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협상
타니하라 마고토 지음 | 지상사
이기는 협상
타니하라 마고토 지음
지상사 / 2010년 5월 / 209쪽 / 12,000원
제1장 협상의 유형: 유형별 이기지 못하는 경향 분석
협상을 불리하게 만드는 4가지 유형 이 책에서 설명할 성격은 다음 네 가지다.
① 선량한 '소심쟁이'형: 한마디로 착해 빠진 사람이다. 악랄하거나 치사한 방법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생각할 줄도 모른다. 신뢰할 수 있으니 친구로 사귀기에는 좋은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협상에서는 상대방을 지나치게 배려한 나머지 정작 자신에게는 불리한 방향으로 일을 이끌어간다.② 대립을 피하는 '평화주의자'형: 상대방을 배려한다기보다는 남과 대치하는 상황 자체를 싫어하는 유형이다. 만사를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어 하는 '평화주의자'다. 또 싫어하는 일은 금방 잊어버리고 인생을 즐기고자 하는 유형이기도 하나. 그렇기 때문에 대립관계가 발생하면, 그 상황을 빠르고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계속 양보를 한다. 그 결과 협상에서 항상 불리한 상황에 몰리게 되다.③ 남의 말을 쉽게 믿는 '어린아이': 남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그것을 전제로 행동하는 유형이다. 이 유형은 다른 사람이 거짓말을 하리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거나 허세를 부려도 그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결론을 내려, 결국 협상에서 항상 불리한 처지에 놓인다.④ 감정이 쉽게 폭발하는 '막무가내'형: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다. 그런 만큼 자신이 공격을 받는다고 느끼거나 자신의 감정을 자극하는 말을 들으면 바로 머리에 피가 몰리는 유형이다. 쉽게 감정적이 되는 만큼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어 협상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인다.
제2장 이기는 협상: 서툴기 때문에 성과를 올릴 수 있다
이기고 지는 상대적인 개념에 집착하지 않는다
협상에 강해지기 위해서는 우선 협상에서 이기고 진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이 마음가짐이야말로 내가 협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이다. 흔히 협상이라고 하면 바로 이기고 지는 승부를 떠올린다. 그러나 그런 승부에만 집착하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 '이기는 것'말고도 중요한 다른 사실을 깨닫지 못하게 된다.
어느 자동차 대리점에 '무조건 이기자!'를 인생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영업사원이 있었는데, 그는 자신의 직업도 이기고 지는 문제로 파악했다. 또 자신만의 승리 기준도 세워두었으니, 예를 들면 '자동차를 팔았으면 이긴 것'이고, '가격을 깎아줬어도 판매가가 2,000만 원 이상이면 이긴 것'이고, '자동차에 내비게이션까지 옵션으로 끼워 팔았으면 이긴 것'이었다. 어느 날, 한 고객이 이 대리점을 찾아왔다. 이 고객은 이것저것 다양한 기능을 갖춘 자동차보다 단순한 기능에 조작이 쉬운 자동차를 구입하고 싶어 했다. 그런데 이 영업사원은 고객에게 거의 강매하다시피 2,100만 원에 자동차를 판매했다. 내비게이션을 포함해 이런저런 옵션까지 끼워 팔았음은 물론이다.
영업사원 자신이 세운 기준으로 봤을 때 그는 협상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고객의 처지에서 볼 때는 강매당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필요하지도 않은 옵션까지 달고 비싸게 자동차를 구입한 고객은 괘씸한 마음에 이후 다른 사람에게 이 영업사원을 소개하기는커녕, 차를 바꿀 때도 이 영업사원을 찾지 않았다. 이 자동차 대리점에는 이 영업사원말고 또 한 명의 영업사원이 있었다. 두 번째 영업사원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을 영업목표로 삼고 있었지만, 영업을 이기고 지는 문제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는 그저 고객을 만족시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믿었다.
그런 두 번째 영업사원에게 고객이 찾아왔다. 이 고객 역시 되도록 기능이 단순한 차를 구입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다. 두 번째 영업사원은 고객의 요구에 맞춰 최대한 기능이 단순한 자동차를 권했다. 또 고객의 자동차 구입 예산이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내부협의를 거쳐 최대한 싸게 판매가격을 책정했고, 고객에게 1,800만 원에 자동차를 판매했다. 이 두 번째 영업사원은 상사에게 '자동차를 너무 싸게 팔았다'고 핀잔을 들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신도 적은 수수료밖에 얻을 수 없었다.
