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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한 줄의 카피 쓰기

박상훈 지음 | 원앤원북스
마음을 움직이는 한 줄의 카피 쓰기

박상훈 지음

원앤원북스 / 2014년 8월 / 292쪽 / 15,000원





첫 번째 장 - 카피는 발견이다



‘NEWS’를 발견하라

뉴스는 새로운 사건과 이야기를 다루어 뜨겁고 재미있으니 사람들이 많이 봅니다. 그런데 최근 광고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도 ‘NEWS’를 찾고 있습니다. 아니, 뉴스가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이겁니다.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요? 예전 광고회사의 프레젠테이션은 미디어별 물량에 계절별 시리즈 등 굉장한 물량 공세로 크리에이티브를 과시했습니다. 그러니 주어진 시간을 넘겨 프레젠테이션하기 일쑤였습니다. 때로는 듣는 ‘광고주님’의 짜증을 유발시켜 도중에 하차하는 경우도 있었답니다. “당신들, 그 뻔한 이야기 지겹지도 않아? 우리가 프레젠테이션 초청을 했을 때는 뭔가 새로운 이야기를 가져와야지. 그런 생각은 나도 하겠다.” 광고 책임자가 이쯤 이야기하면 판은 깨지고 프레젠테이션은 실패로 끝이 납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프레젠테이션(Presentation)은 ‘Present하기’입니다. 프레젠테이션은 다름 아닌 ‘선물 전달하기’입니다. 선물은 새롭고 신비롭고 상대의 마음에 쏙 들어야 선물의 값어치를 하듯이, 기업의 브랜드를 움직이는 프레젠테이션 내용 또한 새로워야 합니다. 그런데 광고 선수들이 있다는 광고회사의 프레젠테이션에서 마케팅 책에 있는 이야기를 슬쩍 베끼거나, 한물간 이야기를 되뇌거나, 어디서 본 듯한 이야기를 포장한 경우를 심심찮게 만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감동이 없는 퍼포먼스를 연출하니 프레젠테이션에서 결코 이기지 못합니다. 왜일까요? 바로 ‘NEWS’를 발견해서 전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뉴스는 ‘새로운 이야기’라는 뜻 외에 중요한 뜻이 있습니다. ‘NEWS’란 고객의 Needs(요구)와 고객의 Wants(욕구)의 합성어로 ‘Needs’의 ‘Ne’와 ‘Wants’의 ‘Ws’를 조합한 것입니다. 진정으로 고객이 원하고 바라는 것을 찾아내면 그것이 바로 프레젠테이션에서 광고주님께 드리는 선물이 되고, 또 프레젠테이션에서 이길 수 있는 뉴스가 된다는 놀라운 사실!

여기 떡볶이집 프레젠테이션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어느 광고회사 프레젠테이션이 사람들로부터 박수를 받을지 여러분이 한번 판단해보십시오. ① A회사 - 이 세상에서 가장 싼 떡볶이, 가격 또 인하 (이 회사는 고객들의 주머니 사정을 헤아려 저렴한 가격을 콘셉트로 도전했습니다. 요즘 시대에 싼 것도 좋지만 나를 만족시켜주는 맛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어땠을까요?) ② B회사 - 영양 만점, 떡볶이, 맛도 그만입니다. (이 회사는 영양을 주제로 해 맛과 연결시켰습니다. 아마도 푸짐한 그 ‘무엇’을 많이 넣어주나 봅니다. 맛으로도 최고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③ C회사 - 가격도, 맛도 착한 떡볶이 (C회사는 저렴한 가격과 맛, 2마리 토끼를 ‘착하다’라는 의미로 묶었습니다. 착한 가격, 착한 맛, 착한 몸매, 착한 얼굴…. 요즘 ‘착한’이라는 단어는 ‘바람직한’의 다른 말이 되어 참으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④ D회사 - 친정집에서 갖고 온 고춧가루 떡볶이! (D회사는 맛, 영양, 가격을 떠나 다른 이야기를 하네요. 가짜와 엉터리가 많은 세상을 주시한 듯 건강한 고춧가루를 들고 나왔습니다.)

자, 여러분. 프레젠테이션이 끝났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회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선택 기준은 간단합니다. 누가 ‘NEWS’를 발견했는지 판단하면 됩니다. 여러분도 D회사를 꼽으셨습니까? 여러분이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광고회사 사람들이 심사한다고 가정해도 대부분 D회사를 꼽을 것입니다. 떡볶이를 즐기는 사람들은 달콤하면서도 강한 매운맛을 찾습니다. 매운맛의 비밀은 당연히 고춧가루입니다.

