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갈등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팀 어시니 지음 | 팬덤북스
나는 갈등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팀 어시니 지음
팬덤북스 / 2012년 10월 / 219쪽 / 13,000원
CHAPTER 01 당신만이 갈등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갈등 상황에서 나타나는 5가지 행동 유형
피하기: 당신과 더 이상 함께 일할 수 없어요 - 다른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헤더와 저스틴은 최근 들어 친하게 지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업무와 관련된 걱정을 서로에게 털어놓았다. 저스틴은 능력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승진에서 제외될까 봐 두려워했다. 그가 이룬 성과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은 탓에 사람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확실히 보여 줄 기회가 찾아오기만을 바랐다. 반면 헤더는 동료들과의 문제로 힘들어했다. 이전 직장에서 동료들에게 따돌림을 당한 경험이 있는 그녀는 지금 동료들과도 그렇게 될 기미가 보여 불안감마저 느꼈다.
어느 날 이들 두 부서에 공동으로 추진해야 할 특별 프로젝트가 떨어졌다. 프로젝트 팀의 회의가 있기 전, 저스틴이 속한 부서는 전략분석보고서를 작성해야 했다. 분석 업무에 능숙한 저스틴은 이번 기회를 이용해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자 마음먹었다. 회의가 시작되자 사람들이 그의 분석에 대해 평가를 내렸다. 대체로 저스틴의 분석에 대해 후한 평가가 이어졌다. 그런데 단 한 사람, 헤더만은 예외였다. 그녀는 "이 자료는 읽어 볼 가치가 없어요. 분석을 제대로 하긴 한 거예요?" 하고 쏘아붙였다. 순간 회의실은 조용해졌다. 저스틴은 이번 프레젠테이션이 그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헤더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저스틴은 "글쎄요, 헤더. 어느 부분이 어떻게 마음에 안 드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줘요. 근거도 없이 무조건 깎아내리려는 태도는 좋아 보이지 않군요"라며 되받아쳤다. 그의 말에 회의실은 헤더를 비판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결국 회의는 아무런 결론도 맺지 못한 채 끝이 났다.
그날 저녁 저스틴은 헤더에게 이메일을 보내 회의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물었다. 헤더는 자신을 그런 식으로 화나게 하는 사람과는 만날 수 없다며 둘의 관계는 이제 끝났노라고 답했다. 저스틴은 어리둥절했다. 상처를 받은 사람은 자신인데, 헤더는 그 반대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는 헤더와 잘 지내고 싶은 마음에 미안하다는 이메일을 다시 보냈다. 헤더는 그 문제에 대해서 더는 말하고 싶지 않다며 짤막한 답장만 보내왔다. 다음 날 저스틴은 일이 너무 많아 바쁘다는 말만 남기고 프로젝트 팀에서 빠졌다.
갈등을 두려워하는 사람들 중에는 갈등 상황을 슬그머니 피하는가 하면 줄행랑을 치기도 한다. 그들은 갈등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며, 갈등을 해결할 준비도 전혀 되어 있지 않다. 그저 갈등 상황을 피할 생각만 함으로써 압박감과 무기력감에 자신을 가두고 만다. 헤더에게는 갈등을 해결할 능력이 전혀 없다. 그녀는 저스틴을 향해 자신의 감정을 쏟아 내어 상처를 주고는 저스틴의 사과조차 받아들이지 않았다. 저스틴은 사람들 앞에서 그녀에게 맞섰지만, 나중에는 먼저 사과했다. 그는 자신의 잘못이 아닌 줄 알면서도 어색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프로젝트 팀에서 탈퇴하기까지 했다. 갈등을 해결할 노력도 하지 않고 회피부터 한 결과, 두 사람 모두에게 최악의 상황이 연출됐다. 헤더와 저스틴은 그들이 우려하던 최악의 두려움을 느꼈고, 우정까지 잃었다. 갈등을 피하면 막대한 희생이 따른다는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갈등을 두려워한 나머지 외면해 버리면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조차 풀지 못하고 고통만 겪게 된다.
