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습관병
우에마쓰 츠카사 지음 | 비즈파크
회사습관병
우에마쓰 츠카사 지음
비즈파크 / 2015년 2월 / 180쪽 / 11,800원
노무관리에 숨어 있는 회사습관병
위압병ㆍ위축병
직장이든 지역이든 가정이든, 사람이 둘 이상 모이면 누군가가 리더를 맡게 된다. 성장 배경도 현재의 생활환경도 다른 만큼 팀 안에서도 생각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러니 팀을 끌고 가려면 전원의 동의가 필요한데 그것이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멤버의 신뢰를 얻고, 어떻게 하면 멤버를 움직이게 할까. 리더마다 방법은 다른데, 잘못된 방식을 배우면 습관병으로 발전한다.
멤버의 합의를 얻지 않고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방식은 트러블을 일으킨다. 그러나 간단하기 때문에 많은 리더가 ‘위압병’이라는 회사습관병에 걸린다. 독재적으로 팀을 운영하는 것은 강한 신념을 기반으로 한 리더십과는 다르다. 주위의 의견을 들을 귀를 갖고 있느냐 없느냐가 둘의 가장 큰 차이다. 독재적인 리더는 자신에게 유리한 보고나 이익이 되는 조언은 수용하지만 그 외에는 귀를 닫아버린 채 부하를 힐책만 한다. 이런 위압병 증상을 가까이서 목격하거나 그로 인해 피해를 당하면 부하는 ‘위축병’에 걸린다. ‘위축병’은 팀에 유익한 제안이나 조언을 할 의욕을 빼앗아버린다.
예전에 근무했던 직장에서 안타까운 일을 경험했다. 당시 팀의 멤버는 모두 뛰어난 기술을 가진 전문가들로 자기 생각이 확실했고, 리더는 갓 전직해온 인물이었다. 그래서 처음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책을 찾는 회의에서 리더와 멤버들의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 숙련된 기술을 가진 담당자는 경험을 토대로 근본적인 해결을 주장했다. 반면에 신임 리더는 서둘러 작업을 재개해야 한다며 응급처치적인 대책으로 끝내려고 했다. 어느 쪽의 방법론이 옳은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대응이 결정되기까지의 과정이다.
응급처치와 항구적인 처치 양쪽을 검토해 타협점을 찾거나 고객에게 가장 좋은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할 수 있다. 단, 이 작업에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쌍방의 합의하에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팀 내부에 알력이 생기지 않는다. 여러 시점에서 검토가 가능해 ‘정답’에 이를 확률이 높다. 신임 리더는 ‘리더=절대 권력을 가진 자’라는 사고를 갖고 있어서 이 과정을 밟지 않고 독단적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 일에서뿐만 아니라 매사가 명령조였다. 검토를 위한 회의나 협의 없이 혼자 결정해 부하에게 지시하는 게 전부였다. 비전이나 방향성을 제시하는 대신 작업 방식을 지시했다. 결국 부하들의 사기는 떨어지고, 경험을 통해 쌓은 비법도 제안이나 조언의 형태로 활용되지 못했다.
“대체 몇 번을 말해야 하지?” “하나같이…….” 리더는 부하를 부정하는 말도 꺼리지 않았다. 자신은 상대를 격려하는 의미였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말을 들은 부하는 불쾌하고 의기소침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면 리더로서는 독재적으로 팀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편하다. 조언이나 반대 의견은 차단해버리니까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사람은 힘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 리더가 팀의 성과를 이끌어냈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회사는 강한 리더십을 갖고 있는 인재를 원한다. 그러나 자신이 리더가 되었을 때 이 점을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회사가 ‘강한 리더’에게 바라는 것이 성과나 이익, 부하 통솔 같은 눈에 보이는 부분이 전부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부하를 위압적으로 대하는 리더는 ‘강한 리더’가 아니다. 어려운 과제, 불합리한 상황 앞에서 팀을 하나로 모아 이끄는 리더가 진짜 ‘강한 리더’다. 위압적이고 명령하는 어투로 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리더의 의도는 전달될 수 있다. 강경한 말투로 작업을 강요하는 지시는 즉효성은 있을지 몰라도 지속성은 없다. 이럴 때는 상황이나 부하에 따라 접근법을 바꾸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령, 리더십론에 ‘SL이론(Situational Leadership)’이란 것이 있다. 부하의 성숙도에 따라 접근법을 달리해 리더십의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다. 한마디로 부하의 특성을 고려하는 상황 대응 리더십이다.
