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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해결하는 사람 일에 휘둘리는 사람

이재준 지음 | 리더북스
일을 해결하는 사람 일에 휘둘리는 사람

이재준 지음

리더북스 / 2010년 8월 / 232쪽 / 12,000원




PART 1 모든 일에는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



일은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성과가 나도록 만드는 것이다

현업에서 주어진 일을 관성적으로 처리해서는 수십 년이 지나도 전문가가 될 수 없다. 예전에 필자가 다녔던 직장의 직속 상사는 “겉으로 드러나는 재주보다 기본기를 충실히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는데, 그분이 말한 기본기는 바로 전문성을 뜻했다. 직장에서 중요하게 따지는 것은 업무의 양이 아니다. 얼마나 부가가치가 높은 일을 하는가, 얼마나 난이도가 높은 일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가 하는 업무의 질이다. 누가 해도 금방 배워서 할 수 있는 일, 누가 하든 한 시간이면 끝낼 수 있는 일은 업무의 질이 떨어지는 일이다. 반면에 난이도가 높아서 쉽게 배울 수 없는 일, 누가 하느냐에 따라서 30분이 걸리기도 하고 한나절이 걸리기도 하는 일은 업무의 질이 높은 일이다.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을 우리는 전문가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당신 자리에 동료인 김 팀장을 앉혀 금방 그가 성과를 낸다면 당신은 아주 위험한 상태다. 객관적으로 봐서 누가 당신 자리에 와서 일해도 최소 6개월 이내에 당신만큼 실적을 낼 수 없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 당신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면 회사는 언제든 당신을 교체할 수 있다. 당신은 지금의 자리에 다른 사람을 절대로 앉힐 수 없을 때에만 살아남을 수 있다. 이 분야만큼은 우리나라 어느 회사에 가도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수준, 이것이 당신의 전문성이고 생존력이다. 회사는 무엇이든 조금씩 할 줄 아는 평균적인 사람이 아니라, 특별한 전문가를 요구한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훈련되지 않은 사람은 결국 일자리가 없거나 전문가 밑에서 일하게 될 수밖에 없다. 조직이라는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자기만의 강점을 키워라. 강점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박 대리에게 맡기면 안심이야’라는 말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전문성은 직업인에게는 주력상품에 해당한다. 전문성이라는 튼튼한 기초공사 없이는 결코 사람들에게 신뢰를 줄 수 없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성과 없는 근면성에 냉정하라: 제조기반의 산업에서는 생산성 향상과 같은 능률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었고, 일하는 시간에 충실히 물건을 만들면 되었다. 직장에서 부지런히 일하면 근면성을 인정받았고, 일하는 흉내만 내면서 일을 오래 잡고 있으면 대충 사는 데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지식기반의 사회가 되면서 회사에서 요구하는 생산성의 의미는 크게 바뀌었다. 그냥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이제 별 매력이 없다. 숙련도는 누구나 갖출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인가, ‘어떻게’ 성과를 내는가이다. 남보다 더 많이, 부지런히 일해서 생산량을 증대시키는 것보다, 업무의 질이 중요하고, 투여된 시간이 아닌 효율성이 관건인 시대가 되었다.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일과 여가 시간의 구분이 없다. 실제로 근무 시간만 일하는 사람은 샐러리맨 이상의 지위를 획득하기 어렵다. 지식사회에서는 성과 없이 근면한 사람들은 연봉은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다.

‘헬리콥터 뷰’와 ‘스트리트 뷰’로 전체와 부분을 바라보라

목동이 양 90마리를 몰고 길을 가고 있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강이 나타났다. 다행히 나루터가 있었고, 꽤 큰 배 한 척이 놓여 있었다. 목동은 양을 건너게 해달라고 사공에게 부탁했다. 그러자 사공은 건너는 양의 절반을 삯으로 달라고 요구했다. 목동은 인정머리 없는 그의 처사가 괘씸했다. 잠시 후 머릿속으로 생각을 정리한 목동은 건너는 양의 절반을 사공에게 주기로 하고 양을 배에 태워 강을 건넜다. 그리고 약속한 대로 절반의 양을 주었다. 그런데 사공은 목동의 말에 성을 발끈 냈다. 왜 그랬을까? 목동은 사공에게 이렇게 말했다. “강을 건너는 양의 절반을 달라고 했죠? 저는 60마리만 태웠으니 30마리만 드리면 되는 거 아니오? 당신이 가져갈 30마리는 저기 강 건너에 있지 않소.” 목동은 기지를 발휘했다. 만일 목동이 아무 생각 없이 90마리를 모두 배에 태우고 강을 건넜더라면 사공에게 45마리의 양을 줘야만 했을 것이다.

