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목록
재생목록이 비어 있습니다.
-
-
0:00 0:00
화면 너비 (여백)
좁게
보통
넓게
최대
배경 테마
글꼴
바탕/명조
돋움/고딕
글자 크기
작게
100%
크게
줄 간격
좁게
보통
넓게

유정아의 서울대 말하기 강의

유정아 지음 | 문학동네
유정아의 서울대 말하기 강의

유정아 지음

문학동네 / 2009년 06월 / 264쪽 / 13,000원





제1장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소통의 마음가짐



말, 제대로 알고 하자

스티븐 스필버그의 는 볼거리가 많은 영화였다. 그 가운데서도 내가 주목했던 부분은 영화의 말미, 먼 미래의 생물체가 A.I.를 발견하고 그 아이와 소통하는 장면이었다. 그 생물체는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 초행성적 존재로 콩나물 대가리처럼 멋없게 생겼지만 소통의 방법 만큼은 정말 멋졌다. 다름 아니라 다른 존재의 뇌파와 직접 연결되어 그 존재가 말하고 싶은 것을 이내 감지하고 그의 필요와 욕구를 들어주는 것이었다. A.I. 소년의 기억 속에 있는 어머니와의 따뜻한 시간에 대한 그리움을 읽어내곤, 그리움을 해소하기 위한 자신의 해결책을 뇌파로 건네주는, 진실한 마음과 마음이 오가는 교류였다. 오늘날 소통의 보편 수단인 말이 미래의 어느 시점, 공기 중에 산산이 흩어져 수단이라는 방편을 벗고 소통이라는 본질만 오롯이 남기고 스러져간 것이었다. 모든 사회구성원이 영화 속 미래의 존재들처럼 말이 필요 없는 사이, 소위 ‘통하는’ 관계가 된다고 생각해보라. 말싸움 구경, 말도 안 되는 얘기를 듣는 재미는 없겠지만, 오해와 실수 없이 모두가 완벽하게 소통하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멋지지 않은가.

말은 수단이며 사람 사이의 소통을 돕는다는 목적을 위해 기능한다. 그러므로 말하기는 마치 ‘쓰기와 읽기’처럼 듣기와 함께 한 세트가 되어야 제대로 말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처한 상황, 마음상태와 내가 하는 말 사이의 괴리, 마찬가지로 상대가 처한 상황, 마음상태와 그가 택한 언어 사이의 괴리, 가장 중요한 또 하나, 나의 언어와 상대의 언어 사이의 간극에서 비롯된다. 여기에서 어려움이 발생하고 오해가 생기며 그것이 쌓이다보면 말하기에 대한 불안이 스멀스멀 피어나고, ‘난 말을 잘 못해’ 혹은 ‘말은 말일 뿐이야’, ‘말은 할수록 손해야’ 등의 생각에 이를 수 있다.

말보다 글을 좋아했던 나는 일기를 포함해 이런저런 글을 쓰곤 했다. 그랬던 시절, 세상에 대한 감정이나 타인에 대한 느낌과 앎의 흔적들을 글로 옮기기 위해 책상에 앉기 전까지 세상과 타인은 그저 뿌옇게 안개 너머 있는 듯 여겨졌다. 내가 무어라 표현하기 전의 세상과 타인은, 심지어 나의 감정과 바람조차도 공중목욕탕의 거울처럼 뿌열 뿐이었다. 그러다가 그 상황과 대상에 대해 무어라 쓰고 나면, ‘이름을 불려지기 전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다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된 그’처럼, 그것은 나에게 하나의 의미가 되곤 하였다. 내게 글쓰기란 수증기로 뿌옇게 된 거울을 손으로 닦아 말갛게 하는 작업이었다. 당시 일기는 친구들과의 수다 대신이었고 타인의 피드백을 받을 수 없는 독백이었지만, 대화 대신 풀어낸 나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입 밖으로, 말로 생각을 내놓지 않으면 자신의 생각이 무엇인지 자신도 확실히 가늠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내가 아는 것을 글로 쓰지 못한다면 진정으로 알았다고 할 수 없고 글로 쓴 것을 쉽게 말할 수 없으면 그 또한 진정으로 안다고 할 수 없다는 게 지금의 내 생각이다.

