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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지음 | 8.0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지음

8.0 / 2011년 11월 / 400쪽 / 15,000원



Part 1. 통념을 뒤엎는 원칙들




무엇이든 다르게 생각하라

파리행 비행기로 갈아탈 탑승구가 가까워질 무렵 발걸음이 점점 느려졌다. 다행히 비행기는 아직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탑승구는 이미 닫혔고, 직원들은 말없이 탑승권을 정리하고 있었다. 비행기와 연결되는 통로도 닫힌 상태였다. 나는 숨을 헐떡거리며 한 직원에게 말했다. "저기, 제가 이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요."

"죄송합니다. 탑승이 다 끝났습니다."

"이전 비행기가 10분 전에 착륙하는 바람에 늦었어요. 그쪽 직원들이 여기로 미리 연락해주겠다고 했는데요."

"죄송합니다. 문을 닫은 후에는 탑승을 하실 수 없습니다."

학수고대했던 주말여행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남자친구와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창밖에는 우리가 타야 할 그 비행기가 아직 서 있었다. 어둠 속에서 계기판 불빛을 받은 조종사들의 얼굴이 보였고, 잠시 후 엔진음이 높아지는 가운데 형광봉을 든 지상요원이 천천히 활주로를 향해 걸어갔다.



그러다 갑자기 어떤 생각이 떠올라 비행기 조종석에서 잘 보일만 한 유리창 가운데로 남자친구를 끌고 갔다. 그리고 온 신경을 집중하여 조종사가 우리를 봐주기를 기다렸다. 마침내 조종사 한 명이 고개를 들었고, 유리창 건너편에서 낙담한 채 서 있는 우리를 보았다. 나는 간절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면서 뭔가 메시지를 던지기로 결심했다. 툭! 나는 힘없이 가방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그 순간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길게 느껴졌다. 이윽고 그가 무슨 말을 하자, 다른 조종사도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애타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마침내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엔진소리가 잦아들고 탑승구의 전화기가 울렸다. 전화를 받은 직원은, 이런 일은 처음이라는 듯 놀란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서 짐 챙기세요. 기장님이 허락하셔서 탑승하셔도 됩니다." 우리는 너무 기쁜 나머지 서로를 얼싸안고 잽싸게 가방을 들었다. 그리고 조종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손을 흔들어준 다음, 서둘러 연결 통로로 달려갔다.

- 레이엔 첸, 와튼스쿨 2001학번 -



이 이야기는 내 협상론 강의를 듣는 한 여학생의 실제 경험담이다. 그녀는 이미 이륙 준비를 마친 비행기를 타기 위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상대에게 강력한 무언의 호소를 함으로써 극적인 결과를 얻어냈다.



열두 가지 핵심 전략: 협상은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이다. 협상이 없는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협상을 잘 하거나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뿐이다. 우리가 협상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으면 그것을 활용하여 더 많은 기회를 얻거나, 우리에게 닥칠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내가 이 책에서 제시하는 협상 모델과 전략 그리고 도구의 효율성은 지금까지 가르친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통해 입증되었다. 덧붙여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소개할까 한다. 지금까지 내 강의를 들은 학생들이 협상을 통해 벌게 됐거나 아낀 돈을 합산해 본 적이 있다. 케이스별로 7달러에서 100만 달러까지 다양했는데, 전체 사례 중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합산했더니 무려 30억 달러가 넘었다. 자, 이제 효과적인 협상을 위한 열두 가지 전략을 소개하겠다.



1. 목표에 집중하라. 협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바로 목표 달성이다. 협상에서 하는 모든 행동, 몸짓 하나까지도 오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이 되어야 한다.

2. 상대의 머릿속 그림을 그려라. 상대가 생각하는 머릿속 그림을 그려라. 다시 말해 그들의 생각, 감성, 니즈를 파악하고 그들이 어떤 식으로 약속을 하는지, 상대방의 어떤 부분에서 신뢰를 느끼는지도 알아야 한다.

3. 감정에 신경 써라. 아이러니하지만 중요한 협상일수록 사람들은 비이성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하면서, 필요하다면 사과를 해서라도 상대방의 감정을 보살펴라. 그런 후 상대가 다시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전문적인 용어로 '감정적 지불Emotional Payment'이라고 한다.

4. 모든 상황은 제각기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라. 모든 협상에서 만능으로 통하는 전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같은 사람과 같은 내용으로 협상을 하더라도 시간에 따라, 그날의 날씨와 컨디션에 따라 상황은 달라진다는 걸 명심하자. 때문에 그때그때의 상황을 새롭게 분석할 줄 알아야 한다.

5. 점진적으로 접근하라. 사람들은 종종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바람에 협상에서 실패한다. 성급한 말과 행동은 상대방의 마음을 멀어지게 할 뿐 아니라, 위험요소를 키울 뿐이다. 한 번에 한 걸음씩 상대방을 목표 지점으로 끌어들여라. 협상의 매 단계마다 상대방과의 간격을 확인하라. 간격이 많이 벌어졌다면 천천히, 아주 천천히 좁혀나가야 한다.

