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목록
재생목록이 비어 있습니다.
-
-
0:00 0:00
화면 너비 (여백)
좁게
보통
넓게
최대
배경 테마
글꼴
바탕/명조
돋움/고딕
글자 크기
작게
100%
크게
줄 간격
좁게
보통
넓게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지음 | 고즈윈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

구본형 변화연구소 지음

고즈윈 / 2008년 3월 / 262쪽 / 12,800원

1. 산맥 타기 - 생애 분석을 통한 강점 발견법



과거를 되돌아보면 희미하게 떠오르는 기억도 있고 선명하게 떠오르는 기억도 있다. 생생하게 살아나는 기억 중에는 눈부시게 빛나는 장면도 있고, 지워버리고만 싶은 어두운 장면도 있다. 이 장면들을 연결해 보면 삶이 상승과 하강의 연속임을 알게 된다. 그 장면들이 각각 어떤 의미를 담고 있든지 간에 그 모든 경험이 모여 나를 이룬 것이다. 산맥 타기를 통한 강점 발견법은 자신의 인생을 연대기처럼 넓게 펼쳐 봄으로써 그 안에 담겨 있는 강점과 기질 그리고 욕구를 파악하게 해줄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삶은 영원한 골짜기도, 영원한 봉우리도 없는 오르내리기의 연속임을 깨닫게 해줄 것이다. 고저 없이 이어지는 능선들. 그러한 주기는 서로의 존재를 위한 존재 조건으로 엮여 있다. 이 끝없는 오르내림! 그 자체가 인생인 것이다.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

2004년, 나는 서른일곱이었다. 그해에 나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겠다고 결심했다. 가슴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더는 이렇게 살 수 없어!'라는 외침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서울의 한 지역에서 정신과 의원을 운영하는 개원 의사였다. 개원 3년차였던 일상은 단조롭기 그지없었다. '오늘은 환자를 몇 명 보았는가?'만 되묻고 살았을 뿐, 일에서 얻는 보람이나 의미를 놓쳐버린 지 오래였다. 습관처럼 약물을 처방했고 형식적으로 상담을 하였다. 일에서 재미가 없으면 일 밖에서 '낙'을 찾는 법. 하지만 일이 고달프다는 느낌에 짓눌려서일까? 어떤 즐거움도 오래 가지 않았다.



그런 형벌에서 나를 구해준 것은 큰아이였다. 걸음걸이가 조금 늦은 큰아이는 15개월이 되어서 걷기 시작했다. 아마 겁이 많아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두렵다고 해서 성장의 과제를 포기하는 아이란 없다. 아이의 삶은 도전과 재도전의 연속이었다. 아이가 스스로 세상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순간, 나 자신이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는 것처럼 기뻤다. 그리고 이내 마음속에서 이런 질문이 터져 나왔다. '나는 성장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내 성장은 끝난 것일까?' 자꾸 질문은 번져 나갔다. '계속 이렇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어떻게든 답을 해야 했다. 나는 결국 피하는 삶이 아니라 원하는 삶을 살겠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닻을 내리지 않고 항구에 머물러 있는 배처럼 마음은 수시로 흔들렸다. 새로운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몰랐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은 알았지만 내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명확하게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도 잘 알지 못했다. 새삼 나 자신한테 집중해야 함을 느꼈다. 문제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욕망과 강점에 초점을 맞추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망과 강점이 만나는 지점을 찾아라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원하는 일이 있더라도 그 일을 잘할 수 있는 재능이 부족하다는 것 역시 끔찍한 일이다. 노력하면 되는 일만큼이나 노력만으로 안 되는 일이 많은 것이 인생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될 때까지 해보자는 의지만 앞세우며 채찍질을 가한다. 하지만 삶에서 성공은 결코 '소망의 힘'만으로 얻어지는 게 아니다. 성공하는 삶의 진정한 비밀은 소망과 본성이 만나는 곳에 있다. 즉, 자신의 독특함에 기반을 둔 소망에 노력이 더해질 때 삶은 피어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려는 것! 잘할 수 없는 것을 잘하려는 것! 그와 같은 헛된 노력은 우리 삶을 피우지도 못한 채 꺾어버린다.



