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유고래 이야기
김현태 지음 | 작가정신
1장 한계의 방문
한강에서 고래를 기다리는 노인
유유히 흐르는 6월의 강물을 바라보면서 서른세 살 카피라이터 하우는, 아무 움직임 없이 그저 멍하니 마치 박제된 것처럼, 나무의자에 앉아 있다. 하우는 마음이 복잡할 때마다 이곳 한강의 벤치를 찾는데, 간밤에 뒤척이느라 잠을 설친 듯 그의 얼굴은 푸석하고 면도도 하지 않아 까칠해 보인다. 그렇게 또 한참의 시간이 지났다. 그때였다. 어디선가 흥얼흥얼 노랫소리가 들렸다. 마침 키가 자그마한 노인이 조그맣게 콧노래를 부르면서 하우가 앉아 있는 벤치 쪽으로 걸어왔다.
노인이 하우에게 눈인사를 건넸다. "날씨 참 좋지요?" 마음이 심란한 하우는 그냥 못 들은 척하고 묵묵히 강물만 바라보았다. 하우의 반응에는 아랑곳없이 노인은 혼잣말인지 들으라는 건지 불쑥 한마디 내뱉었다. "그나저나 오늘도 고래가 나타날까." 순간, 하우는 옆을 힐끔 보았다. '고래라니 뭔 소리야?' 그런데 노인이 다시 좀 전과 똑같은 말을 내뱉었다. "오늘도 고래가 나타날까." "고, 고, 고래라니요? 한, 한강에서 고래를 본다는 말씀이세요?" "왜? 믿기지 않는가? 나는 자주 보는걸. 그러니까 매일 나와 기다리지. 녀석 노는 걸 지켜보는 것이 내 유일한 낙이거든."
'정신이 좀 이상한 노인네 아니야?' 하우는 고개를 내밀며 노인에게 질문을 해댔다. "갈매기하고 고래는 다른 거 아닙니까. 고래는 수심도 깊어야 하고, 어, 어, 하여튼 간에 한강은 고래가 살 만한 곳은 아니라고 봅니다." "자네, 고래를 실제로 본 적이 있나?" "그럼요. 당연히 있지요." "자네 말이 맞아. 한강에서 진짜 고래를 봤다는 얘기는 나도 못 들어봤어. 하지만 내 눈에는 보이는걸." 노인은 할 이야기가 많은지 아예 하우가 앉은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하우는 그 순간 아차 싶었다. 혼자 있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렇게 망상 어린 대화에 섞여 들어버린 자신이 한심했다. "나는 말이지, 고래를 보면 아주 기분이 좋아져. 힘차게 점프하면서 헤엄치는 고래들을 보면 나도 그렇게 펄떡이던 때가 있었지 한다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젊은 날로 돌아간 거 같아져. 녀석들을 볼 때마다 자꾸자꾸 심장이 더 크고 힘차게 뛰는 것 같다네." "아, 그런 이야기였습니까." 하우는 어이없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하우는 고개를 돌려 다시 한강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며 어제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나는 이대로 괜찮은 걸까?
팀장의 호출에 하우는 가슴이 뜨끔했다. "하우, 너 요즘 무슨 일 있어? 요 몇 달 동안 도대체 왜 그래? 웬만하면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어. 어제 일만 해도 그래. 네 동료들은 다들 열 개 이상 아이디어를 준비해 왔는데, 너만 하나야. 그것도 지난번 신사복 광고 때 네가 썼던 카피와 비슷해. 성실하게 준비하지 않은 것도 시말서 감인데, 자기복제까지 해?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죄, 죄, 죄송합니다." "벌써 아이디어가 동이 났냐? 잠깐의 슬럼프야. 아니면 일에 흥미를 잃은 거야? 너희 때는 질보다는 양이야. 광고 밥 먹은 지 십 년이 넘은 나도 어떻게 하면 좋은 기획을 낼까 매일매일 골머리를 앓는다." "네, 팀장님은 한계가 없는 인간처럼 보여요." "말도 안 되는 소리. 자, 자. 이런 쓸데없는 소린 그만하고.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지금 우리 회사 사정 알지? 경쟁 프레젠테이션 연속 5회 참패야. 그리고 그나마 있던 광고주도 다 떨어져 나갔어. 그러니 이번 신차 론칭 경쟁 프레젠테이션에서 떨어지면 끝장이야. 시급한 건 너와 내 밥줄이야. 이번에 떨어지면, 너나 나나 우리 팀 모두 한꺼번에 공중분해야. 하우야, 예전에 너 잘나갔잖아. 난 아직 믿는다. '미녀는 자두를 좋아해', '세로 본능'…… 그때처럼 뿅가는 카피 한 줄 부탁한다. 알았지? 제발 네 스스로 검열하려고 하지 마. 일단 생각나는 건 하나도 빠트리지 말고 다 적어서 회의실에 붙여 놓도록 해. 금요일 오전 열시에 4차 아이디어회의를 할 테니까 심기일전해서 그때 한번 너를 보여주는 거야. 알았지?"
