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어떻게 공감을 얻는가
이민영 지음 | 라이스메이커
말은 어떻게 공감을 얻는가
이민영 지음
라이스메이커 / 2015년 2월 / 268쪽 / 14,000원
PART 1 테드를 말하다
18분, 그 마법의 시간에 대하여
왜 18분인가?: [18분, 아하 모먼트를 얻기에 충분한 시간] “청중이 지적 자극을 받고 ‘아하! 모먼트(Aha Moment, ‘아하’를 외치게 되는 순간)’를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2011년 테드 컨퍼런스를 취재한〈중앙일보〉기사에서 테드의 큐레이터 크리스 앤더슨은 18분이라는 강연시간이 짧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테드에서는 매년 50여 명의 강연자가 최대 18분 동안 강연을 한다. 누구에게나 최대 18분이 주어진다. 강연자가 전직 미국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이나 IT시대를 이끄는 빌 게이츠라 하더라도 말이다.
기존의 강연은 대부분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당신에게 알려주겠다’는 일방적인 가르침의 성격이 강했다. 그래서 지적인 수준이 높거나,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거나, 평소에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특별한 사람들’이 강연을 했다. 모처럼 그런 사람들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1시간 이상 되는 길고 긴 강연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테드의 강연은 다르다. 테드에서 강연은 ‘가르침’이 아니라 ‘나눔’을 전한다. 듣는 이에게 ‘아하 모먼트’가 일어날 수 있도록 ‘나의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다. 크리스 앤더슨은 18분이 메시지를 전하기엔 턱없이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찰나의 시간에도 강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며 다음의 영상을 추천했다.
[누군가의 신발을 구해주세요, 가볍지만 묵직한 울림] 마크 베조스는 ‘자원봉사 소방대원으로서 얻는 삶의 교훈’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의 본업은 ‘로빈후드’라는 비영리단체의 개발책임자였다. 또한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사회 자원봉사대의 부소방대장이기도 했다. 마크는 자신이 처음 투입되었던 화재현장의 경험을 아주 재미있게 말해주었다. “우리 도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은 고도로 숙련된 경력대원들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 투입되려면 현장에 빨리 도착해야 합니다.”
어느 날 그는 화재현장에 두 번째로 도착한 덕분에 현장에 투입되는 기회를 얻었다. 큰일을 하겠다는 기대와 달리 그에게 맡겨진 임무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그보다 5초 먼저 도착한 ‘렉스 루터’가 불타는 건물에 들어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강아지를 구해오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반면, 그는 화염을 뚫고 2층 안방에 들어가 집주인의 신발을 가져오라는 임무를 받았다. 그는 아주 재미난 이야기꾼이었다. 단 5초 늦었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에게 ‘위험한 상황을 무릅쓰고 살아 있는 생명을 구했노라’고 자랑할 기회를 빼앗긴 억울함과 실망감을 극적으로 표현했다. 듣는 사람들은 그때의 감정이 고스란히 살아나는 듯한 말투와 표정, 몸짓을 보여주는 마크를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제가 바랐던 임무는 아니었지만, 저는 계단을 올라가 복도 끝을 지나 진화작업을 끝내고 있는 ‘진짜 소방대원’들을 지나쳐서 침실로 들어갔죠. 신발을 가져오기 위해서요.” 그는 여기까지 말하고 잠시 멈추었다. “저는 여러분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압니다. 하지만 저는 영웅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웃었다. 그는 신발을 들고 실망감을 가득 안고 2층 계단을 내려가는 모습을 설명했고 집주인에게 신발을 건네기까지의 과정을 묘사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마크 이야기의 반전은 집주인이 며칠 뒤 소방대에 보내온 감사편지에 있었다. “그녀의 편지 내용 중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누군가가 그녀의 신발까지 가져다줬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강연을 듣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마크에게 감정이입이 된 사람들은 웃음을 참지 못하며 그의 마지막 말에도 큰 웃음을 터트렸다. 이것으로 마크의 에피소드는 끝이 났다. 다음은 그 에피소드에서 얻은 삶의 교훈을 나눌 차례였다.
