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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클리닉

임승수 지음 | 비즈니스북스
글쓰기 클리닉

임승수 지음

비즈니스북스 / 2011년 12월 / 247쪽 / 12,500원



제1장 글쓰기가 두려운 그대에게




내가 쓴 글이 맘에 들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하죠?

자신의 글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그럴 때는 방법이 있다. 남에게 내 글을 보여주는 것이다. 내 글인데 왜 남에게 의견을 구하느냐고? 글은 본질적으로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 글이 맘에 들지 않는 경우는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정말로 글이 좋지 않은 경우다. 글이 좋지 않으면 나도, 남도 글이 좋지 않다고 느낄 것이므로 곧바로 수정해야 한다. 둘째는 객관적으로 볼 때 글이 괜찮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완벽주의' 성향 때문에 글이 맘에 들지 않는 경우다. 이때는 대개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혀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남의 의견에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은 성에 차지 않는 글을 계속 뜯어고치며 골머리를 앓는다.

완벽주의가 뭐가 나쁘냐고? 좀 더 좋은 글을 쓰려고 노력하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핏대를 세우며 따질지라도 할 수 없다. 단언컨대 그것은 지극히 나쁜 자세다. 그 완벽주의로 인해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하게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운전면허 필기시험은 기준 점수 60점만 넘으면 자격증을 따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점수의 많고 적음은 운전면허증 취득과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시험에서조차 100점을 따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 문제집을 여러 번 풀고, 내용을 달달 외우는 사람이 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인생이 너무 한가롭고 무료해서 견딜 수 없는 걸까? 그것도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하나의 몸부림이라면 말리지는 않겠다. 그러나 다른 할 일도 많은데 운전면허 필기시험에서 만점을 받겠다는 일념으로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너무 아까운 일이 아닌가!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한 구절 한 구절을 보석을 세공하듯 정성스레 다듬어야 하는 시나 문학작품이 아니라면, 실용적인 글은 대부분 목적을 달성하는 것으로 족하다. 성에 차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정성을 들이는 완벽주의는 우리의 삶을 갉아먹는다. 결과적으로 완벽주의는 기대했던 것과 반대의 결과를 내기 십상이다. 완벽주의 기질이 강할수록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의 투자로 오히려 완벽에서 멀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신의 글이 맘에 들지 않을 때는 무조건 남에게 물어보라! 남이 좋지 않다고 할 때는 우기지 말고 곧바로 고치자. 반대로 남이 좋다고 하는데 완벽주의로 인해 시간을 낭비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

좋은 글을 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글에는 '삶'이 녹아 있다. 글은 삶을 문자화한 것이다. 글쓰기가 갑자기 달라질 수 없는 이유는 수십 년간 살아온 삶이 느닷없이 달라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글은 그 사람의 내면을 반영한다. 그런데 글쓰기에 관한 책들을 살펴보면 주로 글을 쓰는 테크닉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 제목은 이렇게 뽑아라, 문장은 간결하게 써라, 주어와 서술어를 일치시켜라 등의 테크닉으로 채워져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테크닉을 무시해도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내용으로 도배된 글쓰기 책은 저자의 치우친 시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글은 곧 삶이라고 했을 때, 제목 잘 뽑고 문장 간결하며 주어와 서술어 구조가 정확한 것으로 좋은 글을 판단한다면 삶이 너무 무미건조하지 않을까? 당신이 30년을 살았다면 26만 시간, 40년을 살았다면 35만 시간을 넘게 살아온 셈이다. 그처럼 켜켜이 쌓인 삶이 고작 24시간 정도 들여 읽은 글쓰기 책으로 바뀔 리는 없다. 가끔 우리는 어눌한 말투로 떠듬떠듬 들려주는 얘기에 전율한다. 그 사람이 살아온 수십만 시간과 내가 살아온 수십만 시간 중 일부가 통(通)했기 때문이다.

소설가 이외수는 『글쓰기의 공중부양』에서 '글'에 관해 흥미로운 비유를 들고 있다.