말이란 대개 다음과 같은 목적을 갖는다. 세상과 관계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상대가 나를 인정함으로써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게 하고, 때로는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하기도 하고,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일을 수행하기 위해, 창조를 위해 소통하는 것이다. 이외에 흔히 사람들이 간과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역할이 있는데, 바로 말하기를 통한 자기 점검이다. 이것은 말을 주고받다가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경험이다. 내가 ‘어떠하다’라고 말하는 순간, ‘내가 진정 그러한가?’라는 자기 점검이 시작되는 것이다. 물론 ‘널 사랑해’라는 말을 뱉고 나서 ‘내가 과연 그를 사랑하는가’라는 점검이 시작되어서도 안 되고 그 점검이 어느 정도 완료된 후에 마음이 벅차오르면서 그 말을 하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때론 내가 한 그 말이 내게 올가미가 되는지 디딤돌이 되는지 판단해봄으로써 내가 말하는 ‘사랑’이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인지 가늠해볼 수 있다. 말은 그래서 경우에 따라 감정을 증폭시키기도, 중단시키기도 하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말의 역할이 또 하나 있다. ‘저의 말하기 불안 증상은 얼굴이 붉어지고 손이 떨리며 눈 맞춤을 못하는 것입니다’라고 자신의 불안을 이야기하고는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그렇다. 명확하지 않았던 무언가를 정확히 개념 정의하고 나서 오히려 덫에 걸리는 경우이다.

결국 말이란 타인에게 나의 마음을 전하고 타인에게 인정받고 함께 일을 도모하거나 놀고 자신을 점검하고, 그래서 자신에게서 해방되는 소통의 수단이다. 영화에서처럼 말은 우주선의 외피처럼 떨어져나가고 ‘띠융 띠융’ 뇌파를 쏘는 것만으로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이 올지는 알 수 없으나, 언제 올지 모를 궁극의 그날을 기다리며 우리는 끊임없이 말을 주고받고 간곡히 나를 전달하고 오해의 폭을 좁히고 현실을 보정하고 진리를 탐구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내가 만약 말하기를 직업으로 삼거나 말에 대해 가르치지 않아 말과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면, 세상은 내게 이만큼 뚜렷하게 다가오지 않았을 것이며 타인들과 즐겁게 지내는 기쁨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나만의 세계에 빠져 세상과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직업을 통해서라도 내가 말문을 트고, 홀로 해낼 수 있는 것보다 더불어 할 수 있는 일이 이 세상엔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내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도 깨닫게 되어 참 다행이란 생각을 한다. 자문해보자. 나는 세상과 타인에게 말을 걸고 싶은가. 그러한 마음과 정성이 부족해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닌가.

말이란? 타인에게 나의 말을 전하고 타인에게 인정받고 함께 일을 도모하거나 만들고 놀고 자신을 점검하고, 그래서 자신에게서 해방되는 소통의 수단이다.

제2장 실전, 말하기 기본



나에게 맞는 말하기 방법을 찾아라

의사소통 능력은 문학적 역량, 운동 능력, 노래나 그림 그리기 같은 특기 등과 달리, 사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우리 인간의 기본적인 정체성을 확립해주고 유지시켜주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그 최소한의 조건이 잘 충족되면 긍정적인 자기 정체성을 가질 수 있다. 나의 경우에도 별들의 혼돈기 같던 청소년기와 대학 시절을 지나 직업을 갖고 의사소통 능력을 계발하면서 세상과 나 자신을 보다 말간 눈으로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발음, 목소리의 역동성, 유창한 말솜씨, 눈 맞춤, 태도, 외양 등의 요소에 유의해야 한다. 이러한 미시적인 부분 외에도 감정이입, 인지복잡성, 창조성, 적응성 같은, 조금 더 추상적이고 거시적인 요소도 의사소통에 영향을 미친다. 타인의 감정을 헤아릴 줄 아는 능력, 세상에 대한 더듬이가 많아 이렇게 저렇게 다양하게 세상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 새로운 아이디어의 샘물이 넘치고 그때그때의 분위기에 적절히 녹아들 수 있는 능력 등은 소통의 저 위쪽, 혹은 저 안쪽에서 말의 내용과 절차의 적절성을 좌우한다. 위에서 언급한 미시적 요소와 거시적 요소의 중간 수준에 위치하는 중범위적 요소가 바로 자기 노출과 위트이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내 생각을 왜 타인과 교류해야 하는지, 왜 묻지도 않은 말에 답해야 하는지에 대해 느끼는 필요성은 사람마다 다른 것이다. 그러나 건강한 자기 노출은 열린 자아로 나아가는 데 건강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할 때 얼마나 눙치고 넘어갈 것인지도 정하기 나름이다. 이러한 거시적, 미시적, 중범위적 요소들을 둘러싸고 사람들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양하고 다기한 말하기 스타일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거시적인 구성 요소들이지만, 이는 미시적인 구성 요소들을 훈련함으로써 도달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들이 나와 있다. 즉, 어느 정도 유전자에 의해 결정될 것이 분명한 창조성, 적응성, 인지복잡성, 감정이입과 같은 거시적 구성 요소들이, 제대로 된 발성으로 ‘ㅏ’, ‘ㅐ’, ‘ㅔ’ 등을 정확히 발음하거나 자신감이 느껴지는 자세와 눈 맞춤을 익히고 유창하게 말하는 훈련을 함으로써 습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늠름한 자세와 제대로 된 소리, 발음 등이 내면의 어떤 싹들을 건드린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말하기 선생인 나는 오늘도 변함없이 각 학생들의 저마다 다른 창조력과 인지복잡성, 감정이입, 적응성 등을 염두에 둔 채, 발성과 발음과 말의 속도와 역동성, 어휘 선택, 주제 선정, 걸어 나오는 동선과 서 있는 자세 등을 살펴주는 것이다.