D회사는 국내산 고춧가루를 친정집 고춧가루로 이야기했습니다. 엄마의 정성이 담긴 태양초 이미지를 친정어머니가 있는 친정집으로 드라마타이즈(스토리가 있는 영상기법)하여 소비자들로 하여금 진짜 공감, 모성 공감이 일도록 유도했습니다. AㆍBㆍC회사는 뻔하고 감동이 없는 ‘Olds’를 송신해 고객의 마음을 흔들지 못했습니다. D회사는 고객의 속마음 Needs와 Wants까지 발견해 고객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고객은 ‘NEWS’ 발견을 알아주는 선수 중의 선수임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고객이 정말 원하는 것을 발견하라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해마다 새로운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활동을 펼친다고 합니다. 최근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병원에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완치’, ‘명의’, ‘신약’, ‘실력’, ‘첨단’, ‘의료기술’ 등의 키워드(Key Word)를 중심으로 다양한 바람이 나왔습니다. 그 후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보니 설문조사 대답 중 가장 높은 빈도의 키워드는 놀랍게도 ‘설명’이었다고 합니다.

“병명은 알겠는데….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치료를 하는지 자세히 설명 좀 해주는 병원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이것저것 검사할 것이 많은데 이 검사들이 다 필요한 것인지,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설명 좀 해주는 사람이 어디 없을까요?” / “환자가 다른 병으로 지금 약을 먹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 처방받은 약과 겹쳐서 혹시 무슨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닌지, 누가 이야기 좀 해주었으면 좋겠는데….” 그렇습니다. 이제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병원을 진정 고객들이 원하는 병원으로 만들자’라고 다짐했습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 가면 병원 로비 한가운데에 설명 간호사들이 모여 있는 부스가 있습니다. 고객들이 정말 원하는 ‘설명’을 자세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기 위해 각 과의 전문 간호사들이 모여 있는 곳이지요. 그곳에는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궁금한 사항들을 문의하고 있어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이곳 벽면의 카피는 복잡하지 않습니다. ‘우리 병원에는 설명 간호사가 있습니다. 설명 간호사가 알기 쉽게 설명해드립니다.’ 바로 고객의 마음을 꿰뚫는 ‘설명’과 그를 추진하기 위한 ‘간호사’가 있을 뿐입니다. 환자들의 정서를 안정시키기 위한 음악회나 전시회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찾기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절박한 주인이 되어서 발견하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 꼽히는 56번 국도는 동서로 길게 누운 강원도 홍천군을 관통합니다. 그 한적한 시골길에는 양쪽으로 주유소가 참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집 저집 할 것 없이 기름값이 똑같고 생수며 티슈며 주는 사은품도 똑같습니다. 그런 형편이니 애당초 매출 증가는 꿈도 꾸지 않고, 알아서 오는 손님만 받았습니다.

이 한적한 경쟁을 깬 것은 형제주유소의 김 사장이었습니다. 얼마 전 김 사장은 서울 유명한 호텔에서 진행된 동창회에 다녀왔습니다. 모임 중 김 사장은 잠깐 화장실에 갑니다. 그런데 남자 화장실에서 누군가가 후다닥 사라지는 것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미화원 여사님(요즘 이렇게 불러야 합니다)이었습니다. 특급호텔 화장실 바닥에는 물방울이 없습니다. 물기와 얼룩도 없었습니다. 누군가 왔다 가면 미화원 여사님이 비호같이 나타나 물방울이며 얼룩을 지우고 가기 때문입니다. 볼일을 마친 김 사장은 자기 주유소 화장실을 떠올렸습니다. 변기마다 오래된 땟물, 질척거림, 언제 빨았는지도 모르는 수건 그리고 화장실을 이용하려고 다가선 어느 고객의 찡그린 표정이 오버랩되었습니다. ‘다른 곳보다 화장실이 깨끗하다면…. 보통 깨끗한 것이 아니고 특급호텔 화장실만큼 늘 깨끗하다면….’

집에 돌아온 김 사장은 새로운 사건과 이야기를 찾아냈기에 신바람이 났습니다. 그러고는 몇 안 되는 직원에게 업무를 나눠줍니다. “가까운 마을에서 정정한 할머니 두 분 정도를 찾으세요. 그리고 월 20만 원 정도 받으시고 반나절씩 근무할 수 있는지 물어보세요. 반나절 동안 하는 일이란 우리 화장실 미화원입니다.” 동네 할머니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할머니, 이제부터 할머니는 우리 주유소의 직원입니다. 할머니가 근무하실 곳은 화장실입니다. 우리 할머니 미화원은 화장실에 누군가가 왔다 가면 얼른 물방울과 얼룩을 제거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수건은 항상 뽀송뽀송하게 관리하셔야 합니다. 그 일만 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김 사장은 주저 없이 한 줄 카피를 생각해냅니다. ‘우리 집은 화장실이 참 깨끗합니다.’ 형제주유소의 현수막이 올랐습니다. 그러자 고객들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여보, 저 주유소에 차 세워요. 마침 기름도 넣어야겠네.” / “당신 그리고 얘들아! 잠깐 저 주유소에서 쉬었다 갈까?” / “당신은 화장실 안 가? 저 주유소에서 쉬었다 가지.”

