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전에 집을 떠나라
장한맘 지음 | 한스미디어
서른 전에 집을 떠나라
장한맘 지음
한스미디어 / 2010년 3월 / 212쪽 / 12.000원
꿈은 이루어진다참 궁상맞았지만 실속 있던 나의 첫 독립
스물다섯 살 겨울, 드디어 나 혼자만의 공간을 갖게 되었을 때 가구도 몇 개 없는 텅 빈 공간에서 얇은 이불을 덥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오래된 다세대 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바람 소리와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가 생생하게 들려왔고, 춥기도 어지간히 추웠다. 유난히 높은 천장이 아득해 보이기도 했고, 문단속은 잘 됐나, 누가 갑자기 들어오기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도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처음 갖는 나만의 공간에서 맞이하는 첫날밤이 너무 감격스러웠기도 했고, 이 공간을 앞으로 어떻게 채워야 하나 머릿속으로 하나하나 따져보다 보니 어느새 새벽이었다.
8평 남짓한 옥탑방이니만큼 살림살이가 많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라면 박스 4개에 베개와 얇은 이불, 계절 옷과 스탠드, 라디오, 아끼는 책만 담아 가지고 집을 나왔다. 친구의 차에 라면 박스를 옮겨 담고 새집으로 가는 길에 4만 원짜리 플라스틱 서랍장 하나와 전신 거울, 큰 책장 두 개를 구입했다. 마침 몇 개월 동안 회사 근처에서 자취하다 회사를 옮기는 바람에 본가로 들어가기로 한 친구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녀의 집에서 튼튼한 앉은뱅이책상과 미니 냉장고와 행거를 인수받았다.
사는 데 필요한 것들을 모두 갖추고 난 뒤에 해야 할 일은 집을 꾸미는 일이었다. 1년짜리 계약이었지만 처음으로 생긴 나만의 공간인 만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꾸미고 싶었다. 처음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신발 벗어놓는 공간이 있고, 오른쪽으로 화장실, 왼쪽으로 부엌, 부엌 바로 옆으로 작은 방이 있고, 맞은편으로는 옥상과 평상이 있는 구조였다. 방만 콘크리트로 이루어져 있고 부엌과 화장실은 새시로 덧댄 스타일이었는데, 바람이 불면 온통 흔들려대는 창에 다 벗겨져 가는 시트지도 문제였다.
우선 촌스럽지도 요란하지도 않은 무늬의 시트지를 사서 창을 모두 가리고, 시트지와 색이 잘 어울리는 블라인드를 사서 바람을 막았다. 방 창문에 커튼을 달았더니 외풍이 훨씬 덜했다. 자잘한 생활용품 사는 즐거움도 컸다. 향이 좋은 샴푸와 린스를 사고, 화장실 벽과 잘 어울리는 변기 커버를 사고, 새 칫솔과 치약, 비누를 샀다. 비눗갑과 휴지통, 세숫대야, 양치용 컵, 휴지걸이는 당연히 부드러운 분홍색으로 통일시켰다. 두루마리 휴지 대신 우아한 척 크리넥스 티슈를 앉은뱅이책상 옆에 올려놓고는 흐뭇해하던 것도 잊히지 않는다. 싸구려긴 해도 내 돈으로 산 냄비로 김치찌개를 끓이고 새 프라이팬으로 계란 프라이를 하고, 새 밥그릇과 접시에 담아 새 숟가락과 젓가락으로 먹던 첫 저녁식사가 8년이나 지난 지금에도 잊히지 않는다. 이제야 고백하지만 나는 너무 행복해서 밥상머리에서 살짝 눈물을 흘렸더랬다.
