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와 수수께끼
랜디 코미사 지음 | 럭스미디어
승려와 수수께끼
랜디 코미사 지음
럭스미디어 / 2012년 3월 / 302쪽 / 15,000원
1. 프레젠테이션 The Pitch
"장례식에 즐거움을 불어 넣으려고 합니다." "장례식에 즐거움을 불어넣는다?" "그렇습니다. 저희는 누군가가 임종했을 때 할 수밖에 없는 모든 선택을 쉽게 하려고 합니다. 장례식에는 관, 수의, 조화 등이 꼭 필요합니다. 저희는 이런 일을 당한 사람들을 위해 인터넷에서 정보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하필 왜 '즐거움'이란 말이 붙는 건가요?" "이목을 끌기 위한 마케팅입니다."
지금 나는 레니라는 젊은 친구로부터 사업 설명을 듣고 있다. 그가 말하는 사업의 핵심은 사람이 죽은 후 장례식장에서 사용할 물건을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레니와 나는 지금 실리콘 밸리 근처에 있는 전원풍의 포토라밸리에 위치한 아늑한 커피숍에 앉아 있다. 레니는 프랭크가 나에게 만나보라고 소개를 해 준 예비 사업가이다. 프랭크는 실리콘 밸리 벤처 캐피탈(VC)계의 유명인사이다. 그의 회사는 창업자에게 든든한 신용장 같은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열정적인 사람일세, 흔치 않으면서 흥미 있는 아이디어를 지녔더군, 만약 자네 마음에 든다면 투자를 같이 해봄세." 프랭크의 평가였다.
레니가 바인더 노트를 열어 젖혔다. "저희는 사업 명을 'Funerals.com'으로 했습니다." 그는 검은색 글씨가 눈부시게 빛나고 있는 '장례용품 사업계의 Amazon.com'이라고 쓰여진 페이지를 넘겼다. "세계는 인터넷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임종 방식도 바뀌게 될 것입니다. 이런 기회에 편승해야 합니다. 이 사업은 창업 1년 후 1천만 달러 수입이 예상되며, 3년 후 1억 달러를 벌어 한 단계 발전을 이루게 됩니다." 그의 프레젠테이션은 내가 수없이 듣던 프레젠테이션과 같았다. 모든 사람들이 사업의 틈새를 메우며 아마존이나 야후, 이베이가 되려 한다. 레니의 설명이 계속된다. "이 사업이 왜 매력적인지 아십니까? 사람은 누구나 죽기 마련이죠. 누군가 눈을 감으면 그와 함께한 사람들은 살아 있다는 죄책감을 덜기 위한 마지막 쇼핑을 합니다. 값비싸고, 저희에게 높은 이익을 가져다 줄 물건을 구입하게 됩니다. 이런 게 사업입니다. 꿈의 사업이죠."
그의 아이디어는 흥미로웠지만 인터넷에서 상품을 판매한다는 기본 발상은 여느 아이디어와 별반 다를 바 없었다. 나는 프랭크에게 그와 인연을 맺기는 어려울 듯 싶다고 말할 참이다. 그럼 프랭크 역시 알아서 판단할 것이다.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레니의 핸드폰이었다. 그는 내게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의 무례함이 이 상황을 탈출할 좋은 빌미였다. 나는 일어나서 커피숍을 나가려다가 야외용 테이블 의자에 앉아있는 레니를 쳐다보았다. 그는 전화기에 대고 언성을 높이며 애원하고 있었다. 한참 무슨 얘기를 하더니 기운이 빠져나간 듯 보이는 그가 말없이 털썩 주저앉았다. 그의 모습은 좀 전의 열의에 넘쳐 사업 설명을 했던 레니가 아니었다. 나는 잠깐 그가 걱정되었다.
2. 게임의 법칙 The Rules of the Game
레니는 잠시 풀 죽어 보이긴 했지만 기력만 차린다면 다시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할 것 같았다. 나는 레니에게 줄 커피를 들고 야외용 테이블로 걸어갔다. "레니, 그냥 좀 얘기나 하죠." "프랭크 씨에게는 어떻게 말씀할 생각이십니까?" 그의 창백한 얼굴 위로 근심과 절망의 빛이 스쳐 지나갔다. "Funerals.com이 어떤 사업인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파악되지 않는다고 할 겁니다." "제게는 제 아이디어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근거로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VC(벤처 캐피탈리스트)들 중 네다섯 분께서 대단한 아이디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들은 정말 관심을 보였습니다."
