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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그물에 걸린 희망 건져올리기

노무라 소이치로 지음 | 큰나무
생각 그물에 걸린 희망 건져올리기

노무라 소이치로 지음

큰나무 / 2013년 3월 / 248쪽 / 12,000원





생각 그물이란 무엇인가?

생각 그물이란?: 생각 그물이란 ‘고민이 또 고민을 낳아 똑같은 생각을 반복하며 거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낯선 장소에서 홀로 무거운 짐을 든 채 같은 장소를 돌고 돌다 보면, 해결책 따위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지치게 됩니다. 마음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생각 그물에 발을 들여놓으면 자동적으로 액셀이 부착되어 가속도 운동만 하게 됩니다. 또, 같은 고리를 돌며 회전하는 그 일 자체가 새로운 고민거리로 부각되어, 점점 고민은 광란의 질주를 하게 됩니다. 이렇듯 멈춤을 모르고 자동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상태가 버릇처럼 굳어져, 생각 그물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제삼자가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 마치 ‘아무도 없는 씨름판에서 혼자 끙끙거리며 힘을 주고 있는’ 혹은 ‘자폭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생각 그물의 네 가지 유형: 자신이 어떤 식으로 뱅뱅 돌고 있는지 분석할 수 있는 몇 가지 지문을 제시합니다. 아래 지문 가운데 비슷한 경험이 있는지 살펴보세요. ① 영업 목표량을 채워야 하는데! 아, 정말 미치겠다. 좀 쉬고 싶은데 하루라도 쉬면 목표량을 채우기 힘들 테고. 하지만 피로가 쌓이고 쌓여서 간단한 일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겠어. 이렇게 단순한 일도 하나 못하는데 목표량은 말할 것도 없지. 아, 어떡하지! ② 아버지 말대로 대학 졸업하고 회사 물려받고……. 이게 뭐야, 보람도 없고 내 적성에도 맞지 않아. 내 인생은 없잖아. 아버지 때문에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되고 있어. 이제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고!

③ 난 정말 왜 이렇게 못생겼지. 아무리 예쁘고 좋은 옷을 입으면 뭐해! 원판이 영 아닌데, 첫인상이 영 꽝이니까 뭘 하려고 해도 선뜻 시작할 수가 없잖아. ④ 난 정말 교양 없는 무식한 놈이야. 교양이 없으니까 영업에서도 실패하는 거야. 어제 지갑을 잃어버린 것도 다 교양이 없어서 그런 거야. ⑤ 내가 문을 잠그고 나왔나? 아니야, 안 잠근 것 같아. 후유, 이게 몇 번째야. 아침마다 문 잠갔는지 확인하느라 오전 강의는 매일 공치잖아. 이렇게 출석이 나빠서 제때 졸업은 할 수 있을까? 졸업 못 하면 어쩌지! ⑥ 새해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게임기에는 손대지 않기로 했는데 어제 또……. 왜 한번 손에 잡으면 끝을 봐야 하는 걸까? 정말 미치겠다. 게임기를 그냥 쓰레기통에 확! 아니야, 그럴 순 없지. 아, 모르겠다. 나는 왜 의지가 약할까? 아, 어쩌지!

위의 지문 가운데 당신에게 해당되는 것이 있습니까? 하나라고 답하는 사람도 있고 서너 가지에 동그라미를 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각각의 지문은 다음과 같이 4가지 생각 그물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① → 갈등형] 논리적으로 상반되며, 동시에 다루기 불가능한 일을 한 번에 해결하려는 데서 고민이 시작. [② → 과거 집착형] 절대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원인을 두고 거기에 집착하는 유형. [③, ④ → 꼬리표형] 스스로 자신의 고민거리에 자기만의 방식으로 타이틀을 붙여 거기에 좌지우지되며, 그 속에 안주하려는 유형. [⑤, ⑥ → 강박형] 스스로 바보 같은 짓인 줄 알면서도 그 행동이나 생각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겨우 탈출했다고 생각하면 다시 그 고리에 빠져드는 유형.