경제적 독립은 독립의 가장 기본
독립하면 정말 돈을 많이 쓰게 될까
분당에 사는 후배가 하나 있다. 그녀는 홍대까지 출근하는 데 매일 아침저녁 서너 시간을 소모한다. 게다가 버스에 자리 없을 때가 많아 한 시간 넘게 서서 오다 보니 매일 아침 후줄근하고 피곤해 보인다고 상사한테 잔소리도 많이 듣는다. 야근이 잦아 일주일에 서너 번은 밤에 택시를 타고 퇴근하는데, 택시비가 3, 4만 원 든다. 교통비만으로 한 달에 50만 원이 넘게 드는 것이다. 따라서 그녀가 저금할 수 있는 금액은 2, 30만 원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주로 앉아서 일하는 직종이니만큼 몸무게는 늘어나는 데 운동할 시간이 나지 않는다. 집에 가면 뻗어서 잠자기 일쑤다. 주말에는 만성피로 때문에 하루 종일 잠만 잘 뿐 책을 읽거나 친구들을 만날 시간도 없다.
그런 그녀가 드디어 독립을 했다. 걸어서 출퇴근할 수 있는 월세 30만 원의 오피스텔을 얻은 것이다. 잠을 충분히 잘 수 있으므로 항상 좋은 컨디션으로 일할 수 있게 됐으며 출퇴근시간으로 소모되던 서너 시간을 자기계발할 시간으로 활용하게 된 데가 친구들도 자주 만나고 문화생활을 즐기는 여유도 갖게 되었다. 게다가 당장 월 60만 원짜리 적금을 들었다. 뭐가 더 경제적이고 생산적인 것일까.
확실히 독립하고 나면 돈이 든다. 전기로는 한 달에 1만 원, 수도료도 한 달에 1만 원 정도가 든다. 난방이 필요 없는 여름에는 도시가스비가 7, 8천 원 나오지만 겨울철에는 5만 원에서 많게는 10만 원까지 나온다. 독립하면서 전입신고를 하면 세대주가 되면서 주민세를 내는데 1년에 6천 원 정도 든다. 그나마 전입신고를 하지 않으면 안 내도 되는 돈이다. 인터넷과 케이블 TV를 사용하기 위한 통신료가 한 달에 3만 원 정도, 거기에 관리비가 있다. 빌라나 다세대 주택은 주인집 마음에 따라 관리비를 아예 안 내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한 달에 2만 5천 원씩 내고 있다. 원룸이나 오피스텔은 관리비가 훨씬 비싸다. 10만 원에서 많게는 20만 원까지 내기도 하더라. 거기엔 도시가스비나 수도료, 전기료가 포함된 경우가 많다. 모두 합하면? 적게는 10만 원 내외, 많게는 20만 원 정도가 드는 것이다. 당신의 한 달 월급에 따라 이 생활비는 많기도 하고 적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생활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독립할 수가 없어요" 할 만큼 큰 금액이 아닌 건 확실하다.
물론 독립 초기에는 훨씬 많은 돈이 든다. 혼자 살아갈 때 절대적으로 필요한 가구와 전자제품을 갖추는 데 써야 할 돈이다. 그리고 더불어 생활용품이 필요하다. 샴푸, 린스, 비누, 락스, 세탁세제, 칫솔, 치약, 주방세제, 휴지 등등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무상으로 지원되던 것들을 이제 당신의 돈으로 사서 항시 채워놔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한 명이 쓰기 때문에 한 번 놓고 나면 회전율이 서너 달 이상 간다는 것이다. 게다가 엄마의 취향이 아닌 내 취향대로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갖춰야 할 것들로 대충이라도 밥 해먹고 싶을 때 꼭 필요한 기본양념이 있다. 식용유와 간장, 설탕, 소금, 고춧가루 등. 역시 부모님 집에 항상 있었던 것들이다. 몇 천 원밖에 안 하는데 한꺼번에 사려고 하면 이것 역시 꽤 큰돈이 되더라. 게다가 유통기간이 있어서 얼마 쓰지 않고 버릴 때는 그게 그렇게나 아깝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렇게 다 구입해도 몇 만 원이다. 피자 한 판을 시켜도 2, 3만 원, 친구들이랑 술 한 잔 마셔도 3, 4만 원, 블라우스 한 장을 사도 4, 5만 원인데 인간적이고 따뜻한 밥 한 끼 챙겨 먹기 위해 갖춰야 하는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뭐 그리 비싼 돈일까 싶다.