글이란 쌀이다. 썰로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 쌀은 주식에 해당한다. 그러나 글은 육신의 쌀이 아니라 정신의 쌀이다. 그것으로 떡을 빚어 독자들을 배부르게 만들거나 술을 빚어 독자들을 취하게 만드는 것은 그대의 자유다. 어떤 음식을 만들든 부패시키지 말고 발효시키는 일에 유념하라. 부패는 썩는 것이고 발효는 익는 것이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그대의 인품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글은 곧 삶이다. 테크닉은 그 다음이다. 내가 썩으면 글도 썩고, 내가 익으면 글도 익는다. 좋은 글을 원한다면 좋은 삶, 가치 있는 삶을 살지어다.

* 글쓰기 7계명

좋은 글이란 목적을 달성하는 글이다 / 글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것이다

글의 재료는 경험이다 / 긴 글은 설계도가 필요하다 / 감동은 세부적인 묘사에서 나온다

완벽주의는 독이다 / 글은 곧 삶이다



제2장 이럴 땐 이렇게 써라 - 업무글 편



자기소개서_ 불우한 가정환경은 절대 밝히지 마라

자기소개서는 '나'라는 상품을 홍보하는 것: 사람을 어떻게 상품화할 수 있느냐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나 역시 인간의 노동력마저 상품화하는 자본주의 사회를 옹호하거나 두둔할 생각은 없다. 그래도 우리가 먹고살기 위해 노동력을 판매한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가 못마땅하다는 이유로 당장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하지 않는다면 삶 자체를 유지할 수 없다. 무인도나 산속으로 들어가 자급자족하며 살지 않는 한 말이다.

싫든 좋든 우리는 자본주의의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자신의 노동력을 꽤나 그럴싸하게 포장할 필요가 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자기소개서를 잘 쓰는 것이다. 자기소개서를 잘 쓰려면 철저하게 '자기소개서는 상품 홍보지'라는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러한 관점이 확고하면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자기소개서를 잘 쓸 수 있다.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자기소개서를 솔직하게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간혹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자신의 단점을 얘기해보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좋을 거라고 생각해서 '늦잠을 자는 편입니다', '남에게 잘 속습니다', '약속시간을 잘 지키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면접관은 절대로 '이 사람은 솔직하다'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그저 '늦잠을 잠', '잘 속음', '약속시간을 잘 지키지 않음'이라고 기록할 뿐이다.

마찬가지로 단점에 대해 물어볼 경우에는 단점을 말하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장점을 얘기해야 한다. 이를테면 "내 단점은 현실 감각이 떨어지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다르게 표현해서 "성격이 낙천적이다."라고 할 수도 있다. 성격이 워낙 낙천적이라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게 흠이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이것은 '현실 감각이 없다'는 말과 엄청난 차이가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기록하거나 말해야 한다는 점이다. 단점을 털어 놓는 것으로 그치면 면접관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기 어렵다.

자기소개서에 무엇을 써야 하는가: 자기소개서를 쓸 때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을 소개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개중에는 초등학교 시절에 우등상과 개근상을 받았던 일에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일을 시시콜콜 늘어놓으며 아예 자서전을 쓰는 사람도 있다. 현재 자신의 모습이 만족스럽지 못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잘나갔던 초등학교나 중학교 시절을 자랑스레 떠벌린다. 고등학교 면접 자리라면 초등학교나 중학교 시절에 잘나갔던 얘기가 도움이 되겠지만, 사회에 나와서까지 그 시절을 자랑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뿐이다.

자기소개서에는 어떤 내용을 써야 할까? 내가 하고 싶은 얘기가 아니라 면접관이 듣고 싶어 하는 얘기다. 면접관은 당신의 초등학교 시절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면접관이 궁금해 하는 것은 중학교 시절의 당신이 아니라 지금의 당신이다. 따라서 지금의 당신을 중심으로 최근 몇 년간 자신에게 있었던 일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얘기를 써야 한다. 현재의 모습은 뒤로 제쳐두고 10년도 더 된 얘기를 들먹이면 면접관은 분명 '현재의 모습은 별로인가 보군'이라고 생각하게 마련이다.