팀장이 밖으로 나가자마자 하우는 책상 위로 머리를 쿵 하고 내리찍었다. 그리고 한참 동안이나 그 자세 그대로 앉아 있었다. 이 주 전부터 자동차회사 신차 론칭 광고 카피 때문에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전쟁같이 흘러가고 있었다. 콘셉트를 결정할 카피가 나오지 않으니, 프로젝트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상태로 계속 머물러 있다. 집에 들어가지 못한 지도 나흘째다. 사실, 요즘 하우는 매우 예민해진 상태다.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주일 전 설구와의 우연한 만남도 하우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설구는 두 달 전, 다른 광고대행사로 옮겨 간 입사 동기다.
나는 걷지만 그들은 뛴다
"설구, 너 여기 웬일이냐?" 하우의 눈이 동그래졌다. 동암제약 로비에서 설구를 만나다니 조금 의외였다. "응. 볼일이 좀 있어서. 그런데 너는 웬일이야?" "상무님한테 작별인사 하러 왔어. 우리 팀에서 그동안 맡아왔던 감기약 '판피림 F' 광고 대행 계약이 해지되었거든." "응. 나도 소식 들었어. 우리 회사에서 그 제품 광고를 맡게 되었거든. 내가 담당 카피라이터야. 그래서 담당 팀장님과 여기 사장님께 인사드리려고 온 거고." 순간, 하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왠지 자신의 카피가 설구의 카피에 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이 하우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누구나 주저앉고 싶을 때는 있다
하우는 힘없이 툭 내뱉었다. "아무래도 나 광고판을 떠나야 할까봐." 입사 동기 근성이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너 같은 애가 떠나면, 이 광고판은 누가 지키라고? 너라고 맨날 쌩쌩 날겠냐. 가끔은 잘 안 될 때도 있지 뭐. 그런 소리 하지 말고 힘내. 설마 너 벌써 한계에 부딪힌 건 아니겠지?" '한계…….' 사실, 하우는 지금 슬럼프에 잠깐 발목이 빠져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직장 라이벌에게 대놓고 '한계'라는 말을 들으니 하우는 정말로 속이 쓰렸다. 순간, 모든 것이 끝난 것만 같았다. 사무실 자기 자리로 돌아온 하우는 의자에 푹 파묻히듯 앉았다. 근성이가 내뱉은 '한계'라는 말이 날카로운 화살촉이 되어 하우의 가슴 한복판에 박혔다. '정말 이게 내 한계인가?' 하우는 일단 회사를 벗어나보기로 맘먹었다. '그래. 한강으로 가자. 강바람이나 쐬지 뭐.'
기회를 쫓아내고 있지는 않은가
긴 상념에 잠긴 하우는 노인의 존재도 잊은 채 오도카니 앉아 있다. 하우는 예전부터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나 걱정거리가 있을 때 이따금 혼자서 한강 둔치를 찾곤 했다. 그리고 시원한 강물, 탁 트인 시내 풍경을 바라보면서 다시 새롭게 각오를 다지고 일터로 돌아가곤 했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다시 시작한 일은 늘 결과가 좋았다. 그러다가 하우는 문득 생각난 듯 고개를 돌려 노인을 보았다. 그리고 눈이 마주치자 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한강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얼마 뒤, 노인이 침묵을 깨고 말을 시작했다. "모든 건 다 마음먹기에 달렸어. 무슨 일이기에 그렇게 고민하나. 일 때문인가? 아니면 애인? 세상엔 말이지 해결하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어. 생로병사 말고는 말이야." 노인의 인자한 말투가 하우의 마음을 조금씩 누그러뜨렸다. 하우는 왠지 그냥 말하고 나면 조금 마음이 풀릴 것 같아,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로 했다.