돈은 무작정 아낀다고 모이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무작정 아끼다 보면 생활의 질은 떨어지고 궁상맞고 찌질해보이기까지 한다. 나는 '절약정신' 보다는 '경제 감각'을 갖추라고 말하고 싶다. 불필요한 수비를 줄이고 한 번을 쓰더라도 정말 나에게 맞고 적합한 소비를 하는 게 필요하다. 또 미래를 내다보며 분명한 목표의식 하에 현명한 절약을 하는 것도 필수다.
억지로 경제 감각을 키우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경제관념이 생기는 건 독립생활의 덤이다. 당장 내 월급에서 생활비가 빠져나가고 한 번 마트에 갈 때마다 주머니가 부쩍 얇아지는 걸 몇 번 겪다 보면 저절로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리게 된다. 아, 그래서 엄마가 매일 돈 없다, 아껴야 한다 했던 거구나, 싶을 것이다. 과도한 생활비에 주머니가 쪼들리고, 인테리어를 바꾸고 싶은데 돈은 없고, 다음에는 더 큰 집으로 이사 가고 싶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생전 들여다보지 않던 신문 경제면에 시선이 가고 재테크에도 저절로 관심이 생긴다.
오롯이 나를 위해 밥을 차리는 기쁨
남이 해주는 밥이 아닌 내가 직접 해먹는 밥이란
사실 독립적인 사람이 된다는 건 얼마나 외롭고 고된 일인지 모른다. 어느 날 문득 눈을 떠보니 출퇴근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아팠다. 덜컥 겁이 났다. 아픈데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아니다. 만약 아파서 경제활동을 못 하는 날이 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내가 일하지 않으면 매달 넣어야 하는 펀드와 적금, 보험료는 밀릴 테고 당장 끼니를 챙겨 먹거나 이 집을 유지할 만한 생활비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나에게는 병원비나 약값을 내줄 보호자도 없다. 그렇다면 나는 당장 빚더미에 오를 것이고 언젠가는 갈 곳 없는 독거노인이 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아찔하고 슬퍼지는 것이다.
서러운 이야기지만 삶은 이런 것이다. 직장생활을 10년 넘게 하다 보면 돈 버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험하고 무섭고 잔인한 곳이다. 조직에 개개인이 희생되는 경우도 있고, 불합리한 것도 꾹 참고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도 있고, 오랫동안 충성을 다하다가 갑자기 '팽' 당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실패할 수 있구나'라고 깨닫기도 하고, 나보다 무능한 사람이 갑자기 세상에서 제일 잘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도 있어야 했다.
그럴 때마다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내가 1인 가정의 가장이라는 책임감 덕분이었다. 누군가 나를 보호해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사람은 좀 더 독해지고 강인해진다. 한껏 나약했을 때는 보이지 않던 길이 어느 순간 보이기도 한다. 좌절하고 망가지고 싶을 때는 나를 믿고 다시 일어나야 한다. 그렇게 일어서면 세상에 두려울 것도 없어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돌아보면 스스로가 대견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잘 견뎌냈다니, 이렇게 나 자신을 잘 챙겼다니, 이렇게도 제자리를 잘 찾아왔다니.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게 되는 일이란 세속적인 기쁨보다 훨씬 크고 더 행복하다. 다른 사람의 손으로 깨끗해진 집이 아닌 내 손으로 깔끔하게 정리한 집을 보는 것, 귀찮음을 이겨내고 나만을 위해 밥을 차려 먹는 기쁨도 마찬가지다.
