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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트 빅, 씽크 스몰

칼 뉴포트 지음 | 말글빛냄
액트 빅, 씽크 스몰

칼 뉴포트 지음

말글빛냄 / 2013년 4월 / 284쪽 / 13,800원





RULE 1 당신의 열정을 따르지 마라



스티브 잡스의 열정

수백만 명을 매혹시킨 연설: 2005년 6월 스티브 잡스는 스탠포드대학에서 졸업 연설을 하기 위해 강단에 섰다. 그는 2만 2천 명의 관중을 대상으로 인생에서 얻은 교훈에 대한 짧은 연설을 했는데, 3분의 1쯤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으세요.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아직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했다면 계속 찾아야 합니다.” 이 연설을 본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혁신의 대가 스티브 잡스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열정을 따르라’는 조언, 즉 열정우선론(행복한 커리어를 위한 핵심은 당신이 열정을 갖고 있는 분야를 파악하고, 그 열정에 부합하는 직업을 찾는 것이다)에 확실한 인증 도장을 찍어준 것을 보고 환호했다.

만약 이 메시지가 우리 생활 곳곳에 녹아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면, 서점에 갔을 때 커리어 섹션을 살펴보라. 이력서 작성이나 면접 예절과 같은 기술적 내용의 책들을 제외하면, 열정우선론이 들어 있지 않은 책을 찾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함정이 숨어 있다. 그럴듯해 보이는 슬로건을 넘어 잡스처럼 열정적인 사람들이 실제 커리어를 시작한 과정을 살펴보거나, 사회과학자들에게 사람들이 일을 하며 행복을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물으면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번 실타래의 끝을 잡아당기기 시작하면 단단하게 묶여 있던 열정우선론의 확실성이 무너지고, 마침내 다음과 같은 충격적 사실을 인정한다. ‘당신의 열정을 따르라’는 말은 끔찍한 조언이다.

내가 그 실타래의 끝을 잡아당기기 시작한 것은 대학원을 졸업할 무렵이었다. 결국 열정우선론을 완전히 거부하게 되었고,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기 위해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열정을 따르라’가 부적절한 조언이라는 것은 이후 모든 논의를 위한 초석이 되므로 ‘원칙1’에서는 열정우선론에 대한 반론을 다룬다. 잡스와 애플컴퓨터의 설립 이야기부터 살펴보자.

스티브 잡스는 애초에 열정이 없었다: 잡스는 오리건 주의 인문학 명문대인 리드 대학(Reed College) 학생이었다. 긴 머리를 한 채 맨발로 걸어 다녔으며, 기술 분야의 다른 선구자들과 달리 비즈니스나 전자공학에 큰 관심이 없었다. 대신 그는 서양사와 무용을 공부했으며 동양사상에 대해서도 잠깐 배웠다. 잡스는 1학년을 마친 후 중퇴했지만, 한동안 캠퍼스에 머물며 바닥에서 잠을 자고 근처에 있는 하레크리슈나 사원에서 공짜 식사를 얻어먹었다.

가난한 삶에 힘겨워하던 잡스는 결국 1970년대 초 가족들이 있는 캘리포니아의 집으로 돌아갔다. 이후 온라인게임 회사 아타리에서 야간 교대 근무를 하기로 했다. 그는 아타리와 샌프란시스코 북부에 위치한 지역공동체 ‘올원팜(All-One Farm)’ 두 곳에 시간을 분배해서 사용했다. 그러던 어느 날 몇 달 동안 아타리의 일을 그만두고 탁발승들과 함께 인도로 영적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근처의 로스알토스젠센터에서 본격적으로 수행을 시작했다. 한편 1974년 잡스가 인도에서 돌아온 후, 엔지니어 겸 사업가인 알렉스 캄라트는 콜인컴퓨터라는 컴퓨터 시분할(Time-sharing, 하나의 컴퓨터를 멀리 떨어져 있는 많은 사용자가 동시에 이용하는 것) 회사를 차렸다. 캄라트는 고객에게 판매하기 위한 중앙컴퓨터 접근용 단말기를 스티브 워즈니악에게 설계하게 했다. 잡스와 달리 워즈니악은 첨단기술에 빠져 있었으며 이 분야를 전공한 진정한 전자공학자였다. 하지만 워즈니악은 사업 체질이 아니었고 오랜 친구인 잡스에게 세부적인 일들을 맡겼다.