VC가 궁금해 하는 건 세 가지이다. "시장 규모가 큰가?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 대부분을 점유할 수 있는가? 이런 일을 수행할 수 있는 팀이 구성되었는가?" VC들은 잠재력을 지닌, 특히 인터넷 분야처럼 현재는 작지만 규모가 단시간 내에 급속히 커질 수 있는 시장을 원한다. 시장 규모가 크면 목표에서 약간 벗어나더라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소규모 시장에서 목표를 잘못 잡으면 그대로 사장된다. 나는 레니에게 질문을 던졌다. "실제 VC 관점에서 사업을 살펴보도록 할까요. 첫 번째 질문입니다. 그 장례용품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되죠?" 레니의 말에 따르면 시장 규모는 약 50억 달러 정도 된다고 한다. 상당한 큰 시장이다. "전체 용품 중 얼마가 인터넷에서 판매될 거라고 보죠?" "3년 후 25% 정도일 겁니다." 12.5억 달러 인터넷시장이라면 매우 큰 규모이다. 하지만 레니가 예측한 Funerals.com의 3년 후 판매액 1억 달러로는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할 수 없다. 최고의 VC들은 선두가 될 만한, 가능성 있는 기업에만 투자한다. 따라서 레니는 처음부터 시장을 지배할 만한 사업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VC는 계획 설정에 문제가 있거나 포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인터넷 시장이 예상보다 규모가 작은 경우도 있다. 레니에게는 어느 쪽이든 큰 문제가 된다.
"레니, 나는 당신이 판매 목표는 과소평가했고, 잠재시장은 과대평가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만약 스스로 선두가 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인터넷 장례식장 시장이 작다고 판단되면 VC들은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군요." 레니는 뭔가를 메모했다. "레니, 왜 이 사업을 근사한 아디이어라고 생각하죠?" "시장도 크고, 많을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질문으로 가죠. 경쟁력은 얼마나 될까요? 유사업체를 물리칠 만큼 독특하고 개성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나요?" 그의 대답은 신통하지 못했다. 경쟁업체의 진입과 성장을 막을 수 있다는 보장을 할 상황이 아니었다. 레니가 브랜드 확립에 성공하기까지 그의 사업에서 안전한 천국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이번에는 세 번째 질문으로 가죠. 팀원들 문제입니다. 선점을 위해서는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따라서 어떤 사람들과 일할지가 중요하죠." 그는 사업계획서 사본을 내게 건넸다. "팀원들을 간략히 소개한 내용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이름까지 확실히 나온 팀원은 레니를 제외하고 오직 한 사람뿐이었다. 그 팀원은 대형 장례식장 체인점에서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으므로 이 분야의 전문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파트너까지 창업경험이 없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그건 위험 부담을 높인다. 창업은 독특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레니 당신의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지 의심스럽군요. 변수들이 너무 많거든요. 이정표 없이도 길을 잘 찾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할 겁니다."
"3년 후에는 어떻게 할 계획입니까?" "매각할 것입니다." 그는 3년 안에 Funerals.com을 대형 인터넷 소매상에 매각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관을 파는 Amazon.com은 상상이 안 되지만 정작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레니, 그건 투자가만을 위한 전략인가요? 아니면 당신까지 고려한 건가요?" "저까지라니요?" "그러니까 당신 역시 이 장례용품 사업에서 손을 뗄 생각인가요?" "네, 물론입니다." "자금을 투자 받아 사업을 시작했지만 계획대로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다면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 것 같나요?" "네, 낙심할 것입니다." "좋습니다. 이제 당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감이 잡히네요." "Funerals.com이 마음에 드셨다는 말씀인가요?" "VC의 관점에서 보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선생님께서도 저희와 함께 일할 생각이신가요?" "레니, 아마도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레니의 얼굴 위로 실망감이 퍼졌다.