업무 이메일_ 이메일 하나로 당신의 인격을 알 수 있다

메일이 공개됐을 경우를 가정하고 써라: 만약 당신이 업무 관련 메일을 쓰고 있다면 그 메일이 공개됐을 때 어떤 파장이 올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써야 한다. 설사 메일이 공개될지라도 큰 문제가 없도록 작성해야 한다는 말이다. 메일을 보내는 사람이 아무리 좋은 의도로 쓸지라도 받는 사람은 그 의도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업무 이메일을 쓸 때는 타인에 대한 비난이나 지적을 삼가야 한다. 상대방을 면전에서 공개적으로 비난할 수 없다면 이메일에서도 비난해서는 안 된다. 웬만하면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글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회사 업무가 개인감정에 휘둘린다는 느낌을 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다소 무미건조해 보일지라도 공손한 어조로 사실에 입각해서 글을 쓰고, 평가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결과만 알려주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서비스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늘 같은 표정으로 밝게 미소를 지으며 사람들을 맞이한다. 이를 두고 흔히 '영업용 미소'라고 부른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그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춰 최선의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내가 보내는 이메일 내용은 영업용 미소를 띠고 있어야 한다. 그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마네킹이 되고 싶지는 않다고? 필요하다면 마네킹이라도 되어야 한다. 외신의 사진에 나오는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을 보면 얼굴 표정이 늘 똑같다. 그야말로 포커페이스다. 설사 감정을 드러낼지라도 상당히 계산된 방식으로 표출한다. 그렇다고 후진타오 주석이 마네킹처럼 사는 것은 아니다. 그도 사적인 자리에서는 화를 내기도 하고 기뻐하거나 슬퍼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공적인 자리에서는 언제나 자신의 상황에 맞게 최선의 표정을 짓는다.

누구나 특별 대접을 받고 싶어 한다: 바야흐로 메일과 문제메시지의 홍수시대다. 어떻게 내 메일주소와 휴대전화 번호를 알았는지 온갖 스팸메일과 스팸문자가 하루에도 수십 통씩 쏟아진다. 보내는 사람이야 전체 메일을 통해 간단히 한꺼번에 해결하지만, 받는 사람은 대량으로 쏟아지는 메일 때문에 무척 곤혹스럽다. 특히 업무 이메일의 경우에는 업무상 파트너나 고객들에게 전체 메일을 보내는 일이 잦다. 꼭 업무와 관련되지 않더라도 안부를 전하는 전체 메일을 정기적으로 보내는 것은 비즈니스맨에게 필수적인 일이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하다 보니 수많은 메일과 문자의 홍수 속에서 내 것에 대한 관심은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해야 내 메일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 수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특별 대접을 받고 싶어 한다. 은행이 프라이빗 뱅킹을 만들고 백화점이 VVIP 고객을 위한 공간을 따로 준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은행은 저축을 많이 하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백화점은 물건을 많이 사주는 고객의 마음을 빼앗기 위해 돈 많은 고객에게 특별 대접을 하는 것이다. 이메일 사용자 역시 특별 대접을 원한다. 내가 받은 메일이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체 메일 중 하나라는 것을 알면 애써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따라서 메일로도 특별 대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메일 내용에 받는 사람과의 특별한 기억을 기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강남의 모 건물 카페에서 만간 고객이라면 그때 거기서 만난 누구라고 소개하는 내용을 적는다. 사실 조금만 신경 쓰면 이런 내용을 추가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우선 전체 메일에서 일반적인 내용을 미리 작성해두고 각각 개별적으로 들어가 일부분을 비워놓는다. 그런 다음 한 명씩 비워놓은 부분에 개인적인 기억들을 기록한다. 메일을 보내는 인원이 너무 많을 경우에는 사용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꼭 권하고 싶은 방법이다. 전체 메일을 보내는 인원이 많을 때 따로 관리해야 하는 사람들만 추려서 메일의 일부 내용을 직접 작성하는 것도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다.