처음 이야기했던, 강하게 밀고 나가던 영업사원의 기준으로 보자면 두 번째 영업사원은 협상에서 진 것이 된다. 하지만 차를 싸게 구입한 고객은 크게 만족했고, 주위의 아는 사람들에게 두 번째 영업사원을 소개했을 뿐만 아니라, 다음에 자신이 차를 바꿀 때도 이 영업사원을 찾아왔다. 그 영업사원은 소개소개로 찾아온 많은 고객에게 차를 팔았고, 차를 구입한 고객들은 모두 만족해했다. 이런 식으로 두 번째 영업사원은 고객에게 강매를 했던 첫 번째 영업사원보다 몇 배나 많은 수입을 얻었다.
이 두 명의 영업사원 중 누가 '이기고', 누가 '졌다'고 생각하는가? 두 명 중 그 누구도 이기지도 지지도 않았다. 고객에게 강매한 첫 번째 영업사원은 강매를 통해서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기준에서 생각할 때 협상에서 이겼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이후에 고객들이 많이 찾아오질 않아 결과적으로는 적은 수입밖에 얻지 못했어도 말이다. 두 번째 영업사원은 싸게 팔았지만 고객을 만족시켰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많은 수입을 얻었다. 많은 돈을 버는 것이 목표인 두 번째 영업사원 역시 자신의 기준에서 생각할 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단지 그것뿐이다. 두 영업사원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행동을 취한 것뿐이다. 그리고 목적을 달성했다.
협상이란,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끼리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행동하는 과정이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면 돈을 많이 벌기 위해 행동하면 된다. 옆에서 보기에 얻은 것이 적어보여도, 그것으로 자신의 목적을 달성했다면 이미 충분하다. 그런 주관적인 협상의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이기고 진다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협상에서 이기고 진다는 발상 자체를 버려야 한다.
이기고 지는 것을 넘어 실질적인 이득을 챙겨라
올림픽 마라톤에서 메달을 딴 H씨는 이렇게 말했다. "상대방에게 꼭 이겨야 한다는 것은 옆에서 보는 사람의 논리일 뿐이다. 달리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각자의 마음속에 있다. 달리는 사람 각자가 추구하는 결과와 대회의 순위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협상에서도 이기고 진다는 개념은 필요 없다. 이기고 지는 문제를 넘어서 자신에게 가장 이득이 되는 바를 추구하면 된다. 그것이 바로 내가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에게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 그 자리에서 상대방을 압도해 상대방이 모든 것을 양보하도록 할 것인지, 아니면 얻는 이익이 크든 작든 자신이 본래 추구하던 이익을 중시할 것인지, 무엇을 중시할 것인지는 스스로 결정할 일이다.
최근에는 'Win-Win 협상'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Win-Win 협상이란, 쌍방이 모두 만족하고 이기는 협상을 말한다. 방금 전의 이야기를 예로 든다면, 원하던 대로 많은 수입을 얻은 두 번째 영업사원도 이겼고, 원하던 차를 싼 가격에 구입한 고객도 이겼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다. 나는 이런 사고방식에 반대한다. 협상에서는 어디까지나 자신이 원하는 바를 보다 많이 얻어내는 일이 중요하다. 그 과정을 이기고 지는 양자택일의 문제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협상은 각자가 얻어가는 이득의 정도와 각자가 느끼는 만족도에 따라 훨씬 더 다양하고 무한하게 변화한다. 그것을 보면 협상이란 어쩌면 충분하다거나 부족하다는 주관적인 정도의 개념으로 인식하는 것이 더 적당할지 모르겠다.
협상이 이렇게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사고방식은 기가 센 사람에게는 잘 납득이 되질 않는다. 기가 센 사람은 상대방에게 이겼다는 느낌을 받기 원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기고 지는 개념을 버린 협상, 그
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최대한 획득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주관적인 기준에서 만족해하는 협상은 오히려 남을 압도할 기가 부족한, 마음이 약한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협상법이다.