3. 가상의 CEO The Virtual CEO
나는 엔젤 투자가도 컨설턴트도 아니다. 나는 고용인으로서가 아닌 사주이자 결정권자의 입장에서 회사를 돕는다. 또한 회사를 위해 시간을 할애한 대가로 동등한 이해관계를 부여받는다. 어떤 사람들은 나를 가상의 대표(Virtual CEO)라고 부른다. 나는 동시에 여러 회사의 일에 가담한다. 일반적으로 1~2년 정도 투자한다. 그 정도면 투자를 받고,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며, 시장을 파악하고, 수익모델을 만들며, 기본 원칙을 세워 운영에 필요한 팀을 고용하기에 충분한 기간이다. 일단 팀이 자리 잡으면 나는 뒤로 물러선 채, 다음 벤처기업에 적극 관심을 쏟는다. 훌륭한 사업가란 열정을 다하는 통찰력이 있고, 특출한 재능을 가진 사람을 말하지만, 실제로 창업한 경험을 지닌 경우는 매우 드물다. 내 역할은 바로 그 틈을 메우는 것이다.
"레니, 당신이 왜 사업을 하려는지 알고 싶군요." "부자가 되기 위해서입니다. 그 밖에 뭐가 있겠습니까?" "돈을 벌면 뭘 할 생각이죠?" "하고 싶은 다른 일들이 있긴 합니다." "돈을 벌고 부자가 되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니죠. 하지만 줄곧 하고 싶은 '다른 일'이 있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나는 그의 사업계획서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만약 돈 때문에 이 사업을 벌이는 것이라면 닭 쫓던 개 신세를 면치 못할 게 뻔합니다. 돈은 결코 그렇게 따라오지 않아요. 뭔가가 더 있어야 합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당신을 버틸 수 있게 만드는 목적 같은 것 말입니다." "글쎄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여기는 실리콘 밸리에요. 부자가 되려고 오는 곳이죠." "나는 지금 실리콘 밸리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게 당신 사업에 관심이 있냐고 물었지요? 이건 내가 사업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겁니다."
"이런 사업은 안 된다는 말씀입니까?" 레니가 따져 물었다. "전혀 아닙니다. 난 그만두라고 얘기한 적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선생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저와 함께 하지 않으시더라도 투자를 받는다면 기회가 있다고 보십니까?" "이 사업은 가능한 많은 투자금을 갖고 빨리 시작할 필요가 있어요. 기회가 있다 싶으면 그 기회를 빠르고 완벽하게 잡아야 합니다." 시계를 보니 슬슬 움직일 시간이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레니가 사업 계획서를 나에게 건넸다. 나는 그걸 받기는 했지만 다시 볼 가능성은 없었다. "선생님만 괜찮으시다면, 이 문제를 계속 논의했으면 좋겠습니다." "메일을 보내세요. 그게 좋을 것 같군요." 나는 천천히 모퉁이를 돌아 나갔다. 아마도 레니와는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행운을 빌어주고 싶었다. 이번 일이 성공하면 그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길이 명확히 보일 테니까.
