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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벳

피터 심스 지음 | 에코의서재


리틀 벳

피터 심스 지음

에코의서재 / 2011년 9월 / 288쪽 / 14,500원



빅 베팅 vs 리틀 베팅




이 책의 제목을 리틀 벳(Little Bets)으로 결정한 아이디어는 휴렛팩커드(HP) 전임 수석부사장인 네드 반홀트와의 토론에서 나왔다. 그는 30년간 HP에 근무하면서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기업 중 하나의 성장을 직접 지켜보았다. HP는 1939년부터 1999년까지 연 평균 18%라는 놀라운 성장을 기록했지만, 1990년대 중반에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회사가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탓에 두 자리 숫자 성장이라는 목표 달성이 어려워진 것이다.

회사 규모에 걸맞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HP 경영진은 엄격한 논리적 단계를 밟아갔다. 그들은 기존 비즈니스와 연관되어 있으며 규모가 크고 성장 중인 시장에서 다양한 시도를 꾀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수십억 달러의 시장이 형성된 곳에서만 기회를 찾는 경향이 있었다. 그들은 시장을 연구하고 분석하고 세분화하면서 제품을 개발했다.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진척되면 마케팅과 영업 전략을 개발하고 비즈니스를 출범시켰다. 반홀트는 회상한다. "우리에겐 아이디어가 넘쳐 났습니다. 그것도 하나같이 거창했지요. 하지만 전부 실패했습니다. 전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미 누군가 그 바닥에 진출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아이디어는 합리적이었다. 그들의 기술은 위대했다. 그들은 훌륭하게 계획을 실행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실패했다.

HP의 가정들은 반홀트가 무형인자(intangible factor)라고 부르는 것, 즉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현실 때문에 빗나가고 말았다. 무형인자에는 고객의 불편과 필요, 선호도, 그것을 지원하는 시장의 역동성이 존재했다. HP는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거나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경쟁자의 성공에 의지해서 그들의 목표를 찾아내려 했다. 그들은 전혀 창조적이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나는 수많은 '작은 실험'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라고 반홀트는 말한다. 아이러니하게도 HP가 시장을 주도하는 거대 기업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창조적인 발전과 혁신에 대한 실험적 접근에 있었다. 실제로 HP의 공동 창업자인 빌 휴렛은 스스로 '작은 실험'이라 부르는 예측불가능한 기회를 발견하는 것을 즐겼다. 빌 휴렛과 데이브 패커드가 HP를 이끌었던 오랜 기간 동안 HP는 한 번도 통상적인 시장조사를 실시한 적이 없다. 그들은 주로 고객들의 불편과 요구를 밝혀내기 위해 비공식적으로 그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관찰하면서 새로운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물론 작은 실험 접근법에는 중요한 문제가 있다. 실패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창조를 위한 모든 시도는 실패를 거치기 마련이다. 빌 휴렛의 접근법 역시 무수한 실패를 거쳐야 했다. 실제로 휴렛은 HP 신제품 100가지 중 성공하는 것은 대략 6가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작은 실험의 성공적 실행에 도움이 되는 요인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실패에 대한 특정 사고방식이 대단히 큰 역할을 한다. 실험적 혁신가로서 성공을 거둔 이들은 실패란 한 목표를 추구하는데 있어 불가피하나 도움이 되는 현상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코미디언 크리스 록을 보라. 그는 어차피 실패할 줄 알면서도 앞으로 자신이 나아갈 길을 알려줄 웃음기 어린 반응을 얻기 위해 매일 밤 무대에 선다. 이제 실험적 혁신가들이 실패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좀 더 깊이 파고들어 보자. 고정 사고관과 성장 사고관



고정 사고관을 선호하는 이들은 인간마다 고유한 재능을 타고나며 지능이나 능력은 바위에 각인된 것처럼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때문에 그들은 지칠 줄 모르고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자 안달한다. 반면 성장 사고관을 선호하는 이들은 지능이나 능력이 노력을 통해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믿으며, 실패나 좌절을 성장을 위한 기회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끊임없이 도전하고 발전하고자 하는 열망을 품고 있다. 성장 사고관의 대표주자로 거론되는 사람이 바로 마이클 조던이다. 그가 처음 농구를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그에게 역사상 가장 위대한 농구선수가 될 자질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엄청난 노력을 통해 그 같은 경지에 도달했고, 끊임없이 극한의 노력을 기울였다. 예를 들어 그는 NBA 최고의 농구 선수가 된 이후에도 3점 슛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첫 시즌 동안 그의 3점슛 성공률은 18%에 불과했지만, NBA 선수 경력이 끝날 무렵 성공률은 33%였다. 그는 승패에 관계없이 언제나 자신에게 솔직했고, 항상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는데 몰두했다.