잡스가 올원팜에서 한 철을 보내기 위해 떠난 1975년 가을까지는 모든 일이 순조로웠다. 그런데 불행히도 잡스는 캄라트에게 잠시 쉬고 오겠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돌아와 보니 다른 사람이 그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잡스가 애플컴퓨터를 설립하기 불과 1년 전이었음에도 잡스의 행동을 보면 첨단기술이나 사업에 열정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즉 그가 선구적인 회사를 설립하기 전의 몇 달 동안은 영적 깨우침을 얻기 위해 고뇌하는 젊은이였으며, 전자공학 분야에는 돈을 빨리 벌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잠깐 발을 담갔을 뿐이었다.

이런 상태에서 그해 잡스는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았다. 그 지역의 컴퓨터광들이 집에서 조립할 수 있는 컴퓨터에 열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잡스는 워즈니악에게 모형 보드 회로판 중 하나를 디자인해 애호가들에게 판매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초기 계획은 하나에 25달러 가격으로 회로판을 만들어 50달러에 판매하는 것이었다. 잡스는 총 100개를 판매하려 했고, 회로판 제작비용과 초기 설계비용 1,500달러를 제외하면 무려 1,000달러의 이익이 남는 사업이었다. 워즈니악과 잡스 둘 다 직장을 그만두지는 않았다. 근무 외의 시간을 활용한 철저한 저위험 벤처사업이었다.

그런데 이때부터 상황이 급속히 진행되어 전설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잡스는 폴 테렐이 운영하는 마운틴뷰의 선구적인 컴퓨터 가게 바이트숍에 맨발로 찾아가 회로판을 판매용으로 제공했다. 테렐은 회로판이 아니라 완제품 컴퓨터를 판매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1대당 500달러를 제안했으며 가능한 빨리 50대를 납품 받기를 원했다. 잡스는 그 기회를 잡아 더 큰돈을 벌게 되었고 설립 자금도 마련하기 시작했다. 바로 이러한 뜻밖의 횡재로 애플이 탄생한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 찾을까: 이제까지 잡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즐거운 일을 찾는 법을 알기 위해서는 상세한 내막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의 잡스가 자신이 조언한 것처럼 좋아하는 일만을 좇았다면, 우리는 지금쯤 잡스를 로스알토스젠 센터의 인기 강사쯤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 단순한 조언을 따르지 않았다. 애플을 탄생시킨 것은 열정이 아니라 행운의 결과였으며, 예상치 못한 성공을 가져다준 ‘대단할 것 없는’ 전략 덕분이었다.

잡스가 일에 열정적인 사람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의 유명한 연설을 한 번이라도 들었다면 그가 일을 분명 사랑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래서 어쩌라는 말인가? 이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일을 즐기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는 것뿐이다. 물론 이런 조언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동의어 반복이나 다름없어서 우리가 진정으로 고민하는 시급한 질문 ‘어떻게 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을까?’를 해결하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RULE 2 아무도 당신을 무시하지 못하게 실력으로 승부하라(실력의 중요성)



열정마인드 vs 장인마인드

육체적이면서 정신적인 연습: 뉴어쿠스틱 스타일의 기타리스트 조던 타이스는 문에 서 있었다. 그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니 현관이 침실로 개조되어 있었다. 조던은 24살이다. 일반적인 직업에서는 어린 나이에 속하지만, 고등학교 시절 처음 음반 계약을 맺은 것을 생각하면 어쿠스틱 음악계에서 중견 뮤지션이라 할 수 있다. 그가 말했다. “저는 새로운 곡을 작업하고 있어요. 정말 빠른 템포의 곡이죠.” 조던은 마틴기타를 집어 들고 새로운 곡을 들려주었다. 멜로디는 드뷔시에게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이 장르에는 어울리지 않았지만 매력적이었다. 조던은 연주를 할 때 프렛보드 바로 뒤에서 시작했고 가끔 날카로운 숨을 몰아쉬었다. 그러다 음을 하나 놓치자 매우 속상해했다. 실수 없이 한 부분을 연주할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해야 한다며, 자세를 고쳐 앉아 연주하기 시작했다.