4. 미뤄진 인생계획 The Deferred Life Plan
그날 밤 이메일 두 개가 도착해 있었다. 첫 번째 메일은 프랭크가 보낸 것이다. "Funerals.com의 친구와 이야기를 나눠봤나? 자네 생각을 알려주게." 나는 답장을 썼다. "고려해볼 가치는 있는 것 같더군. 레니는 똑똑하고 열성적이며 의욕이 넘쳐 보이더군. 하지만 순진하고 경험도 부족했다네. 사업계획 역시 잘 다듬어 있었지만 전략적 한계도 보였네." 두 번째 메일은 레니가 보낸 것이었다.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집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사업계획서를 수정했습니다. 첨부된 사업계획서 수정본을 다시 검토해 주셨으면 합니다." 나는 답장을 썼다. "프랭크에게 내 생각을 전달했습니다. 함께 일하자는 호의는 고맙지만 돈을 버는 게 주요 목적인 사업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게 잘못되었다는 게 아니라 그런 사업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습니다." 얼마 후 레니가 답변을 보내왔다. "저를 욕심 많은 기회주의자로 보셨다면 당황스럽습니다. 그게 제 전부는 아닙니다. 저도 사업이 성공을 거두면 하고 싶은 일이 있답니다. 아래에 적은 인터넷 주소를 통해 제 홈페이지에 한 번 들러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감이 잡히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호기심에 나는 그의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홈페이지에는 레니 가족의 인생에서 중요한 사건들을 기록한 사진들이 애정 넘치는 설명과 함께 소개되어 있었다. 사이트를 닫으려는 순간, 한 장의 사진 속 인물이 나를 사로잡았다. 레니의 아버지, 잭 돌란이었다. 사진을 누르자 8개월 전 세상을 뜬 그를 위한 추모 페이지가 열렸다. '여가 시간'이란 제목 아래, 다채로운 색상의 정원을 가구는 잭 돌란의 사진이 나왔다. '업무 중'이라는 제목 아래에는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맨 그가 심각한 얼굴로 업무에 집중하는 사진이 있었다.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은퇴한 후 1년도 되지 않아 세상을 뜬 아버지의 죽음과, 봉급자 생활을 관두고 벤처기업을 통해 꿈을 실현하기로 결심한 레니의 결단은 아마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 사이트에서 레니가 그의 아버지를 행복한 관료가 아닌, 실패한 정원사로 바라보았다는 사실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인생은 두 부분으로 나뉜다. 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1단계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2단계. 래니의 눈에 비친 잭 돌란의 관점을 빌려 표현하면 "열심히 일하고 나서 퇴직 후 (퇴직할 때까지 살아 있다는 걸 전제로) 열정에 혼신의 힘을 다해라." 정도일 것이다. 실리콘 밸리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빨리 부자가 되는 것이 가장 빨리 1단계를 통과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의 사업 아이디어 대부분은 투자받지 못한다. 투자를 받은 기업도 대다수는 실패한다. 운 좋게 성공한 사람들 역시 2단계에 들어서면 목적과 방향을 잃는다. 본인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뭔지를 깨닫지 못하거나 1단계에서 너무 많은 시간과 정신력을 허비하여 결국엔 어떤 비전으로 나아가야 할 건지 길을 잃기 때문이다. 나도 사돈 남 말할 처지는 못 된다. 내가 미뤄진 인생 계획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건 나 역시 오랫동안 양복을 차려 입고, 명함을 신주단지처럼 갖고 다닌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레니에게 메일을 보냈다. "원하는 자유를 얻기 위해 실패할 확률이 높은 도박을 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Funerals.com을 통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면 처음부터 그 일에 초점을 맞춰 시도하세요. Funerals.com이 평생을 바쳐도 좋을 만한 사업이 되려면 어떤 요소들을 갖춰야 할까요?"
5. 일에 대한 사랑, 그리고 열정 The Romance, Not the finance
레니에게 답신이 왔다. "평생 Funerals.com에 인생을 바치라는 말씀이 이해가 안 됩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죽을 때까지 한 가지 일만 하고 사는 사람이 과연 어디 있을까요.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하고 있습니다. 혹시 제가 최선을 다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면 제 의지를 의심하지 마세요. 저는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못할 것이 없습니다. 추신: 아버지께서는 정원 관리에 열정을 갖고 계셨죠. 저희 가족은 아버지에게 아예 그와 관련된 사업을 시작하는 게 어떻겠냐고 자주 말씀드렸지만 퇴직 후 시작해도 기회가 있다고 말씀하셨답니다." 의욕과 열정에는 결정적 차이가 있다. 나는 레니에게 열정에 대해 물은 것인데, 그는 자신의 의욕을 의심하고 있다고 받아들였다. 미뤄진 인생계획을 놓고 생각해 보면 1단계에서 발휘되는 것은 의욕이다. 잠시 보류시킨 2단계야말로 열정의 본거지인 것이다. 사람들은 2단계에 이르렀을 때 열정이 저절로 부활할 것으로 생각한다. 과거 변호사 업무에 집중하며 스스로를 몰아갔던 시절 나는 열정을 찾으려 최선을 다했지만 찾아낼 수가 없었다. 그러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애플, 클라리스, 루카스아트에 근무하면서 일에 대한 열정을 찾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의욕과 열정 때문에 내면적 갈등을 겪기 전까지 그 둘의 차이가 뭔지를 이해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