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리더십센터 말하기 특강
비카스 고팔 징그란 지음 | 예문
MIT리더십센터 말하기 특강
비카스 고팔 징그란 지음
예문 / 2014년 7월 / 304쪽 / 13,500원
논리가 아닌 감정으로 접근하라
왜 그 사람의 말은 잊혀지지 않을까
“때때로 혁명적인 제품 하나가 탄생하면 세상이 달라집니다.” 2007년 1월 맥 월드 엑스포에서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전 세계에 처음으로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하며 이렇게 말했다. 잡스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는 검은색 터틀넥 스웨터와 색이 바랜 청바지를 입고, 또 한 번의 깜짝 놀랄 만한 기조연설을 했다. 애플사에서 출시하는 또 다른 혁명적인 제품을 직접 두 눈으로 목격하고 있다는 사실에 들뜬 청중은 잡스가 말하는 중간 중간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월터 아이작슨은 스티브 잡스 전기에서 “잡스의 눈부신 신제품 출시 프레젠테이션 중에서도 이때(아이폰 출시)가 최고였던 것 같다.”라고 썼다. 아이작슨 이외에도 많은 이가 잡스의 2007년 맥 월드 스피치를 역대 최고의 신제품 출시 프레젠테이션으로 꼽는다. 그 덕분에 아이폰은 전무후무한 선전과 홍보 효과를 누렸다. 오늘날 무한 경쟁과 미미한 수익률 때문에 많은 소비 가전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애플 제품만큼은 다른 회사들이 결코 따라 할 수 없는 특별한 프리미엄이 붙는다. 애플이 이렇게 성공을 거둔 데에는 스티브 잡스와 그 동료들의 뛰어난 의사소통 전략의 공로가 컸다.
애플 같은 초일류 기업들이 전 세계를 무대로 저비용 고효율의 인재를 찾아 나서고 있는 실정에서, 효과적인 의사소통 능력은 직원들의 능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블로그에 2012년 1월 올라온 연구 자료에 의하면, 뛰어난 의사소통 능력은 세계적으로 성공한 비즈니스 리더들의 9가지 공통점 중 하나로 꼽혔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들 역시 입사 지원자의 의사소통 능력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효과적인 화술을 구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에 시간과 노력을 거의 기울이지 않는 것을 보면 기가 막힐 노릇이다.
말 잘하는 사람들의 결정적 차이: 스피치도 마찬가지지만, 말로 하는 대부분의 의사소통은 혼자서 하는 독백이 아니라 상대방을 두고 하는 대화다. 연설자는 스피치 할 때 자기 말과 생각을 청중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지만, 그 과정에서 감정이 끊임없이 오고 간다. 의사소통에 뛰어난 사람은 청중이 느끼는 그 감정을 제대로 파악해서 표현과 보디랭귀지 그리고 목소리에 변화를 주면서 그때그때 필요한 감정을 다시 청중에게 전달할 줄 안다. 이런 능력은 단기간에 키우기 어렵지만, 그런 능력을 쌓았을 때 누릴 수 있는 큰 혜택을 감안하면 충분히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
스피치란 무엇인가
내가 진행하는 대중 스피치 워크숍에서 참석자들에게 맨 먼저 던지는 질문이 바로 “스피치란 무엇입니까?”이다. 아주 단순하면서도 기초적인 이 질문을 받으면 참가자들 대부분은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 맨다. 질문에 곧바로 대답하려고 하다가도, 언뜻 너무나 분명해 보이는 스피치라는 단어의 뜻을 제대로 표현할 방법을 찾지 못해 더듬거리기 일쑤다. 그러면 나는 이어서 커뮤니케이션과 스피치의 뜻이 무엇인지를 두고 참가자들과 흥미롭게 대화를 이끌어 간다. 흔히 이런 과정을 통해서 참가자들은 스스로 이렇게 기본적인 질문에 대답하려고 노력할 때 스피치 능력이 몰라보게 향상된다는 것을 재빠르게 알아챈다. 내 경험에 비춰봤을 때, 사람들이 훌륭한 스피치와 프레젠테이션을 하지 못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스피치의 분명한 정의를 모르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스피치란 과연 무엇일까? 수사학 교수이자 『어둠 속의 비웃음』의 저자인 조지 케네디는 언어 소통과 관련해 한 가지 흥미롭고 핵심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그의 견해는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한 수많은 개념을 하나로 묶을 만한 것이다. 조지 케네디는 이렇게 말한다. “가장 일반적인 의미에서 수사란 의사소통 과정에 들어 있는 에너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감정 에너지 때문에 사람은 말을 해야겠다는 기분을 느끼고, 말하는 과정에서 감정 에너지는 실제로 확장된다. 감정 에너지의 크기는 말하는 사람의 메시지 속에 녹아들고, 듣는 사람은 그 메시지를 해독하면서 말하는 사람이 전하는 감정 에너지를 경험한다.” 이처럼 스피치가 에너지의 흐름이라는 시각은 의사소통의 본질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스피치 그 자체와 스피치 기법을 분리해서 생각하자는 기존의 주장들과 일맥상통한다.