혼자라서 너무 외로운, 혹은 너무 즐거운
외로움을 이겨나가는 건 각자의 방식
외로움은 불치병이다. 특히 독립을 하고 나면 '이렇게 외로울 바에야 내가 왜 독립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다 외롭다. 열렬히 사랑하는 순간에도 외롭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으면서도 외롭고, 친한 친구들과 왁자지껄하게 떠들면서도 외롭다. 당신만 외로운 게 아니다. 정호승 시인의 말대로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그리고 외로움은 잠시 잠깐이다. 그 시간을 보내고 나면 또 내 곁에 있는 모든 게 새삼스럽다. 이를테면 지인의 다정스러운 말이 얼마나 고마운지 안다거나, 이제는 사랑받기보다는 사랑을 주면서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은 거나, 내 주변을 둘러싼 모든 것들을 꼼꼼히 챙기는 노력이나, 여전히 뭔가 더 배울 수 있을 것 같은 일말의 열정이나, 낯설지만 평화스러운 일상이라든가, 어디서도 긴장을 느끼지 않는 편안함, 혹은 내가 어쩌면 그리 못 살고 있는 게 아니라는 사소한 발견들. 외로움을 벗어나게 되면 비로소 '여자'가 아니라 '사람'이 되는 것 같다. 하루하루 나는 낙낙해지고 소탈해지고 있으며, 더 현명하고 착해지고 싶어진다. 외로움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외로움을 외롭지 않게 느끼며 매일매일 성숙해가는 것이 독립생활이 주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나는 용감하다
혼자 사는 여자는 쉬운 여자?
나야 뭣도 모르는 어린 시절에 독립을 하기도 했고 내 돈 모아서 당당하게 독립한 사실에 자부심도 있었기 때문에 쉽게 내가 독립했다는 사실을 오픈하곤 한다. 그래서 남녀 불문하고 친한 사람들을 집에 부르기를 좋아하고, 애인이 생겨도 빨리 우리 집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사람들, 특히 남자들은 여자가 혼자 산다는 것을 알고 나면 당장 '쉽게' 생각한다. 핑계도 다양하다. 커피 한잔 달라, 화장실 좀 쓰자, 집에서 술 한 잔 더 하자……. 순진한 시절 몇 번 그들의 핑계에 속아 별로 내키지도 않은데 집에 들이면 얼마 안 가 음흉한 속내를 보이는 것이다. "어머, 왜 이러세요?" 하면 "네가 집에 들어와도 된다고 했잖아" 식으로 나온다.
그러니까 혼자 사는 여자가 남자를 집에 한 발짝이라도 들이는 순간, 남자는 '이 여자, 오늘 밤 나를 허락한 거구나'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나는 미처 몰랐던 것이다. 정말 상대방에게 마음이 있어서 집에 초대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여자는 이렇게 집을 꾸미고 사는구나, 이 여자가 이런 취향의 사람이었구나, 이 여자에게 이런 면모도 있었구나." 나의 기대치가 이런 것이었다면 남자들은 다르게 생각하더라. "이 집에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오갔겠어. 나한테도 이렇게 집을 보여준 걸 보면 그동안도 아무나 집에 들였겠군." 혼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애인들과 엄청 싸워야 했고, 한 번 집에 초대했다가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된 남자들도 있었다.
'혼자 사는 여자는 외롭고 고독할 것이다'라는 편견도 만만치 않다. 당장 지저분한 상황을 겪지 않는다 하더라도 내가 혼자 사는 여자라는 사실은 오랫동안 그들의 머릿속에 각인돼 있다가 어느 날 본인들이 지극히 외로운 날 당연히 나 역시 외로울 거라 확신하고 함부로 들이대기도 한다.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다. 정말 이런 오해가 싫다면 절대 집에 남자를 들여서는 안 된다. 혼자 산다는 사실을 밝혀서도 안 되고, 독립했다는 말도 해서는 안 된다.
