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10 10 텐 텐 텐 인생이 달라지는 선택의 법칙
수지 웰치 지음 | 북하우스
10 10 10(텐 텐 텐 인생이 달라지는 선택의 법칙)
수지 웰치 지음
북하우스 / 2009년 7월 / 336쪽 / 13,800원
프롤로그1996년 2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하와이에 갔던 것은 보험회사 임원 총회에서 경영의 역사에 대해 강연을 하면 약간의 강연료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을 맡길 수 없었던 나는 다섯 살, 여섯 살배기들을 데리고 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와이행 비행기에서부터 문제는 생겼다. 비행 내내 멀미를 해대는 딸 소피아와, 극성엄마를 둔 덕에 광선피부염에 걸려버린 아들 로스코, 그리고 우는 아이에게 얼음팩을 해주며 달래주던 나는 그날 저녁 고객행사에 늦게 도착하고 말았다. 파티장에서의 나를 제대로 봤다면 호텔방에는 끙끙 앓는 아이들을 둔 채로 내일 아침 강연까지 해야 하는 절박한 여자일 뿐이었다. 몇 시간 후 파티가 끝나자 나는 아이들에게 달려갔고, 우리는 셋 다 시차에도, 서로에게도 적응하지 못한 채 밤을 꼴딱 샜다.
다음날 아홉 시가 되자 나는 아이들을 호텔에서 운영하는 훌라댄스 캠프로 보내놓고 청중들에게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한 장 한 장 넘기며 밥값은 했노라고 자위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 강연이 끝날 무렵 문득 강연장 뒤편을 보니 훌라 스커트 차림을 한 로스코와 소피아가 나를 잡으러 온 것이다. 나는 예정된 질의응답도 하지 않고 후다닥 강연을 마무리하고는 아이들을 막으려고 강연장 뒤쪽으로 몸을 날렸다. 아이들이 나를 보자마자 얼마나 애절하게 내 다리를 껴안았는지, 그리고 이 장면을 목격한 보험회사 임원들이 얼마나 황당한 표정을 지었는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이제와 생각하면 그때 곧장 가방을 싸고 집으로 돌아갔어야 했지만, 모든 걸 다 해낼 수 있다는 정신으로 무장한 나는 24시간을 더 있기로 했다.
나는 스쿠버다이빙을 해서 아이들이 지쳐 떨어지면 얼른 재워놓고 고객사에서 주최하는 루아우 파티에 참석해 마지막 노력을 다 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로스코가 바닷물을 질색하며 비명을 지를 것을 예상하지 못했고, 루아우 파티가 새벽까지 가는지도 몰랐다. 동이 틀 무렵 나는 결코 누구를 매료시키고 말고 할 상태가 아니었다. 심지어 머리를 테이블에 얹고 깜박 잠이 들기도 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고객사 임원 부인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나를 내려다보며 냉소가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워킹맘들이란!" 기진맥진한 채로 객실로 돌아와 나는 잠시 정신줄을 놓았든지 한 것 같다. 나는 중얼거렸다.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겠어." 내게 그 순간은 삶을 재발견하고 거듭나는 순간이었고 이제 우리가 함께 떠날 여정의 출발점이기도 했다. 그것이 바로 10-10-10이었다.
1장. 좀더 쉽게 결정할 순 없을까 - 생활 속의 10-10-10솔직히 10-10-10이 탄생한 순간에는 그것이 무엇인지 나도 정확히 몰랐다. 단지 뭔가 새롭고 다르며 획기적으로 나은 의사결정의 원칙을(불안정하게나마) 손에 쥔 기분이었다. 그날 아침 하와이의 발코니에서 생각한 것은 내 인생을 되찾기 위해서는 결국 의사결정을 다른 방식으로, 좀더 적극적으로 하면 되리라는 생각이었다. 즉 즉각적인 결과와 가까운 미래의 결과, 또 먼 미래의 결과를 차근차근 고려해서 결정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모든 10-10-10의 절차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즉 모든 10-10-10은 자신의 딜레마, 위기, 문제 등을 의문문의 형태로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직장을 그만둘 것인가? 뒷마당은 좋지만 지붕이 새는 집을 구입할 것인가? 아들을 한 학년 더 다니게 해야 할까? 이 사람을 계속 만나야 할까? 아니면 관계를 정리해야 하나? 실제 해보니 10-10-10은 잘 만들어진 질문에서 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복잡한 문제들은 으레 주변의 크고 작은 다른 문제들과 함께 얽혀 있기 마련이고, 고민하다보면 문제의 핵심을 잃고 샛길로 빠지거나 지엽적인 문제에 정신이 팔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10-10-10은 그 모든 문제의 기저에 당신이 진정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데서 시작하게 된다.