SL이론에서는 리더십을 ‘교시적 리더십’, ‘설득적 리더십’, ‘참가적 리더십’, ‘위임적 리더십’으로 나눈다. ‘교시적 리더십’은 부하의 자주성을 살려주기보다는 구체적으로 작업을 지시해 그대로 실행하게 하는 방법론이다. 신입사원처럼 일에 대한 성숙도가 매우 낮은 부하에게 업무를 가르칠 때 효과적인데, 경험이 많은 고참에게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성숙도가 아주 높은 부하에게는 권한과 책임을 위양하는 ‘위임적 리더십’으로 접근해야 능력을 활용할 수 있다. 일에 대한 성숙도가 중간일 경우에는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고 부하의 의문에도 대답해주는 ‘설득적 리더십’이나 부하와 생각을 공유해 쉽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참가적 리더십’이 효과적이다. 상대의 특성과 상황에 따라 적절한 접근법을 활용할 수 있어야 진짜 강한 리더다.
억지병
“처음에 들은 것과 다른데요…….” 부하가 그렇게 조심스럽게 말하면 어떤 생각이 들까? ‘내 말을 제대로 안 들었어.’ ‘내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어.’ 그런데 매일 이런 트러블이 발생하면 그것은 부하 탓이 아닐 수도 있다. 상사 자신이 원인 제공자일 가능성이 높다. 가령, 부하가 서류 처리를 잘못했을 때 언성을 높이기 전에 “내가 무얼 요구하는지, 생각나는 대로 말해주겠나?”라고 물어보자. 만약 부하의 말이 당신이 의도한 것과 다르다면 부하는 당신의 지시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 되는가? 아니다. 부하가 이해하지 못한 게 아니라 상사가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 것이다. 이때 부하가 자리로 돌아가는 뒷모습을 지켜보자. 자리에 앉아서 바로 수정 작업을 시작하는가, 아니면 책상에 서류를 던지고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리는가.
부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팀에서는 리더와 말을 나눈 뒤 기분전환을 하는 직원이 많다. 리더의 말이 납득이 되지 않아서 감정을 추스르지 않으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상사의 ‘억지병’에 맞닥뜨린 사람은 기분전환이라는 진통제 없이는 일하지 못한다. ‘억지병’으로 진통제 투여 횟수가 증가하면 집중력과 사기가 저하되는 부작용이 생긴다. 리더에게도 ‘팀의 누구보다 바빠서 사소한 데 신경 쓸 여유가 없다’는 핑계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특별한 말이나 행동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바쁜 것이 이유라면 자신에게 떨어진 일을 가능한 한 빨리 부하와 분담해야 한다. 기한이 정해진 일을 리더가 붙잡고 있으면 팀에 손해다. 일을 쉽게 처리하지 못하는 것은 리더가 생각이 많아서다. 이것은 많은 리더에게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데, ‘모든 것을 자신이 지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자신만의 확신 때문이다. 성공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나폴레온 힐은 공통된 목표를 가진 사람의 집단을 ‘마스터 마인드’라고 정의하고, “마스터 마인드의 협력 없이 위대한 힘을 발휘한 사람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당신 주위에는 ‘마스터 마인드’라 할 서브리더가 존재하는가? 일이 많을 때는 작업을 분담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팀의 마스터 마인드를 형성하는 능력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일을 서브리더에게 나누어주어 그들이 생각하게 하라’는 것은 아니다. 중심이 되어 생각해야 할 사람은 리더다. 부하가 성장하는 팀의 리더에게는 매사 여유가 있다. 부하가 성장해서 주체적으로 일하면 그만큼 리더의 부담도 준다. 그럼 팀의 업무나 분위기도 좋아지고, 그것이 다시 부하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리더는 본래의 일에 집중할 수 있으므로 ‘억지병’도 발생하지 않는다. 나폴레온 힐은 팀이라는 조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호적이고 조화를 이룬 인간관계는 서로 주는 것으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재산이다.”