탐험 그 후

나는 지금 상담을 하는 정신과 의사이자 멘탈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다. 구분이 쉽지 않지만 정신과 의사는 정신적 고통과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하고, 멘탈 트레이너는 정신적 능력을 훈련하고 향상하는 일을 한다. 일종의 투잡을 하고 있는 나를 스스로는 '멘탈 코치'라고 부른다. 내 꿈은 가정과 학교와 기업에서 우리 마음을 좀더 손쉽게 훈련하는 방법을 계발하고 보급하는 것이다. 21세기에는 생활체육처럼 생활정신훈련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계발, 심리학, 정신의학 등 인간의 정신 향상에 관련된 분야의 전문가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일은 내 능력을 넘어선 일이다. 하지만 혼자 힘으로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기초를 닦는 것은 나의 강점과 욕구에 잘 부합되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는 이 일을 통해 즐거움과 의미를 모두 맛보고 있다.

2. DNA 코드 발견 - 가족이라는 거울에 비춰 나를 들여다보기



부전자전! 오늘의 나를 이루는 것은 출생의 비밀과 무관하지 않다. 어른이 된 어느 날, 그토록 싫어했던 부모의 한 단면을 내가 그대로 대물림 하고 있음을 깨달을 때가 있다. 스펀지에 잉크가 스며들 듯 그렇게 부모의 모습을 닮아가는 것이다. 내 유전자 코드에 녹아 있는 부모의 기질적 특성을 이해할 때 비로소 우리는 자아의 보이지 않는 부분을 맞추어 낼 수 있다. 가족이라는 거울을 통해 자신이 지닌 기질과 강점을 명확하게 발견할 수 있다.



삶이 말을 걸어올 때

IMF 구제금융 한파를 맞아 나라 전체가 추위에 떨던 1999년 겨울, 나는 통영에서 버스를 타고 대전에 있는 학교로 돌아오고 있었다. 5시간 반 동안 버스를 타고 달려야 했기에 작고 낡은 커튼을 치고 잠을 청했다. 전날에도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느라 밤을 새웠기에 잠은 무엇보다 달콤했다. 버스가 휴게소에 도착하여 깼을 때, 한껏 기지개를 펴며 눈을 뜨려 하니 눈이 잘 떠지지 않았다. 눈을 부비니 가시가 찌르듯 따가웠다. 손끝에 부드럽고 촉촉한 얇은 각막이 느껴졌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 있었다. 혹시 꿈이 아닐까?' 한동안 멍하게 앉아 있다가 눈이 아주 희미한 윤곽만을 잡아내는 것을 발견했다. 꿈이 아니구나! 달리는 버스 안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복잡하게 얽혔다.



의사는 눈살을 찌푸리며 내가 곧 실명할 것이라 했다. 다급하게 내가 외쳤다. "잠시만요! 무슨 말씀이세요. 어제까지만 해도 잘 보였다고요! 어떻게 갑자기 이런 일이 일어난단 말이에요?" 의사의 말인즉 어떤 이유로 안압이 높아져 정상인의 세 배 가까이에 이르렀고, 그로 인해 안구에서 뇌로 향하는 시신경이 심각하게 손상되었다고 했다. 이미 시신경이 90 퍼센트 이상 손상되었으니 녹내장이라 불리는 이 병이 진행되어도 벌써 한참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다음날 부모님과 함께 큰 병원 두 곳을 방문했다. 의사들은 부모님에게 거만한 표정으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아드님, 곧 실명하실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부모님은 허망한 표정으로 연거푸 한숨을 쉬기만 했다.



그렇게 여섯 달, 슬픔을 껴안고 지내야 했다. 군데군데 뿌옇게 변해 버린 세상 속에서 나는 삶을 조금씩 포기해 가고 있었다. 이제 내 인생은 끝났구나. 어제는 그토록 달콤하고 멋져 보이던 목표들이 오늘은 내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시간이 흘렀다. 절망이 바닥을 치고 나니 궁금증 하나가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원망으로 시작된 이 질문은 여러 번의 체념을 거쳐 순수한 궁금함으로 밀려왔다. '진실로 내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나는 무엇을 모르고 있었던가? 신이 이것을 통해 내게 보내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이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은 내 인생을 통째로 바꾸어 놓았다.