10-10-10의 다음 단계는 데이터 수집이다. 이 과정은 머릿속으로 해도 되고 컴퓨터로 작업을 해도 되고 펜과 종이를 이용하거나 친구나 배우자와 대화로 풀어도 된다. 첫 번째 단계에서 질문이 결정되었다면 이번 단계에서 '요구'하는 단 한 가지는 당신이 다음 질문에 솔직하고 철저하게 대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각의 선택들이 10분 후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10개월 후에는? 10년 후에는? 첫 번째 10은 원래 '바로 지금'을 뜻한다. 두 번째 10은 가까운 미래로, 당신의 결정에 대한 초기 반응은 사라졌지만 그 결과가 계속해서 여파를 미치는 시간대이다. 세 번째 10은 먼 미래로서, 너무 멀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이 완전히 모호한 시간대이다. 10-10-10의 마지막 단계는 분석이다. 이 단계는 지금까지 수집한 모든 정보를 내면 깊숙이 간직해온 자신의 믿음, 목표, 꿈, 욕구와 같은 가치관과 비교해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10-10-10의 이 단계에서는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다. "지금 내게 가능한 선택들과 각각의 결과들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을 토대로 했을 때, 어떤 결정이 내가 원하는 삶을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10-10-10으로 얻는 해결책이다.
2장. 우리는 왜 직감만으로 선택할까 - 본능과 10-10-10열린 귀로 듣기 : 폴라에게는 별명이 '후퍼'인 고등학교 1학년짜리 둘째 아들이 있었는데, 항상 '착한 아들'이었던 후퍼의 성적표에 폴라는 경악했다. 성적표에는 C와 D 투성이었고, 학교측 얘기로는 후퍼가 갑자기 '벼랑에서 떨어진 듯' 태도가 확 변했다는 것이다. 후퍼는 자기를 미워하는 수학 선생이 밉다고 했다. 또한 농구팀에 선발되지 못한 것은 자신의 기분이 저조한 것과 아무 상관이 없으며 전학을 가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후퍼의 수학 선생은 폴라를 만난 지 1분도 안되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댁의 아드님은 우울증입니다. 병원에 데려가야 합니다. 아마 우울증약 처방이 필요한 듯합니다." 폴라는 이 선생님의 저돌적인 태도에 격분하여 돌아왔다. 후퍼를 잘 알지도 못하는 주제에 그런 심한 말을 하다니!
우울한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방학이 끝났는데 후퍼가 등교를 거부했다. 할 수 없이 폴라가 근처 카톨릭 학교를 알아보고 있을 때 친구가 10-10-10 분석을 해보라고 권했다. 폴라는 자신의 딜레마를 이렇게 표현했다. "후퍼가 전학을 가야 하는가?" 10분 후의 그림을 상상하니 후퍼를 비탄의 근원에서 빼냄으로써 온 가족이 앓던 이를 뽑은 듯 시원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10개월 후 시나리오는 이보다 더 혼란스러웠다. 바로 수학 선생의 의견 때문이었다. 만일 후퍼가 우울증같은 더 큰 문제가 있고 쉽게 고칠 수 없는 병에 시달리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를 고민해보았다. 그렇게 되자 폴라는 아무리 불편한 진실이라도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지 않고는 후퍼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소아과 의사에게 추천을 받아 심리학자와 상담 약속을 잡았다. 결국 후퍼가 우울증 진단을 받자 폴라는 안도하고 감사함을 느꼈다고 한다. 10-10-10은 여러 가정들을 시험해보고, 근원을 차별하지 않고 다양한 옵션들을 다 고려할 것을 강조하기 때문에 폴라는 마음의 문을 열고 자신이 무시하고 싶었던 사람의 정보도 고려할 수 있었다. 무시하고 싶어도 절차상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3장.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뭘까 - 가치관과 10-10-10가치관을 찾아드립니다 : 나는 지난 몇 년간 10-10-10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다녔는데 자신의 가치관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았다. 다행히 10-10-10의 과정 자체가 자신의 가치관을 찾아내는 효과적인 촉매가 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출신의 재키 메이저스라는 여성은 2006년에 10-10-10에 대한 기사가 《오, 디 오프라 매거진》에 실린 후에, 그런 경험을 했다고 내게 편지를 했다. 재키의 문제는 오래전부터 쌓여온 것이지만 여덟 살짜리 딸 레아가 숙제를 보여주며 불거져 나왔다. 그 숙제는 가족 구성원에 대한 전기를 쓴 것이었는데, 재키가 기업의 부사장으로 일주일에 60시간을 일하는 동안, 자신을 돌보아준 할머니에 대해서는 네 문단이나 썼다. 또한 선생님이던 아버지에 대해서는 페이지 가득 칭찬이 철철 넘쳤다. 그러나 재키에 대한 페이지는 이렇게 적고 있었다. "엄마는 출장을 자주 간다. 출장이 없을 때면 엄마는 생일파티 계획을 짠다."
