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목록
재생목록이 비어 있습니다.
-
-
0:00 0:00
화면 너비 (여백)
좁게
보통
넓게
최대
배경 테마
글꼴
바탕/명조
돋움/고딕
글자 크기
작게
100%
크게
줄 간격
좁게
보통
넓게

잘 풀리는 인생은 스타일이 다르다

신라영, 김석준 지음 | 책이있는마을
잘 풀리는 인생은 스타일이 다르다

신라영, 김석준 지음

책이 있는 마을 / 2010년 4월 / 240쪽 / 12,000원



01 화내지 말자, 그 사람도 아프다



남의 이름을 소중히 여겨라


영국의 한 대학 연구 팀에서 최근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낙농가에서 키우는 젖소에게 이름을 정하고 자주 불러주면 그렇지 않은 젖소보다 우유 생산량이 현저하게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름을 자주 불러준다는 것은 친밀감과 관심의 표현이다. 주인은 젖소의 이름을 불러줌으로써 '나는 너의 수고를 알고 있다'는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고, 그런 관심은 젖소를 분발하게 만드는 에너지로 작용한다. 관심 가져주기는 인간과 동물이 세상과 화합하며 소통하는 데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타인을 이웃으로 만드는 관심 가져주기의 기본이다. 몇 달 전, 처음 만난 상대방 앞에서 본의 아니게 큰 실수를 한 적이 있다. 장소는 어느 식당이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지인이 주선한 자리로 상대방과는 초면임에도 분위기가 부드러웠다. 문제는 너무 마음이 풀어진 바람에 나도 모르게 긴장의 끈을 놓친 것이다. 공교롭게도 상대방은 내가 아는 다른 친구와 성만 다르고 이름이 같았다. 그는 '김 아무개'라고 자기소개를 하며 명함을 내밀었다. 살짝 훑어보니 직책이 홍보 부장이었다. 마침 주문한 음식이 나왔고 나는 명함을 지갑에 넣었다. 그날 식사를 마치고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줄곧 나는 '김 부장'이라고 불러야 할 상대를 '이 부장'으로 잘못 부르는 무례를 저지르고 말았다. 중간에서 누가 귀띔이라도 해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럴 틈조차 없었다. 끝까지 분위기 파악을 못한 나는 동석한 지인이 당황해하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상대방의 성을 계속 틀리게 불렀다. 뒤늦게 실수를 깨달은 것은 집으로 돌아와 그 사람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려던 참이었다. 명함을 꺼내든 순간, 두 시간 남짓 자리를 함께하면서 열 번도 넘게 상대방의 성을 바꿔 부른 사실을 알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진심으로 사과 메일을 보냈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영 석연치 않았다.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닌데 예상 외로 뒷감당이 어렵게 되자 은근히 억울한 기분이 들었다. 이후 몇 차례 통화를 하면서도 여전히 서먹서먹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는 동안, 나는 그가 남의 실수에 관대하지 못한 까칠한 성격을 지닌 사람이라고 단정 짓게 되었다. 그리고는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계속 변명을 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판단이 들었고 그 정도 사과를 했으면 오해를 풀었으리라는 일방적인 생각도 없지 않았다.

되돌아보면 그건 나의 게으름과 오만, 무성의 탓이었다. 그가 완전히 마음을 풀 수 있을 때까지 몇 번이고 사과를 해야 했다. 하지만 달랑 메일 한 통 보내놓고 진심을 알아주기를 기다렸다. 사실 나도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상대방이 성을 바꿔 부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워낙 자주 겪다 보니 한두 번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그런 이유로 내 실수도 쉽게 용납될 줄 알았다. 변명의 여지없이 그때의 내 모습은, 세상 사람이 다 내 맘 같이 않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아이 같았다. 자신의 속마음을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건 자기 자신뿐이다. 자신의 사소한 말실수 하나로 상대방이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당사자는 잘 모를 수도 있다. 자기 잘못에 대해서는 쉽게 용서받기를 원하고 남의 상처는 소홀히 대하는 것은 어린아이 같은 태도로 밖에 볼 수 없다. 아직도 그 일을 생각하면 부끄럽기 짝이 없지만 이제는 재차 사과하는 것조차 무색한 일이 되어버렸다. 만일 당시에 좀 더 적극적으로 상대방의 자존심을 헤아리는 노력을 했더라면 훗날 어디선가 우연히 마주치더라도 떳떳지 못한 기분을 갖게 되진 않을 것이다. 사과를 하는 데 있어 나이가 많고 적음이 문제될 수 없다. 어른이 어린아이에게 실수했더라도 사과는 정식으로, 제대로 해야 한다. 모르고 한 실수라도 뒤늦게 잘못을 깨달으면 진심으로 머리를 숙이는 게 제대로 된 사과다. 상대가 '미안하다'는 말만으로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사과하는 태도에 진심이 담겨 있지 않아서다. "미안하다면 다 해결되는 겁니까?" 만일 사과를 했는데 이 같은 반응이 돌아온다면 다시 한 번 제대로 구체적으로 정중하게 사과하라. 아직 그는 마음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것이다.