한편 고정 사고관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는 사람은 존 매켄로이다. 그는 시합에서 일단 뒤지기 시작하면 선심에서 관중에 이르기까지 눈에 띄는 모든 것을 비난하는 테니스 선수다. 매켄로는 경기에 집중해 상황을 호전시키기보다 집중력을 잃고 분노에 휩쓸렸고, 발끈하는 성질로 악명이 자자했다. 물론 존 매켄로처럼 고정 사고관을 가진 사람도 상당한 자신감을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이들은 방어적 태도를 취하거나 실패의 책임을 다른 상황 혹은 타인에게 전가하는 식으로 현실을 왜곡하지 않고는 자신감을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 연구에 따르면 고정 사고관을 지닌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확증하는 활동에 끌리는 반면, 성장 사고관을 지닌 이들은 자신의 능력을 확장시키는 활동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해야 할 과업이 있을 때 고정 사고관을 지닌 이들은 "내가 이 일을 잘 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지만, 성장 사고관을 가진 사람은 "좋아, 내가 이 일을 배울 수 있을까?"라고 자문한다. 고정 사고관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능력있는 사람으로 보이길 바라며, 과업을 통해 배우는 것이 없더라도 상관하지 않는다. 반면 성장 사고관을 가진 사람들은 도전의식을 자극하는 경험을 성장을 위한 기회로 받아들이기에 기꺼이 큰 위험도 감당할 의지가 있다.

승률을 높이는 실패 견본 만들기



창조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결점을 찾아 끊임없이 개선하려는 엄격한 태도가 필요하다. 유명한 코미디언 크리스 록과 픽사의 영화 제작진, 스티브 잡스 등은 모두 완벽주의자였다. 하지만 그들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고안해내는 단계에서는 실패를 용납했고, 심지어 반기기까지 했다. 크리스 록은 코미디 공연이 완벽한 수준에 도달하지 않는 이상 전국에 방송되는 TV에는 절대 출연하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는 가능한 완벽한 수준에 도달하기 전까지 제품의 외양마저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완벽주의로 인해 자신의 창조과정이 마비되는 것은 결코 용납하지 않았다.

심리학 연구는 두 종류의 완벽주의를 보여준다. 건전한 완벽주의는 개인적으로 품격이나 탁월함 같은 자질을 중시하고 동기부여를 받는다. 반면 불건전한 완벽주의는 외적 요인에 의해 추구된다. 외적 요인은 부모의 강요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 실수에 대한 깊은 우려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모든 인간은 두 가지 종류의 완벽주의를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에 불건전한 완벽주의에 사로잡히지 않으면서도 건전한 완벽주의에 따라 행동하려면 섬세하고 까다로운 균형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런 균형 상태에 도달하는데 가장 유용한 방법이 '견본 만들기'이다. 이는 실패로부터 배울 수 있는 학습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적은 비용을 들여 견본을 만들어보면 빠른 학습을 위한 신속한 실패가 가능해진다. <니모를 찾아서>를 감독한 픽사의 앤드류 스탠튼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구사한 전략은 언제나 같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잘못하는 거죠. 실패하는 걸 두려워하지 맙시다. 가급적 빨리 실패해서 해답을 얻는 게 좋아요."

견본 만들기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를 때도 유용한 전략이다. 소설가 앤 라모트는 좋은 작가란 '형편없는 초고'를 써야 한다고 믿는다. 그녀는 뭐든 좋으니 일단 종이 위에 적어 보라고 권한다. 라모트는 잡지에 음식 평론 기사를 쓰면서 그 같은 접근법을 익혔다. "도입부를 쓰려 했지만 처음부터 끔찍한 문장이 나와서 그것들을 지워버리고 다시 시작해야 했다. 좌절과 근심 때문에 가슴이 납덩이처럼 무거워졌다." 이 경우 '좌절'은 정말 적절한 표현이다. 그녀는 거울을 한 번 보고 숨을 돌린 뒤 다시 의자에 앉았다. "언제나 답은 떠오르기 마련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아무리 마음에 안 들더라도 일단 첫 문장을 적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더 이상 나를 억누르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방법은 효과가 있었다. 다음 날 라모트는 색연필을 들고 초안을 샅샅이 훑어가며 새로운 도입부와 더 나은 맺음말을 찾아냈고 더 나은 글을 완성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모두 처음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처럼 광대한 기회의 장도 근심과 자기 회의의 감옥으로 돌변할 수 있다. 우리가 특정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과 자원, 감정을 투자하지 않는다면, 그 과정에서 잃을 수 있는 것보다 배울 수 있는 것에 더욱 초점을 맞추게 되는 것이다. 견본 만들기는 우리의 사고력을 촉발시키고 인도하며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물론, 실험적 접근법을 연마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아이디어 더하기 피드백



