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감정적으로 일할까?
한봉주 지음 | 상상나무
왜, 나는 감정적으로 일할까?
한봉주 지음
상상나무 / 2015년 7월 / 292쪽 / 13,000원
PART 1 감정, 그 위대한 유산
감정이란 무엇인가
감정은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인데, 뜨거운 물건에 손이 닿으면 바로 손을 떼는 반사적인 반응과는 달리 뇌에서 인지 과정을 거쳐서 나오는 반응이다. 누군가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할 때, 그 사람과 아는 사이인지, 전혀 모르는 사이인지에 따라 우리의 감정은 달라진다. 또 웃는 사람을 보면서 느끼는 즐거움의 강도는 그 사람이 웃는 이유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즉, 나에게 감정을 일으킨 사건 자체뿐만 아니라 그 사건의 의미에 따라 감정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때의 인지 과정은 의식적인 과정이 아니라 이미 느껴본 경험이 습관화된 것이다. 따뜻한 커피 한 잔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아내의 잔소리에 짜증이 확 밀려오는 것처럼 감정은 습관에 의해 형성된다.
또한 우리는 감정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낼 수 없다. 감정이란 우리에게 일어나는 것이지, 우리 자신이 일으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배우들은 감정을 인위적으로 만들려고 훈련하고, 배우가 아니더라도 감정을 조절하고자 많은 노력을 한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우리에게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자극적인 기능을 하지만 감정을 직접 통제하지는 못한다. 일단 화가 나는 상황에 부닥치면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노력해도 어쩔 수 없이 화가 나는 것처럼 말이다.
감정은 어떤 말 한마디나 상황, 무심코 떠오른 생각이나 이미지가 자신의 관심사ㆍ욕구ㆍ목표와 관련되어 있을 때 경험하는 것이다. 이런 사건이나 자극이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방향으로 작용할 때 즐겁고 흥분되는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반대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방해가 되는 방향으로 작용할 때 실망하거나 불안하거나 화가 나는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다. 즉, 관심이나 욕구가 없다면 감정은 느껴지지 않는다. 반대로 어떤 감정이 느껴진다면, 마음 한쪽에 바라는 무엇이 존재하는 것이다.
드넓은 대양이 수많은 파도를 품고 있듯이, 우리의 마음속에는 너무나 다채로운 감정들이 숨어 있다. 문제는 지금 나를 사로잡고 있는 감정이 무슨 감정인지 명확히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너무나 오랫동안 직장은 우리의 감정을 부당하게 억압했고, 동시에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도 인색하게 만들었다. 그러니 우리는 자신을 휘감는 감정들에 미숙하고 서툴 수밖에 없다. 또 어떤 사람에게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 꼭 그 사람 때문이 아닐 수도 있다. 그 사람에게 바라는 무언가가 있거나 바라는 것이 그 사람으로 인해 이루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처럼 감정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 ‘지금 내 기분이 어떤가?’를 느껴보라. 그리고 그것에 대한 적당한 단어를 찾아야만 한다.
감정에 대한 편견과 오류
직장인들은 감정에 대해서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다. 다음 질문에 답해 보자. 일하는 데 당신은 “감정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방해한다.”, “감정을 드러내면 상대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관계를 틀어지게 한다.”고 생각하는가? 만약 이 두 가지 모두 ‘그렇다.’라고 답했다면, 당신은 일하는 데 감정이 부정적인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감정을 억압하고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관점은 아주 오래전 서양 철학자들로부터 이어져왔는데, 특히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이성주의적 윤리학’은 감정을 이성적인 심리적 과정을 방해하는 비합리적이고 본능적인 현상으로 여겼다.
그래서인지 요즘의 직장인들은 의사결정을 하거나 어떤 행동을 할 때 이성적으로 판단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의사결정을 내리는 순간에도 감정은 항상 개입되어 있다. 인간은 감정 없이 단 1초도 살아갈 수 없다. 아무리 공과 사를 구분해서 행동하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내 감정이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같은 학교를 나왔다고 동문 후배를 먼저 챙기는 상무, 옆자리에 찰싹 붙어 아부하는 팀원을 편애하는 팀장, 해외 출장 갈 때 자기 마음에 드는 후배를 데려가는 부장까지…. 우리는 매 순간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토대로 의사결정을 하고 상대방을 판단하며 행동으로 옮긴다.
