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사람의 뇌 과학
구로카와 이호코 지음 | 프리윌
성공하는 사람의 뇌 과학
구로카와 이호코 지음
프리윌 / 2013년 1월 / 212쪽 / 12,000원
SectionⅠ. 성공의 뇌
최상의 수면은 최상의 뇌를 만든다
해마는 잠들지 않는다: 하루 중에 머리가 제일 좋아지는 시간대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놀랍게도 그 시간대는 뇌의 주인이 자고 있을 때이다. 뇌에는 기억과 인식을 관장하는 '해마'라고 불리는 기관이 있는데, 그 모양이 바다에 사는 생물인 해마와 매우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어쨌든 이 해마는 뇌의 주인이 깨어 있을 동안에는 주변 상황을 인식하느라 바쁘다. 평범한 일상생활 중에 이야기를 할 때에도 우리는 상대방의 말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는 한편, 무의식중에 상대방의 표정을 읽고 말에 숨겨진 진의를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잠이 들면, 뇌가 주변 상황을 인식하는 범위는 훨씬 좁아진다.
그러면 이제 한가해진 해마는 지식 공장으로 바뀐다. 깨어 있는 동안 일어난 일들을 여러 번 재생해서 확인하고 지식으로 바꿔 간다. 나아가 과거의 지식과 통합하여 더욱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지혜로 바꾼다. 해마는 잠들지 않는다. 오히려 뇌의 주인이 잠들고 나서부터 해마는 완전히 활성화한다. 이것이 바로 해마의 진면목이다.
성공 뇌의 활성화: 그렇다면 최상의 수면을 취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뇌 안에는 최상의 수면을 돕는 신경전달물질이 있다. '멜라토닌'이라고 불리는 이 물질은 망막이 어둠(일정 이하의 빛)을 느끼면 분비된다. 낮에도 어두운 곳에서 눈을 감으면 멜라토닌이 분비된다. 하지만 이 물질이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는 시간은 한밤중의 네 시간 정도로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이다. 다시 말해, 이 네 시간 동안 망막에 불필요한 빛이 닿지 않게 하고 푹 자면, 뇌는 최대한의 활성 상태를 유지한다. 오늘의 경험이 지식이나 지혜가 되어 뇌에 저장된다. 면역력도 높아지고, 직감력이 날카로워진 덕분에 운이 좋아진다. 결혼 적령기의 여성이라면 자신과 궁합이 맞는 남자를 탐지하는 능력도 높아질 것이다. 이처럼 잠을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
수면의 가장 큰 적은 해가 진 이후의 자극이 강한 빛이다. 해가 진 후에는 눈이 부실 정도의 빛을 피하고, 텔레비전이나 게임은 잠들기 한 시간 전쯤에는 그만두어야 한다. 불을 켜 놓고 자거나 베개 옆에 휴대전화를 놔두는 습관도 버려야 한다. 또한 잠을 잘 자는 데 무엇보다 효과적인 방법은 '일찍 일어나기'이다. 아침에 눈을 뜨고 아침 햇빛, 아침 9시 정도까지의 햇빛을 받는다. 그러면 그로부터 대략 15시간 후에 뇌에서 자동으로 멜라토닌이 왕성하게 분비되기 시작한다. 즉 아침 6시에 기분 좋게 일어나고, 밤 9시 정도에 잠을 잔다. 이것이 인간 뇌의 가장 자연스러운 리듬이다. 어둠 속에서 잠들고 아침 햇빛 속에서 일어나는 리듬이 중요하다. 인류가 수만 년 동안에 걸쳐 반복해 온 이 행동에 뇌는 연동한다. 이를 잘 지키기만 해도 당신의 성공 뇌는 틀림없이 활성화될 것이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뇌 과학의 관점에서도 일찍 일어나는 습관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앞에서 '최상의 수면이 최상의 뇌를 만든다'고 했다. 그래서 얼마나 잘 자는가는 어떻게 뇌를 좋게 하는가와 같은 뜻이다. 그리고 최상의 수면을 만들어 내는 멜라토닌이라는 뇌 속 신경전달물질은 한밤중에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므로, 일찍 자는 습관은 뇌의 능력을 활성화하는 데 기본이 된다.'는 말도 했다.