최고의 아이디어와 통찰력을 이끌어내는 실험적 시도를 고취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바로 놀이와 즉흥적 사고에 알맞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존스홉킨스 대학 찰스 림 박사는 연구를 통해 음악가가 화음의 반복에서 즉흥 연주로 전환할 때, 스스로의 행동을 평가하고 검열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두뇌 부위가 사실상 활동을 멈추는 것을 발견했다. 이처럼 즉흥적 수행은 두뇌를 통제에서 해방시켜 대단히 창조적인 상태에 도달하게 한다. 어린아이가 때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면서도 놀라운 창조성을 발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이들의 두뇌는 아직 자기 검열 기능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즉흥 기법을 통해 거의 모든 일터에 만연해 있는 위험 회피의 분위기나 엄격한 절차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와 관련된 핵심적 방법들을 일상적인 업무에서 광범위하게 활용하는 기업으로 픽사를 들 수 있다.

픽사는 창작 전반에 걸쳐 그들이 더하기(Plussing)라고 이름 붙인 기법을 중점 활용한다. 더하기의 요점은 아이디어를 구성하고 개선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비판적인 표현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유머 감각과 장난기가 지속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더하는 것이야말로 픽사가 마법을 부릴 수 있는 비결이다. 픽사의 더하기 기법은 모든 제안을 수용하고 상대방을 돋보이게 한다는 즉흥성의 핵심 원리를 활용한다. 사람들은 특정 아이디어를 완성된 것으로 간주하고 비판을 가하기 보다 그것을 일종의 출발점으로 여기고 수용한 뒤 개선점을 제안한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픽사 본사 복도를 걷다보면 30분도 안 돼 웃음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네 사람이 커다란 중앙 홀을 걸어가다 일제히 푸하하 하고 웃음을 터뜨린다. 스토리 팀의 선임 직원인 밥 피터슨과 그의 동료들이다. 그들은 발작에 가까울 정도로 격렬한 웃음을 터뜨리는데 평범한 직장이라면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기에 속내를 드러내지 말 것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판이한 대조를 이룬다. 많은 연구에서 유머의 집단 내 긍정적 효과를 지적한다. 즉 유머가 응집력을 높이며, 밥 피터슨과 동료들의 경우처럼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촉진하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는데 초점을 맞춘다.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바로 집단의 지도자들이다. 픽사의 존 피터슨의 접근법처럼 훌륭한 유머는 더욱 밀접한 사회적 결합과 상호작용을 저해하는 권력구조를 타파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픽사가 창조하고자 하는 환경이다. 그러한 사내 문화가 정착되어 있는 픽사에서는 다른 회사에 비해 계층적 구조나 지위가 그리 큰 중요성을 발휘하지 못한다. 가볍고 유쾌하며 유머가 넘치는 환경은 미약한 아이디어를 품어 부화시킬 때 큰 도움이 된다. 그 단계에서 모든 아이디어는 약간의 비판에도 취약하며, 심지어 타인의 평가나 자기 검열의 두려움으로 아예 입 밖에 표출되지도 못하고 사라져 버리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작은 실험의 출발점은 바로 상상 속의 가능성이다. 그런 다음 더하기를 통해 기반이 형성되고, 그 위에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완벽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를 단순화하는 축소화 전략



디즈니 콘서트홀은 순풍에 돛을 활짝 편 거대한 범선을 연상시키는 높고 커다란 금속 구조물로 2003년 로스앤젤레스 중심가에 세워졌다. 디즈니 콘서트홀은 맞은 편에 위치한 건물과 대조되어 더욱 부각된다. 맞은 편 건물은 1960년대 풍의 거대한 시멘트 건물인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이다. 누가 봐도 대조적인 두 건물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서로 상반된 입장에서 접근하는 두 가지 방식 접근법에 대한 실례를 제공한다. 월튼 베킷은 기존의 지식과 이미 알려진 해법, 즉 링컨 센터를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의 설계 기반으로 삼았다. 사실 이는 매우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프랭크 게리의 디즈니 콘서트홀 설계는 독특하고 독창적이다.