네 가지 고민과 출구: 이렇게 뱅뱅 돌아가는 4가지 고리에서 탈출하려면 각각 다른 대처법을 구사해야 합니다. 이는 의학적인 관점에서 말하면 ‘치료법’ 또는 ‘대책’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겠지만, 생각 그물의 경우 ‘극복기’, ‘탈출 방법’이라는 표현이 적당한 듯합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갈등형] 모순된 생각에 사로잡혀 있지 않은지 다시 한 번 현실을 똑바로 보아야 합니다. 본인은 제대로 걸어가고 싶어도 만약 길이 구부러져 있다면, 별수 없이 구부정하게 걸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삐딱하게 걸어가는 걸 제대로 느끼지 못합니다. 커브 길을 똑바로 걸어가는 것 자체가 애당초 무리가 아닐까요? 이런 식으로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과거 집착형] 삐딱하게 생각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지하도를 걸어갈 때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면, 세상이 시커멓게 보일 것입니다. 당신이 그 선글라스를 끼고 있지는 않나요? [꼬리표형] 해결로 이어지지 않는 꼬리표를 스스로 붙이고 있다면? 그 의미 없는 꼬리표가 자리한 곳에 도움이 되는 단어를 갈아 끼워서,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 철저히 파헤칠 필요가 있습니다. [강박형] 잘 알지만 고치지 못하고 그만두지 못합니다. 이런 유형은 실제 행동 하나하나 치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갈등형 생각 그물

두 가지의 모순된 요소가 서로 얽히고설키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좋을지 몰라 손 놓고 망연자실하게 됩니다. 이런 상태가 더 깊이, 더 딱딱하게 굳어진 것이 바로 갈등형 생각 그물입니다. 이 유형은 생각 그물의 원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스트레스의 시작: A씨는 올해 49세로, 10년 전부터는 중앙 부처의 정책 과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시쳇말로 ‘엘리트’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그런 A씨가 지금의 부서로 자리를 옮긴 것은 딱 1년 전의 일입니다. 그가 새로 부임한 부서는 매스컴에서 떠들썩했던 유명한 스캔들 처리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그 스캔들은 A씨가 소속된 부의 앞날이 걸린 문제로, 법정 소송은 물론 해당 장관도 경질된 아주 복잡한 사안이었습니다. 누구나 그 일의 담당자가 되길 바랄 만한 그런 자리이긴 했지만, 정부와 국민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여, 더구나 짧은 시간 내에 처리를 해야만 하는 힘든 일이었습니다.

실제 뚜껑을 열고 보니 A씨가 맡은 일은 상상 이상으로 고되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밤 11시 이전에는 퇴근하는 일이 거의 없고, 안건은 산더미같이 쌓여 있고, 곧 새로운 일이 물밀 듯이 밀려왔습니다. 평소 ‘일은 절대 쌓아두지 않는다.’를 업무 철칙으로 고수해 온 A씨는 이번에도 역시 자신의 방식으로 몰아붙였지만, 그가 맡은 일은 도저히 그날그날 처리할 수 있는 양이 아니었습니다. 더욱이 그는 물리적인 업무량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결정하기 힘든 사항을 떠맡아야 했습니다. 업무에서 오는 불안과 함께 A씨를 정말 미치게 만든 것은 행정 소송단과 시민단체와의 충돌이었습니다.

상대는 마치 ‘공무원은 악의 근원’이라는 식으로 소리 높이며 달려들었습니다. 최전방에서 충돌을 감내해야 하는 A씨는 시민단체가 내뱉는 온갖 욕설 세례에 고개만 숙이고 있어야 했습니다. 물론 마음 한구석에는 ‘아이 참, 내가 그런 게 아닌데…….’ 하는 억울함도 있었지만, 그런 개인적인 감정을 조금이라도 내비치면 그들과의 대화는 바로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그런 나날이 계속되다가 10개월이 지날 무렵부터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국회에 새로운 관련 법안이 제출되었고 매스컴의 태도도 점차 호의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시민단체도 어느 정도 성과를 얻었다고 생각했는지 공격의 수위를 다소 낮추었습니다. 물론 A씨도 일상으로 되돌아가 사태를 해결했다는 성취감에 휩싸였습니다.