6. 가치가 다른 대상을 교환하라.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가치 기준을 갖고 있다. 따라서 쌍방의 가치 기준을 확인하여 한쪽은 중요하게 생각하고 다른 한쪽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대상을 서로 교환할 수도 있다.

7. 상대방이 따르는 표준을 활용하라. 상대방의 정치적 성향, 과거 발언, 의사결정 방식 등을 알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상대방이 그들의 정치적 성향에서 일탈하거나 전례가 있는 일인데도 이를 거부하면, 그 점을 지적하라. 이 전략은 까다로운 사람들을 상대할 때 특히 효과적이다.

8. 절대 거짓말을 하지 마라.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방을 속이려고 하면 안 된다. 가면은 언젠가 벗겨지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처음부터 모든 것을 상대에게 다 털어놓거나 만만한 상대로 보여도 좋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진실한 자세로 협상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9. 의사소통에 만전을 기하라. 대부분의 협상 실패는 부실한 의사소통에서 기인한다. 뛰어난 협상가는 뻔한 상황일지라도 이를 상대에게 꼭 알린다. 가령 협상이 더딘 자리에서 "오늘은 대화가 잘 안 풀리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식으로 말이다.

10. 숨겨진 걸림돌을 찾아라. 협상에 앞서 목표 달성을 막는 걸림돌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하라. 진짜 문제를 찾으려면 상대방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무조건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11. 차이를 인정하라. 서로 다르다는 사실이 실제로 협상에서는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차이를 싫어하지만 뛰어난 협상가는 차이를 사랑한다.

12. 협상에 필요한 모든 것을 목록으로 만들어라. 모든 협상 전략과 도구를 정리한 목록을 만들어라. 철저한 준비 없이 협상에서 이기기는 쉽지 않다. 목록을 정리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사람과의 관계

진심을 헤아리는 법: 면접을 앞둔 한 학생이 양복을 사기 위해 유명 백화점에 갔다. 그는 350달러로 할인된 500달러짜리 양복을 골랐다. 계산하기 위해 카운터로 가니 담당 직원이 다른 고객들에게 시달리고 있었다. 학생은 다른 고객들이 떠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직원이 한숨 돌린 후에 카운터로 가서 먼저 위로의 말부터 건넸다. 그리고 조용히 다른 추가 할인 혜택은 없는지 물었다. 직원은 없다고 대답했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좋은 고객 할인 같은 것은 없나요? 일반 고객을 상대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정말 잘 알고 있거든요." 그 직원은 웃으며 말했다. "50달러 정도면 될까요?" 이 학생은 지쳐 있는 백화점 직원을 위로해준 덕분에 추가 할인 혜택을 누렸다. 인간적인 소통은 두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게 작용하면서 때로 큰 혜택을 안겨주기도 한다.



한번은 강의에 늦은 적이 있었다. 왕복 2차선 도로에서 고장 난 트럭 한 대가 차선 하나를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머지 차선에는 양 차선의 차들이 서로 대치하면서 비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팔 수밖에 없었기에 차에서 내려 제일 앞에서 반대편 차들을 막고 경적을 울려대는 택시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리고 운전수에게 다소 강압적인 어투로 말했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겠습니까?" 그러자 운전수는 못마땅한 얼굴로 나를 노려보았다. 나는 곧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한 것은 잘못된 협상법이었다. 즉시 나긋나긋한 말투로 겸연쩍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제 말은…… 조금만 양보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서 하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나는 다시 그를 최대한 존중하는 말을 찾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고 간절한 눈빛으로 진심을 담아 말했다. "아무래도 운전을 가장 전문적으로 하실 줄 아는 분이 먼저 길을 열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는 그제야 어깨를 으쓱하더니 차를 뺐다.



상대방의 기분과 입장을 이해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는가? 그 사람의 머릿속 그림을 그려보는 것, 그것이 바로 원하는 것을 얻는 협상의 지름길이다.



진정한 의사소통이란?

역지사지의 마음: 많은 사람들은 상대방의 인식과 감정을 고려할 줄 모른다. 그래서 상대방이 자신의 시각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고집이 세고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인식의 차이로 인해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자신이 사용하는 개념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거나 모호한 개념을 상대에게 묻는 사람은 드물다.



몇 년 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일 동안 경영자 협상 워크숍을 진행한 적이 있다. 그때 미국에서 생활했던 경험이 있는 한 경영자가 이런 말을 했다. "미국에서는 레스토랑에서 커피를 더 마시고 싶을 때 잔을 들어서 살짝 흔들면 알아서 채워줍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같은 행동을 하면 웨이터가 와서 잔을 치웁니다. 그래놓고 자신이 내 의도를 제대로 이해했다고 생각하죠."