기적을 만든 ‘스와미의 질문’: 2007년 세계연설대회에서 우승한 해에 나는 스피치를 “연설자와 청중이 함께 타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라고 정의했다. 그것은 당시 내 상황 때문이었다. 연설대회에서 나는 불과 7분 만에 청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야만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나와 청중의 감정을 동시에 활용하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나 자신이 느낀 특별한 감정을 파악하고, 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을 찾아서 연설문을 작성하고 스피치 하면, 청중에게도 그와 똑같은 감정을 일으킬 수 있으리란 걸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따라 여행하듯 스피치를 준비했다.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탄다는 것은 내가 그 여행이 어디서 끝날지 알고 있다는 의미나 마찬가지다. 즉 내가 준비한 스피치 속에는 훌륭한 내용과 함께 분명한 메시지나 목적이 담겨 있었다. 이렇듯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뚜렷했던 덕분에 연설대회에서 청중에게 전할 최종 감정도 비교적 쉽게 정할 수 있었다. 그런 노력의 산물이 바로 ‘스와미의 질문(The Swami's Question)’이라는 제목의 스피치다. 7분 분량의 이 스피치는 내가 고군분투하며 결국 MIT 대학원에 입학하기까지의 여정을 다루고 있다.
세계연설대회 결승 날, 나는 ‘스와미의 질문’으로 2천 명의 열렬한 청중 앞에서 스피치를 했다. 그 스피치에는 다채로운 감정이 담겨 있었는데, 나는 다양한 방법으로 그런 감정들을 표현했고, 특히 스피치 마지막 부분에서 청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가 있었다. 스피치가 끝난 후, 청중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스피치에 감정 이입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결국 내 마음속에 담고 있었던 각별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한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
지금도 나는 그때와 같은 방식으로 스피치를 준비한다. 성공적으로 감성 스피치를 하려면 다음 두 가지 사항을 유념해야 한다. 먼저 청중에게 표현하고 싶은 감정이 무엇인지 스스로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내가 깨달은 바로, 청중이 나의 말에 감정 이입하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나 자신이 말할 때 감정을 싣는 것이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에피소드를 털어놓는 것도 대체로 도움이 된다. 스피치 할 때마다 나는 늘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에 ‘몰입’한다. 감정 이입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나게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스피치의 두 번째 구성 요소는 청중을 내 의도대로 감정 이입시키는 능력이다. 이런 능력은 청중이 저절로 감성적으로 변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청중을 스피치에 몰입하도록, 마치 말하는 당사자가 된 것처럼 똑같은 감정을 느끼게끔 할 수 있어야 한다. 스피치 기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 손쉽게 감정 이입을 유도할 수 있다.