이제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세로토닌은 멜라토닌과 이름이 꽤 비슷한데, 이 두 가지는 뇌 속에서는 본래 같은 물질이다. 그런데 망막이 어둠(일정 이하의 빛의 양)을 느끼면 세로토닌이 멜라토닌으로, 망막이 아침 햇빛을 감지하면 멜라토닌이 세로토닌으로 바뀐다. 두 물질은 미묘하게 상호 작용하여 세로토닌이 분비되기 시작한 지 15시간 후에 멜라토닌이 자동으로 분비된다. 즉 뇌의 능력을 최상으로 유지하는 원천인 동시에 최상의 수면으로 유도하는 멜라토닌을 풍부하게 분비시키려면, 15시간 전에 아침 햇빛을 받고 확실히 깨어나야 한다. 그러므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야말로 이 두 호르몬의 분비를 왕성하게 하는 비결이다.
그렇다면 세로토닌은 주로 어떤 일을 할까? 세로토닌은 아침에 중점적으로 분비되며, 뇌가 온종일 기분 좋은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다. 작은 일에도 뇌가 행복감을 느끼기 쉽게 하여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쉽게 짜증을 내지 않으며, 호기심과 의욕이 충분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그래서 세로토닌을 '천연 항우울제'라고도 한다. 즉, 세로토닌은 행복한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호르몬이다. 세로토닌의 효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앞에서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 뇌의 지식 공장인 해마는 깨어 있을 때 체험한 것을 여러 번 재생해서 확인하고 지식과 지혜로 변환한다.'고 했다. 그런데 깨어 있는 시간은 잠을 자는 시간보다 길기 때문에 해마가 깨어 있을 때 있었던 모든 일을 골고루 지식으로 정착시킬 수는 없다. 그러므로 그날 있었던 일을 효과적으로 나누는 시스템을 이용해서 뇌의 능력을 사용해야 할 일과 그렇지 않은 일로 나눌 수 있다. 이 작업에 관여하는 것이 세로토닌이다.
깨어 있는 동안 특별한 감정을 느낀 일이 있으면 뇌에는 일종의 표식이 남는다. 이것은 '오늘 밤에 이곳을 찾아 봐!'라는 표식이다. DVD의 재생 기능처럼 뇌는 인간이 잠든 동안 이 표식 앞뒤에 있는 지식을 여러 번 재생해서 확인한다. 그리고 매일 아침 세로토닌이 충전된 뇌는 쉽게 감동한다. 그래서 이 표식이 남기 쉽고, 저녁에 만들어지는 지식과 지혜의 양도 많아진다. 오늘 있었던 일을 최대한 남김없이 새로운 지식으로 바꿔 주기 때문이다. 덕분에 배운 것이 기억으로 정착하기 쉽고, 직감력도 더 날카로워진다. 새로운 지식이 계속해서 더해지므로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들 시간도 줄어든다.
'직감'을 소홀히 하지 마라
직감과 진실: '증명은 진실을 지치게 한다.' 이 말은 어느 프랑스 철학자의 말인데, 프랑스에서 연구원 생활을 한 일본인 과학자에게서 들은 말이다. 새로운 발견이나 발명을 한 경험이 있는 과학자라면 당연히 알고 있겠지만, '진실'은 직감을 통해 발견된다. 기존의 지식을 열심히 연구하고 증명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새로운 진실에 다가갈 수 없다.
세 종류의 극소 소립자에 '쿼크(quark)'라는 이름을 붙인 물리학자는 즐겨 읽던 소설 속에서 새가 '쿼크, 쿼크, 쿼크' 하고 세 번 우는 장면에서 '쿼크'라는 개념을 떠올렸다고 한다. 오랫동안 극소 소립자에 대해 상상해 왔는데, 그 세 종류의 극소 소립자를 정의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나중에 물리 체계를 완성한 후, 그는 이 극소 소립자의 이름으로 소설 속에 등장한 새의 울음소리를 붙였다. 내가 대학 시절 물리학 교실에서 들은 이 에피소드는 '그럴듯하게 창작된 이야기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어쨌든 그 물리학자의 뇌에는 어떤 일을 계기로 '3'이라는 숫자가 떠올랐는데, '3'에 대한 근거를 설명할 수 없어서 낭만적인 에피소드가 곁들여진 것이라고 한다.
내가 물리를 배우던 1980년 당시에는 세 종류의 쿼크가 아직 모두 발견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 증명은 20세기 말에 완성되었고, 2008년에 물리학자 세 명은 그 공적을 인정받아 노벨상을 받았다. 소설 속의 한 장면에서 그 개념을 깨달은 후 반 세기가 지나서 그에 대한 증명이 완료된 것이다. '왜 세 종류인가?'라는 질문에 소설 속의 한 장면을 끄집어 낼 정도의 재치가 없다면 위대한 물리학자는 될 수 없다. 그 에피소드를 멋진 이야기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회라면 위대한 물리학자를 키워 낼 수 없는 사회이다. 아울러 그 물리학자가 쿼크 가설의 근거를 증명하는 데 얽매이고 말았다면 물리학계로서는 얼마나 큰 손실이었겠는가?