그는 조금 전과는 달리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제 직장인 로빈후드와 소방대원으로 활동하는 자원봉사단체에서 이른바 ‘힘 있는 사람들’이 지역사회에 사랑과 친절을 넘치게 쏟아붓는 것을 종종 목격합니다. 하지만 저는 작지만 선한 의지와 용기 있는 개인의 행동을 목격하기도 합니다. 제가 무엇을 배웠을까요?”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강연할 때 어떤 메시지를 던지기 전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좋은 방법이 바로 질문이다. 마크도 그 방법을 사용하여 듣는 사람들을 자신에게 집중시켰다. 그리고 메시지를 던졌다. “모두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는 듣는 사람들이 자신이 던진 이 메시지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것은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기다리지 마십시오. 누군가의 삶에 사랑과 친절을 베풀기 위해 백만 달러를 벌 때까지 기다리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무언가를 사람들에게 전달할 의지와 용기가 있다면 지금 시작하세요. 무료 급식소 봉사나 가까운 공원 청소, 누군가의 멘토가 되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강연을 끝내기 전, 다시 한 번 자신의 메시지를 인상적이고도 강렬한 멘트로 정리했다. “누군가의 삶을 구원할 기회는 매일 주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기회는 매일 주어집니다. 참여하세요. ‘신발을 구하세요.’ 감사합니다.” 마크의 인사가 끝나자 박수와 함께 환호성이 터졌다. 핵심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주어진 시간은 최대 18분이었지만 그의 연설시간은 단 4분 8초였다. 이만하면 18분이라는 시간은 충분히 긴 시간이지 않은가?
[준비하고 연습하면 누구나 가능하다, 테드식 말하기] 21세기는 ‘융합의 시대’다. 학문, 산업, 문화의 모든 영역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서로 결합하면서 다양한 분야를 발전시키거나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 어느 때보다 다방면의 지식을 필요로 하는 시대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시간 안에 핵심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여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하 모먼트’를 불러일으키는 테드식 말하기는 생존의 필수도구가 되었다. 그렇다고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테드식 말하기는 준비하고 훈련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방식을 쉽게 체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생각들: [전 세계가 함께 즐기는 지식 축제] 테드는 1984년 미국의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건축가인 리처드 솔 워먼과 방송 디자이너 해리 마크스가 일회성으로 기획한 비공개 국제 컨퍼런스에서 출발했다. 리처드 솔 워먼과 해리 마크스는 기술과 디자인 그리고 방송 분야의 전문가들이었는데, 그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들을 모아 정보를 교환하는 비공개 국제 컨퍼런스를 연 것이 테드의 시작이었고, 1990년부터 해마다 테드의 문이 열렸다. 참고로 크리스 앤더슨의 비영리재단인 새플링이 인수하기 전의 테드는 그 성격과 특징이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각종 전문가들의 학술적 모임인 ‘학회’가 그렇듯이 자신들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폐쇄적인 소수 엘리트의 모임이었다. 강연에 오를 수 있는 사람도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그 엘리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전문가들이었다. 컨퍼런스 참석자들 또한 일반 대중이 아닌 전문가들이었다.
그러나 테드는 2001년 새플링재단에 인수된 후 그 성격과 지향점이 크게 바뀌었다. 지금과 같이 개방과 공유를 지향하는 ‘소통의 장’으로 바뀐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새플링재단의 창립자이자 현재 테드의 큐레이터인 크리스 앤더슨이 있다. 그는 테드의 큐레이터로서 ‘세상을 바꾸는 창조적 아이디어’라면 누구나, 무엇이든, 어떤 형식으로든 테드라는 모임 안에서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그 일환의 첫 번째로 평소에는 강연을 직접 듣기도, 만나기도 어려운 강연자들과 평범한 사람들을 한 무대에 세웠다. 쉽게 만날 수 없었던 강연자들은 빌 클린턴과 빌 게이츠 등 정재계 유명인사와 침팬지 연구에 평생을 바친 제인 구달을 비롯하여 영국 수상, 노벨상 수상자, 우주과학자들이었다. 두 번째로 그는 컨퍼런스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강연을 듣는 데서 그치는 소극적인 듣기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강연 주제를 함께 토론하고 감동을 주고받는 적극적인 듣기를 권한 것이다.