그때까지 나를 끌고 온 원동력이 형에 대한 경쟁심과 열등감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형이 되고 싶었다. 형에 뒤처지지 않는 아들로 부모님께 인정받고 싶었고, 과학고를 거쳐 KAIST에 입학했던 형처럼 분석하고 연구하는 것에 재능이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그것은 내 고유의 것이 아니었다. 나는 형의 과녁에 겨누어 10점에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것이 발단이었다. 엘리트들 틈에서 나는 언제나 혼자 노력파처럼 느껴졌다. 나는 무리하기 시작했고 이틀에 하루만 자게 되었다. 안약을 넣었고 결국 모든 것이 허망하게 끝난 것이다. 이것이 내 질문에 대해 지금껏 내가 찾은 답이다. 나는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질문하지 않았다. 나는 내 과녁을 찾고 싶었다. 그리고 여러 날의 실험과 모색 끝에 교육과 관련한 일을 하는 것이 내 길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나는 카네기 연구소로 이력서를 검토해 달라고 전화를 했다.



나의 DNA 코드를 찾아서

우리의 DNA 속에는 거부할 수 없는 단서들이 숨겨져 있다. 그것들을 찾아내고 개념화하여 활용하는 것은 우리의 '생의 책임'이다. 노트를 한 권 꺼내어 가족에 관한 펄떡거리는 기억을 건져 보자. 그리고 그 숨이 멎기 전에 재빨리 기록해두자. 부모님에 대한 기억이 좋은 것이 아니라도 걱정하지 말자. 약점 뒤에는 대개 강점이 있기 마련이다. 내 DNA 속의 특성을 알고 인정하여 좋은 방향으로 이용하면 되는 것이다. DNA를 따라 기질을 추적하다 보면 궁금증이 더욱 많아질 것이다. 그때는 가족에게 심층 인터뷰를 신청해 보자.



우리의 뇌 세포가 어떤 모양으로 연결되어 있는지에 따라서, 즉 각자의 시냅스의 형태에 따라 우리의 무의식적인 행동과 사고 패턴이 정해진다. 사람은 뇌 세포를 천억 개 정도 가지고 태어나며, 세 살 무렵이 되면 세포 하나는 각각 1만 5천 개씩의 연결을 만든다. 하지만 그때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엮인 시냅스들이 끊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세 살부터 십대 중반까지 인체는 그동안 정성들여 엮은 수십억 개의 시냅스를 잃어버리고 만다. 더욱 나쁜 소식은 한번 끊어진 시냅스가 두 번 다시 회복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뇌 회로의 모양은 10대 중반을 넘어서면 거의 변하지 않는다. 이러한 연결의 '끊김'이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이다. 다 끊어지고 남은 시냅스의 연결 모양은 사람마다 독특하여, 마치 '만능 키트'의 연결처럼 다양한 재능을 만들어낸다. 경쟁심을 만드는 회로, 전략적 사고 능력을 기르는 회로, 호기심이 왕성한 회로 등으로 뚜렷이 구분되는 것이다. 이것이 타고난 재능을 설명하는 훌륭한 단서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순수한 '재능'이라 부르는 것은 대부분 세 살부터 나타난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 재능은 학습과 경험을 통해 조금씩 희석된다. 이러한 이유로, 학습을 통해 보완된 능력이 아닌 타고난 재능을 발견하려면 우리가 아주 어렸을 때, 특히 세 살에서 일곱 살 시절의 모습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부모님만큼 어린 시절의 나에 대한 단서를 많이 가진 사람은 없다. 즉 나를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내 부모다. 그러므로 부모님께 나에 대한 인상 깊었던 장면과 그것을 통해 발견한 자식에 대한 힌트를 물어보라. 또한 시간을 두고 부모님 속에 있는 '나'를 관찰한다면 내 부모님의 기질이 적당한 조합으로 섞여 있는 내 모습을 볼 것이다. 가족이라는 또 다른 거울을 통해 나를 비추어 보면 내 자아의 불완전한 조각들을 맞추어 낼 수 있다.



탐험 그 후

1999년 겨울, 안과에서 의사에게 '아드님은 곧 실명할 것이다'는 말을 들은 부모님의 표정을 나는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얼굴을 그때 보았다. 그것은 평생 가슴의 멍이 되었다. 그만 한 불효를 했음에도 아들이 다른 길로 간다했을 때 부모님은 묵묵히 믿어주셨다. 무엇보다 전공과는 무관한 분야이고 학벌과 어울리지 않는 조그만 회사라는 것을 말씀드리기가 걱정되었다. 아들 둘을 '영재'로 키우신 것에 대한 자부심이 큰 분들이었고, "우리 아들 둘이 다 KAIST 나왔어요" 하고 자랑하는 분들이 이런 결심을 이해하실까? 그러나 아버지는 "진정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거라" 하고 말씀해주셨다. 이 지면을 빌려 부모님께 사랑을 전하고 싶다. 두 분의 든든한 지원이 없었다면 이 '지면'은 애당초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3. 욕망 요리법 -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 '욕망'을 분석한다