뇌 과학의 관점에서도 직감과 이론에 대한 증명은 전혀 다른 회로를 사용한다고 본다. 그래서 직감형 과학자에게 끊임없이 증명을 요구하는 것은 불합리할뿐더러, 인류의 지혜를 헛되게 사용하는 것이다. 제자리 뛰기를 잘하는 사람은 제자리 뛰기를 하면 된다. 그런 사람에게 굳이 마라톤을 시킬 필요는 없다. 뇌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진실은 직감만이 알려준다. 갑작스러운 깨달음, 폐부 깊숙이 스며든 아이디어는 비록 이론이나 수치로 증명하지 못하더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성공의 운을 강하게 한다. 당장은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늘 자신을 긍정하고 그 의견을 마음속에 담아 두자.
성공하고 싶다면 편안히 자신을 내맡겨라
나는 긴장을 잘 안 하는 편이다. 2천 명이 모인 자리에서 강연을 하거나, 인기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내 차례가 되기 직전까지 정말 편안한 자세로 있다 보니 "긴장되지 않나요? 긴장하지 않는 비결을 좀 가르쳐 주세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래서 나 자신도 왜 긴장을 안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런데 긴장하는 것 자체는 그리 나쁜 일이 아니다. 긴장은 뇌에서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과잉 분비되어 발생하는 증상이다. 세로토닌은 대뇌를 깨워 뇌의 집중력을 높이고 교감신경을 적절하게 흥분시키는 호르몬으로, 평소에는 아침 햇빛에 자극을 받아 분비된다. 그래서 아침에 기분 좋게 잠에서 깨고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내도록 돕는다.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일에 직면할 때도 이 세로토닌이 분비되어 뇌의 집중력과 신경의 긴장을 높인다. 이는 그 후 동작의 질을 높이기 때문에 기록이나 도전에 임하는 운동선수, 무대에 서는 배우 등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세로토닌이 과잉 분비되면 손이나 입술을 떨거나 기분이 격앙되기도 한다. 긴장이 심한 사람은 이러한 증상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스스로 긴장을 많이 하는 타입이라고 정의해 버리면, 무언가를 극복해야 할 상황에서 먼저 긴장을 극복해야만 하는 처지가 되고 만다. 그리고 긴장을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은 세로토닌을 더욱 분비시켜,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다. 우선은 '긴장은 나쁜 것이 아니다'라고 새롭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실수에 웃어 준다면: 사실 평범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반드시 성공해야 하거나, 무엇과 맞서야 하는 중요한 상황'에 맞닥뜨리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 또한 그런 경험은 한 번뿐이었다. 나는 그때 너무 긴장한 탓에 손까지 떨었던 기억이 난다. 결혼식 피로연에서 건배를 제의해 달라고 부탁 받았을 때이다. 건배 제의를 실패했다고 해서 결혼식을 다시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나로서는 꽤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절대로 실수해서는 안 된다는 압박감이 내 뇌 속의 세로토닌을 과잉 분비시켰던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에게 강연이나 TV 출연은 '반드시 성공해야 하거나, 무엇과 맞서야 할 중요한 상황'이 아니라는 뜻이 된다. 사실 냉정히 판단해보면 확실히 그렇다. 내가 긴장하지 않는 것은 강연이나 TV 출연했을 때 그것이 반드시 성공해야만 할 절체절명의 과제도 아니고, 무엇과 맞서 싸울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결혼식에서 실수를 하면 신랑 신부에게 상처를 주겠지만, 강연이나 TV 출연에서 실수하는 것은 자신에게만 피해가 될 뿐이므로 조금도 두렵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시간과 돈을 들여 일부러 내 이야기를 들으러 온 청중이 아닌가? 내 생각을 성실하게 전달하면 분명히 받아들여 줄 것으로 믿기 때문에 고객과 맞설 필요도 없다. 오히려 2천 명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이라면 아군 2천 명을 만난 기분이므로 기쁠 뿐이다.