그날 밤 아이들이 잠든 후 재키는 눈물을 삼켰다. 직장을 그만두어야 할까, 아니면 이런 고통을 해소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있을까 생각했다. 생각이 너무 얽히자 재키는 갑자기 서류가방에 있던 10-10-10 기사가 생각이 났다. 재키는 한 시간이 넘게 종이에 적어가며 자신이 택할 수 있는 대안들과 그 선택의 결과들이 무엇인지 정리하려고 애썼다. 그녀는 새 종이를 꺼내 '가치들'이라고 꼭대기에 적자마자 글이 술술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매일 아침 딸들을 내 손으로 깨우고 내 손으로 재우고 싶다. 나는 돈만 좇아가는 삶이 더 이상 싫다. 20년 전에 내가 꿈꾸던 삶은 이런 것이 아니다. 나는 여전히 일하고 싶다. 타고난 천성이다. 하지만 일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사는 집이 너무 마음에 든다. 나는 내 월급의 액수로 평가받고 싶지 않다.'
재키는 그날 밤 이후 6개월에 걸쳐 후임자를 키우고 회사를 떠나기 위한 준비를 했다. 그리고 근무시간이 좀더 유연한 새 일자리를 찾았다. 회사를 떠나기 일주일 전, 그녀는 슬라이드를 준비해서 부하직원들에게 10-10-10의 결정을 설명했다. "그 사람들에게 이것이 임의적인 결정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어요. 내 가치관에 의거한 결정이었으니까요." 요즘 그녀는 집 근처에 있는 비영리단체에서 일주일에 40시간쯤 일하고 있다. 이제는 자신이 직접 딸들의 아침 저녁을 챙겨주고, 딸의 소프트볼 게임을 7회 말까지 구경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재키의 삶이 이제 완벽하다는 것은 아니다. 새 직장으로 옮기면서 봉급이 깎였고 그 바람에 가족들이 즐기던 것 중 못하게 된 것도 생겼다. 그리고 그녀는 때로는 경영자 시절의 도전의식과 빠르게 돌아가는 삶의 속도가 그립기도 하다고 했다. 하지만 옛날로 돌아갈 것인가? 절대 아니다. 최소한 이제는 자기 영혼을 되찾았고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4장. 함께할까 헤어질까 - 사랑과 10-10-10딸이자 아내인 삶 : 1987년에 낸시와 칼이 만났을 때 그녀는 서른여섯 살이었고, 한 번의 이혼과 한 번의 사별 경력이 있는 의료기록 담당자로 첫 번째 결혼에서 십대 아들을 두고 있었다. 고집스럽게 독립심이 강했던 낸시는 남자를 또 만나면 인생을 망칠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동갑인 칼은 이혼의 충격에서 회복 중이었는데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은 다시는 결혼하지 않을 평생 독신남이라고 선언하고 다녔다. 하지만 집 근처 술집에서 벌어진 다트 경기에서 우연히 낸시를 소개받고 칼은 얼른 마음을 바꾸었고, 첫 데이트를 한 지 2주 만에 낸시에게 청혼했다. 그들의 첫 12년의 결혼생활은 축복 그 자체였다. 낸시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결혼을 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다가 이 부부의 아래층에 살던 낸시의 어머니 버지니아가 치매를 수반한 파킨슨씨병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두 사람은 힘든 간병에 육체적으로 정서적으로 심하게 마모되기 시작했다. 기나긴 5년이 흐르고 나서, 낸시는 결국 내키지 않지만 어머니를 시설에 보내기로 했다. 그러나 죄책감 때문에 매일 일이 끝나면 어머니를 방문하려고 했다. 당연하게도 이러한 일정으로 인해 낸시는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지쳐갔다. 칼은 인내심을 발휘했지만 둘의 관계는 서로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낸시는 어머니를 방문한 후 좌절감에 울며 차를 몰고 집에 돌아오던 중에 전에 읽었던 10-10-10에 대한 글을 기억해냈다. 몇 시간 후에 두 사람은 마주 앉아서 10-10-10으로 과연 낸시가 매일 어머니를 방문하는 것을 계속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았다.