불광불급이라고 했던가! 이 세상에서 열정 없이 이루어진 위대한 업적은 없다. 인생에서 무언가 소중한 것을 얻으려면 때로는 미칠 줄도 알아야 한다. 당신이 만약 미친다면 어떤 일에 미치겠는가?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인간의 책임 중 하나는 인생을 걸 만한 삶의 이유를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신이 골수에 사무치도록 간절히 바라는 그것은 무엇인가? 하고 싶은 욕망이 강한 것일수록 그대가 잘할 확률이 높다.



왜 '욕망분석'인가?

욕망은 무언가를 원하고, 하고 싶어 하는 본능적인 외침으로, 꿈으로 가는 열쇠다. 하지만 모든 욕망이 다 꿈과 연결되진 않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굳이 욕망을 '분석'하려는 것이다. 만약 무언가에 자연스레 끌린다면, 그건 내 안에 그에 반응하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무척 그것을 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므로 욕망 분석 과정은 내면의 소리를 듣는 데서 시작한다. 맨 먼저 욕망을 불러내어 나만의 욕망 리스트를 작성한다. 두 번째로, 욕망을 손질한다. 마치 거름막으로 찌꺼기를 걸러내듯 단순 동경이나 충동, 심리적 중독, 유사 욕망과 같은 불순물을 걸러낸 후, 남는 것들을 단단히 붙잡고 내 안에 숨겨진 진짜 욕망을 찾아갈 것이다. 세 번째로, 욕망에 맛을 더한다. 남은 욕망으로 내가 살고 싶은 미래를 그려본다(비전 퀘스트). 그리고 그에 맞는 자기 이름을 새로이 지어 본다(이름 짓기). 마지막으로 나만의 주문을 만들어 내가 살고자 하는 삶에 더욱 가까이 이를 수 있게 한다.



4. 몰입 경험 분석 -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일에 내가 있다



공자는 논어 "옹야" 편에서 즐김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그것을 알기만 하는 사람은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것을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자신이 잘하는 일을 할 때에는 즐겁다. 또한 그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다면 그 일을 잘하거나 잘할 수 있는 소질을 지닌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소질과 강점을 알기 위해서는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된다. 당신은 어떤 일을 할 때 즐거운가? 그곳에 당신의 강점이 있다. 또한 좋아하는 일에는 쉽게 몰입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잘 해내게 되며, 힘든 줄도 모른다. 그러므로 자신이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알면 거기서 자신의 강점을 발견할 수 있다.



어떻게 글쓰기는 나의 구원이 되었나

대여섯 살 무렵, 나 혼자 한글을 떼어 언니 교과서를 읽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동화책에 빠져들었다. 동화책을 읽으며 주인공과 하나가 되는 감정이입을 많이 경험했다. 동화책이 내 감수성의 초석을 쌓은 셈이다. 지금도 내 기질은 그 시절에서 더 성숙하거나 세련되어지지 않았다. 대학 시절에 필독서를 통해 따져 읽는 습관을 붙였다. 감수성이 예민한 편인데도 마냥 감상에 빠지지 않는다든지, 명확한 자기 세계가 있는 작가를 선호하는 것, 비판적인 안목 같은 것은 그 시절에 훈련된 경향이다. 아이들을 낳고, 8년 간 농사를 짓고, 13년간 초등학생 대상의 학원을 운영하던 생활인의 시기에도 늘 곁에 책이 있었다. 그러나 습관처럼 책을 몸에 붙이고 살았지만, 지극히 평범하고 산만한 독서였다.

1년간의 연구원 활동 기간은 몇 십 년의 느슨한 독서 습관을 확정하고 확장함으로써 확실하게 나를 업그레이드시켜 주었다. 좀더 분석하며 책을 읽게 되었으며, 지식에 대한 탐구열이 왕성해졌다. 지식

전문 열람 제한

미가입 상태이므로 요약본의 일부만 제공됩니다.
더 깊이 있는 내일의 통찰력과 지식 에너지를
프리미엄 무제한 이용권으로 충전해 보세요!

멤버십 가입 / 결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