어쨌든 사람은 누구나 특별 대접을 받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백악관에는 대통령의 자필 사인을 그대로 옮겨 적는 기계가 있다고 한다. 설령 기계가 한 것일지라도 인쇄한 사인과 달리 특별 대접을 받고 있다는 바람직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감동은 항상 사소한 관심과 세부적인 묘사로부터 오는 것이다.

제3장 이럴 땐 이렇게 써라 - 생활글 편



칼럼·주장글_ 논리·객관은 기본, 개성 있는 글로 승부하라


칼럼이나 주장글은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써야 좋은 글이 된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다른 사람이 내 주장에 동조하도록 하려면 글이 객관적·논리적이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글을 쓰기만 하면 좋은 칼럼·주장글이 될까? 단언컨대 전혀 그렇지 않다. 왜 그런지는 쉽게 알 수 있다.

지금부터 우리에게 과제가 주어졌다고 가정해보자. 그 과제는 칼럼·주장글을 쓰는 것인데, 주제는 '독서가 중요한 이유'다. 사실 책 읽기의 중요성을 누가 모르겠는가? 대개는 이런 구조로 글을 쓴다.

- 책은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제공한다.

- 지식과 경험이 많을수록 인생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 따라서 독서는 중요하다.



지극히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글이다. 누가 저 구조에 반대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과연 이런 식으로 쓴 칼럼·주장글이 인상적일까? 객관적이고 논리적이라는 것은 잘 쓴 칼럼·주장글의 필요조건이 될 수는 있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그럼에도 모두가 '독서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 천편일률적인 칼럼·주장글을 쓴다면 무슨 재미가 있고, 누구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겠는가.

칼럼·주장글의 핵심은 '개성': 칼럼·주장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성'이다. 모두가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쓰려고 하는 상황에서 자신도 그렇게 쓰면 아무런 차별성이 없다. 그러면 내가 안양대학교 신문사에 기고한 칼럼 <대학생이 책과 신문을 읽어야 하는 진짜 이유>를 정리한 내용을 읽어보자.

사실 책과 신문 읽기는 이 세상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남는 장사'입니다. 저는 살면서 책과 신문 읽기보다 더 많이 남기는 장사를 본 적이 없습니다. 책과 신문을 읽는다고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책이나 신문을 사려면 내가 돈을 내야 하는데 도대체 뭐가 남는 장사냐고요? 가치판단의 기준에 '돈'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항상 '돈'에만 목숨을 걸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습니다. 그건 바로 '시간', 즉 '인생'입니다. '돈'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시간'이라는 기준으로 측정해보면 책과 신문 읽기가 얼마나 남는 장사인지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은 제가 10년을 '개고생'해서 쓴 책입니다. 그런데 독자는 그 내용을 하루 이틀 만에 읽어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듭니다. 물론 그것을 충실히 읽은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얘기겠지만, 그래도 제 입장에서는 참 약이 오르는 일입니다. 그 책을 구입하려면 15,000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돈이라는 기준에서만 보면 호주머니에서 15,000원이 빠져나가는 것이므로 손해처럼 보일 겁니다. 하지만 15,000원을 내고 책을 읽음으로써 제 10년의 노하우를 하루 이틀 만에 쏙 빨아먹는다는 관점에서는 결코 손해가 아닙니다. 만약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직접 읽고 그 내용을 정리한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겁니다. 물론 저처럼 10년이 걸리지는 않겠지만 말이죠. 그래도 몇 년의 시간이 걸릴 테니 그 시간만큼 나이를 먹고 인생을 사용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을 읽는 독자는 '돈'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을 엄청나게 절약하는 셈입니다. 15,000원에 10년을 벌 수 있다면 이건 보통 남는 장사가 아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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