고급스러운 장소에서 업신여김을 당할까 봐 긴장하는 것처럼 바보스러운 일은 없다. 만약 조금 촌스럽다고 해서 종업원이 고객을 얕본다면 그곳은 일류가 아니다. 반대로 그곳 종업원에 대해 '내가 업신여김을 당하지 않도록 맞서야 할 상대'라는 생각을 가지는 사람은 더더욱 일류가 아니다. 내 친구이자 작가이며 배우인 나카다니 마키히로 씨는 그 어떤 고급 호텔의 라운지에서든지 항상 즐겁고 편안한 모습을 보인다. 그 비결을 물어 보니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호텔 직원 수백 명이 모두 내 편이라고 생각해요. 나를 기분 좋게 해 주는 아군인 거죠." 어디서든 자신이 신뢰 받고 있다고 믿는 것이야말로 일류라는 증거이다.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상대라도 결과적으로 내 편이 되어 주는 사람은 처음부터 마음의 문을 열어 준다. 나를 맞아 주는 사람을 모두 내 편으로 생각하라. 그렇게 활짝 열린 마음으로 자신을 내맡겨라. 속임수나 위협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면 마음속으로 한 수 아래로 생각하고 무시하라. 그것도 성공으로 가는 비결 중의 하나이다.
SectionⅡ. 언어의 뇌
만족스러운 인생
'나는 나 자신에게 만족한다.'라는 문항이 주어지고, '예' 또는 '아니요'로 답하는 앙케트에서 당신은 '예'라고 답할 수 있는가? 이는 일본, 한국, 미국, 중국 4개국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앙케트 질문 중의 하나이다. 2011년 2월 25일자 요미우리신문에 '일본, 한국, 미국, 중국 4개국 중 일본 고등학생이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가장 낮았다. 이는 24일 발표된 문부과학성 소관 교육연구기관의 조사 결과이다'라는 기사가 실렸다. 기사에 따르면 전년도 6~11월에 걸쳐 일본, 한국, 미국, 중국의 고등학생 총 7,200명을 대상으로 의식 조사를 진행했고, '나는 나 자신에게 만족한다.'라는 항목에 '예'라고 답한 비율이 미국은 78.2%, 중국은 68.5%, 한국은 63.3%인 반면 일본은 24.7%에 그쳤다. 이것이야말로 정말 일본인다운 결과 인지를 반영한다는 생각에 쓴웃음을 지으며, 신문을 접으려다가 갑자기 깨달았다. 이 질문에 지금의 나도 '예'라고 답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만족과 satisfy: 고교 시절 원하던 것을 51살인 지금의 나는 모두 손에 넣었다. 나는 대학 입시 논술에서 '물리학을 지망한 이유'에 대해 '나는 과학자만이 가능한 영역을 그려 내는 작가가 되고 싶다'라고 썼다. 그리고 지금 당당히 바로 그 자리에 서 있다. 남편이 있고, 아들이 있고, 집이 있고, 호기심 넘치는 연구 동료가 있고, 회사가 있다. 그리고 이렇게 내 글을 읽어 주는 독자까지 있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아직 만족할 수 없다. 살아 있는 동안 장대한 판타지 소설을 쓰고 싶은데, 아직 그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료나 직원들이 안심하고 연구할 수 있는 회사로 키우고 싶은데,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에 아직 '아니요'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소망하던 많은 것을 이룬 나도 이러한데, 하물며 앞으로 인생을 만들어 가야 할 고등학생들이 이 질문에 '예'라고 답할 수 있겠는가? 네 명 중 한 명만 '예'라고 답해도 장한 일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78.2%는 오히려 도전의식이 없는 학생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닐까? 열아홉 살인 아들에게 이 질문을 해 보니 그 자리에서 이렇게 대답했다. "그건 언어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요?"
아들의 일리 있는 대답과 설명을 토대로 부언하면 이렇다. 일본어의 '만족'과 영어의 'satisfy'는 그 무게감이 다르다. 나도 '만족하는가?'라고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하기 어렵지만, 'satisfied?'라고 물으면 '아아, 조건은 갖춰져 있다. yes다'라고 답할 것이다. '만족'과 'satisfy'는 어감이 다르다. 만족은 '풍성한 성과'를 연상시키는 발음과 어감이 있다. 만조(マンゾ)는 두개골 깊은 곳에서 풍성하게 울리고, 쿠(ク)는 그것을 한 번에 정리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만족'이란 '결과에 충분히 만족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satisfy'는 구강 전체로 고르게 숨이 퍼져 나간다. satisfy는 위턱과 혀, 식도에서는 목구멍 표면을 여러 번 숨이 상쾌하게 훑고 지나간다. 모든 것을 확인하는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준비가 되었다, 혹은 조건이 갖춰졌다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