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만 열면 호감가는 사람 사고치는 사람
게리 시겔 지음 | 명진출판
입만 열면 호감가는 사람 사고치는 사람
게리 시겔 지음
명진출판 / 2009년 4월 / 248쪽 / 12,000원
Part 1 내 입이 발목을 잡을 때
입을 열기 전에 '두 번' 생각하라대화의 달인들은 먼저 상대방의 말을 듣고 신중하게 반응하며 모든 단어 선택에 주의를 기울인다. 때론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는 것이 상대방을 짜증나게 만들 수 있으나, 그들은 최소한 나중에 후회할 말은 하지 않는다. 즉 그들은 말이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말하기 전에 머릿속에서 하고 싶은 말을 다듬는 것이다. 후회할 말을 입 밖으로 꺼내기 전에 다음 사항을 고려하라.
① 누구에게 말하고 있는가?: 영화과를 졸업한 조엘은 얼마 전에 유명 감독 밑에서 인턴으로 일할 기회를 얻었는데, 그는 조언이 필요하다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꺼냈다. "감독님 집에 물건을 전달하러 방문한 적이 있어요. 감독님이 물건을 받으려고 나왔는데, 옆에 확실히 나이가 더 들어 보이는 여자 분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어머님이시죠?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으며 '내 여자친구야'라고 말하는 거예요. 아무리 멍청해도 그렇지 그런 실수를 하다니! 감독님이 당장 절 잘라버릴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국 제 생각이 맞았어요. 이튿날 아침에 출근했더니 음성 메시지를 남겼더라고요. 악의는 없었겠지만 한 번만 더 자기 가족이나 친구한테 멍청한 짓을 했다간 할리우드에 발붙일 생각하지 말라고요." 모든 사람이 조엘처럼 '악의 없는 실수'를 저지르지만, 그 실수가 당신의 인상을 결정짓는다. 다행이 조엘을 고용한 감독은 미숙한 청년의 실수로 받아넘겼지만 언제나 그런 행운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② 모르는 사실은 없는가?: 앞선 사례에서 조엘은 감독으로부터 여자친구를 소개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옳았는데, 아무리 어려운 대화도 먼저 기본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넘어가면 잘못된 가정에서 비롯된 치명적인 실수를 피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회사에서 일하는 잭의 사례를 살펴보자. 잭은 자신이 해고될지 모른다는 소문을 듣고 며칠 동안 속을 끓였다. 그는 자신에게 직접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몰래 회의를 열어 자신의 뒤통수를 치려는 상사의 태도를 참을 수 없었다. 잭은 상사 사무실로 들어가 이유도 물어보지 않고 다짜고짜 이렇게 말했다. "등 뒤에서 나에 대해서 나쁜 말들이 오가는 것 같은데, 사실을 알고 싶군요. 날 자를 겁니까? 만약 그렇다면 소송을 걸 거예요. 알겠어요?"
놀랍게도 잭처럼 무턱대고 상사에게 대드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면 잭이 취할 수 있었던 다른 대응법은 무엇일까? 결론을 내리기 전에 잭이 가장 먼저 해야 했던 일은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다. 사실 잭이 실제로 한 행동은 앞에서 나온 내용과 조금 달랐다. 그는 소문을 듣고 밤새 고민하다가 다음날 아침 상사의 사무실로 찾아가 대화를 나누었다.
잭 : 어제 제가 해고당할지 모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사실입니까? / 상사 : 자네는 지난주부터 보고서를 올리지 않았어. 며칠 동안 어디 갔는지 보이지도 않았고 말이야. 그러니 근무의욕이 없다고 볼 수밖에. / 잭 : 보고서는 지난주에 프레드한테 제출했습니다. 그가 안 받았다고 합니까? / 상사 : 프레드는 지난주에 그만뒀네. / 잭 : 저는 몰랐습니다. 보고서는 프레드 책상에 있을 겁니다. 확인해볼까요? / 상사 : 아냐, 그럴 필요 없네. 앨리한테 인수인계를 시켰는데 제대로 안 한 모양이군.
잭이 여기서부터 상사가 알아서 하도록 가만있었다면 일자리를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억울한 일을 당했다는 생각에 순간적인 흥분을 억누르지 못했다.