현상을 보지말고 마음을 살펴라

얼마 전 법원을 찾아간 한 민원인이 남자 직원이 던진 의자에 머리를 맞아 부상을 당하는 불상사가 있었다. 말다툼이 폭행 사건으로 번진 것이다. 법원은 곧바로 문제를 일으킨 직원을 징계했다지만 우울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자의든 타의든 법원 출입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다. 민형사상의 송사에 얽히거나 위법행위로 인한 각종 벌금 및 과태료를 납부하러 법원에 가는 사람들도 많다. 때문에 법원은 경찰서와 마찬가지로 여간해선 가고 싶지 않은 곳이다. 법원까지 가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면 그만큼 절박하거나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형편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돈이든 권력이든 가진 게 많다면 굳이 법원에 갈 필요가 없지만 수백만 원씩 하는 변호사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사람들은 억울한 일이 생기면 법원이든 경찰서든 직접 발로 뛰어다니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법원에서 직원이 민원인에게 폭력을 행사하게 만든 말다툼의 원인은 무엇일까? 법적인 분쟁이 생겼을 경우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건 누구나 같은 심정이다. 특히 오해나 착오가 생겨 억울한 상황에 몰린 경우라면 어떻게 해서든 무죄를 입증하려고 애쓸 것이다. 이 과정에서 법 상식이 부족한 일반인들로서는 어쩔 수 없이 담당 공무원의 도움에 의지하게 된다. 민원인은 민원실을, 말 그대로 국민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곳이라는 소박한 믿음을 가지고 바라본다.

세상 사는 일이 다 원칙대로 된다면 분쟁이나 시비 따위가 필요없다. 사람들 사이에 다툼이 일어나는 요인 중 하나는 '상대방이 기대를 배반하기 때문'이다. 공무원이라면 당연히 시민의 편의를 위해 도움을 아끼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개중에는 그런 원칙과는 무관한 것처럼 행동하는 이도 있다. 상대방은 속이 타들어가든 말든 고압적인 태도로 이것저것 트집을 잡는다. 민원인들의 물음에 만사가 귀찮다는 듯 건성으로 대꾸하며 질문하는 사람을 바보 취급하는 경우도 있다.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법원 문턱은 높기만 하다.

"흥, 일은 개떡같이 해도 너희는 철밥통이라 이거지?" 민원인들이 공무원과 입씨름이 벌어졌을 때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폭언이다. 공무원도 사람인데 인격을 모욕하는 욕설을 들으면 당연히 감정이 상할 수밖에 없다. 서울 모 지방 법원 민원실에 근무하는 김 실장은 민원인과 마찰로 항상 신경이 곤두서 있는 부하직원들에게 선배로서 역지사지의 해법을 제시한다고 한다. "위법 사실만 보지 말고, 여기까지 와야 했던 그 심경을 헤아려보게. 아무리 험한 말을 들어도 조금은 그를 이해할 수 있을 걸세." 김실장의 말은, 설사 민원인이 말도 안 되는 억지를 쓰더라도 우선 그 기분부터 헤아리라는 것이다.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들면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경기가 안 좋은 때 지출이 생기면 기분이 안 좋을 수밖에 없지 않겠나? 그 원인이 무엇 때문인지 굳이 누가 상기시켜 주지 않아도 본인이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걸세. 지나가다 나무에 머리를 부딪치면 자기 실수로 생긴 일이라도 화가 나는 게 사람 기분 아닌가? 그러니 우리가 민원인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진 못해도 그 무거운 마음만은 이해해주자는 거지." 김 실장의 조언이 먹혀들었는지 민원실 분위기가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다고 한다. 열린 마음으로 다가서면 분쟁이나 마찰을 일으킬 필요가 없다.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했을 때 싸움이 일어난다. 먼저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지면 감정을 억누르고 말고 할 필요가 없다. 억눌린 감정이 없으니 폭발할 일도 없지 않겠는가.