이 적극적인 듣기는 테드 컨퍼런스가 열리는 동안에 함께 열리는 테드 액티브(TEDActive) 행사에서 본격화되었다. 테드 액티브는 컨퍼런스가 열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롱비치 현장에는 직접 참석하지는 않지만, 그 시간에 팜 스프링스에 함께 모여 생중계되는 영상을 보면서 자유롭게 토론하는 것이다. 강연이 끝나면 테드 액티브 참석자들은 함께 식사를 하며 자연스럽게 토론을 이어나간다. 테드가 열리는 일주일 동안 그렇게 함께 지낸다. 이것은 2002년 월드컵 때 전 국민이 시청 앞 광장이나 초등학교 운동장, 동네 호프집에 모여 함께 어울려 즐겼던 분위기와 유사하다. 테드 컨퍼런스 안에서 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축제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테드를 ‘지식 축제’라고 부르는 이유 중 하나다.
세 번째로 2007년부터 이 모든 강연을 동영상으로 찍어 공식 홈페이지인 테드닷컴에 무료로 공개했다. 그러자 각국의 자원봉사자들이 자신들의 언어로 번역을 하고, 사람들의 그것을 퍼다 나르며 ‘퍼트리기’ 시작하면서 테드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지역에서 테드란 이름의 행사를 자발적으로 열 수 있는 권한을 가진 ‘테드엑스 프로그램(TEDx Program)’이 만들어진 이후, 세계 각지에서 4,000개 이상의 테드 행사가 열렸다. 마지막으로 2011년부터 강연 오디션을 시작하여 누구나 강연에 도전하도록 했다. 2012년 5월 23일 크리스 앤더슨이 내한하여 역삼동 삼성전자에서 ‘젊음, 지혜, 미지’를 주제로 테드 2013년 오디션을 본 것도 이러한 시도의 일환이다.
PART 2 테드를 듣다
일상적인 것들에 대한 물음들
평범한 일상에서 얻는 지혜: 검은 수염이 가득한 얼굴의 50대 아저씨로 보이는 강연자 테리 무어가 무대에 섰다. 그 옆에서는 테드의 스텝으로 보이는 사람이 무대 옆에서 ‘운동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도대체 운동화로 무슨 얘기를 할 수 있을까?’ 하고 나뿐만 아니라 청중들까지 호기심에 가득 찬 얼굴로 그의 이야기를 기다렸다. 뒤이어 ‘신발 끈을 단단히 매는 방법’이라는 강연 제목이 화면에 나타났고 드디어 모두를 궁금하게 만든 그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50년간 잘못 알고 있었던 사소한 진실] “저는 테드에 참여하신 여러분들은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고, 가장 지적이고 상식적이며, 세상에 대한 경험 또한 많은 혁신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렇지요? 그러나 저는 여러분 중 대부분이 신발 끈을 제대로 묶지 못한다고 믿습니다.” 그의 말을 들은 청중들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그도 이해한다는 듯이 말했다. “물론 우스갯소리로 들리실 겁니다. 터무니없는 것 같죠? 사실 저도 3년 전까지는 그런 안타까운 삶을 살았습니다. 3년 전 저는 굉장히 비싼 신발 한 켤레를 샀습니다. 그 신발의 끈은 동그란 모양의 나일론으로 되어 있었는데 그 끈이 계속 풀리는 겁니다.” 무어는 자신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상점으로 다시 가서 주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신발은 마음에 드는데, 이 끈이 마음에 안 들어요.” 그러자 신발가게 주인이 말했다. “아! 끈 묶는 방법이 틀렸네요.” 무어는 그때의 심경을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제 나이 50이니, 신발 끈을 묶는 방법 같은 것에는 도가 텄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지금 제가 끈 묶는 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무어는 무대 위에서 그가 새롭게 배운 ‘운동화 끈을 단단하게 묶는 법’을 보여주었다. 얼마나 대단한 방법일까 관객들은 궁금해 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많은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끈을 매던 것과는 조금 다른 방식일 뿐이었다. 리본을 묶을 때 끈을 앞에서 뒤로 돌리던 방식에서, 뒤에서 앞으로 돌려서 맸을 뿐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확연히 달랐다. 무어가 자신이 묶은 방법을 재차 확인하기 위해 신발에 손을 넣어 양쪽으로 잡아당겼다. 그가 제시한 방식으로 맨 운동화 끈은 전혀 풀리지 않았다. 이러한 과정을 시범 보일 때 청중들은 커다란 스크린으로 그 과정을 생생하게 지켜보았다.