잭 : 잘 알아보지도 않고 제가 보고서를 올리지 않았다고 생각하다니요. 정말 너무하십니다. 이 회사 돌아가는 꼴이 그래요! 윗사람들이 제대로 확인을 안 하니까 이런 일들이 생기는 겁니다. 지금까지 제가 이런 회사에서 버틴 게 용하다고요!
잭은 애초에 경영진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을 생각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의 목표는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잭은 얼떨결에 상사와 회사를 비판했다. 상사는 잭에게 일단 집에 돌아가서 흥분을 가라앉히라고 말했다. 일주일 후 잭이 상사로부터 받은 이메일에는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물론 현재 일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경우는 없었다. 당신이라면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는 잭을 부하직원으로 두겠는가?
③ 어떤 결과를 원하는가?: 잭 캔필드가 쓴 『성공의 법칙』을 보면 E(사건) + R(대응) = O(결과)라는 공식이 나온다. 즉 어떤 사건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정해진다는 뜻이다. 잭의 경우에는 두 가지 결과가 가능했는데, 하나는 상사에게 한바탕 욕을 퍼붓고 일자리를 잃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상사에게 문제를 해결해주어서 고맙다고 말하고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잭은 입을 열기 전에 먼저 원하는 결과를 정해야 했다.
④ 말해야 할 올바른 내용은 무엇인가?: 마틴은 가구 제작회사의 영업과장인데, 어느 날 그가 매장에서 고객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있을 때 영업직원들이 복도에서 크게 웃으며 떠들었다. 그는 복도로 얼굴을 내밀어 조용히 하라고 버럭 소리를 지른 후 다시 고객과 대화를 계속했다. 이것만 놓고 보면 마틴은 크게 잘못한 것이 없다. 그러나 그는 영업직원들이 방금 만 달러짜리 계약 성사를 축하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또한 영업직원들이 자신의 위압적인 태도를 싫어한다는 사실도 몰랐다. 직원들은 사무실로 들어가서 마틴을 욕하기 시작했다. 마침 마틴과 만나기 위해 사무실에 앉아 있던 설치기사 빌은 그가 저기압이라는 영업직원들의 말을 듣고 자리를 피해버렸다. 문제는 그날 급히 가구를 설치해야 할 고객이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마틴은 아무 때나 험한 말을 하는 버릇 때문에 뜻하지 않게 고객을 놓쳤다. 그렇다면 그가 했어야 할 올바른 말은 무엇일까?
마틴 : 어이! 무슨 일 있어? / 영업직원들 : 막 트루디가 큰 계약을 하나 따내서 축하하는 중이에요. / 마틴 : 그거 잘 됐군. 근데 지금 고객과 얘기하는 중이니까 잠시만 조용히 해줘.
이렇게 상황이 진행되었다면 모든 일이 잘 풀렸을 것이다. 마틴은 두 가지 결과를 원했다. 하나는 방해받지 않고 고객과 대화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영업직원들의 근무 자세를 바로잡는 것이었는데, 원하는 결과가 두 가지 이상일 때는 명확히 대응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마틴이 두 가지 목표를 다 이룰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동시에 이루려고 하지 말았어야 했다. 즉 두 가지 이슈는 분리하여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충 설명하면 앞서 예로 든 바람직한 상황처럼 일단 직원들이 떠들지 못하게 한 다음 고객을 배웅하고, 그 후 직원들의 근무 자세를 지적해야 했다.
머릿속 목소리를 주도하라조는 한 회사 로비에서 중요한 면접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잡지를 읽는 척하면서 곁눈질로 다른 지원자들을 살폈다. 모두 자기보다 용모가 단정했고 입고 있는 옷도 비싸 보였다. 반면 조는 후줄근한 옷차림에 점심으로 마늘이 들어간 샌드위치를 먹었다. '꼴 좋다. 행색도 다른 사람보다 떨어지는데, 입 냄새까지 나다니. 모든 게 엉망이야'라는 생각이 조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잠시 후 비서가 나오더니 다른 지원자들과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었다. "정말 준비를 잘했네요"라는 소리가 들렸다. 조가 아무래도 가망이 없다는 생각에 빠져 있을 때, 비서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조는 힘없이 면접실로 들어갔다. 면접관은 면접을 보느라 지쳤는지 피곤한 얼굴로 의자에 기대어 있었다. 조는 '난 안중에도 없군. 이건 시간 낭비야. 대충 끝내고 다른 일자리나 알아보는 게 좋겠어'라고 생각했다.
