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의 기술
바바라 민토 지음 | 더난출판
논리적으로 글쓰기왜 피라미드 구조인가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순서를 정하는 것은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이해하기 쉬운 글은 먼저 전체를 요약한 생각을 서술한 다음에 개별적인 생각을 하나씩 설명한다. 이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요하다. 독자나 청중은 여러 개의 문장을 읽더라도 한 번에 하나의 개념밖에 받아들이지 못한다. 따라서 여러 개의 생각을 한꺼번에 제시하면 논리적으로 같은 부류에 속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렇게 생각의 전달 순서를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라온 배경과 이해력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독자가 당신과 동일하게 내용을 받아들이는 것은 거의 기대하기 어렵다. 설령 독자가 당신과 동일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당신이 무엇에 대해 말할 것인지 미리 알려주지 않으면, 그는 당신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당신이 작성한 글의 문장 속에 표현되지 않은 부분을 스스로 노력해서 생각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정리해보면, 독자는 으레 핵심이 먼저 나온 후에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는 형태, 즉 위에서 아래로 생각을 기억한다. 따라서 필자가 생각을 위에서 아래로 정리하여 제시하면 독자는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해하기 쉬운 글은 정보가 일관성 있게 위에서 아래로 서술되는 피라미드 형태로 표현되어 있다.
문장을 그루핑(grouping)하여 단락을 만들고 단락을 그루핑하여 장을 만든 것과 마찬가지로, 장을 묶어서 문서를 완성한다. 문서에 세 개의 장 -장은 단락을 정리하고, 단락은 문장을 정리하고 있다- 이 있으면 세 개의 장을 정리하여 하나의 전체적인 메시지를 표현한다. 더 이상 연결할 관련성이 없을 때까지 그루핑하고 요약하는 작업을 계속하다보면, 항상 단 하나의 생각을 향해 나아가는 피라미드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진정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포인트이며, 핵심포인트의 아래 존재하는 모든 메시지는 핵심포인트의 당위성을 설명한다. 이 경우 핵심포인트 아래 존재하는 메시지가 적절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정확하게 피라미드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지 확인해보면 글이 적절하게 구성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글을 쓰기 전에 다음의 세 가지 규칙을 점검해야 한다.
1. 어떤 계층에 있는 메시지이든 하위그룹의 메시지를 요약해야 한다
생각을 말로 표현하거나 글로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하위그룹의 메시지에서 새로운 메시지를 도출하는 일이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단락 메시지는 단락을 이루는 문장 그룹을 요약한 것이고, 장 메시지는 장을 이루는 단락 그룹을 요약한 것이다.
2. 그룹 내의 메시지는 항상 동일한 종류여야 한다
메시지를 그루핑하여 한 단계 상위계층의 생각을 도출하려면 그룹 내의 메시지는 논리적으로 동일한 종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사과와 배는 그보다 한 단계 상위계층인 '과일'이라는 말로 묶어도 논리적으로 어색하지 않으며, 테이블과 의자도 '가구'라고 인식할 수 있다.
3. 그룹 내의 메시지는 항상 논리적 순서로 배열되어야 한다
왜 두 번째 메시지는 반드시 두 번째에 와야 하고 첫 번째나 세 번째에 오면 안 되는가? 그것은 메시지가 명확한 이유에 따라 배열되기 때문이다. 어떤 순서에 따라 배열하는가는 어떤 분석 프로세스를 통해 그루핑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만일 연역적 추론에 따라 그루핑했다면, 메시지는 삼단논법으로 전개될 것이다. 인과관계에 따라 그루핑했다면 시간적 순서로 전개될 것이다. 또 구조별로 그루핑했다면 구조적 순서가 되고, 유형별로 그루핑했다면 비교적 순서가 될 것이다.
이해하기 쉬운 글쓰기의 핵심포인트는 글을 쓰기 전에 먼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피라미드 형태로 배열하고, 앞에서 살펴본 세 가지 규칙을 충족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세 가지 규칙 중 하나라도 어긋난다면 그것은 사고방식에 문제가 있거나, 메시지가 제대로 다듬어지지 않았거나, 메시지 간의 관련성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이러한 경우에는 독자에게 메시지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으므로, 세 가지 규칙을 충족시킬 때까지 자신의 생각을 잘 다듬고 배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나중에 가서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른다.
피라미드 내부구조를 살펴보자잘 쓰여진 글은 각각의 생각이 짜임새 있게 연결되어 전체로 확장되면 피라미드 형태가 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피라미드 구조는 위에서 아래로 전개되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피라미드 원칙은 상당히 구체적이므로 글을 쓰기 전에 미리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고 있으면 비교적 쉽게 올바른 피라미드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글을 쓰기 전에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 이상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설사 입으로 말하거나 글로 쓴다 하더라도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단 한 번에 완전하게 표현할 수는 없다. 단순히 종이만 있으면 자신의 생각을 피라미드 구조로 배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먼
저 자신의 생각이 무엇인지 아는 단계부터 시작해야 한다.