인사평가에 숨어 있는 회사습관병
어필병
인사평가는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생각이 충돌해 평가하는 쪽이나 평가받는 쪽 모두 스트레스를 받는다. 의견을 교환하는 면담에서 트러블이 생기기도 한다. 둘 또는 그 이상의 조직이 각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벌이는 협상에서는 다음과 같은 2가지 장면이 벌어질 수 있다. 논쟁을 벌여 상대의 합의를 얻거나 상호 이해하에 합의를 하는 것이다.
전자와 후자의 경우 최종적으로 합의를 한다는 점은 같지만 상대에게 주는 인상은 크게 다르다. 인사평가의 경우에도 전자 타입, 즉 자신의 성과를 과장해서 어필하는 사람이 있다. 성과를 올렸어도 그것을 어떻게 어필하느냐에 따라서 상대에게 나쁜 인상을 주어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자기 생각만 강요하면 상대는 의심과 적의를 품는다. ‘왜 이렇게까지 강하게 주장하는 거지?’ ‘혹시 어떤 약점이 있는 게 아닐까?’ 이런 의심과 적의는 진심을 굴절시키는 필터와 같다.
작은 것도 크게 어필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어필하는 횟수도 잦다. 인사평가를 하다 보면 끝도 없이 이어지는 자기 어필에, 듣는 쪽으로서는 그 이야기가 전부 ‘사실인지 과장인지’ 알 수 없다. 이것이 인사평가에 숨어 있는 ‘어필병’이다. 인사평가 담당자들은 지나친 어필에 부정적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쪽이 공격 자세를 취하면 상대도 공격이나 방어 자세를 취한다. 이 시점에서 대등한 대화는 바랄 수 없다. 대화할수록 서로의 거리는 멀어진다.
자신을 낮추어서 말하라는 것이 아니다. 주관을 넣어 자신의 성과를 강하게 주장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사평가뿐만 아니라 면접이나 회의에서도 자신을 지키려는 방어 의식이 강한 나머지 ‘논쟁’을 벌이는 방향으로 몰고 가는 사람이 있다. ‘어필병’을 극복하려면 드러내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고 먼저 상대의 기분을 존중해야 한다. 감기에 걸렸을 때 요란하게 쿨럭거리며 “감기에 걸려서 힘들어요.”라고 어필하기보다는 조용히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감기에 걸렸는데, 다른 사람에게 옮지 않도록 조심하는구나’ 하고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이처럼 직접 한마디 말을 하지 않아도 작은 행동으로 상대에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고대 중국의 철학자인 노자는 이렇게 말했다. “선한 사람은 말재간이 좋지 않고, 말재간이 좋은 사람은 선하지 않다.” 다변(多辯)을 경계한 말이다. 과장된 어필로 이어지는 중증 어필병 환자는 먼저 ‘입에 마스크’란 말을 명심하자.
실적관리에 숨어 있는 회사습관병
떠안기병
직장인에게 완벽한 일 처리는 필수다. 그러나 전부 자신이 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사람이 있다. 장인 기질이 있는 연구나 기술 쪽의 사람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데, 남에게 부탁하면 미덥지도 않고 설명하기도 번거로울뿐더러 혼자 생각하고 혼자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빠르기 때문이다. 물론 연구개발에서는 그런 측면도 없지 않지만 혼자 모든 것을 떠안으려 하면서 팀에 피해를 주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것이 ‘떠안기병’이다.
나도 예전에는 뭐든 직접 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타입이었다. 한번은 진행하던 프로젝트의 상품 개발이 최종 단계에 이르렀을 때였다. 앞으로 제조, 검사, 포장 작업과 재고, 출하에 대한 검토 작업이 남아 있었다. 그날도 밤늦게까지 혼자 일하고 있는데, 후배가 “도와드릴 거 없어요?”라고 말을 걸어주었다. 그 순간 자신이 너무 비참했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혼자서 전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그렇지 않았다. 상품 출시까지 몇 개월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영업 담당인 동료가 내가 염려되어 상태를 확인하러 왔다. 나는 어떻게 하든 얼른 힘든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일이 빠르기로 소문난 그에게 이렇게 물었다. “자네는 어떻게 늘 일을 빨리 처리할 수 있지?” 그는 “평소에 유념하는 것이 2가지가 있다.”며 그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첫째, 자신에게 넘어온 일은 가능한 한 빨리 처리해서 되넘길 것. 특히 문의나 업무상 의뢰는 자신이 아는 범위에서 신속하게 답변해준다. 신속한 처리로 상대에게 안심감을 줄 수 있고, 자신도 ‘응답했다’는 안심감을 얻을 수 있다. 그렇게 해서 반사적으로 돌려준 답은 이후에 시간을 갖고 처리한 답과 큰 차이가 없다. 둘째, 자신의 전문 분야나 잘하는 업무가 아닌 것은 다른 사람에게 맡길 것. 전문 분야도 아니고 잘하는 일도 아닌데 안이하게 떠안으면 무리하게 되고 시간만 낭비할 수 있다. 팀으로 생각했을 때 도리어 큰 리스크를 지게 된다. 잘하지 못하는 일에 시간만 들여서는 아무 가치도 만들어낼 수 없으므로 전문 분야가 아닌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도록 한다.