말하기와 말하기 기술은 엄연히 다르다: 스피치와 스피치 기술을 구별하려면 약간의 혼동이 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혼동은 심지어 칩 히스와 댄 히스가 함께 쓴 『스틱!』 같은 베스트셀러에서조차 찾을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사람의 뇌리에 각인시키려면 메시지에 6가지 특징(단순성, 의외성, 구체성, 신뢰성, 감정, 스토리)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흥미로운 내용이 많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뛰어난 학자들조차도 스피치와 스피치 기술의 차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무리 명연설을 듣더라도 청중이 기억하는 것은 연설에서 받은 느낌뿐이다. 청중은 절대로 프레젠테이션의 간단명료함이나 독특한 아이디어, 명확한 사고, 혹은 강연자의 신뢰성 따위를 기억하지 않는다. 스피치에 동원되는 이 모든 기법은 사실상 연설자가 청중의 감성을 자극하려고 이용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스피치 자체는 일종의 감정 여행이어서, 스피치와 여러 가지 스피치 기법을 함께 묶어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스피치와 스피치 기술의 차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엉뚱한 데 집중하게 된다. 예컨대 이야기를 재미있게 할 줄 모르는 사람인데도 좋은 스피치에는 스토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나머지 스토리 만들기에 집착할 수도 있고, 결국 어색해하면서 이야기를 풀어 놓으려 애쓸 것이다. 멋진 스토리가 청중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말하는 사람이 불편한 마음으로 이야기한다면 청중에게도 그런 불편함이 전달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청중은 그 이야기에 감정 이입하기가 힘들어진다. 반대로 편안하게 느끼는 스피치 기법을 사용해 말한다면, 청중에게 좀 더 효과적인 스피치를 할 수 있다.
스피치가 주는 임팩트보다 스피치 기법에 집착할 때 생기는 또 다른 약점도 있다. 스피치 기법을 다루는 책이 시중에 많지만, 그런 기법들을 스피치에서 어떤 비율로 섞어서 사용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은 없다. 예컨대 흔히 심플한 프레젠테이션이 최고라고 한 목소리를 낸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도대체 프레젠테이션을 얼마나 단순하게 작성해야 한다는 소리일까? 유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제 스피치의 핵심이 감정 소통이라는 것을 분명히 이해했을 것이다. 다음 장에서는 인상적인 스피치를 하기 위한 두 번째 단계, 곧 사람의 감정을 읽는 법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기억과 행동을 지배하는 감정의 법칙
감정이란 무엇인가: 감정이라는 주제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난해하지만, 스피치에서 감정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법을 터득하기 위해 굳이 전문적인 내용까지 다 알 필요는 없다. 다만 스피치와 관련되는 감정의 몇 가지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감정은 보편적이다 - 감정의 보편성은 올림픽 같은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잘 드러난다. 비록 선수들은 국가와 언어가 서로 다르고 신앙과 인생 경험도 제각각이지만, 경기 결과를 대하는 반응은 신기할 정도로 비슷하다. 시합에서 승리했을 때는 모두 기쁨과 환희를 느끼고, 패배했을 때는 실망과 비통함을 느낀다. 감정 반응의 이런 보편성은 스피치 할 때 중요한 개념이다. 감정의 보편성 덕분에 연설자는 청중도 자기와 비슷한 감정을 느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연설문을 작성할 수 있고, 감정의 보편성 덕분에 스피치 하는 사람은 친구나 멘토처럼 가까운 소수의 사람을 모아 놓고 “제 이야기 어땠나요?” 하는 식으로 그들의 의견을 물어볼 수가 있다.
② 이름 붙이기 어려운 감정도 있다 - 전 세계에는 ‘약간씩 다르지만 비슷한 감정’을 두고 같은 단어를 쓰는 언어가 많다. 또한 비슷한 감정을 두고도 그 뉘앙스에 따라서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가 여러 가지인 언어도 있다. 감정의 이런 복잡성 때문에 스피치를 준비할 때는 자신의 말이 사람들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킬지 시간을 들여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스피치로 유발되는 감정이 ‘외로움’이라면, 단순히 ‘나는 외롭다’라는 처음 느낀 감정을 뛰어넘는 더 깊은 정서를 파고들어야 한다. 그 감정의 진원지가 어디인지, 그 맥락을 이해하려고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렇게 깊이 고민하다 보면 청중에게 떠오르는 감정이 본래 자기가 표현하고 싶었던 감정과는 사뭇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③ 기분은 감정과 다르다 - 제시 프린츠는 『직감-감정 지각 이론』에서 감정과 기분의 차이를 “기분은 생명체가 놓인 환경의 전반적인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 생겨난 반면, 감정은 지엽적인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 생겨났다”라고 밝혔는데, 스피치에서 이런 구별은 중요하다. 자신이 의도한 감정을 청중에게서 이끌어 내려고 애쓰더라도, 청중의 전반적인 기분에 따라서 나타내는 감정 반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청중 한 명 한 명이 느끼는 기분을 파악하거나, 청중 각자의 기분을 감안한 연설문을 쓰고 스피치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말하는 사람은 최근의 이슈를 조사해서 듣는 이들의 전반적인 기분을 파악해야만 한다. 이렇게 할 때 청중과 교감할 수가 있다.
