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전에서 인간의 길을 묻다
스티븐 버트먼 지음 | 예문
그리스 신전에서 인간의 길을 묻다
스티븐 버트먼 지음
예문 / 2011년 12월 / 320쪽 / 16,500원
INTRO_ 고대 그리스 지혜의 여덟 기둥
아테네에서는 매일 아침 동이 틀 무렵, 떠오르는 태양이 고대 그리스의 가장 유명한 유적인 파르테논Parthenon 신전의 입구를 밝게 비춘다. 거의 2,50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아크로폴리스 정상에 서 있는 이 대리석 사원은 '그리스의 영광(glory that was Greece)'을 찬양해 왔다. 여덟 개의 높은 기둥이 지금까지 파르테논 입구 통로를 받치고 있듯, 여덟 개의 이념적 기둥이 그리스 문명의 체계를 떠받치고 있다. 창조적이고 지속적인 그리스 문명의 힘, 그 원점을 설명해주는 여덟 가지 원칙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 원칙은 각각 역동적인 개념을 드러내는 한편, 여덟 가지 모두를 합치면 한 가지 사고방식으로 귀결된다. 그리고 그것은 가히 우리의 인생을 변화시킬 만한 것이다. 그리스 지혜의 여덟 가지 기둥과 그것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휴머니즘_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능력에 자부심을 느끼고 자신의 역량을 믿어라.
탁월해지기 위한 노력_ 오늘은 어제보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모습이 되기 위해 노력하라.중용의 실천_ 극단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경계하라.
자기 인식_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발견하고 파악하라.
이성주의_ 정신력을 발휘함으로써 진리를 탐구하라.
부단한 호기심_ 사물의 겉모습이 아니라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라.
자유에 대한 사랑_ 자유로워야만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개인주의_ 독특한 개인으로서 자신의 모습에 자부심을 가져라.
우리는 개인주의를 발판으로 자신을 독특한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그러나 그 독특함은 자유에 대한 사랑을 통해서만 실현된다. 우리는 자유로운 환경에서 부단한 호기심을 발휘할 수 있다. 질문함으로써 합리적인 능력을 키우고 자신을 인식한다. 자기 인식을 통해 중용의 실천과 탁월해지기 위한 노력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로써 자신의 잠재력을 실천하고 '휴머니즘'이란 개념에 충실할 수 있다. 앞으로 이어지는 각 장에서는 이 원칙들을 차례로 탐구하고 우리의 삶과 원칙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볼 것이다. 하지만 이 탐구 과정은 결코 고독하지 않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영혼이 우리 곁에서 함께 걸으며 그들의 영원한 신화와 전설을 매개체로 삼아 우리를 인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신과 영웅들이 우리가 갈 길을 함께 개척할 것이다.
01 첫 번째 기둥_ 휴머니즘: 도전하라,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것처럼
미래의 자아를 찾아 떠나라: 오디세우스(Odysseus, 율리시즈)는 트로이에서 돌아오던 길에 조난을 당해 여신 칼립소의 섬에 이르렀다. 녹음이 우거진 열대의 이 섬은 바다 한가운데 동떨어져 있었다. 칼립소와 오디세우스는 서로 사랑하게 되었고 칼립소의 섬은 두 사람만의 낙원이었다. 아름다운 여신 칼립소는 인간인 오디세우스가 언젠간 그녀를 홀로 남겨둔 채 저승으로 떠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오디세우스에게 신들의 음식인 넥타와 암브로시아를 건네며 영원한 생명을 선사하려 했다.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오디세우스는 죽음의 운명에서 벗어나 영원히 생명을 얻고 영원토록 칼립소 곁에 머물 수 있을 터였다.
칼립소의 제안을 받은 오디세우스는 몇 주 동안 바닷가에서 지평선 너머를 바라보며 흐느꼈다. 그 바다 너머에는 무려 이십 년간 떠나와 있는 그의 고국이 있었다. 칼립소는 이런 오디세우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오디세우스가 흐느껴 운 이유는 고향이나 아내, 혹은 오랜 세월이 흘러 이제는 청년이 되었을 어린 아들이 그리워서가 아니었다. 그가 자리를 비운 동안 고국에서 자행되었던 악행을 바로잡으려면 자신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오디세우스는 신이 되어 영원불사의 존재가 되라는 칼립소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런 식으로 죽음을 면한다면 그것은 삶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칼립소의 섬에는 예측할 수 없거나, 불안하거나, 자유롭지 않은 것이 없었지만, 그곳에서는 오디세우스가 전부를 내던질 만한 미래가 없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삶의 목적은 마무리하지 못한 임무를 완수하는 일이었다. 설령 위험이 닥치더라도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그 '임무'(어렴풋이 깨달은 임무라 할지라도)라고 믿었다.