아무리 냉정한 듯, 합리적인 듯, 이성적인 듯 행동해도 결국 그 행동과 결정의 근원은 그들의 감정에 있다. 이런 이유로 당신은 자신의 감정뿐만 아니라 그들의 감정에 대해서도 제대로 느끼도록 노력하고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감정을 무시하면 제대로 다룰 수도 없고, 이로 인해 의사결정이나 행동에서 더 많이 실수하며 사람들과의 관계 또한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들의 비위를 맞추라는 의미는 아니다. 당신이 상대방의 감정을 배려하고 있다는 점을 표현하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상대방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상대방을 오해하거나 감정적으로 상하게 하는 치명적인 실수들을 피할 수 있다.
감정은 상황에 적절한 행동을 하도록 반응한다. 생리적 변화를 일으키고 특정한 행동을 빠르게 준비시킨다. 한마디로 감정은 주변의 자극이나 대상, 상황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목표에 어떤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어떤 상태에 있는지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감정이 제공하는 정보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째,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일이 잘 맞는지를 알려준다. 우리의 욕구와 관심사가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것은 감정의 중요한 기능이다. 감정을 알아차리는 데 무딘 사람들의 특징은 어떤 사항을 결정하기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둘째, 인간관계의 거리 정보를 알려준다. 사랑, 연민, 죄책감 등의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은 동료와 정상적인 관계를 맺을 수 없다. 감정이 없으면 관계가 없고 관계가 없이는 조직 자체가 유지될 수 없다. 셋째, 주위 상황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 우리는 표정이나 행동만 보고서도 그 사람이 어떤 감정 상태인지 짐작할 수 있고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 알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감정은 의사소통을 돕고 갈등을 피하게 한다.
감정은 쓸데없고 억압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감정을 느끼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감정을 다루는 방법이 문제다. 감정과 이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균형 있게 살아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읽고 소중히 다룰 줄 모르기 때문에 쉽게 지친다. 주위 동료들의 감정에도 관심이 없으므로 동료의 마음을 얻고 이끌어가야 하는 리더의 자리에 오르기도 어렵다. 반복적으로 진통제를 먹으면 내성이 생기듯이 감정을 억압하고 계속 통제하다 보면 어느 순간 걷잡을 수 없이 폭발하고 만다. 이를 ‘감정의 물병 법칙’이라고 한다. 물병 안에 물이 조금씩 흘러들어 가 마침내 병을 가득 채우고 한 방울이라도 더해지는 순간 그 속에 들어 있던 물이 순식간에 밖으로 넘쳐흐른다. 평소 감정을 억지로 꾹꾹 눌러왔던 사람들은 물 한 방울과 같은 사소한 일에도 감정을 폭발시키고는 길길이 날뛴다.
우리 속담에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말이 있다. 자신의 민망한 감정을 감추기 위해 버럭 화를 내버리는 것이다. 이런 ‘버럭 효과’는 진짜 감정을 감추고 거짓 감정을 드러내며 ‘감정적’으로 만든다. 또한 막상 본인은 열심히 감정을 전달한다고 했는데 그것이 정작 감정이 아닌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기분이 ‘좋다.’, ‘나쁘다.’는 엄밀히 말해서 감정이 아니다. 생각은 감정에 돤한 가치 판단으로 발생한 2차적 감정이다. 가치를 판단하기 이전에 우리 몸과 밀착된 감정이 본래의 기능을 수행할 때 그 감정을 1차적 감정이라 부른다. 기쁘다거나 신난다거나 슬프다거나 즐겁다거나 하는 것은 1차적 감정으로 인간의 생물학적 반응이며 단순하고 학습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1차적 감정과 2차적 감정은 어떻게 다를까? 2차적 감정은 ‘좋다.’, ‘나쁘다.’로 구별할 수 있지만 1차적 감정은 ‘좋다.’, ‘나쁘다.’로 구별되지 않는다. 또한, 2차적 감정은 평가될 수 있지만 1차적 감정은 평가될 수 없다. 그리고 평가해서도 안 된다. 1차적 감정을 평가하는 순간, 그 감정은 자기 생각인 2차적 감정으로 변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상대와의 관계에서 자신의 ‘1차적 감정’이 아닌 ‘2차적 감정인 생각’으로 표현한다. 만약 당신이 느끼는 1차적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잊었다고 생각한 감정의 찌꺼기들이 가슴 한쪽에 차곡차곡 쌓여 부지불식간에 얼굴을 슬그머니 내밀며 다양한 방식으로 신호를 보낸다.