체념하기: 업무 방침이 그래요 - 톰은 집에서도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고 싶어 홈시어터를 설치하기로 결심하고, DVD 플레이어, 영사기, 입체 음향 장치, 벽걸이형 스크린을 주문했다. 스크린은 주문이 밀려 배송되려면 몇 주 더 기다려야 했다. 톰은 스크린이 도착하자마자 들뜬 마음으로 설치하기 시작했다. 설치가 끝나자 그는 기대에 부풀어 DVD 플레이어의 전원을 꽂았다. 그런데 영상의 화질이 기대와 달리 선명하지 않았다. 톰은 모든 장치를 점검한 후 DVD 플레이어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DVD 플레이어를 들고 곧바로 서비스 센터로 갔다. 서비스 센터의 직원은 DVD 플레이어를 수리해야 하며, 적어도 3주일은 걸린다고 했다. 홈시어터로 영화 볼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기에 톰은 다른 플레이어로 바꾸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구입 후 2주일 이내라는 규정 때문에 교환은 불가능했다. 스크린이 올 때까지 설치를 미루다 보니 규정 시일보다 이틀이 경과했던 것이다. 그는 플레이어 사용은 제대로 해 보지도 못했다면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직원은 업무 방침이라며 부품을 고쳐서 쓰는 일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고 딱 잘라 거절했다. 톰은 속이 부글부글 끓었으나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좋습니다. 작성해야 할 서류나 주시죠."
'체념하기'는 피하기의 한 형태로 간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논쟁을 수면 위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피하기와는 엄연히 그 의미가 다르다. 체념은 기본적으로 상대가 논쟁에서 이기는 것을 묵과한다는 뜻이다. 갈등 상황에서 '체념하기'를 선택한 사람들은 상대가 하자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 톰은 서비스 센터 직원이 자신을 특별 대우해야 한다는 믿음이 여지없이 깨진 데 실망했음에도 직원이 원하는 방향으로 맞춰 주었다. 반면 직원은 업무 방침이라는 조건을 끝까지 내세워 톰의 포기를 이끌어 냈다.
'체념하기'에서 명심해야 할 점은 갈등 상황에서 빠져나왔다고 해서 논쟁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체념은 미련과 후회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영화를 보기 위해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했던 톰은 '그때 좀 더 강하게 내 주장을 내세울걸' 하며 자신을 괴롭히는 상황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 자신의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갈등 상황에 오래 머물 것인가, 아니면 한발 양보하여 갈등 상황에서 벗어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은 전적으로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소극적으로 저항하기: 싸늘한 눈길 한 번이면 돼 - 제니퍼는 집 근처에 위치한 북카페에서 조용히 책 읽는 일을 즐긴다. 따뜻한 커피 한 잔과 책 한 권만 있으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를 정도다. 그녀에게 이 시간은 누구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을 만큼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다. 하지만 그녀가 집중해서 책을 읽으려고 하면 꼭 나타나는 방해꾼이 있다. 바로 공포의 '수다쟁이들'이다. 옆자리에 앉은 그들은 한 주 동안 자신들에게 일어났던 온갖 에피소드를 쉴 새 없이 떠들어 댄다. 듣고 싶지도 않은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들리는 탓에 제니퍼는 짜증이 치밀어 오를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결국 참다못한 그녀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수다쟁이들'에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다.
1. 고개를 젓는다.
2. 들을 수 있게 소리 내어 한숨을 쉰다.
3.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한 번 쳐다본다.
4. 보란 듯이 다른 자리로 옮긴다.
'소극적으로 저항하기'란, 제니퍼처럼 말 그대로 소극적으로 저항하는 행동을 말한다. 제니퍼는 괜한 신경전을 벌이며 주변을 시끄럽게 만들기보다는 자신이 행동할 수 있는 허용 범위 안에서 의사 전달을 하려고 나름 애썼다. 만약 제니퍼가 단순히 고개만 젓는 행동을 했다면 '수다쟁이들'은 하던 대화를 멈추고 조용히 책을 봤을까? 아닐 것이다. 때로는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한숨을 내쉰다거나, 그러지 말라고 차갑게 쳐다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방법을 모두 썼는데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자리를 옮기는 수밖에 없다. 물론 옮길 때도 피해를 끼친 상대가 자신의 행동을 뉘우칠 마음이 들 수 있도록 최대한 날카로워야 한다. 대놓고 불만을 표시하고 싶은데 더 큰 갈등 상황으로 이어질까 두렵다면, 제니퍼처럼 '소극적으로 저항하기'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밝히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타협하기: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 스티브와 그의 아내 로라는 여행을 무척 좋아한다. 부부에게 여행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다. 그런데 행복감을 느끼기에도 모자란 시간에 둘은 여행을 하는 내내 티격태격하느라 바쁘다. 여행 방식이 서로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꼼꼼한 성격의 로라는 사소한 것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일념에 철저하게 여행 계획을 세운다. 반면 스티브는 즉흥적이고 자연스러운 여행 스타일을 추구한다. 그는 여행만큼은 판에 박힌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하기를 바란다. 스티브가 생각하는 여행은 발길 닿는 대로 이곳저곳을 돌며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로라에게는 절대로 통하지 않을 여행법이다. 여행 방식이 이렇듯 다르다 보니 둘이 다투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스티브와 로라는 여행을 갈 때마다 매번 서로의 기분을 상하게 한다면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 대책을 강구하기로 결심했다. 결국 반반씩 양보하여 하루는 로라의 방식대로 계획적인 여행을 하고, 하루는 스티브의 방식대로 즉흥적인 여행을 하기로 해결책을 찾았다.
