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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논쟁에서 이기는 방법

매슨 피리 지음 | 영림카디널
모든 논쟁에서 이기는 방법

매슨 피리 지음

영림카디널 / 2007년 9월 / 335쪽 / 10,000원

같은 말을 결론에서 되풀이하라 _ 선결문제 요구


'질문 회피'로도 알려져 있는 선결문제 요구의 오류는 입증하려는 결론을 논증하는 과정에서 이용할 때 발생한다. 이 오류는 변장의 귀재로서 예상치 못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결론을 되풀이해서 언급함으로써 그 결론을 입증하기 위한 근거로 사용하는 것이다. 게다가 이 오류는 본질적으로 감정에 호소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논증을 진척시키기가 꽤 어렵다. 이런 이유로 정치가들은 이 오류를 과다하다 싶을 정도로 사용하면서까지 다른 사람들을 기만하려 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까지 속인다.



영국 정부는 모든 예술 작품이 해외로 수출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컨스터블(인상주의에 큰 영향을 미친 영국화가)의 그림이 미국 박물관에 판매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 이 말의 외양은 논증처럼 보이지만 좀 더 확대시키면 각각의 예술 작품에 대해서도 이와 동일한 이유를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각각의 예술 작품에 동일한 이유를 적용한 논증을 모두 합치면 정부는 모든 예술작품이 수출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정부는 모든 예술작품이 수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완전한 동어반복이 된다.



논증은 미지의 사실이나 아직 수용되지 않은 사실이 참임을 입증하기 위해 과거의 사실이나 이미 수용된 사실에 호소해야 한다. 그런데 선결문제 요구의 오류는 위의 사례처럼 논증이 아직 입증되지 않은 결론에 의존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이 오류를 이용할 때는 단어를 신중히 선별해서 결론의 전제가 드러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거의'라는 수식어를 슬쩍 집어넣어라 _ 은밀하게 감춰진 한정어

은밀하게 감춰진 한정어의 오류는 사용된 어구자체가 제한된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에도 다른 점을 강조하는 문장구조로 인해 그 사실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따라서 의미가 제한적인 말을 해 놓고서도 이를 일반적인 상황으로 몰고 가도 상대방은 이 사실을 거의 눈치채지 못한다.



통화팽창이 일어나면 거의 모든 경우 16개월 이내에 그와 동일한 비율로 광범위한 물가상승이 일어난다. 이것은 사디스트적인 통화주의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주장이다. '거의'라는 단어에 주목하라. 그러나 아무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은밀하게 감춰진 한정어는 불완전한 상황을 설득하고자 할 때 주로 이용된다. 완벽한 연관성을 입증하려는 증거자료에 결함이 있을 때 이 오류를 사용하면 결함이 잠시나마 감춰지기 때문이다. 이 오류는 불완전한 사례를 완벽하게 치장할 수 있는 틈새를 만들어 준다. 사람들의 일반적인 특성을 이용하면 이 오류를 요령 있게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 특성이란 사람들이 대체로 부적합한 사례보다는 적합한 사례를 먼저 떠올리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사람들은 '대부분 사장들은 여비서와 놀아난다'와 같은 제한적인 말을 들었을 때 먼저 자신들이 알고 있는 사례를 떠올리게 된다. 이 말을 듣자마자 그렇지 않은 사례를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특성을 잘 이용하면 자신의 말을 실제보다 더 많이 받아들이게 할 수 있다.



그것도 모르냐고 넌지시 암시하라 _ 삼척동자도 안다

삼척동자가 사람을 잡는다. 자신의 반대의견에 논란이 이는 것을 방지하고 싶다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라고 엄숙하게 말하면 된다. 그러면 그런 사실도 모른다고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의구심이 들어도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다. 결국 그 복잡하고 미심쩍은 주장은 이의제기 없이 그냥 통과된다.

폐쇄된 생식계로 인한 유전자 감소율을 단순하고도 누구나 아는 공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쯤은 애들도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정말 새총놀이와 팽이치기하는 애들 사이에서 나올 법한 얘기란 말인가?



이 논법은 타당하지 않다. 이 말의 의도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려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려는 것이다. 게다가 청중은 그 말이 진실하다고 믿어서가 아니라 어린애만도 못하다는 말을 들을까 봐 창피하고 두려워서 동의하게 된다. 그러는 사이에 그 말의 진실성 여부는 간과되는 것이다. 이런 논법을 너무 많이 써먹은 덕분에 우리의 불운한 어린이들은 이제 백과사전을 달달 외워야 할 지경에 놓여 있다. 만물박사가 되어야 하니까.



어린이들도 알다시피 우주가 팽창하지 않는다면 이미 오래 전에 항성 간 먼지 구름이 백열광을 발하고 흑체복사를 방출하고 있을 것이다. 도대체 이 애들은 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에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아니면 수업을 듣고 알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이 오류는 허위광고에서 보이는 보편적인 형태 중에서도 특별한 경우인데, 논증자가 자신의 견해를 꺼내기도 전에 칭찬부터 늘어놓는 것이다.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에 앞서 학교 다니는 애들은 물론 어린애들도 잘 알고 있다는 말을 해서 논증의 길 위에 장미꽃을 뿌려놓는다. 또한 전혀 명백하지 않은 내용을 '명백히'라고 시작하는 것도 이 오류를 상당히 세련되게 이용하는 수법이다.