남자친구를 집에 들이는 몇 가지 조건
남자 친구를 들이는 데도 규칙이 필요하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한 번 집에 남자친구를 들이게 되면, 그때부터는 '가족'처럼 되어버린다. 데이트도 물 건너간다. 남자들은 주말이면 퍼져서 쉬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기 때문에 나의 집은 어느 순간부터 남자의 휴식 공간이 되는 것이다. 처음 몇 번은 신혼살림이라도 차린 것처럼 남자친구에게 맛있는 요리를 해주기도 하고, 남 눈치 보지 않고 평안한 공간에서 밤새 뒹굴기도 하고, 청소도 함께하고, 텔레비전도 보고, 만화책과 군것질거리를 쌓아 놓고 즐기기도 한다.
자, 그렇게 몇 번 집에서 데이트를 즐긴 그 다음은? 남자들은 더 이상 밖에 나가려고 하지 않는다. "네가 해준 밥이 제일 맛있어." "괜히 밖에 나가서 돈 쓰지 말자." "오늘은 몸도 안 좋은데 그냥 이렇게 쉬면 안 될까?" 그럼 우리는 낮잠 자는 남자친구 옆에서 텔레비전 리모컨을 돌리고 있다가 때 되면 밥 차려서 남자친구를 깨워 밥을 먹이게 되어버린다.
혼자 사는 친구들 중에서 이런 부분에 규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친구들이 많다. 모두 이런 시행착오를 여러 번 겪고 체득한 규칙일 것이다. 어떤 친구는 남자친구에게 룸메이트가 있다고 말한단다. 나의 경우 거짓말을 잘 못 하는데다가 혼자 살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공유하기 좋아해서 쉽지 않긴 하지만 "좀 더 같이 있고 싶은데, 친구한테 눈치 보여서 안 되겠다"라고 말하면 아쉬워하면서도 남자친구는 어렵게 발걸음을 돌린다. 또 다른 친구는 "이제 그만 너네 집으로 가"라고 분명하게 말한단다. 야속하게 느끼거나 섭섭하게 여기지 않을 변명도 마련해놔야 한다. "오늘 회사에서 일을 좀 가져왔거든. 주말까지 꼭 해야 하는 일인데, 집중이 필요해." "이따 엄마가 들르시기로 했어." 처음에는 남자친구를 쫓아내는 것 같아 죄책감이 느껴지겠지만 두 사람의 아름다운 사랑을 위해서 꼭 해야만 하는 일이다.
다른 규칙은 집에서 함께할 수 있는 데이트 코스를 개발하는 것. 정말 남자친구와 함께 집에 있는 것이 즐겁다면 텔레비전만 봐서는 안 된다. 두 사람이 함께할 수 있는 닌테도 위를 한다거나, 나란히 앉아 책을 읽는다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거나, 기타 등등 생산적으로 할 수 있는 무언가가 꼭 필요하다.
재테크에 대해 잘 몰라도 좋다
돈을 모으기 위한 기본, 목표와 상식
나는 전세 1500만 원으로 첫 독립을 시작해 1년을 살고, 전세 2500만 원 집에서 3년 8개월을 살고, 전세 6000만 원짜리에서 3년 가까이 살고, 이제 전세 1억짜리 집으로 이사 가려고 준비 중이다. 내가 계약 기간보다 조금씩 오래 살았던 건 집을 옮기기 위해 필요한 돈이 생각보다 안 모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음에 딱 드는 집이 나타나지 않았을 때는 억지로 이사하지 않고 계약을 연장했다. 부동산 중개수수료, 포장 이사비, 도배장판 값, 청소비 같은 게 대충 잡아서 한 100만 원 이상 들기 때문에 정말 마음에 드는 집이 아니라면 계약 기간에 맞춰 억지로 집을 옮길 필요가 없다. '정말 내 집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집이 나타날 때까지는 돈을 계속 모으는 게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