내 요청에 따라 조던은 이 곡을 어떻게 연습하는지 공개했다. 처음에는 원하는 효과가 나올 정도로 느리게 연습한다. 그가 원하는 것은 프렛보드를 아래위로 오르내리며 음 사이사이의 공간을 채우는 동시에, 멜로디의 주음이 울리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 후에 아주 빠른 속도로 연주한다. 그는 이 과정을 계속 반복했다. 그가 말했다. “육체적이면서 정신적인 연습이기도 하죠.” 그는 이러한 작업을 기술연습이라 불렀다. 평소 공연 준비를 하지 않을 때도 똑같은 강도로 연습하며, 편안한 속도보다 약간 빠른 템포로 두세 시간을 쉬지 않고 연습한다. 나는 그에게 새로운 기술을 완벽히 마스터하는 데 시간이 어느 정도 소요되는지 물었다. “보통 한 달 정도 걸리죠.”

장인마인드: 나는 조던 타이스가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지 여부에는 관심이 없다. 조던의 이야기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그가 평소에 일을 하는 태도였다. 이는 사랑하는 일을 찾기 위한 나의 연구에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해주었다. 내가 조던으로부터 그런 통찰력을 얻게 된 계기는 토크쇼 ‘찰리 로드’의 2007년 에피소드였다. 로즈는 연기자 겸 코미디언인 스티브 마틴과 그의 회고록 『천생 광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적어도 자신이 스탠드업 코미디 분야에서 성공한 과정에 대해서는, 독자들이 ‘어떻게’라는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회고록을 썼다. 마틴은 ‘어떻게’라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단순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 문구는 로즈가 마틴에게 연예인 지망생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을 때, 토크쇼의 마지막 5분 동안 그가 이야기한 것 중 하나였다.

“(제 조언을) 아무도 안 받아 적을 것 같네요. 여러분이 듣고 싶은 이야기는 아니니까요.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건 ‘에이전트는 이렇게 구하면 되고요. 대본은 이렇게 쓰면 돼요.’ 같은 것들이겠죠? 하지만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것은 바로 ‘아무도 무시할 수 없도록 실력으로 승부하라’는 겁니다.” ‘실력으로 승부하라.’ 이 말을 나는 마틴의 토크쇼를 인터넷으로 보다가 처음 들었다. 그때가 2008년 겨울이었고 대학원의 마지막 해를 맞이하기 직전이었다.

이후 이 책을 쓰기 위한 연구를 시작하면서, 마틴이 했던 말을 다시 살펴보게 되었고, 그 말이 훌륭한 커리어를 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직감했다. 내가 조던을 찾아간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 명언을 완전히 이해하려면 그 말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조던이 자신의 생활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들으며, 그 또한 일에 대해 마틴과 비슷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 매우 놀랐다. 그는 갖춰진 것 하나 없는 옹색한 방에서 새로운 플랫 피킹 기술을 위해 매일, 매주 연습을 하면서도, 그러한 과정이 작곡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행복해했다.

조던과의 만남에 감명 받아 나는 베테랑들에게서 나타나는, 연주자의 태도에 대한 냉소적 관점을 살펴보기 위해 마크 캐스티븐스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마크는 확실한 입지를 구축한 내슈빌 출신의 스튜디오 뮤지션이다. 마크에게 조던 이야기를 들려주자 그는 자신이 연주하는 곳에 집착하는 것은 프로 뮤지션들에게 법칙이나 다름없다며 동의했다.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스튜디오 뮤지션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 중에 이런 게 있어요. ‘테이프는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거죠. 녹음된 것을 틀어보면 실력은 바로 들통 나요. 숨길 수 없죠.” 나는 ‘테이프는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 조던, 마크, 스티브 마틴과 같은 연기자나 연주자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이 이 한마디에 담겨 있었다. 만약 다른 사람들이 무시할 수 없는 실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결국 뒤처진다. 이 당연한 사실이 새롭게 다가왔다.

앞으로 논의할 내용을 간단히 말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결과물 중심의 접근법을 앞으로 장인마인드라 부른다. ‘두 번째 원칙’에서의 목표는, 조던과 같은 연주자들을 계속 살펴볼수록 더 확신하게 된 점을 독자에게도 납득시키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하느냐와 상관없이 장인마인드는 좋아하는 일을 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열정마인드: “(사람들은) 자신이 진정 누구인지에 대한 질문에 몰두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과 연결 짓는다.” 포 브론슨이 2002년 패스트컴퍼니에서 출판된 선언문에서 썼던 말이다. 이는 내가 ‘첫 번째 원칙’에서 반박한 열정우선론 추종자들이 흔히 할 법한 조언으로 사람들에게 익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런 점을 바탕으로 브론슨이 내세운 접근법을 열정마인드라 부른다. 장인마인드가 ‘자신이 세상에 무엇을 줄 것인지’에 중점을 두는 반면, 열정마인드는 ‘세상이 자신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에 이러한 태도로 임한다.