조는 면접실로 들어서면서 섣부른 결론을 내렸고 머릿속을 차지한 부정적인 생각이 말과 행동에 악영향을 미쳤다. 설령 조가 충분히 합격할 수 있는 자격과 실력을 갖추었다 해도 스스로 부적격자라 생각한다면 그런 생각은 은연중에 외부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만약 조가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면접에 합격해 열심히 일하는 미래를 그렸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내면의 소리가 훨씬 긍정적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자기계발의 대가 앤소니 로빈스는 "절대적인 확신을 가지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어떤 일'에는 다른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믿는 일도 포함된다. 부정적인 태도를 바꾸려면 분명한 목표의식을 갖고 확고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감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행동을 부른다.
Part 2 눈이 입 위에 있는 이유
입을 움직이기 전에 눈을 움직여라가전회사의 영업이사 조엘은 실적달성을 축하하는 회식 중 우수사원에 지명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메리에게 소감 발표를 시켰다. 메리는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라 마지못해 앞으로 나섰고, 너무 긴장한 나머지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몇 마디만 하고 서둘러 자리로 돌아왔다. 동석했던 조엘의 아내는 남편의 옆구리를 찌르며 쓸데없는 짓을 했다고 타박했고, 조엘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오히려 왜 그러느냐고 따졌다. 다음날 메리는 아프다며 출근을 하지 않았다. 친한 동료들이 전화를 걸어보니 그녀는 너무 창피해서 다시는 회사에 나가지 못하겠다며 울먹였다. 사람들은 굳이 메리에게 내키지 않는 일을 시킬 필요가 없었다고 조엘을 나무랐지만, 그는 사람들의 반응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조엘은 자신의 시각에서 호의를 베풀었다. 하지만 조엘의 호의가 메리에겐 고역이었다. 메리는 조엘의 둔감한 태도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었고, 조엘 역시 메리에게 뜻하지 않게 창피와 수모를 안긴 대가로 직원들 사이에서 나쁜 평판을 얻고 말았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엘은 메리의 성격에 맞게 보다 조심스런 방식으로 접근해야 했다. 가령 그는 사전에 메리를 만나서 이렇게 말할 수 있었다. "메리, 사람들 앞에서 하는 소감 발표가 불편하다는 건 이해해. 하지만 이번에 우수사원으로 뽑혔으니 간단하게 몇 마디 정도만 했으면 하는데 어때?" 이처럼 메리의 성격을 인정하고 충분한 배려를 했더라면 메리도 잘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람의 성향을 아래 그림처럼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사색가 유형의 사람들은 모든 문제를 철저하게 따지고 사실을 중시하는 완벽주의자들이다. 반면 지나치게 완벽을 기하다가 마감기한을 넘기기도 한다. 그리고 그들은 말실수를 잘 하지 않지만, 입을 굳게 다물고 상대방을 답답하게 만드는 일이 많다. 이러한 세심한 사색가들을 상대할 때는 사전에 대화시간을 충분히 잡고 그들이 사소한 실수조차 민감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길 바란다. 사교가들은 사람을 좋아하고 항상 떠들썩하며 자리에 맞게 꾸미기도 좋아하는데, 사교가들과 대화할 때는 열린 몸짓으로 실컷 웃고 흥미를 표현하며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중재자 유형의 사람들은 다정하고 협조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예민하고 우유부단하며 감정을 억누르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중재자들을 대할 때는 편하고 자연스럽게 대하고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또 그들은 상황 파악에 뛰어나기 때문에 팀 내부에 의사소통과 관련한 문제가 생겼을 때 조정 역할을 맡기면 효과적이다. 감독자 유형의 사람들은 진지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며 직접적인 접근법을 선호한다. 게다가 미적대는 것은 참지 못한다. 따라서 그들을 상대할 때는 분명한 의제를 제시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야 한다.