디즈니 콘서트홀은 게리의 머릿속에서 완전한 모습으로 튀어나오지도 않았고, 커다란 단일 아이디어의 산물도 아니다. 그것은 작은 실험이라는 프로세스를 통해 등장했다. 게리와 그의 팀은 제약의 틀 내에서 작업을 진행시키며 수천 개의 문제점을 구분하고 식별해냈다. 게리의 팀은 최종 설계안이 완성되기까지 최고의 음향 효과를 구현하는 것부터 도시계획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디즈니 가문은 물론 LA 필하모닉과 다른 많은 전문가에게서 피드백을 받았다. 실제로 게리와 그의 팀은 디즈니 콘서트홀이 최종 형태에 도달할 때까지 82개의 시제 모델을 제작했다 "나는 처음부터 자를 대고 멋대로 긋지 않습니다." 게리는 말했다. "디자인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동안 발전하는 것입니다."

콘서트홀의 최고의 음향학적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게리는 음향 전문가와 도요타 야스히사와 귀중한 파트너쉽을 맺었다. 게리는 그와 함께 일하면서 10여 종류의 시제 모델들을 통해 음향 효과를 강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험했다. 초기 단계에서 결정된 중요한 사안은 표준 규격이나 다름없는 상자 모양의 디자인은 채택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게리는 상자가 아니라 포도원 형태의 구조를 선택했다. 청중이 오케스트라를 중심으로 빙 둘러앉을 수 있도록 중앙에 공연 무대가 배치되고 객석들을 중앙에서 방사형으로 뻗어 올라가게 만든 것이다. 이같은 배열은 원형 극장 같은 안락함과 음향효과까지 개선하는 효과를 낳았다. 그들은 1/10 축척으로 만든 82개의 모형을 제작해 작업 진도를 점검했다. 음향 시설에 관한 실험 역시 모형의 축척률에 맞춰 이루어졌다. 객석이 완성된 후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그들의 새로운 무대에 적응하기까지는 4개월이 걸렸다. 반응은 뜨거웠다. "디즈니 콘서트홀의 가장 훌륭한 점은 소리가 살아 있다는 겁니다." LA 필하모닉 지휘자 에사 페카 살로넨이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제대로 질문하기



창조적 통찰력을 달성하고 아이디어를 개발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 중 하나는 이론을 버리고 현실을 경험하는 것이다. 새로운 문제와 아이디어, 필요와 욕구 등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것은 언제나 표면 아래 숨어 있다. 그러므로 세심하게 탐구하고 관찰하며 귀 기울여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을 밑바닥으로부터 끌어올려야 한다. 1974년 무하마드 유누스는 방글라데시 치타공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었다. 그해 극심한 기근이 휩쓸면서 굶주림에 뼈만 앙상하게 남은 사람들이 먹을 것을 찾아 도시로 몰려들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유누스는 이렇게 자문했다. "강의실을 나서면 사람들이 기아로 죽어가고 있는데 내가 아는 복잡한 이론들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2년 후 유누스는 치타공 대학에서 그리 멀지 않은 조브라 마을을 찾았다. 이곳은 그가 '벌레의 시각(worm’s eye)'이라 부르는 관점으로 빈곤에 대한 이해를 흡수하는 현장이었다. "세상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새의 시각(bird’s eye view)'로 내려다보면 교만해지기 쉽다. 우리는 멀리 떨어져 있으면 모든 것이 흐릿하게 보인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유누스는 하루 10시간씩 맨발로 탈곡을 하는 여인들과 시간을 보냈다. 그곳에서 그는 수피야라는 여인을 만났다. 수피야는 22센트에 대나무를 사서 의자를 만들어 파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의자를 만들어 그녀가 얻는 이익을 2센트에 불과했다. 유누스는 충격을 받았다. "나는 대학에서 수백만 달러가 움직이는 이론을 다루는데, 여기서는 고작 몇 푼으로 삶과 죽음이 갈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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