풀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때는 주어진 조건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그 조건 밖에서 해결책을 찾을 줄 알아야 한다. 원칙을 염두에 두고 밝을 때는 그림자를, 어두울 때는 빛을 볼 수 있는 인식의 전환도 있어야 한다. ‘헬리콥터 뷰’라는 말이 있다. GE사가 인재교육 과정에서 강조하는 말이다. 이것은 헬리콥터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너무 높지도 너무 낮지도 않은 곳에서 전체 지형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런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급변하는 세상에서 자신의 일과 회사의 연관성, 급속한 기술의 진보와 회사의 경쟁력 등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지상의 거리와 인파 속에서 관찰하는 ‘스트리트 뷰’도 필요하다. 그래야 일의 부분 부분을 유기적으로 조직하고 관리할 수 있다.

통념을 뒤집는 비상식적인 시각을 가져라: ‘통념’이란 상식적인 수준에서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하는 관념이다. 통념은 주로 기존의 개념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받아들일 때 생긴다. 통념은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상식은 통념으로 굳어진다. 통념이 생기면 다르게 생각하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회피하고, 상식적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통상적인 생각이나 방식은 창의성을 질식시키지만, 통념에 문제를 제기하면 새로운 개념이 탄생하고 통찰력이 생겨난다. 통찰은 남과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남과 다르게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는 통념을 뒤집고 비상식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특히 ‘아하!’ 하는 쾌재의 경험이 일어날 때 통찰력은 번뜩인다. 통념을 뒤집기 위해서는 우선 당연하다는 생각과 원래 그렇다는 생각에 시비를 걸어야 한다.

말하는 쓰레기통: 독일 베를린은 쓰레기 문제로 골치를 앓았다. 베를린의 환경부 공무원들은 이 문제로 고심했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범칙금을 올리고, 감시단을 증원해 보았지만 별다른 효과를 볼 수 없었다.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 여러 번 회의를 거듭하던 중에 누군가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넣을 때마다 자동으로 돈이 나오는 장치를 설치하면 어떨까요?”

그는 ‘처벌’에서 ‘보상’으로 발상을 전환한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그런데 발상은 좋았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넣을 때마다 돈을 준다면 그 막대한 예산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회의를 주관하던 환경부 책임자는 그 아이디어를 귓등으로 흘려보내지 않았다. 아이디어의 핵심을 머릿속에 넣고 그것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 ‘쓰레기를 길에 버리지 않고 쓰레기통에 버리는 사람에게 보상할 실용적인 방법은 없을까?’ 결국 질문과 고민을 계속한 끝에 ‘말하는 쓰레기통’이 개발되었다. 이 쓰레기통은 안으로 물체가 들어올 때마다 “정말 고마워요” 혹은 “맛있어요”라는 애교 넘치는 음성 안내가 흘러나온다. 쓰레기통에 설치된 센서가 물체를 감지해 음향장치를 자극하고 그러면 미리 입력돼 있는 소리가 나는 것이다. 인사말은 2주마다 새로운 내용으로 바꾸어 식상하지 않게 했다.

