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생각
임영익 지음 | 리콘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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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생각
임영익 지음
리콘미디어 / 2014년 1월 / 428쪽 / 19,500원
억울한 남자
곰탱이 / 호기심이 전부다
연구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 한 아주머니. 내 손을 덥석 잡더니 속사포처럼 말을 뱉었다. “아들이라고 한 놈 있는데 너무 성적이 안 좋아요. 중3에 올라와서는 완전 바닥을 헤매고 있답니다. 특히 수학을 너무 못해서….” 나는 문제의 그 학생을 만나 보기로 했다. 다음 날 찾아온 녀석에게 문제 몇 개를 풀어 보라고 내밀었다. 녀석은 마지못해 억지로 몇 개 풀다가 시험지를 구겨 버렸다. “선생님! 가는 곳마다 테스트한답시고 절 무시하는 것 같아서 싫어요. 수학 못하는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왜 또 테스트다 뭐다 해서 기를 죽이고 그래요?”
녀석에게 그럼 꿈이 뭐냐고 물어보니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다고 한다. “너 게임 잘해? 그럼 수학 공부하지 말고 그냥 게임방에서 열심히 게임이나 하거라. 훌륭한 게이머로 성공해야지.” 그냥 가라는 말에 녀석은 문고리를 잡고 주춤거린다. “그런 식으로 비꼬지 마시고…. 선생님은 수학 도사로 만들어 준다고 들었는데…. 그냥 그 비법이라도 좀 알려 주세요.” “비법? 수학에 비법이 있었단 말이냐? 혹시 그런 비법 찾으면 나한테도 꼭 알려 줘라. 나도 수학 땜에 죽을 맛이다.” “그럼 시험이라도 잘 보게 몇 문제라도 찍어 주시면 안 되나요?” “수학 싫다는 녀석이 성적엔 관심이 많군. 넌 너무 기초가 약해서 어려울 것 같은데? 그냥 이번 시험은 포기하고 기초부터 천천히 다지는 것이 어때?”
“안 돼요. 어디를 가나 그놈의 기초! 기초 많이 다졌으니 실전으로 가요. 그냥 외워서라도 이번 시험은 만점 받고 싶단 말이에요.” “그럼 몇 가지만 물어보자. 원래 수학을 못했니?” “아뇨. 초등학교 땐 제법 했었는데, 최근 들어서 갑자기 수학이 싫어졌어요.” “나는 원래 너처럼 예의 없고 수학 싫어하는 놈은 상대 안 한다. 하지만 오늘 비도 오고 하니까 신기한 것 하나 보여 줄게. 이것만 배워 보고 그래도 재미없으면 게임방에서 게임이나 해라.” “뭔데요?” “자, 워밍업! 7 곱하기 8은?” “칠, 팔은 오십육이요!” “자, 그럼 간다! 56×54는?” 한참 암산을 해 보느라 끙끙대지만 암산이 될 턱이 있나. “음, 잠깐만요. 연필로 직접 쭉 계산해 보면 되는데 뭐가 신기하다는 거죠?” 나는 “쭉 계산? 물론 쓰리 샷으로 한참 계산해 보면 되겠지. 그거 말고 암산으로 계산할 수 있는 초스피드 계산법을 알려 주마. 자, 회전 원 샷이다!”라고 말하며, [그림1]과 같이 계산해 보여 주었다.
그러자 녀석은 “에이, 이런 엉터리가 어디 있어요? 그렇게 하면 안 되고 이렇게 해야 되요. 잘 보세요.”라고 말하며 [그림2]와 같이 계산했다. 그리고 답을 비교해 보더니 말했다. “어라, 답이 똑같네? 선생님. 답 외우고 있었죠?” “외운 게 아니야.” 내가 원 샷 스피드 계산법을 [그림3]과 같이 몇 가지 더 알려 주었더니 녀석은 갸웃거리며 이상한 듯 나를 한 번 힐끗 본다. “별로 재미없지?” “재미는 없는데 뭐가 좀 이상하긴 하네요.” “몇 문제 줄 테니 혼자서 해 보고, 재미없으면 다른 선생님 소개해 줄 테니 부담 갖지 말고 그냥 편하게 해 봐.” 난 그 녀석의 별명을 ‘겜’이라고 지어 주었다.