제3장 역전 협상술: 이렇게 하면 역전된다
협상할 때 꼭 알아내야 하는 5가지 알짜 정보
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힘의 역학관계를 파악해 자신의 강한 부분으로 상대의 약한 부분을 공격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해 철저하게 알아야만 한다. 프랑스의 유명한 외교관 카리에르는 "스파이 육성에 쓰는 것이야말로 돈을 가장 적절하고 유용하게 사용하는 방법이다"라고 했을 정도로 정보 수집은 중요한 일이다. 정보 수집은 협상이 시작되기 전은 물론이요, 협상이 시작된 후에도 행해진다. 그중, 협상이 시작된 후의 정보수집 과정에서 상대로부터 반드시 알아내야 할 중요한 정보는 다음 다섯 가지이다.
① 상대방의 요구사항: 내가 상대방의 요구사항을 알고 있다면, 최대한 상대방의 요구를 충족시키면서 나도 최대한의 만족을 얻을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제조사와 자재 납품업자가 협상을 한다고 치자. 제조사 측에서 다른 회사보다 빨리 신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자재를 보다 빨리 납품해달라고 요청했을 때, 납품업자는 자재를 빠른 시일 내에 납품하는 대신 가격을 좀 더 올려서 부를 수 있을 것이다.② 상대방의 장점과 단점: 상대방의 장점과 약점을 안다면, 장점을 무시하고 약점만 철저하게 공략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협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풀어나갈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술력은 높지만 제품 납기가 늦는 거래처와 협상을 한다면, 장점인 높은 기술력은 무시하고, 단점인 납기 지연만을 지적해 자신에게 유리하게 협상을 이끌어갈 수 있다.③ 상대방의 협상기한: 상대방의 협상기한을 알고 있다면, 자신은 협상을 마무리해야 하는 기한을 그 날짜보다 늦게 잡는다. 그리고 상대방의 기한이 임박할 때까지 그저 버티면 된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협상을 5월 15일까지 마무리 짓고 싶어 한다고 하자. 그 정보를 안다면 상대방의 기한 막바지인 5월 14일까지 일체의 양보도 하지 않고 버티면 된다. 상대방이 5월 15일까지 어떻게든 협상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면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서 양보를 해올 것이다.④ 상대방이 양보할 수 있는 한계선(가격): 상대방이 양보할 수 있는 한계선을 미리 알고 있다면 재빨리 그 선에서 타협을 봄으로써 협상을 일찌감치 마무리 지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요구액이 1,500만 원이라면 상대방이 양보할 수 있는 한계는 대충 1,000만 원 정도라고 추측할 수 있다. 이 사실을 안다면 협상을 시작하기 무섭게 재빨리 1,000만 원 근처에서 타협을 봄으로써 협상을 빨리 마무리 지을 수 있다.⑤ 협상이 결렬됐을 때의 대체수단: 상대방이 협상이 결렬됐을 때를 대비해 어떤 대체수단을 준비하고 있는지 안다면, 상대방이 협상에 얼마만큼 집착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 협상에 강하게 집착할수록 움직일 수 있는 입지는 좁아진다. 예를 들어, 상대방 회사는 꼭 우리 회사의 제품만을 사용해야 하는 상태, 즉 우리 회사를 대체할 다른 거래처가 없는 상태라고 하자. 그렇다면 상대방은 어떻게 해서든 협상을 성공시키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상대는 이 협상에 강하게 집착할 것이고, 그럴수록 우리 쪽은 여유를 갖고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 만약 상대방이 우리 회사와 비슷한 수준의 거래처를 몇 군데 갖고 있다면 이 협상이 결렬되어도 다른 회사와 거래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따라서 상대방은 협상에 그다지 집착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쪽도 어느 정도는 양보하면서 협상을 해야 한다.