칼립소는 오디세우스에게 영원한 삶을 줄 수 있었던 반면 미래는 줄 수 없었다. 그 축복받은 (그러나 황량한) 섬에서 신은 살 수 있을지 모르나 인간은 그렇지 못했다. 칼립소란 이름의 뜻이 '숨기는 여인'이라는 의미인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녀 곁에 머물며 영원히 함께 산다면 오디세우스는 다른 사람은 물론 자신, 미래의 자아로부터 숨은 존재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결국 오디세우스가 뗏목을 타고 파도에 휩쓸리며 찾아 떠난 대상은 고향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였다. 넘실대는 파도 속으로 뛰어들어 바다를 향해 천천히 노를 저어가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던 칼립소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02 두 번째 기둥_ 탁월함을 위한 노력: 당신은 최고가 되어야만 한다
운명을 받들고 온 힘을 다해: 올림피아라는 성역에서 가장 신성한 장소는 제우스의 석조 신전이었다. 신전 외부는 신체의 위용을 묘사한 대리석 조각으로 장식되었다. 이 가운데 제우스의 아들이자 올림픽 경기의 창시자인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Labors of Hercules)을 기념하는 12개의 조각판이 있다. 제우스의 아내 헤라는 남편의 불륜으로 태어난 헤라클레스를 증오했다. 그녀는 헤라클레스가 테베 왕국을 구하고 공주와 결혼해 자식을 낳자 그를 미치광이로 만들어 버렸다. 이성을 잃은 헤라클레스는 무기를 마구 휘둘렀고, 그 결과 세 명의 자식과 아내가 목숨을 잃었다. 곧 정신이 돌아왔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절망감에 빠진 헤라클레스는 델포이 신전을 찾았고, 그곳에서 티린스의 왕 에우리스테우스의 노예가 되어 12년간 그의 명을 따르라는 신탁을 듣게 된다.
왕은 헤라클레스에게 12가지의 어려운 임무를 맡겼다. 해라클레스는 이 과정에서 (너무나도 인간적인 성격의 결함과 더불어)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는 임무를 완성하기 위한 노력과 연거푸 도전에 직면해서도 포기하지 않는 결단력을 보여주었다. 때문에 그는 최선을 다하고 최고의 모습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되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신을 찬양하기 위해 경연을 연 곳은 올림피아만이 아니었다. 아테네 북서쪽에 위치한 델포이는 아폴로 신을 찬양하는 신전이다. 지금도 파르나소스 산의 높은 정상 아래에는 스타디움의 유적과 함께 바위투성이인 아폴로 사원의 유적이 남아있다. 산사태가 일어나는 바람에 흙에 파묻혔던 델포이는 19세기에 이르러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굴되었다. 이때 발견된 유물 중에는 고삐를 손에 쥐고 승리한 전차 경주자의 모습을 담은 실물 크기의 동상을 포함해 수많은 조각품이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미술품은 물론 시를 통해 승리자들을 찬양했다. 그리스 시인 핀다로스는 시를 통해 승리한 전차 경주자를 찬양했다. 그의 시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겸손함이 필요하면 겸손하고 당당함이 허락되면 당당한 자세로 나는 내 마음을 사로잡는 운명을 받들고 온 힘을 다해 찬양하리라." 탁월해지기 위한 노력에 대한 그리스인의 내적 정당성을 이보다 훌륭하게 표현한 시구는 없다. 인간 영혼에 내재된 신념은 신성한 불꽃이며, 그 불꽃을 부채질해 불길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야말로 인간 개개인의 의무라 할 것이다.