겜에게 계산의 중요성이나 계산 요령을 설명한 것은 아니었다. 이미 수학 알레르기 증상이 심한 경우에 교과서의 내용을 반복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공부에 대한 태도가 먼저 변해야 한다. 즉 ‘호기심’을 자극하여 스스로 생각의 재미를 느껴야 한다.
생각을 못 하는 진짜 이유
공포증
며칠 후, 녀석은 약속 시간에 정확히 맞추어 연구실로 찾아왔다. “선생님, 숙제 다 했습니다. 정말 수학에 이렇게 희한한 것이 있는 줄 몰랐어요. 꼭 선생님께 수학을 배우고 싶은데….” “넌 성적에만 관심 있잖아. 나한테 배운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는 것도 아니란다.” “왜요?” “난 단지 너에게 색다른 ‘생각의 기술’을 알려 줄 수 있을 뿐이다.” “그게 그거죠.” “어쨌든 수학 공부는 네가 알아서 해야 해. 성적도 마찬가지! 싫으면 말고.” “알았어요.”
모두 다 외울 순 없다
“먼저 질문 하나 하지. 네 생각엔 수학을 잘 하기 위해선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니?” “계산과 공식 암기, 많은 문제를 푸는 것.” “그럼, 넌 왜 수학을 못하니?” “선생님도. 한두 문제도 아니고 그 많은 문제를 어떻게 다 풀고 외워요?” “바로 그거야. 수학을 모두 외울 수는 없다는 거지. 그리고 모두 암기해서 문제를 잘 푼다고 해도 그것만이 수학의 전부가 아니란다.” “그럼 도대체 뭐가 중요한 거예요?” “너 아인슈타인 박사 알지? 그도 뇌의 일부 정도만 사용하고도 그런 천재가 되었단다.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은 정말 뇌의 1%도 사용하지 않는단다. 우리는 이런 숨은 머리를 계발해서 ‘생각의 기술’을 익힐 거란다. 그럼 이제 퀴즈나 퍼즐 공부 한 번 해 볼까?”
나는 그동안 니가 한 짓을 알고 있다
“문제 하나 줄 테니 대답해 봐. 화살 5개를 1, 3, 5, 7, 9점이 있는 과녁에 쏘아서 모두 맞추었다. 그럼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점수를 다음에서 모두 골라 보거라. ‘① 1점 ② 16점 ③ 20점 ④ 27점 ⑤ 47점’” “좀 어려운데요? 그냥 계산을 해 보면 안 될까요?” “그래, 계산을 해 보면 되지. 가능한 경우의 점수를 모두 계산해 볼래? 아마 한 시간은 걸릴 거야. 하지만 단순 계산을 하지 않고도 구하는 방법이 있지.” “어떻게요?” “다섯 발을 쏘았고 모두 과녁에 맞았다. 과녁 점수가 모두 홀수이니 총 점수의 합은 홀수지? 그렇다면 답은?” “아, 그렇군요. 답은 27점이 될 것 같네요.” “그럼 1점과 47점은 왜 안 되지?” “그거야 다섯 발 모두 9점에 적중해도 45점이니깐 불가능하고, 1점은 당연히 안 되고….” “바로 그거야. 그렇게 머리를 굴리면 돼. 계산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되도록 계산을 피하려고 ‘생각을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수학의 핵심이지.”
“아, 네…. 생각!” “이 문제를 푸는 아이디어 기법을 홀짝의 힘이라고 하는데 ‘패러티(parity) 아이디어’라고도 한단다. 수학의 시작과 끝이 바로 ‘생각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평소에 머리를 열심히 굴려서 ‘생각의 기술’을 터득해. 그냥 공식을 배우고, 외우고,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고, 또 풀고…. 심지어 풀이법까지 외우고 예상 문제도 외우고, 계속 이 짓을 반복하면 할수록 수학은 점점 더 괴물로 바뀌어 너의 몸을 칭칭 감아서 질식시켜” “네네…. 충분히 알겠습니다.”