그것은 예외일 뿐이라고 받아쳐라 _ 예외를 통한 입증

예외는 당연히 규칙을 혼란스럽게 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자신의 주장과 상반되는 사례가 나타나면 '규칙을 입증하는 예외'로 처리해 버리고 만다. 반론이 타당한데도 이를 무시하는 것이다.



의학의 진보는 우연이 아니라 뼈를 깎는 고난 속에서 이루어졌다. 물론 페니실린은 우연히 발견되었지만 그런 우연은 100만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것은 모두가 알지 않은가. 사실여부를 떠나서 사람들이 그 규칙이 보편타당하지 않다고 항의한다면 그 반론은 무조건 옳다. 반면에 사람들이 모두 그 특이한 예외사항을 예외로 인정해 준다면 이는 곧 예외를 지닌 규칙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이 오류는 특히 자기 생각이 확고한 사람들이 좋아한다. 그들은 세상을 몇 가지 범주로 반듯하게 나눈 뒤 기름칠해 놓은 자신들의 기계론적 세계관에 예외라는 작은 모래 알갱이가 침범하지 못하게 막아선다. 기존의 범주에 주목할 만한 예외가 발생해도 '규칙을 입증하는 예외'라며 은근 슬쩍 넘어간다. 이 오류의 힘이 특히 막강한 것은 사실에 근거한 정정사항이 있다 해도 끄떡없이 버틴다는 사실이다. 그 논증이 잘못됐음을 입증하는 분명한 증거를 내놓아도 이 '예외를 통한 입증'이 모든 걸 삼켜버리기 때문에 그 예외는 잠시나마 저지시키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5달러만 빌려줘. 난 항상 갚잖아." "그럼 지난주는?" "그거야 '예외를 통한 입증'이었지. 너도 알다시피 내가 그 돈을 갚으면 결국엔 다시 내게로 오잖아." 운동화로 갈아 신고 내뺄 준비나 해라.

끝에 가서 딴소리를 하라 _ 전제들을 부정하는 결론

이 오류는 어떤 사실이 옳다고 주장해 놓고는 끝에 가서 완전히 그 사실과 모순되는 결론을 내놓는다.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사용된 논증이 서로 부합되지 않는다면 그 주장은 스스로 정당성을 상실한 것은 물론 어디에선가 결함이 발생한 것이다. 전제를 부정하는 결론의 오류는 부지불식간에 늘 종교문제로 흘러 들어간다. 사람들은 신을 그 어떤 법도 적용할 수 없는 존재로 인식해 왔기 때문에 '신을 제외한 모든 것'이란 말을 '모든 것'으로 일축해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모든 것을 한없이 거슬러 올라갈 수는 있겠지만 그 시작점이 어딘가 존재했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것이 바로 신이다. 아마 신에겐 시작이 없을 것이다.



전제들을 부정하는 결론의 오류를 이용할 때에는 세 가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첫째, 전제가가 논증의 결론과 거리가 멀수록 상대방이 그 모순을 알아차리지 못할 확률도 높다. 둘째, 상대방은 화자의 말이 화자 자신과 아무 관련이 없을 때 그것을 '일반적'인 진술로 받아들일 것이다. 셋째, 논증의 결론이 대체로 예외라고 여겨질 때 그 오류를 알아차릴 가능성이 줄어든다.



사람들이 여러분에게 특허 의약품과 관련해서 그 어떤 말을 하든 절대로 믿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은 항상 거짓말만 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제가 그런 거짓말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따라서 제가 권하는 이 만병통치약이 정말로 놀라운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믿어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내 주장이 틀렸다는 걸 입증해 보라고 반격하라 _ 입증책임 전가

입증책임전가는 무지에 호소하는 논증이 발달된 형태로서 자신의 주장을 반박하려면 상대방이 먼저 그에 대한 반증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오히려 트집을 잡는 경우를 말한다. 논증자가 새로운 견해를 제시할 때는 대체로 이를 입증하는 합당한 증거나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상대방에게 자신의 견해를 반박하는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할 때 이 오류를 범하게 된다.



"교사를 채용할 때 학생들에게도 상당한 발언권을 주어야 합니다." "왜 그래야 합니까?" "왜 그러면 안 되는지 합당한 이유를 먼저 제시해 보십시오." 이런 유형의 반박은 항상 실제보다 훨씬 타당해 보인다. 그럼 평등하게 학교 관리인 급식 담당 아주머니 그리고 인쇄업자에게도 발언권을 주어야 한다고 요구할 수 있다. 어찌 보면 그들이 더 잘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책임전가는 매우 광범위하게 행해지는 오류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그것의 타당성을 입증하시오'이든 그것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시오'이든 둘 다 기반은 동일하다고 여긴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우선 입증을 요구하는 사람은 증거를 통하지 않은 것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도를 선언하는 것이다. 반면에 자신의 의견에 대한 반증을 요구하는 사람은 그 이상의 것까지 주장하겠다는 의도를 내포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형이상학적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만드는 것이라면 입증책임전가는 매우 유용할 수 있다. 대신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입증해 보시오'라고 직접 말하지 말고 훨씬 완곡한 표현으로 그 오류를 위장하는 것이 좋다. "그것을 반증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게 좀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이런 식으로 상대방에게 사례를 제시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는 논증을 펼칠 필요 없이 '사례 반박하기'의 영역으로 은근슬쩍 넘어갈 수 있다.



