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질문
류랑도 지음 | 8.0
첫 번째 질문
류랑도 지음
8.0 / 2013년 9월 / 300쪽 / 15,000원
Part 1.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생각 프레임
1950년대 당시 주한미군이 유엔군 묘지 단장 공사에 공개 입찰을 진행했다. 미군은 한 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했는데, 묘지에 푸른 잔디를 깔아달라는 것이었다.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였지만, 한겨울에 푸른 잔디를 깔 방법은 없었다. 많은 회사들이 고개를 저으며 입찰을 포기했다. 그런데 30대의 한 젊은 사업가만이 미군 측에 질문을 던졌다. “왜 이 한겨울에 푸른 잔디를 깔아야 하는 겁니까?” 미군은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방한해서 묘지를 방문할 예정인데, 황량한 묘지보다 푸른 묘지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대답했다. 그가 다시 물었다. “그럼 꼭 잔디가 아니어도 묘지가 푸르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그는 한겨울에 푸르른 보리 이삭을 수십 트럭 옮겨와 묘지에 심어놓았다. 모두가 그의 추진력과 아이디어에 놀라워했다. 이후 미군에서 추진하는 모든 사업은 그의 차지가 되었다. 질문 하나로 큰 결과를 낸 젊은 사업가는 바로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었던 정주영이다. 만약 정주영이 미군에게 첫 번째 질문으로 ‘왜(WHY)’를 묻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남다른 결과를 만드는 사람은 모든 일의 시작을 WHY에서 출발한다. 그것이 곧 결과를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질문임을 알기 때문이다. WHY를 아는 것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의 진짜 목적을 아는 것이고, WHY를 묻는 것은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찾아나가는 과정이다. 첫 번째 질문으로 WHY를 묻는 습관은 놀라운 힘을 갖고 있다. 이 한 가지 습관이 변화시키는 것들은 당신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반면 이 습관을 간과하면, 작게는 사소한 오해를, 크게는 사람의 목숨이나 기업의 존폐를 가르는 결과를 낳는다.
대부분 알고 있다고 착각한다
사람들은 WHY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거나 생각하지 못하면서 효율성을 높이는 데만 급급해한다. 여기서 문제가 시작된다. WHY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바로 행동에 옮기면 몸은 바빠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효율이 떨어진다. 양손을 고루 쓰면, 양쪽 뇌가 골고루 자극되어 뇌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여러 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중년에 접어든 내 지인 중에는 굳이 양손을 사용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몸에 좋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실천하는 사람이 드문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귀찮으니까. 그리고 당장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니까. WHY도 마찬가지다. 매사에 WHY 질문을 던져 일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탁월한 결과를 만든다는 것에는 동의하면서도 사람들은 이를 잘 생각하지 않는다. 이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금 당장 큰일이 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마치 평소에 왼손을 주로 사용하지 않아도 당장 치매에 걸리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매사에 WHY를 질문하려 노력하고 차츰 일상생활에 적응하다 보면, 분명 지금까지와는 다른 결과를 얻게 된다. 평범과 비범의 차이는 ‘첫 번째 질문 WHY’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로 판가름 난다.
오해하고 있던 사실들
누구나 어린 시절에는 매사에 ‘왜요?’라고 묻는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이런 좋은 습관을 잊어버리고 만다.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일에 왜냐고 물으면 바보 취급을 당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아니면 왜냐고 묻는 사람을 딴죽 거는 투덜이로 치부하는 분위기 때문에 우리는 ‘왜?’라고 묻는 습관을 잊게 된다. 예를 들어 “이번 달부터 기획회의를 1주에 한 번씩 합시다.”라는 팀장의 지시에 앞뒤 다 잘라버리고 덜컥 ‘왜’를 물으면 상대가 기분 좋게 대답할 리 없다. 그러면 ‘왜’를 어떻게 물어봐야 할까? 나는 늘 다음과 같이 완전한 문장으로 만들라고 이야기한다. “기획회의를 1주일에 한 번으로 하신 데는 혹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돌직구가 능사가 아니다. 지나치게 직접적인 질문은 WHY를 묻기 힘든 상황을 초래한다. 미리 여러 WHY를 생각한 뒤 여러 선택지를 주며 질문한다거나 좀 더 완곡하고 부드러운 표현을 사용한다면 질문에 대한 답을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WHY를 직설적으로 묻는 밉상이 되지 않으려면 ‘감정의 소통’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상대의 감정과 나란히 서서 묻는 것이다. 세계적인 협상 구루 스튜어트 다이아몬드는 저서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에서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상대방이며 자신은 가장 덜 중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협상은 원활한 소통이 선행되어야 순조롭게 진행되므로, 협상을 할 때는 반드시 상대의 감정에 맞춰주라고 주문한다. 질문에는 타이밍도 중요하다. 상대의 감정을 잘 헤아려서 정성껏 WHY 질문을 만들어놓고도 적절한 타이밍에 질문을 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 되고 만다. 팀장이 팀원들을 모아놓고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매번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질문을 던지는 것은 그리 좋은 태도가 아니다. 의문점이 생겨나면 잠시 머릿속으로 질문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라. 이때 ‘내가 궁금한 것이 무엇인가?’, ‘나는 질문으로 무엇을 알고 있는가?’를 정리하면 핵심을 파고드는 질문을 만들 수 있다. 머릿속으로 준비하고 있다가 그 자리에서 미처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면 회의가 끝난 후, 혹은 이메일을 통해 질문하면 된다.