이미지와 패턴
“자, 이제 패턴 인식을 시작하자. 이 훈련을 통해 패턴을 보는 감각을 길러 볼 거야. 자, 문제 나간다. 잘 듣고 대답해. 2, 4, 6, 8, 10, 다음 수는?” “12요.” “그럼 1, 5, 9, 13, 다음은?” “4씩 올라가니까 17이죠?” “그래, 좋아. 그럼 그렇게 생각하게 된 과정을 설명해 볼래?” “네. 처음 문제는 짝수의 배열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두 번째 문제는 차근차근 빼 보니까 4씩 더해지는 규칙인 것을 알았죠.” “그렇지. 단순 계산을 해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데, 이러 계산 과정은 바로 좌뇌에 의해서 이행되는데, 단순하게 너의 좌뇌가 습관처럼 작동했다고 보면 된단다. 그럼 다음 문제의 규칙은? 1, 1, 2, 1, 2, 3, 1, 2, 3, 4….” “음, 글쎄…. 잘 모르겠는데요.”
“잘 봐. 1, (1, 2), (1, 2, 3), (1, 2, 3, 4), …. 이런 식으로 숫자가 배열되니까 다음 수는 1이지? 그 다음은 2고?” “아, 그렇군요. 그런데 계산하고 별 상관이 없는 것 같은데요?” “후후, 바로 그거야. 계산하곤 상관없이 숫자가 배열된 공간적인 상태를 보고 알아내는 거지. 그런데, 수학에 등장하는 패턴이라는 것은 단순 계산이나 눈으로 보고 바로 알 수 있는 일차원적인 것도 있지만, 다른 공간적 시스템이나 논리 구조까지도 결합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야. 패턴 인식 훈련에서는 부분과 전체의 공간적인 모습과 숨겨진 논리 구조를 볼 수 있는 ‘생각의 눈’을 만드는 것이 포인트! 이것을 도와주는 것은 바로 우뇌지만, 그냥 그런 것이 수학에서 더 중요하다는 인식만 하면 일단 성공이다.”
메타생각의 시작
수비타이징
“패턴 인식이 무엇인지 좀 알겠지?” “네. 관찰을 통해 숨겨진 규칙을 찾는 것! 그런데 이것이 수학에 도움이 되긴 되는 거죠?” “도움이 되는 정도가 아니란다. 패턴 인식은 앞으로 계속 만나겠지만 수학의 전부라고 할 만큼 중요한 것이지. 여기서 좀 쉬면서 초콜릿 하나 먹고 가자.” 겜은 초콜릿을 한 움큼 입에 털어넣는다. 귀엽다. “그만 먹고 문제 하나 풀어 보자. 최대한 빨리 답하거라. [그림?]에 뿌려놓은 초콜릿이 몇 개니?” “음…. 보자. 정답은 열두 개요.” “잘했다. 하나씩 세어서 구했니?” “하나씩 세기는요. [그림?]처럼 무더기로 나누어서 4개, 5개, 3개씩 세고 모두 더했죠.” “옳거니…. 네가 한 것이 바로 패턴 인식이란다. 이렇게 묶는 것을 그룹 나누기 혹은 클러스터링(clustering)이라고 하는데, 더 재미있는 것은 한 무더기 속에 있는 돌은 하나씩 세지 않아도 단번에 4개, 5개, 3개로 인식하게 된단다. 즉 숫자를 세는 것이 아니고 보는 것인데, 이런 것을 수비타이징(subitizing)이라고 한단다. 즉 수비타이징이라는 것은 보는 순간 지각할 수 있는 원초적 수리 능력인데, 우리는 3개 혹은 4개 정도까지 한 번에 볼 수 있단다.”