첫 번째 신호는 주의가 산만해진다. 해소되지 않은 1차적 감정들이 계속 신호를 보내 주의에 집중하기 어렵게 된다. 예를 들어 심하게 다툰 동료가 옆에 있다면 자꾸 신경이 쓰여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것과 같다. 두 번째 신호는 기억력이 떨어진다. 어떤 정보에 반복적으로 주의를 집중시킬 때 그 정보는 기억의 저장고로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1차적 감정에 자꾸 주의를 빼앗기면, 저장고에 들어갈 수 있는 정보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단기기억으로 그치고 만다. 스탠퍼드 대학의 제임스 그로스와 텍사스 대학의 제인 리처드 교수는 실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황당한 영화를 보여주었는데, 감정을 억누르라고 요청했던 그룹은 고통스럽거나 감정적인 사건에 대해 잘 기억하지 못했다.
세 번째 신호는 어떤 상황에 대해 해석과 판단을 잘하지 못한다. 다시 말하면 과거의 어떤 상황에서 만들어진 부정적인 1차적 감정이 있을 때, 비슷한 상황에 부닥치면 과거의 지각이나 판단으로 왜곡시켜 버린다. 이를 테면 동료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지 못하고 왜곡해서 듣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상황을 보편적인 방식과 다르게 이해하고 반응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마지막 신호는 갑자기 몸이 아프거나 불면증이 생기게 한다. 해소되지 않은 1차적 감정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자신이 힘들어하는 원인인 1차적 감정은 무시한 채, 다른 건 모두 괜찮은데 단지 잠이 오지 않을 뿐이라고 자신을 합리화한다. 이것은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 뿐, 효과적인 처방이 아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1차적 감정을 처리하고 다루는 방법을 습득해야 한다.
그렇다면 1차적 감정을 다스리는 잘못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 방업은 속마음을 다 보여주는 건 손해라고 여기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1차적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의 감정을 말하거나 마음을 나누면 마치 남들 앞에서 알몸이 된 것처럼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만사 인지상정’이라고 했다. 내가 마음을 열면 상대도 나에게 마음을 열고, 내가 마음을 닫으면 상대방도 나에 대한 마음을 닫는다. 잘못된 두 번째 방법은 화를 내야만 상대방이 말을 듣는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계속 똑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으로 상대방의 행동을 고치려고 하지 말자. 감정이 섞이면 상대방 역시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진짜 고수는 화를 내지 않고도 사람을 움직인다.
PART 2 나는 왜 감정적으로 일할까?
내 안에 나도 모르는 괴물, 분노
미국 예일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피터 샐러비와 데이비드 R. 카루소 박사의 저서 『하트스토밍』에는 직장에서 가장 많이 표현하는 감정과 자주 표현하지 않는 감정이 무엇인지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온다. 과연 어떤 감정이었을까? 가장 많이 표현하는 감정은 압도적으로 ‘화’였다. 직장에서 직급이 높을수록 화를 내는 것에 부담 없이 행한다. 상사들은 부하 직원의 일 처리가 늦을 때, 보고서에서 오탈자를 찾아냈을 때, 입찰에서 경쟁사에 밀렸을 때 거리낌 없이 인상을 찌푸리며 화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분노와 화는 권위의 상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부하 직원들은 원하는 일이 좌절되었을 때,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 놓여 오해를 받게 되었을 때, 상사나 고객이 막말을 퍼부을 때 종종 화를 낸다. 안타깝게도 직장 내에서 가장 표현하지 않는 감정으로는 ‘즐거움’이 꼽혔다. 조사 대상의 19%만이 회사에서 즐거울 때 즐거움을 표현한다고 답했다.