"사실 저는 요즘 한계에 부딪힌 것 같아요. 일도 예전처럼 안 풀리고, 자신감도 의욕도 아이디어도 다 사라져버린 것 같거든요. 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남보다 더 열심히 일했는데, 요즘은 왠지 모를 불안과 불만만 가득해요. 동기 녀석 말처럼 이제 정말 한계에 부딪혔나 봐요……." "그거 누구나 다 겪는 거 아닌가. 내가 보기에 자넨 거기서 도망치려는 사람 같아 보여. 자네는 자네의 상황을 그냥 인정하고 받아들였나?" "한계를 인정하라는 말씀입니까?" "응. 그거 간단하지 않은가. 남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자신도 그렇게 생각한다면 받아들이면 되잖은가." "어떻게 그렇게 자신의 한계를 바로 인정합니까. 그건 너무 자존심이 상하는 문제잖아요."
"아닐세. 인정하고 그것을 통해 새롭고 더 큰 가능성을 찾아보는 게 자존심이지. 자네 살면서 한계가 이번 한 번뿐일 줄 아나. 그렇지 않아.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여기까지다, 하고 정해버리고 나면 더 이상의 발전은 없는 거라네. 하지만 그 한계의 끝에서 또 다른 한계를 향해 전진한다면 어떻게 될까. 자네의 문제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걸 거야. 자넨 젊고,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네.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오히려 지금 이 순간을 기회로 바꿔보게." "어르신, 무슨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머리로는 되지만 가슴으로 안 되는 일이 많잖아요." "내가 흥미로운 이야기 하나 들려줌세. 시간은 있나?" "네. 있습니다." "향유고래를 아는가, 자네? 향유고래는 고래 중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물속에 머무르고, 가장 깊은 곳까지 잠수를 하는 고래라네. 무려 그 깊이가 삼천 미터 이상이나 돼. 참 대단한 녀석이지?" "꼭 그렇게 깊은 곳까지 잠수를 해야 하는 이유라도 있나요?" "그러게 말이네. 왜 그렇게 깊은 데까지 내려가야 되는지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차차 알게 될 걸세. 녀석들한테도 중요한 무엇이 있겠지. 자,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2장 고래 생각
너는 네가 누군지 아니?
끝도 없이 드넓은 남태평양 바다 한가운데 어린 고래 '벤'이 유유히 헤엄을 치며 한가로운 오후의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멀리서 누군가가 벤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벤, 어디 있니, 벤." 벤의 아빠였다. "벤, 뭐 하고 놀았니?" "물고기들이랑 술래잡기도 하고, 바다 옆구리에 간지럼도 태우고, 갈매기들에게 재미난 육지 소식들도 듣고." "즐거웠겠구나." "그럼요." 이윽고 아빠가 입을 열었다. "벤, 너는 네가 누군지 아니?" "그야 아빠 아들 벤이죠.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멋진 향유고래구요." "그런데 그건 왜 물으세요?" "어, 그건 말이다. 너처럼 아무 걱정 없이 하루하루 살다 보면 자기가 누군지 까먹는 일이 생기거든. 나는 누구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런 것들 말이다. 그런 걸 살아가는 이유와 목적이라고 한다. 아빠는 벤이 언제나 자신이 누구인지 까먹지 않는 고래가 됐으면 한다. 그러려면 때때로 자신에게 그 질문을 하고 스스로 대답해야 해. 그래야 답을 찾지. 자신이 누군지 알아야 발전도 할 수 있거든." "발전이라니, 그게 뭐죠?" "쉽게 말해서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는 거란다." "더 나은 내일?" "그래, 그 이야긴 좀 더 큰 뒤에 다시 하자."