할머니들이 바빠졌습니다. 주유원들은 뛰어다녔습니다. 기왕이면 형제주유소에서 기름도 넣고 화장실도 다녀오자는 고객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몇 개월 후 할머니들의 월급이 5만 원 올랐습니다. 주유원들은 보너스를 받게 되었습니다. 주변의 경쟁 주유소보다 약 15% 정도 손님이 더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방문율을 높이기 위해 궁리하고 또 궁리한 김 사장님 발견의 승리였습니다. 김 사장은 저조한 매출을 벗어나고픈 절박함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방법이 무엇일까?’를 늘 생각하고 다녔습니다. 그렇습니다. 절박한 문제를 늘 생각해야 발견의 문은 열립니다.

고객의 이익을 발견하라Ⅰ

우리는 늘 받던 상투적인 선물 말고 특별한 선물을 받고 싶어 합니다. 고객에게 드리는 특별한 선물은 꼭 무엇을 더 드리거나 더 값싸게 드리거나 더 잘 모시겠다는 것뿐이 아니라, 우리 뇌의 만족 보상을 위한 그 무엇까지 대단히 포괄적입니다. 따라서 고객의 이익 발견은 제품의 효용에 따른 이익뿐 아니라, 제품 가치에 따른 심리적 위안, 제품과 함께 미래의 희망 만들기, 제품 사용과 함께 만들어가는 사회 공헌 등도 중요한 모티브가 됩니다.

여기 고객의 이익을 생각한 카피 하나가 있습니다. 휴대용 연료 시장에서 전통의 브랜드는 ‘썬연료’입니다. “친구는 오랜 친구~ 국민연료 썬연료~” 씨엠송이 독특해 귀에 쏙쏙 들어오는 썬연료. 경쟁 브랜드로는 ‘맥스 부탄가스’가 있습니다. 맥스 부탄가스의 카피, 여러분 기억하십니까? ‘안 터져요!’ 불판이 있는 고깃집에 가면 가스 테이블이 있습니다. 아주머니가 불붙이는 기구를 들고 ‘퍽’ 하고 불을 붙일 때면 저는 얼른 뒤로 물러섭니다. 왜? 혹시 잘못되어서 터질까 봐 그렇습니다. 그런데 맥스 부탄가스는 3중 구조의 설계로 안 터진다는 겁니다.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설계를 고객이 가장 듣고 싶은 말로 바꾸었습니다. 카피는 고객이 원하고 바라는 이익을 찾아내는 말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감을 발견하라Ⅰ

광고과로 발령받은 지 6개월이 지났는데도 카피를 쓸 기회는 오지 않았습니다. 글쓰기는 정말 자신 있는 분야인데, “카피 한번 써보지.”라는 말을 아무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거 너무한 거 아니야?’ 속마음이 나올 즈음 사수가 저를 불렀습니다. “천연 토코페롤 제재 하노백, 카피 한번 써보세요.” 저는 속으로 ‘너희들은 이제 다 죽었다.’라는 생각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솜씨를 발휘할 시간이 왔기 때문입니다. 담배 두 갑을 사서 야근에 대비했습니다. 밤 11시가 됐을 무렵 20여 개의 헤드라인을 정리해 결재판에 끼웠습니다. 아마도 하나가 아니고 몇 개쯤을 골라 과장님 책상에 올릴 거라고 생각하니 흐뭇했습니다. 그런데 나흘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도 결재판은 제자리에 있었습니다. 아니, 도대체 읽어보지도 않은 것 같았습니다.

“하노백 카피 읽어보셨습니까?” “봤지요.” “쓸 만한 것이 있던가요?” “아, 쓸 만한 게 하나도 없었어요.” “아무리 그래도 쓸 만한 게 하나도 없었겠어요. 얼마나 생각해서 쓴 건데….” “카피를 쓰지 않고 문학을 했더군요.” “예?” 며칠 후 사수는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카피는 사실을 화려하게 포장하는 글이 아닙니다. 생활 속에서 ‘이 제품이 정말 필요하겠구나.’ 하는 이야기를 찾는 것이지요. 또한 이 제품이 소비자와 어떤 관계인지 어떤 이익을 줄 것인지, 그 말을 찾는 일이기도 합니다. 청춘을 되찾아준다, 주름살을 없애준다,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 이런 이야기들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감동이 없는 뻔한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레오 버넷이라고 알죠? 그 양반이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제품을 흥미롭게 이야기해서 반드시 사게 하는 매력 있는 기술이 바로 카피다.’ 제품을 흥미롭게 이야기한다는 것은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공감을 찾는 일입니다. 레오 버넷은 또 덧붙였지요. 흥미로운 이야기를 찾으려면 제품을 사용할 사람과 만나 그들과 이야기하는 동안에 찾으라고요. 바로 소비자들이 해답을 갖고 있다는 말을 한 것이지요.” “그럼 앞으로 제 카피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 거죠?” “제품을 파느냐 못 파느냐 그리고 사느냐 안 사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시장과 소비자의 말입니다. 그러니까 카피에 문학적 수사를 버리세요. 조금 심하게 이야기하면 잡동사니 어휘를 버리세요. 이제부터 시장에서 쓰는 말, 소비자들이 예사롭게 쓰는 말에서 찾아보세요.”