수직적 관계는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따라서 수직적 관계를 통해 질의응답 형식으로 대화가 진행되면, 독자는 메시지에 대해 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므로 글에 흥미를 갖게 된다. 각 피라미드 상자에 하나씩 들어 있는 메시지는 독자에게 질문을 유발하는 진술이 된다. 왜냐하면 필자는 독자가 모르는 무언가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또 이해하기 위해 글을 읽지는 않는다. 따라서 어떤 글이든 글을 쓰는 주된 목적은 독자가 모르는 무언가를 말해주고자 하는 데 있다. 필자는 독자가 더 이상 논리적 질문을 하지 않을 때까지 -마지막 단계에 가서 독자가 반드시 필자의 생각에 동의할 필요는 없지만,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명확하게 이해할 필요는 있다. 이것이 필자가 바라는 최선의 상태다- 계속해서 답변해야 한다. 필자는 이렇게 핵심단계에서부터 피라미드 정상의 핵심포인트를 통해 유발된 최초의 질문에 대해 순차적으로 답변을 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한 단계 하위계층에서 무엇을 말할 것인지 결정할 때, 필자는 상위계층에서 제기된 질문에 단순히 답변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논리적으로 답변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귀납적 추론이나 연역적 추론 중 한 가지를 선택하여 논리적으로 답변해야 하며, 두 가지 방법을 동시에 사용할 수는 없다. 생각을 그루핑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이 두 가지가 전부다. 연역적 그루핑은 다음과 같이 전개된다.
모든 인간은 죽는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이다.
그러므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연역적 그루핑에서 한 단계 상위계층으로 올라가려면 최종 포인트를 중심으로 자신의 주장을 요약해야 한다. 위의 경우에는 "소크라테스는 인간이기 때문에 죽는다."가 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귀납적 그루핑은 동일한 단계의 메시지를 나타내는 항목을 하나로 묶는다.
프랑스 군대의 탱크가 폴란드 국경에 배치되었다.
독일 군대의 탱크가 폴란드 국경에 배치되었다.
러시아 군대의 탱크가 폴란드 국경에 배치되었다.
여기서 한 단계 상위계층으로 이동하려면 세 개의 포인트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한 개의 결론을 추리해내야 한다. 위의 경우에서 세 개의 포인트의 공통점은 "여러 나라들이 폴란드를 상대로 전투준비를 하고 있다."가 된다. 즉 "폴란드는 곧 여러 나라들로부터 침략당할 것 같다."라고 추론할 수 있다.
앞에서 독자가 모르는 무언가를 전달해주기 위해 글을 쓴다고 말했다. 그러나 독자는 필요할 때만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를 알고 싶어 하고, 알 필요가 없으면 어떤 의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독자가 이미 머릿속에 갖고 있는 질문이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관찰하여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는 질문에 답변하는 글을 쓰면 독자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 도입부에서는 질문이 발생한 배경을 추적하여 질문의 본질을 정의해준다.
글의 도입부는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해 독자가 이미 알고 있거나, 또는 알고 있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스토리 형식으로 전달하여 독자가 가지고 있는 질문을 상기시킨다. 이를 통해 독자는 글의 본문 속에서 자신의 질문이 답변될 것이라고 기대하게 된다. '상황'이 설정되고, 그 안에서 '전개'가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질문'이 생기고, 본문에서 질문에 '답변'을 하는 형태로 스토리가 서술된다. 제시된 답변(피라미드 정상의 포인트)에 대해 독자가 새로운 질문을 유발하면 필자는 한 단계 하위계층으로 내려가서 질문에 답변한다.
수직적 질의응답 형식의 대화, 수평적 연역적 추론과 귀납적 추론, 그리고 스토리 형식의 도입부 구성, 이 세 가지의 기본 구조를 이용하면 생각을 명확하게 정리하여 피라미드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우선 수직적 관계를 통해서는 말하고자 하는 생각의 타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한 단계 하위계층에서 그루핑된 생각(즉 질문에 대한 답변)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수평적 관계를 통해서는 그루핑한 메시지가 논리적으로 적합한지 -적절한 귀납적·연역적 추론인지- 판단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인 독자의 최초의 질문을 통해서는, 글 전체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정말로 독자를 끌어들이는지 -이 글이 독자의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 존재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피라미드 구조는 어떻게 만드는가글을 쓸 때 직면하는 가장 일반적인 문제는 무엇에 대해 쓰고 싶은지 대략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또는 어떤 방식으로 전달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이든 결국에는 피라미드 형태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 이러한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이러한 지식을 이용하여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거나, 아래서 위로 올라가는 형태의 피라미드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자가 후자보다 쉽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이 방법부터 시도해보자.
1. 네모난 상자를 하나 그린다 : 피라미드 정상에 네모난 상자를 배치한 후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알고 있다면 써넣는다. 만일 주제를 모른다면 제2단계로 넘어간다.