‘말하는 쓰레기통’을 설치하고 나자 쓰레기를 버리는 시민들이 너나없이 유쾌해졌고, 도시는 깨끗함을 되찾았다. 베를린은 유럽에서 가장 깨끗한 도시로 손꼽히게 되었다. 베를린에는 ‘말하는 쓰레기통’이 2만 개 이상 설치돼 있다. 이 쓰레기통은 도시 명물로 자리잡으며 관광객들을 베를린으로 끌어들이는 데도 한몫을 단단히 했다. 어떤 문제든 참신한 아이디어와 실용화 능력이 있어야 해결될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순서가 있다. 처음에는 유연한 사고로 틀과 규칙을 허물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런 다음에는 분석적이고 냉철한 사고로 이를 현실화시킬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PART 2 1등도 해본 사람이 하듯 문제 해결도 해본 사람이 한다



문제해결사는 이기고 시작한다

경영자가 가장 신뢰하지 않는 직원은 “최선을 다했지만 잘 안 됐습니다”라는 보고를 하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문제 해결을 지시한 사안에 대해 “지난번 말씀드릴 때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라는 보고를 하면 불호령을 내리기도 한다. “달라진 것이 없는데 왜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며 굳이 보고를 하느냐”고 호통을 친다. 경영자가 막무가내 스타일이라서 그런 게 아니다. 경영자는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당장 지적하여 보여줄 수는 없지만, 분명히 찾을 수 있는 길을 직원들이 못 찾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질책을 하는 이유는 발상이 창의적이지 않고 꼭 이루고 말겠다는 의지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냉혹한 현실에서 승자로 살아남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이기고 시작하는 것이다. 진정한 고수는 질 싸움은 시작도 하지 않는다. 알리는 선수 생활을 은퇴하면서 “나의 승리의 절반은 주먹이었고, 절반은 승리를 확신한 나의 말이었다”라고 했다. 알리는 싸우기도 전에 상대를 제압하는 승리의 언어를 사용했다. 긍정적이고 성취를 확신하는 말을 주로 하는 사람은 그 말대로 성공하는 사람이 되고, 반면에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그 말대로 실패하는 사람이 된다. 곧 우리가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사고가 바뀌고, 행동이 바뀌어 나중에는 그 말이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집요한 실행력: 고정관념의 테두리 속에 갇힌 사람에게는 아무런 문제 해결력도 기대할 수 없다. 현대그룹의 고 정주영 회장은 간단히 개선할 방법이 있는데도 고정관념에 갇혀 그냥 예전 방식대로 아까운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이들을 가장 답답하게 생각했다. 방법을 찾으면 나오게 되어 있는데, 방법이 없다는 것은 방법을 찾으려는 생각을 안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 회장의 생각이었다. 남들은 5년 걸릴 조선소 건설과 선박 건조를 현대가 2년 3개월 만에 해낸 것도 ‘조선소를 지어놓고 난 뒤에 선박 건조를 한다’는 상식의 테두리를 무시하고 정 회장 식으로 추진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장애는 돌파하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비켜가는 버릇이 들면 반드시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에 부딪혔을 때도 비켜갈 궁리만 하게 된다.

우리는 그동안 ‘싸워서 이기자’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그러나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문제해결사는 ‘이겨놓고 싸운다.’ 싸워서 이기는 것과 정신적으로 이겨놓고 싸우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1퍼센트의 가능성으로 100퍼센트를 만들어내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력이다. ‘나는 해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 없이 실력만으로 100퍼센트 성과를 낼 수는 없다. 일이란 팔을 걷어붙이고 우악스럽게 달려들어서 결판을 낸다는 심정으로 하는 것이다. 땀 뻘뻘 흘리면서 뭔가에 홀린 것처럼 죽도록 일하는 시절이 있어야만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능동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 근육이 붙는다. 일을 좀 한다 싶게 하고, 누가 봐도 “저 사람 일 좀 하네”라는 평가를 들으려면, 시키는 일이나 적당히 하면서 하루를 보내서는 안 된다.