이변: 그런데 A씨의 얼굴색이 점점 눈에 띄게 창백해져 갔습니다.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에는 피곤한 느낌은 들지언정 그 눈빛에는 패기가 깃들어 있었는데, 어쩐지 요즘은 누가 불러도 모를 만큼 책상에 멍하니 앉아 있을 때가 많아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A씨가 무단결근을 했습니다. 오랜 공무원 생활 동안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무단결근은 아니었습니다. 그날 점심시간이 지나 A씨의 부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요즘 들어 남편이 무척 지쳐 해요. 며칠 동안 한숨도 못 잔 것 같아요. 아침에도 겨우 일어나고……. 집에 오면 뭔가 깊은 생각에 잠긴 것 같긴 한데 그게 뭔지 잘 모르겠어요. 2~3일 정도 쉬게 해 주세요.” 국장은 두말없이 A씨를 배려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오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A씨가 흡사 유령 같은 몰골로 사무실에 나타난 것입니다. “과장님, 어떻게 된 거예요? 집에서 편히 쉬시지요.” “아니야, 괜히 걱정만 끼쳤네. 일이 이렇게 쌓여 있는데 어떻게 나만 쉴 수 있나?” 하지만 A씨는 일이 손에 잡힐 리 없었습니다. 아니, 도저히 일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멍하니 서류더미를 응시하다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에 우두커니 서 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길 반복했습니다. 물론 그다음 날도 A씨는 어김없이 정시에 출근을 했습니다. 하지만 멍하니 자리만 맴돌 뿐이었습니다.

본의 아닌 정신과 상담: 이런 이유로 A씨는 내 진찰실을 찾게 되었습니다. 부인이 거의 반강제로 끌다시피 해서 병원을 찾게 된 것이지요. 정신과 의사 입장에서 보면 이런 환자들에게는 더 세심한 배려와 신중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나는 말했습니다. “나는 당신의 고민거리를 공감하고자 합니다. 공감대를 함께 찾아보도록 하지요.” 그렇지만 A씨의 태도는 나의 예상과는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은 환자가 아니라며 호탕하게 웃으며 이야기했습니다. “집사람이 좀 유난을 떨어서 그렇지 전 정말 아무렇지 않아요. 원래 여자들이 좀 호들갑스러울 때가 있지 않습니까, 하하!”

이렇듯 마음이 무척 아픈데도 그 속내를 정신과 의사에게조차 털어놓지 못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어떤 정신병적인 이유가 그 배경에 깔려 있을 때, 쉽게 말해 “난 미치지 않았어.” 하며 자신의 병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두 번째, 의료 불신이 배경에 깔려 있어 정신과 의사를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세 번째, 환자가 이런 생각을 가진 경우입니다. “나는 지금 너무너무 괴로워서 미칠 것만 같지만, 지금 내가 안고 있는 고민은 다른 사람이 해결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당신에게 말해도 소용없어요.” A씨가 바로 이 세 번째에 해당했습니다.

드러나는 생각 그물: A씨의 현재 상태를 가늠한 나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렇게 말을 건넸습니다. “글쎄요. 제가 도움이 될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네요. 좀 전에 피곤하다고 하셨는데 많이 피곤하세요?” “좀 여유가 없어요.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방법이 없으니까 피곤한 것도 당연하죠.” “그럼 전혀 해결 불가능한 문제인가요?” “네. 전혀 실마리가 없어요. 해결할 실마리가…….” 그러면서 A씨는 조금씩 속내를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일이 끝이 없어요. 하루 자고 나면 이만큼 쌓여 있고, 야근도 1년 넘게 밥 먹듯이 했죠. 정말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 좀 쉬고 싶은데, 하루 쉬면 그만큼 일이 배로 쌓이니 더더욱 쉴 수가 없어요. 제대로 못 쉬니까 항상 피곤하고요.”

A씨의 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이 밀려온다 → 피곤하다 → 쉬고 싶다 → 쉬면 일이 더 쌓인다.’ 머릿속 생각 그물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돌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쉬고 싶다’는 것과 ‘쉬면 더 사태가 악화된다’는 것은 동시에 만족시킬 수 없는 불가능한 대립 선상에 있습니다. 이 고리에 빠져들면 사태 해결은 객관적으로 봐도 불가능합니다. 이는 전형적인 ‘갈등형’ 생각 그물인 것입니다.