그러나 교정을 권고한다 할지라도 어디까지나 의견을 제시하고 이런저런 가지를 쳐주는 것일 뿐, 내 생각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앞서 말했듯,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이러저러한 것들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기준을 정해 제시하기는 힘들다. 유창한 말솜씨, 정확한 발음과 힘 있는 목소리, 안정감 있는 자세, 적당한 말의 속도와 어조 변화, 자신 있는 태도와 눈 맞춤, 유연한 제스처 등 흔히 우리가 훌륭한 화자의 특질이라 여기는 능력들은 화자가 이를 제대로 체화하고 자연스럽게 표출할 때 빛을 발하는 것이다. 생각이나 내용보다 말재주가 앞서 화려한 언변이 허망하게 느껴지는 경우, 이와 대조적으로 진땀을 흘리고 눈도 제대로 못 맞추지만 말하는 사람의 진심이 느껴지는 경우를 비교해보자. 누구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겠는가. 어떤 기준에 근거해 누가 말을 잘한다고 판단하겠는가.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하기 방법을 찾고, 생각과 감정을 잘 담아내며, 때와 장소에 걸맞게 말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최종 목표이다.

제3장 말하기 맞춤 강의1. 정보 스피치와 설득 스피치



최고의 설득은 나의 진정

설득이란 청자의 태도, 신념, 가치, 행동 등을 변화시키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이다. 설득을 위한 말하기의 구조를 살펴보자. 청자가 믿고 수용하고 행하길 바라는 논제인 화자의 주장, 이를 지지하는 증거자료인 근거, 주장과 근거 간의 지지 관계라 할 수 있는 보장, 이 세 가지 구조로 설득은 이루어진다.

목소리를 높여 주장만 한다고 해서 누군가를 설득할 수 없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증거자료나 가치관 등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근거가 주장을 잘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즉 증거가 주장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청중은 다른 근거를 제공하도록 요청할 것이다. 그러지 않는 한, 청중은 설득되지 않을 것이다. 얕은 수의 오류에 속지 않는 현명한 청자라면 말이다. 논증의 기본 요소인 주장과 근거 간의 탄탄하고 긴밀한 연관 관계를 통해 다른 사람을 잘 설득해보자. 타인의 주장을 듣다보면 근거로 제시되는 것들이 실은 주장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설득의 방향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화자가 제안한 행동을 수행함으로써 태도, 신념, 가치의 수용을 나타내는 채택, 어떤 행동을 끝냄으로써 주장을 수용하는 중지, 어떤 일을 막거나 하지 않음으로써 화자의 의견을 수용하는 저지와 방지, 어떤 일을 계속 유지함으로써 화자의 뜻을 수용하는 지속이 그것이다. 예를 들어, 대운하 건설 계획의 채택, 햇볕정책의 중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저지, 그리고 공기업 민영화 지속 등의 주장에 들어 있는 방향을 생각해보자. 생각해보면 단순하고 쉬운 구분인데, 내가 하려는 설득이 위에서 언급한 설득의 네 가지 방향 중 어디에 해당되는지 한번 생각해볼 것을 권장한다. 그렇게 하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명료해지기 때문이다.

내가 설득하고자 하는 주제가 사실의 문제인지 가치의 문제인지, 혹은 정책의 문제인지를 구분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은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설득하고자 하는지, ‘북한은 핵을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가치의 문제를 설득하고자 하는지, 아니면 ‘북한 핵 보유를 막으려면 우리의 대북정책은 어떠해야 한다’라는 정책 문제를 설득하고자 하는지에 따라, 설득의 차원과 근거는 달라질 것이다.