감정의 3원색: 지구상에는 빨강, 청색, 녹색의 오직 3가지 주요한 색깔만 존재하며 그 3원색을 조합해서 세상의 모든 색깔을 표현할 수 있다. 3원색과 마찬가지로 감정에도 몇 가지 기본 감정이 있어서, 이를 조합하면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나타낼 수 있다. 먼저 심리학자 로버트 플러칙이 제안한 기본 감정에 대해서 알아보자. 로버트 플러칙은 『감정 : 이론과 연구, 그리고 경험』에서 인간의 기본 감정이 두려움, 화, 기쁨, 슬픔, 신뢰, 혐오, 기대, 놀라움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이와 같은 8가지 감정을 기본 감정으로 삼은 이유는 자신의 연구 결과 8가지 감정이 촉발될 때 인류의 생존가(개체가 나타내는 여러 특성의 적응도를 높이는 기능이나 효과)가 높아졌기 때문이었다. 그의 가설에 따르면, 인류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기본 감정들이 서로 얽히고설켜 그 밖의 모든 감정이 탄생했다. 이런 기본 감정은 스피치 할 때 청중의 감정 상태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개념이다.
슬픔은 기쁨을 압도한다: 기본 감정이 미치는 영향은 다르다. 기쁨과 신뢰, 사랑과 감사 같은 감정은 약한 감정이라고 부를 수 있는데, 우리에게 약한 영향을 미친다. 요컨대 우리가 ‘지루해하지 않고’ 이런 감정을 계속 느낄 수 있는 기간은 몇 시간 혹은 며칠에 불과하다. 반면 두려움, 분노, 놀라움 등은 좀 더 강한 감정에 속하는데, 극단으로 치달으면 우리 뇌는 강한 감정에 ‘장악’당한다. 두려움이나 분노 같은 감정이 그토록 강렬한 이유는 인간의 생존 본능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이런 감정이 일어나는 순간은 대개 위험에 맞닥뜨리거나 전쟁에 직면했을 때였다.
또한 극도의 집중력과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렬한 느낌, 그리고 감정이 오래 지속될 경우 피로감 등을 동반한다. 따라서 이런 감정들을 스피치에 적절하게 활용하면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지만, 잘못 활용하면 청중의 진만 빼놓게 된다. 강한 감정을 어설프게 스피치에 사용하면 청중은 금방 지루해하며 피곤한 나머지 그만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지 모른다. 스피치를 잘하고 싶다면 반드시 기본 감정과 약한 감정 및 강한 감정에 관해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감정은 기억을 강화한다: 오래전부터 연설자들은 반복을 통해서 기억에 남는 스피치를 하려고 애써왔다. ‘습관 기억’이라고도 불리는 이런 형태의 기억은 머리나 몸으로 여러 차례 반복 학습함으로써 강화된다. 데일 카네기도 “청중에게 앞으로 이야기할 내용을 알려준 다음, 그 내용에 대해서 말하라. 그런 후에 금방 전달한 내용에 대해서 또 말하라”는 조언을 남겼다. 다시 말해, 동일한 개념(때로는 서로 다른 예시와 아이디어를 가지고)을 반복해서 설명하면 그만큼 청중의 이해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뜻이다. 기억에 남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또 다른 방법은 인간의 감정을 활용하는 것이다. 보스턴 대학의 엘리자베스 켄싱어 교수와 연구진은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참가자들에게 의자나 책상처럼 감정과는 상관없는 사진과 화난 사람의 얼굴 같이 감정을 자극하는 사진을 보여준 결과, 감정이 들어 있는 사진을 상대적으로 더 잘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런 현상을 감정의 기억 강화라고 부른다.
결코 잊혀지지 않는 ‘섬광 기억’: 수십 년이 지나도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나는 사건이 누구에게나 하나쯤 있을 것이다. 전 대통령 비밀 경호요원이었던 제리 블레인은 『케네디 디테일』에서 1963년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에 얽힌 비밀을 폭로한 바 있다. 제리 블레인은 암살범이 총을 쐈을 때 가장 먼저 케네디 대통령의 차에 접근한 인물이다. 제리 블레인은 이제 70대에 접어들었지만, 50년 전에 일어난 그 사건이 아직도 또렷이 기억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