꼬마 고래 '벤'의 선택
세월이 흐르는 사이, 벤은 어느덧 열다섯 살의 건장한 청년 고래가 되었다. 그 나이가 되면 스스로 살길을 개척해야 하고 제 가정을 꾸려야 한다. 아빠 향유고래는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자라준 아들이 고맙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마음이 좀 무거웠다. 아들이 자란 만큼 자신은 늙었고, 그래서 언제까지나 아들을 곁에서 돌봐줄 수 없다는 사실이 실감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프레지안을 말해줄 때가 온 것 같군.' "벤, 이리 좀 오너라. 저기 수평선 보이니? 너, 저 수평선까지 가본 적 있니?" "네. 예전에 친구와 함께 가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아빠, 왜 갑자기 수평선 얘기를 꺼내신 거예요?" "이제 너도 진정한 향유고래가 될 때가 되었으니까." "진정한 향유고래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전 이미 태어날 때부터 향유고래였잖아요." "그래, 알다마다. 넌 향유고래야. 그러나 외형만 그렇지 아직은 진정한 향유고래가 아니야. 네가 향유고래인 것을 증명해줄 모험이 필요해. 바로 네 자신에게 말이야. 바로 향유고래에게 주어진 한계를 경험해보는 거야. 도전을 통해서 말이야. 그 한계가 네 안에 얼마나 강한 힘이 있는지. 아직 발견되지 않는 잠재능력이 얼마나 많은지 알려줄 거다." "진정한 향유고래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도약의 꽃, '프레지안'을 찾아
"아빠, 지금 어디 가시는 거예요?" "거의 다 왔다. 잠자코 따라오렴. 드디어 다 왔구나." "도대체 여기가 어디예요?" "바로 네 배 밑! 그곳이 바다 가운데서도 가장 깊은 곳이란다. 이곳 수심이 적어도 삼천 미터 이상이 될 거야." "그런데 아빤 그걸 어떻게 아세요?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셨어요?" "아니, 나는 확인해보지 못했다. 가까이까지는 가보았지만 결국 난 프레지안을 못 봤거든." "프, 프, 프레지안요? 그, 그게 뭔데요?" "프레지안은 '도약의 꽃'이란다. 그 꽃이 바로 이곳 깊은 밑바닥에 있단다. 사실 나도 할아버지한테 얘기로만 들었을 뿐, 그 꽃이 어떻게 생겼고 어떤 향기가 나는지 몰라. 아는 건 그 꽃이 노랗다는 것밖에 없어." "혹시 절 여기에 데려오신 이유가 그 꽃을 보고 오라는 건가요?" "그래. 내 말뜻을 잘 알아들었구나." "아빠, 나 도전해볼게요." "그래, 좋아. 그러나 도전에 앞서 일단 한 가지 숙제가 있다. 우선 도전을 해야 하는 이유와 목적을 정하거라. 이유와 목적도 없이 덤벼들었다가는 금세 포기하게 될지도 몰라. 그러니 일단은 이유와 목적을 정하고 나서 도전하도록 해라."
왜 도전해야 하는 걸까?
도전을 해야 하는 이유와 목적을 정하기 위해 벤은 종종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 꽃을 본 고래는 누굴까? 누가 처음 그런 시도를 했을까? 무슨 이유와 목적으로? 그는 무엇을 얻었을까? 조금만 깊이 들어가도 힘이 드는데 그렇게까지 깊은 곳엘 도대체 무슨 힘으로 내려간 거지? 나도 그 꽃을 볼 수 있을까? 봤다고 해서 얻는 건 뭐고, 또 못 봤다고 해서 잃는 건 뭐지? 정말 그 도전을 하면 진정한 향유고래가 될 수 있는 걸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갖가지 의문들이 벤의 머릿속을 사정없이 두들겼다. 날이 갈수록 그 생각들은 깊어져만 갔다. 마치 프레지안이 있는 그 멀고 먼 심해처럼.
3장 향유고래 벤의 용기 있는 도전 - 한계를 기회로 바꾸는 다섯 가지 지혜
하나, 이유와 목적을 정하라
"벤, 안녕." 언제 어디서 날아왔는지 흰수염갈매기가 벤의 등 위에 앉더니 가볍게 인사했다. "어? 언제 오셨어요?" "조금 됐어. 무슨 생각에 잠겨 있기에 옆에 누가 오는 줄도 모르는 거니?" "죄송해요. 숙제가 있어서요." "내가 좀 도와줄까? 혼자 고민하지 말고 말해봐, 어서. 고민이 너무 깊으면 눈과 귀와 마음이 닫혀버릴 수도 있어. 마음의 문을 열어. 혹시 아니? 내가 거기서 해답의 열쇠를 찾아낼지." 이윽고 벤은 자신을 얽어매던 고민을 아저씨에게 털어놓기 시작했다. "며칠 전 아버지가 프레지안이라는 꽃에 대해 말씀하셨어요." 그러자 갈매기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아마 아버지가 이렇게 말씀하셨겠지? 프레지안을 볼 나이가 되었으니 도전해보라고. 그런데 도전에 앞서 도전해야 하는 이유와 목적을 먼저 정해야 한다고. 그래서 너는 지금 그 이유와 목적을 찾는 거겠지?" 벤은 입을 벌린 채 그대로 굳어버렸다.
"놀랄 필요 없다. 이 세상 모든 이들이 말은 안 해도 모두 비슷비슷한 고민을 하고 사니까." 갈매기는 이어 말했다. "무슨 일이든, 시작할 때는 '어떻게'보다 '왜'가 중요해. 성공하는 이들은 모두 '목적이 있는 삶'을 살고 있단다. 그들은 무턱대고 덤비지 않아.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왜 그 일을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거기에 맞게 목표를 세운 다음에 일을 하지. 일을 하는 이유와 목적마저 희미하면 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