02 불행한 사람들은 문제를 앞서간다



마음의 방향을 밝은 데로 돌려라


우리의 마음속에는 어린아이가 살고 있다. 핑계 대는 아이, 짜증내는 아이, 끝까지 가지도 않고 지레 겁부터 먹는 아이, 오늘만 오늘만 하면서 게으름과 타성에 젖어 사는 무책임하고 불성실한 아이. 그 아이들을 먹여 살리는 것은 우리들 자신이고 그 아이들에게 먹혀버리는 것도 우리들 자신이다. 원래부터 그런 사람이었을까? 초등학생 때만 해도 준비물을 잘못 챙기거나 숙제를 해가지 않으면 큰일 날것처럼 조바심 내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 착하고 성실한 아이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흔히 말하는 성공한 사람, 자기 분야에서 톱이 된 사람들에게도 핑계 대는 아이, 무턱대고 짜증내는 아이였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그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었기에 정상에 올랐다. 당신이나 내가 아직 그 자리에 도달하지 못한 이유는, 우리 안의 못된 습관을 가진 아이들과 결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월요일 아침부터 회사 가는 발걸음이 천근만근이다.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상사 얼굴을 생각하니 머리가 지끈거린다. 남들은 다 물먹었다는 펀드에 투자해서 재미 좀 보았다고 잘난 체하는 동료들은 또 어떤가. 이것도 저것도 보기 싫어 턱하니 사표라도 내고 싶지만 당장 다음 달 월급이 끊기면 홧김에 대책도 없이 긁어댄 신용카드부터 줄줄이 부도날 판국이다. 어쩌다 인생이 요 모양 요 꼴이 되었느냐고 푸념하지 마라. 잘 생각해보면 당신도 괜찮은 인생이다. 보기 싫은 상대가 있다는 건 아직 젊다는 증거다. 당신은 자존심이 강하고 경쟁의식이 뛰어난 사람이다. 그 오기로 자기 일에 승부를 건다면 어떨까? 나를 업신여기고 주눅 들게 만드는 상대방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줄 일을 생각하면 기분이 나아지지 않는가? 오기도 제대로 부리면 열정의 발판이 될 수 있다. "마음은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 보관하는 뇌의 고등 기능이다." 어느 정신 분석학자가 마음에 대해 정의한 글이다. 우리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지고 느끼는 모든 정보는 마음으로 들어가 나름의 처리 과정을 거쳐 하나의 감정을 이룬다. 어떤 사람에게는 즐거운 음악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견디기 힘든 소음으로 받아들여지는 건 음악이라는 정보를 처리하는 데 각자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면서도 정작 자기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일에는 인색하게 구는 경향이 있다. 인생은 마음 가는 대로 따라가는 법이다. 남보다 좋은 조건을 가졌다고 그만큼 행복해지는 건 아니다. 손에 무엇을 쥐고 있든 불평불만이 가득 차 있는 마음에는 행복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아무리 어려운 환경이라도 자존감을 잃지 않는 사람은 행복해질 자격이 있다. 그러나 자존감이 지나치면 고독해진다. 사람은 누구나 있는 그대로 소중한 존재다. 자신은 물론 상대방 또한 함부로 비교하고 평가하지 마라. 내가 나를 사랑하듯 남들도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 타인의 부족함을 이용해 스스로 가치를 높이지 말고, 남의 떡이 커 보여도 스스로 가치를 낮추지 마라.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안다는 것이다. 나쁜 생각은 아직 마음에서 처리되지 않은 나쁜 정보에 불과하다. 불쾌한 이미지가 떠오르거든 그것이 당신의 마음에 자리를 잡기 전에 완전히 삭제하라. 생각이 행복해야 더불어 인생이 즐겁다. 세상에 자신만큼 이기기 어려운 상대가 없다고 하지만, 남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에 비하면 백배천배 쉬운 일이다. 당신의 마음은 온전히 당신 것이다. 밝은 길을 놔두고 어두운 쪽으로 시선을 돌리려는 그 마음의 방향만 제대로 잡고 있으면 된다.