협상에서는 이 다섯 가지 정보를 얻어내는 일이 중요하다. 물론 이런 정보는 무척 중요한 정보이므로 상대방도 쉽게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이런 정보는 자신이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에는 절대로 얻을 수 없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상대방이 이야기를 해야만 정보의 파편이라도 얻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협상 준비단계에서 협상이 마무리되는 순간까지 이 다섯 가지 정보를 머릿속으로 계속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 다섯 가지 정보를 메모해서 그것을 보며 협상을 이끌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반드시 승리하는 '만약에…' 화법으로 대화를 컨트롤한다
질문은 상대방의 정보를 얻는 데 유용한 기법이다. 여기에서는 협상을 반드시 승리고 이끌어주는 최강의 기법인 '만약에' 화법을 소개한다. '만약에' 화법이란 '만약 OO이라면 어떻겠습니까?'라는 질문 형식으로 상대방의 정보를 이끌어내는 기법이다. 앞의 예에서도 "가격만 적당하다면 이 제품을 구입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좋을까요?"라는 질문을 통해 상대방이 오로지 가격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정보를 이끌어 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자신의 정보는 아직 밝혀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그럼 이제 다음 예를 통해 '만약에' 화법을 이용한 문장과 '만약에' 화법을 이용하지 않은 문장을 비교해보자. "저희 회사에서는 가격을 다른 업체보다 훨씬 싸게 책정했습니다. 그러니 저희 상품음 구입하시겠습니까?" 이 질문으로는 상대방이 왜 거래에 선뜻 응하지 않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상대방은 가격 외에도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어, 가격만이 아니라 다른 문제점으로 트집을 잡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만약에' 화법을 이용하면 자신의 정보는 일체 발설하지 않은 채 상대방의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그러면 자신이 앞으로 전개될 대화를 컨트롤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만약에' 화법은 상대방의 선택권을 옭아매는 효과도 갖고 있다. "만약 가격만 적당하다면 이 제품을 구입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좋을까요?"라고 질문을 했다고 하자. 이 질문에 대해 상대방이 그렇다고 대답하면, 그것은 가격만 만족스럽다면 그 상품을 구입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같은 의미가 된다. 이러게 되면 나중에 서비스나 보증기간 등 제품의 다른 사항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상대방은 그것들을 이유로 다시 협상하기 어려워진다. 이것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일관성의 법칙'을 이용한 기법이다. 이 말은 곧 인간은 일단 자신의 생각을 표명한 경우, 그 표명한 바에 얽매여 그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방금 전의 예를 살펴보면, '가격만 잘 맞으면 구입하겠다'고 말한 이상, 나중에 그 말을 뒤집기 어렵다는 말이다. '만약에' 화법을 사용하면 자신의 정보는 내놓지 않은 채 상대방의 정보를 이끌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특정한 행동 외에는 할 수 없도록 옭아맬 수도 있다. 이 두 가지 효과 덕분에 '만약에' 화법은 협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끄는 최강의 기법이라고 불린다.
제4장 거절의 기술: 말 못하는 사람을 위한 기술
거절하기 위한 6가지 기본 기술
누군가에게 뭔가를 부탁받거나 요구 받았을 때, 그것을 거절하는 일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마음이 약한 사람은 이런 요구를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 특히 상대가 강하게 밀어붙일 때는 더더욱 거절의 말을 하지 못한다. 그것은 내가 요구나 부탁을 거절해서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인간관계에 금이 가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상대방의 요구를 무난하게 거절할 수 있는 몇 가지 기술을 소개하고자 한다.
기술1. 암암리에 승낙의 여지를 남긴다: 상대방의 부탁에 대해 '안 된다'고 대답하는 데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부탁을 거절하는 일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은 거절하는 데 심리적으로 상당한 거부감을 느낀다. 그럴 때는 상대방이 자신의 부탁이 완전히 거절당했다는 인상을 받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즉, 완전히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승낙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뉘앙스를 암암리에 전달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시간의 흐름을 현재와 미래로 쪼개는 방법이다. 그러고는 미래에는 어떨지 몰라도 "지금은 그 부탁을 들어줄 수 없습니다."하고 거절한다. 그래도 승낙의 여지는 남아 있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지금은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불가능하지만, 장래에 조건이 충족된다면 부탁을 들어줄 수 있다'는 인상을 준다. 상대방은 그 말에서 장래의 가능성을 느끼게 되다. 하지만 이 방법을 쓰면 대개는 상대방이 언제 부탁을 들어줄 수 있느냐며 정확한 일시를 요구한다. 그러나 어찌됐든 거절하면 그 뒤로는 간단하다. "현시점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어쨌든 지금은 부탁을 들어드릴 수 없습니다. 나중 일은 또 그때 가서 검토를 해봐야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대답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