협상에서 쌍방이 이처럼 완전히 다른 인식을 한다고 생각해보라. 서로의 의도를 분명하게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수많은 갈등이 생긴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실수를 근본적 귀속 오류라고 부른다. 근본적 귀속 오류는 다른 사람들도 어떠한 일에 대하여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나는 더운데 다른 사람이 추워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틀린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같은 상황에서도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반응한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상대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역할 전환이다. 역할 전환은 아주 중요한 협상 도구로서 이를 통해 상대의 머릿속 그림을 보다 잘 그릴 수 있다.



당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린다고 가정하자. 이때 반드시 관계자들과 상의 하에 결정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관계자들의 의견을 반드시 반영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그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필요하다.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관계자와 상의하지 않는 것은 외교 무대에서도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2002년 9월 12일 UN에서 연설하기 전 주요 국가들과 이라크 공격에 대한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연설 후, 미국이 위협받을 경우 어디든 일방적 군사 행동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러한 태도는 다른 나라 지도자들의 의견을 무시한 것으로 간주되기 충분했고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만일 그가 이렇게 말했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지금이 모두에게 어려운 시기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중동 국가를 대표하는 분들은 심한 혼란을 느끼실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테러라는 공공의 적에 함께 맞서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결국 미국을 비롯한 모든 국가는 외교적 수단을 쓸지, 군사 행동을 취할지, 아니면 그 중간을 선택할지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결단을 내리기 전에 가능한 많은 국가와 상의하려고 합니다." 1분이면 얘기할 수 있는 이 말이 빠지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같다고 해도 듣는 입장에서는 매우 다르게 느껴진다. 항상 상대의 마음을 헤아린 다음 상황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라. 그리고 상대방에게도 당신의 입장에서 생각해줄 것을 부탁하라.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려면: 다음은 같은 내용을 다르게 표현한 두 문장이다.

1. 저는 뉴욕으로 갑니다. 어디로 가세요?

2. 어디로 가세요? 저는 뉴욕으로 갑니다.

경험에 따르면 상대방의 주의를 환기시키기에 두 번째 문장이 첫 번째 문장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먼저 상대방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상대방이 당신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처럼 문장의 순서만 바꾸어도 효과가 발생한다. 상대방의 말을 중간에 끊는 것 또한 좋지 않다. 말이 중간에 끊어져도 머릿속 테이프는 계속 돌아가게 마련이어서 남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중간에 말이 끊어져서 기분이 상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협상을 할 때 많은 사람들이 사실부터 제시한다. 가령 집을 살 때 "시장 상황에 따라 20만 달러를 지불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사실이 합의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비율은 채 10퍼센트도 되지 않는다. 또 어떤 사람들은 합리적인 이해관계를 들어 상대를 설득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집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으니 지금 파시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과 이해관계는 실질적인 설득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상대방이 내 말을 들을 준비가 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의 인식과 감정을 파악해야 한다. "집이 정말 좋네요. 얼마나 오래 사셨어요?" 이런 식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게 가장 좋다. 이렇듯 상대방의 인식을 파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순하다. 상대에게 질문을 던지면 된다. 협상에서 질문은 단정적 말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협상에 있어 말을 할 때는 대부분 질문 형태여야 한다. 그래야 내가 상대방의 진의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계속 체크할 수 있다.



표준과 프레이밍에 대하여

표준은 의사 결정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관행이나 정책 혹은 참고사항을 말하며 이는 선언, 약속 혹은 보증의 형태로 구체화된다. 회사의 정책은 근본적으로 따라야 할 규칙들을 담은 표준이다. 하지만 정책 못지않게 정책의 예외 역시 강력한 도구로 삼을 수 있다. 항공사에서 표를 변경하는 데 100달러의 수수료를 청구한다면, 과거에 한번도 예외를 둔 적이 없는지 물어라. 만약 있다면 예외 조항을 적용시켜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몇 년 전 동업자와 함께 작은 화물 항공사를 인수한 적이 있다. 당시 나는 소형 항공기로 여러 섬을 돌아다니며 회사의 설비를 점검했다. 어느 쾌청한 오후, 나는 버진 아일랜드의 토르톨라 섬에 내렸다. 공항 도착 라운지에는 출입국 관리 사무소 직원만이 덩그러니 앉아 있었다. 그 직원은 지난 몇 년간 자주 본 사이인데도 조종사에게 온갖 양식의 서류를 들이밀었다. 입국장에서 불과 40 미터 떨어진 회사 사무실을 둘러보기만 하면 될 일인데도 말이다. 나는 표준을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행히 근처 벽에 버진 아일랜드 총리의 인사말이 적힌 포스터가 걸려 있었다. '입국을 환영합니다. 예의와 존중을 갖춰 여러분을 모실 것을 약속합니다.'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 직원에게 다가가 말했다. "실례합니다." "뭐죠?" 그녀는 짜증스런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나는 포스터를 가리켰다. "저게 정말 총리가 한 말 맞나요?" 그러자 그녀는 조금 주저하며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지금 당신은 저 말대로 하고 있는 겁니까?" 그로부터 5분 만에 우리는 입국장을 빠져 나왔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날 이후 그 포스터는 다시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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