다다익선의 법칙을 이용하라 _ 다수를 이용한 논증

사람들은 자신들을 지지하는 다수의 사람들을 보면서 위안을 찾으려 한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두 잘못 판단할 가능성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이처럼 어떤 주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수와 그 주장의 진실성을 부당하게 동일시할 때 다수를 이용한 논증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다수가 선택한 주장이라도 때로는 부당할 수 있는데 이러한 논증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다수를 이용한 이 논증은 이미 확고하게 자리를 굳힌 견해를 고수하려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방어벽이 된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어째서 수백만의 사람들이 수세기에 걸쳐 그것을 믿었겠습니까? 그거야 쉽다. 우리 모두가 실수한 거니까.



다수를 이용한 논증은 선동가나 폭도를 이끄는 사람들에겐 더 없이 좋은 수단이 된다. 우리들 위에 군림하는 사람들은 사회가 함께 공유할 수 없는 의견과 주장을 내세우는 특수 계층을 만들어 낸다. 선동가는 교수형이나 인종문제 등과 같은 주제에 대해 정부 관리들이 침묵하고 있는 것이 자신의 주장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군중에게 열변을 토한다.



많은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채찍형을 가하는 것이 폭력범죄를 저지르는 인간들에게 가장 좋은 본보기라고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교수형과 할복에 대해서도 이와 동일하게 말할지도 모른다. 그 말이 옳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단어를 애매한 뜻으로 사용하라 _ 애매한 단어

이 오류는 단어를 애매하게 사용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남을 속이기 위해 사용되기도 하지만 논증자 자신이 속기도 한다. 논리가 견고하려면 시종일관 언어를 같은 의미로만 사용해야 하는데 한 단어를 여러 의미로 사용하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한다. 단어를 모호하게 사용하면 사람들이 원래 생각했던 개념과 이름만 같고 그 뜻이 달라지기 때문에 혼란이 야기된다. 애매한 단어를 사용했을 때 쉽게 포착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상당히 많다. 약삭빠른 사람들은 그러한 표현들을 잘 준비해 두었다가 의도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나올 때 유효적절하게 사용한다. 미국의 30대 대통령 캘빈 쿨리지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What do you think of the singer's execution?" 그의 대답은 "저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였다 즉 'execution'은 연주라는 개념과 사형이라는 개념이 있기 때문에 "저 연주자의 연주가 어땠습니까?"는 물론 "저 연주자를 사형시키는 것이 어떻습니까?"라는 의미도 될 수 있다.



돈이 힘이다 _ 재력에 의한 논증

재력을 이용하는 논증은 돈이 옳고 그름의 척도이기 때문에 돈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은 옳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네 말이 옳다면 너는 왜 부자가 안 됐는데?"라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이지만 이를 시적으로 표현하면 '진리는 곧 돈이다'는 신념이 된다. 이 논증은 실제로 재력과는 아무 관련이 없기 때문에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이 논증의 배후에는 신은 사악하고 부정한 사람들에게 좋은 것들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막연한 정서가 깔려있다. 또한 사람들은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내심으로는 돈으로 100에 90은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나머지 10중에서도 9를 돈으로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지막 1은 없더라도 아무런 불편 없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맥주가 ……." 가장 비싼 맥주를 마시든 가장 싼 맥주를 마시든 취하는 것은 똑같다. "고객은 항상 옳다." 이는 돈을 갖고 있는 사람이 바로 고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미국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지 영국이나 독일 프랑스에서는 그렇지 않다. 영국에서는 보통 상점 주인의 편의가 고객보다 우선한다. "저기요. 10시까지 공항에 도착할 수 있게 해주세요." "손님, 제 차에 무슨 날개라도 달린 줄 아십니까?"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요금을 두 배로 드릴게요." "정 그러시다면 자, 꽉 잡으세요. 출발합니다."



이 오류는 돈이 모든 것을 다 장악할 뿐 아니라 돈으로 대화까지 독점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 상황에서 사용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둘 다 좋지 않다고 말하라 _ 거짓 딜레마

딜레마는 매우 유용한 논증 형태이다. 단, 제시된 결과들이 사실이어야 하며 그중 어느 하나를 가감 없이 선택했을 때 제시된 결과 중 하나가 나타나야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주어진 정보가 부정확한 경우가 많고 그 선택사항 역시 제한적이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이 딜레마는 잘못된 것이다. 즉, 실수로든 거짓으로든 딜레마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데도 딜레마가 있는 것처럼 위장하는 것이다.



소피스트의 제일인자였던 프로타고라스는 수강료를 못 내는 가난한 학생에게 첫 번째 소송에서 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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