무엇이 결과의 차이를 만드는가
세계적 기업에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이라는 고속 승진 제도가 있다. 핵심 인재를 조기 발굴하여 리더로 키우는 것이다. 패스트 트랙을 거친 사람들은 타인들과의 경쟁 속에서 단연 돋보이는 핵심 인재들이다. 이런 인재에게는 3가지 특징이 있는데, 이는 첫 번째 질문인 WHY를 통해 가질 수 있는 장점들이다. 첫째, 주인의식, 즉 오너십이다. 이것은 내가 맡은 일뿐 아니라, 조직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끊임없이 첫 번째 질문을 하고 답을 찾음으로써 체득할 수 있다. ‘왜 내가 지금 이 일을 해야 하는가?’, ‘왜 우리 팀은 이 일을 해야 하는가?’ 등의 질문을 던지다 보면 맡은 일에 대한 열정이 생기고, 나아가 주인의식을 갖게 되는 것이다. 둘째, 효율성이다. WHY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일을 할 때 시간과 노력에서 최대의 효율성을 자랑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소한만 이용하고도 효과를 최대한 높일 수 있다. 셋째, 문제해결력이다. 패스트 트랙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어떤 문제가 닥쳐도 침착하게 상황을 정리하는 문제해결력이 뛰어나다. WHY 질문을 통해 일의 방향을 명확히 하고, 일 전체를 장악하고 있기에 가능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Part 2. 첫 번째 질문을 하기 전에
추측은 죄악
이번에 건설하는 다리는 달랐다. 이미 세워진 열 개의 다리는 최대한 군더더기 없이 튼튼하게 지으면 되었지만 이번 다리는 미관에 신경 쓰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관계자들은 국내 최초로 트러스식 공법을 이용하기로 결정했고, 다리는 잘 완공되었다. 그러나 15년이 지난 어느 날 아침 출근길에 갑자기 다리 상판이 붕괴되었다. 32명이 사망한 끔찍한 사고였다. 사고 원인은 충격적이었다. 트러스식 공법은 설계를 반드시 지켜서 시공해야 함에도 도면과 다르게 시공되었으며 용접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 사용한 자재들도 부실했고, 안전점검도 형식적으로 이루어졌다. 총체적 부실이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바로 관계자들의 잘못된 추측 때문이었다. 그동안 설계를 반드시 지켜 시공하지 않아도 별 문제는 없었다. 그들은 그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었다. 전문가들은 ‘이 정도야 별문제 없을 거야.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설계와는 아주 조금씩 다르게 시공했다. 그들은 관록, 즉 노하우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 추측을 한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추측이 쌓여 다리 곳곳에는 균열이 생겼다. 멀쩡해 보이던 성수대교는 미처 손쓸 틈 없이 붕괴되었다.
