세상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기준을 만들어가는 삶에는 큰 가치가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이미 그 답을 알고 있다.
자신감은 이미 우리 내부에 있다. 우리에게 남은 것은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뿐이다. 나는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이다. 나의 욕망을 믿고 그것이 이끄는 방향으로 두려워하지 말고 가보자. 용기를 얻은 오즈의 사자처럼 말이다! 양철 나무꾼 역시 자신이 심장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어느 것에나 절대로 잔인하거나 불친절하게 굴지 않도록 아주 신경 썼다. “심장이 있는 사람들은 마음이 잘못된 일을 하지 않도록 지켜주겠지. 하지만 심장이 없는 나 같은 사람은 아주 주의해야 해. 오즈가 내게 심장을 주면 그땐 나도 이렇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거야.”
3장 양철 나무꾼에게 심장을!
넘사벽을 허무는 공감의 힘
동조화법은 상대의 말을 복사해서 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상대와 같이 느끼고 같이 말하고 같이 행동하는 것이다. 상대가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믿으면 우리는 그를 무한 신뢰하게 된다. 통하니까 말이다. 이러한 공감은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을 허물어뜨린다.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는 방송이 될 때마다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2008년도에 방영되었던 <엄마가 뿔났다>라는 드라마다. 김혜자 씨가 연기했던 ‘엄마’에게 가장 큰 걱정거리는 큰딸이다. 큰딸(영수)은 이혼 전문 변호사로 나이가 서른여섯인데도 결혼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한다. 결혼은 하지 않겠다면서도, 같은 로펌 변호사와 반 동거 상태로 지내다가 결국은 엄마에게 들키게 된다. 그런데 상대 남자는 이혼남에 아이까지 있는 상황이다. 딸은 엄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혼남과 결혼하겠다고 한다. 만약 당신의 딸이 이런 결혼을 하겠다고 나선다면, 당신은 승낙하겠는가? 극중 엄마도 결사반대를 하다가, 결국은 상대 남자의 엄마와 대면을 하고 돌아온다. 돌아와서 남편과 나누는 대화가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