2. 질문을 결정한다: 독자를 상상해본다. 누구를 대상으로 글을 쓰고 있으며, 글의 주제가 독자의 어떤 질문에 답변하기를 바라는가? 독자의 질문을 알고 있다면 써넣고 아직 문제가 명확하지 않다면 제4단계로 넘어간다.
3. 답변을 적는다 : 답변을 알고 있다면 써넣고, 만일 답변을 모른다면 답변할 수 있다고 메모해둔다.
4.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한다 : 이 시점에서 독자의 질문과 그 답변을 어느 정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는지 점검해본다. 상황이 주제에 부합하는지 따져본 후 상황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없는 부분, 즉 독자가 쉽게 납득할 수 있는 사항부터 기술한다. 이것은 독자가 이미 알고 있거나 과거 사례, 혹은 쉽게 확인하여 공감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된다.
5. 전개를 기술한다: 독자를 설정하고 질의응답을 해본다. 독자가 머리를 끄덕이며 당신의 의견에 동의한 후 무엇을 말할 것인지 상상해본다. 독자가 "그래요, 저도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요(So What)?"라고 묻는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져서 혹은 어떻게 해서 독자의 머릿속에 질문이 생겼는지 생각해본다. 무엇이 잘못되었거나, 문제가 발생했거나, 논리적 모순이 있을 수도 있다. 도대체 어떤 상황이 벌어져서 질문이 생겨난 것인가?
6. 질문과 답변을 다시 확인한다 : 전개의 진술은 즉각적으로 독자에게 필자가 이미 써놓은 질문을 유발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질문을 유발할 수 있도록 표현을 바꾸거나, 또는 전개의 설정 그 자체나 질문이 잘못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독자의 어떤 질문에 답변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질문을 명확하게 알고 있으면 그밖의 다른 일들은 비교적 쉽게 풀린다.
지금까지 피라미드를 어떻게 만드는가에 대해 최대한 일반적인 형식으로 설명했는데, 사람마다 이해하는 방식이 다르므로 여러 가지 질문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피라미드 원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자주 묻는 질문을 뽑아 그에 대한 대답을 정리해놓은 것이다.
1. 글을 쓰기 전에 먼저 생각을 정리하라 : 생각은 일단 글로 표현해놓으면 마치 황금조각이 완성된 것처럼 아름답고 근사하게 보여 이를 수정해야 할 경우에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따라서 글을 쓸 때 "일단 써놓고 보자. 그러면 글의 구조를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2. 도입부를 쓸 때는 상황에서부터 시작하라 : 구성요소를 배치하는 방법에 따라 글의 어조가 달라진다. 글마다 다른 고유한 어조를 유지해야 하지만, 도입부를 구상할 때는 항상 상황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상황에서부터 시작해야 정확한 전개와 질문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개해나갈 수 있다.
3. 도입부를 구상하는 절차를 생략하지 마라 : 글을 쓰려고 하는데 곧바로 머릿속에서 주요 포인트가 떠올라서 그 다음 질문이 분명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사람들은 곧바로 핵심단계로 가서 주요 포인트에서 제기된 새로운 질문부터 답변하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된다. 도입부를 구상하는 절차를 생략하면 도입부의 상황과 전개에 들어가야 할 정보와 본문에 들어가야 할 정보가 뒤섞이게 된다. 그 결과 본문이 복잡하고 장황하게 전개되어 결국에는 더 이상 손을 댈 수 없게 된다.
4. 과거의 사건은 항상 도입부에 적어라 : 글의 본문에서는 독자에게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과거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에 관해 기술해서는 안 된다. 본문에는 '생각', 다시 말해서 독자의 머릿속에 질문을 일으키는 새로운 메시지만 담아야 하며, 그 생각은 서로 논리적으로 관련되어 있어야 한다.
5. 도입부에는 독자가 사실이라고 인정하는 내용만 담아라 : 도입부에서는 독자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만 전달해야 한다. 때때로 독자가 어떤 내용을 알고 있는지 모르거나, 혹은 독자가 그 내용을 분명히 모르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제삼자에게 내용을 확인받아야 한다. 만일 제삼자에 의해 쉽게 확인되고 옳다고 인정된다면 독자도 알고 있다. 즉 그것을 받아들이는 데 어떤 의문도 가지지 않는다고 간주할 수 있다.
6. 선택할 수 있다면 핵심단계에서는 연역법보다 귀납법을 사용하라 : 핵심단계에서는 귀납적 설명보다 연역적 설명이 독자에게 부담 없이 쉽게 이해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한 경로와 동일한 순서로 상대방에게 설명하는데, 대부분 연역적 논리에 따라 말한다.
도입부는 어떻게 구성하는가도입부는 항상 스토리 형식을 따라야 한다. 먼저 독자에게 낯익은 '상황'을 설정하여 '전개'가 이루어지면, 독자가 '질문'을 하고 본문에서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이다. 스토리 형식은 독자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정리해주는 유용한 도구다. 따라서 스토리 형식에 따른 도입부 작성법을 완벽하게 습득