그의 설명을 들으면서 눈앞이 환해지는 느낌이었다. 열심히 일하는 것과 뭐든 혼자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혼동했던 것이다.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는 이렇게 말했다. “약점을 보완하는 데 시간을 써선 안 된다. 자신의 강점에 집중해라.” 성실히 일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자신이 하려 하는 것의 공죄(功罪)를 의식하면 팀에 무엇이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지금 이 일을 맡으면 혼자 떠안게 되지 않을까?” “이후에 팀에 피해가 가지 않을까?” 일을 맡기 전에 이렇게 자문자답하면 뭐든 자신이 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떠안기병’을 예방할 수 있다.
단, 주의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전문 분야가 아니고 잘하지 못하는 일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에게 맡기라는 것은 아니다. 지금껏 경험하지 않은 새로운 일과 마주했을 때 그것이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니어도 도전할 가치는 있다. 쉼 없이 쏟아지는 업무가 자신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지 아니면 단순히 떠안기가 될지 가려서 생각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전례의존병
“전례가 없는 일은 할 수 없다.” 혹시 직장에서 이 말을 습관처럼 쓰지 않는가? 회사 규모가 커서 마음대로 처신하기 어렵다. 역사가 오래되어서 새 일을 벌이기가 쉽지 않다. 그런 변명을 근거로 ‘전례가 있나, 없나’가 조직의 판단 기준이 된다. “해봤자 무리다.” “지금까지 우리 회사에서는 한 적이 없다.” “이전에 누가 했다가 실패했다.” 직장에서 이런 의견이 자주 들리면 ‘전례의존병’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전에 전직한 회사에서도 그랬다. 그런 대화를 주고받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 ‘흥미로운 안건인데, 해본 적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검토조차 하지 않는 건가?’ 복잡한 기분이 들어서 이렇게 질문해보았다. “만약 실행하면 그때 발생하는 리스크가 뭡니까?” 그러자 돌아온 답이 가관이었다. “실패하는 것.” 우스갯소리 같지만 진짜다. 그러나 그런 답을 한 이유는 이해가 갔다. 어느 직장이건 전례가 없는 일에서는 리스크를 느낀다. 그런데 그 리스크란 무얼까? 프로젝트의 실패일까, 아니면 개발에 실패하는 것일까? 시작도 해보기 전에 전례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검토 테이블에조차 올리지 않는 것이 오히려 큰 리스크가 아닐까. 왜냐하면 커다란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개발에서 여러 번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개발 프로젝트팀에서 회의를 했다. 회의에서는 안건도 많이 나왔지만 동시에 ‘불가능한 이유’들도 많이 언급되었다. 특히 경험이 풍부한 선배가 전례를 들며 불가능한 이유를 말하면 반론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기존 방식대로 개발을 진행했는데, 최종적으로 프로젝트는 성공하지 못했다. 당시 개발팀에게 부족했던 것은 무얼까. 그것은 불가능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검증하는 작업이었다. 선배나 상사가 들었다는 실패담이나 소문으로 판단할 게 아니라 ‘왜 실패했는지’ 진짜 이유를 찾아야 했다.
전례가 없는 일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때는 먼저, 전례가 없는 일을 실행하는 데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검토해본다. 실제 발생할지 모를 리스크를 상상해두면 예방접종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유사시에도 증상의 발생을 억제하고 병의 증세가 심각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전례 증후군’에는 예방접종이 효과적이다. 달리 말하면, 실행해서 성공하지 못했을 경우의 리스크가 허용 범위 이내라면 해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