“이것이 끈을 단단하게 매는 방법입니다. 끈이 힘없이 풀어질 때마다 느끼는 짜증과 실망을 줄일 수 있고, 보기에도 더 좋습니다. 다시 한 번 해보겠습니다.”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테리는 모든 사람들이 잘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천천히 매듭을 맸다. “평소처럼 시작하지만 고리의 반대쪽으로 묶는 겁니다. 아이들에게는 좀 어렵겠지만 여러분들은 쉽게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제 매듭을 당겨볼까요? 단단한 매듭이 완성되었습니다. 바로 이 형태입니다.” 무어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자꾸만 풀리는 운동화 끈에서 자유롭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방법을 혼자만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50세가 넘은 나이에 새롭게 배운 ‘신발 끈 단단히 매는 방법’은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인들과 공유했다.
[일상의 작은 아이디어가 세상으로 향하다] 테리 무어가 테드의 무대에 있었던 시간은 단 3분이었다. 처음에 나는 저렇게 큰 무대에서 어떻게 저런 사소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세계의 눈과 귀가 집중된 무대라면 좀 더 근사한 이야기나 거대한 담론을 준비해야 했던 것은 아닌가? 그것이 값비싼 돈을 지불하고 자신의 개인적인 시간까지 내어준 청중에게 강연자가 당연히 할 수 있는 보답이라고 생각했다. 강연 내내 그런 생각을 하다가 강연 말미에 그가 한 말을 듣고 나의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때때로 삶의 작은 부분이, 다른 부분에서는 엄청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입니다. 이는 아주 큰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장수하시고 번창하십시오!”
일반적인 사람들이라면 신발 끈이 풀어질 때마다 (짜증은 나겠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익숙한 방법으로 다시 질끈 묶어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개선의 여지없이 그냥 지나치고 만다. 하지만 테리 무어는 달랐다. 그는 이런 작은 문제 속에서 자신이 이제까지 알고 있던 방법이 틀렸다는 것을 반성하고 50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이를 받아들인다. 신발 끈을 제대로 묶는 방법처럼 자신의 인생에서 아주 사소한 에피소드 속에서도 소중한 가르침을 생각해낸 것이다. 세상을 발전시키는 아이디어는 많이 배우고 경력이 화려한 전문가들에게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테리 무어의 강연은 일상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이 깨달음이 개인은 물론 세상을 발전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가치 있다는 것도 함께 보여주었다. 작지만 묵직한 울림이 있는 강연이었다.
[각양각색의 아이디어, 우리는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테리 무어의 강연은 비록 3분이라는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영향력은 대단했다. 그의 동영상을 본 수많은 사람들은 그의 강연내용을 다양하게 해석해서 받아들였다. 어떤 사람은 그의 메시지를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이 사실인지 확인하라’고 해석했고, 어떤 사람은 ‘고정관념을 깨라’고 받아들였다. 또 어떤 사람은 그의 강연 제목처럼 신발 끈이 풀어지는 불편에서 해방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말하는 사람도 전달하고 싶은 주제를 자신의 강연 콘텐츠에 담아 열심히 전달하지만, 받아들인 메시지를 해석하는 것은 온전히 듣는 사람의 몫이다.
테리 무어는 단순히 풀어지는 신발 끈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해방시킬 목적으로 이 강연에 섰을 수도 있다. 아니면 나이 50이 넘어서까지 자신이 잘못된 정보에 의존하고 있었던 사실을 ‘신발 끈 에피소드’를 통해 환기시키고 싶었을 수도 있다. 그 강연의 본래 주제의식은 차치하고, 무어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신발 끈이 풀리는 불편을 해결하고, 고정 관념을 깨고, 자신의 지식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테드식 말하기, 테드식 소통이란 이런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가진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준다. 사소하지만 빛나는 아이디어를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여 우리의 삶에 긍정적인 파장을 일으키는 것이 바로 테드식 말하기의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