문제를 몽땅 끄집어내다: 그렇다면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요? 자, 그럼 지금부터 A씨의 탈출 과정을 함께 따라가 보기로 하지요. 갈등형 생각 그물에서 탈출하려면 고리 어디에선가 “탈출!” 하고 선언한 뒤, 밖으로 나가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러려면 우선 A씨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한 속내에서 힌트가 될 만한 정보를 수집하는 일이 첫걸음입니다. 치료 활동을 펼치는 입장에서 보면 ‘환자의 이야기에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입니다. 이럴 때는 환자와의 대화 내용에 그 어떤 단서도 달지 않습니다. “OO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집에서는 어떤 문제가 없나요?” 이런 식의 이야기는 일절 해서는 안 됩니다. 대신 환자를 배려해야 합니다. “뭐든 괜찮으니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편하게 이야기해 보세요.” 뭐든 편하게 이야기하라는 말을 듣고 A씨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문제정리: A씨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공무원으로서 대가를 치르고 있다. ② 시민단체에 불만이 없는 건 아니지만, 무조건 사과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③ 능력도 없는데 지금의 자리에 올라와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④ 내가 최선을 다해 극복할 수밖에 없다. ⑤ 지금까지 업무를 대강대강 처리한 대가를 언젠가 톡톡히 치를 것이다. ⑥ 자꾸 초조해지는 까닭은 일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걸 의미한다. ⑦ 과거에 한 말과 지금의 행동이 모순을 이뤄 괴롭다. 이를 정리하면 A씨에게 또 다른 생각 그물이 있음을 찾을 수 있습니다. 즉 ‘내가 나쁘다. 무능하다’는 죄책감이 마음 깊숙이 뿌리내려, 그래서 모두에게 민폐를 끼치고, 그래서 마음이 편하지 않으며, 마음이 편치 않으니까, ‘내가 나쁘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 기분: A씨의 고민을 종합해 보니, 복수의 생각 그물[(생각 그물 1) ‘일이 밀려온다 → 피곤하다 → 쉬고 싶다 → 쉬면 일이 더 쌓인다’ + (생각 그물 2) ‘내가 나쁘다, 무능하다 → 민폐를 끼친다 → 괴롭다 → 내가 나쁘다’]이 얽히고설켜 사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즉 생각 그물 1의 배경에 생각 그물 2가 깔려 있어 다음과 같이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져 있는 것입니다. ‘내가 나쁘다 → 쉴 수 없다 → 내 탓인데 어떻게 일을 미룰 수 있겠어.’

그렇다면 왜 생각 그물은 사태를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장애물의 수를 늘리는 걸까요? 그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사실’과 ‘기분’의 상관관계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어떤 사실에 직면했을 때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사건 또는 그 일에 대해 느끼는 기분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자정이 넘어서까지 거리의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광경을 보았을 때 다음의 두 가지 반응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와, 굉장한데. 불황이다 뭐다 해도 아직 끄떡없네.” 이런 생각을 하면 기분이 나쁘지는 않을 것입니다. 반면 “뭐야, 에너지 낭비잖아! 지구환경도 생각해야지.” 이런 생각을 하면 표정이 일그러지고, 심하면 분노가 용솟음칠지도 모릅니다. 다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직면한 사실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문제다.” 이는 직면한 사실이 ‘장애물’이라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장애물에 부딪히고(경험),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생각)에 따라 ‘기분’이 달라집니다. 또 그 기분에 따라 ‘고통’의 정도도 차이 납니다. 그런데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정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물을 보는 관점은 개성이나 각자가 처한 입장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명심해야 할 것은, 그 사건을 보는 관점에 왜곡이 있으면 그로 인해 기분이 일그러지고, 그와 비례해 고통의 크기도 배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이는 생각 그물의 출발점이 되거나, 생각 그물에서 탈출할 수 없는 이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즉 생각 그물 탈출의 포인트는 ‘사실을 바라보는 시각에 왜곡이 없는지’ 차분히 검토하는 데 있습니다.

생각의 왜곡: A씨의 경우 ‘사실을 바라보는 시각에 왜곡’은 없었을까요? A씨의 마음속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생각입니다. ‘내 탓이야. 나는 안 돼.’ A씨의 사례를 통해 생각의 왜곡 3가지 유형을 알아보겠습니다.

① 지나친 일반화 - 생각을 점검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물음으로 시작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나는 A씨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내가 나쁘다, 다 내 탓이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혹시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나요?” “저는 공무원이니까요.” 그는 곧바로 대답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그에게 생각의 왜곡이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공무원이라고 해서 모두 나쁜 건 아니고, A씨가 공무원의 대표도 아닙니다. 그래서 나는 덧붙였습니다. “맞습니다. A씨가 공직에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왜 나쁘다는 거죠?” “요즘 공무원을 바라보는 시각이 나쁘잖아요.” 여기에서 A씨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나는 공무원이다 → 공무원에 대한 인식이 나쁘다 → 그래서 공무원은 나쁘다 → 그러니 나는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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