이 말에 대해 감을 잡고 실천하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려진 그림을 지우고 다시 백지 상태에서 출발하는 데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내가 했던 문학수업조차 군더더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천연 토코페롤 제재 하노백은 그렇게 사수의 손으로부터 생명을 얻었습니다. 너털웃음으로 친근한 이미지의 탤런트 전운 선생이 당시 한참 유행하던 에어로빅을 따라 하면서 하는 말, ‘젊어지기도 힘드는구나!’ 운동을 통해서 젊게 살고자 하는 소비자 공감대를 만들면서 “더 젊게 사는 비밀의 약이 여기 있습니다.”라고 추임새를 넣은 광고. ‘힘드는구나.’라는 말이 문법적으로 맞고 틀림을 따지기에 앞서 중요한 것은 ‘흥미와 공감을 불러일으켰는가, 아닌가’입니다. 그렇다면 에어로빅 연기를 하던 전운 선생님이 한 이 말은 어떻게 발견되어서 생명을 얻었을까요? “젊어지고 싶다면… 젊음을 주는 약…. 이 이야기의 다른 접근법들은 없을까? 많이 고심하던 중 이 말이 생생하게 걸려든 것이지요. 우연인 것 같지만 기다리고 살피고 있던 사람들에게만 들리는 말입니다.” 사수는 제품을 흥미롭게 이야기해서 소비자의 공감을 얻어내야 한다는 레오 버넷의 말에 오래전부터 귀 기울였을 것입니다. 사수는 말했습니다. “쓰려고 하지 마세요. 공감 가는 이야기를 발견만 하세요. 소비자 공감을 카피하는 것이 좋은 카피랍니다.”

핵심가치를 발견하라Ⅰ

내수 경기가 좀처럼 좋아지지 않으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산업이 바로 관광산업입니다. 대통령까지 발 벗고 나선 실정입니다. 각계에서도 관광산업 점화를 위해 다양한 목소리로 토론하고 방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세계는 지금 산업경쟁ㆍ기업경쟁ㆍ브랜드경쟁 시대입니다. 국가브랜드, 도시브랜드도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지요. 삼성이 브랜드 가치 세계 8위, 현대자동차가 43위를 차지하는 등 우리 기업들이 대단한 약진을 거듭하고 있어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그동안 서울시는 하이서울(Hi-Seoul) 캠페인과 함께 무한한 재미가 있다는 뜻으로 ‘Infinitely Yours, SEOUL’을 알려왔습니다. 동시에 한국은 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와 함께 코리아 스파클링(Korea Sparkling)까지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것이 많은 나라임을 알리기 위해 애썼습니다. 하지만 ‘Art 프랑스’ ‘I♥NY(I Love New York)’처럼 세계적인 이미지를 얻는 데는 부족해 보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캠페인 슬로건에서 국민과 외국인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핵심가치가 문제일 수 있습니다.

핵심가치는 경쟁 브랜드가 따라 할 수 없는 차별적인 이야기를 말합니다. 그렇기에 다른 무엇이 대체할 수 없는 제일의(第一義)를 가져야 합니다. 뉴질랜드는 그 답을 찾아서 관광청 슬로건뿐만 아니라 국가 홍보에도 열심히 응용을 했으니 참 부럽습니다. 그 답은 ‘순수한, 오염되지 않은, 더없이 맑고 깨끗한 나라’의 의미를 가지는 ‘100% Pure’였습니다. ‘100% Pure Newzealand’ 지구 남반구의 청정한 땅, 뉴질랜드는 크게 번영하는 현대 산업이 없습니다. 인구도 적거니와 전통적으로 꾸려온 목축업과 농업 외에 수출산업도 괄목할 만한 부분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여유롭게 잘살지 않습니까? 영국연방이라서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바로 위대한 발견, ‘Pure’ 덕분임을 뉴질랜드 관광 보고서는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국가브랜드지수 평가에서 세계 3위를 차지하기도 했고, 매년 10만 명 이상의 중국 관광객을 유치해 엄청난 관광수입을 올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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