'타협하기'란 각자의 입장과 위치를 고려하여 절충안을 찾아가는 행동을 말한다. 무조건 상대가 내 의도대로 움직여 주기만을 고집한다면, 갈등 상황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때로는 상대에게 맞춰 줄 필요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서로의 요구 사항 속에서 합의점을 이끌어 내는 노력이야말로 갈등을 해결하는 지름길이다. 타협은 갈등 상황을 해결하는 데 효과가 매우 뛰어나며, 갈등을 겪고 있는 당사자 모두 공정하다고 느낀다. 스티브와 로라는 결국 그들 각자 원하는 바를 조금 포기하기는 했지만, 타협을 통해서 어느 정도의 행복은 찾을 수 있었다. 괜한 힘겨루기를 해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느니, 한발 물러서서 갈등을 해결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함께 문제 해결하기: 윈윈(win-win) 전략 어때요? - 짐은 경기 불황의 고통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회사 매출이 날이 갈수록 하향 곡선을 그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 영업부장인 브랜든이 연봉 15% 인상이라는 조건으로 다른 회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고 통보해왔다. 그는 딸이 대학에 입학하게 되어 들어갈 돈이 부쩍 많아졌다고 했다. 짐은 회사가 어려운 시점에 그런 말을 전하는 브랜든에게 서운한 감정이 들었지만, 브랜든을 잃고 싶지 않았다. 그가 없었다면 회사가 지금의 위치까지 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브랜든 역시 스카우트 제안이 솔깃했으나, 막상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던 직장을 떠나려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들은 각자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도록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짐은 브랜든이 성과를 올릴 때마다 보너스를 지급해 주기로 결정했다. 그는 별로 중요치 않은 일들은 다른 직원에게 맡기고 브랜든이 자신의 업무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다. 브랜든은 능력을 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실제적인 기회가 주어져 흡족했다. 그 결과 회사의 매출은 상승세로 돌아섰고, 브랜든은 스카우트 제안 금액보다 훨씬 많은 보너스를 지급받게 되었다.
'타협하기'가 갈등 해결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지만, 그보다 훨씬 좋은 방법이 있다. 바로 상대방과 '함께 문제 해결하기'이다. 함께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그 어느 쪽도 원하는 바를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만약 짐이 회사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브랜든과 협상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브랜든이 정든 직장을 떠나야 함과 동시에 짐은 유능한 직원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서로의 욕구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노력을 통해 만족을 이끌어 냈다. 상대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거나 갈등 상황을 회피하지 않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애쓴 결과이다. 갈등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서로를 배려하고 창조적으로 생각할 시간을 가짐으로써 이들은 모두 승자가 될 수 있었다.
CHAPTER 02 갈등 상황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갈등을 일으키는 4가지 의사 전달 유형
행크는 직장 동료인 댄 때문에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그는 댄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배정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며칠 밤을 뜬눈으로 새우며 고심했다. 댄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싶으면 혹평부터 하고 보는 사람이었다. 또한 댄은 자기에게만 너무도 많은 프로젝트가 떨어졌다며 불평하는가 하면, 은근슬쩍 행크나 다른 사람이 제안하는 아이디어를 깎아내리기 일쑤였다. 팀원들은 댄이 그러거나 말거나 무시하는 편이었다. 반면 행크는 댄과 잘 지내보려고 몇 달 동안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지만 그를 만족시킬 수 없게 되자 점점 의기소침해져 갔다. 행크는 자신의 직속 상사에게 왜 댄을 가만히 놔두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상사는 댄을 나무라기는커녕 오히려 행크에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 없다고 대꾸할 뿐이었다. 누구보다도 댄의 부정적인 태도와 행동을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부터 그런 말을 들으니 행크의 속은 이만저만 상한 게 아니었다.