자동 반응과 탐색 과정
“이제 자동 반응과 탐색 과정에 대해서 살펴볼 차례다. [그림?]에서 숫자 5개가 있어. 가장 이상한 놈을 골라 보거라.” “3이 이상하네요.” “왜?” “혼자 색깔이 빨간색이라서.” “그럼 다른 가능한 답은?” “음… 2도 가능성이 있네요.” “왜?” “혼자 짝수니깐요.” “그럼 9도 이상하지.” “왜요?” “다른 수는 모든 소수인데 그놈만 혼자 합성수야.” “네. 그렇게 보니 그렇네요.” “여기에는 2가지 교훈이 담겨 있단다. 첫째 교훈은 이 문제를 통해 우리 뇌가 반응하는 모습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는 것이지. 우리 뇌는 외부에서 정보가 들어오면 가장 강렬한 것에 먼저 반응을 한단다. 이것을 즉각 반응 또는 자동 반응이라고 불러 보자.” “저는 색깔에 자동 반응을 하였군요.”
“그렇지. 색깔이 주의를 끌면서 우리의 자동 반응을 유도하였던 것이지. 이 개념과 대비되는 것으로 의식적인 과정이 있다. 뇌에 들어온 정보에서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과정이다. 이것을 탐색 과정이라 불러 보자. 자동 반응 이후에 생각을 한 번 더하는 절차, 즉 세부적인 관찰을 통해 규칙이나 패턴을 찾는 과정이 바로 탐색 과정이라고 보면 된단다.” “다른 교훈은 또 뭐죠?” “아 다른 교훈? 그 이야기와 관련해서 역발상으로 넘어가 보자.”
생각의 2중 스캐닝
“이상한 놈을 고르는 문제를 다시 한 번 보자. 우리는 여기서 여러 가지 답을 살펴보았지.” “네. 색깔, 홀짝, 소수 이런 관점에서 살펴보았죠.” “또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보면 7도 이상한 놈이다.” “왜요?” “다른 숫자는 모두 곡선이 있지만 7은 직선만 있잖아.” “그걸 생각 못 했네요.” “그런데 이 문제의 답을 5라고 한 녀석이 있었다. 어떻게 생각해?” “글쎄요…. 5가 이상해요? 특별히 이상한 게 없는데….” “그렇지? 그러니깐 답이 5라는 것이지.” “무슨 말씀이신지?” “잘 생각해 보거라. 모든 숫자가 나름 이상하지. 그런데 이 5라는 숫자만 정상이지? 그러니깐 정말 이상한 거지. 역발상!” “아하! 그렇군요.” “1차 자동 반응과 2차 탐색 과정을 거쳐서 다시 돌아와 전체를 보게 되면 다른 면이 보이게 된단다. 그래서 이 문제의 멋진 답은 7이고 더 멋진 답은 5인 것이지. 일단 거꾸로 생각해 본다는 느낌만 가지면 누구나 즐길 수 있단다. 습관 탈출 훈련의 하나인데 생각의 차원을 변화시키면 창의적 사고로 연결이 쉽게 돼. 수학 문제를 풀 때도 역발상 기술을 적용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는 것을 맛볼 수 있단다.”
“‘생각’과 ‘생각의 프레임’은 다른 것인가요?” “아! 좋은 질문이구나. 생각과 생각의 프레임은 출발부터 다르다. 먼저 수학을 예로 들면, 문제에는 반드시 출제자의 어떤 의도가 숨겨져 있단다. 출제자는 문제에 적용되는 룰과 원리를 숨겨 두고 우리는 그것을 찾아내게 된단다. 일종의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돼. 그런데 문제를 풀 때 출제자의 룰이나 문제 자체가 만드는 어떤 고유한 형식 속에 우리의 생각이 빨려 들어가게 마련이지. 그래서 문제를 푸는 사람은 그 문제가 만드는 고유한 생각의 틀 속에 갇히기 때문에 그 문제 밖으로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아. 그런데 발상을 전환하려면 나의 생각을 지배하는 어떤 틀 밖으로 빠져나와 그 틀 안에 있었던 생각에 대해서 다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단다. 그것을 ‘메타생각’이라고 하는 것이지.”