두 사람의 첫 10분에 대한 결론은 신속했지만 명암이 엇갈리는 그림이었다. "나는 기분이 나쁘기도 하고 좋기도 할 거야." 낸시는 칼에게 탄식을 하며 말했다. "나는 죄책감이 들지도 모른다는 게 너무 두려워.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금은 숨 쉬기조차 힘들어. 뭔가 대안이 필요해. 너무 지쳤거든. 당신이 너무 그리워 칼." "나도 당신이 너무 그리워, 여보." 칼이 말을 받았다. "낸시, 당신은 57년 동안 정말 완벽한 딸이었어." "10개월 후라면 다른 가족들도 조금 더 자주 방문할 수 있을 거야. 오겠다고들 했거든. 그리고 다른 가족들이 엄마를 더 자주 방문해준다면 내가 좀 덜 갈 수도 있고. 그렇다면 우리 인생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낸시는 희망에 차 이야기했다. 하지만 낸시는 아직도 무엇인가 꺼림칙해서 칼에게 제안했다. "10년 후를 생각해보자.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 나는 딸로서 도리를 다했다고 느끼고 싶어. 나는 '글쎄, 엄마가 나를 정말로 필요로 하기 전까지는 괜찮은 딸이었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건 싫거든." 칼은 낸시가 침묵 속에 한동안 골똘히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 그러자 그녀가 칼을 놀라게 했다.
낸시는 자신의 생각을 소리 내어 말했다. 10년 후엔 과거를 돌아보며 '나는 엄마한테 잘했어' 뿐만이 아니라 '나는 남편한테 잘했어'라고 생각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낸시는 갑작스럽게 확신에 차서 말했다. "당신을 사랑해 칼. 당신이 곧 내 인생이야. 내가 왜 나 자신을 딸로서만 생각했는지 모르겠어. 아내이기도 한데." 다음날 낸시는 어머니를 만나러 가지 않았다. 그 후로도 사흘 동안 어머니를 방문하지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낸시가 어머니를 찾았을 때 낸시의 어머니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대했다. 얼마 전에 나는 낸시와 통화를 했는데, 주위에서 들리는 활발한 이야깃소리에 이 부부의 삶이 진정으로 제자리를 되찾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 추측이 맞느냐고 묻자 낸시가 대답했다. "그때는 두 사람의 결혼생활이 뒷전이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아요." 그리고 그 생각을 마무리하듯 그녀는 애정 어린 웃음을 터뜨렸다.
5장. 당장 그만둘까 좀더 버텨볼까 - 직장과 10-10-10가상의 컨설턴트 : 직장에서는 10-10-10이 두 가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첫째, 10-10-10은 채용이나 승진, 예산배정과 같은 복잡한 관리, 전략, 운영에 관한 결정을 도울 수 있다. 둘째로 10-10-10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관리하거나 훈련시키고 조언을 해줄 때도 유용하다. 두 경우 모두 10-10-10은 건설적인 토론을 할 수 있는 틀을 제시해주고 상충하는 가치와 의제들을 짚어볼 수 있는 공통의 언어를 제공한다. 내 경험을 비추어보면 10-10-10이 직장에서 유용한 것은 그것이 일에서 부딪히는 문제의 핵심을 찌르기 때문이다. 당신이 어떤 직책에서 어떤 일을 하건 일의 성격과는 무관하게 모든 의사결정이란 시점의 현재인지, 가까운 미래인지, 아니면 먼 미래인지에 따라 상반된 요구사항에 부딪히게 되어 있다. 모든 결정은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기 때문에, 각기 다른 시간대에 따라 나올 수 있는 결과를 면밀히 평가해봐야 한다. 이런 중요한 순간 10-10-10은 가상의 컨설턴트로서 정보를 수집하고, 가설을 시험하고, 가능한 선택을 파악해내고, 그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결과를 탐색하게 한다.
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10-10-10이 훌륭한 컨설턴트 역할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목표는 사훈에 따라 '경영관행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사를 싣는 것이다. 간혹 유명한 하버드대 교수가 독선적이고 완성도 떨어지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자신의 원고를 한 줄도 손대지 않고 실어줄 것을 종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느 날 동료들과 나는 바로 그런 시나리오와 씨름하게 되었다. 문제의 기고자는 하버드에서 이름을 날리는 교수인데, 여기서는 일단 햄튼 교수라고 하자. 이 교수는 자신이 과거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썼던 글을 재탕해서는 우리가 수년간 지양하고자 했던 어려운 학술용어로 가득 찬 원고를 보내왔다. 동료 중 하나가 하루 종일 햄튼 교수와 대화로 풀어보려 했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 "이 문제를 10-10-10으로 풀어보면 어때요? 질문은 간단하지요? 과연 햄튼의 글을 실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