평소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은 “화를 내야만 정신을 번쩍 차리고 일을 하지.”라며 화에 중독되어 있다. 그렇다면 화를 내서 상대를 움직일 수 있을까? 그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감정이 섞이면 상대방 역시 감정적으로 대응하게 되고 화를 내는 상황이 반복되면 내성이 생긴 상대방은 작은 자극에는 반응하지 않는 상태가 된다. 또한, 그 자리에서 벌컥 화를 내서 그렇지 자기는 뒤끝이 없어서 괜찮다며 자기도취에 빠지면 나쁜 감정을 습관화하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다. 이는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밖에 없다.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감정에 압도된 사람에게 중요한 일이나 큰 조직을 맡길 회사는 없기 때문이다. 루이스 헤이는 상사가 직장에서 화를 냈을 때 부하 직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했다. 그러자 상사가 화를 낼 경우, 상사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리고 여성 리더가 화를 낸 경우 남성 리더에 비해 신뢰도가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만약 당신이 현재 조직 내에서 여성 리더이거나 혹은 앞으로 여성 리더를 꿈꾸고 있다면 특히 ‘화’라는 감정을 현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한 온라인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직장인 1,561명을 대상으로 사내 대인관계 등 갈등상황으로 인한 분노로 속병을 앓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놀랍게도 직장인 10명 중 7명(72.5%)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리고 분노의 부작용으로 응답자 10명 중 8명(76.1% 복수응답)꼴로 ‘퇴사를 생각하게 된다.’라고 답했다. 이처럼 분노는 회사를 퇴사하거나 의욕상실, 좌절감, 무력감, 위기감 등과 같은 여러 가지 부정적 감정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렇다면 분노하는 것은 잘못된 것인가?
분노하는 것이 당연한 상황들도 많다. 사실 분노는 직장생활의 필수 도구이다. 사람들이 분노를 느끼게 되면 우리의 신체, 감정, 사고, 행동에 변화가 일어나는데 가장 먼저 긴장과 관련된 신체반응이 나타난다. 그리고 분노와 관련된 생각과 감정이 일어나며 곧이어 그에 따른 행동이 나타난다. 합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적절하게 분노를 표현한다면 자신을 지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뿐만 아니라 화는 쌓아 두지 말고 그때그때 적절히 표현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이는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위해서 꼭 필요한 기술이다. 분노의 긍정적인 영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행동의 동기를 일으키는 원인으로서 감정과 정서의 기능을 통해 행동을 만드는 힘을 제공한다(동기부여 기능 분노). ② 스스로 분노를 자각하고 대인관계에서 자신의 분노를 적절하게 언어로 표현하는 경우, 이는 오히려 건강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자기표현 기능 분노). ③ 부당하거나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또는 타인이 나를 위협하고 공격하며 해를 입히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을 주장하고 보호한다(자기 고양 기능 분노). ④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건이나 사람에 대해서 자기를 방어할 수 있도록 갈등을 표출하게 하여 상승한 불안감을 감소시킨다(자기방어 기능 분노).
그렇다면 언제 분노해야 하고 언제 분노하지 말아야 할까? 화가 나면 두 가지 질문에 답해보자. 첫째, 지금 이 문제가 내 건강보다 더 중요한가? 분노는 건강에 매우 위험한 감정이다. 몸 안의 장기들을 세게 움켜쥐고 온몸을 불사르면서 분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발생한 문제가 내 건강을 망가뜨리면서까지 중요한 이슈라면 분노해야 옳다. 둘째, 내가 이 자리에서 분노하면 지금의 상황 또는 내 앞에 있는 저 사람을 바꿀 수 있는가? 분노했다면 나름대로 결론을 내야 한다. 상대방에게 분노를 표현해야 한다면 의도하는 바를 달성하거나 얻고 싶은 것을 얻어야 건강을 해쳐가면서까지 분노한 보람이 있다. 그런데 지금 분노해봤자 얻을 게 없다면 괜히 기운만 빼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질문을 스스로 던졌는데도 모두 ‘Yes’라는 대답이 나왔다면 그때는 분노하라. 단, 소리를 지르거나 상대방을 공격하면 안 된다. 감정에 복받쳐 앞뒤 안 가리고 행동한다면 사람은 잃고 후회만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