내가 열정마인드에 반대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일이 ‘자신에게’ 주는 것만을 생각한다면 그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낄 것이며 늘 불행할 것이다. 이는 특히 신입사원의 경우에 그러하다. 두 번째는 더 중요한 이유로서, 열정마인드의 바탕이 되는 질문들이다.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일은 무엇인가?’ 등은 근본적으로 명확한 대답이 어렵다.

장인마인드로 일하라: 장인마인드에는 사람을 해방시키는 면이 있다. 일이 자신과 ‘맞는지’와 같은 자기중심적 관심사들을 뒤로 하고, 일에 몰두해 소위 ‘미친’ 실력을 갖출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한다. 장인마인드에 따르면, 당신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좋은 직업을 줄 사람은 없다. 그리고 스스로의 부단한 노력으로 이를 쟁취해야 하지만 결코 쉽지 않다.

이러한 점에서 조던 타이스와 같은 명쾌한 태도를 동경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여기에 두 번째 원칙의 핵심이 있다. 장인마인드를 그저 부러워해서만은 안 된다. 그것을 ‘모방해야’ 한다. 즉 일이 열정에 맞는지의 질문을 제쳐두고, 다른 사람이 결코 무시할 수 없도록 실력으로 승부하라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와 상관없이 진정한 연주자의 태도로 일에 임해야 한다. 현실에서는 장인마인드를 갖는 것이 먼저이고 열정은 ‘그 후에’ 따라온다.

커리어 자산의 힘

무엇이 좋은 직업인가: 좋은 직업을 규정하는 특징은 창의성, 영향력, 자율성이다. 위 세 가지가 전부는 아니지만 꿈꾸던 직업을 한번 떠올려보면 대부분 세 가지 특징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는 이제 진짜 중요한 질문으로 나아갈 수 있다. 내가 하는 일에도 이러한 요소들을 적용할 수는 없을까? 이 질문을 연구하면서 처음 알게 된 것은 우선 이러한 특징들이 ‘희소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일은 직원들에게 창의성, 영향력 혹은 업무를 선택할 권리나 업무 방식에 대한 자율성을 그리 많이 주지 않는다.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해 신입사원으로 일하고 있다면 ‘세상을 바꾸라’는 말보다 ‘정수기 물통 좀 바꿔라’는 말을 더 많이 듣는다.

또한 이런 특징들은 좋은 직업을 규정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당연히 매우 ‘가치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는 우리가 이미 익숙하게 들어왔던 내용이다. 기초경제학 이론에서 배웠듯이 희소하고 가치 있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그 대가로 줄 수 있는 희소하고 가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수요와 공급의 기본 원칙이다. 따라서 좋은 일자리를 원한다면, 그 대가로 줄 수 있는 가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제 무엇을 찾아야 할지 알았으니, 좋은 직업을 일종의 거래로 생각한 것이 더욱 분명하게 다가온다.

잡스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잡스가 폴 테렐의 바이트숍에 찾아갔을 때, 그는 말 그대로 희소하고 가치 있는 것을 갖고 있었다. 바로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컴퓨터 시장에서 최신 PC 중 하나였던 애플1의 회로판이었다. 초기 디자인 100개를 판매한 돈은 잡스에게 더 많은 자율성을 주었지만, 경제학적 관점에 따르면 더욱 가치 있는 요소를 획득하기 위해 그는 더 큰 가치를 제공해야 했다.

이때 바로 잡스의 강점이 분명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는 마크 마쿨라로부터 25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 받아 스티브 워즈니악과 협업해 ‘아무도 무시할 수 없는 훌륭한’ 디자인을 만들어냈다. 베이 에어리어(Bay Area)의 홈브류 컴퓨터 클럽에는 잡스나 워즈니악과 비슷한 기술력을 갖춘 엔지니어들도 많았지만, 잡스는 투자를 받아 완제품을 만드는 일에 기술력을 집중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갖고 있었다. 그 결과 애플2가 탄생했고, 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제품이 되었다. 이로 인해 애플은 유명해졌고, 잡스도 보잘것없는 기업가에서 선도적인 기업의 대표로 성장했다. 그는 굉장히 가치 있는 것을 만들어냈고, 그 대가로 창의성, 영향력, 자율성이 높은 직업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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