“메타?” “좀 어려울 거야. 어릴 때 많이 놀던 미로 퀴즈 알지? 미로에 들어가서 탈출구를 찾는 과정을 보면 우리는 습관적으로 입구에서 출발하여 탈출구를 찾아간단다. 가능한 길을 하나씩 탐색하면서 시행착오를 겪다가 갑자기 미궁에 빠질 때가 있지. 미궁에 빠지면 탐색 작업을 중간에 멈추고 미로 밖에서 전체를 보게 되고 드디어 미궁에 빠져 헤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단다. 이 단계가 되면 출발점이 아니라 탈출구에서 역으로 길을 찾는 방법으로 전환하게 되지.” “결국 그럼 역발상이라는 것이 정답에서 거꾸로 생각하는 것이군요.” “그건 하나의 예에 불과하고, 생각의 전파 과정을 비유하자면 그렇다는 것이지. 즉 생각은 곧바로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것이 아니고 어떤 생각의 프레임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 프레임에 의해 생각은 관성적으로 달려가게 되어 있어. 미궁에 빠졌을 때 생각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단다. 이것이 바로 생각을 한 번 더 스캐닝하는 메타생각의 시작이다.”
생각의 프레임
“우리의 생각 과정을 다시 정리해 보자. 이상한 놈을 고르는 문제에서 처음에 색깔에 대한 자동 반응이 있었다. 그 이후 탐색 과정이 시작될 때 우리의 생각은 자연스럽게 수학적 프레임 속으로 빨려 들어왔지.” “그렇군요. 7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런 수학적 프레임이 아니군요.” “그렇지. 바로 그런 생각의 프레임(수학적 틀) 때문에 7이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하기 어렵단다. 이제 생각의 프레임 개념을 이해하겠니?” “이제 분명해지는군요. 그렇게 프레임을 생각하면서 자기 생각의 좌표를 알아내는 것이군요. 그래서 메타생각이라고 하는구나.” “그렇지. 결론적으로 자신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생각하는 것(그 프레임 자체를 살피는 것)이 메타생각이란다.”
이미지가 생각이다
본다는 것
약속한 날 결석을 한 겜, 전화를 해 보았더니 기말시험 때문에 시간이 없다고 징징거렸다. 나는 잠시 고민을 하였지만 훈련을 늦출 수 없어 강제로 호출하였고, 뒤늦게 나타난 겜이 말했다. “선생님! 시험이 얼마 안 남았는데 시험에 나올 만한 것 좀 찍어 주세요.” “안 돼! 지금 멈추면 도로아미타불이다. 자, 이제 우리가 사물을 보고 지각하고 인식하는 시스템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그림1]을 보고 입체적으로 생각해 봐.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거다. 입체적으로 보이니?” “무슨 말씀이신지?” “잘 봐. [그림2]처럼 보조선을 그으면 입체적으로 느껴지지?” “아, 네. 그렇군요.” “우리가 입체적으로 느끼는 것은 그것이 뇌 속에서 그렇게 재구성되기 때문이지. 그림에서 빨간색 원들의 면적이 서로 다르게 보이지? 그러나 사실은 같은 면적의 원이야. 사각형도 마찬가지.” “네. 이 착시 그림은 알고 있어요.” “이 현상을 잘 관찰해 보자. 우리가 느끼는 것, 혹은 지각하는 것은 사물 그 자체가 아니고, 우리 뇌의 작동 결과일 뿐이야. 그것은 우리 뇌의 마술이며 일종의 속임수지. 우리가 눈으로 보면서 지각하는 것은 주변 상황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는데, 뇌가 주변 상황의 정보를 가지고 재구성하기 때문에 우리가 속아 넘어간단다. 이제 수학으로 돌아와서 살펴보자. 이런 기본적인 뇌의 움직임을 이해했다면 수학에도 착시가 발생하는 경우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거야. 수학에서 착시가 생기기 시작하면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워진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