전문가들이 추측이 아니라 ‘왜 굳이 이렇게 복잡한 공법을 사용했을까?’, ‘왜 이 다리는 일반적인 용접보다 더 두껍게 용접하라고 할까?’를 조금만 더 생각했다면 이런 인재는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일하며 한 번쯤은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한다. 특히 경험과 경력이 쌓일수록 노하우와 추측을 혼동하는 경우가 생긴다. 검증하지 않고 추측을 하면 당장은 편하기 때문에 우리는 추측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위험한 추측을 방지하는 방법 역시 첫 번째 질문이다. 무언가 생각이 떠올랐을 때,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했는가?’, ‘어떤 근거로 이런 생각을 한 것인가?’를 질문해본다면 많은 추측을 예방할 수 있다. 정확한 근거를 들 수 없다면 그건 추측일 뿐이다. 추측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불러온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한 번 질문으로 달라지는 것들
20대에 대기업 마케팅 임원이 된 청년이 여행 중에 맛본 원두 커피 맛에 이끌려 안정된 자리를 박차고 나와 작은 커피 회사로 향했다. 그 청년이 바로 하워드 슐츠이다. 그리고 그가 일하기를 원했던 작은 회사는 당시에 커피 원두만을 판매하던 스타벅스다. ‘왜 나는 스타벅스에서 일해야 할까? 나는 여기서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그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질문을 통해 자신이 좋다고 믿는 상품을 소비자에게 진심을 담아 알리는 것이 행복이라는 답을 찾았다. 그의 질문 습관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출장을 떠난 이탈리아에서 또다시 질문을 던졌다. ‘왜 이탈리아에는 카페가 많을까?’, ‘왜 이탈리아 사람들은 카페에 모여들까?’, ‘왜 미국에는 저런 공간이 없을까?’ 스스로에게, 그리고 현지인들에게 질문하며 이탈리아 카페가 음료만 파는 공간이 아니란 점을 깨달았다. 이탈리아에서 카페는 ‘경험이고 문화이며 소통을 하기 위해 모이는 곳’이었다. 그는 계속 질문을 던졌다. ‘나는 카페 문화가 왜 필요하다고 생각할까?’, ‘왜 이 일을 지금 시작하고 싶은 걸까?’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의 열정과 사업 계획이 확실하다고 생각한 그는 투자 자금을 모았고, 1년 만에 스타벅스를 인수했다. 그리고 스타벅스의 사업 방향을 바꾸어서 커피와 경험을 나누는 공간으로 확장시켰다. 전 세계 1만 6천 개의 스타벅스가 하워드 슐츠의 질문하는 습관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 WHY를 찾는 데 질문이 필요할까? 질문은 미지의 영역에 숨어 있는 답을 찾는 첫걸음이 된다. 또한 거듭 생겨나는 의문점들에 계속 질문을 던져 풀어나가다 보면 본질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 우리가 찾는 WHY는 보통 한눈에 드러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숨은 WHY를 찾기 위해 질문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
Part 3. WHY를 실제로 질문할 때: 3Cs
WHY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Cut, Continue, Confirm. 바로 3Cs다. 과업(Task)을 의미 단위로 분절하고(Cut), 계속해서 질문한 뒤(Continue), 타인에게 확인하는(Confirm) 과정만 염두에 둔다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차분히 WHY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Cut: 자를수록 핵심이 보인다
스포츠웨어 회사에 다니는 김 대리에게 어느 날 팀장으로부터 Task가 주어졌다. “이번 회의 때, 새로운 상품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됐습니다. 기능성 운동화를 만들어보는 것이 좋겠다는 사장님의 말씀이 있었으니 각자 기획안을 만들어서 1주일 후에 제출하세요.” 주어진 과업에서 정확하게 WHY를 알기 힘들 때는 Task를 의미 단위로 분절하고, 각각의 말에 WHY를 붙여보자. “WHY 이번 회의일까?”, “WHY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됐을까?”, “WHY 기능성 운동화를 만들자고 사장님이 말씀하셨을까?” 질문을 하나씩 살펴보자. “WHY 이번 회의일까?”에서는 회의에서 논의했던 주요 이슈를 살펴볼 수 있다. 그러면 기획안의 경중과 회사가 원하는 방향을 이해할 수 있다. 만약 ‘기존 고객층의 이탈 방지책’이 회의의 주된 이슈였다면 기존 고객이 새롭게 구매할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Task를 분해해 WHY 질문을 만들어보면, 핵심 질문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 핵심 질문이란 Task의 목적을 관통하는 질문이다. 핵심 질문을 찾는 가장 쉬운 방법은 Task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시작 지점을 찾아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Task가 ‘기능성 운동화에 대한 기획안 작성’이면 시작점은 ‘새로운 상품 개발의 필요성 제시’가 될 것이고, 핵심 질문은 ‘WHY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야 할 필요성 제시’가 될 것이다. 핵심 질문을 찾아낸 김 대리가 팀장에게 질문을 던지자 이런 답변이 나왔다. “우리 회사가 패션 운동화에 의존하는 비중이 40%야. 당분간은 문제가 없지만 다른 상품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단일 품목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우려가 커. 패션이란 게 워낙 변화가 빠르니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지.” WHY 질문을 통해 Task의 WHY가 ‘단일 품목 의존도 낮추기’라는 것을 알게 된 김 대리는 이제 이를 충족시키는 최상의 결과를 내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WHY인 ‘단일 품목 의존도 낮추기’를 다시 생각해보니, 김 대리는 “꼭 기능성 운동화여야 할까?”라는 새로운 질문을 떠올릴 수도 있었다.