어느 날 댄은 프로젝트가 지연된 책임을 추궁하며 동료들 앞에서 행크를 맹비난하였다. 프로젝트 진행이 더딘 것은 분명 행크의 잘못이 아니었다. 행크는 부들부들 떨며 생각했다. '무슨 저따위 인간이 다 있어? 저런 인간을 그냥 가만히 내버려 두라고?' 그러고는 자신이 총대를 메기로 결심했다. 행크는 댄의 비판적인 성격과 끊임없는 '잔소리'를 꼬집으며 그동안 쌓여 있던 불만을 댄에게 퍼부었다. 그다음 한 주 내내 댄은 행크에게 차가운 태도를 보였다. 동료들은 행크를 달래며 댄에게 먼저 사과하라고 충고했다. 결국 참다못한 행크가 팀원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기 위하여 다음 날 댄에게 사과했다. 그는 쓰라린 패배감과 소외감을 느꼈다. 자기 혼자 분풀이하고 자기 혼자 사태를 수습하는 우스운 꼴에 자존심이 무너질 대로 무너졌다.
이 사례에서 잘못은 누구에게 있는가? 행크? 댄? 상사? 아니면 팀 전체? '모두 다'가 정답이다. 각각 갈등을 다룬 방식은 달랐지만, 하나같이 발전적이지 못한 방식이었다. 사례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의사 표현을 사용하였다. 이러한 표현은 원활한 의사소통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갈등을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상담 과정에서 내가 가장 자주 접하는 올바르지 못한 네 가지 의사 전달 유형은 다음과 같다.
비난: 내가 실패한 건 너 때문이야 - 비난을 하는 사람들은 마치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한 듯 행동한다. 이들은 남을 짓밟는 말을 함으로써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너 때문에 실패한 거야"라든가, "넌 내 기대를 저버렸어", "넌 결코 성공하지 못할 거야", "당신, 도대체 생각이 있는 사람이야?"라고 거침없이 말하는 데 전문가다. 비판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자기가 실제로 남들보다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월한 척 행동할 때가 있는가 하면,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극히 부족하여 애써 자신을 입증해 보이고자 우월한 척하기도 한다. 또 어떤 경우는 자신이 상처받는 것보다 남을 비판하는 쪽이 더 안전하다고 느껴 자기방어 수단으로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는 사람도 있다.
화해: 먼저 사과할게 -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람은 소신 있게 밀고 나가야 할 상황에서도 대화로 상대방을 최대한 진정시키려 애쓴다. 이들은 자신의 체면과 명예의 훼손을 무릅쓰고라도 상대의 노여움을 달래려 한다. 또한 약자의 입장을 취함으로써 상대방의 비판을 제지할 수 있기를 바라며, 자존심과 진실성이 무너지더라도 갈등 상황을 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상대의 분노를 잠깐 피한다고 해도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갈등 상황은 계속 유지된다. 사실 화해를 하려는 사람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상대방의 화를 더욱 돋울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상대는 아직 화가 다 풀리지도 않은 상태에서 화해를 청해 상황을 모면하려 들거나, 잘못했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도 습관적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남발하기도 한다. 갈등을 줄이고자 한 시도가 오히려 갈등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야기한다고 볼 수 있다.
합리화: 이성적으로 생각해 - 합리화하는 사람들은 갈등 상황에서 지성과 논리를 지나치게 따지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감정을 불필요한 요소로 보고, 논쟁 중에 감정을 나타내는 사람들보다 자신들이 우세하다고 생각한다. 갈등 상황에 직면한 사람들을 이성적이지 못하다고 비난하기도 하며, 감정적인 논의는 무시한 채 문제 해결에만 급급하다. 그로 인해 상대는 쫓겨난 기분을 떨쳐 버릴 수가 없고, 체면은 말이 아니게 된다. 의사 전달에서 합리화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느끼는 바를 드러내지 않을 때가 많다. 마음에 벽을 치고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어느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철저히 가린다. 등껍질 속으로 숨어 버리는 거북이처럼 논리와 인식을 앞세워 그
저 자신의 후퇴를 감추려고만 한다. 냉철한 확신을 가지고 갈등 상황에 대처하는 것으로 보일지 모르나, 사실은 두려움에 떨며 자신의 껍질 속에 숨어 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