03 세 번째 기둥_ 중용의 실천: 인생의 균형 감각을 키워라
탐욕의 대가: 『일리아스』는 재산을 둘러싼 전쟁으로 시작된다. 아버지에게 트로이 출신의 정부를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던 아가멤논은 이에 대한 보상으로 아킬레스의 정부를 취했다. 여자들을 둘러싼 싸움이었지만 사랑 때문은 아니었다. 여자는 그들의 재산이자 위신의 상징이었다. 아가멤논은 9년 동안 내내 전리품을 독차지했고 아킬레스는 이에 앙심을 품었던 차, 마침내 정부까지 빼앗기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결국 한 여자, 즉 헬레네 때문에 일어난 전쟁은 지위의 상징인 다른 두 여자를 둘러싼 전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더 많은 피를 흘려야 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에도 탐욕의 대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고국으로 향하는 길에 오디세우스와 부하들은 아이올로스(Aeolus) 왕이 지배하는 섬에 상륙했다. 아이올로스는 신들로부터 바람을 다스릴 책임을 부여받은 왕이었다. 그는 그리스의 영웅 오디세우스를 후하게 대접한 뒤 귀국길에 항해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단단히 묶은 가죽 부대에 순풍을 담아주었다. 다시 항해 길에 오른 오디세우스는 피곤에 지친 터라 잠이 들었다. 그사이, 깨어 있던 선원들은 부대에 든 선물이 무엇인지 몹시 궁금했다. 그들이 대장 몰래 부대를 여는 순간 바람이 밀려나와 거센 폭풍이 몰아쳤다. 부하들의 탐욕으로 말미암아 순탄하게 귀국할 기회를 놓친 셈이었다.
십 년이 흘러 오디세우스는 마침내 돌아왔지만 고향에는 또 다시 전쟁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자리를 비운 동안 오만방자한 귀족들이 궁전을 점령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Telemachus)를 시해할 음모를 꾸미고, 그의 짐승을 살육하며, 아내 페넬로페(Penelope)에게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을 남편으로 삼길 강요하고 있었다. 시인 호메로스는 귀족의 혈통이었음에도 청혼한 귀족들을 사회의 진정한 적으로 묘사했다. 이기적인 귀족들은 사회에 공헌하지 않았을 뿐더러 그들이 베푼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취했다. 결국 오디세우스는 그들을 모조리 해치움으로써 왕을 반역한 법률상의 죄와 문명을 거스른 도덕상의 죄에 벌을 내렸다. 이 두 일화의 교훈은 탐욕이 인간을 유혹하고 파멸로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이다. 목숨을 지키고 번성하려면 욕구를 조절하고 억제해야 한다.
04 네 번째 기둥_ 자기인식: 성공은 자기 인식에서 시작된다
내면의 헤라클레스를 깨워라: 헤라클레스는 영웅 아킬레스처럼 반신반인이었다. 모친은 알크메네라는 인간이었고 부친은 다름 아닌 신 중의 신 제우스였다. 헤라클레스 또한 아킬레스처럼 실존하는 어느 세상에도 속하지 못했다. 신의 피가 흐르고 있었기에 평범한 인간들보다는 강했지만 언젠가 죽어야 했기에 신보다 약한 존재였다. 그는 어느 땅에도 속하지 못하고 초자연적 세계를 떠도는 영원한 방랑자였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헤라클레스에게 그토록 매료되었던 것은 바로 이 사실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헤라클레스의 인간적인 특성에 자신과 자신의 열망을 투영시켜 스스로를 헤라클레스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신화에 따르면 헤라클레스는 광기에 사로잡혀 아내와 세 자녀를 죽였다. (제우스의 아내 헤라가 질투를 품고 헤라클레스의 광기를 일으켰던 것이다.) 속죄하기 위해 찾아온 헤라클레스에게 에우리스테우스 왕은 이른바 12과업이라는 불가능한 임무를 맡긴다. 어떤 임무였기에 아예 불가능하다고 상정했던 것인가?
첫 번째 과업은 네메아의 사자를 죽이는 일이었는데 이 사자의 피부는 어떤 무기로도 뚫을 수 없었다. 그래서 맨손으로 때려잡았다. 두 번째로 머리가 아홉 달린 뱀 히드라를 처치하는 일, 히드라는 머리를 잘라내면 그 자리에 다시 머리가 자라나는 괴물이었다. 헤라클레스는 히드라의 머리가 다시 자라지 못하도록 잘려진 머리를 불로 지졌다. 세 번째는 황금 발과 청동 뿔을 가진 날렵한 사슴 케리네이아를 사로잡는 일이었는데 그보다 더 빠른 화살로 쏘아 죽였다. 네 번째는 사나운 에리만토스의 멧돼지를 포획하는 것으로, 끝까지 추적해 결국 잡았다. 다섯 번째는 아우게이아스의 외양간에 가득한 똥을 치우는 일이었다. 그는 강물의 흐름을 바꿈으로써 아우게이아스의 외양간을 휩쓸어버렸다. 여섯 번째로 스팀팔로스의 새 떼를 해치우는 일이었다. 그 새 떼의 깃털은 마치 칼날처럼 떨어지기 때문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었지만 굉음으로 새 떼를 깜짝 놀라게 해서 해치웠다.