PART 3 사소한 것이 문제의 벽을 허문다



문제는 요행으로 풀리지 않는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일 잘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피드백 방법에서 큰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문제 해결 능력이 뒤떨어지는 사람의 피드백 사이클은 눈앞에 주어진 일을 하는 게 고작인 ‘자전거 조업형’이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들여 계획을 세우지 않기 때문에 현장에서 일을 실행할 때 실수가 많고 그로 인해 시간을 낭비하고 야근을 할 수밖에 없다. 업무량이 늘수록 계획과 평가에 충분한 시간을 낼 수 없으므로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지게 된다. 결국 언제나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느라 쩔쩔매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반면에,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 사람의 피드백 사이클은 최소한의 힘으로 일을 해내는 ‘레버리지형’이다. 이런 사람은 일을 하기 전에 예상되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책까지 생각해두므로 실제로 문제에 직면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또한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겨 실수를 저질렀을 때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진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즉, 일을 잘하는 사람은 계획과 반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으므로, 사전 단계에 시간과 에너지를 충분히 할애한다. 그 결과 불필요한 행동을 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일을 진행시켜 나간다. 문제해결 능력이 높은 사람은 적은 노력으로 큰 성과를 올리면서 차곡차곡 경력을 쌓는다.

일 잘하는 사람의 120% 준비하는 습관: 미국의 보잉과 유럽의 에어버스는 오랜 역사와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비행기 제조업체다. 한번은 벨기에 국영항공회사가 대형 여객기를 구입하려고 두 회사를 입찰 대상으로 선정했다. 보잉과 에어버스는 경쟁적으로 최고의 조건을 내걸며 입찰에 참여했다. 업계 전문가들조차 두 회사 모두 완벽한 조건이라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하지만 벨기에는 마지막에 에어버스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미국의 보잉과 유럽의 에어버스 직원들은 계속 야근을 하며 입찰에 이기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다. 그런데 에어버스 입찰 팀에는 유능한 문제 해결사가 있었다. 현지 조사를 하던 그는 벨기에 국영항공회사가 구입할 비행기 중의 일부가 사막에서도 비행을 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사막 비행 조건은 일반 비행 상황과 조금 다르다. 그는 즉각 그 사실을 본사에 보고했다. 비행기의 일부 성능을 사막 비행에 유리하도록 개선하자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에어버스 본사는 그의 의견에 바로 동의했다. 그리고 입찰 문건에 사막 이착륙과 비행을 고려한 특수 상황이 별도로 포함되어 있음을 제시했다. 벨기에 항공사는 그 점을 높이 평가해 에어버스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에어버스 직원이 벨기에의 특수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해도 회사에서 문책받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회사는 그 직원 덕에 막대한 이익을 남길 수 있었다. 이는 완벽한 준비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완벽한 일처리란 근면성뿐 아니라 목표 달성까지 포함된 것으로, ‘준비’의 평가 기준은 100퍼센트가 아닌 120퍼센트이다.

디테일의 힘, 쪼개고 잘라서 관찰하라

사람들은 성공한 이들에 대해 잘못된 선입견을 갖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듯 경영자들은 경영방침이나 호령하고, 굵직한 일만 추진하고, 비즈니스 골프나 치고 씀씀이도 클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실은 시시콜콜하고 자잘한 일까지 확인하고 또 챙기는 것이 경영자들이다. 그들은 대부분 디테일한 곳에도 지극정성을 기울이는 소심쟁이다. 뛰어난 경영자치고 회사의 재무제표에 있는 복잡한 숫자를 외우지 않는 이들을 보지 못했다. 숫자 감각이 있어서 한 번에 기억한 게 아니다. 남 모르게 고민하고 좀 더 좋은 방안을 찾아내려고 애쓰다보니 저절로 외워진 것이다. 밖으로 나타내지 않고 모른 척할 뿐 경영자들은 세세한 부분까지 다 머릿속에 넣고 있다.

디테일이 성과의 질을 결정한다: 필자는 그동안 뛰어난 성과를 낸 경영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는데, 신기하게도 그들에게는 독특한 공통점이 한 가지 있었다. 그것은 일을 할 때 디테일하게 쪼개서 보는 습관이다. 자동차회사 CEO는 테일 램프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할 방법을 찾느라 점심시간이 넘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계적인 명차들의 램프를 책상 위에 한가득 올려놓고 골몰하고 있었다. 또 어떤 경영자는 신제품에 들어갈 부품의 개수가 너무 많다며 직접 조작하여 전기회로도를 바꾸기도 했다. 이런 모습은 큰 조직을 이끄는 최고경영자라고 하기에는 선뜻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큰 조직을 오랜 기간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비결은 유치하리만큼 잘게 따지고 잘라서 보는 그들의 섬세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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