Continue: 계속할수록 답이 쉬워진다
Task를 분해해 핵심 질문에 ‘왜’를 붙여 일의 목적을 찾아내는 데 멈추지 않고, 여러 번 WHY를 던져야 하는 까닭은, 제반 사항들을 제대로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에서 소개한 김 대리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핵심 질문의 답을 찾은 후에는 ‘왜 이번 회의 때?’, ‘왜 기능성 운동화?’, ‘왜 사장님의 말씀?’, ‘왜 각자 기획안?’, ‘왜 1주일?’ 등 부수적인 것들에서 WHY를 물어봐야 한다. 이것이 바로 ‘Continue’, WHY 질문 속으로 파고드는 두 번째 단계다. 끈기 있게 WHY를 알기 위해 질문을 던지는 ‘Continue’는 WHY 질문의 기본자세라고 볼 수 있다. 세계적인 기업 삼성전자의 성장을 이야기할 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이 회장은 상대의 말을 귀담아듣고 WHY를 물은 다음, 준비한 말을 꺼내놓는 대화 습관을 갖고 있다. 식사 자리에서 도미 요리가 나오자 조리장에게 도미의 산지, 무게, 수율, 열량 등까지 끊임없이 WHY를 캐물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도미를 어떻게 요리하면 맛있을까 궁리하는 것도 벅찬데, 왜 남해산이 좋은지, 왜 1.5킬로그램짜리가 맛있는지 일일이 꿰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조리장이 얼마나 진땀을 뺐을지 상상이 가고도 남는다. 그러나 이렇게 끊임없이 질문하는 WHY가 삼성의 경쟁력이 되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하물며 도미 요리 앞에서도 WHY를 묻는데, 회사의 중대사를 보고받는 자리에서는 어떠하겠는가. 삼성 직원들은 보고에 앞서 계속해서 쏟아질 질문을 미리 대비하고 검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질문들을 대비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일의 WHY를 깊이 파고들게 될 것이다.
Confirm: 검증할수록 길이 뚜렷해진다
WHY를 정확히 알면 해야 할 행동이 확실해진다. 그러나 기껏 열심히 WHY를 생각해내고 나서 확인하지 않는다면 그 역시 또 다른 형태의 추측에 그치고 만다. 일의 목적인 WHY는 반드시 연관된 상대 또는 타인에게 묻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3Cs의 마지막 단계가 확인을 뜻하는 Confirm인 이유다. 중국 격언에 이런 말이 있다. “물어보는 사람은 5분 동안만 바보가 된다. 그러나 묻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바보로 머문다.” 5분만 바보가 되어 상대에게 물어보고 확인하는 것이, 영원한 바보가 되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
2000년 일본 스포츠 음료 시장 1위 제품은 오츠카의 포카리스웨트였다. 스포츠 음료 시장이 커지면서 다른 업체들도 너도나도 뛰어들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주류 업체인 산토리는 소비자에게 첫 번째 질문으로 WHY를 확인하며 시장 진입의 첫 스텝을 밟았다. ‘사람들은 왜 스포츠 음료를 마시는가?’를 주제로 설문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검증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 스포츠 음료라는 이름 때문에 소비자들이 주로 운동 후에 마실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운동 후에 스포츠 음료를 마신다는 사람은 17%에 불과했다. 80%는 ‘목욕 후 갈증을 느낄 때’, ‘숙취를 느낄 때’, ‘일하는 도중 목이 마를 때’ 스포츠 음료를 마신다고 대답했다. 이 조사를 통해 확신을 얻은 산토리는 스포츠 음료 시장에 과감하게 뛰어들었다. 다른 음료와 차별화되도록 체질 개선 음료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만든 것이다. 아사히나 기린 같은 대기업들도 오츠카의 포카리스웨트를 따라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소비자들에게 검증받지 않았다. 사람들이 스포츠 음료를 찾는 이유를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착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토리는 소비자들에게 직접 WHY를 확인했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음료 시장을 창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