03 실망할 시간이 없다, 움직여라



절망은 내일 해도 늦지 않다


석환에게도 한때는 좋은 시절이 있었다. 학창 시절에는 공부 잘하고 똑똑하다는 평판이 자자했으며 가정에서는 물론 학교에서도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친구들에게도 꽤 인기가 있었다. 그는 서울의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 용의 꼬리는 되기 싫다며 야심차게 사업을 준비했다. 마침 대기업의 간부로 재직하고 있던 친척이 그 기업에 납품을 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는 제안을 해왔고, 그는 그 말을 믿고 자재 공장을 설립했다. 사업은 초창기부터 완전 대박이었다. 그런데 IMF가 닥치면서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하루아침에 모든 게 위태로워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친척이 비리 혐의를 받고 졸지에 회사에서 잘리게 되면서 연줄로 사업을 유지해온 석환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당장에 계약이 전면취소되고 공장에는 갈 곳 없는 쓰레기가 쌓여갔다. 석환은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보려고 애를 썼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그는 결국 갑갑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박에 빠져들었다.

잠시 괴로움을 잊겠다고 도박이나 술의 유혹에 빠져드는 일만큼 쉽게 자신을 망치는 길이 없다. 그 또한 마찬가지로,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걸 잃었다. 주위 친구들도 그의 곁을 떠났다. 그는 난생처음 배고픔이 사람을 얼마나 비열하고 천하게 만드는지를 알게 되었다. 주머니에 동전 한 푼 없는 빈털터리가 된 지 사흘 만에 석환은 무료 급식을 기다리는 노숙자들 틈에 섞여 들었다. 굶어 죽으면 죽었지 절대로 못할 거라고 생각한 일을 한 것이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서로 먼저 왔다고 우기며 앞자리를 차지하려고 다투는 군상들 속에 그가 있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도둑질이라도 하겠구나!' 순간 소름이 확 끼쳤다.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는지 차라리 죽고 싶었다. 석환은 그길로 한강변으로 향했다. 죽으러 가는 사람이 급할 게 뭐 있나 싶어 터덜터덜 걸음을 옮기면서 그는 속으로 온갖 잡생각을 했다. 스치고 사라지는 여러 상념 가운데 유독 한 가지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인라인 스케이트!' 언젠가는 꼭 즐겨보고 싶었던 취미 생활이었다. 학창시절에도 별 관심이 없었는데, 사업 시작하고 한창 바쁠 때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취미 생활이 생겼다. 바로 인라인 스케이트였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차일피일 미루었는데 어쩌다 보니 30대 중반이 되도록 타보기는커녕 구경도 못했다. '하필이면 죽으러 가는 길에 생각날 게 뭐람….'그는 인라인 스케이트말고 또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 하나 둘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그로부터 얼마 후, 석환은 다시 일을 시작했다. 용의 꼬리는 되지 않겠다는 소신대로 새로 사업을 시작했다. 트럭을 몰고 다니며 고속도로 갓길에서 간식거리를 팔았다. 그는 조만간 사업이 잘돼서 돈을 모으면 가장 먼저 인라인스케이트를 구입할 작정이다.

사랑받는 사람들의 1퍼센트 차이

윤아는 모 통신회사 영업소에서 텔레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전공에 맞는 직장을 구할 때까지 한두 달 아르바이트 삼아 시작한 일이 어느새 일 년을 훌쩍 넘겼다. 처음에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 마음 고생이 심했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수입은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직장을 옮길 생각은 없다.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원하는 성과를 얻을 때까지는 열심히 부딪힐 작정이다. 그녀가 뜻밖의 목표를 갖게 된 건 보경이라는 직장 동료 때문이다. 지방대 출신인 보경은 윤아와 비슷한 시기에 입사해 일 년이 지난 지금은 모든 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동기들에 비해 성과급을 많이 받는 것은 물론 사내에서의 평판도 좋았다. 지난 연말 송년회때는 동료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인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텔레마케터의 하루 일과는 고객과의 통화로 시작된다. 인터넷 통신사와 휴대전화 이용자들에게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가입을 권하는 게 주 업무다. 얼굴도 모르는 고객을 전화로 설득하는 것은 보통의 용기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상대방의 얼굴을 볼 수 없으니 오히려 영업이 수월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그 점이 딜레마였다. 제품 홍보를 위해 전화를 걸었다는 용건을 밝히기 무섭게 아침부터 재수 없다는 욕을 얻어먹는 건 기본이고 통신회사 직원이라는 신분을 드러내면 안 들어도 뻔하다는 식으로 대꾸도 없이 전화를 끊어버리기 일쑤였다. 이러한 일로 하루에도 수십 번씩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윤아는 수화기를 드는 것조차 겁이 날 때가 많았다. 이러면서까지 일을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면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나기도 했다.

전문 열람 제한

미가입 상태이므로 요약본의 일부만 제공됩니다.
더 깊이 있는 내일의 통찰력과 지식 에너지를
프리미엄 무제한 이용권으로 충전해 보세요!

멤버십 가입 / 결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