설득을 위해 말하기에 앞서 세 가지를 자문해보자. 첫째, 내가 청중에게 윤리적 책임감을 느끼는가. 둘째, 내 주장의 윤리성을 공적(公的)으로 변호할 수 있는가. 셋째, 이 주장이 나의 인성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가. 설득 스피치를 구성할 때 정보 스피치 설계에서 설명했던 유형을 다소 변형해 사용하는 경우를 먼저 제시해보겠다.① 범주적 설계를 여러 가지 설득의 이유에 각각 적용하여 근거에 대한 범주화로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 ② 비교적 설계는 정책이나 행동 변화를 수반했을 경우 얻어지는 이점을 그렇지 않은 경우나 다른 경우와 비교하여 제시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 ③ 시간적 설계는 정책의 계획을 세부적, 단계적으로 소개하면서 정책의 입안을 주장하는 데 적절히 이용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설득 스피치만의 특화된 설계는 다음과 같다.

④ 문제와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문제-해결의 설계는 청중이 문제를 인식하게 한 후 자신이 제시하는 해결책이 어떻게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설계이다. ⑤ 동기화된 시간적 설계는 문제-해결 설계를 조금 세분화해 변형한 것이다. 주의집중→ 변화의 필요 제시→ 해결책으로 필요 충족→ 변화의 결과 시각화→ 행동 촉구 등의 순서로 설계한다. ⑥ 반박의 설계는 상대방이 펼치는 논리의 취약점과 비일관성을 드러냄으로써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상대가 제시하는 논제와 증거를 확실하게 꿰뚫고 있지 않으면 거꾸로 논박당하기 쉽다.

청자의 행동이 변화하기를 진정으로 바라는가? 그녀의 사랑을 얻고 싶은가? 그들의 한 표를 구하는가? 장난감을 팔고 싶은가? 그렇다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진심으로 공을 들여야만 한다. 먼저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야 사랑과 표를 얻고 장난감을 팔 수 있는 것이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마음을 구하지 않는 사랑이나 표를 팔기 위한 설득에 우리는 절대 넘어가선 안 되는 것이다.

설득 스피치에 앞서 자문해보자! 내가 청중에게 윤리적 책임감을 느끼는가. 내 주장의 윤리성을 공적(公的)으로 변호할 수 있는가. 이 주장이 나의 인성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가.

제4장 말하기 맞춤 강의 2. 일대일 대화



모두가 대화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청자와 화자의 역할이 계속해서 바뀌는 것이 대화의 특징이다. 스피치와 같은 일방적인 말하기에서는 이러한 역할 변동이 없다. 화자는 화자이고 청자는 청자인 것이다. 대화는 이러한 역할의 순환과 분담이 원활히 이루어질 때 물 흐르듯 편안하게 흘러갈 수 있다. 대화가 지속되려면 일방적으로 계속 말하거나 묵묵히 듣고 있어선 안 된다. 적절한 순간에 말하기를 멈추고 상대에게 말할 기회를 넘겨야 할 때가 있는 한편, 상대방의 말을 듣고 있다가 적절하게 바통을 넘겨받기도 해야 한다. 이러한 주고받기가 원활하지 않았던 때를 상기해보라. 자기만 계속해서 말하는 사람, 혹은 대꾸해야 할 타이밍에 아무 반응이 없는 사람, 이제는 자신이 말하겠다는 제스처도 없이 상대의 말을 끊는 사람 등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하면 함께 대화를 하고 싶어지지 않는다.

나는 타인들이 함께 대화하고 싶어하는 사람인가, 대화를 기피하는 인물인가. 어떤 사람과는 대화가 마치 훌륭한 음악 연주처럼 매끄러운데, 어떤 사람과는 1분이 10년같이 길고 힘들다. 대개 타인에게 기쁨과 만족을 주는 대화자는 대화에서 화자와 청자의 역할이 순환되어야 한다는 점을 아주 잘 인식하고 있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대화에서 적당한 역할 전환의 시점은 어느 때인가. 대화 참여자의 신호인 화자의 큐와 청자의 큐를 잘 읽어 말을 얼마나 적절히 넘기고 이어받느냐가 대화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관건이다. 이 ‘큐’를 제대로 알고 있으면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게 된다. 그러나 반대로 큐를 잘못 읽고 끼어들거나 적당한 순간에 말을 잇지 못하면 버릇없는 사람으로 인식되거나 짜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전문 열람 제한

미가입 상태이므로 요약본의 일부만 제공됩니다.
더 깊이 있는 내일의 통찰력과 지식 에너지를
프리미엄 무제한 이용권으로 충전해 보세요!

멤버십 가입 / 결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