앞서 언급한 사례에서 메리의 신중한 성향은 조엘의 직설적인 성향과 상충하지만, 각자의 업무와는 잘 맞는다. 즉 메리는 세심하게 정보를 분석하는 데 뛰어나고, 조엘은 고객을 상대로 제품을 홍보하고 영업부를 이끄는 데 뛰어나다. 이처럼 조직에는 기능별로 다양한 성향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업은 다양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로 경영진을 구성한다. 예로 사장이 감독자 유형이라면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사교가 유형의 부사장이 보좌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몸으로 하는 대화한번은 우편함에서 우편물을 꺼내다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과 마주친 적이 있는데, 그는 나를 보더니 "매일 인상 쓰고 다니는 무서운 분이시네"라고 말했다. 처음 말을 나누는 사람한테 무서운 사람이라는 말을 들으니 황당했다. 그는 당황스러워하는 내 표정에 아랑곳없이 계속 말했다. "가끔 당신이 지나가는 걸 봤어요. 볼 때마다 누굴 잡아먹기라도 할 듯이 인상을 쓰고 다니더라고요." "이봐요, 난 세상에서 제일 성격 좋은 사람이에요." "그래요? 내가 잘못 본 모양이네. 사실 오래 전부터 인사는 하고 싶었는데 괜찮은 사람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말을 해보니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죠?" 그는 웃으며 내게 악수를 청했고 우리는 잠시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첫인상은 불과 몇 초 안에 결정된다. 허나 그 여운은 아주 오래 간다. 앞서 소개한 이웃은 평소 내 표정을 보고 나쁜 인상을 받았고 그 때문에 내게 먼저 인사를 건네지 않았다고 했다. 나는 처음 마주친 이후 몇 번 더 그와 대화를 나누고서야 내가 남긴 나쁜 첫인상을 지울 수 있었다. 그렇다면 대화를 할 때 불필요한 몸짓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잘못된 인상을 주는 몸짓을 삼가고 상대방에게 편안한 모습으로 비치려면 다음 사항들을 유의해라.
① 미소 : 항상 웃고 다니면 실없이 보일지 모르지만, 처음 사람을 만날 때 밝은 표정을 지으면 격의 없고 따뜻한 인상을 준다. ② 열린 자세 : 열린 자세는 진지하게 대화에 임한다는 느낌을 준다. 팔짱을 끼지 말고 가슴을 펴라. ③ 접촉 : 악수를 할 때 다른 손으로 상대방의 팔을 잡는 것은 친밀감을 높이는 효과를 준다. 하지만 신체 접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반응을 잘 살펴야 한다. ④ 시선 : 눈을 마주치는 것은 친근감을 조성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⑤ 고객 끄덕임 : 고개를 끄덕이는 것은 상대방의 말을 듣고 있으며, 더 많은 말을 듣고 싶다는 표시이다. ⑥ 팔 동작 : 팔 동작은 필요할 때 효과적으로 써야 한다. 지나치게 빠르고 혼란스런 팔 동작은 말을 전달하는 데 오히려 방해만 된다. ⑦ 다리 움직임 : 다리를 떠는 것은 어느 자리에서나 나쁜 버릇이다. 또 남성은 여성과 대화할 때 다리를 모아라. 다리를 벌리고 앉은 모습은 여성에게 불쾌한 인상을 준다.
Part 3 명품 입을 가질 것인가, 저렴한 입을 가질 것인가
입만 열면 사고치는 사람한 번은 비행기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 대화하다 어떤 일을 하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그는 지구물리학을 한다고 하더니 생전 처음 듣는 용어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내가 지구물리학에 조금이라도 관련 지식을 갖고 있었다면 흥미로웠을지 모르지만, 사실 난 그의 말을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런데도 그는 얘기를 그칠 줄 몰랐다. 나중에 비행기가 착륙할 즈음에 이르러서는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누구나 한 번씩은 이와 비슷한 일을 겪었을 것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낯선 주제에 대해 대화하는 일이 쉽진 않지만, 내게 비법을 묻는다면 '기억에 남게 하라'고 대답하고 싶다. 댄 히스(Dan Heath)가 쓴『기억에 남는 대화』에 나오는 인상적인 대화를 나누기 위한 6가지 방법을 활용하면, 지구물리학자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① 쉽게 말한다: 저는 미래에도 마실 물을 확보하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② 예상 밖의 사실을 언급한다: 사실 일반에 알려진 것보다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해요. ③ 분명한 주제를 정한다: 일반인들도 물 부족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④ 신뢰할 수 있는 내용을 말한다 : 많은 동료 연구자들이 50년 안에 담수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어요. ⑤ 감정을 싣는다: 마실 물이 사라지면 엄청난 비극이 발생할 거예요. ⑥ 적절한 사례를 든다: 사실 지금도 사우디아라비아의 담수화 시설을 보고 오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