일곱 번째 과업으로는 크레타의 황소를 길들이는 일이 주어졌는데 야생말 타듯이 올라타는 데에 성공했고, 여덟 번째로 인간의 살을 먹는 디오메데스의 말을 잡아오는 것도 해냈다. 아홉 번째로 아마존의 식인족 여왕인 힙폴리테의 허리띠를 훔쳐야 했던 그는 힙폴리테를 매료시켜 허리띠를 손에 넣었다. 열 번째 과업으로 몸뚱이가 세 개인 게리온의 소를 훔쳐 낙인을 찍었고, 열한 번째로 세상 끝의 신비로운 나무에서 자라는 헤스페리데스의 사과를 따와야 했는데,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아틀라스를 설득해 (헤라클레스가 대신 받치고 있는 동안) 헤스페리데스의 사과를 따오라고 시키는 기지를 발휘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위험한 열두 번째 과업은 머리가 여럿 달린 하데스의 감시견 케르베로스를 저승의 관문에서 끌고 오는 일이었지만 진정제가 가득 든 먹이를 줌으로써 케르베로스를 사로잡았다.
우리도 각자 삶의 과업, 즉 헤라클레스처럼 성취하기 어려워 보이는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그와 같은 결단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내리는 결단과 해내고야 마는 영웅적 행위는 헤라클레스에 비하면 보잘것없을지 몰라도 그에 못지않게 훌륭하다 할 것이다.
05 다섯 번째 기둥_ 이성주의: 지성의 힘으로 승부하라
페넬로페의 지혜: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는 남편 못지않게 영리했다. 트로이 전쟁이 끝나고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그녀는 언젠간 남편이 돌아올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왕궁의 귀족들은 오디세우스의 자리를 탐냈고 궁전 밖에 진을 치면서 페넬로페에게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을 남편 겸 이타카의 왕으로 선택하라고 압력을 가했다. 페넬로페는 그들을 저지하기 위해 노쇠한 시아버지의 수의부터 지어놓고 천천히 결혼에 대해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구혼자들은 수의를 짓는 일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 여기고 점잖게 그녀의 요구를 따랐다. 그녀는 이후 3년 동안 베를 짰다. 4년째 되던 해 한 하녀가 그녀의 비밀을 폭로했다. 페넬로페는 그동안 낮에는 베를 짜고 밤이면 다시 풀었던 것이다.
구혼자들은 항의했으나 그녀가 이미 3년이라는 시간을 벌어놓은 다음이었다. 조난당했던 남편이 다시 귀국하기에 충분한 기간이었다. 마침내 오디세우스는 이타카에 도착했지만 자신이 죽었기만 바라고 있던 적대적인 구혼자들과 전쟁을 치러야 했다. 문제는 수적으로 불리하다는 점이었다. 오디세우스는 궁리 끝에 아무도 의심하지 못할 만한 늙은 거지로 변장하고 궁전으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속임수를 써서 구혼자들을 궁지에 몰아 처치했다.
페넬로페는 오래전에 헤어진 남편이라고 주장하는 이 남자가 다른 속셈을 품고 접근한 사람인지 아니면 진짜 오디세우스인지 의심스러웠다. 그녀가 "고국에 돌아오신 걸 환영합니다, 서방님. 별빛을 받으며 주무실 수 있도록 하녀에게 우리 침대를 파티오로 내다놓으라고 분부하겠습니다."라고 말하자 오디세우스가 이렇게 소리쳤다. "잠깐 기다리시오! 우리 침대를 내다놓으라는 게 무슨 말이오. 나는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올리브 나무에다 내 손으로 직접 침대 기둥을 조각했소. 그건 우리의 영원한 결혼을 뜻하는 상징이었소. 어떻게 감히 침대를 나무에서 잘라낼 수 있단 말이오!" 침대에 얽힌 사연은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었으니 이 이방인은 그녀가 사랑하는 오디세우스가 분명했다. 진실이 밝혀지자 두 사람은 서로 오랫동안 마음에만 품고 있던 사랑을 표현했다.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는 타고난 지적 능력을 발휘함으로써 긴 세월을 견디고 역경을 이겨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